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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15, 2025

AI가 만든 디자인, 저작권은 누구의 것일까? (미국, 유럽, 한국 접근 방식의 비교)

AI로 디자인을 만드는 일이 이제는 낯설지 않죠. 그런데 그렇게 만든 결과물, 저작권은 도대체 누구에게 있는 걸까요? 미국, 유럽, 한국의 최근 판례와 정책을 바탕으로 각 나라의 시선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2025~2026년 사이 무엇이 새로 바뀌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AI로 근사한 디자인을 뚝딱 만들어내는 시대, "AI가 만든 이 디자인, 도대체 누구 것일까?"라는 질문은 이제 특별한 사람들만의 고민이 아니게 됐습니다.

AI 보조 디자인의 저작권에 대해 유럽, 미국, 한국 모두 '인간 저작자 원칙(human authorship)'을 기본 전제로 삼고 있지만, 실제로 무엇을 저작권 인정의 기준으로 삼는지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게다가 이 분야는 워낙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1~2년 전 기준으로 알고 있던 내용이 이미 바뀐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최신 판례와 정책을 기준으로 이 차이를 정리해보겠습니다.

🇪🇺 유럽연합: '디자이너의 창의적 선택'과 최근 확정된 침해 판단 기준

유럽연합에서 저작권 인정의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작품의 표현이 디자이너 자신의 개성과 자유로운 창의적 선택을 반영하고 있는가, 아니면 기술적 기능이나 관행에 의해 사실상 결정된 것인가?" 이른바 '저자 자신의 지적 창작물(AOIC, Author's Own Intellectual Creation)' 기준으로, 결과물 자체보다 그 결과물이 만들어진 과정에서 얼마나 자유로운 선택이 있었는지를 중시하는 접근입니다.

이 기준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덴마크의 GANNI 신발 디자인 분쟁이 자주 언급됩니다. 2024년 8월, 덴마크 해사상사법원은 GANNI의 '버클 발레리나' 신발이 이전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더라도 디자이너 고유의 창의적 선택이 반영되어 있다면 저작권 보호를 받는 응용미술 작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은 사람이 디자인한 신발을 둘러싼 국내(덴마크) 법원의 판결로, AI가 만든 결과물을 다룬 사건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판결이 의미 있는 이유는, 유럽에서 '기존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저작권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AI 산출물의 저작권을 따질 때도 이와 비슷한 논리 구조 — 즉 참고와 재해석을 구분하는 접근 — 가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더 직접적으로 중요한 것은 침해 판단 기준에 관한 최근 변화입니다. 그동안 유럽 법조계에서는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두 작품의 '전체적인 인상(overall impression)'을 비교해야 하는지, 아니면 원작의 창작적 요소가 침해 의심물에서 '인지 가능한(recognizable)' 형태로 재현되었는지를 봐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유럽사법재판소(CJEU) 법무관 슈푸나르(Szpunar)가 2025년 5월 후자, 즉 '인지 가능성 테스트'를 채택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2025년 12월 4일 CJEU가 가구 디자인을 둘러싼 병합사건(Mio/Konektra 사건)에서 이 의견을 대체로 받아들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이제 유럽에서는 '전체적 인상'이 아니라, 원작의 창작적 표현 요소가 인지 가능한 형태로 그대로 재현되었는지가 저작권 침해를 판단하는 공식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는 패션이나 AI 산출물처럼 부분적 유사성이 문제되는 영역에서 앞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2024년 시행된 EU AI법(AI Act)도 한몫합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AI 제공자에게 학습 데이터 요약 공개 의무를 부과하고 있어, 저작권 분쟁이 생겼을 때 AI 산출물과 특정 저작물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이전보다 수월해질 전망입니다.

🇺🇸 미국: '인간의 통제'를 기준으로 한 저작권청의 새 심사 기준

미국은 여전히 '인간 저작자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AI가 만든 결과물 그 자체는 저작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2025년 이후 이 원칙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기준이 한층 정교해졌습니다.

먼저 판례 쪽에서는, AI 단독으로 만든 작품의 저작권 등록을 거부한 저작권청의 결정에 불복해 스티븐 테일러(Stephen Thaler)가 낸 소송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마무리됐습니다. 2023년 지방법원이 "인간 저작자성은 저작권의 근간"이라며 저작권청의 손을 들어준 데 이어, 2025년 3월 컬럼비아특별구 항소법원도 저작권법상 저작물은 처음부터 인간에 의해 창작되어야 한다고 판시하며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이후 연방대법원도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AI가 단독으로 만든 산출물은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이 사실상 확정된 판례로 자리 잡았습니다.

AI를 도구로 활용한 혼합 저작물에 관해서는, 크리스티나 카슈타노바(Kristina Kashtanova)의 그래픽노블 Zarya of the Dawn 사례가 대표적으로 인용됩니다. 저작권청은 2023년 2월, 텍스트와 이미지 배열 등 작가가 직접 만든 부분은 저작물로 인정하면서도, Midjourney가 생성한 개별 이미지 자체는 보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어떤 요소를 선택하고 어떻게 배열했는가'는 인간의 창작으로 인정되지만, AI가 만든 표현 그 자체는 별개로 취급된다는 원칙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2025년, 기준이 한 단계 더 구체화됐습니다.
미국 저작권청은 2025년 1월 29일, AI와 저작권에 관한 3부작 보고서 중 두 번째 편인 「저작물성(Copyrightability)」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인간이 AI 산출물에 얼마나 수정을 가했는가"라는 다소 결과 중심적인 기준이 논의의 중심이었다면, 이 보고서는 초점을 "인간이 표현적 요소(expressive elements)를 얼마나 통제(control)했는가"로 명확히 옮겼습니다. 핵심 결론은 이렇습니다.
  • 단순히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행위만으로는, 그 프롬프트가 아무리 상세하더라도 표현 요소에 대한 충분한 통제로 인정되지 않아 저작권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같은 프롬프트라도 실행할 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 근거입니다.
  • 반면 AI 산출물을 선택·배열·수정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표현 요소를 실질적으로 통제했다면, 그 부분은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무엇이 '충분한 통제'인지는 사건마다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 저작권청의 입장입니다.
  • 사람이 만든 저작물을 AI에 입력값으로 사용해서, 그 저작물이 최종 결과물에서 인식 가능한 형태로 남아 있는 경우에는 해당 부분에 대해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기준은 "얼마나 수정했는가"라는 결과 중심의 잣대에서, "표현 요소를 누가 실질적으로 지배·통제했는가"를 살피는 방향으로 한층 정밀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청은 이 판단이 사안별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함께 밝혔습니다.

한편 AI 정책 환경 자체는 정권 교체와 함께 크게 바뀌었습니다. 2023년 바이든 행정부가 AI 생성 콘텐츠에 워터마크를 표시하도록 하는 등 투명성 확보 조치를 담은 행정명령을 냈었지만, 2025년 1월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 첫날 이 행정명령을 폐지하고 AI 산업 규제 완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미국에서 AI 콘텐츠 워터마킹은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라, 각 기업의 자율적 관행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 한국: '추가 작업'과 '창작적 배열', 그리고 지식재산처 출범

한국의 핵심 질문은 "인간이 AI 산출물에 수정·증감 등 추가 작업을 했는가?" 또는 "여러 AI 산출물을 선택하고 배열한 것에 창작성이 있는가?"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함께 발간한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는, AI 산출물 자체는 저작물로 보호받지 못하지만 사람이 그 위에 추가 작업을 했다면 그 추가된 부분만 저작물성이 인정될 수 있고, 여러 산출물을 선택·배열한 결과에 창작성이 있다면 '편집저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후로도 관련 지침은 계속 다듬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6월에는 문체부와 저작권위원회가 「생성형 AI 활용 저작물의 저작권 등록 안내서」를 발간해 등록 절차와 구체적 사례를 보강했고, 2026년 2월에는 AI가 저작물을 학습할 때의 공정이용 판단 기준을 다룬 별도 안내서도 나왔습니다. 아직 법원의 확립된 판례라기보다는 참고 자료 성격이지만, 실무에서는 사실상 판단 기준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허청이 2025년 10월 1일 국무총리 소속 '지식재산처'로 승격됐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부처가 생긴 것이 아니라, 기존 특허청의 위상과 기능이 격상된 것으로, 다양한 형태의 지식재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저작권 관련 업무를 지식재산처가 함께 맡게 될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지금도 AI 저작권 관련 안내서 발간을 주도하고 있고, 부처 간 업무 조정은 앞으로 더 논의될 사안으로 남아 있습니다.

분류 유럽연합(EU) 미국(US) 한국
저작권 인정 요건 디자이너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선택(AOIC 기준). 기술적 기능에 의해 표현이 전적으로 결정되지 않아야 함 인간 저작자 원칙을 엄격 적용. AI 단독 산출물은 보호 불가하며, 인간이 표현 요소를 실질적으로 통제한 부분만 보호 인간의 사상·감정 표현이 있어야 함. AI 산출물 자체는 보호 불가하나, 인간의 '추가 작업' 또는 '창작적 배열' 부분은 인정 가능
침해 판단 기준 2025년 12월 CJEU 판결로 확정된 '인지 가능성(recognizability)' 테스트 — 창작적 요소가 인지 가능한 형태로 재현되었는지를 판단 표현 요소에 대한 인간의 통제 여부를 중심으로 사안별 판단. '변형적 사용'이 침해 항변의 주요 근거로 작동 제한된 행위, 인과관계, 실질적 유사성을 종합 판단. 단순한 '스타일' 모방만으로는 침해로 보지 않는 경향
정책·규제 동향 AI법(AI Act) 시행에 따른 학습데이터 요약 공개 의무화, CJEU의 침해 기준 확정 2025년 저작권청의 「저작물성」 보고서로 심사 기준 구체화. 콘텐츠 워터마킹 행정명령은 2025년 초 폐지되어 현재는 법적 의무 아님 문체부·저작권위원회의 AI 저작권 안내서 지속 발간(2025.6, 2026.2). 2025년 10월 특허청의 지식재산처 승격에 따른 조직 개편 진행 중

🎯 실무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 저작권 인정 가능성을 높이려면
  1. 기획 단계부터 사람이 주도하기: 컨셉, 스타일, 색상 등 구체적인 기획안을 먼저 세우고, 여러 프롬프트를 시도하며 결과물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유럽의 '창의적 선택', 한국의 '창작적 배열' 입증에 도움이 됩니다.)
  2. 표현 요소를 직접 통제하고 다듬기: AI 결과물을 포토샵 등으로 세부 조정하고, 자신만의 텍스트나 그래픽을 더해 표현을 실질적으로 좌우합니다. (미국의 '통제' 기준, 한국의 '추가 작업' 입증에 해당합니다.)
  3. 과정을 꼼꼼히 기록해두기: 프롬프트 변화, 수정 내역, 최종 결정 이유 등을 남겨두면 나중에 창작 기여도를 입증할 자료가 됩니다.
❌ 저작권 인정이 어려운 경우
  • 프롬프트를 입력해서 나온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 여러 AI 산출물을 단순히 복사·붙여넣기만 한 경우
  • 창작 과정에 대한 기록이나 근거가 전혀 없는 경우

🚀 앞으로의 전망

AI 저작권 가이드라인은 앞으로도 계속 구체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유럽은 침해 판단 기준(인지 가능성 테스트)이 이미 확정된 만큼 이를 AI 산출물에 적용하는 후속 판례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고, 미국은 저작권청의 세 번째 보고서(AI 학습에 저작물을 이용하는 문제를 다루는 부분)가 나오면 논의가 한 단계 더 나아갈 전망입니다. 한국은 지식재산처 출범 이후 지식재산 정책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강화되는 가운데, 저작권 업무의 소관 조정 여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실무자 입장에서 변하지 않는 조언은 하나입니다. AI는 도구로 활용하되, 최종 표현에는 자신의 창의성과 통제를 분명히 남기고, 그 과정을 기록해두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느 나라 기준으로도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핵심 요약
공통 원칙: 세 지역 모두 '인간의 창의적 개입'을 저작권 인정의 전제로 삼습니다.
판단의 중심: 유럽은 '창의적 선택'과 확정된 '인지 가능성 테스트'를, 미국은 '표현 요소에 대한 통제'를, 한국은 '추가 작업'과 '창작적 배열'을 각각 기준으로 삼습니다.
2025~2026년의 변화: 유럽은 침해 기준이 판결로 확정됐고, 미국은 저작권청 보고서로 심사 기준이 더 정교해졌으며, 한국은 특허청이 지식재산처로 승격됐습니다.
실무 팁: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사람의 창작적 개입과 통제 과정을 기록해두는 것이 어느 법역에서나 유효한 전략입니다.
Q. 미국에서 AI 그림을 수정하면 무조건 저작권이 생기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2025년 미국 저작권청 보고서에 따르면 핵심은 '얼마나 수정했는가'가 아니라 '표현 요소를 사람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통제했는가'입니다. 단순한 색상 변경이나 크기 조절 정도로는 부족하고, 표현의 구체적인 모습을 사람이 결정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Q. 유럽의 'AOIC' 기준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나요?
A. '저자 자신의 지적 창작물'을 뜻하며, 창작 과정에서 작가가 자유롭고 창의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는지를 봅니다. 결과물이 기술적 제약으로 자동 결정된 것이 아니라, 작가 개인의 개성과 선택이 반영되어야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침해 여부를 따질 때는 별도로, 2025년 말 확정된 '인지 가능성 테스트'가 적용됩니다.
Q. 한국에서 AI 산출물을 '편집저작물'로 인정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단순히 AI 산출물을 모아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소재의 선택·배열·구성에 창작성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주제와 스토리에 맞춰 여러 AI 이미지 중 일부를 고르고, 그 순서와 배치로 새로운 의미를 전달한다면 편집저작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글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창작자 여러분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만 이 분야는 지금도 빠르게 바뀌고 있으니,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최신 공식 자료나 전문가의 확인을 함께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개정이력
2026.07미국 저작권청의 2025년 「저작물성」 보고서(표현 요소에 대한 '통제' 기준), 유럽 CJEU의 2025년 12월 침해 판단 기준(인지 가능성 테스트) 확정 판결, 한국 특허청의 지식재산처 승격(2025.10) 등 최신 판례·정책을 반영하여 개정
※ 법적 고지: 본 포스트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법률 문제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This post is for general informational purposes only and cannot substitute for legal advice on specific matters. Please consult a professional regarding individual legal iss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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