Sunday, November 23, 2025

특허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프레임에 대하여

한국의 언론은 특허 분쟁을 다룰 때 흔히 감정적이고 피해자 중심의 프레임을 씌워, 기업들이 공격적인 특허 주장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것처럼 묘사하곤 한다. 이런 서사는 종종 헤드라인에서 더욱 과장되며, 정당한 특허권 행사조차 ‘삥뜯기’와 다를 바 없는 행동으로 표현되기 일쑤다.


반면 해외 주요 언론의 접근 방식은 전혀 다르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기술 매체들은 쟁점이 되는 청구항, 관련 기술, 시장에 미치는 영향, 규제 환경 등 사실에 기반해 사건을 분석한다. 분쟁을 선악의 구도로 단순화하기보다는, 기술적·법적 근거에 따라 중립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차이는 단순한 보도 방식 이상의 문제를 보여준다. 한국 사회가 여전히 “타인의 발명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자연스럽고 정당한 경제 질서로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진 시장에서는 특허를 ‘아이디어를 공개하는 대가로 일정 기간 독점권을 부여하는 사회적 계약’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타인의 발명과 특허를 존중하는 태도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기업이 지녀야 할 기본적 준칙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특허를 여전히 장벽이거나 기회주의적 도구로 오해하는 시각이 남아 있다. 이러한 인식은 건전한 혁신 생태계를 지탱하는 문화적 기반을 약화시킨다.


사실 특허의 철학은 매우 단순하다. 발명은 긴 시간의 시도와 오류, 지속적인 투자로 이루어지는 여정이다. 특허는 이 여정에 참여한 사람이 일정 기간 자신의 노력의 결실을 우선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장치일 뿐이다. 이는 법이 임의로 부여한 특혜가 아니라, 노력과 성취에는 합당한 보상이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는 자연권적 질서를 반영한다.


만약 누군가의 노동으로 일군 밭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작물을 가져갈 수 있다면, 누가 앞으로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지으려 할 것인가. 특허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한다. 즉 창작과 발명의 위험을 시장의 참여자들이 일정하게 분담하고 정당하게 보상하는 제도적 구조다.


따라서 특허권의 집행은 협박이나 착취가 아니다. 오히려 기술을 공개하게 만들고, 지식이 사회로 확산되도록 촉진하는 균형 잡힌 교환이다.


언론과 기업이 이러한 철학을 이해할 때, 유치한 ‘깡패 특허’ 프레임은 사라지고 기술과 법에 기반한 성숙한 공론장이 자리 잡을 것이다.


특허는 혁신을 억제하는 무기가 아니라, 발명을 가능하게 하고 산업을 성장시키는 도구다. 이 단순한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혁신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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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How Korean Society Frames Patents


Korean media often casts patent disputes in a distinctly emotional, victim-oriented frame—portraying companies as if they are being “harassed” by aggressive patent assertions. Headlines frequently amplify this narrative, and it is not uncommon to see rightful enforcement of patent rights depicted as little more than a shakedown.


Major foreign outlets take a very different approach. In the United States and Europe, financial and technology publications analyze these cases through facts: the claims at issue, the underlying technologies, market impact, and the surrounding regulatory environment. Rather than reducing disputes to a moral drama of good and evil, they focus on the legal and technical merits.


This contrast reveals something deeper: Korean society still struggles to regard “paying for someone else’s invention” as a natural and legitimate part of economic order. In most advanced markets, a patent is understood as a social contract—exclusive rights granted for a limited time in exchange for disclosing an idea. Respecting others’ inventions is considered a basic ethical expectation for any company that seeks to commercialize technology.


In Korea, however, patents are still too often viewed as barriers or opportunistic tools. Such misconceptions weaken the cultural foundation necessary for a healthy innovation ecosystem.


The philosophy behind patents is, in fact, straightforward. Invention is a long journey of trial, error, and sustained investment. A patent merely ensures that those who undertake this journey have the first right to harvest the fruits of their labor for a defined period. This is not an arbitrary privilege created by law; it reflects a natural right—the notion that effort and achievement deserve fair reward.


If anyone could freely take the crops from a field cultivated by another’s labor, who would continue planting seeds? Patents address this very problem. They create a system in which the risks of creativity are shared and fairly compensated by participants in the marketplace.


Patent enforcement, therefore, is not coercion or exploitation. It is a balanced exchange—one that encourages disclosure, disseminates technology, and ultimately returns knowledge to society.


When the media and industry embrace this philosophy, the childish “patent bully” narrative will fade, and public debate will mature into one grounded in technology and law rather than caricature.


Patents are not weapons that suppress innovation; they are the very tools that enable it. Reaffirming this simple truth is essential if we are to strengthen our innovation ecosystem for the future.

Sunday, November 2, 2025

당신이 알아야 할 데이터 거인: 팔란티어와 스노우플레이크 심층 분석

 

시작점부터 데이터 철학, 그리고 AI 전략까지, 두 거대 테크 기업의 핵심을 심층 비교 분석합니다.

데이터가 핵심인 AI 시대, 두 거인의 전략은? 이 글에서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두 기업, 팔란티어와 스노우플레이크를 심층 비교합니다. 데이터 철학부터 핵심 기술, AI 시대 전략까지, 이들의 경쟁에서 미래의 힌트를 찾아보세요!

 

안녕하세요! AI 시대에 ‘데이터가 핵심’이라는 말, 이제는 정말 익숙하죠? 오늘은 바로 이 데이터를 다루는 두 거인, 팔란티어(Palantir)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를 좀 깊이 들여다볼까 합니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기업들로도 유명한데요. 이 두 회사가 시작점도, 데이터를 바라보는 철학도 상당히 달라서 아주 흥미롭습니다. 두 회사 모두 데이터의 잠재력은 일찍 봤지만, 접근 방식은 정말 정반대였거든요.

팔란티어는 뭐랄까, 현실의 복잡함을 데이터로 풀어내는 ‘온톨로지(Ontology)’에 집중하고,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라우드 시대의 데이터 인프라 혁신에 초점을 맞췄죠.

아,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걸 넘어선 이야기입니다. 그럼 오늘 이 두 회사가 어떻게 데이터에서 가치를 뽑아내는지, 특히 팔란티어의 그 ‘온톨로지’라는 개념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스노우플레이크는 또 어떻게 클라우드 데이터 시장을 장악했는지, 마지막으로 AI 시대의 전략은 어떤지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겠습니다.

이 복잡한 데이터 세계를 항해하시는 데 좋은 나침반이 되길 바라면서,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팔란티어: 911 테러와 CIA, 사명감으로 시작하다

팔란티어 이야기부터 해 볼까요? 그 911 테러가 창업의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해요. 공동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이 911을 겪으면서, ‘이 흩어진 정보 조각들을 제대로 연결했다면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강한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페이팔 시절 금융사기 방지 시스템을 개발했던 경험을 살려, 분산된 정보를 통합 분석해서 미래의 위협을 예측하고 방지하겠다는 어떤 사명감으로 2003년에 팔란티어를 세웠죠.

아, 그러니까 단순한 기술 기업 창업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 문제 해결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처음부터 있었던 겁니다. 초기 자금 조달도 좀 흥미로운데요. 첫 외부 투자를 CIA 산하의 비영리 투자사인 ‘인큐텔(In-Q-Tel)’에서 유치했습니다. 이게 단순히 투자금을 받았다는 걸 넘어서, 초기부터 정부나 국방 분야라는 명확한 타겟 시장을 설정하고 관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적인 움직임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술력만큼이나 신뢰와 보안이 중요한 분야니까요.

회사 이름 ‘팔란티어’도 ‘반지의 제왕’에서 따왔다고 하던데, 이것도 그냥 지은 건 아니겠죠? 영화 속에 나오는 ‘팔란티르(Palantír)’라는 미래를 보는 수정처럼, ‘멀리 넓게 본다’는 뜻처럼 데이터 분석으로 미래 위협이나 기회를 감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거죠.

알아두세요!
실제로 그 오사마 빈 라덴 소탕 작전에 팔란티어 기술이 기여하면서 그 이름값을 제대로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아, 그때 사용된 솔루션 이름이 바로 ‘고담(Gotham)’이었어요. 배트맨의 도시 이름처럼, 흩어진 데이터를 모아 테러 조직의 연결망과 활동 패턴을 분석, 범죄 소탕을 돕는다는 이미지를 차용한 거죠. 이 고담 솔루션이 바로 팔란티어 기술의 핵심인 온톨로지를 활용한 첫 번째 증명이었습니다.

 

스노우플레이크: 클라우드 시대, 오라클을 뛰쳐나온 전문가들

특정 문제 해결에서 출발한 팔란티어와는 달리,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술 트렌드의 변화, 그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오라클 출신들이 핵심이었죠.

공동창업자인 베누아 다지벨(Benoit Dageville) 그리고 티에리 크로안네(Thierry Cruanes), 이 두 사람이 오라클에서 데이터 웨어하우스 전문가로 일하면서 클라우드 시대를 딱 예감한 겁니다. 기존의 데이터 웨어하우스 방식으로는 이 클라우드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겠다고 판단한 거죠.

아, 그러니까 클라우드 위에서 그냥 돌아가는 게 아니라, 클라우드를 위해서 아예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근데 당시 오라클은 왜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까요? 좀 의외인데요. 아무래도 기존 온프레미스(On-premise) 데이터베이스 사업이 워낙 막강했기 때문이겠죠. 뭐랄까, 스스로의 성공에 발목이 잡힌 셈이라고 할까요? 결국 이 두 사람은 오라클을 나와서 직접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서 스노우플레이크가 탄생했죠. 창업자들이 스키광이었다고 해요. 그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Snowflake)들이 제각각 모양은 다르지만, 녹으면 거대한 눈을 이루잖아요? 그것처럼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모아서 큰 가치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2012년에 스노우플레이크를 설립했습니다. 이후에 벡터 기반 쿼리 엔진 전문가 마르친 주코프스키가 합류하고, 셔터힐 벤처스의 초기 투자 지원,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밥 머글리아(Bob Muglia) CEO 영입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 가도를 달렸습니다.

 

핵심 철학 1: 팔란티어의 ‘온톨로지’ – 현실을 복제하는 OS

자, 그럼 이제 두 회사의 핵심 기술 철학 차이를 좀 더 깊게 들어가 보죠. 팔란티어의 ‘온톨로지’, 이게 정확히 뭘까요? 뭔가 철학 용어 같기도 한데요.

네. 온톨로지가 원래 철학에서는 ‘존재론’이지만, IT 분야에서는 특정 분야의 개념과 관계를 정의한 ‘지식 지도’나 ‘의미 네트워크’ 정도로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팔란티어의 온톨로지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단순히 지식 지도를 그리는 게 아니라, 현실 세계를 디지털로 복제하고 그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일종의 ‘운영 체제(OS)’를 만드는 것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현실 세계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만든다는 거죠.

팔란티어 온톨로지, 쉽게 이해하기

팔란티어 온톨로지는 기업의 모든 데이터,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행동(액션), 그리고 그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거나 규칙을 만드는 논리, 이 세 가지를 하나로 쫙 묶는 거예요.

예를 들면, 공장의 센서 데이터, 생산 계획, 설비 정비 이력 같은 데이터를 연결하고요. ‘특정 부품의 교체 시기를 예측하는 로직’을 만들고, ‘실제로 부품 교체 주문을 내는 액션’까지 이 온톨로지 안에서 다 관리하는 거죠.

즉, 데이터의 의미를 부여하고, 실제 행동과 연결하면서, 또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동적(Dynamic) 시스템인 겁니다. 이게 그냥 일반적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하고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와, 단순히 데이터를 보는 걸 넘어서 데이터를 가지고 실제 운영을 하고 의사결정까지 하는 시스템이라는 거군요. 상당히 강력해 보이는데요.

주의하세요!
정말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실제로 팔란티어의 초기 모델은 이 강력한 온톨로지를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 데 상당한 리소스와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게 아니라, 고객사의 현실을 그대로 디지털화하는 작업이니까요. 이 때문에 초기에는 주로 정부나 아주 큰 기업들 위주로 사업을 펼쳤습니다.

 

핵심 철학 2: 스노우플레이크의 ‘혁신’ – 스토리지와 컴퓨팅의 분리

알겠습니다. 그럼 스노우플레이크의 핵심 기술 철학은 무엇이었나요? 클라우드를 위해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하셨는데요.

네. 스노우플레이크의 핵심은 ‘아키텍처 혁신’에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와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팅 자원’, 이 두 개를 완전히 분리했다는 점이에요. 기존의 데이터 웨어하우스는 이게 딱 묶여 있었거든요.

스토리지랑 컴퓨팅을 분리하면 어떤 점이 좋은 거죠? 클라우드 환경에서 이게 왜 중요한가요?

어, 한번 상상해 보세요. 데이터 양은 그대로인데 갑자기 분석할 일이 폭증했어요. 그럼 컴퓨팅 파워만 늘리면 되는 거예요. 반대로 분석은 별로 안 하는데 저장할 데이터만 계속 늘어난다? 그러면 스토리지 용량만 키우면 되고요.

그러니까 각 자원을 필요한 만큼만 독립적으로, 아주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또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내니까 굉장히 효율적이죠. 이게 클라우드의 가장 큰 장점인 유연성과 확장성을 거의 극대화한 설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하! 필요한 자원만 딱 골라서 쓰고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 말씀이시군요. 또 ‘멀티클러스터 공유 데이터 아키텍처’ 이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여러 팀이나 사용자가 동일한 데이터에 접근하면서도 각자 독립적인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는 거예요. 그래서 서로 간섭 없이 동시에 작업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뭐 복제하거나 옮길 필요 없이 안전하게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게 만든 거죠. 데이터 사일로(Data Silo)를 깨는 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심층 비교: 상관관계 vs 인과관계, 팔란티어의 실험실

들어보니 팔란티어는 데이터의 ‘의미’와 ‘연결’에 집중했다면,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처리’와 ‘공유’의 효율성과 유연성에 집중했군요. 그런데 아까 팔란티어 온톨로지가 상관관계 너머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 강점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이게 왜 그렇게 강조되는 건가요?

네. 이게 데이터 분석에서 진짜 흔히 저지르는 오류 중 하나가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하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늘면 익사 사고율도 같이 는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해보죠. 둘 사이에 분명 양의 상관관계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이스크림이 익사를 유발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더운 날씨’라는 공통 원인이 있는 거죠.

아, 비즈니스에서도 이런 착각을 하면 정말 큰일 나겠네요. 뭐 예를 들어 마케팅 캠페인 후에 매출이 올랐다고 해서, 꼭 그 캠페인 ‘때문에’ 올랐다고 단정할 순 없는 거니까요.

바로 그겁니다! 진짜 원인, 그러니까 인과 관계를 알려면 통제된 실험, 즉 ‘중재 연구’가 필요해요. 근데 흥미로운 점은 팔란티어의 온톨로지가 기업 환경 내에서 이런 실험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겁니다.

온톨로지: 거대한 조직적 학습 시스템

온톨로지 안에서 특정 가설, 예를 들어 ‘A 공급 업체를 바꾸면 생산 효율이 5% 증가할 것이다’와 같은 가설을 세우고요. 온톨로지의 ‘액션’ 기능을 통해서 실제로 공급 업체를 바꿔보는 테스트를 실행하거나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거죠.

와, 마치 시장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실험실처럼 활용하는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그러니까 실제로 생산 효율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의사결정 캡처(Decision Capture)’ 기능을 통해서 온톨로지에 기록하고 추적하는 거예요.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아, A부품 공급 업체를 바꾸는 건 생산효율 5% 증가와 인과 관계가 있구나’ 하는 검증된 로직을 온톨로지 내에 계속 쌓아가는 거죠.

단순한 예측 모델을 넘어, 실제 행동과 결과를 통해 검증된 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학습 시스템’ 그 자체입니다.

와, 정말 강력하네요. 단순 분석 결과를 그냥 보여주는 걸 넘어서 조직의 학습과 의사 결정 그 자체를 시스템화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시장 전략: ‘해결사’ 팔란티어 vs ‘생태계’ 스노우플레이크

이런 기술 철학의 차이가 시장 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됐을 것 같은데요. 두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번 비교해 볼까요?

구분 팔란티어 (Palantir) 스노우플레이크 (Snowflake)
초기 시장 정부, 국방 (고담 솔루션) 클라우드 기반 기업 (후발주자)
확장 전략 민간 기업용 (파운드리 플랫폼), 산업 특화 (예: 스카이와이즈) 클라우드 중립성,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생태계 확장)
핵심 모델 FDE (Forward Deployed Engineer): 엔지니어 상주, 문제 해결 파트너십. (고비용, 고관여) 혁신적 아키텍처: 스토리지/컴퓨팅 분리, 합리적 사용량 기반 가격. (고효율, 저관여)
주요 성과 2023년 연간 흑자 달성, 美 백신 시스템(Tiberius) 구축 2020년 성공적 IPO (워렌 버핏 투자), 빠른 시장 점유율 확보

 

AI 시대, 두 거인의 새로운 무기

자, 이제 데이터가 정말 폭발적으로 중요해진 이 AI 시대로 넘어와 보겠습니다. 두 회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팔란티어는 AIP (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를 통해서 온톨로지의 강점을 AI와 결합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잘 구조화되고 의미가 부여된 온톨로지 데이터는 LLM 같은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아주 효율적이거든요. 데이터 정제나 준비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기업 고유의 맥락에 맞는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AI를 아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거죠.

아, 온톨로지가 AI의 성능과 맞춤화를 위한 핵심 기반이 되는 거군요. 심지어 인과 관계 지식까지 담고 있으니 더 강력하겠네요.

네, 정확합니다. 온톨로지에 축적된 그 인과 관계 로직은 AI가 단순히 패턴만 따라 하는 걸 넘어서서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도록 돕습니다. 최근에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AI 분야에서 아주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스노우플레이크는 어떤가요? 초기에는 AI 분야에서 좀 조용하다는 평가도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정말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개발자 프레임워크인 ‘스노우파크(Snowpark)’를 확장해서 파이썬 기반 머신 러닝 개발을 지원하고요. ‘코텍스 AI(Cortex AI)’라는 관리형 AI 서비스와 자체 LLM인 ‘악틱(Arctic)’까지 선보였어요. AI 모델 개발과 운영까지 다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거죠.

자체 모델까지 개발한 건 좀 놀랍네요. 최근 CEO 교체도 AI 전략과 관련이 있다고요?

네, 맞습니다. AI 검색 스타트업 ‘니바(Neeva)’를 인수하고 그 창업자 스리다 라마수아미(Sridhar Ramaswamy)를 새로운 CEO로 영입했죠. 이건 스노우플레이크가 단순한 데이터 저장소를 넘어서, AI 모델 개발과 운용을 위한 핵심 데이터 엔진 및 파이프라인으로 거듭나겠다는 아주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해결사’와 ‘조성자’, 그리고 우리의 교훈

온톨로지로 AI 자체의 지능과 맞춤화를 노리는 팔란티어, 그리고 AI를 위한 강력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하려는 스노우플레이크. 각자의 강점을 살린 AI 전략이 참 흥미롭습니다. 자, 오늘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핵심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실까요?

네. 팔란티어는 어떤 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사명감에서 출발해서, 현실 세계의 복잡함을 이해하고 모델링하는 ‘온톨로지’를 통해 깊이 있는 통찰력, 특히 인과 관계를 제공하고 인간의 의사결정을 강화하는 ‘해결사’ 같은 역할에 집중합니다.

반면에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술 변화의 흐름을 읽고,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데이터 접근성과 공유를 높이는 ‘생태계 조성자’의 길을 걸어왔다고 볼 수 있죠.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은 같군요. 오늘 이 논의를 통해 몇 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첫째, 데이터를 단순히 쌓아두는 것을 넘어서 그 의미와 관계를 구조화하는 것(온톨로지적 사고)이 AI 시대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 둘째,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하지 않는 비판적 시각과 함께, 이제는 기술의 도움으로 인과 관계를 탐색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 마지막으로는 클라우드나 AI와 같은 기술 변화에 끊임없이 학습하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입니다.
💡

팔란티어 vs 스노우플레이크: 핵심 요약

팔란티어 (해결사): ‘온톨로지’로 현실을 모델링, 인과관계까지 분석.
스노우플레이크 (조성자):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 (컴퓨팅/스토리지 분리).
AI 전략:
팔란티어(AIP)는 ‘맞춤형 지능’에, 스노우플레이크(Cortex)는 ‘데이터 인프라’에 집중
핵심 교훈: 데이터의 ‘의미’와 ‘관계’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팔란티어 온톨로지, 너무 복잡하고 비싸지 않나요?
A: 네, 맞습니다. 초기에는 구축과 운영에 많은 리소스가 필요해서 주로 정부나 대기업 위주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AIP(AI Platform) 등을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온톨로지를 구축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스노우플레이크는 자체 AI 모델도 만들었는데, 구글/MS와 경쟁이 될까요?
A: 좋은 질문입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Arctic’ LLM은 ‘데이터가 있는 곳에서 AI를 실행한다’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데이터를 외부로 옮길 필요 없이, 스노우플레이크 내에서 효율적으로 AI를 쓰게 하려는 거죠. 범용 모델로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스노우플레이크 플랫폼에 최적화된 AI 솔루션 제공에 더 중점을 둘 것입니다.
Q: 두 회사 주식, 지금 사도 될까요?
A: 이 글은 두 회사의 기술과 전략을 분석하는 정보 제공이 목적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는 개인의 판단과 책임하에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Q: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비즈니스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A: 상관관계만 보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 아이스크림-익사 사고). 마케팅 캠페인 A와 매출 상승이 ‘상관’있어 보여도, 실제 ‘원인’은 B일 수 있죠. 인과관계를 파악해야 진짜 효과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Q: ‘의사결정 캡처’를 개인에게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A: 간단하게는 ‘업무 일지’나 ‘학습 일기’를 쓰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왜 이 결정을 했는지(근거)’, ‘무엇을 예상했는지(가설)’, ‘실제 결과는 어땠는지(검증)’를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거죠. 이것이 쌓이면 스스로의 의사결정 패턴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네. 여러분이 업무나 관심 분야의 온톨로지적 사고를 한번 적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문제의 핵심 요소와 그 관계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새로운 해결책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음. 팔란티어의 그 ‘의사 결정 캡처’라는 개념을 한번 곱씹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일이나 학습 과정에서 내렸던 중요한 결정들, 그리고 그 결정의 근거와 과정은 과연 얼마나 체계적으로 기록되고 있나요? 그리고 그 기록이 다음번 나은 결정을 위해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습니까?

어쩌면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서 충분히 배우지 못한 채 비슷한 실수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간이든 AI든, 과거의 결정으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는 시스템을 의식적으로 만드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아, 스스로의 결정 과정을 기록하고 복기하는 습관, 정말 중요하겠네요. 깊이 있는 질문 감사합니다. 오늘 이 이야기가 여러분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에 더 흥미로운 주제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Saturday, November 1, 2025

특허 심판 제도, 실패작인가? (수정)

 

“한국 특허는 어렵게 등록되도 무효가 잘 돼서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 또는 “특허 소송에서 이기기 어렵다.” 기술 기반 기업이나 발명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비판이자 좌절의 목소리입니다. 실제로 한국 특허 시스템은 ‘약한 특허(Weak Patent)’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으며, 특허권자의 침해소송 승소율이 20.3%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이러한 인식을 더욱 굳히게 만듭니다.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닙니다. 이는 수많은 혁신 기업이 겪는 좌절과 막대한 R&D 투자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의 무게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통념이 과연 진실일까요? 만약 우리가 특허 제도의 본질을 오해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최근 발표된 한 심층 연구 보고서(이진수, 2025)는 한국 특허 심판 제도에 대한 기존의 비판이 제도의 ‘본질적 결함’이 아닌 ‘운영상의 왜곡’에 기인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이 글에서는 해당 보고서를 바탕으로, 우리가 특허 제도에 대해 가지고 있던 통념을 뒤집는 가장 놀랍고 역설적인 4가지 진실을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1. 높은 무효율은 ‘실패’가 아니라 필수적인 ‘품질관리(QC)’ 장치다

특허 무효율이 높다는 사실이 곧바로 특허청의 심사 품질이 낮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는 상식에 반하는 주장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허는 ‘완벽한’ 상태로 등록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닙니다. 특허는 균질한 품질의 대량생산품이 아니며, 각 특허는 출원인과 심사관 간의 치열한 의견 교환과 타협을 거친 ‘협상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심사 단계에서 모든 결함을 100% 걸러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문제는 무효심판을 통해 재검증됩니다. 즉, 무효심판은 이해관계인이 새로운 증거를 가지고 특허의 유효성을 다시 한번 검증하는 필수적인 ‘사후적 품질관리(Quality Control, QC)’ 장치인 셈입니다.

“심사를 더 강하게 하면 부실특허가 사라진다”는 믿음은 사실에 맞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은 중요합니다. 특허제도에 대한 맹목적인 불신에서 벗어나, 심사와 심판 제도가 어떻게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며 특허 시스템의 전체적인 품질을 유지하는지를 이해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2. ‘무용론’에 시달리던 그 제도는 사실 최고의 ‘분쟁 예방’ 도구다

권리범위확인심판은 민사소송과 기능이 중복되고 심결에 법적 기속력이 없어 ‘무용론’이나 ‘폐지론’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제도의 진정한 가치는 소송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민사소송이 제공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통해 분쟁을 관리하는 데 있습니다. 소송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서, 이 제도는 다음 세 가지 핵심 기능을 수행합니다. 1) 분쟁 예방(Dispute Prevention), 2) 소송 보완(Litigation Complement), 3) 효율적 분쟁 해결(Efficient Dispute Resolution).

구체적인 데이터가 이를 증명합니다.

  • 신속성: 심판의 평균 처리 기간은 약 8.4개월로, 민사소송 1심(평균 18.5개월)보다 2배 이상 빠릅니다.
  • 비용 효율성: 소송 비용과 비교하면 심판 비용은 3~5배가량 저렴합니다. 이러한 비용 효율성은 특히 자금력이 제한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 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진입로(entry channel)’ 역할을 합니다.
  • 활용도: 2024년 청구 건수 중 약 76%가 잠재적 실시자가 제기하는 ‘소극적 심판’이었습니다. 이는 제도가 단순히 분쟁이 터진 후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전적 분쟁 예방’ 및 ‘방어적 전략’으로 매우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가장 흥미로운 활용 사례는 기업이 막대한 투자금을 쏟기 전, ‘회피설계(Design-around)’ 기술의 침해 여부를 시장 출시 전에 미리 검증받는 것입니다. 이는 실제 침해가 발생해야만 제기할 수 있는 민사소송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권리범위확인심판 제도만의 고유하고 강력한 순기능입니다.

특히, 이 제도는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에서 제네릭 개발사가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핵심 요건 중 하나로 작용하며, 표준필수특허의 필수성 검증을 위한 공적 판단 방법이 되는 등, 산업적 유용성이 높습니다.

 

3. 진짜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무력한 유효추정’ 관행이다

한국 특허 시스템이 겪는 문제의 근본 원인은 ‘유효추정의 원칙(Presumption of Validity)’이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운영상의 왜곡’에 있습니다. 즉, 특허청의 전문적인 심사를 통과해 등록된 특허가 유효할 것이라는 신뢰가 법과 현실 모두에서 약하다는 뜻입니다.

국제적 사례와 비교하면 문제는 더욱 명확해집니다. 미국 연방 법원은 특허 무효를 주장하기 위해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라는 매우 높은 기준을 요구합니다. 미국 특허심판원의 완화된 입증책임도 현재는 의회에서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습니다. 이 높은 기준은 특허청(USPTO)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깊은 제도적 신뢰, 즉 ‘강력한 존중 규범(strong rule of deference)’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이론상 ‘고도의 개연성’을 요구하지만, 실제로는 직권심리주의(Inquisitorial System)로 인해 청구인의 입증 부담이 실질적으로 완화되는 ‘사실상의 증거 우위(de facto preponderance)’ 체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무효심판 청구인은 무효될 가능성에 의심을 갖도록 하여 심판관의 직권심리를 발동하면 족하고, 특허권자가 거꾸로 그 의심을 제거하여야 하는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은 다음과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만듭니다.

  • 약한 유효추정으로 인해 등록 특허의 신뢰도가 하락합니다.
  • 병행 중인 무효심판에서의 높은 무효 가능성을 인지한 법원은 침해 판단에 신중하고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승소율 20.3%)
  • 낮은 승소율이 고착화됩니다.
  • 무효심판이 ‘일단 걸고 보는’ 반사적인 방어 전략으로 남용됩니다.

문제의 본질은 제도 자체가 아니라, 한번 내려진 전문적 행정 결정(특허 등록)을 존중하지 않는 관행과 입증 책임의 실질적 완화에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운영상의 왜곡’의 핵심입니다.

 

4. ‘전략적 소송 지연’을 막을 해법은 이미 존재한다

또 다른 심각한 ‘운영상의 왜곡’은 당사자들이 특허심판 단계에서는 핵심 증거를 숨기고 있다가, 불리한 심결이 나오면 특허법원 소송 단계에서 비로소 제출하는 ‘전략적 유보(submission withholding)’ 행태입니다. 이로 인해 신속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심판이 사실상의 1심이 아닌, 단지 ‘탐색적 예비전(exploratory pre-litigation)’으로 전락하고 분쟁은 하염없이 장기화됩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해법은 이미 존재합니다.

  • UPC(유럽통합특허법원): 소송 초기에 모든 증거 제출을 강제하는 ‘초기 집중(Front-Loaded)’ 시스템을 도입하여 절차 효율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Dyson v. SharkNinja (2024.6.)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의 무효 항변 수를 3개로 제한하며 절차의 신속성을 확보했습니다.
  • 일본: 심판 초기에 쟁점을 정리하고 이후 증거 제출을 제한하는 ‘계획대화심리’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한국도 특허심판을 ‘실질적 1심’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1) 특허심판 단계에서 일정 기간 내에 증거 제출을 집중시키고, 2) 상급심인 특허법원에서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신규 증거 제출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거나 심결의 사실 판단에 대한 쟁점효를 인정하는 ‘사후심’으로 전환하는 이중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제도를 폐지해야 할 만큼 근본적인 결함이 아닙니다. 해외 사례에서 보듯, 절차 운영 방식을 개선함으로써 충분히 해결 가능한 ‘운영상의 왜곡’일 뿐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충분한 희망을 줍니다.

5. 고도화 개선 제안

  1. 유효추정의 실질적 강화: 무효 증거의 성격에 따라 입증 책임을 달리 부과하는 ‘차등적 입증 책임’ 제도의 도입
  2. 특허심판의 ‘실질적 1심화’: 적시제출주의 강화 및 ‘초기 집중(Front-Loaded)’ 모델의 도입
  3. 권리범위확인심판과 침해소송의 중복 제한: 침해소송이 이미 진행 중인 동일 사안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 제한
  4. 반복적 무효심판을 통한 소모전 제한 (동일인의 동일 청구항 무효심판 반복 청구 제한)
  5. 심결의 쟁점효 도입
  6. 일본의 ‘계획대화심리’ 제도 도입

결론 (Conclusion)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 특허 심판 제도를 둘러싼 비판들은 제도가 가진 강력한 순기능을 간과한 오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높은 무효율과 절차 지연 같은 문제들은 제도의 ‘본질적 결함’이 아니라 ‘운영상의 왜곡’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찾아야 할 해법은 제도 ‘폐지’가 아니라, 유효추정을 강화하고 절차를 효율화하는 ‘고도화’에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제도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진정한 ‘강한 특허’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제가 개인적인 관심으로 작성한 이 보고서는 한국 특허 심판 제도의 실체적 유용성을 다시 살펴보고, 현재 비판의 원인이 제도의 본질적 결함이 아닌 ‘운영상의 왜곡’에 있음을 국제 비교를 통해 분석합니다. 특히 특허무효심판은 심사 품질을 보완하는 필수적인 ‘품질 관리(Quality Control)’ 장치임을 강조하며,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소송보다 신속하고 경제적으로 ‘분쟁 예방’ 및 ‘효율적 해결’이라는 고유한 순기능을 수행함을 논증합니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 특허가 ‘약한 특허(Weak Patent)’라는 비판에 직면한 원인을 ‘유효 추정의 무력화’와 ‘심판 절차의 1심 기능 약화’라는 운영상의 문제로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차등적 입증 책임’ 도입 및 ‘심판의 실질적 1심화(Front-loading)’ 등 구체적인 제도 고도화 방안을 정책 제언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특허심판제도의 고도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보고서를 직접 읽어보시길 권유합니다.

한국 특허심판 제도 고도화 방안 연구 보고서 (Google Drive)

Friday, October 31, 2025

특허 무효 심판(IPR)의 배후는 누구? USPTO, 투명성 강화 선언

 

미국의 기술 혁신은 국가 경쟁력의 심장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이 혁신의 과실을 지키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허 시스템의 허점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미국 기업의 핵심 기술을 약화시키거나 탈취하려는 숨겨진 세력들이 존재해왔습니다.

최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이 바로 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조용하지만 강력한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언뜻 보면 단순한 행정 절차 변경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의 기술 주권을 지키려는 단호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번 결정이 왜 그렇게 중요하고 놀라운 일인지, 그 핵심 시사점 세 가지를 알기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미국 특허청(USPTO)의 결정이 기술 혁신을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상징하는 이미지

1. 첫 번째 시사점: 이것은 단순한 서류 절차가 아니라 국가 안보입니다

과거 특허 무효 심판(IPR, 연방 법원 소송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특허 유효성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특허청 내에서 진행되는 행정 심판)을 청구할 때 ‘실질적 이해당사자(Real Party in Interest, RPI)’를 공개하는 것은 단순한 절차적 요건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USPTO의 존 스콰이어스(John A. Squires) 청장은 이번 조치를 통해 RPI 공개 요건을 ‘국가 안보 조치’로 격상시켰습니다.

USPTO는 단순히 규칙을 바꾼 것이 아닙니다. 이전까지 어둡게 방치되었던 방에 불을 환하게 켠 것과 같습니다. 기존의 완화된 기준이었던 ‘SharkNinja’ 판례를 폐기하고, 더 엄격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Corning Optical’ 판례를 선례로 복원함으로써, 누가 특허에 이의를 제기하는지 아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그 청원의 배후에 누가 자금을 대고, 누가 지시하며, 궁극적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지 명확히 밝히도록 강제하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의 핵심 기술과 지적 재산이 적대 세력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핵심적인 방어선이 될 것입니다.

스콰이어스 청장은 메모를 통해 이 조치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역설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RPI 요건은 단순한 절차적 안전장치로서가 아니라 국가 안보 조치로서 기능합니다. PTAB 절차의 무결성은 청원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즉 누가 자금을 대고, 지시하며,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지를 아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이러한 통제 사슬의 불투명성은 착취를 조장하고, 미국 법률, 규제 및 이익에 반하는 기술 이전을 용이하게 할 수 있으며, 특허 시스템의 무결성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할 뿐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혁신 기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입니다.”
        

2. 두 번째 시사점: 해외 적대 세력은 이미 시스템을 악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USPTO의 결정은 막연한 우려에 기반한 것이 아닙니다. USPTO의 메모는 외국의 국가 연계 단체들이 이미 불투명한 투자 구조를 이용해 미국 특허 시스템을 은밀하게 공격해왔다는 사실을 명확히 지적합니다. 이들의 목표는 소송을 통해 미국 기업을 괴롭히거나, 더 나아가 미국의 핵심 지적 재산에 대한 접근권이나 영향력을 획득하는 것이었습니다.

메모는 위협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 핵심 기술 분야 공격: 이들의 공격은 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첨단 소재 등 미국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기술 분야에 집중되었습니다.
  • 제재 대상의 연루: 미 상무부의 ‘entity list(수출 통제 명단)’를 포함해 해외자산통제국(OFAC), 무역대표부(USTR) 등 다양한 미국 정부의 감시 목록에 오른, 즉 미국의 국가 안보나 외교 정책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한다고 공식적으로 지정된 단체들이 연루된 정황도 포착되었습니다.
  • 공격 규모의 폭로: 특히 메모는 이 위협의 엄청난 규모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DJI, 화웨이(Huawei), SMIC와 같은 기업들이 2019년에서 2024년 사이에만 수십 건의 특허 무효 심판(IPR)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사건 번호까지 일일이 나열하며 폭로했습니다. 이것은 산발적인 소송이 아니었습니다. 미국의 특허를 겨냥한 체계적이고 대규모적인 캠페인이었습니다.

3. 세 번째 시사점: 오래된 규칙의 부활이 거대한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조치가 더욱 놀라운 점은 완전히 새로운 법이나 규정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USPTO는 복잡한 입법 과정 없이, 기존의 관행이었던 ‘SharkNinja’ 판례를 폐기하고 과거의 엄격한 기준인 ‘Corning Optical’ 판례를 부활시키는 단호하고 명쾌한 방식으로 이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는 특허 소송을 제기하려는 잠재적 청원인들, 특히 불투명한 해외 자금과 연계된 이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제 더 이상 배후를 숨긴 채 익명의 대리인을 내세워 미국 기업을 공격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번 조치는 해외 자금의 지원을 받는 도전자들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강요합니다. 자신들의 연관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심사와 기각의 위험을 감수하거나, 아니면 아예 도전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이는 표적이 된 미국 혁신가들에게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보호막을 제공하는 효과를 낳습니다.

 

결론: 투명성이 혁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USPTO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행정적 변경을 넘어, 미국의 기술 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곧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길이라는 명확한 원칙을 세운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국의 혁신을 위협하던 세력들에게 이제 ‘그림자 속에 숨을 곳은 없다’는 강력한 경고를, 바로 ‘미국의 혁신 기관(America’s Innovation Agency)’의 심장부에서 보낸 셈입니다.

혁신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지금, 우리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또 어떤 ‘보이지 않는 규칙’을 바로잡아야 할까요? 이번 결정은 그 첫걸음일 뿐입니다.

 

Sunday, October 26, 2025

See 'Quantum Tunneling,' a Key Principle of Quantum Computers, at Home

   

 

        

Introduction: Touching the Invisible World with My Own Hands

   

What comes to mind when you hear the words ‘Quantum Physics’? You probably picture complex equations, the bizarre world of subatomic particles, and theories far removed from reality. But what if I told you that a magical phenomenon of this strange physics, specifically ‘Quantum Tunneling,’ could be witnessed right in your kitchen with just a simple glass of water?

   

The goal of this article is to weave four of the most astonishing and counterintuitive facts about quantum computing into one easy-to-understand story. You are about to witness light passing through an invisible barrier and gain a new perspective on the quantum world.

   
   

1. Surprising Fact: Quantum Phenomena Also Occur in the ‘Palm-Sized’ Macro World

   

The theme of the 2025 Nobel Prize in Physics is the discovery of ‘Macroscopic Quantum Tunneling’ and ‘Energy Quantization.’ We’ve long thought that quantum phenomena were confined to the microscopic world of atoms and electrons. However, this research shattered conventional wisdom by proving that quantum effects can also operate in electrical circuits the size of your palm—the ‘macroscopic world.’

   

How is this possible? The secret lies in ‘superconductors.’ In an extremely cold superconductor, individual electrons (fermions) pair up to form ‘Cooper pairs.’ These pairs act like different particles called ‘bosons,’ and billions of them can ‘condense’ into a single, massive quantum wave. This macroscopic quantum state became the foundation for the ‘superconducting qubit,’ the core of modern quantum computers.

   

This giant quantum wave demonstrates two miracles. First, it ‘tunnels’ entirely through energy barriers that are classically impossible to overcome. Second, like an atom, it possesses ‘quantized energy levels,’ where energy is divided into discrete steps. By defining the lowest energy level as ‘0’ and the next as ‘1,’ we were able to create stable qubits that are much easier to control than single particles.

   
   

2. Experience It: An Invisible Man in a Glass? Witness ‘Quantum Tunneling’ Yourself

   

Now, it’s time to experience this bizarre quantum tunneling phenomenon for yourself. All you need is a clear glass of water and your finger.

   

Step 1: Create the Barrier (The Disappearing Finger)

   

First, hold the glass of water upright. From this angle, you can't see your fingers holding the outside of the glass. This is due to a phenomenon called ‘Total Internal Reflection.’

   

The ‘barrier’ that light (photons) cannot cross here is the thin ‘air gap’ between the glass and your finger's skin. The light reflecting off your finger is blocked by this air gap, unable to enter the glass and reflecting 100%. That's why your finger becomes invisible to your eyes.

    
   

Step 2: The Principle of Breaching the Barrier (Evanescent Wave)

   

In classical physics, it’s impossible for a particle to pass through a barrier. But in the world of quantum mechanics, the story is different. A particle is also a wave, so it has a ‘probability’ of passing through.

   

When total internal reflection occurs, the light wave doesn't actually vanish completely at the air gap's boundary. Instead, it seeps faintly into the barrier as an ‘Evanescent Wave,’ which then decays exponentially. This wave is normally too weak and short-lived to be detected, but its very existence is the key to tunneling.

    
   

3. The Tunneling Demonstration (The Reappearing Finger)

   

Now, press your finger very firmly against the glass. As the ‘air gap barrier’ between the glass and your skin becomes extremely thin, something amazing happens.

   

The outline and fingerprint of your once-invisible finger begin to faintly appear. This is an analog of ‘Quantum Tunneling.’ As the barrier (the air gap) became thin enough, the tail end of the evanescent wave, before it completely decayed, reached the other side. As a result, photons from your finger probabilistically ‘tunneled’ through the classically impossible air barrier to reach our eyes. You have just experienced the quantum tunneling phenomenon with your own hands.

 
      
   

3. Debunking a Myth: Quantum Computers Are Not a ‘Magic Bullet’

   

One of the biggest misconceptions about quantum computers is the belief that they are ‘super-supercomputers’ that will replace all existing computers. This is fundamentally incorrect.

   
        Some media hype that “quantum computers will solve all the world's problems” is practically fake news.    
   

A quantum computer is not a computer that ‘solves all problems faster.’ Rather, it is a ‘specialized computer’ optimized for solving ‘specific types of problems,’ such as factorization or breaking certain types of encryption. Only for these specific problems do quantum computers show overwhelming efficiency, solving in an instant what would take a classical computer billions of years. For everyday tasks (sending emails, watching videos), classical computers are still far more efficient.

   
   

4. On the Shoulders of Giants: Quantum Computing is a Culmination of Decades of Nobel-Winning Technology

   

The quantum computer we talk about today isn't a technology that appeared overnight. It is the crystalization of human intellect, built up over decades, even a century. This journey has been a history of steps taken on the shoulders of giants. Scientists first learned how to trap a single ion in mid-air with electromagnetic fields (Nobel Prize 1989), then developed techniques to cool atoms to almost absolute zero using lasers (Nobel Prize 1997). Finally, they experimentally proved the bizarre phenomenon of ‘quantum entanglement,’ where two particles remain connected no matter how far apart (Nobel Prize 2022). All of these were essential building blocks for controlling qubits.

   

And the very ‘quantum tunneling’ principle we experienced today led to the creation of the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 (STM),’ which allows us to see individual atoms, earning a Nobel Prize in 1986. As you can see, quantum phenomena are not just theories; they are powerful tools for seeing and controlling the microscopic world.

   
   

Conclusion: Toward a New Paradigm of Computation

   

Today, we witnessed quantum tunneling with just a glass, learned this phenomenon also occurs in the palm-sized macro world to form the basis of qubits, debunked the myth of the all-powerful quantum computer, and understood that this technology is a culmination of numerous Nobel Prize-winning achievements.

   

A quantum computer is not a magic wand that will solve every problem. But it is undeniably a ‘new tool that surpasses the limits of classical computation.’ The entire global physics and engineering community is striving to realize that tool.

   

If classical computers defined the 20th century, what intractable problems of the 21st century will this new paradigm of quantum computing solve to define our future?

   
   

References

   
           
  • ActionLabShorts, “Quantum Tunneling At Home,” YouTube (Aug. 1, 2020)
  •        
  • Physics Videos by Eugene Khutoryansky, “Quantum Tunneling (animated),” YouTube (Mar. 4, 2015)
  •    
   

 

양자컴퓨터의 핵심 원리 '양자 터널링', 집에서 확인해보세요

 

서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내 손으로 만지다

‘양자물리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도 이해하기 어려운 수식, 원자보다 작은 입자들의 기묘한 세계,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론 등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관통하는 이 기묘한 물리 법칙, 특히 ‘양자 터널링’이라는 마법 같은 현상이 사실은 우리 집 부엌에 있는 유리잔 하나로 간단하게 목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 글의 목표는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가장 놀랍고 반직관적인 사실 네 가지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알기 쉽게 풀어내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곧 보이지 않는 장벽을 뚫고 지나가는 빛을 직접 목격하고, 양자 세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될 것입니다.

1. 놀라운 사실: 양자 현상은 ‘손바닥만 한’ 거시 세계에서도 일어난다

2025년 노벨 물리학상의 주제는 ‘거시적 양자 터널링’과 ‘에너지 양자화’의 발견입니다. 우리는 양자 현상이 원자나 전자 같은 아주 작은 미시 세계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양자 현상이 우리 손바닥만 한 크기의 전기 회로, 즉 ‘거시적 세계’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통념을 뒤흔들었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비밀은 ‘초전도체’에 있습니다. 극저온 상태의 초전도체 안에서 개별적으로 움직이던 전자(페르미온)들은 둘씩 짝을 이룬 ‘쿠퍼 쌍’이 됩니다. 이 쿠퍼 쌍은 마치 다른 입자인 것처럼 ‘보손’으로 행동하며, 수십억 개의 쌍이 하나의 거대한 양자 파동처럼 ‘응축’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거시적 양자 상태는 현대 양자컴퓨터의 핵심인 ‘초전도 큐비트’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 거대한 양자 파동은 두 가지 기적을 보여줍니다. 첫째, 고전적으로는 넘을 수 없는 에너지 장벽을 통째로 ‘터널링’하여 통과합니다. 둘째, 원자처럼 에너지가 계단식으로 나뉜 ‘양자화된 에너지 준위’를 가집니다. 바로 이 에너지 준위의 가장 낮은 상태를 ‘0’, 다음 상태를 ‘1’로 정의함으로써, 단일 입자보다 훨씬 제어하기 쉬운 안정적인 큐비트를 구현하게 된 것입니다.

2. 직접 체험: 유리잔 속 투명인간? ‘양자 터널링’ 직접 목격하기

이제 이 기묘한 양자 터널링 현상을 직접 체험해 볼 시간입니다. 물이 담긴 투명한 유리잔과 당신의 손가락만 있으면 됩니다.

1단계: 장벽 만들기 (손가락이 사라지는 현상)

먼저 물이 담긴 유리잔을 세워 잡아보세요. 이때는 유리잔 바깥을 잡고 있는 당신의 손가락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전반사(Total Internal Reflection)’라는 현상 때문입니다.

이때 빛(광자)이 넘지 못하는 ‘장벽’은 바로 유리잔과 손가락 피부 사이의 매우 얇은 ‘공기층’입니다. 당신의 손가락에서 반사된 빛이 공기층 장벽에 가로막혀 유리잔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100% 반사되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손가락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2단계: 장벽을 통과하는 원리 (에버네슨트 파동)

고전물리학의 관점에서는 입자는 장벽을 통과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입자는 파동이기도 하므로, 장벽을 통과할 ‘확률’을 가집니다.

전반사가 일어날 때, 사실 빛의 파동은 공기층 장벽 경계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신 ‘에버네슨트 파동(Evanescent Wave)’이라는 형태로 장벽 안쪽에 희미하게 스며들어가 지수적으로 빠르게 사라집니다. 이 파동은 너무 약하고 짧게 존재해서 보통은 감지할 수 없지만, 바로 이 존재가 터널링의 열쇠입니다.

3. 터널링 시연 (사라졌던 손가락이 나타나는 현상)

이제 유리잔을 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어 아주 세게 눌러보세요. 유리와 손가락 피부 사이의 ‘공기층 장벽’이 극도로 얇아지면서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보이지 않던 손가락의 윤곽과 지문이 희미하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양자 터널링’의 아날로그 현상입니다. 장벽(공기층)이 충분히 얇아지자, 완전히 소멸하기 전의 에버네슨트 파동의 끝자락이 장벽 반대편에 닿았습니다. 그 결과, 손가락에서 나온 광자들이 고전적으로는 불가능한 공기층 장벽을 확률적으로 ‘터널링’하여 뚫고 나와 우리 눈에 도달한 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자신의 손으로 양자 터널링 현상을 체험한 것입니다.

3. 오해 바로잡기: 양자컴퓨터는 ‘만능 해결사’가 아니다

양자컴퓨터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이것이 기존의 모든 컴퓨터를 대체할 ‘슈퍼 슈퍼컴퓨터’라는 인식입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정보입니다.

“양자컴퓨터가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일부 미디어의 과장된 보도는 사실상 가짜 뉴스에 가깝습니다.

양자컴퓨터는 ‘모든 문제를 더 빨리 푸는 컴퓨터’가 아닙니다. 오히려 인수분해나 특정 암호 해독과 같이 ‘특정 유형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화된 ‘특화형 컴퓨터’입니다. 이런 특정 문제에 한해서만 양자컴퓨터는 고전 컴퓨터가 수십억 년이 걸려도 풀지 못할 계산을 순식간에 해내는 압도적인 효율을 보입니다. 일상적인 작업(이메일 보내기, 영상 보기 등)은 여전히 기존 컴퓨터가 훨씬 효율적입니다.

4. 거인의 어깨 위에서: 양자컴퓨터는 수십 년간 쌓인 노벨상 기술의 집약체다

오늘날 우리가 이야기하는 양자컴퓨터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기술이 아닙니다. 이것은 수십 년, 길게는 한 세기에 걸쳐 쌓아 올린 인류 지성의 결정체입니다. 이 여정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서 한 걸음씩 나아간 역사입니다. 과학자들은 먼저 전자기장으로 단 하나의 이온을 허공에 가두는 법을 배워냈고(1989년 노벨상), 다음으로는 레이저를 이용해 원자를 거의 정지 상태로 얼리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1997년 노벨상). 그리고 마침내 두 입자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연결되는 ‘양자 얽힘’이라는 기묘한 현상을 실험으로 증명해냈습니다(2022년 노벨상). 이 모든 것이 큐비트를 제어하기 위한 필수적인 빌딩 블록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오늘 직접 체험한 바로 그 ‘양자 터널링’ 원리는, 원자 배열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주사 터널링 현미경(STM)’을 탄생시켜 1986년 노벨상을 안겨주었습니다. 이처럼 양자 현상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미시 세계를 보고 제어하는 강력한 도구 그 자체입니다.

결론: 새로운 계산의 패러다임을 향하여

우리는 오늘 유리잔 하나로 양자 터널링을 직접 목격했고, 이 현상이 손바닥만 한 거시 세계에서도 일어나 큐비트의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또한 양자컴퓨터가 만능 해결사가 아니라는 점과, 이 모든 기술이 수많은 노벨상 업적의 집약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마법 지팡이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것이 ‘고전적 계산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도구’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전 세계의 물리학과 공학계가 바로 그 도구의 구현을 위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고전 컴퓨터가 20세기를 정의했다면, 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양자컴퓨터는 21세기의 어떤 난제를 해결하여 미래를 정의하게 될까요?

참고 자료

  • ActionLabShorts, “Quantum Tunneling At Home,” YouTube (Aug. 1, 2020)
  • Physics Videos by Eugene Khutoryansky, “Quantum Tunneling (animated),” YouTube (Mar. 4, 2015)

 

Wednesday, October 22, 2025

How the Patent System Drives Industrial Development: The Link Between Macro and Micro Inventions

 

Macro Inventions, Micro Inventions, and the Patent System’s Contribution to Industrial Growth

This essay builds on the insights shared by Professor Doo Eal Kim (Myongji University, Department of Economics) in his interview, “[In-depth Analysis of the Nobel Prize in Economics: There Is No Growth Without Debate in Korea]” (Understanding, YouTube, Oct. 22, 2025), which discussed the economic utility of micro inventions and the cultural foundations of growth during the British Industrial Revolution.
On this foundation, the essay explores how the patent system connected the disclosure of macro inventions with the proliferation of micro inventive activity, thus contributing structurally to industrial development.

Source: Doo Eal Kim, “In-depth Analysis of the Nobel Prize in Economics: There Is No Growth Without Debate in Korea,”
Understanding (YouTube, Oct. 22, 2025)

 

1. The Hidden Engine of Growth: The Utility of Micro Inventions

Professor Joel Mokyr has emphasized that the essence of technological progress lies not only in great discoveries but also in the continuous accumulation of small-scale improvements.

While a macro invention—such as James Watt’s steam engine—can ignite a new technological paradigm, it is the myriad of micro inventions, those small yet critical refinements, that transform potential into productivity.

Without solving practical issues like steam leakage or pressure stability, Watt’s invention could never have been commercialized.

Thus, the incremental, ground-level improvements made by anonymous engineers and artisans became the true alchemy of industrial growth.

 

2. Britain’s “Culture of Growth” and the Ecology of Knowledge Sharing

Mokyr attributes Britain’s leadership in the Industrial Revolution to what he calls the “Culture of Growth.”

Unlike other nations where innovation remained confined to isolated geniuses, Britain cultivated a scientific mindset—a belief that problems could be solved through universal principles rather than mere craftsmanship.

This intellectual shift linked scientific reasoning with industrial practice, creating a self-reinforcing cycle of innovation.

Institutions like the Lunar Society embodied this open exchange of ideas. Scientists, inventors, and reformers engaged in discussions that crossed disciplinary boundaries, while the Republic of Letters fostered transnational dialogue through correspondence.

Such openness and culture of critical debate were the social incubators where micro inventions flourished.

 

3. The Institutional Alchemy of Patents: From Disclosure to Diffusion

Yet, for micro inventions to spread across society, a mechanism was required to mitigate information asymmetry and institutionalize the sharing of technical knowledge.

Here, the patent system played a pivotal role.

The English Statute of Monopolies (1624) transformed patents from royal privileges into rights contingent on public disclosure.

By the mid-18th century, court precedents like Baker v. James (1753) shifted jurisdiction from the Privy Council to the common law courts, embedding patents within a framework of legal transparency and social legitimacy.

Crucially, the system required inventors to disclose their technical details in specifications.

In doing so, a macro invention was converted into publicly accessible knowledge, which later innovators could refine and build upon.

The publication of patent documents thus formed the institutional feedback loop that enabled continuous micro inventive activity.

In this sense, the patent system functioned as an “institutional alchemy”—granting temporary exclusivity in exchange for permanent contribution to the knowledge commons.

 

4. Modern Implications: Reconstructing the Ecosystem of Collaborative Innovation

The same dynamic persists in today’s frontier industries—AI, biotechnology, and semiconductors.

A macro invention, such as deep learning or next-generation chip architecture, only achieves its transformative power through layers of micro inventive refinement.

In this continuum, the patent system remains the infrastructure balancing protection and disclosure.

Publicly available patent documents now function as a Knowledge Graph—a semantic network connecting inventors, technologies, citations, and applications.

AI systems can learn not just from individual documents but from the relationships and evolutionary pathways embedded within them.

In this way, patent data has become the training corpus for AI-assisted invention, echoing the very role that 18th-century patent disclosures played in fueling the Industrial Revolution.

 

5. Conclusion: Growth Through Disclosure and the Culture of Innovation

In essence, macro inventions are the sparks of innovation, micro inventions are the winds that spread the flame,

and the patent system is the oxygen that keeps it alive.

When openness, critique, and continuous improvement converge,innovation ceases to be an isolated event and becomes a sustainable social system.

Reinvigorating the culture of growth today requires reinforcing the patent system’s role as a forum for knowledge disclosure and debate—

for it is precisely here that the next industrial revolution will find its roots.

 

특허제도는 어떻게 산업 발전을 이끄는가: 매크로와 마이크로 발명의 연결고리

 

혁신의 연금술 — 마이크로 인벤션과 특허제도의 산업 성장 동력

이 글은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Understanding)에서 공개된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김두얼 교수의 인터뷰 「[노벨경제학상 심층분석] 토론 없는 한국 성장도 없습니다」(2025년 10월 22일 방영)에서 다룬 마이크로 인벤션(Micro Invention)의 경제적 유용성과 영국 산업혁명기의 성장 문화를 기초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특허제도가 매크로 발명의 공개와 마이크로 발명 활동의 촉진을 연결하며 산업발전에 기여한 구조적 역할을 함께 고찰하고자 한다.

출처: 김두얼, 「[노벨경제학상 심층분석] 토론 없는 한국 성장도 없습니다」,
언더스탠딩(Understanding), YouTube (2025.10.22)
,

 

1. 경제 성장의 숨은 동력: 마이크로 인벤션의 유용성

경제사학자 조엘 모키어(Joel Mokyr) 교수는 기술 혁신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하면서, ‘매크로 인벤션(Macro Invention)’과 ‘마이크로 인벤션(Micro Invention)’의 상호작용을 핵심 개념으로 제시하였다.

그에 따르면,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은 단 한 번의 위대한 발명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그 이후에 이어지는 수많은 세부적 개량과 현장 개선을 통해서야 비로소 생산성과 산업 구조의 실질적 전환이 가능하다.

마이크로 인벤션은 거대한 발명의 잠재력을 현실의 생산성 향상으로 변환시키는 기술적 연금술(alchemy)이다. 예컨대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아무리 혁신적이었다 하더라도, ‘김이 새는 실린더의 밀봉 문제’나 ‘균일한 압력 유지’와 같은 세부 기술이 해결되지 않았다면 산업현장에서의 상용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국, 무명의 기술자와 장인들이 수행한 미세한 기술 개선의 연속적 축적이 증기기관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산업혁명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견인하였다. 이러한 현장 중심의 미시적 혁신의 집적이야말로 경제 성장의 실질적 원동력이었다.

 

2. 영국의 ‘성장의 문화’와 지식 공유 생태계

모키어는 “왜 산업혁명은 유독 영국에서 시작되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그 이유를 ‘성장의 문화(Culture of Growth)’에서 찾았다.

영국 사회는 문제 해결을 단순한 직관이나 숙련의 영역에 두지 않고, 자연철학과 과학적 원리에 기초하여 원인과 구조를 탐구하는 사고방식을 확립하였다.

이로써 문제 해결은 일회적 수공업적 기술을 넘어 보편적 지식의 축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학문과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러한 문화적 토대가 지속적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였다.

특히, 루나 소사이어티(Lunar Society)와 같은 지식 교류 모임에서는 과학자, 발명가, 개혁운동가들이 구분 없이 참여해 자유로운 토론을 펼쳤다.

또한, ‘편지 공화국(Republic of Letters)’이라 불리는 서신 네트워크를 통해 국경을 넘어 지식이 교환되고 비판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개방적 토론과 비판의 문화야말로 마이크로 인벤션이 폭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었던 지적 인프라였다.

 

3. 특허제도의 제도적 연금술: 매크로 발명의 공개와 마이크로 발명의 촉진

그러나 마이크로 인벤션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술 지식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지식이 공개·축적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특허제도(patent system)가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17세기 영국의 특허제도는 단순히 개인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장치가 아니라, 지식의 공개를 전제로 한 사회적 계약(social contract)으로 기능하였다. 1624년에 제정된 Statute of Monopolies는 왕권이 임의로 부여하던 특혜를 제한하고, “새로운 발명을 최초로 수행한 자에게만 합법적 독점권을 부여한다”고 명시하였다.

이후 18세기 들어 특허권은 왕실의 특혜(privilege)에서 개인의 권리(right)로 전환되었으며, 1753년 Baker v. James 사건을 계기로 특허 소송의 관할이 비밀자문위원회(Privy Council)에서 일반법원(Common Law)으로 이양되었다. 이로써 특허는 법적 투명성과 사회적 정당성을 갖춘 제도적 틀 속에 자리 잡았다.

당대의 특허제도는 발명자에게 일정 기간의 배타적 이익을 부여하는 동시에, 그 대가로 명세서(specification)를 통해 기술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의무화하였다. 이를 통해 발명은 사적 소유물이 아닌 공공의 자산으로 전환되었다.

그 결과, 매크로 인벤션은 사회 구성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공 지식(public knowledge)으로 환류되었으며, 특허 문헌의 공개는 후속 발명가들이 기존 지식을 기반으로 개량·확장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하나의 거대한 발명이 공개 특허문헌을 통해 영구적인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됨으로써 수많은 파생 발명과 개량 혁신의 토양이 형성된 것이다.

이처럼 특허제도는 ‘독점권의 부여’와 동시에 ‘지식의 공개’를 제도적으로 강제함으로써, 지속적인 마이크로 인벤션의 순환 구조(institutional feedback loop)를 형성하였다. 즉, 일정 기간의 독점권을 부여하는 대신 지식을 영구적인 사회적 자산으로 환류시켜, 경제 성장의 제도적 연금술(institutional alchemy)로 기능한 것이다.

특허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발명자가 기술을 은폐하려는 유인이 강했지만, 특허제도는 이를 공공의 지식 자산(public knowledge)으로 전환시켜 지속적인 혁신을 촉발하는 피드백 구조를 구축하였다. 이 점이 바로 특허제도가 산업혁명과 근대 기술진보의 실질적 촉매로 평가되는 이유이다.

 

4. 현대적 시사점: 지식 공개와 협력적 혁신 생태계의 재구성

오늘날 인공지능, 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도 매크로 인벤션(예: 딥러닝, 반도체 구조 혁신)은 이미 이루어졌지만, 그 잠재력을 산업의 효율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여전히 수많은 마이크로 인벤션의 연속적 축적에 달려 있다.

이 과정에서 특허제도는 혁신의 보호와 공개의 균형을 유지하는 제도적 인프라로 작동한다.

특히 공개된 특허문헌은 현대의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로 기능한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발명자·기술·인용관계·응용분야 간의 의미적 연결망(semantic network)을 형성하는 지식 구조이다.

이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AI는 단순히 문서의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문서들 사이의 관계와 기술 진화의 계보를 학습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공개 특허는 AI 기반 발명 지원 시스템의 핵심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18세기의 명세서 공개가 산업혁명기의 마이크로 인벤션을 촉진한 것과 동일한 구조적 역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결국 혁신의 본질은 ‘보호와 공개의 균형’을 통해 지식이 순환하고 누적되는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며, 특허제도는 그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지식 인프라의 핵심 제도이다.

 

5. 결론: 공개를 통한 성장, 제도로서의 혁신문화

요컨대, 매크로 인벤션은 혁신의 불씨이고, 마이크로 인벤션은 그 불을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바람이다.

그리고 특허제도는 그 불이 꺼지지 않도록 산소를 공급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지식의 공개와 공유, 그리고 자유로운 비판과 개선의 문화가 결합될 때, 혁신은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적 시스템으로 진화한다.

오늘날 우리가 다시금 ‘성장의 문화’를 논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서 지식 공개와 토론의 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특허제도의 강화를 통해 새로운 산업혁명의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Monday, October 20, 2025

The Magic Key to 2X AI Creativity: The Complete Guide to 'Verbalized Sampling' Probability Distribution

 

Solving AI’s ‘Mode Collapse’ with Just One Prompt Line! Tired of LLM’s predictable answers? A deep dive into the Distributional Probability Principle and application of ‘Verbalized Sampling,’ the technique radically boosting AI creativity.

Have you ever been disappointed expecting fresh ideas or diverse answers from Large Language Models (LLMs), only to get similar, predictable results every time? Ask an AI for a joke, and you often get a familiar, repeated response. This phenomenon is what AI researchers call ‘mode collapse.’

Is this really a technical limitation of AI? Recent research by Zhang revealed the surprising cause of this mystery and an incredibly simple solution: ‘Verbalized Sampling.’ In this post, we’ll dive deep into the principles of this powerful ‘Distribution-Level Prompt’ strategy for unlocking AI's creativity.

 

1. The Real Culprit Isn't the AI, It's Our ‘Bias for Familiarity’

The core reason LLMs default to repetitive answers is, ironically, a human bias embedded in the training data: what we call the ‘Typicality Bias.’

Because of this human bias, during the fine-tuning process (RLHF), human evaluators subconsciously rate predictable, ‘safe’ answers higher than novel, creative ones. As this feedback accumulates, the model suffers mode collapse, concentrating its probability mass onto the most typical answer—the ‘Mode.’ That’s why you get the same joke five times.

💡 The Mode Collapse Analogy
It’s like a chef repeatedly recommending only steak, the dish customers order most. Although the model can create diverse dishes (candidate responses), it focuses only on the most typical one, losing diversity (creativity).

 

2. How to Awaken Dormant Creativity: Demand a ‘Menu with Probabilities’

Verbalized Sampling (VS) is a prompt strategy designed to fix this mode collapse by asking the LLM to “explicitly verbalize the response distribution and corresponding probabilities.” Researchers term this a ‘Distribution-Level Prompt.’

Probability Meaning: A ‘Relative Distribution Ratio,’ Not the Correct Answer Probability

The probability value VS presents (e.g., 0.45) is not the objective probability of being correct (which should be near 1.0). Instead, this value represents the Relative Ratio (Distributional Likelihood) of that response being selected among the candidates the model generated, quantifying how plausible and natural the model considers the answer internally.

Chef Analogy: Applying VS is like asking the chef to show you the full expected order distribution:

“Today’s recommendations are: Steak (probability 0.45), Pasta (0.25), Sushi (0.20)...”
In actual creative tasks, the probability of the most dominant candidate might be lower, like 0.15. The 0.45 is an example of the most dominant relative distributional share; it’s a key metric that helps the LLM distribute probability mass across various responses, restoring the original pre-trained distribution.

LLM Response Style and Probability Meaning Comparison

Category Standard LLM (Direct Prompting) Verbalized Sampling (VS Approach)
Probability Distribution State Probability mass concentrated on the Mode (Mode Collapse) Probability mass distributed among various candidates (Distribution Restoration)
Meaning of the Probability Value (For multi-choice, etc.) Approaching the probability of being correct (∼ 0.99) The most dominant Relative Ratio of the Distribution among diverse candidates (≪ 1.0)
Primary Use Case Fact-based QA Creative Writing, Open-Ended QA

📝 Verbalized Sampling (VS) Prompt Instruction Example

When applying VS, you must include a structural instruction telling the AI to explicitly list the ‘candidate ideas and their probabilities’ before generating the final answer.

<instructions>
Generate 5 responses to the user query, each within a separate <response> tag.
Each <response> must include a <text> and a numeric <probability> (option: within the range [0.0, 1.0]).
Randomly sample the final response from these 5 options, considering the probability.
</instructions> 
  • Key: Use "instructions" tags or similar methods to enforce the AI’s thought process.
  • Effect: The AI is forced to consider diverse answers (low probability) in addition to the most typical one (high probability).

 

3. The Smarter the AI, the More Explosive the Effect: Diversity Control via Probability Thresholds

The most surprising discovery of the VS technique is the ‘Emergent Trend’: the larger and more capable the model, the more dramatic the effect. Research shows cutting-edge large models like GPT-4 saw a diversity improvement that was 1.5 to 2 times greater than smaller models. This suggests VS can be the ‘key’ to fully unlocking the hidden creativity in the most powerful AI models.

🚀 Tune AI Creativity Like a Dial (Diversity Tuning)
A major advantage of VS is the ability to directly control the output diversity level by setting a probability threshold.
By instructing the AI to “randomly sample from the long-tail portion of the distribution where the response probability is below {threshold},” the AI is prompted to generate rare, creative answers it wouldn’t typically select. Lowering this threshold increases originality.

Conclusion: Explore AI’s Potential with ‘Distribution-Level Prompts’

‘Verbalized Sampling’ is a powerful, yet simple, solution that addresses mode collapse stemming not from AI limitations, but from the human ‘Typicality Bias.’ This technique is applicable to models without additional training and maximizes the creativity of high-performance models.

This discovery represents a fundamental paradigm shift in how we interact with AI. We are moving past the era of ‘commanding’ a single answer from AI, into one where we collectively ‘explore’ the vast possibilities of its knowledge.

🧠

Verbalized Sampling Summary Card

1. Root Cause: Not an AI issue, but the human ‘Typicality Bias.’
2. Core Mechanism: Forces AI to verbalize its probability distribution (Distribution-Level Prompt).
3. Probability 0.45 Meaning: An example of the most dominant relative distributional share among creative candidates.
4. User Control: Diversity tuning is possible by setting a probability threshold in the prompt.
The simplest, most powerful way to unleash AI's hidden creativity!

Frequently Asked Questions (FAQ)

Q: What does the displayed probability value (e.g., 0.45) mean, and why isn’t it close to 1.0?
A: This value represents the Relative Ratio of selection compared to the model's overall expected distribution. VS mitigates mode collapse by forcing the model to distribute probability mass across various candidates. Therefore, it is not the probability of being correct (like 99% in a multiple-choice), but an example of the most dominant relative distributional share in multi-answer domains.
Q: What types of LLM tasks are most effectively improved by Verbalized Sampling?
A: It is most effective in tasks where multiple valid answers exist (multi-answer domains), such as creative writing, dialogue simulation, and Open-Ended QA. It significantly boosts diversity in these tasks.
Q: What are the advantages of setting a low probability threshold?
A: Lowering the threshold prompts the model to generate rare, creative, or exceptional answers (the long-tail of the distribution) that it typically wouldn't choose. This is extremely useful for generating original ideas.

We are moving past the era of ‘commanding’ a single answer from AI, into one where we collectively ‘explore’ the vast possibilities of its knowledge. In your next prompt, try applying this powerful Verbalized Sampling technique to unleash your AI’s hidden creativity! If you have any questions or VS tips of your own, please share them in the comments! 😊

 

특허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프레임에 대하여

한국의 언론은 특허 분쟁을 다룰 때 흔히 감정적이고 피해자 중심의 프레임을 씌워, 기업들이 공격적인 특허 주장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것처럼 묘사하곤 한다. 이런 서사는 종종 헤드라인에서 더욱 과장되며, 정당한 특허권 행사조차 ‘삥뜯기’와 다를 바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