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크(John Locke)의 재산권 철학과 특허권
— 나종갑 교수 연구 해설
본 글은 나종갑 교수(연세대학교)의 특허권에 관한 법철학적 연구를 리서치하여 정리한 해설입니다. 존 로크(John Locke)의 재산권 철학은 근대 지적재산권(특히 특허권)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가장 강력한 철학적·도덕적 기반을 제공해 왔습니다. 로크의 노동이론(Labour Theory of Property)은 무형물의 사유화를 설명하는 자연권적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현대 특허제도의 설계와 특허 요건의 형성 과정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글에서는 로크의 철학적 체계를 중심으로 특허권의 본질과 역사적 변화, 사상가들의 논쟁 및 특허 요건의 형성 철학을 체계적으로 해설합니다.
1. 자연상태와 재산권: 존 로크의 재산권 철학
① 재산권론의 배경과 목적
존 로크의 재산권 이론은 로버트 필머(Robert Filmer)의 가부장적 왕권신수설(Divine Right of Kings)에 대항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필머는 신이 아담과 그 후손(국왕)에게 지구의 독점적 지배권을 부여했다고 주장한 반면, 로크는 신이 모든 인류에게 자연(지구)을 '공유물(the common)'로 하사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로크의 목적은 절대 왕권조차 침해할 수 없는 개인의 신성불가침한 사유재산권을 확립하는 것이었습니다. 재산권은 인간의 안락하고 평온한 생존(well-being)과 행복을 위한 기초이며, 인간을 정치적 속박과 전제주의적 구속으로부터 진정하게 해방시키는 궁극적 수단이 됩니다.
② 자연상태에서의 재산 취득과 '노동의 혼합'
자연상태에서 공유물은 모든 인류가 공동으로 누릴 수 있으나, 구체적인 사유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정당화 기제가 필요합니다. 로크는 다음의 자명한 진리에서 출발합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신체(person)에 대해 독점적인 소유권(Property)을 가진다."
인간의 신체 소유권에서 유래하는 육체적·정신적 노동(Labour of his body)과 손이 하는 일(Work of his hands) 또한 전적으로 그 개인에게 속합니다. 따라서 어떤 인간이 자연이 제공한 공유 상태에서 어떤 사물을 끄집어내어 자신의 '노동을 혼합(mixes his labor with it)'하고 고유한 것을 결합하면, 그 사물은 그의 재산이 됩니다.
노동은 개인의 고유한 속성이므로, 노동이 결합된 사물은 다른 사람들의 공동 권리를 배제하는 구체적인 사유재산으로 확립됩니다. 이 재산권 취득 과정에는 타인의 명시적인 동의가 필요 없습니다. 만약 인류가 자연물을 취득하기 위해 매번 타인의 동의를 구해야 했다면, 인류는 동의를 구하기도 전에 굶어 죽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③ 재산 취득의 정당성 조건: 세 가지 단서(Provisos)
로크는 자연상태에서 노동을 통해 재산을 무제한적으로 전유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세 가지 단서를 설정했습니다.
- 타인을 해하지 않을 것 (No-harm Proviso): 타인의 생명, 건강, 자유, 또는 소유를 해치거나 침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는 자연상태 전체를 통괄하는 도덕적 일반 원칙입니다.
- 충분하고 동등하게 남겨둘 것 (Enough and as good left Proviso): 다른 사람들도 노동을 통해 사유재산을 취득할 기회를 동등하게 가질 수 있도록, 공유 상태에 타인을 위해 충분하고 동일한 품질의 자원을 남겨두어야 합니다.
- 낭비하지 않을 것 (Non-waste / Non-spoilage Proviso): 자신이 썩히지 않고 소비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필요의 한도 내에서만 재산을 취득해야 합니다.
이 중 낭비금지 단서는 역사적으로 '화폐(money)의 도입'에 의해 극복됩니다. 썩지 않는 금과 은 같은 화폐를 통해 가치를 보존할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은 낭비금지 단서의 제약 없이 합법적으로 무한한 자본을 축적하고 임금 노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자본주의적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2. 특허권의 역사적 변화와 자연권적 재산권 논의
특허권은 역사적으로 국가가 부여하는 배타적 특권(exclusive privilege)에서 시작하여, 개인의 노동과 창의성에 기반한 자연권적 재산권(natural right of property)으로 점차 변화해 왔습니다.
① 베니스와 영국의 특허 기원
근대적 의미의 성문 특허법은 1474년 이탈리아 베니스 공화국에서 출현했습니다. 베니스 특허법은 "도시에 이전에 만들어진 적이 없는 새롭고 창의적인 장치(new and ingenious device)"를 등록하면 10년 동안 타인의 무단 복제를 금지하는 독점권을 부여하여 기술 혁신을 장려했습니다.
반면, 영국의 특허제도는 중상주의적 정책에 기초한 기술 수입(importation) 장려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중세 후기 대륙에 비해 기술력이 뒤떨어졌던 영국은 외국의 기술과 장인들을 자국으로 이민 오도록 권유하며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보호명령서(Letters of Protection)'를 국왕의 특권으로 부여했습니다. 초기 영국의 특허는 자국 내에 존재하지 않는 외국의 기술을 도입하여 국내 산업을 부흥시키는 대가로 주어지는 은혜적 특권이었습니다.
② 국왕의 특허 남용과 "나쁜 특허(Bad Patent)"의 탄생
튜더 왕조와 스튜어트 왕조에 이르러 국왕들은 재정 수입을 확보하거나 측근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특허 독점권을 남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소금, 카드, 식초, 전분 등 생필품과 기존에 누구나 자유롭게 제조·판매하던 업종에까지 독점 특허권을 설정해 줌으로써 일반 시민들의 직업 수행의 자유와 경제적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배하는 "나쁜 특허(bad patent)"들이 양산되었습니다.
③ Darcy v. Allein 사건(1602)과 1624년 독점법(The Statute of Monopolies)
이러한 남용에 제동을 건 사건이 바로 Darcy v. Allein 사건(독점사건)입니다. 국왕으로부터 놀이카드 제조·판매 독점권을 부여받은 Darcy가 카드를 판매한 Allin을 제소하자, 영국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국왕의 특권 행사라 할지라도 시민의 합법적인 직업의 자유와 거래의 자유를 저해하는 특허는 무효이다. 인간의 노동과 근면성에 의한 생존권은 하느님이 부여한 자연권적 속성(Gift of God)이므로 왕권으로 이를 제약할 수 없다."
이 판결의 정신을 이어받아 에드워드 코크(Edward Coke) 경의 주도로 1624년 영국의 독점법(Statute of Monopolies)이 제정되었습니다. 독점법 제1조는 국왕의 전제적 독점 특허권을 원칙적으로 무효화하되, 제6조를 통해 오직 "이전에 사용된 적이 없는 새로운 제조물(manner of new manufactures)"에 한하여 "최초의 진정한 발명자(true and first inventor)"에게만 14년 이내의 한시적 독점 특허를 예외적으로 허용했습니다.
이 역사적 변화를 거치면서 특허권은 국왕의 주권에서 나오는 절대적 전횡의 도구에서 벗어나, 최초로 사회에 새로운 기술을 제공한 발명가의 노동에 대해 부여하는 자연권적 재산권이자 정당한 계약적 권리로서의 성격을 획득하게 되었습니다.
3. 사상가들의 특허 성질 논의와 비판
① 로크적 노동이론과 "독립발명 불인정"의 난점 극복
특허를 로크적 노동이론으로 정당화할 때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법리적 난점은 "독립발명(Independent Invention)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로크의 '땀의 이론(sweat of the brow)'에 따르면, 첫 번째 발명가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동일한 발명을 완성한 두 번째 발명가 역시 정당하게 노동을 가했으므로 독자적인 재산권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현대 특허법은 오직 선출원자(또는 선발명자) 한 명에게만 배타적 특허를 주므로, 로크적 단서(Enough and as good left)를 위반한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 난점은 로크의 "노동과 가치 증가(added value)"의 개념을 정교하게 해석함으로써 극복됩니다.
- 로크에게 있어 정당한 소유권을 낳는 노동은 단순히 움직이는 행위가 아니라 "사회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증가(added value)시키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 첫 번째 발명가가 발명을 사회에 공개하는 순간, 사회 전체에는 이미 그 기술 사상이 주입되어 공유 자산의 가치가 증가합니다.
- 그 이후에 두 번째 발명가가 아무리 독자적인 노력을 기울여 동일한 발명을 하더라도, 그 행위는 이미 사회에 존재하는 기술을 중복하는 것에 불과하여 어떠한 실질적 가치 증가도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 가치 증가가 없는 행위는 로크가 정의하는 재산권 형성의 '노동'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두 번째 발명가에게 독점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로크적 단서에 반하지 않습니다.
②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의 사유화 딜레마
사회철학자 스펜서는 유한한 지구 자원을 개인이 노동을 통해 선점·사유화해 나간다면, 필연적으로 자원은 고갈된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 전유의 사슬 끝에 서서 아무런 자원도 취득하지 못한 마지막 인류(Z)는 이전에 자유롭게 사용하던 자연에서 배제되어 타인의 동의에 의해서만 존재할 수 있는 비참한 상황의 악화에 직면합니다. 따라서 사유재산의 인정은 '평등한 자유의 법칙'을 침해하므로, 로크의 '충분하고 동등하게 남겨둘 것'의 단서는 결코 충족될 수 없다는 심각한 딜레마를 제기했습니다.
③ 로버트 노직(Robert Nozick)의 해답: 강한 단서에서 약한 단서로의 수정
노직은 스펜서의 딜레마에 대응하여 로크의 단서를 두 가지 수준으로 정교화하여 수정했습니다. 타인의 상황 개선 기회를 박탈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엄격한 단서(강한 단서) 대신, 타인의 처지를 이전보다 물질적으로 악화시키지 않는다면 사유화를 허용해야 한다는 "약한 단서(weaker requirement)"를 제시했습니다.
노직은 이를 특허권에 투영하여 다음과 같이 증명합니다.
- 외딴 지역에서 특정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초와 약효를 독자적으로 발견하여 전량 사유화(특허화)한 자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 이 특허 독점으로 타인들은 동일한 물질을 스스로 발견하여 사유화할 기회를 상실합니다.
- 그러나 이 발명가가 기술을 발견하기 전에는 세상에 그 치료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타인들이 치료제를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지위가 발명 이전보다 물질적으로 "악화(worse off)"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발명가의 공개 덕분에 치료라는 개선된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 다만, 타인의 지위가 장기적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허권의 "존속기간을 제한(예: 20년)"하고 기간 만료 후에는 공공의 영역(public domain)에 무상 반환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합니다. 이는 타인의 지위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기술 개발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고도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해 줍니다.
④ 칼도-힉스(Kaldor-Hicks) 효율성과의 합체
노직의 약한 단서와 기간 제한을 거친 특허제도는 후생경제학의 칼도-힉스 개선(Kaldor-Hicks improvement) 및 파레토 최적(Pareto optimality)과 완전히 일치합니다. 비록 특허 독점 기간 동안 소비자는 독점 가격을 지불하는 일시적 손실을 겪지만, 특허라는 인센티브를 통해 창출되는 사회적 기술 가치의 증가분이 소비자의 지불 비용을 압도적으로 상회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체 사회적 잉여(surplus)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로크의 자연권적 재산권 이론은 실용주의적 정당성과 완벽하게 결합됩니다.
⑤ 칸트(Kant)와 헤겔(Hegel)과의 비교
칸트의 관념적 점유와 사회 계약: 칸트는 물리적 점유를 넘어서는 선험적 관념적 점유(possessio noumenon)를 재산권의 토대로 보았습니다. 추상적인 아이디어 자체의 사유화는 타인의 동등한 자유를 침해하므로 허용할 수 없지만, 발명가가 자연법칙을 구체적으로 '실제에 적용(application)'하여 사물의 통제력을 확보하면 관념적 지배상태가 인정된다고 봅니다. 나아가 칸트의 사회계약설은 실정법상 정부와 발명가 간의 '계약(contract)'에 의해 일정 기간 배타적 점유를 보장(특허 계약)하고 기간이 만료되면 공역으로 돌려보내는 현대 특허제도의 계약설(Contract Theory)에 깊은 철학적 기저를 제공합니다.
헤겔의 인격이론(Personality Theory): 헤겔은 외부 사물에 인간의 자유의지(freewill)와 인격(personality)을 실재화하는 과정이 재산권의 본질이라고 봅니다. 창작자의 정신과 고유한 개성이 외부 세계에 물리적으로 구체화된 연장선으로서 지적재산권을 정당화합니다.
4. 특허 요건(신규성과 진보성) 등장의 역사와 철학
특허를 부여하기 위해 요구되는 두 가지 핵심 요건인 신규성(Novelty)과 진보성(Non-obviousness)은 각각 고유한 역사적 배경과 법철학적 원리에 입각하여 발전했습니다.
"반공유의 비극" 예방
① 신규성(Novelty)의 역사와 철학: 공유 자산의 보호와 선점의 원칙
철학적 원리: 신규성은 자연법상 선점의 원칙(First Occupancy / First Possession)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아무도 점유하지 않은 무주의 물건을 소유의 의사로 가장 먼저 점유한 자에게 권리를 인정하는 원리입니다.
역사적 변화: 초기 베니스 특허법이나 영국 독점법 제6조의 신규성은 국내적 신규성(영토적 범위)에 국한되었습니다. 설령 외국에서 이미 널리 알려지고 사용되던 기술이라 할지라도, 자국 내에 처음 도입하여 국내 기술 수준을 향상시킨 자(importer)에게 최초 발명자와 동등한 특허 독점권을 부여했습니다. 기술 수입을 장려하기 위한 중상주의 정책과 공리주의적 유용성 요구가 결합된 결과였습니다.
보편적 신규성으로의 이행: 1778년 맨스필드(Mansfield) 판사가 판결한 Liardet v. Johnson 사건 이후, 특허권의 대가로서 발명의 상세한 설명(명세서)을 작성해 기술을 문서로 공개하는 실무가 정착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사용 여부를 넘어 "간행물 등에 기술이 인쇄되거나 이미 세상에 공표되었는지"를 판단하는 보편적·객관적 신규성으로 개념이 확장되었습니다.
철학적 정당성: 이미 공개된 지식(공역, public domain)은 모든 인류의 공동 자산이므로 특정인이 이를 독점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타인의 동등한 자유를 박탈하는 "나쁜 특허"가 됩니다. 따라서 신규성 요건은 공유재의 부당한 전유를 차단하는 도덕적 경계선 역할을 합니다.
② 진보성(Non-obviousness)의 역사와 철학: "반공유의 비극"과 효율적 제도 설계
철학적 원리: 진보성은 자연권적 선점 원칙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도구주의(Utilitarian Instrumentalism)와 후생경제학적 효율성에 기반합니다.
도입 배경과 "반공유의 비극(Tragedy of Anticommons)": 단순히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신규성만 충족하면 무조건 특허 독점권을 남발해 주는 경우, 사소한 기술적 변형이나 이미 알려진 기술들의 단순한 기계적 조합에 대해서도 사유화가 일어납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배타적 권리들이 파편화되어 난립하게 되면, 후발 발명가들은 수많은 특허권자로부터 일일이 라이센스를 얻어야만 실시가 가능한 "반공유의 비극"에 처하게 되며, 이는 전체 기술 발전을 심각하게 후퇴시킵니다.
미국 진보성 판단 기준의 발전 단계:
- Novelty 기준: 단순히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이면 특허를 인정하던 단계.
- Flash of Genius (천재의 영감) 기준: 1850년 미국 대법원은 Hotchkiss v. Greenwood 사건에서 단순한 장인의 통상적 작업 능력을 넘어서는 '발명가적 창의성(ingenuity and skill of an inventor)'이 결합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진보성을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이후 대공황 시기, 1941년 Cuno 사건에서 "천재의 영감(Flash of Genius)" 수준의 고도한 주관적 영감을 요구하기까지 기준이 높아졌습니다.
- Scrutinize-with-Care (상승 효과) 기준: 여러 알려진 요소를 결합한 경우, 각 부분의 물리적 합을 초과하는 상승 효과(synergism)가 있을 때만 특허를 인정하는 엄격한 기준입니다.
- Non-obviousness (비자명성, 1952년 미국 특허법 제103조): 극단적으로 높고 모호하던 판례상의 진보성 기준을 체계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1952년 미국 특허법은 "자명성(Non-obviousness)"이라는 객관적인 문구를 입법화했습니다. 해당 기술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HOSITA: person having ordinary skill in the art)가 선행기술로부터 용이하게 도출해 낼 수 없어야 한다는 객관적 기준으로 수렴되었습니다.
- KSR 사건(2007)의 현대적 조화: 미국 대법원은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의 TSM(Teaching, Suggestion, Motivation) 테스트가 지나치게 형식적이어서 사소한 결합 발명들을 여과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며, 보다 상식적이고 탄력적인 진보성 기준(Graham 판결의 엄격한 고수)을 천명하여 반공유의 비극을 막고 특허 품질을 높였습니다.
5. 결론: 자연권과 실용주의 정당성의 합체
존 로크의 재산권 철학에서 출발한 특허의 정당성 논의는 단순히 "창작자의 땀방울에 마땅한 대가를 준다"는 평면적 도덕률에 그치지 않습니다. 로크 철학에 내재된 노동과 가치 증가의 의미를 명확히 함으로써 독립발명 불인정이라는 지적재산권의 본질적 한계를 정당화하고, 노직의 '약한 단서'와 '기간 제한'이라는 정교한 법철학적 해석을 통해 허버트 스펜서의 전유 딜레마를 극복해 냈습니다.
이러한 자연권적 정당화의 단서들은 기술 개발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공유재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특허 요건(신규성과 진보성)으로 구체화되었습니다. 결국 신규성과 진보성이라는 필터를 통해 걸러진 "좋은 특허(good patent)"만이 사회적 후생을 실질적으로 증가시키고 인류 전체의 동등한 자유와 이익에 부합(칼도-힉스 개선)하게 됩니다.
근대 자연법 사상가들과 법률가들이 직조해 낸 재산권 철학은, 오늘날 특허권이 개인의 신성한 권리이자 동시에 사회의 혁신과 효율을 이끄는 실용주의적 제도로서 작동할 수 있게 만든 법학적 대회당(One Cathedral)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관련 해설 영상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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