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 판단에서 선행문헌 전체를 읽는 법
대법원 2019후12094 판결과 선행기술 결합의 실무
1. 핵심 법리: 일부 문구가 아니라 문헌 전체가 무엇을 가르치는가
진보성 판단에서 선행문헌의 특정 문장이나 수치범위가 청구발명과 겹친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법원이 확인해야 할 것은 선행문헌 전체를 읽은 통상의 기술자가 출원 당시 실제로 무엇을 합리적으로 인식했는가이다.
진보성 부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일부 기재만이 아니라 그 선행문헌 전체에 의하여 통상의 기술자가 합리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사항을 기초로 대비·판단하여야 한다.
선행문헌 전체에 의하여 통상의 기술자가 합리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사항을 기초로 대비·판단하여야 하고, 일부 기재와 배치되거나 이를 불확실하게 하는 다른 선행문헌이 제시된 경우에는 그 내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1.1 “선행문헌 전체”는 모든 구성이 언제나 불가분이라는 뜻이 아니다
선행문헌 전체 대비 원칙은 선행문헌 속 개별 구성이나 하위 결합을 다른 문헌과 결합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문제된 구성이 문헌에서 독립된 기술적 수단으로 인식되고 다른 시스템에도 예측 가능하게 적용될 수 있다면 그 결합은 허용될 수 있다.
금지되는 것은 청구발명을 보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낸 뒤, 그 부분이 원래 수행하던 기능·전제조건·작동원리 또는 문헌의 반대 교시를 무시하는 왜곡된 선택적 발췌이다.
구성이 독립적으로 인식되고, 필요한 주변 조정이 통상적이며, 다른 장치에서도 같은 기능을 예측 가능하게 수행하고, 문헌 전체가 그 적용을 배제하지 않는 경우
구성의 기능적 전제와 주변 관계를 제거하거나, 문헌의 목적·작동원리를 상실시키거나, 명시적 부정적 교시를 무시한 채 청구발명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부분만 추출한 경우
1.2 “배치되는 다른 선행문헌”과 “부정적 교시”는 구별한다
| 개념 | 의미 | 실무상 기능 |
|---|---|---|
| 배치·불확실하게 하는 다른 선행문헌 | 한 선행문헌의 일부 기재와 충돌하거나 그 기술적 의미·신뢰성을 불확실하게 하는 별도의 기술문헌 | 출원 당시 전체 기술수준과 증거의 무게를 종합 평가하게 한다. |
| 부정적 교시 (teaching away) |
동일 문헌 또는 다른 자료가 특정 변경·수치·결합을 피하도록 하거나, 그 방향이 목적 달성에 부적절하다고 가르치는 경우 | 제안된 결합의 이유와 성공 가능성을 약화한다. 단순한 단점 언급이나 다른 방안의 선호와는 구별된다. |
2. 2019후12094 판결의 실제 적용: 점도와 Li₂O
출원발명은 용융 산화물 욕의 점도를 0.3×10-3 Pa·s 이상 3×10-1 Pa·s 이하로 한정하였다.
선행발명은 용융 염 욕의 점도가 바람직하게는 100포이즈 이하라고 기재했지만, 강대 표면에 응고피막을 형성한 뒤 이를 파괴·박리하는 작동원리를 전제로 하였다.
대법원의 판단은 “하한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일부 문구만으로 출원발명의 낮은 점도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문헌 전체를 보면 응고피막이 형성될 최소 점도가 사실상 요구되며, 그 작동원리를 상실할 정도로 점도를 낮추는 것은 단순 최적화가 아니었다.
출원발명은 Li₂O 함량을 10중량% 이상 45중량% 이하로 요구하였다.
선행발명은 Li₂O 함량을 0~6중량%로 제시하면서, 6중량%를 초과하면 응고피막의 박리성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그 범위를 피하도록 가르쳤다.
대법원의 판단은 10~45중량%로 높이는 변경이 문헌 전체의 부정적 교시에 반하며, 출원발명을 알고 나서야 선택하기 쉬운 사후적 변경이라는 취지였다.
선행문헌의 수치범위가 문언상 열려 있는 것처럼 보여도, 문헌 전체의 목적과 작동원리가 사실상 허용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반대로 문헌이 특정 범위를 명시적으로 피하라고 가르친다면, 그 반대 범위로의 변경을 “통상적 최적화”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 선택적 발췌와 사후적 결합의 전형적 위험
3.1 부품 창고형 추출
D2의 구성 c가 d·e·f와 함께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데도 c만 떼어 D1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c가 독립 모듈로 인식되는지, d·e·f가 기능의 필수 전제인지, D1에 적용하면 같은 기능이 유지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3.2 출원발명을 지도로 삼은 역방향 조합
청구발명의 a+b+c 구조를 먼저 본 뒤 a는 D1, b는 D3, c는 D2에서 찾아 조합하는 방식이다. 각 선택과 변경의 이유가 출원 당시의 객관적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으면 사후적 고찰의 위험이 크다.
3.3 기능 명칭만 같은 구성의 기계적 치환
두 부품이 모두 “밀봉”, “지지”, “안전” 등의 기능을 가진다는 이유만으로 교체 가능하다고 단정하는 방식이다. 작동조건, 구조적 연결, 압력·온도·하중, 제어방식 및 예상되는 성능을 비교해야 한다.
4. 결합 용이성 Q1~Q6: 법정요건이 아닌 실무 점검표
중요: 아래 Q1~Q6은 대법원이 정한 누적적 법정요건이나 점수표가 아니다. 모든 문항이 “용이”여야만 진보성이 부정되는 것도 아니고, 하나가 “어려움”이라고 해서 진보성이 자동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각 사정의 기술적·법적 중요도와 상호관계를 종합해 출원 당시 통상의 기술자가 실제로 해당 결합에 도달할 수 있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구성이 다른 부품과 기능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면 단순히 “독립 작동 여부”만 묻지 않는다. 분리·이식에 필요한 주변 변경의 범위, 난이도, 상호의존성 및 결과의 예측 가능성을 함께 본다.
- 문헌이 그 구성을 독립 모듈이나 선택 가능한 수단으로 설명하는가?
- 주변 구성을 함께 옮기는 것이 통상의 설계범위인가?
- 분리 후에도 원래 기능이 예측 가능하게 유지되는가?
- 청구발명을 알아야만 특정 주변 변경을 선택할 수 있는가?
선행기술 결합에는 치수, 배치, 연결부, 재료 또는 제어조건의 조정이 수반될 수 있다. 일정한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으로 결합이 배제되지는 않는다.
변경방향이 표준·교과서·통상 관행에서 제시되고, 소수의 예측 가능한 조정으로 기존 기능이 유지되는 경우
다수의 상호의존적 구성과 작동원리를 바꾸어야 하고, 그 변경방향이 객관적 자료에 없으며, 청구발명의 핵심 구성을 알아야만 설계가 완성되는 경우
변경의 “개수”보다 각 변경의 질적 중요성, 상호작용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결합이 선행발명의 주된 목적이나 작동원리를 상실시키면 용이성을 강하게 약화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성능이 낮아진다는 사정만으로 결합 동기가 항상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통상의 기술자가 다른 장점, 비용 절감, 안전성 또는 규격 충족을 위해 성능 일부를 희생하는 기술적 절충을 선택할 수 있는지도 함께 평가한다.
선행기술이 제안된 변경을 명시적으로 피하라고 하거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지거나 중대한 실패가 생긴다고 가르치는 경우에는 부정적 교시가 강하다.
반면 기존 방식의 단점을 언급하거나 다른 실시형태가 더 낫다고 선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문헌이 통상의 기술자를 실제로 해당 방향에서 멀어지게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결합 이유는 반드시 D1 또는 D2에 문자 그대로 명시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 자료에서도 도출될 수 있다.
- 두 문헌이 공유하는 기술적 과제나 기능
- 출원 당시의 기술상식과 통상의 설계관행
- 산업표준, 안전규격, 환경·비용·시장 요구
- 교과서, 기술문헌, 표준문서 및 객관적인 전문가 자료
다만 “더 좋아진다”, “필요에 따라 바꿀 수 있다”와 같은 추상적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선택한 구성과 변경방향을 출원 당시의 객관적 증거가 뒷받침해야 한다.
D1과 D2를 주장된 이유에 따라 결합했을 때 청구항의 모든 한정사항이 자연스럽게 충족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도달하지 못한다면 진보성 부정 논증은 완성되지 않는다.
다만 결과 불일치가 곧바로 사후적 고찰의 “직접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응관계가 불완전하거나 결합논리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부족한 차이를 청구발명의 구조를 참고해 추가 보완할 때 사후적 고찰의 우려가 특히 커진다.
각 질문에 단순히 YES/NO를 붙이기보다, ① 근거가 되는 문헌·도면·표준, ② 필요한 변경의 내용, ③ 예상되는 기능과 효과, ④ 반대 증거, ⑤ 통상의 기술자의 관점에서의 예측 가능성을 함께 기록한다.
부정적 사정이 많고 강할수록 결합 용이성은 약해지지만 최종 결론은 전체 기록에 대한 종합평가다.
5. 기술분야, 주지·관용기술과 효과의 올바른 취급
5.1 기술분야의 유사성은 중요한 요소이지 절대적 필요조건이 아니다
동일·인접 분야라는 사실은 결합 가능성을 지지하지만 그 자체로 충분하지 않다. 반대로 서로 다른 분야라도 해결과제, 기능, 작동원리 또는 적용 가능성이 밀접하고 통상의 기술자가 참고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결합 대상이 될 수 있다.
5.2 주지·관용기술도 객관적 증거가 필요하다
O-링, 인터록, 방진 마운트처럼 널리 쓰이는 수단은 기술수준과 통상적 설계변경을 뒷받침할 수 있다. 그러나 “주지·관용”이라는 명칭만으로 증명이 끝나지는 않는다. 출원 당시의 교과서, 산업표준, 기술문헌, 다수 특허문헌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 자료로 그 존재와 일반성을 입증해야 한다.
5.3 효과는 이질적 효과에 한정되지 않는다
진보성을 뒷받침하는 효과에는 다음이 포함될 수 있다.
- 선행기술과 질적으로 다른 이질적 효과
- 동질적이지만 예측을 크게 뛰어넘는 현저히 우수한 효과
- 특정 수치범위에서 나타나는 임계적 효과
- 구성들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상승적·시너지 효과
효과는 명세서에 기재되거나 적어도 통상의 기술자가 명세서로부터 합리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하며, 비교실험은 청구범위와 선행기술의 차이를 적절히 반영해야 한다.
6. 논거별 일반적 강도: 고정 순위가 아닌 사건별 평가
| 논거 유형 | 일반적 강도 | 확인할 사항 |
|---|---|---|
| 제안된 변경을 명시적으로 회피·금지 | 매우 강함 | 단순 선호·단점 언급인지, 실제 회피 교시인지 |
| 변경 시 주된 목적·작동원리 상실 | 매우 강함 | 일부 성능 저하가 아니라 기술적 의의 자체가 사라지는지 |
| 결합 후 청구항 차이에 도달하지 못함 | 매우 강함 | 모든 한정사항의 대응과 부족한 추가 변경 |
| 비통상적·상호의존적 재설계 필요 | 강함 | 변경의 질적 중요성, 난이도와 예측 가능성 |
| 결합 이유의 객관적 근거 부족 | 강함 | 문헌, 기술상식, 표준, 안전·시장 요구 등 증거의 존재 |
| 통상적 치수·재료·배치 조정 | 사안별 | 단순 최적화인지, 임계적 효과나 편견이 있는지 |
| 동일 기술분야 또는 공통 과제 | 결합을 지지하지만 단독으로 부족 | 구체적인 적용 이유와 성공 예측 가능성 |
이 표는 고정된 우선순위가 아니다. 예컨대 명시적 부정적 교시가 있는 사건에서는 그것이 핵심이 되고, 청구항 대응이 빠진 사건에서는 결합 결과의 불완전성이 가장 강한 논거가 된다.
7. 의견서 작성 실무
- 청구항의 차이점을 한정사항 단위로 고정한다. 결과나 효과만이 아니라 구조·수치·관계·순서를 정확히 적는다.
- D1과 D2를 각각 독립적으로 전체 읽기한다. 목적, 작동원리, 필수 구성, 선택 구성, 부정적 교시와 효과를 표로 정리한다.
- 상대방 결합 논리를 재현한다. 무엇을 어디서 가져오고 어떤 변경을 거쳐 청구항에 도달한다는 것인지 단계별로 적는다.
- Q1~Q6을 증거와 함께 적용한다. 문단번호·도면번호·표준·교과서·실험자료를 붙인다.
- 반대 논거도 평가한다. 동일 과제, 통상 관행, 표준화 요구, 비용·안전 동기 등 결합을 지지하는 자료를 누락하지 않는다.
- 사후적 보완이 발생하는 지점을 표시한다. 선행기술만으로 선택되지 않는 변경이 청구발명을 본 뒤 추가되는지 확인한다.
- 효과는 차이점과 인과관계를 연결한다. 어떤 한정사항이 어떤 효과를 만들었는지 설명한다.
① 법리: 선행문헌 전체 대비, 증거 기초 판단, 부정적 교시 또는 사후적 고찰 금지 중 적용되는 원칙을 특정한다.
② 사실: D1·D2의 문단·도면·수치와 기술상식 자료를 인용하여 실제 가르침과 필요한 변경을 입증한다.
③ 적용: 그 증거만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청구항의 모든 한정사항에 자연스럽게 도달하는지, 추가 창작이 필요한지를 결론짓는다.
8. 결론
선행문헌 전체 대비 원칙은 선택적 발췌 자체를 금지하는 법리가 아니다. 선행문헌의 개별 구성이 독립적으로 인식되고, 그 적용 이유와 변경방향이 출원 당시의 객관적 기술수준에서 뒷받침되며, 통상적인 조정으로 청구발명에 도달할 수 있다면 다른 선행기술과 결합될 수 있다.
문제는 선행문헌 전체의 목적·작동원리·구성 간 관계와 부정적 교시를 무시하여 기술적 의미를 왜곡하는 발췌, 그리고 청구발명의 완성된 구조를 지도로 삼아 부족한 부분을 사후적으로 조합하는 논증이다.
따라서 최종 질문은 “구성을 떼어냈는가”가 아니라, 출원 당시 통상의 기술자가 전체 기록을 읽고 그 구성을 그 방식으로 선택·변경·결합하여 청구항의 모든 한정사항에 합리적으로 도달했을 것인가이다.
주요 판결
-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19후12094 판결 — 대법원 주요판결
- 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3후2873·2880(병합) 판결 — 법원 주요판결
- 대법원 2007후3660 판결 등 진보성 판단 관련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