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ing posts with label 헌법. Show all posts
Showing posts with label 헌법. Show all posts

Saturday, December 28, 2024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과 대통령의 권한에 관한 작은 생각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과 대통령의 권한에 관한 작은 생각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핵심 기관이다. 그 독립성과 기능은 국가의 근간을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로, 특히 헌법 제111조가 규정한 재판관 임명 절차는 이러한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그러나 대통령이 국회에서 선출한 재판관의 임명을 지연하거나 거부할 경우, 헌법재판소의 권위와 기능뿐만 아니라 권력분립이라는 헌법의 기본 원칙마저 흔들릴 위험이 있다.

헌법적 구조와 대통령의 의무

헌법에 따르면 헌법재판관 9인 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되며, 대통령은 이를 임명할 의무가 있다(헌법 제111조 제3항). 이 임명 행위는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라기보다는 국회의 적법한 선출 과정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공증하는 “형식적 승인”으로 이해된다.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대통령이 추가로 후보자를 검증하거나 임명을 거부할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헌법 제111조에서 “임명한다”라는 표현은 대통령에게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예정한 절차에 따라 ‘형식적·절차적 임명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국회 몫 재판관의 경우, 국회의 공식 선출 절차가 완료되는 순간 후보자는 이미 적법하게 결정된 상태이다. 대통령의 임명은 재판관 신분을 “최종 부여”하는 형식적 절차에 가까우며, 여기서 대통령이 실질적 인사권을 다시 행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컨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 또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나, 대통령이 그 지명 후보를 ‘심사·선별’할 권한을 갖는다는 해석은 거의 인정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해외에서도 헌법재판소나 최고법원 구성에 대통령·의회·사법부가 관여하는 경우, 의회 추천(또는 선출) 몫에 대해서 대통령이 단지 ‘형식적 임명’만 담당하도록 설계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다양한 국가권력이 사법부 구성에 분산적으로 참여하되, 특정 기관이 이를 독점·왜곡할 수 없도록 하려는 취지이다.

따라서 대통령에게는 임명에 대한 실질적 재량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국회에서 선정한 후보자의 임명을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헌법 제111조를 위반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고의적인 임명 지연은 헌법재판소의 정족수를 부족하게 만들어 국가 기능을 마비시킬 위험이 있으며, 이는 사실상 임명 거부와 다름없다. 이러한 상황은 정치적, 법적 책임을 수반하게 된다.

책임과 대응 방안

이 같은 상황에서는 대통령 또는 권한대행자는 국회로부터 탄핵소추, 권한쟁의심판, 국정조사 등의 수단을 통해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국민 또한 여론을 통해 정치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이러한 절차는 헌법재판소의 독립성과 권위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견제 장치다.

특히 탄핵심판이나 위헌법률심판과 같은 긴급한 국가적 사안을 다룰 시기에 재판관 임명이 지연된다면, 헌법재판소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국가 전체가 혼란에 빠질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헌법이 재판관 임명 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고, 대통령이 신속히 임명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것은 국가 법치주의와 권력분립 원칙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실 정치와 제도적 보완책

현실 정치에서는 여야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거나 대통령 또는 권한대행이 임명 처리를 지연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헌법과 법률은 이러한 파행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 재판관 임명 절차와 다수결 원칙에 따른 대통령의 엄격한 의무성을 부여하였다.

헌법 제111조는 국회 선출 절차만을 규정할 뿐, 여야 합의 여부에 대한 요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국회가 법적 절차(재적 과반수 찬성)를 준수했다면 해당 선출은 적법하다.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출이 부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소수당이 인사청문회와 본회의에 불참했더라도, 다수당이 의결 정족수 요건을 충족했다면 형식적 요건상 선출 자체는 적법하다. 헌법은 여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국회의 의결 방식은 다수결 원칙에 따른다. 어느 정당을 국회의 다수당으로 구성하게 하여 결정하게 한 것도 국민의 의사이다.

소수당의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다수당이 헌법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가 법적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된다. 특히 국가 기능 마비와 비상 사정 원칙을 고려하면, 합의제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에 일부 흠이 있더라도 긴급 선출의 정당성은 인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대통령과 그 권한 대행은 국회 선출 결과를 존중하고 임명해야 하며, 여야 합의 부족을 이유로 임명을 지연하거나 거부할 권한은 없다. 임명 지연은 헌법 해석상 권한 남용으로 간주될 수 있다.

물론 향후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임명 기한을 법적으로 명시하여 일정 기한이 지나면 임명 효력이 자동으로 발생하도록 하는 방안, 임시 재판관 임명 제도 도입, 중립적 추천기구 구성 등이 검토될 수 있다. 이러한 보완책은 헌법재판소의 기능 마비를 예방하고 제도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결론: 민주주의의 최후 방어선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권한은 국회에서 선출된 인사를 공표하는 절차적 역할에 불과하다. 이를 지연하거나 거부할 여지는 헌법상 극히 제한적이며, 자유민주주의 선진 국가에서 이러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중대한 위헌 여부나 탄핵 사건을 다루는 시점에서 재판관 임명이 늦어지면, 법치주의와 권력분립의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안정적이고 신속한 구성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재판관 임명 절차의 엄격한 준수는 국가의 헌법 정신과 사법부 독립성을 보호하는 기본 전제다. 궁극적으로 대통령과 국회 모두 헌법상의 의무를 준수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민주주의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다.

[영문버전]

Reflections on the Appointment of Constitutional Court Justices and Presidential Authority

The Constitutional Court stands as a cornerstone of the institution that safeguards constitutional order and protects the fundamental rights of citizens in South Korea. Its independence and functionality form the backbone of the nation’s governance. Article 111 of the Constitution establishes the procedural framework for appointing justices, serving as a safeguard to ensure the Court fulfills its mandate effectively. However, any delay or refusal by the President to nominate justices selected by the National Assembly threatens not only the authority and function of the Constitutional Court but also the fundamental principle of separation of powers enshrined in the Constitution.

Constitutional Framework and Presidential Obligations

Under the Constitution, three of the nine Constitutional Court justices are elected by the National Assembly, and the President is constitutionally obligated to appoint them (Article 111, Paragraph 3). This appointment process is primarily procedural, serving to verify and formalize the National Assembly’s lawful selection. It is more akin to a “ministerial act” than a discretionary power, as neither the Constitution nor statutes grant the President authority to conduct additional vetting or reject appointments.

Given this constitutional framework, the President has no substantive discretion over these appointments. Any delay or refusal to appoint the selected candidates may constitute a violation of Article 111. Intentional delays that lead to a lack of quorum in the Constitutional Court, thereby paralyzing its functions, are effectively equivalent to rejection and carry political and legal accountability.

Accountability and Response Mechanisms

In such cases, the President or acting authority may face measures including impeachment, disputes over authority, or parliamentary investigations initiated by the National Assembly. Public opinion can also impose political accountability, reinforcing the importance of maintaining judicial independence and institutional credibility.

Delays in appointments become especially concerning during times of constitutional crises, such as impeachment proceedings or reviews of unconstitutional laws. In these instances, a fully functioning Constitutional Court is imperative to ensure stability and uphold the rule of law. The constitutional mandate requiring the President to promptly appoint justices thus serves as a critical safeguard for maintaining the principles of constitutionalism and separation of powers.

Practical Challenges and Institutional Reforms

Political deadlocks, stemming from partisan conflicts, sometimes prevent timely consensus on appointments. Delays by the President or acting authority exacerbate these issues. However, the Constitution imposes strict obligations to prevent such impasses and preserve the Court’s ability to safeguard citizens’ rights.

Potential reforms could further address these challenges. For instance, legislating a fixed deadline for appointments—after which the appointments automatically take effect—could ensure timeliness. Proposals such as interim appointments, independent nomination committees, and structured deadlines may also enhance institutional stability and reduce vulnerabilities.

Conclusion: A Pillar of Democracy

The President’s authority to appoint Constitutional Court justices should be understood as a formal, procedural responsibility to affirm the selections made by the National Assembly. The Constitution leaves little to no room for discretionary refusals. Cases of rejection or delay in appointments are rare in advanced democracies, as they undermine the values of the rule of law and separation of powers.

Ensuring the Constitutional Court’s stability and timely composition remains a vital safeguard for democracy. Respecting appointment procedures as mandated by the Constitution reinforces judicial independence and preserves constitutional principles. Ultimately, both the President and the National Assembly must fulfill their constitutional duties to protect citizens’ fundamental rights and uphold the democratic framework.



Thursday, September 30, 2021

"헌법 제22조와 발명자권, 특허법개정에 대한 연구" <지식재산연구 제16권 제3호>

9월30일자 공간된 <지식재산연구 제16권 제3호>에 논문이 실렸습니다.

"헌법 제22조와 발명자권, 특허법개정에 대한 연구" / 최승재, 이진수 <지식재산연구 제16권 제3호>

최교수님과 연구의 뜻을 같이 하고 함께 작업한 논문이 이번으로 세번째네요. 다른 공동 연구자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처음 주제를 정하면 서로 리서치 결과를 공유하고 치열한 논쟁을 통해 다른 시각차를 조율하고 발전시켜 나가곤 합니다. 덕분에 누군가의 개인적인 의견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겐 행운의 인연인 것 같습니다.

Saturday, March 20, 2021

"특허('特許)"는 국가가 허락한 특권일까? 아니면 사람이 태어나면서 받은 천부권일까?

 "특허('特許)"란 권리는 국가가 발명가에게 허락한 특권일까? 아니면 사람이 태어나면서 신으로부터 받은 천부권일까? 

이 질문에 답하려면 발명가가 자신의 발명에 대해 가지는 권리가 국가에 의해 허락된 특권인지 아니면 신에게 의해 허락된 자연권인지를 먼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특허는 발명에 대한 권리에서 나온 것으로, 발명자가 처음부터 자신의 발명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연권적 사상은 나중에 국가가 특허를 발명자에게 특별히 허락해 주었다는 사상과 서로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발명자의 권리가 자연권이라면 특허법은 국가로 하여금 발명자의 발명에 대한 천부권을 확인하고 보호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이와 관련된 논의 중 하나로 특허제도를 i) 국가정책상 만들어진 제도로 이해하는 분들도 있고 (이하 “전자의 입장”) ii) 사람이 태어나면서 갖는 자연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이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하 “후자의 입장”). 저는 후자의 입장입니다. 전자 입장도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나 헌법적인 관점에 볼 때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전자의 입장에 있는 분들 중에는 특허제도에 대한 회의감을 피력하기 위해 토마스 제퍼슨 (Thomas Jefferson)의 특허에 대한 회의적인 말을 인용하곤 합니다. 그는 여러 차례 특허를 부정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제퍼슨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분으로 초기 특허법 초안을 마련하기도 하였고 미국의 초대 특허청장이기도 하였기에 제퍼슨의 말은 무게감이 더 있습니다.

그러나 특허제도와 관련하여 제퍼슨의 이런 부정적인 언급을 인용하는 것은 그리 적절해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제퍼슨이 개인 서신에서 "발명은 본질적으로 재산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특허는 사회의 의지와 편의에 의해서만 부여된 독점권으로 이것을 인정하는 것은 망신스러운 것이다” 라고 적기도 하였고 사적 자리에서 여러 차례 특허제도에 대해 회의적으로 말한 것도 사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제퍼슨은 초기에는 발명 뿐 아니라 토지 재산권도 자연권으로 인정하는데 소극적이었습니다. 제퍼슨은 그의 서신에서 "개인은 1 에이커의 토지에 대한 어떤 자연권도 갖질 수 없고 별도의 재산을 가지지 못한다. 토지는 물론 다른 모든 재산의 안정적 소유 지위(자격)은 사회법의 선물이다"라고 썼다 합니다. 

그의 개인 생각은 미국 독립 선언서의 초안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독립선언서 초안에서 존 로크(John Locke)의 핵심 이념이었던 ‘재산권’을 천부권에서 빼고 대신에 ‘행복추구권’을 자연권으로 넣었습니다.

로크는 소유권을 제일 먼저 자연권으로 주장한 사람입니다. 로크의 사상은 1793년 프랑스의 인권선언에 그대로 반영되어 소유권이 자유, 평등, 안전과 같이 자연권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사람이 처음 경작한 땅을 소유할 권리가 신이 준 권리라면 이런 권리는 양도가 불가능한 천부권이란 말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는 권리라고 봅니다. 경작자가 처음 취득하는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는 천부권이라는 설명은 이해되지만 그 소유권을 매입한 자의 소유권도 신이 준 것이라는 생각에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학자들은 여기에 도덕률에 의해 소유권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제한받는다면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 사람이 태어나면서 자기의 재산을 소유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 소유가 자유, 평등, 안전과 같이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자연권이라는 설명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자연권이라면 그것이 왜 사람의 권리인지를 증명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권리라는 것을 의미입니다. 자연권은 별다른 근거를 댈 필요가 없이 신이 사람에게 부여한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당시에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는 모든 재산권을 왕만이 가지고 있었기에 이를 박탈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재산권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사상을 주장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다만, 소유의 자연권을 처음 주장한 존 로크(John Locke) 역시 소유가 자연권으로 인정받으려면 다른 사람이 사용할 만큼 재산이 충분히 남겨져 있어야 하고 자신의 생활에 유용하게 이용할 만큼만 소유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상은 재산권이 그 본질상 다른 자연권과 달리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제한될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건국 역사를 보면, 독립 선언서 이전에 작성된 버지니아 권리 장전(Virginia Bill of Rights)에 이미 재산권을 사람이 태어나면서 갖는 권리로 선언하였습니다. 그것도 행복안전추구나 자유보다 우선 순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흐름은 이어져 미연방헌법에도 재산권을 자연권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현재는 재산권을 자연권으로 인정하는데 이견이 없습니다.

미연방헌법 제 8 절 (연방 의회에 부여된 권한) 제8조

"저작자와 발명자에게 그들의 저술과 발명에 대한 <배타적인 권리>를 일정 기간 보장함으로써 과학과 유용한 창작물의 발전을 촉진시킨다."

더욱이 미 연방대법원은 발명이 지적 노동의 산물이란 점에서 토지에서 경작한 노동의 열매와 같은 지위를 인정하였습니다. 발명과 같은 무형재산은 토지나 동산과 같은 유형재산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게 되었습니다.

《 In a U.S., Patnet is Not “personal privilege” granted by the crown as like English patent But the “incorporeal chattel” in a “personal estate” secured by the people’s representatives. (미국에서 특허는 영국 특허장과 같이 왕이 부여한 '개인적 특권'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가 보장한 '개인적 재산'의 '무형적 소유물'이다) – 미연방대법원

앞의 전자의 입장에서 특허제도의 회의적인 근거로 인용된 제퍼슨의 서신과 생각은 건국의 아버지 답게 미국을 설계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는 결국 특허의 재산권성을 부정하지도 않았고 자연권성을 부정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림>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의 대표적인 발명 일부 (출처 : ConstitutionFacts.com)


특허권과 재산권에 대한 제퍼슨의 내적 갈등은 고민으로만 그쳤고 결국 그가 국무장관이었을 때 특허를 재산권으로서 인정될 초기 특허법의 초안을 작성하였습니다.

미국은 헌법에 따라 발명자의 권리를 특허법이란 적법 절차에 따라 보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근거로 미연방대법원은 특허법이 없다고 발명자의 권리가 부정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The right of an inventor to use its own creation “existed before and without the passage of law and was always the right of an inventor.” (발명가가 자신의 창작물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법률이 통과되기 전에도 그리고 통과 없이도 존재했고 항상 발명가의 권리였다") – 미연방대법원

미국은 헌법에 직접적으로 자연권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나 자연권으로 인정되는 권리에는 적법절차 없이는 박탈될 수 없다는 적법절차(Due Process) 조항으로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 연방대법원은 연방정부가 군사기술이란 이유만으로 발명자의 특허를 무단으로 보상없이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제헌헌법 제14조》"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저작자, 발명가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

대한민국 현행 헌법 제22조 ②》"저작자ㆍ발명가ㆍ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

“발명가의 권리를 법률로 보호한다”는 우리나라 헌법 조문이 제헌 헌법때부터 생긴 것도 그 사상과 원리가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헌법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럽 대륙의 인권선언의 사상도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논의가 너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 말하는 발명가의 권리가 i) 재산권만 의미하는지 아니면 재산권과 인격권을 모두 의미하는지, 그리고 ii) 발명가의 권리가 자연권이라서 국가가 이를 법률로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특권이라서 국가가 법률에 따라 허락하여야만 인정될 수 있는지, iii) 발명자의 권리와 승계인의 권리를 헌법상 발명가의 권리의 지위에서 동등하게 취급하여야 하는지 등과 같은 다양한 의문점에 대해 해석과 그 근거를 논의해야 합니다. 

저는, 국가가 발명자의 발명에 대하여 특허요건을 심사한다고 해서, 국가가 특허란 발명자의 권리를 허락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연권인 발명자의 권리를 국가가 특허로 충실히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허는 발명가의 지적노동의 산물을 보호하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따라서 창작의 도구 (일반 공중의 지식재산 포함)나 타인의 지적노동의 산물은 발명자의 창작물이 아니기에 국가가 걸러 주고 충돌을 정리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특허제도의 목적 역시 국가적 또는 사회법적인 정책적인 고려나 합의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기술이란 무형재산을 증식시키게 한다는 행복추구권의 반영이며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통해 지적산물을 산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있도록 한다는 자유주의적 사고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미국은 발명자만이 특허를 출원할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발명자로부터 발명에 관한 권리를 이전한 경우라도 출원은 발명자가 신청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 미국 발명법(AIA)을 제정하여 특허법을 개정하면서 승계인도 특허를 출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러나 발명자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원칙은 그대로 남아 승계인이 특허를 출원하더라도 여전히 발명자의 선서진술서(affidavit)와 양도증을 제출하여야 하고 발명자의 성명을 정확하게 기재하여야 합니다. 발명자 기재의 오류는 좀더 쉽게 정정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의도적인 발명자 누락 등을 허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쟁 단계에 이르면 의도적인 발명자 누락 등이 있는 경우 정정이 불허될 수 있으며 권리의 집행력도 인정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발명자의 권리가 침해되면 그 특허는 등록요건을 흠결한 것으로 무효될 수도 있습니다.

저의 생각은 계속 이어집니다. 그러나 좀 더 체계적인 연구와 검토와 논쟁과 검증이 필요하기에, 다른 글에서 계속 만나 뵐 것을 약속드립니다.


Monday, June 4, 2018

업무저작물과 디자인보호법상 보상문제

직무발명보상규정을 검토하다보면 '디자인'에 대한 보상규정에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디자인의 보상을 발명진흥법에 근거하는데, 이는 디자인보호법상 디자인은 그 창작자인 종업원에게 원시 귀속되었다가 계약이나 취업규칙에 의해 회사로 이전하게 되는 보상은 반대급부성격이기도 합니다. 반면 저작권법 제9조는 법인의 업무 저작물은 법인이 저작자가 되는 것으로 하여 회사가 원시적으로 저작자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종업원에게 별도로 보상할 법적근거가 없습니다. 혹자는 디자인보호법상 디자인과 저작권법상 저작물은 그 대상이 달라 중복되거나 충돌할 일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게 항상 독립적으로 구분되지만은 않습니다.

아래 강태욱 변호사의 글을 보니 저작권법 제9조에 대한 위헌심판이 진행중인 것 같습니다. 이 사건 결론은 나왔는지 어떻게 되어가는지 궁금합니다.

'업무상저작물과 정당한 보상(강태욱 변호사)'

Monday, March 12, 2018

특허법 제1조와 헌법


우리나라 특허법에는 법 목적 규정이 있습니다. 이렇게 법 목적 규정을 두고 있는 국가는 일본과 중국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물론 미국도 특허법에 이러한 법 목적 조항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발명가의 권리를 직접적으로 헌법에 규정한 국가는 우리나라와 미국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헌법에서 학문의 자유만 명시하고 있습니다.

어느 방식으로 법조문을 구성하고 헌법에 어떤 권리 등을 규정하느냐는 각 국가별로 처한 상황과 국민적 합의 정도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먼저 우리나라 특허법 제1조(목적)는 “이 법은 발명을 보호·장려하고 그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는 특허법 제1조는 산업발전과 기술발전을 목적으로 정하고, 발명의 보호·장려· 이용을 수단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특허법 역시 우리나라와 완전히 동일합니다. 반면 중국은 법 목적 만을 나열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리법(우리나라 특허법에 해당) 제1조 특허권의 보호, 발명창조장려, 발명창조의 관리, 응용의 홍보, 자주창조능력의 제고, 과학기술의 진보 및 경제사회발전의 촉진, 창조형 국가의 건설을 위해 본 법을 제정한다.

이번에는 헌법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의회에서 제정되는 모든 법은 최상위 규범인 헌법의 지배아래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헌법은 특허법과 관련하여 대한민국 헌법 제22조 제2항에서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왜 보호하여야 하는지, 어떻게 보호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치 하위 법령에서 왜 보호하여야 하는지, 어떻게 보호하여야 하는지를 정해보라고 명령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왜 보호하여야 하는지를 그대로 위임하는 것은 선뜻 동의하기 힘듭니다. 아마 실무에서도 그렇게 해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특허제도와 관련하여 직접적으로 헌법에서 언급하고 있는 미국은 연방 의회에 부여된 권한으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헌법(U.S. Constitution Art I, Sec 8)에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제 8 절. (연방 의회에 부여된 권한) <8항> 저작자와 발명자에게 그들의 저술과 발명에 대한 배타적인 권리를 일정 기간 확보해 줌으로써 과학과 유용한 기술의 발달을 촉진시킨다.”

미국은 18세기 들어서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연방국가로 탄생하였으나 당시 미국은 다른 유럽국가에 비하여 낙후된 후진 국가이었습니다. 이에 18세기 후반에 미국은 헌법에 특허제도를 명기하면서까지 특허제도를 통해 과학기술개발을 장려하였고, 결국 그 제도는 미국을 선진국가로 발 돋움하게 하는 중요한 기반 제도가 되었습니다. 미국은 2013년 출원주의를 택한 AIA 개정 있기 전까지만 해도 발명주의와 발명자 우선주의를 택하면서 발명자의 권리를 천부인권적 권리로 보는 경향이 강하였습니다.

제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은 이것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에서 발명가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특허법에서 정한 배타권과 보상권 등으로 보고, 그 발명가의 권리가 천부인권적 권리인가? 아니면 기술발전촉진과 산업발전을 위하여 주어지는 수단인가? 라는 것입니다. 

물론 저작권과 달리 특허권은 정부의 심사를 거쳐 등록을 허락해주는 권리이므로 창작만으로 보호대상이 되는 저작권과 달리 특허권은 천부인권적인 권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으나 발명에 대한 특허 받을 권리를 생각해보면 그리 간단한 답은 아닙니다. 실무가로서 저의 고민은 사실 언젠가는 헌법학 교수님 들이나 특허법 교수님 들이 학문적으로 정립하여 글이나 책을 통해 속 시원하게 알려주실 것이라 기대합니다.

개헌이야기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지식재산제도 역시 많은 논의와 고민이 담겨있기를 기대합니다.

산업화에 정신없이 달려온 우리나라 특허법은 일본법과 마찬가지로 무권리자출원이라는 포괄된 개념으로 inventorship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ownership 측면만을 강조한 경향이 컸습니다. ownership에 문제가 있다면 계약위반으로 다루고 inventorship에 문제가 있으면 특허의 무효이유로 다루는 미국등 서구 선진국과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과 치열한 논의를 통해 Inventorship과 ownership의 법적 취급과 구별에 대해서 깊은 고찰이 필요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특허제도를 비롯한 다양한 지식재산제도를 다시 들여다 보면서 우리나라만의 헌법에서만 볼 수 있는 멋진 철학과 일관된 논리와 구체적 목적을 정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기를 희망합니다.

Tuesday, June 13, 2017

미국 연방대법원 미국 무효심판이 위헌인지를 심리한다고 합니다.

미국 AIA (특허개정법)이 미국 헌법을 위반하였는지를 심리한다고 합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서의 특허무효심판(IPR)에 의한 특허무효가 헌법상 사법권을 침해하였는지 입니다

논쟁의 핵심과 근거가 우리나라와는 다른 면이 있으나 판결의 결과는 우리나라의 대미수출기업은 물론 국내 사법부에서도 관심을 갖을 것 같습니다.

오일 스테이트(Oil States)는 특허가 공적권리가 아니라 사적 권리(사유재산권)이므로 온전히 사법권의 권한 아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연방법원이 아닌 행정부 심판원에서 무효시키는 것은 미국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미국 헌법 제3(사법부) 편을 보면 미국 사법권은 대법원과 그 하급법원에 속한다고 정하고, 사법권은 하나의 주와 다른 주의 시민사이의 분쟁, 어떤 주나 또는 그 주의 시민과 외국인과의 사이에 발생하는 분쟁에 미친다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특허심판을 심판전치주의로 정한 것이 헌법상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었으나 헌법재판소는 2007년 현행 헌법 제106조 제3(행정심판에서의 사법절차의 준용)이 적용되는 행정심판에 있어서 필요적 전치주의는 합헌이라고 하였습니다(헌재 2007. 1. 17. 선고 2005헌바86 결정).

그동안 미특허청은 물론 미연방법원이나 대법원은 특허권의 공적권리성에 의문을 품지 않고 있었으며 특허심판원(PTAB)에서의 특허무효심판(IPR)이 미국 사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어쩌면 개인자유주의가 강하고 개인과 국가간의 관계를 개인과의 관계와 달리보지 않는 영미법계, 보통법 국가인 미국의 특성을 고려하여 만약 특허가 순수한 사적권리라고 판단하더라도 결국 공적기관, 즉 정부에 의하여 실현되는 권리인 점을 고려할때 "국가의제이론"이 거론될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세기 들어 행정법 제도를 고민하고 미국, 이번 심리의 결과가 주목됩니다.

뉴스출처 : 

1. IPwatchdog

2. LAW360





Does AI determine the outcome of patent lawsuits? Visualization strategies for patent attorneys (AI가 특허 소송의 승패를 가른다? 변리사를 위한 시각화 전략)

  변리사님, 아직도 특허 도면 수정 때문에 밤새시나요? Patent Attorneys, still pulling all-nighters over drawing modifications? 특허 문서만으로 복잡한 기술을 설명하는 데 한계를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