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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21, 2026

특허의 가치는 숫자로 계산할 수 있는가 — IP Cost Center를 벗어나기 위해 고민했던 것들

DCF·게임이론·AI까지 고민한 기업 IP 가치평가, 그리고 오랜 실무 끝에 다시 생각하게 된 것들

기업의 지식재산(IP) 부서는 오랫동안 예산을 쓰는 부서, 이른바 Cost Center로 인식되어 왔다. 많은 IP 책임자들이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해 왔다.

특허의 출원·유지 여부를 결정할 때 현금흐름할인법(Discounted Cash Flow, DCF)에 기초한 재무평가 모델을 적용해 보기도 하고, 게임이론이나 설명 가능한 AI를 이용해 특허의 기술적·경제적 기여도를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나 역시 오랫동안 같은 고민을 해 왔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공부하고 생각했던 것을 정리한 것으로, 그런 노력의 한 흔적이다.

다만 오랜 기간 기업의 IP 실무를 경험하고 나니, 이런 방법들이 생각만큼 현실적인 해답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정교한 평가기법을 조직에 도입하면 평가항목과 기준이 생기고,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모으고 점수를 매기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작 집중해야 할 핵심 업무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실질적인 효용은 크지 않은 행정과 관리 업무만 늘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더 어려운 문제는 미래가 우리가 만든 평가모델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당시의 재무평가 기준으로는 경제성이 낮아 보여 포기했던 권리가 몇 년이 지난 뒤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후보로 다시 떠오르는 일도 있다. 그럴 때면 과거의 합리적인 결정이 오히려 더 큰 후회로 돌아온다.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다.

결국 여러 평가모델과 관리기법을 내려놓고 나면 다시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비록 조직 안에서 당장 눈에 띄는 평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좋은 특허를 확보해 제품의 경쟁력과 매출에 기여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 그리고 제품 매출만으로 그 가치를 회수하기 어려운 시장에서는 특허 자체를 수익화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평생 지식재산 업무에 몸담아 왔지만, 대리인으로 일하던 때를 제외하면 아무리 좋은 결과를 만들어도 그다지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기업의 IP 업무란 본래 그런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돕는 일은 즐겁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으로 제품과 사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직 그런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따라서 이 글에서 소개하는 여러 재무모델과 분석기법을 기업 IP 관리의 완성된 해법이나 현실적인 정답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한다. 오히려 Cost Center라는 오래된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IP 실무자가 얼마나 많은 방법을 고민하고 시험해 보았는지, 그 과정의 한 기록으로 읽어 주었으면 한다.

1. 특허를 투자자산으로 바라보는 시도

기업에서 특허를 관리하다 보면 결국 매우 현실적인 질문과 만난다.

“특허를 출원하고 유지하는 데 쓰는 예산은 과연 그만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가?”

특허를 단순한 법적 권리가 아니라 하나의 투자자산으로 본다면, 출원 여부도 결국 투자 의사결정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얼마를 투입하고, 그 권리가 어느 정도의 독점적 이익을 만들며, 얼마 동안 유지되고, 그 과정에서 얼마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해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흥미로운 모델 가운데 하나가 미국 특허변호사 Nick Beaulieu가 제안한 특허 경제성 분석 방법이다.

2. Nick Beaulieu의 특허 경제성 분석 모델

2.1. 특허의 강도와 시장점유율

Beaulieu 모델의 흥미로운 점은 특허가 확보할 수 있는 독점적 시장점유율을 비교적 단순한 두 변수로 설명하려 한다는 데 있다.

  • 특허의 강도(Strength of Patent): 청구항이 구현 가능한 기술적 실시형태 가운데 얼마나 넓은 범위를 배타적으로 포괄하는지를 본다.
  • 대체 제품 비율(Alternative Products Percentage): 시장에 존재하는 여러 경쟁 설계 가운데 해당 특허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을 평가한다.
독점 시장점유율
= 특허의 강도 × 대체 제품 비율

예컨대 특허의 강도가 50%이고 대체 제품 비율이 33.3%라면, 계산상 독점 시장점유율은 약 16.5%가 된다.

청구범위가 좁고 경쟁사가 쉽게 회피할 수 있다면 그만큼 특허가 방어하는 시장의 범위도 줄어든다는 발상이다.

2.2. 특허 수명주기와 현금흐름

그다음에는 출원비용, 심사 대응비용, 등록료와 유지료를 특허의 수명주기에 따라 배열하고, 그 특허로 얻을 수 있는 미래 현금흐름과 비교한다.

시장수요가 일정한 경우, 기술이 빠르게 진부화하는 경우,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경우 등을 달리 가정하면 특허의 경제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델에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점도 있다.

특허는 등록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존속기간 끝까지 유지해야 하는 권리가 아니다. 기술이 진부화하고 사업적 가치가 사라져 특허가 만들어 내는 가치보다 유지비용이 더 커진다면, 권리를 포기하는 것도 자본 배분의 관점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기업의 실제 특허 포트폴리오가 이 정도로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3. 기업 실무에서 드러나는 다섯 가지 한계

3.1. 권리를 행사하는 비용

특허의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는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막거나, 침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라이선스 협상에서 실제 영향력을 행사할 때 나타난다.

그러나 바로 그 단계에서 발생하는 소송과 무효절차의 비용은 출원·등록·유지 비용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따라서 특허의 미래 현금흐름을 계산하면서 침해소송이나 무효심판의 발생 가능성과 그에 따른 비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면 가치는 실제보다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

3.2. 특허는 확률적 자산이다

출원했다고 모두 등록되는 것은 아니다. 등록되었다고 언제까지나 그 권리범위가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심사 단계에서는 거절될 수 있고, 등록 뒤에는 무효심판이나 소송에서 권리 전체 또는 일부가 사라질 수 있다.

특허는 본질적으로 상당한 불확실성을 지닌 확률적 자산(Probabilistic Asset)이다.

따라서 특허의 가치를 재무적으로 평가한다면 등록 성공 가능성과 사후 무효 위험 역시 어떤 형태로든 반영할 필요가 있다.

3.3. 복합제품에서 특허 한 건의 몫은 얼마인가

스마트폰, 반도체, 자동차처럼 수많은 기술이 결합된 제품에서는 하나의 특허가 제품 전체의 매출을 만들어 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완제품 매출 전체를 개별 특허의 가치로 귀속시키는 대신, 그 특허가 제품의 기능이나 경쟁력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이른바 기여분 안분(Apportionment)의 문제다.

3.4. 특허비용만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의 착시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특허출원 비용만이 아니다.

R&D, 금형과 생산설비, 인증과 규제 대응, 마케팅과 판매관리 등 훨씬 큰 비용이 이미 투입되어 있다.

ROInaive = 특허 독점 제품 매출 ÷ 특허 출원·유지비용

분모에는 특허비용만 넣고 분자에는 완제품 매출을 넣는다면 ROI가 수천 퍼센트 또는 수만 퍼센트로 나타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 숫자가 기업 전체의 자본수익성을 그대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3.5. 숫자로 잘 드러나지 않는 전략적 가치

반대 방향의 문제도 있다.

특허의 가치를 직접적인 제품 매출로만 평가하면 기업에서 특허가 수행하는 여러 중요한 역할이 빠진다.

  • 크로스 라이선싱을 통한 로열티 지출 방어
  • 경쟁사의 권리 행사에 대응할 협상력
  • 투자·M&A 과정에서 기술 진입장벽을 설명하는 기능
  • 아직 열리지 않은 미래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을 보존하는 기능

특허는 직접 돈을 벌어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돈이 나가는 것을 막고 미래의 선택지를 남겨 둔다.

4. 더 정교한 IP 가치평가를 위한 시도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려면 단순한 DCF(현금흐름할인법, Discounted Cash Flow)보다 훨씬 복잡한 모델이 필요해진다. 나 역시 이런 방향을 오래 고민해 보았다.

다음은 그 과정에서 검토했던 몇 가지 방법이다. 등록과 무효의 위험을 확률로 반영하고, 여러 특허의 기여도를 나누어 보고, 실제 사업화에 들어간 전체 자본을 고려하며,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까지 가치로 평가해 보려는 시도들이다.

4.1. 위험조정 순현재가치(rNPV)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특허의 등록 가능성, 무효 위험과 분쟁비용을 현금흐름에 함께 반영하는 방법이다.

rNPV = − Cproc + Σ [ Pgrant × {(1 − Pinval(t)) × CFmono(t) − Plit(t) × Clit(t)} ÷ (1+r)t ]

개념적으로는 특허가 실제로 등록되고, 유효하게 살아남으며, 독점적 현금흐름을 창출할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수식이 복잡해 보이지만, 그 논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먼저 “이 특허가 실제로 등록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를 고려한다. 등록되더라도 다시 “무효되지 않고 살아남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를 반영한다. 그렇게 살아남은 특허가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되는 독점적 현금흐름에서 “특허분쟁이 발생할 가능성 × 그때 예상되는 분쟁비용”을 차감한다. 마지막으로 먼 미래에 발생할 현금흐름일수록 현재가치를 낮게 평가하기 위해 할인율을 적용한다.

이 식이 표현하려는 사고과정

특허의 기대가치 = 등록될 가능성 × 유효하게 살아남을 가능성 × 특허가 만들어 낼 경제적 이익 − 예상되는 분쟁비용 − 특허권 확보비용

여기에 각 연도의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절차가 추가된다.

예를 들어 어떤 특허가 등록될 가능성이 80%이고, 등록 후 유효하게 살아남을 가능성이 75%이며, 어느 해에 특허로 인해 10억 원의 독점적 현금흐름을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자.

분쟁비용을 일단 제외하면 위험을 반영한 기대 현금흐름은 단순하게는 10억 원 × 0.8 × 0.75 = 6억 원이 된다. 여기에 예상 분쟁비용을 차감하고, 다시 할인율을 적용하여 현재가치로 환산한다.

일반적인 DCF(현금흐름할인법)가 주로 “앞으로 얼마를 벌 것인가”를 계산한다면, rNPV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돈을 실제로 벌 수 있는 법적·사업적 상태에 도달하고, 그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까지 생각하려는 시도다.

다만 수식이 정교하다고 해서 계산 결과까지 객관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특허 가치평가에서는 각 변수에 어떤 데이터를 넣느냐가 더 어려운 문제다.

4.2. 게임이론과 설명 가능한 AI

등록과 무효의 위험을 반영했다고 해도 또 하나의 문제가 남는다. 복합제품에서는 하나의 특허만으로 제품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여러 기술과 특허가 서로 결합하여 하나의 제품을 완성한다. 그렇다면 제품이 만들어 낸 가치 가운데 각각의 특허가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보아야 할까?

이 문제를 생각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협력적 게임이론(Cooperative Game Theory)의 샤플리 값(Shapley Value)이다.

협력적 게임이론은 여러 참여자가 함께 하나의 성과를 만들어 냈을 때, 그 성과를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어떻게 나누는 것이 합리적인지를 다룬다.

예를 들어 세 사람이 함께 사업을 해서 1억 원의 이익을 냈다고 하더라도, 항상 세 사람에게 3분의 1씩 나누는 것이 공정한 것은 아니다. A가 없으면 사업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B는 매출을 크게 높여 주며, C는 다른 사람으로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면 세 사람의 실질적인 기여도는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특허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제품에 10개의 특허가 적용되었다고 해서 제품이 만들어 낸 특허가치를 각 특허에 10분의 1씩 똑같이 나누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

어떤 특허는 제품의 핵심기능을 가능하게 하지만, 어떤 특허는 성능이나 편의성을 조금 개선하는 데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샤플리 값(Shapley Value)은 이러한 경우 각 특허가 전체 가치에 얼마만큼의 추가적인 가치(marginal contribution)를 보탰는가를 따져 그 기여도를 나누는 방법이다.

“이 특허가 추가되기 전과 추가된 후를 비교하면 제품의 가치가 얼마나 증가하는가?”

쉽게 말하면 이 질문을 반복하는 것이다. 다만 특허가 어떤 순서로 결합되는가에 따라 각 특허의 추가 기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샤플리 값은 가능한 여러 결합 순서를 고려하여 각 특허의 추가 기여도를 평균한다.

예를 들어 A, B, C라는 세 개의 특허가 하나의 제품에 적용되어 있다고 하자. A는 제품의 핵심기능을 가능하게 하고, B는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며, C는 사용편의성을 조금 개선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세 특허가 함께 만들어 낸 특허 관련 가치가 100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무조건 A 33, B 33, C 33으로 나누지는 않는다. A가 빠졌을 때 제품의 핵심기능 자체가 구현되지 않고, B가 빠졌을 때 제품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며, C가 빠져도 제품의 기본적인 작동에는 큰 영향이 없다면 A와 B에 더 큰 기여도가 배분될 수 있다.

샤플리 값의 핵심

“특허가 몇 개 있는가”가 아니라 “각 특허가 전체 가치의 형성에 실제로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따져 보자는 데 있다.

이러한 샤플리 값의 사고방식은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XAI)에도 활용된다.

AI가 어떤 결과를 제시했을 때 단순히 결과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입력정보가 그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어떤 제품의 시장 성공 가능성을 80%라고 판단했다면, 기술성능, 가격경쟁력, 브랜드 등 각각의 요소가 그 판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특허 분석에도 비슷한 접근을 적용할 수 있다. 개별 특허의 청구범위, 제품기능과의 관련성, 인용관계, 기술적 중요성, 다른 특허와의 연결성 등을 분석하여 각 특허가 전체 포트폴리오나 제품의 기술적 가치 형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이를 실제 특허 포트폴리오 분석에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은 단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1. 전체 특허가치의 상한을 정한다. 완제품의 매출이나 이익 전체를 특허가치라고 보지 않고, 그중 특허기술에 귀속시킬 수 있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정한다.
  2. 제품을 주요 모듈이나 기술군으로 나눈다. 예를 들어 착즙기라면 투입부, 절삭·압착부, 스크루, 필터, 구동부, 세척구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3. 각 특허가 어느 기능이나 기술에 기여하는지 살펴본다. 해당 특허가 없을 경우 제품의 기능이나 경쟁력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평가한다.
  4. 특허 사이의 상대적 기여도를 분석한다. 여러 특허가 함께 적용되었을 때 각각이 추가하는 가치를 비교하고, 샤플리 값과 같은 방법으로 전체 특허가치를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때 특허 인용관계, 청구범위, 기술적 연결성 등의 데이터를 보조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제품 전체가 만들어 낸 가치를 특정 특허 하나의 성과라고 할 수 없다면, 여러 특허가 함께 만들어 낸 가치 중 이 특허의 몫은 얼마인가?”

협력적 게임이론과 샤플리 값은 이 문제를 좀 더 체계적으로 생각하기 위한 도구다.

다만 여기에도 중요한 한계가 있다. 샤플리 값을 계산하려면 각 특허가 만들어 내는 추가적인 가치를 어느 정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특허를 제외했을 때 제품가치가 정확히 얼마 감소하는가”를 객관적인 숫자로 산정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특허 인용횟수나 AI 분석점수가 높다고 해서 그 자체가 곧바로 경제적 기여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샤플리 값이나 XAI를 이용한 결과는 개별 특허의 객관적인 시장가치 그 자체라기보다, 여러 특허 사이의 상대적 기여도를 구조적으로 비교하기 위한 보조적인 분석도구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여기서부터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계산이 정교해진다고 해서 특허의 객관적인 진실가치가 자동으로 계산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넣고 어떤 관계에 가중치를 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상당히 달라진다.

특히 서로 다른 특허권자가 각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현실에서는 하나의 제품을 하나의 협력게임처럼 놓고 기여도를 정확하게 나누는 것 자체가 상당히 강한 가정을 필요로 한다.

4.3. 총투입자본을 반영한 ROIC(Corrected Return on Invested Capital, 수정 투하자본수익률)

특허별 기여도를 어느 정도 나누었다고 하더라도, 수익률을 계산할 때 무엇을 ‘투자’로 볼 것인지라는 또 다른 문제가 남는다.

특허 자체의 출원비용이 아니라 실제 상용화에 투입된 전체 자본을 고려하면 평가의 모습은 또 달라진다.

ROICcorrected = ΔEBITpatent ÷ (CAPEXTotal + R&DTotal + IPTotal + SG&ATotal)

특허로 인해 늘어난 영업이익이 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실제로 투입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했는지를 보는 방식이다.

특히 ΔEBITpatent가 중요하다. EBIT(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는 통상 이자와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의 영업이익을 뜻하고, 앞의 Δ(Delta)는 전체 영업이익이 아니라 특허기술로 인해 추가된 부분만을 의미한다.

예컨대 제품 전체 영업이익이 100억 원이라고 해서 100억 원 전부를 해당 특허의 성과로 잡는 것이 아니다. 그 특허기술이 없었을 경우와 비교해 추가로 발생한 이익만 추정하겠다는 취지다.

수식을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수정 투하자본수익률 = 특허기술로 인한 추가 영업이익 ÷ (총 자본적 지출 + 총 연구개발비 + 총 지식재산 비용 + 총 판매·관리비)
다만 이 식은 회계·재무 분야의 표준 ROIC 공식 자체는 아니다.

표준적인 ROIC는 일반적으로 NOPAT(세후영업이익)를 투하자본(Invested Capital)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따라서 이 식은 “특허의 사업화에 투입된 비용을 폭넓게 반영하기 위한 수정된 ROIC 개념”이라고 정의해 사용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4.4. 특허를 실물옵션으로 보는 방법

지금까지의 방법은 대체로 현재 관찰할 수 있는 사업가치나 현금흐름을 어떻게 더 정교하게 계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당장 시장이 없거나 상용화 계획이 없다고 해서 어떤 특허의 가치가 반드시 0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면 지금 당장 제품화에 큰돈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시장이 성장했을 때 그 기술을 사업화하거나 라이선스할 수 있는 선택권을 확보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제품화에 50억 원이 필요한 기술이 있다고 하자. 현재 시장이 작다면 당장 50억 원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특허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지켜보다가 몇 년 뒤 시장이 커지면 투자를 실행하고,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사업에 들어가고, 좋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는 권리” 자체에도 가치가 있다.

이처럼 미래에 투자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금융의 옵션과 비슷하게 보는 것이 실물옵션(Real Option)이다.

따라서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특허도 단순히 현재 매출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가치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미래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돈을 벌지 못하지만 미래의 선택권을 가진 특허에도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실물옵션은 바로 이 가능성을 특허 가치평가에 반영하려는 방법이다.

이론적으로는 꽤 매력적이다.

다만 그 가치를 숫자로 계산하려면 미래 시장규모, 기술의 성공 가능성, 상용화 비용과 시장 변동성에 관한 가정이 필요하다.

결국 실물옵션 역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법은 아니다.

계산의 정밀도와 미래 예측의 정확성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5. 6단계 IP 의사결정 관문

이러한 생각을 실제 IP 관리 프로세스로 옮기면 다음과 같은 Stage-Gate 방식도 설계할 수 있다.

Gate 1. 출원할 것인가
예상 사업가치, 권리범위, 등록 가능성, 회피설계 가능성과 전략적 가치를 검토한다.
Gate 2. 어느 국가에 출원할 것인가
현재의 판매시장뿐 아니라 경쟁사의 제조거점, 장래 시장과 실제 권리집행 가능성까지 살핀다.
Gate 3. 어디까지 심사 대응할 것인가
등록 그 자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거절을 피하기 위해 청구범위를 지나치게 좁힌 결과 경쟁사가 쉽게 회피할 수 있다면 추가 비용을 들일 이유를 다시 검토한다.
Gate 4. 실제로 등록할 것인가
출원 당시와 등록결정 시점 사이에 제품과 사업전략, 경쟁환경이 달라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Gate 5. 계속 유지할 것인가
기술과 사업이 이미 사라진 특허를 무조건 존속기간 끝까지 유지할 필요는 없다. 다만 현재의 매출이나 정량평가만으로 미래 가치까지 단정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
Gate 6. 권리를 행사할 것인가
침해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소송으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상 배상액, 무효 위험, 소송비용, 사업관계, 라이선싱 가능성과 상대방의 반격수단을 함께 검토한다.
이러한 Gate를 두는 것 자체에는 의미가 있다. 문제는 Gate를 운영하기 위해 만든 평가표와 점수체계가 어느 순간 판단을 돕는 도구에서 판단 자체를 대신하는 규칙으로 변할 때다.

6. 그리고 다시 현실로

여기까지 오면 특허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체계는 상당히 정교해 보인다.

단순 현금흐름할인법(DCF)에서 출발해 등록과 무효 가능성을 반영한 rNPV로 가고, 복합제품에서는 기여분 안분과 Shapley Value를 검토하며, 총투입자본을 반영한 ROIC와 미래 가능성을 평가하는 Real Options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AI와 데이터 분석을 결합하면 조금 더 정교한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나도 오랫동안 이런 방법을 고민했다.

Cost Center라는 말을 듣는 IP 부서의 일을 숫자로 설명할 수 있다면,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경영진에게 조금 더 설득력 있게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랜 실무 경험 끝에 돌아보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평가모델이 정교해질수록 그 모델을 운영하기 위한 일이 늘어났다.

평가항목을 정하고, 자료를 모으고, 점수를 부여하고, 보고서를 만들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했다.

그 과정에서 정작 특허팀이 바라봐야 할 제품과 기술, 경쟁사와 시장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순간도 있었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미래가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당시의 평가표에서는 가치가 낮아 유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던 권리가 몇 년 뒤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가장 중요한 무기 후보로 다시 떠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의 의사결정이 비합리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 당시 확보할 수 있었던 정보와 기준에 따르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과를 알고 난 뒤 돌아보면 후회는 남는다.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다.

이 말이 점점 더 마음에 남는다.

그렇다고 현금흐름할인법(DCF)도 필요 없고, 재무모델도 필요 없으며, AI 분석도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도구들은 우리가 현재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가정하고 있으며, 무엇을 아직 모르는지를 더 명확하게 보여 준다.

문제는 모델이 판단을 돕는 도구라는 사실을 잊고 그 숫자를 미래 자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생긴다.

결국 나는 다시 아주 단순한 곳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비록 조직 안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제품 경쟁력과 매출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권리를 확보하는 일.

경쟁사가 쉽게 피해 갈 수 없는 특허를 만드는 일.

제품 사업을 통해 그 가치를 회수할 수 없는 시장에서는 특허를 라이선싱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수익화하는 일.

그리고 필요할 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조용히 준비해 두는 일이다.

특허를 몇 건 출원했는지, 평가점수가 얼마인지, ROI가 얼마로 계산되는지보다 결국 더 중요한 질문은 어쩌면 하나인지도 모른다.

“이 특허가 실제 제품과 사업에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

아마 이 질문에는 완벽한 공식이 없을 것이다.

기술을 이해해야 하고, 사업을 알아야 하고, 경쟁사를 보아야 하며, 법률과 시장을 함께 읽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결국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평생 지식재산 업무에 몸을 담아 왔지만, 대리인이었던 시절을 제외하면 아무리 좋은 결과를 만들어도 그리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으로 제품과 사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직 그런 일을 할 기회가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이 글에서 살펴본 DCF, rNPV, Shapley Value, 설명 가능한 AI, ROIC, Real Options와 Stage-Gate는 나름의 논리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이것들을 기업 IP 관리의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글은 오히려 IP 부서가 Cost Center라는 오래된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한 실무자가 얼마나 많은 방법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시험해 보았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현실적인 해답이라기보다 고민과 노력의 증거로 읽어 주었으면 한다.

참고문헌 및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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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11, 2026

AI 데이터 센터와 특허 전쟁의 서막 — Valtrus 소송이 보여주는 AI 인프라 시대의 IP 리스크

AI 산업의 성장은 데이터 센터 인프라에 전례 없는 규모의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뿐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까지 데이터 센터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전력·냉각·제어·운영 시스템에 대한 투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거대한 투자 흐름이 곧 새로운 특허 분쟁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통신과 LED 산업이 급성장하던 시기에 시장 확대와 함께 특허 소송이 집중되었던 것처럼, AI 데이터 센터 산업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센터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닙니다. 냉각 시스템, 전력 공급 장치, 센서 네트워크, DCIM, BMS, 제어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복합 기술 시스템입니다. 운영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하나의 시설이 수많은 제3자 특허와 접점을 갖게 됩니다.

핵심 관점
데이터 센터 특허 분쟁의 초점은 개별 장비에서 복합 운영 시스템으로, 장비 제조사에서 시설 운영사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허권자 입장에서도 개별 장비 공급업체보다 자본력이 크고 가동 중단 위험에 민감한 데이터 센터 운영사를 직접 겨냥하는 편이 더 큰 라이선스 압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 중인 발트러스(Valtrus Innovations Ltd.) 소송은 이러한 우려가 더 이상 가정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I. AI 인프라가 새로운 특허 전장이 되는 이유

AI 모델의 성능 경쟁은 이제 알고리즘만의 경쟁이 아닙니다. 고성능 연산을 안정적으로 지속하려면 막대한 전력과 냉각 능력, 정밀한 센서 제어, 장애에 대응할 수 있는 전력 이중화 구조가 필요합니다.

그 결과 데이터 센터에는 서버나 GPU뿐 아니라 칠러, 펌프, 팬, 센서, 전력 공급 장치, UPS, 스위치기어, DCIM과 BMS 등 수많은 기술이 결합됩니다. 하나의 대규모 데이터 센터가 그 자체로 거대한 기술 집합체가 되는 셈입니다.

특허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구조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다양한 공급업체의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하나의 시설에서 결합되면서, 완성된 운영 시스템이 제3자의 특허 청구항을 충족할 가능성도 함께 커지기 때문입니다.

II. 발트러스 소송 — 데이터 센터 운영사가 피고가 되기 시작하다

1. 사건의 개요

2025년 1월 세계 최대 데이터 센터 기업 에퀴닉스(Equinix)를 상대로 제기된 발트러스의 데이터 센터 냉각 기술 특허 소송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발트러스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냉각 장치나 솔루션 제조업체가 아니라 Equinix, CyrusOne, TierPoint, Prime Data Centers 등 데이터 센터 시설을 직접 소유·운영하는 기업을 피고로 삼아 약 7건의 특허 소송을 제기하며 라이선스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발전소의 제어 장치 제조업체가 아니라 발전소 운영사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데이터 센터 운영사가 제3자 장비를 구매해 설치했더라도, 그 장비의 구성이나 운용 방식이 특허 청구항에 해당하면 운영사 자체가 침해 주장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국 여러 지방법원에 분산되어 있던 발트러스의 데이터 센터 인프라 특허 소송은 2026년 8월 7일 미국 다자소송사법패널(JPML)의 이송 명령(Transfer Order)에 따라 텍사스 동부지방법원(TXED) 로드니 길스트랩(Rodney Gilstrap) 판사 앞으로 병합되었습니다.

현재 사건은 In Re: Valtrus Innovations Ltd., Case No. 2:26-md-03190 / MDL 3190으로 심리가 진행 중입니다.

2. 특허 포트폴리오의 출처와 권리 구조

발트러스가 소송에 투입한 제소 특허는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Hewlett Packard Enterprise, HPE)와 그 전신·계열사인 Hewlett-Packard Development Company, L.P.의 연구진이 개발해 출원·등록한 특허들입니다.

발트러스는 HPE가 구축한 데이터 센터 냉각, 센서 모니터링, 데이터 센터 구조, 전력 관리 기술 관련 특허 포트폴리오를 승계한 양수인(Assignee) 및 권리 승계인(Successor-in-interest)입니다.

공동 원고인 Key Patent Innovations Limited(KPI)는 아일랜드 더블린 소재의 특허 수익화 파트너로서, 발트러스가 보유·행사하는 특허 신탁(Trust)의 수혜자(Beneficiary) 지위에서 함께 소송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발트러스는 HPE의 인프라 특허 포트폴리오를 양수한 뒤 2024년부터 데이터 센터 운영사에 포트폴리오 안내 및 라이선스 협상 서한을 발송했고, 협상이 성사되지 않자 본격적인 침해 소송으로 전환했습니다. 이 흐름은 대규모 인프라 산업에서 특허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수익화 자산으로 전환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III. 무엇을 권리화했고, 무엇을 공격하는가

발트러스 소송을 이해하려면 제소 특허가 어떤 기술을 권리화하고 있는지와 실제 소송에서 어떤 설비와 제어 시스템이 문제 되고 있는지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주요 제소 특허 기술군

가. 지능형 센서·에이전트 제어 특허군 ('682, '683, '277 특허)

이 특허군의 출발점은 공조 장치를 상시 100% 가동하는 기존 데이터 센터의 최악 조건 기준 고정 냉각(Worst-case scenario constant cooling) 방식이 갖는 비효율입니다.

핵심은 실시간 센서 데이터를 다단계 에이전트(Rack/Row/CRAC 에이전트) 또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으로 처리하고, 가능한 경우 1차 자연 냉각(Free-cooling, 제1 에이전트)을 우선 사용한 뒤 온도 유지가 어려울 때 2차 기계식 콤프레서(제2 에이전트)로 자동 전환해 냉각 유체를 재배치(redistribute)하는 제어 구조입니다.

나. 차압 및 가변 유체 흐름 제어 특허군 ('284, '580, '179, '287 특허)

이 특허군은 데이터 센터 냉각 장치의 입구(inlet)와 출구(outlet) 사이 차압(pressure difference)을 센서로 측정하고, 가변속 드라이브(VFD/VSD)를 이용해 펌프 속도와 유량을 조절함으로써 설정된 차압(predetermined pressure difference)을 유지하는 기술을 다룹니다.

차압이나 온도가 설정 범위를 벗어날 경우에는 가변 리턴(returns) 흡입량과 가변속 팬(variable speed fan) 속도를 조절해 핫스팟 구역의 가열된 공기를 배출하고 냉·온풍의 불필요한 혼합을 줄이는 제어도 포함됩니다.

다. 전력 이중화 및 가동률 보장 특허군 ('967 특허)

이 특허군은 주 전력원에서 이상 상태(Anomalous condition)를 감지하면 경보 신호(Alert signal)를 발생시키고, 대기 모드(Standby mode)의 전원 공급 장치가 활성화 신호에 응답해 정상 출력(Normal output)으로 전환되는 동안에도 부하에 전력을 지속 공급하는 구조를 다룹니다.

핵심은 전원 이중화(Redundancy)를 통해 시스템 신뢰성과 가동 시간(up time)을 높이는 것입니다. 데이터 센터에서 전력 중단은 곧 서비스 중단과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구성은 운영상 중요도가 매우 높습니다.

2. 실제 침해 주장의 대상

가. 제어 기술

발트러스 소송에서 문제 되는 제어 기술은 크게 네 범주로 나뉩니다.

첫째, 에이전트 기반 계층적 온도 제어 기술(Agent-Based Control & Multi-Agent Hierarchy)입니다. 센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1차 에이전트인 자연 냉각을 우선 작동시키고, 설정 온도를 벗어나면 2차 에이전트인 기계식 콤프레서나 보조 칠러로 냉각 유체를 재배치하거나 전환하는 다단계 제어 구조입니다.

둘째, 차압 기반 가변 유체·공기 흐름 제어 기술(Differential Pressure & Variable Flow Control)입니다. 바닥 하부 플레넘(Underfloor Plenum)과 상부 공간 사이 또는 칠러 입·출구 배관 사이의 차압을 측정하고, 가변속 드라이브(VSD/VFD)와 펌프·팬 속도를 조정해 차압 및 공기 흡입량(Return intake)을 자동 제어합니다.

셋째, 동적 리턴 및 랙 모니터링 제어(Dynamic Return & Real-Time Thermal Management)입니다. 서버 랙 주변의 센서망과 DCIM 소프트웨어를 연동해 핫스팟(Hot spot) 부위의 개별 가변 리턴 통로와 팬 속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합니다.

넷째, 이중화 전력 자동 절체 제어(Redundant Power Supply Control)입니다. 주 전력 장애를 감지하면 경보 신호(Alert signal)를 발생시키고, 대기(Standby) 전원 장치가 정상 출력(Normal/Full load)으로 전환되는 동안에도 작동 전력을 지속 공급하는 기술입니다.

나. 시스템 및 인프라

침해 주장은 개별 부품 하나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핫아일 캡슐화(Hot-Aisle Containment), 바닥 하부 플레넘 및 천장 플레넘 리턴 통로(Ceiling Plenum Returns)와 같은 데이터 센터 냉각 인프라 전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공랭식 칠러(Air-Cooled Chillers), 직렬(Series) 배관 칠러 시스템, 프리쿨링 코일 및 DX 코일 결합 시스템 등 칠러·열교환 인프라도 대상입니다. 여기에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과 자산 관리, 냉각 제어를 통합하는 DCIM 및 빌딩 자동화 시스템(BMS), N+1 전력 redundancy 체계, 무정전 전원 장치(UPS), 백업 배터리, 스위치기어(Switchgear) 등 전력 이중화 설비까지 포함됩니다.

다. 구체적으로 지목된 제품과 솔루션

제조사
(Vendor)
제소 대상 제어 소프트웨어 / 시스템 제소 대상 하드웨어 및 냉각 유닛
Vertiv (Liebert) Liebert iCOM, Liebert iCOM-S 제어 시스템 Liebert CW, CWA, DS, DSE, PDX, PCW 냉각 유닛 시리즈
Trane Adaptive Controls 제어 로직 Trane RTAC 공랭식 칠러 (Series R Chillers Model RTAC)
York / Johnson Controls YVFA 가변속 드라이브 제어 로직 York YVFA 공랭식 프리쿨링 칠러
Carrier / Automated Logic / Nlyte Automated Logic WebCTRL 빌딩 자동화 시스템, Nlyte DCIM 소프트웨어 Carrier 냉각 유닛 및 플레넘 차압 제어 구조
이 표에서 주목할 점
소송의 초점은 특정 제조사의 단일 장비에만 놓여 있지 않습니다. 여러 공급업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되어 실제 데이터 센터에서 구현되는 운영 시스템 전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IV. 이번 소송이 데이터 센터 산업에 던지는 다섯 가지 시사점

1. 특허 분쟁의 전장이 알고리즘에서 물리적 인프라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AI 분야의 지식재산(IP) 분쟁은 그동안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나 모델 소스 코드에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 센터에 막대한 자본적 지출(CapEx)이 투입되면서 전력 공급, 자연 냉각, 차압 제어, 센서 기반 제어와 같은 물리적 인프라 기술도 특허 분쟁의 핵심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전력과 냉각은 데이터 센터 운영의 병목이면서 동시에 대규모 비용이 투입되는 영역입니다. 이런 기술은 특허관리전문회사(NPE)나 특허 수익화 주체에게 매력적인 집행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장비 공급업체가 아니라 운영사가 직접 피고가 될 수 있습니다

발트러스는 Trane, Vertiv, Carrier 등 냉각 장비를 제조한 공급업체만을 상대하지 않고 Equinix, CyrusOne, TierPoint, Lumen 등 데이터 센터 운영 기업을 직접 피고로 지목했습니다.

운영사가 검증된 제3자 장비를 구매해 사용했다는 사정만으로 특허 분쟁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장비가 데이터 센터에 설치된 뒤 특정 방식으로 구성·운용되면서 특허 청구항의 구성요소를 충족한다면 운영사도 직접 침해 주장과 라이선스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구축 속도보다 먼저 IP 거버넌스를 설계해야 합니다

AI 주도권 경쟁 속에서 데이터 센터 건설 속도가 우선되면 사전 특허 검증(Patent Clearance), 제3자 면책(Indemnification) 조항, 공동개발 기술의 소유권(Ownership) 같은 지식재산 거버넌스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구축 단계에서 이러한 문제를 놓치면 프로젝트가 완공되고 상업적 가치가 커진 3~5년 뒤에는 설비 변경이나 회피설계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결국 특허 리스크는 구축 전 검토 비용보다 훨씬 큰 소송비용, 라이선스 비용, 운영 중단 위험으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4. 기술 공개 자체가 침해 입증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Equinix 소송의 청구항 대조표(Claim Chart)를 보면 원고는 피고가 공식 블로그, 보도자료, 사양서 등에 공개한 N+1 전력 구조, 센서 배열, 칠러 운용 방식 등을 침해 주장에 활용했습니다.

투자자 유치나 마케팅을 위해 상세한 기술 사양을 공개하는 것은 사업상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개 자료가 경쟁사나 특허권자에게 시스템 구성과 운용 방식을 설명하는 자료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대외 공개 전에는 영업·홍보 관점뿐 아니라 IP 분쟁 관점의 검토 절차가 필요합니다.

5. 공급계약의 면책 조항과 공동개발 소유권은 사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데이터 센터 인프라에는 다수의 장비 제조업체와 소프트웨어 공급업체가 참여합니다. 따라서 공급계약 단계에서 제3자 특허 침해가 발생할 경우 누가 방어 의무를 부담하고, 소송비용과 손해배상 또는 라이선스 비용을 누가 책임질지 면책(Indemnification) 조항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트너사나 공급업체와 공동개발(Joint Development)을 진행한다면 소유권 구조도 사업 착수 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발명, 개량기술, 데이터, 소프트웨어, 특허출원권의 귀속을 뒤늦게 협의하면 분쟁이 발생했을 때 협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습니다.

V. 맺음말 — 데이터 센터는 이제 특허 전략의 대상입니다

국내에서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데이터 센터 설립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본격화된 발트러스 소송은 향후 데이터 센터 산업에서 반복될 수 있는 특허 분쟁의 한 유형을 미리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냉각 장치 몇 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데이터 센터라는 대규모 복합 시스템 전체가 특허 집행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장비 제조사가 아닌 운영사가 직접 피고가 될 수 있으며, 공개된 기술 자료와 공급계약 구조까지 소송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터 센터를 기획·설계·구축하는 단계부터 특허 클리어런스, 핵심 기술의 권리화, 공급업체 면책, 공동개발 소유권, 대외 기술 공개 기준을 하나의 IP 거버넌스 체계로 묶어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커질수록 특허 문제는 사후 법무의 영역이 아니라 사업 설계 단계에서 다뤄야 할 경영 리스크가 됩니다.

Sunday, April 12, 2026

LLM으로 완벽한 특허청구범위 해석하기(3): Claim Chart 작성 지침 주입

LLM으로 완벽한 특허청구범위 해석하기 (3)
Practical Framework Part 3

LLM으로 완벽한 특허청구범위 해석하기 (3)

실무의 정수를 담은 Claim Chart 작성 지침 주입

다음 단계는 최종 결과물의 형식을 정립하기 위한 리서치 단계입니다.

저는 특허청구범위 해석 결과를 단순한 서술형 보고서로 정리하기보다는, 청구범위 해석용 Claim Chart 형태로 구조화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는 단순히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후 침해 분석, 무효 검토, 의견서 작성 등 모든 후속 작업에서 일관된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적 도구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1. 왜 Claim Chart 작성 기준을 먼저 정립해야 하는가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Claim Chart는 단순한 “결과 정리 형식”이 아니라, 해석 자체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프레임워크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Claim Chart 작성을 위한 청구항 분해 방법, 구성요소 추출 기준, 실제 작성 방식이 교과서나 판례에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즉, 이 영역은 대부분 👉 실무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방법론입니다.

저 역시 다양한 사건을 경험하면서, 청구범위 해석에 적합한 Claim Chart를 만들기 위한 청구항 분해 기준, 구성요소 추출 방식, 표 구성 방법을 점진적으로 정립해 왔습니다.

2. LLM에게 “작성 방식”을 먼저 학습시킨다

이 단계에서 제가 하는 작업은 단순합니다. 제가 실무에서 사용하는 기준을 👉 신입사원에게 교육하듯 정리하여 NotebookLM의 소스로 등록합니다.

매우 중요한 포인트

이 작업은 단순히 “참고자료를 넣는 것”이 아닙니다. LLM이 이후 모든 해석 작업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사고하도록 해석 프레임과 출력 형식을 사전에 학습시키는 과정입니다.

  • 입력자료를 넣기 전에 “어떻게 분석하고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를 먼저 주입하는 단계입니다.
  • 이 단계를 생략하면 LLM은 매번 다른 기준으로 분석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일관성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3. Claim Chart 작성 지침 (Draft)

아래는 제가 정리하여 검토를 요청한 Claim Chart 작성 실무 지침의 초안입니다.

DRAFT INSTRUCTION
**1. 청구범위 해석용 Claim Chart를 위한 청구항 분해 및 추출 방법** 청구항은 무효 및 침해 판단의 기초가 되는 최소 단위로 분해해야 합니다. 청구항 기재 내용을 문맥에 따라 분리하되, 발명의 특징적 구성이 잘 드러나도록 서브 구성으로 나누며, 구체적인 분해 및 추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조(Structure) 및 기능(Function) 기반 분해:** 구성요소의 물리적 형상과 결합 관계를 나타내는 **구조**, 그리고 해당 구성이 수행하는 작용 및 역할을 의미하는 **기능**으로 분해합니다. * **유기적 결합(Relationship) 파악:** 단순히 구성요소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다른 구성요소와의 연결 방식 및 ‘기술적 과제 해결’에 기여하는 결합 관계를 도출합니다. * **해석 대상 용어 및 한정사항 추출:** 분리된 서브 구성 중에서 특별히 **청구범위 해석이 필요하거나 발명의 특징과 직결된 용어**를 핵심 해석 대상으로 추출합니다. 특히 기능적 표현(예: ~하는 수단)이 포함되어 실시예로의 제한 해석이 필요한지 검토해야 하는 용어나, 종속항에 의해 차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용어들이 주요 추출 대상이 됩니다. **2. 가장 바람직한 구체적인 Claim Chart 작성 방법론** 청구범위 해석 결과를 논리적이고 명확하게 시각화하기 위한 가장 실무적이고 바람직한 출력 형식은 **‘클레임 차트(Claim Chart)’**를 표 형태로 작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의 **6가지 항목(컬럼)**으로 구성된 표 형식을 출력 포맷으로 제안합니다. | 번호 | 청구항 기재사항 | 청구항 구성요소 (해석대상) | 명세서/도면 근거 | 해석 결과 및 법리적 판단 (PHOSITA 관점) | 비고 (출원경과/제한해석) | | :-- | :--- | :--- | :--- | :--- | :--- | | 1 | 기재내용의 분해 | (예: 스크류) | [단락 번호], [도면 번호] | (예: 나선형 구조의 저속 압착체) | (예: 의견서 제출에 따른 수직형 한정) | **[컬럼별 작성 가이드 및 항목 설명]** * **청구항 기재사항:** 발명의 특징적 구성이 잘 드러나도록 분해한 최소 단위의 청구항 문언을 원문 그대로 기재합니다. * **청구항 구성요소 (해석대상):** 분해된 문언 중에서 특별히 해석이 필요하거나 기능적 표현(~수단)으로 기재된 핵심 타겟 용어나 한정사항을 추출합니다. * **명세서/도면 근거 (내적 증거 매핑):** 해당 용어의 의미를 정의하거나 뒷받침하는 발명의 상세한 설명의 구체적인 [단락 번호]와 [도면 번호]를 찾아 근거로 연결합니다. * **해석 결과 및 법리적 판단:** 통상의 기술자 관점에서 내적 증거를 우선 적용하여, 객관적이고 실질적으로 확정된 구성요소의 기술적 의미를 명확히 기술합니다. * **비고 (출원경과 및 제한해석 검토):** 출원 과정 중 의견서/보정서 제출 등에 따른 의식적 제외(금반언) 내역이나, 명세서상 명백한 권리범위 포기(Disavowal)로 인해 실시예로의 제한 해석이 적용되어야 하는 사유 등 법리적 특이사항을 기록합니다.

이러한 클레임 차트 형식은 추후 침해소송이나 무효심판에서 대상 제품(또는 선행기술)의 구성요소와의 일대일 문언 대비(Mapping)를 직관적으로 가능하게 해주며, 부당한 한정이나 확장 해석의 오류를 방지하는 가장 완벽한 실무 분석 도구가 됩니다.

4. 지침 검증 → 보완 → 재설계 과정

위 지침을 단순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검증을 진행했습니다.

“이 지침이 실제 법리와 판례 기준에서 충분히 타당한가?”

이를 위해 대화창에서 보완점을 반영하여 가장 바람직한 구체적인 Claim Chart 양식과 가이드를 다시 제시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5. 보완된 Claim Chart 작성지침 (최종본)

그 결과는 다음과 같으며, 이 역시 메모로 저장한 후 다시 소스로 변환하여 지식 베이스에 통합했습니다. 좋은 결과를 “일회성 답변”으로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재사용 가능한 지식으로 전환하는 이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FINAL FRAMEWORK
**1. 청구범위 해석용 Claim Chart를 위한 청구항 분해 및 추출 방법 (특수 쟁점 반영)** 침해 및 무효 판단의 핵심인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AER)’을 적용하기 위해 청구항을 분해할 때는, 단순한 문언의 나열을 넘어 **특수 청구항(기능식, PbP, 수치한정)의 법리적 특성을 반영한 입체적 추출**이 필수적입니다. * **구조(Structure), 기능(Function) 및 유기적 결합관계 파악:** 발명을 구성하는 물리적 구조와 그 구조가 수행하는 기능으로 분해하되, 각 구성요소가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 과제 해결을 위해 다른 구성요소들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관계를 명확히 도출해야 합니다. * **기능식 청구항의 제한해석 타겟 추출:** ‘~하는 수단’, ‘~단계’ 등 추상적·기능적으로 표현된 구성요소는 권리범위가 부당하게 넓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발명의 설명에 기재된 실시예로 제한 해석되어야 할 명백히 불합리한 사정이 없는지 집중 검토할 대상으로 추출합니다. * **PbP(제법한정물건) 청구항의 ‘구조/성질’ 추출:** 청구항에 제조방법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발명의 대상은 ‘물건’이므로, 분해 시 제조방법 공정 자체를 독립된 구성요소로 단순 추출해서는 안 됩니다. 해당 제조방법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특정되는 ‘물건의 구조나 성질’이 무엇인지를 실질적인 기술적 구성으로 추출해야 합니다. * **수치한정/파라미터 발명의 ‘임계적 의의’ 추출:** 특정한 수치 범위나 새롭게 창출된 파라미터가 포함된 경우, 명세서의 기재만으로 수치범위 전체에 걸쳐 과도한 실험 없이 실시가 가능한지(뒷받침 요건), 그리고 공지기술과 구별되는 현저한 효과(임계적 의의)가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핵심 해석 대상으로 분리합니다. **2. 가장 바람직한 구체적인 Claim Chart 양식 (최상위 실무 템플릿)** 기존 6개 컬럼 구조를 업그레이드하여, **문언 비침해 시의 균등론(DOE) 방어/공격 논리와 특수 청구항 분석 지침을 완벽히 매핑할 수 있는 7컬럼 체계**를 제안합니다. | 번호 | 청구항 분해 문언 (유기적 결합 포함) | 핵심 해석대상 (특수쟁점: 기능/PbP/수치) | 명세서/도면 근거 (내적 증거 매핑) | 객관적 기술의의 및 문언해석 결과 (PHOSITA 관점) | 균등론(DOE) 대비: 과제 해결 원리 식별 | 방어논리: 출원경과 금반언 및 제한해석 사유 | | :-- | :--- | :--- | :--- | :--- | :--- | :--- | | 1 | (예: 여과된 물을 전기분해하여 세정수를 공급하는 세정수단) | 세정수단 (기능식 청구항) | [단락 0045], [도면 3] | (예: 전극을 통해 살균물질 없이 물리적으로 세척하는 내부 모듈) | (예: 화학물질 배제를 통한 친환경 세정 효율 극대화 원리) | (예: 의견서 제출 시 ‘화학약품 첨가 방식’ 의식적 제외) | | 2 | (예: 직타법으로 제조된 정제) | 직타법으로 제조된 (PbP 청구항) | [단락 0022] | (예: 직타법 공정으로 인해 입자간 공극률이 15%로 형성된 다공성 정제 구조) | (예: 공극률 조절을 통한 붕해 속도 조절 원리) | (예: 습식과립법으로 제조된 정제와 구조/성질이 상이함) | | 3 | (예: TTL ≤ 6.5mm 인 렌즈 조립체) | TTL ≤ 6.5mm (수치한정) | [단락 0110], [실험예 2] | (예: 총트랙길이가 6.5mm 이하로 초소형화된 렌즈 물리적 한계치) | (예: 굴절률 재배치를 통한 초단초점 구현 원리) | (예: 6.5mm 이하 전체 범위에 대한 명세서 실시가능성 기재 불비 타겟) | **3. [컬럼별 작성 가이드 및 항목 설명]** * **청구항 분해 문언:** 발명의 권리범위를 정하는 최소 단위로 분해된 청구항의 문언을 원문 그대로 기재하되, 단순 나열에 그치지 않고 구성요소 간의 물리적·기능적 결합관계가 잘 드러나도록 서술합니다. * **핵심 해석대상 (특수쟁점 표기):** 분해된 문언 중에서 기능식 표현(~수단), 제법한정(PbP) 기재, 또는 수치한정/파라미터 등 쟁점이 되는 핵심 단어를 추출하고 그 유형을 괄호 안에 병기하여 분석의 초점을 맞춥니다. * **명세서/도면 근거 (내적 증거 매핑):** 사전 편찬자 원칙에 따라 용어가 정의된 부분, 기능식 청구항을 뒷받침하는 실시예, PbP 청구항의 제조방법이 유발하는 구체적 물성 변화, 수치한정의 기술적 임계치를 증명하는 명세서의 구체적인 [단락 번호]와 [도면 번호]를 매핑합니다. * **객관적 기술의의 및 문언해석 결과 (PHOSITA 관점):** 해당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HOSITA) 관점에서 명세서 참작 원칙을 적용하여 객관적·합리적으로 도출된 구성요소의 실질적 의미를 기술합니다. PbP 청구항의 경우 제조방법 자체의 나열이 아니라, 그로 인해 특정되는 구조나 성질을 명확히 번역하여 기재해야 합니다. * **균등론(DOE) 대비: 과제 해결 원리 식별 (신설):** 문언적 일대일 대비 시 침해제품과 차이점이 발견될 경우 균등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한 항목입니다. 명세서에 기재된 내용과 출원 당시의 공지기술을 참작하여, 해당 구성이 속한 ‘특허발명에 특유한 해결수단이 기초하고 있는 기술사상의 핵심(과제 해결 원리)’이 무엇인지 사전에 명시해 둡니다. * **방어논리: 출원경과 금반언 및 제한해석 사유 (신설/보완):** 원출원 및 분할출원 심사 과정 전체에서 제출된 의견서나 보정서를 통해 특정 구성을 ‘의식적으로 제외(금반언)’한 이력을 기록합니다. 또한, 기능식 청구항이 명세서에 비추어 명백히 불합리하여 특정 실시예로 제한 해석되어야 하는 사유나, 수치한정 발명이 수치 전체 범위에 걸쳐 과도한 실험 없이 실시할 수 없어 명세서 기재요건(실시가능성 등) 위반 무효 사유가 있는지도 이곳에 함께 검토하여 기록합니다.

6. 이 단계의 핵심 의미

이 단계에서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인사이트는 다음입니다.

“Claim Chart는 단순한 ‘정리 도구’가 아니라 해석의 정확도를 통제하는 구조적 장치이다.”

그리고 LLM을 활용할 때는 결과를 잘 얻는 것이 아니라, 결과가 항상 같은 기준으로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7. 실무 적용 포인트

이 과정을 그대로 실무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1. 먼저 “작성 형식”(표의 구조)을 확립한다.
  2. 그 다음 “해석 기준”(법리 및 작성 지침)을 주입한다.
  3. 그 다음 “대상 자료”(명세서 및 증거)를 입력한다.
  4. 마지막으로 “해석 및 차트 작성”을 실행한다.

대부분은 이 순서를 거꾸로 합니다. 바로 해석부터 시키기 때문에 결과가 흔들리고 일관성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이 단계는 단순히 Claim Chart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LLM이 어떻게 사고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단계입니다. 이 작업이 제대로 되어 있으면 이후 분석 작업은 훨씬 안정적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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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M으로 완벽한 특허청구범위 해석하기(2): 청구범위 해석 프레임워크 보완 및 지식 확장 프로세스

LLM으로 완벽한 특허청구범위 해석하기 (2)

LLM으로 완성하는 특허청구범위 해석의 정석: 프레임워크 보완과 지식 확장

실무 경험칙과 AI의 결합, 단순한 분석을 넘어 전문가형 지식 자산으로 진화하는 법

이전 글에 이어, 이번에는 청구범위 해석(Claim Construction) 프레임워크를 보완하고 지식 체계를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저는 별도로 정리해 두었던 실무적 경험칙을 추가로 제공하고, 이를 기존 판례 분석 결과와 비교·검증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제가 검토를 요청한 프레임워크는 “한국 법원의 특허청구항 해석 5단계 프레임워크”이었습니다.

System Directive
‘청구범위 중심주의(문언해석)’를 대원칙으로 삼되, ‘발명의 상세한 설명 및 도면을 보충적으로 참작’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기술적 의의를 확정하는 5단계 해석 구조입니다. 한국 법원의 특허청구항 해석 5단계 프레임워크 1) 1단계 (문언해석 원칙): 청구항에 기재된 용어 자체를 당해 기술 분야의 통상적인 의미로 파악하여 권리범위를 1차적으로 획정합니다. 2) 2단계 (상세한 설명 및 도면 참작): 통상의 기술자(PHOSITA)의 관점에서 명세서 전체의 맥락을 참작하며, 출원인이 명세서에 명시적으로 정의한 용어(사전 편찬자 원칙)가 있는 경우 이를 우선 적용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용어의 의미를 발명의 상세한 설명을 통해 해석하여 발명이 의도한 기능과 작용이 구현되도록 그 기술적 의미를 확정합니다. 대법원은 명세서 참작 시 단순히 문맥을 보는 것을 넘어, 그 문언에 의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기술적 의의(과제 해결 원리와 작용 효과)’를 객관적·합리적으로 고찰할 것을 엄격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3) 3단계 (제한/확장해석 금지): 명세서를 참작하더라도 특정 실시예를 근거로 청구범위를 부당하게 축소하거나, 명세서 밖으로 무리하게 확장하는 것을 방지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청구항에 기재되지 않은 한정사항이나 특징을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 기재된 실시예의 한정사항이나 특징으로 임의로 도입하지 않습니다. 한국 특허 소송 실무에서 가장 경계하는 오류가 바로 ‘명세서를 참작하여 의미를 해석하는 것(interpret in light of specification)’과 ‘명세서의 한정 요소를 청구항으로 끌어들여 제한 해석하는 것(importing limitations)’의 혼동입니다. 발명의 설명에 의한 부당한 제한 해석을 엄격히 차단하는 것은 대법원의 확고한 태도(예: 크림 사건, 디스플레이 구조 사건 등)입니다. 4) 4단계 (출원경과 참작 및 금반언): 출원 과정에서 특정 구성을 의식적으로 제외하거나 한정한 경우, 이후 이를 번복하여 확장 해석하는 것을 제한합니다. 5) 5단계 (AER 및 균등론 적용): 침해 판단 시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AER)을 적용하되, 우회 설계를 포섭하기 위해 균등론(DOE)을 보완적으로 적용합니다.

그 결과, 판례와의 정합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얻을 수 있었으며, 동시에 일부 보완이 필요한 지점에 대한 개선안도 함께 제시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단계의 목적은 단순히 정보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구축된 프레임워크가 실무적으로 충분한 근거를 갖추고 있는지 검증하고, 부족한 부분을 체계적으로 보완하는 것입니다.

1. 지식 확장 방식: “결과를 다시 소스로 만든다”

이번 작업에서 핵심적으로 사용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화 과정에서 도출된 유의미한 분석 결과를 NotebookLM의 Studio 메모에 저장
  • 이를 다시 Source로 변환하여 기존 지식 베이스에 재주입

즉, 단순히 답변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유효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축적·정제하여 지식 자산으로 전환하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LLM은 점점 더 사건 특화된 전문가형 모델에 가까워집니다.

2. 프레임워크 검증 결과: 구조는 우수, 기초 법리 보강 필요

23개의 소스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기존에 구성한 5단계 청구범위 해석 프레임워크는 실무적으로 매우 완성도 높은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NotebookLM은 중요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였습니다.

현재 소스가 PBP 청구항, 수치한정발명, 일본 균등론 제5요건 등 특수 쟁점에 과도하게 편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프레임워크의 “뼈대”는 탄탄하지만, 이를 지탱하는 한국 법리 중심의 일반 판례 기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입니다.

3. 단계별 보완 필요 사항 요약

(1) 1~2단계: 사전 편찬자 원칙 (Lexicographer Rule)

  • 현재 상태: 명세서 정의에 따른 해석 원칙은 일부 포함되었으나, “사전 편찬자 원칙” 자체에 대한 명시적 논의가 부족함.
  • 보완 필요 사항: 해당 원칙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 일반적 의미를 배제할 수 있는 수준의 “명시성” 기준.
  • 추가 조사 방향: 대법원 판례, 용어 정의의 명확성 기준을 분석한 학술자료.

(2) 3단계: 기능식 청구항 해석

  • 현재 상태: 제한 해석 가능성은 일부 반영되었으나 적용 기준이 불명확함.
  • 핵심 문제: 언제 원칙(문언적 해석)을 유지하고 언제 예외(제한 해석)를 인정하는지 구분이 어려움.
  • 추가 조사 방향: 제한 해석 인정 사례 vs 거부 사례 비교, 구체적 사실관계 중심 판례.

(3) 4단계: 출원경과 및 금반언

  • 현재 상태: 일부 최신 쟁점은 잘 반영되었으나 “일반 금반언 법리”가 부족함.
  • 핵심 문제: 일본 사례에 비해 한국 판례 기반이 부족함.
  • 추가 조사 방향: 의식적 제외(금반언) 리딩 케이스, 심사 대응 과정 전반을 다룬 판례, 공중 봉헌(Dedication) 법리의 국내 적용 여부.

(4) 5단계: AER 및 균등론

  • 현재 상태: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AER) 설명이 매우 제한적이며, 균등론 판단 기준도 요약 수준임.
  • 핵심 문제: 실무 적용 가능한 판단 기준 부족.
  • 추가 조사 방향: 생략 침해, 간접 침해 관련 판례, 과제 해결 원리 동일성 판단 기준, 선행기술 고려 방식.

4. 중요한 인사이트: “특수 쟁점 데이터는 오히려 강점이다”

흥미로운 점은, 부족한 부분과는 별개로 현재 소스의 상당 부분이 PBP 청구항, 수치한정발명, 일본 및 한국 균등론 심층 사례와 같은 고난도 쟁점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강점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실무 프레임워크는 일반 원칙까지만 다루고, 특수 쟁점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5. 프레임워크 확장 제안

이러한 점을 반영하면, 기존 5단계 구조는 다음과 같이 확장될 수 있습니다.

“6단계: 특수 청구항(PBP, 수치한정발명)의 해석 및 균등론 적용 한계”

이 단계를 추가하면 프레임워크는 단순한 이론 정리를 넘어 고난도 사건까지 대응 가능한 실무형 구조로 발전합니다.

6. 제안된 소스의 보충 및 마무리

앞에서 도출된 보완 사항은 그대로 복사하여 NotebookLM의 소스 창에 다시 입력한 뒤, 딥리서치 기능을 활성화하여 부족한 판례와 법리 자료를 추가로 확보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기존 프레임워크의 취약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지식 베이스를 보다 균형 있게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단계의 핵심 의미

  1. 프레임워크의 구조적 완성도 검증
  2. 법리 기반의 취약 지점 식별
  3. 지식 편향(특수 쟁점 vs 일반 법리) 확인
  4. 반복 가능한 지식 확장 프로세스 구축

청구범위 해석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많은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프레임워크가 그 자료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입니다. 좋은 결과는 모델 자체에서 나오기보다, 대부분 지식 구조와 보완 프로세스의 설계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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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9, 2016

특허……우리가 하루속히 벗어나야 할 6가지 생각

오랜만에 아무런 약속이 없는 주말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 미루어 왔던 자료를 정리하고 끄적거렸던 메모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돌이켜보면 사회 초년 7 년간의 엔지니어 경력을 딛고 변리사 일을 시작한지 벌써 13여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기업체에서, 특허법인, 법무법인에서, 크고 작은 수많은 특허 소송과 거래(라이센싱 포함)를 수행하면서 적지 않은 고객과 거래 상대방을 만났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요즘은 특허출원 가공 및 포트폴리오 Rebuilding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특허심판과 소송, 컨설팅도 하고 있고요.

오늘은 고객미팅이나 거래상대방과의 협상, 다툼에서 자주 만나는 특허에 대해 오해를 정리하고 바로 잡아보려고 합니다.

1.   특허는 자신의 발명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 ?

특허가 자신(혹은 기업)에서 개발한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는 고객이 참으로 많습니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기업의 특허출원이나 특허거래 전략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특허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권리라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저는 특허를 미사일에 비유하곤 합니다. 특허 미사일을 획득하면 다른 사람이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영토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 영토 위에 기술개발이라는 나무를 심고 비지니스 협력자도 들어오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허를 매입한다는 것은 독점적으로 사업할 권리를 사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사업할 권리를 사는 것입니다. 


2.   특허 라이센싱은 기술 라이센싱과 다르지 않다 ?

종종 핵심원천특허에 대한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하고는 그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하였다고 선전하는 기업 공시자료를 종종 보게 됩니다. 심지어는 기업 연구소장이 그렇게 발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특허 라이센싱 받는다는 것은 그 특허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의미할 뿐 그 기술을 확보하였다는 것이 아닙니다. 

반면 기술에 대해 라이센싱 받았다는 것은 그 기술의 이전이 수반되어 그 기술을 확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술 라이센싱 계약에는 반드시 기술정보 이전과 교육, 또는 컨설팅에 관하여 구체적인 조항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특허는 기술이 아닙니다. 그러나 특허로 보호되지 않는 상태로 기술이전하면 수익화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특허는 확률적인 권리입니다. 한번 연구성과의 수익화 가능성을 계산해봅시다.

먼저 등록가능성을 60%, 무효가능성을 60%, 상용화가능성을 30%, 회피가능성을 50%, 침해성립가능성을 50%라고 합시다. 그럼 연구성과 수익화 가능성은 1.8% 가 됩니다( = 60%*(1-60%)*30%*(1-50%)*50%). 만약 특허등록을 받았다면 특허로 보호된 연구성과가능성의 수익화 가능성은 3.0%가 됩니다 ( = (1-60%)*30%*(1-50%)*50%). 국내 벤처/스타트 업 성공가능성이 1%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성공확율이 3배가 넘는 게임인 것이죠.

그럼 연구성과를 기초로 상용제품을 타겟으로 정교하게 작업하여 등록된 특허의 수익화가능성은 어떨까요? 국내는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아직 특허권자의 승소가능성이 높지 않으므로 (통계에 따르면 18% 수준), 미국특허소송을 기준으로 계산하겠습니다. Pwc 통계에 따르면 미국 특허소송 승소율은 67% ~ 77%입니다. 회피가능성을 50% (얼마나 시장지배기술인지 핵심기술인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로 가정하면, 수익화 가능성은 무려 33.5% ~38.5% (= (67~77)%*(1-50%))에 이르게 됩니다. 미국의 벤처성공가능성이 20%에 육박한다고 하는데, 이보다 훨씬 성공가능성이 높은 셈이 됩니다.

참고로 미국특허거래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될 수록 특허가치액은 커지며, 적어도 시장에서 라이센싱이나 소송으로 입증된 적이 있거나 확실성이 담보되는 사건이나 단서가 있어야 특허가치액이 특허 1건당 5십만달러이상이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표준특허가 각광을 받는 이유가 바로 그 불확실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미국은 주로 특허가치액을 소송에서의 손해배상예상액으로 계산하거나 대체비용감소액으로 자주 계산합니다.

3.   특허등록 받았다는 것은 국가로부터 그 기술의 혁신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

많은 사람들은 등록된 특허는 국가가 그 혁신성을 인증한 것이므로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등록가능성만이 특허출원의 의사결정기준이 되기도 하고 등록만 받을 수 있다면 특허청구범위를 축소하는 보정을 서슴지 않기도 합니다. 실무적인 이러한 왜곡은 은행, 정부, 기업 등에서 등록 특허 “건수”를 각종 혜택의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특허청 심사관이 출원발명 심사시에 법정 신규성과 진보성이 있는지 만을 검증할 뿐 기술의 혁신성을 검증하지 않습니다. 기술의 혁신성이 검증된 다는 오해가 생기는 것은 아마 발명의 본질을 오해하고 또 등록요건으로 신규성과 진보성을 요구한다는 적극적인 표현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발명은 본질적으로 알려진 기술 들의 결합입니다. 즉 결합의 곤란성 정도에 따라 특허발명으로의 인정여부가 결정됩니다. 세상에 없는 기술이 아닙니다. 심사관은 신이 아닙니다. 심사관은 이러한 발명을 이미 기재된 공개된 문헌이나 자료에서 찾지 못하면 신규성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또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 (그 발명을 이해하여 자신의 지식으로 가질 수 있는 수준의 자를 말하며 해당 기술의 박사나 전문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입장에서 발명, 즉 공지의 기술을 결합된 발명이 공개된 문헌 등에 기재된 공지기술 들을 이용하여 쉽게 결합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였다면 진보성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즉 소극적인 방식으로 심사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신규성이 있는지 진보성이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찾으라고 한다면 이를 심사할 피조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설사 시도해본다고 하더라도 심사관에 따라 그 심사결과가 지나치게 달라질 것입니다. 

특허는 확률적인 권리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합니다. 이 세상에 그 결과나 가치를 100% 보장하는 특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명제는 특허를 출원할 때도, 심사 대응할 때도, 권리를 행사할 때나 방어할 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때문에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대리인의 필수적인 덕목이 되는 이유입니다.

4.   특허를 많이 가질수록 기업의 자산가치가 높아진다 ?

과거 아니 지금까지도 특허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보호하는 권리로 기업의 가장 필수적인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경쟁사와 비교하여 경쟁적으로 특허 출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등록가능성만 있다면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 받은 특허가 많다면 기업의 사업자유도가 보장된다고 안심하곤 합니다.

실무적으로 등록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추어 해당 기술이 잘 포섭하지 못하는 좁은 청구범위로 혹은 무효가능성이 높은 수준의 넓은 청구범위로 마구 출원하기도 하며, 특허망을 형성하거나 특허청구범위를 확장한다는 취지로 (저는 움직이는 타겟을 맞춰 가기 위한 특허미사일의 좌표 수정 이라고도 말합니다) 마구잡이로 국내우선권 주장 출원 또는 분할출원, 미국의 계속출원을 하기도 하며 (저는 이를 출원가공 작업중 하나라고도 합니다), 우선일을 당기기 위하여 가출원을 하기도 합니다. 그 작업에 잘못된 것이 아니라 “무엇이 중헌디?”란 질문이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통신채널의 속도는 1년에 2배 증가한다는 길더의 법칙, CPU 속도(컴퓨터 성능)이 1년6개월마다 2배씩 향상되고 가격은 반으로 떨어진다는 무어의 법칙, 메모리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에 2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과 같은 기술진보속도의 법칙을 보면, 특허출원 건수가 1년에 2배이상 증가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특허는 기술이 아닙니다. 심지어 특허는 기술과 달리 보유한 건수가 많을 수 록 그 유지 및 관리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모든 특허가 가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쓸모 없는 특허는 존재합니다. 오히려 쓸모 없는 특허가 더 많습니다.

[쓸모없는 특허(또는 나쁜특허)란, 특허가 배타적인 권리라는 점을 감안할 때 i) 자신의 기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할 기술을 기준으로 특허침해포지션을 지지 받을 수 없는 것이 명확하거나 ii) 명백한 무효자료가 찾아 질 수 있거나, iii) 발명을 적절하게 포섭하지 못하도록 해석되는 특허청구범위로 등록된 특허라고 정의하겠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조차도 등록특허의 90%는 쓸모 없는 특허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과거 기업이 보유한 미국특허를 기준으로 공격특허를 찾는 재평가 프로젝트들을 자주 수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얻은 제 경험에 따르면 (정교하게 처음부터 타겟에 맞추어 출원 가공되지 않았다면) 등록특허의 99.98%가 쓸모 없는 특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정교한 출원가공을 하여도 출원 건수의 1% ~ 2%만이 추후 위협용 또는 공격용으로 사용할 만한 특허가 되었습니다. 

물론 기업의 매출규모나 경쟁사의 매출규모마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1%~2%의 확률이라면 그만큼 가성비가 좋은 성과는 없을 것입니다. 고객 들이 출원가공을 의뢰해오면 이러한 점을 설명하고 50~100 여건을 작업할 생각을 하라고 합니다. 대충 통밥으로 계산해도 이러한 작업이 수익분기점이 되려면 타겟 기업의 매출이 최소 500억원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쓸모 없는 특허의 가치는 얼마짜리일까요? 저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몇몇 유명한 Patent Troll과 특허거래 협상도 하였고 특허매입이나 M&A에서 Buyer 편에서 Due-diligence도 자주 하였습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저는 쓸모 없는 특허의 가치는 “0”이라고 단언합니다. 심지어 (-) 라고 말합니다.

종종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낮지 않느냐고 말씀하시는 고객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좋은 특허와 나쁜 특허를 묶어 판매하는 특허패키지나 그런 특허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을 매수자 입장에서 실사(D.D.)하면, 나쁜 특허의 유지관리비용 때문에서 좋은 특허로 인하여 계산된 가치를 감소시키게 됩니다. 매수자는 패키지 매입이후 급증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나쁜 특허를 포기하거나 다시 매물로 내놓아야 하나 큰 돈을 들여 매입하여 자산화 한 후 이를 폐기하는 것이 회계재무상으로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5.   혁식기술을 보호하고 있다면 또는 질적으로 좋게 평가되는 특허라면 특허소송이나 라이센싱될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보유하는 것이 좋다 ?

다시 말씀드립니다. 특허는 독점사용권이 아니라 제3자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배타적 권리입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을 포섭할 수 있는 특허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무효자료를 찾을 수 없는 유효성이 보장된 특허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사용할 여지 없는) 기술을 포섭하고 있다면 이러한 특허는 쓸모 없는 것입니다. 오히려 유지관리비용만 증가시킬 뿐입니다. 

대학이나 연구기관 쪽 고객들을 상대로 수익화/사업화 관련 컨설팅 할 때면 종종 전세계 Patent troll이 매입하는 특허를 먼저 분석하고 그들의 매입 하는 성향과 특성, 기술분야, 매입하는 특허를 보고 배우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버릴 것은 버려야 그 예산으로 다시 좋은 특허를 만들 수 있으며 특허파이프라인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단, 평가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1인 당 검토 최대건수는 500건이하라는 한계를 고려하여 실행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이상을 1인이 검토하면 그때부터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는 모래사장에서 그것도 작은 자갈을 골라내는 작업과 유사해질 수 있습니다.

6.   좋은 특허인지는 기술성, 특허성, 사업성/시장성, 활용성, 이 4가지로  평가하면 알 수 있다 ?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좋은 특허는 경쟁사의 주력제품에 적용된 특허이거나 주력제품에 적용되는 기술을 포섭하는 특허입니다. 그러나 미래기술의 경우 미래 태동될 제품을 상정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서 기술발전 trend상 유망한 기술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에 대한 판단을 돕기 위하여 많은 경우 출원단계나 등록유지 단계의 특허심사기준의 평가항목을 보면 기술성, 특허성, 사업성/시장성, 활용성, 이 네(4)가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평가항목마다 던지는 질문은 매우 주관적입니다. 이러한 항목의 질문은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전문성과 경험에만 의존하는 것으로 그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며 심사위원의 역량에 따라 지나치게 편차가 커집니다. 또 다양한 기술의 모든 발명에 대해 기술성, 특허성, 사업성/시장성, 활용성을 단 몇 시간안에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장님에게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 묻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기술별로 사업분야별로 전문영역별로 전문가를 특허발명마다 선정하여 심사를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려면 반드시 심사위원들이 참고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주로 객관적인 지표와 주관적인 지표로 사전 분석되어야 할 것입니다. 보통 업계에서는 객관적인 지표를 정량분석이라 하고 주관적인 지표를 정성분석이라고도 합니다.

제 경험상 객관적인 지표로 도출되어야 할 최소한 지표는 1) 인용율/피인용율, 2) 양도이력(건수와 Patnet troll여부), 3) 유사기술발전동향을 고려한 특허출원일 (특허기술발전도맵에 표시 또는 인용기술의 선행일과 시간차), 4) 국내 특허 패밀리와 해외 패밀리 건수 및 진행상황, 5) 잔여존속기간, 6) 특허청구항 수와 청구 카데고리, 7) 표준특허 또는 표준기술여부를 선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보유 회사, 경쟁회사, IPC, USPC를 기준으로 순위를 뽑아 지표로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지표는 의미 있는 기준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종종 조사하고 분석합니다. 팁(tiP)하나를 드리면 유사특허는 인용특허나 피인용특허가 공통된 특허를 조사하는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러한 지표를 자동으로 계산하여 제공하는 국내 및 해외 서비스업체들이 있습니다. 국내는 Patentpia 등이 있으며 해외는 GreyB 등이 있습니다.

이외 주관적인 지표로 “제품라인과 특허포트폴리오 적합성”과 “특허기술의 라이프싸이클 시기적절성”과 “특허소송/라이센싱 가능성”과 “담보제공가능성”에 대한 검증입니다.

1)   “제품라인과 특허포트폴리오 적합성”은 특허가 배타권이란 점을 고려하여 자사가 아니라 경쟁사 또는 시장을 기준으로 검토하고 평가하여야 하고,

2)   “특허기술의 라이프싸이클 시기적절성”은 가드너의 하이프싸이클 챠트나 각종 기술동향보고서를 참고하여 특허출원일과 등록(예정)일, 잔여존속기간을 함께 검토하여야 하며 대체기술에 대한 기술발전동향도 함께 검토되어야 합니다. 참고로 IV사는 기술 태동기에 나오는 특허를 선호합니다. 제품 성숙기나 퇴조기에 나오는 특허는 그리 환영 받지 못합니다. 태동기에 출원된 특허가 제품성숙기에 공격용으로 사용될 때 수익이 극대화됩니다. 최근 태동기를 넘어서고 있는 자율자동차, 커넥티드카, 스마트카에 나온 특허는 주로 아이디어성이나 시장에서 반응이 뜨겁습니다.

3)   “특허소송/라이센싱 가능성”과 “담보제공가능성”은 최근 특허소송에 사용된 이력과 건수, 유사특허의 특허소송기록건수, Patent troll이 매입/보유하고 있는 유사특허 건수와 종류를 참고 지표로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객관적인 지표와 주관적인 지표는 사전에 특허경영백서로 마련해두면 경영진의 의사결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귀찮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경영정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특허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그저 참고할 수 있는 지표로 삼을 수 있을 뿐 이를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이제는 무작정 저렴한 가격으로 특허를 생산하고 그냥 무턱대고 Blind filing하기 보다는 정밀하게 가공하여 출원할 것을 강권합니다. 나아가 최초 거절 이유통지를 받거나 최초 출원일이후 1년이내가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출원이후에도 좋은 특허로 가공하는 데 전념하여야 합니다. 등록된 특허는 다시 들여다보아 좋은 특허가 무엇인지 확인하여 멋지게 패키징하고 무기창고에 쟁여 놓되, 나쁜 특허는 과감하게 버리거나 팔아버려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1년에서 100건, 1000건 출원하였다면 그 전체 예산으로 50 여건을 정교하게 가공하는 것이 어떻까요? 한번 시도해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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