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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18, 2026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2장 — Federal Circuit의 균등론 적대감: Slimfold와 Laitram이 설계회피 법리의 기초를 만들다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2장 — Federal Circuit의 균등론 적대감: Slimfold와 Laitram이 설계회피 법리의 기초를 만들다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2장 — Federal Circuit의 균등론 적대감: Slimfold와 Laitram이 설계회피 법리의 기초를 만들다

이 글은 균등침해(Doctrine of Equivalents) 회피설계 강좌의 다섯 번째 편입니다. 앞에서는 균등침해 법리의 역사적 소개, Graver Tank 판결의 법리와 반대의견, Federal Circuit 초기의 균등론 수용(Hughes Aircraft), 1987년의 Perkin-ElmerPennwalt에 의한 구성요소별 접근으로의 전환을 다루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1991년의 판례 흐름을 통해 Federal Circuit의 균등론에 대한 적대감이 어떻게 표면화되었는지, 그리고 이것이 설계회피 전략에 어떤 기초를 제공하는지를 분석합니다. 참고 교재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입니다.

1. 1991년, 세 개의 판례가 흐름을 바꾸다

1991년은 미국 특허 균등론의 역사에서 중요한 해다. 이 해에 Federal Circuit이 선고한 여러 판결들은 법원이 균등론에 대해 상당히 적대적인 태도를 갖기 시작했음을 보여주었고, 동시에 설계회피(design around) 강좌의 법리적 기초를 마련했다.

물론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1991년 판례들은 균등론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도 보여주었다. 사실관계가 특허권자에게 충분히 유리하고, 담당 재판부가 균등론에 우호적이라면 여전히 균등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분석하면, 이 판례들은 특허권자에게 큰 위안을 주지 않는다.

특히 주목해야 할 세 사건이 있다. Slimfold Mfg. Co. v. Kinkead Industries, Inc., Laitram Corp. v. Rexnord, Inc., 그리고 London v. Carson Pirie Scott & Co.다. 이 세 판결은 오늘날까지 정당한 설계회피 노력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기초 판례로 여겨진다. 이번 편에서는 그 중 Slimfold와 Laitram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2. Slimfold v. Kinkead: Judge Rich의 정책 선언

의도적 설계회피는 그 자체로 잘못이 아니다

Slimfold 사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Judge Rich가 남긴 정책 선언이다.

특허청구항을 의도적으로 설계회피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잘못이 아니며, 균등론을 적용하여 보상해야 할 대상도 아니다. 오히려 특허를 설계회피하는 것은 특허제도가 공중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는 방식 중 하나이며, 유용한 기술의 발전을 촉진한다는 특허제도의 헌법적 목적에 부합한다.

이 선언은 Graver Tank의 "특허에 대한 사기(fraud on a patent)" 표현과 긴장관계에 있다. Graver Tank는 단순히 문언만 피한 실질적 모방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Slimfold는 모든 회피 설계가 "특허에 대한 사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핵심 구별은 다음과 같다.

합법적 설계회피 균등침해 위험이 있는 형식적 회피
청구항을 분석하고 실질적으로 다른 구조·방식 채택 청구항 문언만 피하고 실질적으로 같은 발명 이용
기술적 차이가 실질적으로 존재 차이가 겉보기에 불과
공중의 이익과 기술발전에 기여 특허권자의 발명 이익을 실질적으로 탈취

사건의 구조: Ford 특허와 접이식 문의 카트리지 피벗 로드

Slimfold 사건은 금속 접이식문(metal bi-fold door)에 사용하는 피벗 로드 조립체에 관한 것이었다. 특허권자 Slimfold는 재발행 특허 Re 33,553, 이른바 Ford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특허의 핵심은 카트리지형 피벗 로드 조립체(cartridge type pivot rod assembly)였다.

문을 설치할 때 가장 불편한 점 중 하나는 문 상단의 피벗 로드를 트랙에 맞추는 작업이다. 스프링 힘으로 항상 튀어나와 있는 피벗 로드를 트랙에 정확히 맞추기가 어렵다. Ford 특허는 이 문제를 해결했다. 조립과 운송 중에는 피벗 로드의 머리 부분을 수축 위치에 고정해 두었다가, 문을 제자리에 설치한 후 해제하여 피벗 로드가 트랙으로 들어가게 하는 구조였다.

핵심 청구항 구성요소는 releasable latch means였다. 이 수단은 피벗 로드의 head portion과 sleeve 사이에 작동하도록 배치되어, 피벗 로드 머리를 수축 위치에 임시로 고정하고 해제할 수 있었다.

Type I: 거의 복제, 문언침해 인정

피고 Kinkead는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Type I 문에서 Ford 설계를 사실상 복제했다. 당시 Kinkead는 Slimfold 설계를 본 후였지만 특허는 아직 몰랐다. 중요한 차이는 latch 해제 방식 정도였는데, 이 정도로는 Claim 1의 문언침해를 피하지 못했다. 1심도 Type I에 대해 문언침해를 인정했고, Kinkead도 이에 항소하지 않았다.

Type II: 의도적 설계회피 — latch를 없애고 foam wedge를 쓰다

Ford 특허를 알게 된 후, Kinkead는 적어도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해 Type I을 포기하고 Type II를 만들었다. 변경의 핵심은 간단했다. latch 64를 제거하고, 대신 피벗 로드의 하단 부분과 문 facing 사이에 foam wedge를 삽입한 것이다.

Slimfold 사건 도표 요약

청구항: 스프링 로드 피벗과 head portion & sleeve 사이의 releasable latch means를 포함하는 카트리지형 피벗 로드 조립체를 가진 접이식문

피고 Type II: 동일한 카트리지형 피벗 로드 조립체이나, 피벗 로드를 pibot rod 하단의 removable wedge로 고정

문언침해: 없음

판결: 균등론상 침해도 없음 — 하나는 latch 방식, 다른 하나는 wedge 방식 — 실질적으로 같은 방식이 아님

1심과 Federal Circuit의 충돌

1심은 Graver Tank에 주로 의존하여 Type II에 대해 균등침해를 인정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1. Type II는 청구된 문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수행한다.
  2. wedge와 latch는 당업자에게 상호대체 가능한 기계 요소다.
  3. 균등론을 적용해도 선행기술을 포섭하지 않는다.
  4. 출원경과 금반언도 없다.

1심의 논리는 Graver Tank의 망간/마그네슘 치환과 유사한 사고방식이다. 청구항 문언은 피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같은 발명의 이익을 가져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Federal Circuit은 Type II에 대한 균등침해 판단을 뒤집었다. 특히 1심이 "way의 실질적 동일성"을 인정한 것이 명백히 잘못이라고 보았다.

핵심 법리: function과 result는 같지만, way가 다르다

Federal Circuit은 Type II 문이 function-way-result 테스트 중 function과 result는 충족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즉 wedge도 피벗 로드를 수축 위치에 유지하고, 설치 후 로드가 트랙으로 들어가게 한다.

그러나 결론은 다음 한 줄로 요약된다.

"One wedges, the other latches." — 서로 다른 위치에 적용된 latch와 wedge는 매우 다른 작동 방식을 가지며, Graver Tank 테스트를 충족하지 않는다.

항목 청구항 Latch 피고 Wedge
위치 head portion과 sleeve 상단 사이 pivot rod 하단과 door facing 사이
작동 원리 걸쇠가 홈에 걸림 쐐기가 마찰력으로 고정
기능(Function) 피벗 로드 수축 위치 유지 피벗 로드 수축 위치 유지
결과(Result) 설치 후 로드 트랙 진입 설치 후 로드 트랙 진입
방식(Way) 걸쇠 결합 쐐기·마찰 압박 → 다름

Judge Rich는 균등론 분석의 첫 질문을 명확히 했다. "실질적 변경(substantial change)이 있었는가?"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을 때에만 균등물이 인정될 수 있다. Slimfold에서 latch에서 wedge로의 변경은 실질적 변경이었다.

교재의 비판: Graver Tank보다 Pennwalt가 더 적절했다

교재 저자는 이 판결을 상당히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Slimfold에서는 Graver Tank가 말한 형평적 요소들이 특허권자에게 유리했다. 피고는 중요한 cartridge type assembly를 거의 그대로 복사했고, 1심의 사실인정도 특허권자 편이었으며, 선행기술이나 출원경과 금반언도 결정적 제한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Federal Circuit은 latch와 wedge라는 하나의 구성요소 차이에만 집중했다.

이는 사실상 Graver Tank보다 Pennwalt 이후의 구성요소별 접근에 더 가깝다. 교재 저자는 그런 맥락에서 Judge Rich가 왜 굳이 Graver Tank를 인용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Slimfold는 균등론의 추가 침식을 예고했다. 그리고 청구항의 하나의 구성요소를 구조와 방식 면에서 실질적으로 다르게 바꾸면, 나머지 요소를 대부분 유지해도 균등침해를 피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다.


3. Laitram v. Rexnord: 청구항 해석이 균등론을 무너뜨리다

핵심 질문: means-plus-function 문언침해 부정 후 균등론은 가능한가

Laitram 사건은 Slimfold보다 기술적으로 더 복잡한 쟁점을 다룬다. 법원이 청구항의 수단-기능 조항(means-plus-function clause)에 대해 문언침해가 없다고 판단한 뒤, 같은 조항을 다시 균등론으로 검토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Laitram은 Rexnord를 상대로 미국 특허 제4,501,949호, 즉 '949 특허의 Claim 21과 22 침해를 주장했다. '949 특허는 돌출 리브 구조(raised rib construction)를 가진 모듈식 플라스틱 컨베이어 벨트에 관한 것이었다. 컨베이어 벨트를 여러 개의 플라스틱 모듈을 연결하여 만들고, 각 모듈의 link ends가 핀으로 연결되어 벨트를 형성하는 구조다.

판결의 핵심: 청구항 해석이 잘못되면 침해 분석 전체가 무너진다

Nies 판사가 작성한 의견에서 Federal Circuit은 1심의 문언침해 판단을 뒤집었고, 나아가 직권으로(sua sponte) 기록상 균등침해를 인정할 근거도 없다고 보았다.

Federal Circuit의 논리는 명쾌했다. 1심의 침해 판단은 잘못된 청구항 해석에 기초했다. 청구항을 올바르게 해석하면 문언침해도 균등침해도 존재하지 않는다.

Claim 21의 핵심: subparagraph 2의 joining means

Claim 21은 여러 link modules, link ends, joining means, 돌출된 vanes, 피벗 가능한 연결 수단 등을 포함하는 linked belt를 청구했다. Rexnord는 여러 구성요소의 충족 여부를 다투었지만, Federal Circuit은 특히 subparagraph 2, 즉 "means for joining"에 집중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청구항의 한 한정사항이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침해는 없다는 all-elements rule의 적용이다.

명세서상 구조: joining means는 연결 바 하나가 아니다

'949 특허의 명세서에 따르면 joining means는 두 층위의 구조로 이루어진다.

  1. elongated connecting sections 22: link ends를 길게 연결하여 link-like elements를 형성한다.
  2. cross members 24: 여러 link-like elements를 가로로 묶어 하나의 모듈 단위를 만들고, 이들이 평행 관계를 유지하도록 한다.

사다리에 비유하면, 세로로 긴 두 막대가 connecting sections 22이고, 가로로 연결해 구조를 안정화하는 발판이 cross members 24다. 세로 막대만 있으면 연결은 되지만 구조 전체가 비틀리거나 평행 유지가 어렵다. cross member는 구조적 강도와 평행 유지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

1심의 오류: §112(6)을 적용하지 않았다

Claim 21의 subparagraph 2는 means-plus-function 형식이므로 35 U.S.C. §112(6)이 적용되어야 했다. 그러나 Laitram은 1심에서, 해당 문구 안에 구조가 일부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112(6) 적용을 피하려 했다. 1심이 이를 받아들였고, 그 결과 joining means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여 피고 제품에도 link ends를 연결하는 수단이 있으므로 침해라고 보았다.

Federal Circuit은 이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수단-기능 요소 안에 일부 구조가 언급되어 있다는 것만으로 §112(6)의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 joining means 조항의 구조적 설명은 그 수단의 기능을 더 구체적으로 특정할 뿐이다. 청구항에 기재된 구조적 표현은 joining means가 무엇을 하는지를 말할 뿐, 그것이 구조적으로 무엇인지를 말하지 않는다.

이 구별이 Laitram의 핵심 법리다. "축이 평행하게 유지된다"는 것은 joining means가 달성해야 할 기능의 결과이지, joining means가 어떤 구조인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112(6)이 적용되어야 하고, joining means는 명세서상 구조, 즉 connecting sections 22와 cross members 24의 조합으로 제한된다.

claim differentiation 주장의 배척

Laitram은 강력한 반론을 제기했다. cross members는 종속항인 claim 24에 별도로 청구되어 있다. 따라서 독립항인 claim 21에는 cross members가 필수적이지 않다고 해석하는 것이 claim differentiation 원칙에 맞는다는 주장이었다.

Federal Circuit은 동의하지 않았다. Claim differentiation은 해석의 지침이지 절대 규칙이 아니며, §112(6)이라는 법률 규정을 압도할 수 없다. 종속항에 같은 구조를 별도로 청구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수단-기능 청구항의 법정 해석 규칙을 피할 수 없다.

피고 4707 벨트: reach bars는 있지만 cross members는 없다

피고 Rexnord의 4707 컨베이어 벨트에도 link ends를 연결하는 reach bars가 있었다. 이 reach bars는 '949 특허의 connecting members 22와 대응될 수 있었다. 그러나 cross members 24와 유사한 구조가 없었다. 문언침해가 부정된 이유다.

균등론도 마찬가지: cross members의 균등물 또한 없었다

균등론을 주장하려면 Laitram은 피고 장치에 joining means, 즉 connecting elements 22와 cross members 24 모두의 균등물이 대체되어 있음을 입증해야 했다. 그러나 Laitram은 구체적 증거 없이 결론만 주장했다. Federal Circuit은 증거 기록상 균등성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고 보아 균등침해도 부정했다.

더불어 Federal Circuit은 Pennwalt를 인용하며 §112(6)의 의미를 확인했다.

§112(6)은 청구항에 특정된 기능을 수행하는 모든 수단이 그 한정사항을 문언상 충족한다는 가능성을 배제한다.

이것이 수단-기능 청구항의 거래 구조다. 특허권자는 청구항에서 구조를 자세히 쓰지 않고 기능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 대신 권리범위는 명세서에 개시된 구조와 그 균등물로 제한된다. Laitram은 이 거래의 대가를 치른 것이다.


4. 균등론의 예측 불가능성: 패널 구성이 결과를 바꾼다

1991년 판례들이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균등론 판단의 예측 가능성이 낮다는 사실이다. 교재가 직접 언급하듯이, "적절한 사실관계와 적절한 Federal Circuit 패널"이 있으면 균등론은 여전히 살아 있다. 이 말을 뒤집으면, 같은 사실관계라도 패널 구성이 달라지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Slimfold에서 1심과 Federal Circuit의 충돌이 이를 잘 보여준다. 1심은 네 가지 균등론 제한 요소를 모두 검토하고 균등침해를 인정했다. Federal Circuit은 같은 사실관계를 보고 균등침해를 부정했다. 두 법원 모두 같은 법리를 적용했지만, way(방식)의 실질적 동일성이라는 핵심 판단에서 갈렸다.

이 예측 불가능성은 특허 실무에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비침해 의견서를 작성하거나 설계회피 전략을 평가할 때, 단순히 "기술적으로 다르다"고 기술자 수준에서 판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패널이 어떤 수준의 추상화로 방식을 정의할 것인가까지 고려해야 한다.


5. 실무적 시사점: 설계회피를 위한 전략 원칙

Slimfold와 Laitram이 확립한 실무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의도적 설계회피는 불법이 아니다. 특허를 알고 회피 설계를 했다는 사실이 곧 균등침해를 의미하지 않는다. Judge Rich는 이를 특허제도의 공익적 기능으로 명확히 선언했다.

둘째, 기능이 같아도 방식이 다르면 균등침해를 피할 수 있다. Slimfold에서 wedge는 latch와 같은 기능을 수행했지만, 방식이 달라 비침해가 되었다. 설계회피 전략의 핵심은 기능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적 방식과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셋째, 위치 차이도 중요한 방어 근거가 된다. 같은 방식이라도 청구항이 특정한 위치와 다른 위치에서 구현되었다면, 이는 way가 다르다는 주장의 보조 근거가 될 수 있다.

넷째, 청구항 해석이 균등론 분석 전체를 지배한다. Laitram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잘못된 청구항 해석 위에서는 문언침해도 균등침해도 의미가 없다. 특히 수단-기능 청구항에서는 명세서에 개시된 구조가 권리범위를 실질적으로 결정한다.

다섯째, 특허권자는 청구항을 지나치게 특정 구조에 묶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latch"처럼 특정 작동 방식으로 한정하면, wedge나 자석, 마찰 패드, 캠 잠금 등 대체 구조에 의해 쉽게 회피될 수 있다. 반면 수단-기능 형식으로 쓰면 §112(6)이 적용되어 오히려 권리범위가 명세서 개시 구조로 좁혀지는 역설이 생길 수 있다.

여섯째, 비침해 의견서에서 function-way-result 중 way를 가장 깊이 분석해야 한다. Slimfold 이후 설계회피의 핵심 논리는 "동일 기능을 다른 방식으로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를 설득력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작동 원리, 구조적 위치, 힘의 전달 방식, 당업자의 기술 상식 등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맺음말: 균등론은 살아 있지만, 좁아지고 있다

1991년의 판례들은 균등론이 폐기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 적용 범위는 분명히 좁아졌다. Federal Circuit은 청구항의 고지 기능, 경쟁자의 예측 가능성, 합법적 설계회피의 공익성을 점점 더 강조하고 있다.

Slimfold와 Laitram이 남긴 메시지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것이다.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를 구조적으로, 그리고 방식적으로 실질적으로 다르게 구현하면, 전체적으로 유사한 제품을 만들더라도 균등침해를 피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 판례 흐름이 London v. Carson Pirie Scott 사건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리고 Federal Circuit이 균등론에 대한 적대감을 어떻게 더 구체화하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관련 해설 영상

© 2026 IP Strategy Series. 본 콘텐츠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를 바탕으로 실무 경험을 더해 재구성한 것입니다.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8장. 균등침해 회피설계 — 균등론(DOE) 소개 및 판례법리 개관

균등침해 회피설계 I — 균등론(DOE) 소개 및 판례법리 개관 |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8장

균등침해 회피설계 I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소개 및 판례법리 개관

이 강좌를 시작하며

앞서 진행한 강좌에서는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론을 다루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침해의 또 다른 측면인 균등침해(infringement under the doctrine of equivalents)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나아갑니다.

이 강좌는 균등침해 관련 판례법리를 선례를 통해 충실히 분석하고, 그 이해를 통해 균등침해 회피 방법론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참고한 교재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입니다. 교재를 스터디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하였습니다.

균등침해 회피 강좌는 총 8편으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균등침해가 무엇인지, 그리고 미국 판례법상 균등론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개괄적으로 살펴봅니다.


왜 문언침해 회피만으로는 부족한가

설계회피(design around)를 할 때, 특허청구항의 문언을 피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청구항에 기재된 특정 구성요소를 다른 재료, 다른 위치, 다른 결합 방식, 다른 작동 구조로 바꾸면 문언상 일치하지 않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특허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설계회피는 문언침해를 피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에 따른 침해 판단도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좋은 설계회피란 청구항 문언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균등론상으로도 실질적 차이를 확보하는 것이다."

발명자가 "나사"라고 청구항에 기재했는데, 경쟁자가 "볼트"나 "핀"으로 바꾸어 실질적으로 같은 작용효과를 얻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언침해는 부정되더라도, 법원은 발명의 실질적 내용을 가져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다루는 법리가 바로 균등론입니다.

따라서 특허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를 작성할 때, "청구항의 A 구성요소가 우리 제품에는 없다"는 분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드시 "그 A 구성요소와 동일하거나 균등한 구성요소도 없는가?"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47년의 판례 흐름 — Graver Tank에서 Warner-Jenkinson까지

균등론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려면 그 역사적 발전을 알아야 합니다. 균등론은 고정된 공식이 아닙니다. 한때 특허권자를 강하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동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청구항의 고지 기능과 경쟁자의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제한되어 왔습니다.

이 강좌는 1950년 연방대법원의 Graver Tank & Mfg. Co. v. Linde Air Products Co., 339 U.S. 605 (1950)에서 시작하여, 1997년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에 이르는 약 47년간의 판례 흐름을 추적합니다.

판례 연도 균등론상 의의
Graver Tank 1950 균등론의 정책적 정당성 확립. function-way-result 테스트 제시. 특허권자 보호 강조.
초기 Federal Circuit 1980년대 초 청구항 전체 대 피고 장치 전체 비교 유지. Graver Tank 기조 계승.
Pennwalt 1987 구성요소별 균등성 분석(element-by-element approach)으로 전환. 균등론 제한 시작.
Hilton Davis 1995 en banc 법원이 균등론의 성격을 재정리. 사실 문제 vs 법률 문제 논쟁.
Warner-Jenkinson 1997 균등론 존속 확인, 구성요소별 적용 및 출원경과 금반언을 문턱 문제로 재정리.

이 흐름에서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쪽에는 특허권자 보호의 논리가 있습니다. 사소한 변경으로 발명을 모방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한쪽에는 경쟁자와 공중의 예측 가능성이 있습니다. 청구항을 읽고 권리범위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Federal Circuit의 판례 역사는 이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조정해 온 역사입니다.


Federal Circuit의 4가지 핵심 변화

이 강좌에서 검토할 판례들은 Federal Circuit의 균등론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균등침해 인정에서 멀어지는 경향(trend away from finding infringement)을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핵심 변화는 네 가지입니다.

① 전체 대 전체 비교 → 구성요소별 접근

전통적으로 법원은 피고 제품 전체와 청구항 전체를 비교하며 "전체적으로 보아 실질적으로 같은가?"를 물었습니다. Federal Circuit은 이 접근을 버리고,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마다 동일하거나 균등한 대응요소가 피고 제품에 존재하는지를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구성요소별 접근(element-by-element approach)을 채택하였습니다.

예컨대 특허발명이 A+B+C+D의 조합인데 피고 제품이 A+B+C+E라면,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유사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D에 대응하는 E가 균등물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균등침해는 부정됩니다. 이 접근은 경쟁자에게 청구항 구성요소 중 어느 부분을 실질적으로 다르게 만들면 되는지 분석할 수 있게 합니다.

② 기능·방식·결과 → 구조 중심 분석

Graver Tank식 균등론은 흔히 function-way-result 테스트(기능·방식·결과 테스트)로 설명됩니다. 피고 제품이 실질적으로 같은 기능을,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여, 같은 결과를 얻는지를 봅니다.

Federal Circuit의 제한적 접근은 이 테스트에서 특히 "way"(방식)와 "structure"(구조)에 무게를 둡니다. 같은 기능을 하고 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그 작동 방식이나 구조가 다르면 균등침해를 부정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스프링의 탄성력으로 부품을 밀어 올리는 장치"를 "공압 실린더의 압력으로 밀어 올리는 장치"로 대체한 경우, 기능과 결과는 같아도 방식과 구조의 차이가 균등성 부정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③ 특허권자 보호 → 청구항 고지 기능(notice function) 중시

특허청구항은 특허권자와 특허청 사이의 문서가 아닙니다. 경쟁자, 투자자, 연구자, 제조업체가 특허권의 경계를 파악하기 위해 읽는 공적 문서입니다. Federal Circuit이 청구항의 고지 기능(notice function of claims)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경쟁자가 청구항을 보고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권리범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입니다.

이 변화는 설계회피를 정당화합니다. 청구항을 읽고 그 범위를 피해 새로운 구조를 만든 경쟁자를 쉽게 균등침해자로 보지 않겠다는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④ 청구항에서 특정적으로 제외된 대상에 대한 균등론 적용 금지

균등론은 청구항 문언을 보완하는 법리이지만, 청구항이 명시적으로 또는 구조적으로 제외한 것을 다시 끌어들일 수는 없습니다. 피고 제품이 청구항 범위에서 특정적으로 제외(specifically excluded)된 경우에는 균등론 적용이 금지됩니다.

예컨대 청구항이 "비전도성 플라스틱 하우징"을 요구할 때, "전도성 금속 하우징"을 사용한 피고 제품에 대해 "절연 효과가 있으므로 균등하다"는 주장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청구항이 선택한 표현이 보호범위의 경계를 형성하며, 균등론은 그 경계와 정면으로 모순될 수 없습니다.


설계회피는 왜 더 성공적이 되었는가

설계회피 자체는 새로운 행위가 아닙니다. 그러나 균등침해에 관한 Federal Circuit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새롭습니다. 위에서 제시한 네 가지 변화가 결합되면서, 설계회피는 단순한 단어 바꾸기를 넘어 법적으로 유효한 전략이 되었습니다.

설계회피 성공을 위한 균등론상 분석 체크리스트
  1. 청구항을 구성요소별로 분해한다.
  2. 피고 제품이 각 구성요소를 문언상 충족하는지 확인한다.
  3. 문언상 충족하지 않는 요소에 대해 균등물이 있는지 검토한다.
  4. 기능·방식·결과 중 특히 "방식"과 "구조"의 차이를 강조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5. 청구항의 고지 기능상 경쟁자가 합리적으로 회피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6. 해당 대체 구성이 청구항에서 특정적으로 제외된 것인지 확인한다.
  7. 선행기술과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까지 검토한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은 설계회피를 장려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더 성공적인 설계회피 결과를 낳았습니다. 특허제도는 독점권을 부여하는 대신 기술을 공개하여 후속 혁신을 촉진합니다. 합법적 설계회피는 그 후속 혁신의 일부이며, Federal Circuit의 새로운 접근은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합니다.

설계회피의 핵심은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와 균등하지 않을 만큼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관련 해설 영상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이 장의 출발점인 Graver Tank 판결(1950)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이 판결이 왜 미국 균등론의 기념비적 출발점으로 취급되는지, 그리고 판결 안에 이미 특허권자 보호와 청구항 고지 기능 사이의 긴장이 어떻게 내재해 있는지를 정책론, 적용 기준, 사실관계, 반대논리의 순서로 분석합니다.

본 강좌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를 기반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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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ly 17, 2026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3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첫 번째 단계 —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제3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첫 번째 단계 ―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제3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첫 번째 단계
―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기업의 특허 실무자와 전문 변리사·변호사를 대상으로, 특허 회피설계(Design-Around)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론을 단계적으로 소개하는 연재의 세 번째 글입니다. 앞선 글에서는 회피설계의 개념과 일반 방법론, 그리고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의 성립 법리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가장 첫 번째 실천 단계인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을 다룹니다.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한 가장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접근법은 다음의 흐름으로 요약됩니다. 우선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합리적으로 좁게 해석할 수 있는 법적·기술적 근거를 찾아내고, 그 해석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이나 공정을 수정한 뒤, 최종적으로 비침해를 뒷받침할 법적 방어 논리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구성요소를 제거하거나 변경하는 작업이 아니라, 청구항 해석·제품 설계·법적 논증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체계적인 회피설계 방법론입니다.

With these general principles of literal infringement and claim construction in mind, we can apply a cookbook approach to designing around to avoid literal infringement.

Ch.1 § IV, Cookbook Procedure for Avoiding Literal Infringement

여기서 "cookbook approach(요리책식 절차)"란 창의적 이론 논쟁보다, 실무자가 순서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절차적 체크리스트를 의미합니다. 총 16단계로 구성된 이 절차 중, 이번 글은 1~3단계, 즉 청구항 용어의 통상적 의미(Ordinary Meaning)를 확정하고 모호 용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집중합니다.


1단계: 최적의 사전·전문서를 찾아라

Find the Best Relevant Dictionary, Treatise, etc.

회피설계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청구항(Claims)에 사용된 각 용어가 해당 기술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특허의 유효출원일(Effective Filing Date) 당시에 공표된 사전(Dictionary), 백과사전(Encyclopedia), 기술전문서(Treatise), 논문, 산업표준(Technical Standard) 등 객관적인 외부 자료를 수집해야 합니다.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이란 청구항에 사용된 단어들을 정의함으로써 청구항의 문언상 범위(Literal Scope)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기본적으로 청구항 용어의 의미는 통상적 의미(Ordinary Meaning)이거나, 해당 특허에 고유한 특별한 의미(Special Meaning)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통상적 의미"에는 비기술적 용어(Non-technical Terms)와 기술적 용어(Technical Terms)가 모두 포함됩니다.

기준시점: 특허 유효출원일 당시의 자료를 기준으로

단어의 통상적 의미, 특히 비기술적 용어의 경우에는 특허의 유효출원일(Effective Filing Date) 당시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했던 사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Texas Digital 계열 판례에 따르면, 특허 출원 당시 공개되어 있던 사전·백과사전·전문서는 해당 기술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erson of Ordinary Skill in the Art, PHOSITA)가 청구항 용어에 부여했을 확립된 의미를 보여주는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로 인정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특허 출원 당시(유효출원일 기준)"라는 기준이 반드시 출원연도에 발간된 자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Inverness Medical Switzerland GmbH v. Warner Lambert Co. 사건에서 Federal Circuit은 1997년에 발행된 특허의 "on"이라는 단어를 해석하기 위해 1968년 사전과 1947년 사전을 참고했습니다. 해당 특허의 유효출원일 이전에 공표된 자료라면 출원연도보다 훨씬 앞선 자료도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기술용어의 경우 시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오래된 자료의 활용 여부는 해당 기술분야의 변화 속도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사전 vs. 기술사전: 용어 유형에 따라 증거가 달라진다

관련될 수 있는 사전에는 일반적 정의와 용례를 제공하는 영어사전뿐 아니라, 특정 기술분야에서 사용되는 전문적 의미를 제공하는 기술사전(Technical Dictionary)·백과사전·전문서가 포함됩니다(Inverness Medical Switzerland, 309 F.3d at 1378). 따라서 실무자는 먼저 문제가 되는 용어를 다음과 같이 분류해야 합니다.

용어 유형 주된 증거 자료 예시
일반어(Non-technical) 영어사전, 일반 백과사전 on, when, first, second
기술용어(Technical) 기술사전, 전문서, 표준문서 high frequency, amorphous, embossing
혼합형(Mixed) 일반사전 + 명세서 + 기술문헌 mode, flexible, layer

판례 사례: Intellectual Property Development v. UA-Columbia Cablevision

청구항의 "high frequency"라는 용어가 방송 시스템에서 55~216 MHz의 VHF(Very High Frequency) 범위를 포함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일반사전상의 정의를 따르면 VHF 범위까지 포함될 수 있었지만, 법원은 기술사전의 정의를 채택하여 "high frequency"를 3~30 MHz로 제한하였습니다(336 F.3d 1308). 피고 입장에서는 기술사전 정의가 유리했던 사례입니다.

선행기술 특허와 기술자료도 활용할 수 있다

사전·전문서 외에도 선행기술 특허(Prior Art Patents)가 청구항 용어의 통상적 의미를 확인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Kumar v. Ovonic Battery Co. 사건에서는 충전식 수소 배터리 특허의 "amorphous(비정질)" 합금 구조의 의미를 확인하는 데, 심사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된 선행기술 특허의 정의가 핵심 증거가 되었습니다(351 F.3d 1364).

기술정보자료(Technical Information Sheets)도 마찬가지입니다. 3M Innovative Properties v. Avery Dennison Corp. 사건에서는 "embossing(엠보싱)"의 의미를 정하는 데 기술정보자료가 활용되었으며, "multiple embossed pattern"이 완성품의 구조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두 단계 공정을 요구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350 F.3d 1365).

주의: 표준화 초안은 "확립된 의미"를 보여주지 않는다

외부증거의 가장 중요한 한계는, 그 자료가 반드시 특허 당시 이미 확립된 의미(Established Meaning)를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ACTV, Inc. v. Walt Disney Co. 사건에서는 양 당사자가 World Wide Web Consortium의 "request for comments" 문서를 권위 있는 자료로 제시했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했습니다. 그 문서의 목적은 이미 확립된 의미를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수집하고 장래 표준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346 F.3d 1082).

소프트웨어·통신·AI 분야에서 RFC, W3C 문서, IETF 초안, 기술 블로그 등을 다룰 때는 그 문서가 특허의 기준시점 당시 이미 확정된 표준이었는지, 아니면 초안이나 의견수렴 단계에 머물렀는지를 반드시 구별해야 합니다.

To summarize, the object at this point in the design-around process is to categorize the words in the claims as technical or non-technical, and find the best relevant evidence of the ordinary meaning of the words to one of ordinary skill.

1단계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청구항의 단어들을 기술용어와 비기술용어로 분류하고, 통상의 기술자를 기준으로 해당 단어들의 통상적 의미를 보여주는 최적의 관련 증거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 작업은 단순한 자료조사가 아니라, 향후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 작성에서 결정적인 증거 기반이 됩니다.


2단계: 관련된 통상적 정의를 식별하라

Identify the Relevant Ordinary Definitions of the Words in the Claims

대부분의 단어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법원은 그 가운데 관련 있는 정의(Relevant Definition)를 선택해야 합니다. 사전의 정의 가운데 일부는 청구된 발명과 전혀 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 된 청구항 용어의 여러 사전적 의미 중 발명자가 그 단어를 사용한 방식과 가장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항상 내부기록(Intrinsic Record)을 검토해야 합니다.

여기서 1단계와 2단계의 차이가 중요합니다. 1단계가 "어떤 사전·문헌을 찾을 것인가"라면, 2단계는 "찾아낸 여러 정의 중 어떤 정의를 채택할 것인가"입니다.

내부기록이 필터 역할을 한다

사전은 하나의 단어에 대해 복수의 정의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on"은 "~의 위에", "~에 접하여", "~에 부착되어", "~하는 중에", "~에 관하여"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특허 청구항에서 중요한 것은 사전의 모든 의미가 아니라, 발명의 기술적 문맥에서 가능한 의미입니다.

사전이 여러 후보 의미를 제공하면, 내부기록(청구항, 명세서, 도면, 출원경과)은 그 가운데 발명자가 실제로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를 확인하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설계회피 실무에서는 이 필터링 단계가 특히 중요합니다. 의뢰인에게 유리한 사전 정의만을 선택했다가 명세서 문맥에 의해 소송에서 쉽게 배척되는 상황을 피해야 합니다.

판례 사례: Inverness Medical Switzerland GmbH v. Warner-Lambert Co.

임신진단 시험지(Pregnancy Test Strip)에 관한 특허에서 문제 된 청구항 용어는 "on"이었으며, 쟁점은 "on"이 시험지 표면 위의 배치(Surface Disposition)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시험지 내부로의 함침(Impregnation)까지 포함하는지였습니다(309 F.3d 1373).

Federal Circuit은 1968년 사전과 1947년 사전을 기준으로 "on"을 위치적·기능적·시간적 문맥으로 나누어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시간적 의미("특정한 날의 진행 중에 발생함" 등)는 문맥상 무관하다고 배제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법원이 "on"의 사전 정의가 표면 배치와 내부 함침을 모두 포함하고, 명세서 역시 두 가지 구조를 모두 개시하고 있으므로, "on"은 두 대안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판시했다는 점입니다.

핵심 원칙: 복수 의미가 모두 관련되면 둘 다 포함될 수 있다

이 사건이 설계회피 실무에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단어의 통상적 의미가 두 개의 관련 대안을 모두 포함하고, 명세서나 출원경과가 그중 하나만을 의도했음을 명확히 보여주지 않는 한, 청구항은 두 대안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설계회피자에게 경고입니다. 단어 하나를 좁게 읽어 제품 구조를 약간 바꿨다고 해서 반드시 문언침해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명세서가 여러 대안적 구조를 모두 개시하고 있다면, 청구항 용어도 그 대안들을 포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명세서나 출원경과가 특정 의미만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거나 다른 의미를 명시적으로 배제했다면, 청구항은 그만큼 좁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3단계: 통상적 의미가 없는 용어를 모두 식별하라

Identify All Words in the Claims That Have No Ordinary Meaning, i.e., No Meaning Outside of the Specification

어떤 청구항 용어가 너무 넓어서 모호하거나, 일반사전과 기술문헌에서 독립적으로 확립된 의미를 갖지 않는다면, 법원은 그 의미를 명세서(Specification) 중심으로 해석하게 됩니다. 이는 특허권자에게는 "원치 않는 결과(Undesired Results)"가 될 수 있습니다. 넓게 쓰려고 한 청구항이 오히려 명세서의 좁은 실시예(Embodiment)나 수치범위로 제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설계회피자의 관점에서는 이것이 전략적 기회가 됩니다.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유형의 용어를 구분하면 이 단계의 실무 적용이 명확해집니다.

유형 예시 해석 방향
통상적 의미가 있는 넓은 용어 connector, layer, server 일반·기술 의미에서 출발
통상적 의미가 없는 모호 용어 vivid colored appearance, automation code 명세서 중심 해석 → 제한 가능성 ↑
특허권자가 특별히 정의한 용어 "as used herein…" 형태 명세서의 특별 정의 적용
발명자의 조어(Coined Term) 업계 의미 없음 명세서에서 의미 탐색

판례 ①: 주관적 형용사는 명세서의 수치범위로 제한된다

판례 사례: Oakley, Inc. v. Sunglass Hut Int'l., 316 F.3d 1331 (Fed. Cir. 2003)

"vivid colored appearance(선명한 색상 외관)"라는 청구항 용어는 쉽게 정의될 수 없었습니다. "선명하다"는 표현은 주관적이어서 어느 정도 색상 차이가 있어야 하는지 객관적 기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명세서에서 객관적 기준을 찾아, "vivid colored appearance"를 5.45%에서 405% 범위의 differential effect를 만들어내고, 최소 2.3% 이상의 효과를 내는 선글라스로 해석하였습니다. 겉으로는 넓어 보이는 청구항이 명세서의 수치범위에 묶인 사례입니다.

판례 ②: 업계에서 받아들여진 의미가 없으면 "강한 추정"도 없다

판례 사례: Irdeto Access, Inc. v. Echostar Satellite Corp., 383 F.3d 1295 (Fed. Cir. 2004)

법원은 해당 기술분야에서 받아들여진 의미(Accepted Meaning in the Art)가 없는 다툼 있는 용어는 Texas Digital의 "강한 추정(Heavy Presumption)"을 누리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 받아들여진 의미가 없는 경우, 그 청구항 용어는 특허 자체가 제공하는 범위까지만 해석됩니다. 따라서 출원인은 다툼이 생길 수 있는 용어에 대해 명세서에서 정확한 정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판례 ③: 상대적 표현은 명세서가 해석 기준이 된다

판례 사례: On-Line Technologies, Inc. v. Bodenseewerk Perkin-Elmer GmbH, 386 F.3d 1133 (Fed. Cir. 2004)

"substantially spherical … having a cylindrical component added thereto(원통형 구성요소가 추가된 실질적으로 구형인)"라는 표현은 반사면(Reflective Surfaces)에 적용될 때 해당 기술분야에서 정확하고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법원은 그 표현이 해당 특허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알기 위해 명세서를 참고하였습니다. "substantially", "approximately", "about" 류의 상대적 표현은 객관적 경계가 불명확할 경우, 명세서의 도면·수치·기능적 설명이 해석 기준이 됩니다.

판례 ④: 사전 정의가 너무 넓으면 실질적 의미가 없다

판례 사례: Altiris, Inc. v. Symantec Corp., 318 F.3d 1363 (Fed. Cir. 2003)

"automation code"의 "automation"에 대한 사전 정의는 너무 넓어서 실질적 의미가 거의 없었습니다. 특허권자가 청구항의 명확성을 떨어뜨리는 표현을 선택했기 때문에, 법원은 명세서에 의존하여 그 문구를 해석했습니다. 소프트웨어 특허에서 "module", "engine", "logic", "manager" 같은 포괄적 용어를 청구항에 사용할 때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용어들은 명세서에 기재된 특정 알고리즘·구조·절차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례 ⑤: 사전 정의 자체가 없는 경우

판례 사례: Riverwood Int'l Corp. v. R.A. Jones & Co., 324 F.3d 1346 (Fed. Cir. 2003)

포장장비 분야의 "flight bars"라는 용어에 대한 사전 정의가 없었습니다. 법원은 명세서에 나타난 사용례와 구성 설명을 통해 통상적 의미를 결정했습니다. 산업 장비·제조공정 특허에서는 특정 업계 또는 특정 기계 구조에서만 쓰이는 실무적 용어가 많습니다. 이런 용어가 명세서에 충분히 설명되어 있지 않다면, 법원은 명세서에 기재된 구체적 구조에 제한하여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무 적용 체크리스트

앞서 살펴본 1~3단계를 설계회피 의견서 작성에 실제로 적용할 때는 다음 순서를 따르는 것을 권장합니다.

  1. 청구항에 포함된 모든 용어를 추출하고, 각각을 일반어·기술용어·특허 고유 용어로 분류한다.
  2. 일반어는 특허 기준시점에 가까운 영어사전에서 의미를 찾는다.
  3. 기술용어는 기술사전·전문서·표준문서·선행기술 특허에서 의미를 찾는다.
  4. 수집된 자료 중 발명의 기술적 문맥과 관련 있는 정의를 선별하고, 무관한 정의는 그 이유와 함께 배제한다.
  5. 표준화 초안·의견수렴 문서는 확립된 의미를 보여주는 자료인지 여부를 별도로 검토한다.
  6. 모든 외부증거는 명세서와 출원경과(내부기록)에 비추어 재검증한다.
  7. 명세서 밖에서 독립적인 통상적 의미를 갖지 않는 용어를 식별하고, 해당 용어가 명세서의 어떤 실시형태·수치·기능·목적과 연결되어 제한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8. 설계변경팀에는 "어떤 구성요소를 어떻게 바꾸면 어떤 청구항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지침으로 전달한다.

마치며

1~3단계는 회피설계 전체 과정의 인식론적 출발점입니다. 청구항 용어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제품 수정을 시작하면, 법적 근거 없는 설계변경에 그치거나 오히려 균등침해(Doctrine of Equivalents)의 위험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용어를 일반어와 기술용어로 분류하여 최적의 외부증거를 찾아낼 것. 둘째, 사전의 여러 정의 가운데 내부기록과 부합하는 관련 정의를 선별할 것. 셋째, 통상적 의미가 없거나 모호한 용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명세서에 기반한 청구항 축소 논리를 구축할 것. 이 세 가지 작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법적으로 견고한 회피설계의 토대가 마련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4~6단계, 즉 명세서와 출원경과(내재적 증거)를 통해 청구항 권리범위를 추가로 좁히는 방법을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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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허소송은 단순히 “우리 제품이 상대방 특허와 다르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설명하는 싸움이 아닙니다. 청구항 해석, Discovery, Summary Judgment, 균등론, 배심재판, JMOL과 항소심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