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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18, 2026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5장. 균등침해 회피 마지막편 — Warner-Jenkinson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균등론 판례 분석

제15장. 균등침해 회피설계 마지막편 — Warner-Jenkinson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균등론 판례 분석

균등침해 회피설계 마지막 편
Warner-Jenkinson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균등론 판례 분석

이 글은 균등침해 회피설계 강좌 시리즈의 마지막 보충편이다.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이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DOE)을 어떻게 재편하였는지, 그리고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이 그 법리를 어떻게 구체화해 왔는지를 체계적으로 짚는다. 실무에서 회피설계의 경계선을 그을 때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핵심 판례들을 한자리에 정리한다.


1. 균등론의 역사적 토대

균등론(DOE)은 특허청구범위의 문언(literal claim language)을 충족하지 않는 제품이라도, 그 구성요소가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Function), 동일한 방식(Way), 동일한 결과(Result)를 수행하는 경우 침해를 인정하는 법리다.

"단순히 청구된 발명의 사소하거나 비실질적인 세부사항만을 변경하면서 동일한 기능성을 유지함으로써 발명의 이익을 도용하는 자로부터 특허권자를 보호한다."

균등론의 현대적 토대는 Graver Tank & Mfg. Co. v. Linde Air Products Co., 339 U.S. 605 (1950)에서 확립되었다. 연방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두 장치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달성"한다면 동일하다고 판시하면서 기능-방식-결과(Function-Way-Result) 삼부 테스트(Tripartite Test)를 도입하였다. 또한 교체 가능성(interchangeability), 즉 당해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라면 특허에 포함된 재료를 특허 외의 재료로 대체할 수 있음을 알았는지 여부를 균등 판단의 고려요소로 확립하였다.


2.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1997)

사건 개요

Hilton Davis의 '746 특허는 pH 6.0~9.0 범위에서 염료를 한외여과(ultrafiltration)하는 공정에 관한 것이었다. Warner-Jenkinson은 pH 5.0에서 작동하는 공정을 개발하였는데, 이는 청구범위의 문언(6.0~9.0)을 문자 그대로 충족하지 않으므로 균등침해 여부가 문제되었다. pH 하한인 6.0이 출원경과(prosecution history) 중 추가된 이유가 불분명하여 출원경과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의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연방대법원의 주요 판시

Thomas 대법관 집필의 만장일치 의견은 다음 여섯 가지 핵심 법리를 정립하였다.

  1. 균등론의 존속 확인: 1952년 특허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균등론은 유효하게 존속한다.
  2. 구성요소별 분석 의무화(Element-by-Element Analysis): 균등 판단은 발명 전체가 아니라 각 청구항 구성요소별로 적용되어야 한다. 이는 All-Limitations Rule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3. 객관적 침해 판단 기준: 침해 여부는 침해자의 의도(intent)가 아닌 객관적 기준으로 판단한다.
  4. 균등 판단 시점: 균등 여부는 특허 출원 시점이 아니라 침해 시점(time of infringement)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로써 후발기술(after-arising technology)에도 균등론 적용이 가능해진다.
  5. Warner-Jenkinson 추정: 출원 과정에서 청구범위를 좁히는 보정(narrowing amendment)을 한 경우 균등론 적용이 제한될 수 있으나, 보정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특허성(patentability) 관련 이유로 보정된 것으로 추정한다.
  6. 테스트의 유연성: 삼부 테스트(Function-Way-Result)와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Insubstantial Differences Test) 중 어느 것도 최우선으로 고집하지 않으며,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적절한 테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3.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2002)

사건 개요 및 CAFC의 판시

Festo는 자사 특허에 대해 균등침해를 주장하였으나, 출원 과정에서 35 U.S.C. §112 요건 충족을 위해 청구범위를 보정한 경력이 있었다. 연방순회항소법원(CAFC) 전원합의체(en banc)는 특허법 준수를 위한 청구범위의 좁히기 보정은 균등론에 대한 완전한 금지(complete bar)를 발생시킨다고 판시하였다.

연방대법원의 판시 — Complete Bar 파기

Kennedy 대법관 집필의 만장일치 의견은 CAFC의 complete bar 규칙을 파기하고, 다음과 같은 정교한 추정-반박 구조를 확립하였다.

  1. 추정적 금지(Presumption of Surrender): 특허성 관련 이유로 청구범위를 좁히는 보정을 한 경우, 보정된 구성요소에 관한 한 균등론이 배제된다는 추정이 성립한다.
  2. 완전한 금지는 부당: 단순히 보정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균등론이 완전 차단되는 것은 아니며, 특허권자는 반박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3. Festo 3대 반박 요건 — 특허권자의 추정 번복 방법:
    • (i) 예측 불가능성(Unforeseeability): 주장하는 균등물이 보정 당시 예측 불가능(unforeseeable)하였다.
    • (ii) 접선적 관련성(Tangential Relation): 보정의 근거가 문제된 균등물과 접선적 관계에 불과하다.
    • (iii) 기타 합리적 이유(Other Reason): 특허권자가 해당 균등물을 합리적으로 청구항에 기재할 수 없었던 다른 이유가 있다.
  4. 반박의 증명책임: 위 세 가지 예외 중 하나를 입증할 증명책임은 특허권자에게 있다.

Festo on Remand — CAFC (2003)

환송 후 CAFC는 두 가지를 명확히 하였다. 첫째, 출원경과금반언의 적용 여부(prosecution history estoppel)는 법률 문제(question of law)로서 법원이 판단한다. 둘째, Festo 3대 반박 기준의 충족 여부 역시 법률 문제이며, 반박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출원경과기록(prosecution history record)에 한정된다.


4. 균등론 판단의 법률문제 vs. 사실판단문제

균등론 전체 분석에서 판사 판단 사항(법률 문제)과 배심원 판단 사항(사실 문제)의 구분은 실무상 중요하다. Warner-Jenkinson 이전 CAFC 전원합의체(Hilton Davis 사건)는 균등 여부를 배심원 사항이라고 명확히 하였고, Warner-Jenkinson 연방대법원은 이를 뒤집지 않았다. 다만, 주석 8(footnote 8)에서 "특정 사건에서 균등론 이론이 청구항 구성요소를 완전히 무효화(vitiate)할 것 같은 경우, 법원은 약식판결(summary judgment)을 내려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쟁점 법률/사실 판단 주체 관련 판례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 법률 문제 판사(Judge)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 517 U.S. 370 (1996)
균등 여부 판단(Equivalence) 사실 문제 배심원(Jury) Warner-Jenkinson, 520 U.S. 17 (1997)
출원경과금반언 적용 여부 법률 문제 판사 Festo on remand (CAFC, 2003)
청구항 무효화(Vitiation) 법률 문제 판사 Freedman Seating, 420 F.3d 1350 (2005)
공개-헌납 규칙(Disclosure-Dedication) 법률 문제 판사 Johnson & Johnston, 285 F.3d 1046 (2002)
선행기술 저촉 여부(Prior Art Bar) 법률 문제 판사 Wilson Sporting Goods, 904 F.2d 677 (1990)
역균등론(Reverse DOE) 사실 문제(형평법적) 배심원 Steuben Foods v. Shibuya (2025)

5. 균등론 판단의 테스트와 요건

5-1. 기능-방식-결과 삼부 테스트 (Function-Way-Result Test)

Graver Tank에서 확립되고 Warner-Jenkinson에서 재확인된 삼부 테스트는 다음 세 요소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 기능(Function): 피고 제품/공정이 청구된 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가?
  • 방식(Way): 피고 제품/공정이 청구된 구성요소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 결과(Result): 피고 제품/공정이 청구된 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달성하는가?

5-2.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 (Insubstantial Differences Test)

CAFC는 후속 판례에서 궁극적인 균등 테스트로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를 발전시켰다. 청구된 구성요소와 피고 제품의 구성요소 사이의 차이가 비실질적(insubstantial)이라면 균등이 성립한다. Warner-Jenkinson에서 연방대법원은 두 테스트 중 어느 하나가 반드시 우선한다고 하지 않고, 사안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테스트를 CAFC의 재량에 맡겼다.

5-3. 구성요소별 분석 원칙 (Element-by-Element / All-Limitations Rule)

균등 판단은 반드시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별로 개별 분석해야 한다. 발명 전체를 놓고 포괄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단 하나의 구성요소라도 문언상으로도 균등으로도 충족되지 않으면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 NexStep v. Comcast (2024)에서도 이 원칙이 재확인되었다.

5-4. 출원경과금반언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출원경과금반언은 균등론 적용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한이다. Warner-JenkinsonFesto에서 정교화된 구조는 다음과 같다.

  • Warner-Jenkinson 추정: 출원 중 청구범위를 좁히는 보정이 이루어진 경우, 특허성(patentability)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며, 특허권자가 이를 번복하지 못하면 금반언이 적용된다.
  • Festo 추정적 포기: 특허성 관련 이유로 좁히기 보정이 이루어진 경우, 원래 청구범위와 보정된 청구범위 사이의 모든 영역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 Festo 반박 3요건: 특허권자는 ① 불예견성, ② 접선적 관련성, ③ 기타 합리적 이유 중 하나를 증거의 우위(preponderance of evidence)로 입증하여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

5-5. 청구항 무효화 원칙 (Claim Vitiation / All-Elements Rule)

균등론을 적용한 결과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가 사실상 삭제되거나 완전히 무의미해지는 경우(vitiation), 법원은 균등론 적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 판단에는 고정된 공식이 없으며, 법원은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totality of circumstances) 고려하여 주장하는 균등물이 비실질적 차이로 공정하게 특성화될 수 있는지 판단한다. 무효화 원칙은 법적 제한이므로 판사가 판단한다.

5-6. 공개-헌납 원칙 (Disclosure-Dedication Rule)

Johnson & Johnston Associates v. R.E. Service Co., 285 F.3d 1046 (Fed. Cir. 2002) (en banc): 특허 명세서에 공개되었으나 청구되지 않은 사항(disclosed but unclaimed subject matter)은 공중에 헌납된 것으로 보아 균등론을 통해 되찾아올 수 없다. 이는 법률 문제이며 특허권자의 의도는 무관하다.

5-7. 선행기술 저촉 제한 (Prior Art Bar / Ensnarement)

균등론의 범위는 선행기술을 침해하는 범위까지 확장될 수 없다.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iates, 904 F.2d 677 (Fed. Cir. 1990)에서 CAFC는 가상 청구항 테스트(hypothetical claim test)를 도입하였다. 피고 제품을 포함하는 가상의 청구항을 작성하여 이것이 선행기술에 비해 특허 가능한지 판단하고, 특허 불가능하다면 균등론 적용이 불가하다.

5-8. 증거 요건 (Evidentiary Requirements)

균등침해 입증을 위해서는 구체적 증거(particularized testimony and linking argument)가 요구된다. 청구된 구성요소와 피고 구성요소 각각의 기능, 방식, 결과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그것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이유를 당해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HOSITA)의 관점에서 제시해야 한다. 발명 전체의 유사성만을 보여주는 포괄적(conclusory) 증거는 불충분하다.


6. 주요 후속 CAFC 판례

UCB, Inc. v. Watson Laboratories Inc. (Fed. Cir. 2019)

파킨슨병 경피흡수 치료제 패치 사건이다. CAFC는 다음을 확인하였다. ① 분리 요건(restriction requirement)에 대한 선택은 청구범위 보정이 아니므로 출원경과금반언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② 균등물의 예견 가능성만으로는 의도적 협소 청구(intentional narrow claiming) 항변이 성립하지 않는다. ③ 균등 적용이 구성요소를 무효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판시하였다.

WARF v. Apple Inc. (Fed. Cir. Aug. 2024)

Wisconsin Alumni Research Foundation(WARF)은 WARF I 소송에서 전략적으로 균등론 이론을 포기(waiver)하였다. CAFC는 청구항 해석이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전략적으로 포기된 균등론 이론은 재개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WARF II에서의 균등론 주장도 WARF I 판결에 의한 쟁점금반언(issue preclusion)으로 차단된다고 하였다.

NexStep, Inc. v. Comcast Cable Communications (Fed. Cir. Oct. 2024) — 최신 판례

배심원이 균등침해 평결을 내렸으나 지방법원은 법률에 의한 판결(JMOL)로 이를 번복하였고, CAFC 다수의견(2-1)이 이를 인용한 사건이다. 핵심 판시는 다음과 같다.

균등론에 의한 침해 입증은 통상의 기술자(PHOSITA) 관점에서의 구체적 증거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이 요건은 기술의 복잡성과 무관하게 적용된다.

NexStep의 전문가는 청구된 장치와 피고 장치 각각의 기능, 방식, 결과가 무엇인지, 그것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단순히 "word salad"에 해당하는 모호하고 포괄적인 증언만 제공하였다. CAFC는 이러한 포괄적(conclusory) 증언은 균등침해 입증에 불충분하다고 판시하였다. Reyna 판사는 반대의견에서 다수의견이 지나치게 경직된 전문가 증언 요건을 부과한다고 비판하였다. 연방대법원은 2025년 6월 NexStep의 상고 심리 허가(certiorari) 신청을 기각하였다.

Actelion Pharmaceuticals v. Mylan Pharmaceuticals (Fed. Cir. May 2026) — 최신 판례

에포프로스테놀(epoprostenol) 함유 고혈압 치료제 Veletri®에 관한 ANDA 특허침해 소송이다. CAFC는 청구항의 "pH 13 이상"이라는 문언은 표준 온도(25±2°C)에서 측정된 pH를 의미한다는 청구항 해석을 지지하였고, 이 해석 하에서 문언침해도 없고 Actelion이 균등침해를 주장하는 것도 출원경과금반언에 의해 차단된다고 확인하였다.

Steuben Foods, Inc. v. Shibuya Hoppmann Corp. (Fed. Cir. Jan. 2025)

무균 포장 시스템 특허 사건으로 역균등론(Reverse Doctrine of Equivalents, RDOE)이 문제되었다. 배심원은 균등침해와 3,800만 달러 손해배상을 인정하였으나, 지방법원은 역균등론에 의한 JMOL로 번복하였다. CAFC는 두 특허에 대해 지방법원의 JMOL을 파기하고 배심원 평결을 복원하였다. 특히 CAFC는 1952년 특허법에 의해 역균등론이 폐지되었다는 Steuben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하면서도 이 쟁점에 대한 최종 판단을 유보하였다. 역균등론의 존속 여부 자체가 미결 쟁점으로 남아 있다.


7. 균등침해 분석의 단계별 구조

균등침해 분석 5단계 프레임워크

  1.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 — 판사(법률 문제): Markman, 517 U.S. 370 (1996)
  2.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 분석 — 배심원(사실 문제)
  3. 균등론 적용 가능 여부 판단(법적 제한 검토) — 판사:
    • 출원경과금반언(PHE) 적용 여부 — Warner-Jenkinson 추정 및 Festo 반박 적용
    • 청구항 무효화(Vitiation) 해당 여부
    • 공개-헌납 규칙 해당 여부
    • 선행기술 저촉(Prior Art Bar) 해당 여부
  4. 균등 여부(Equivalence) 판단 — 배심원(사실 문제):
    • 기능-방식-결과 삼부 테스트 또는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
    • 구성요소별 분석(element-by-element)
    • 통상의 기술자 관점의 구체적 증거(particularized testimony) 필요

8. 핵심 판례 요약표

판례 연도 법원 주요 판시
Graver Tank v. Linde Air Products 1950 연방대법원 균등론 현대적 토대, 기능-방식-결과 테스트 확립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 1996 연방대법원 청구항 해석은 판사의 법률 문제
Warner-Jenkinson v. Hilton Davis 1997 연방대법원 균등론 존속, 구성요소별 분석, 균등 판단은 침해 시점, Warner-Jenkinson 추정
Wilson Sporting Goods v. David Geoffrey 1990 CAFC 선행기술 저촉 제한, 가상 청구항 테스트
Johnson & Johnston v. R.E. Service 2002 CAFC (en banc) 공개-헌납 원칙 확립
Festo Corp. v. Shoketsu 2002 연방대법원 추정적 금지, Festo 3대 반박 요건 확립
Festo on remand 2003 CAFC (en banc) PHE 적용 여부와 반박은 법률 문제(판사 판단)
Freedman Seating v. American Seating 2005 CAFC 청구항 무효화 원칙(All-Elements Rule) 적용
UCB, Inc. v. Watson Laboratories 2019 CAFC 분리 요건 선택은 PHE 비발생, 의도적 협소 청구 항변 요건
WARF v. Apple 2024 CAFC 전략적 포기된 DOE 이론 재개 불가, 쟁점금반언
NexStep v. Comcast 2024 CAFC 구체적 증거(particularized testimony) 필수, 기술 복잡성 무관
Steuben Foods v. Shibuya 2025 CAFC 역균등론 JMOL 파기, 역균등론 1952년 폐지 여부 미결
Actelion v. Mylan 2026 CAFC PHE에 의한 균등침해 차단 확인

9. 연방대법원의 최근 태도 — 균등론의 제한적 적용 경향

Warner-Jenkinson(1997) 및 Festo(2002) 이후 연방대법원은 균등론에 관한 새로운 사건을 상고 수리하지 않고 있다. 2019~2020년 균등론 관련 CAFC 판결들에 대한 복수의 상고 허가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 NexStep v. Comcast 사건의 상고 신청도 2025년 6월 기각되었다.

이는 연방대법원이 현재의 균등론 법리(Warner-Jenkinson + Festo 체계)를 유지하되, 세부 적용을 CAFC에 맡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CAFC는 전반적으로 균등론 적용에 엄격한 증거 요건을 요구하고 배심원의 균등론 평결을 JMOL로 번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회피설계 실무에서는 이 경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즉, 출원경과금반언을 피하기 위한 보정 이력 관리와, 상대방의 균등침해 주장을 JMOL 단계에서 봉쇄할 수 있는 Vitiation·PHE·Prior Art Bar 논거를 사전에 준비해 두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된다.


관련 해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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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9장 균등침해 법리의 시작 GRAVER TANK 사건

균등침해 회피설계 II — Graver Tank: 미국 균등론의 출발점 |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9장

균등침해 회피설계 II
Graver Tank — 미국 균등론 법리의 출발점

이번 편에서는 미국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의 대명사로 불리는 Graver Tank & Mfg. Co. v. Linde Air Products Co. 판결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1950년 연방대법원이 내린 이 판결은 왜 70년이 지난 지금도 균등론의 기점으로 인용되는지, 그리고 판결 안에 이미 상반된 두 가치의 긴장이 어떻게 내재해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Graver Tank & Mfg. Co. v. Linde Air Products Co.
339 U.S. 605, 85 USPQ 328 (1950) · 미국 연방대법원

A. 균등론의 정책적 근거 — 두 가치의 긴장

균등론은 처음부터 단순한 기술적 판단 기준이 아닙니다. 특허법이 오래전부터 인정해 온 두 가지 핵심 정책 사이의 균형 문제에서 출발합니다.

한쪽에는 공중의 고지 기능(notice function)이 있습니다. 특허권은 제한된 배타권(limited right to exclude)이므로, 경쟁자와 공중은 청구항을 읽고 "어디까지가 금지 영역이고 어디서부터가 자유로운 기술 공간인지"를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35 U.S.C. § 112 제2문단이 청구항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다른 한쪽에는 발명자의 실질적 보호가 있습니다. 미국 헌법에 구현된 특허법의 목적은 발명자에게 그 발명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법원은 오래전부터 형식(form)보다 실질(substance)이 우선해야 한다고 인정해 왔습니다.

공중 보호 논리 발명자 보호 논리
청구항은 권리범위를 명확히 알려야 한다 청구항 문언의 사소한 회피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경쟁자는 청구항을 보고 설계회피할 수 있어야 한다 말장난으로 발명의 이익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실질적 정의가 중요하다

Graver Tank의 핵심은 이 판결이 균등론을 일방적으로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법리로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출발점부터 두 가치 사이의 균형 문제로 접근합니다. 이 긴장은 이후 Federal Circuit의 수십 년 판례 역사를 관통하는 근본 문제이기도 합니다.

언어주의(Verbalism)를 넘어 — 균등론이 생겨난 이유

연방대법원은 Graver Tank에서 균등론이 필요한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합니다.

"노골적이고 정면적인 복제는 단순하고 매우 드문 침해 유형이다. 그런 복제만 금지한다면 발명자는 언어주의(verbalism)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고, 실질이 형식에 종속될 것이다. 이는 발명자에게 발명의 이익을 박탈하고, 특허제도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발명의 공개(disclosure)보다 은폐(concealment)를 조장할 것이다. 균등론은 이러한 경험에 대응하여 발전하였다. 이 법리의 본질은 누구도 특허에 대한 사기(fraud on a patent)를 행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 문단에서 핵심 표현은 "at the mercy of verbalism"입니다. 청구항은 언어로 쓰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불완전합니다. 기술은 다양하게 변형될 수 있고,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대체 수단은 무수히 많습니다. 경쟁자가 청구항의 단어 하나만 교묘히 바꾸어 발명의 실질을 가져간다면, 문언만 보아 비침해라고 하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또한 연방대법원은 균등론을 발명의 공개 유인과 연결합니다. 특허제도는 공개의 대가로 배타권을 부여합니다. 그런데 공개된 발명을 경쟁자가 형식적으로만 변형하여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 발명자는 발명을 공개할 유인 자체를 잃게 됩니다. "fraud on a patent"는 실제 사기죄가 아니라, 특허제도의 목적을 잠탈하는 실질적 모방을 비유한 표현입니다.


B. 사실관계 — Jones 특허와 Lincolnweld 660

Graver Tank 사건의 기술적 사실관계는 단순하면서도 균등론의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줍니다.

Linde Air Products가 보유한 Jones 특허는 전기용접 조성물(flux)에 관한 것으로, 핵심 청구항은 알칼리 토금속 규산염(alkaline earth metal silicate)불화칼슘(calcium fluoride)의 조합을 요구했습니다. 특허 제품 Unionmelt Grade 20은 마그네슘 규산염(magnesium silicate)을 사용했습니다.

피고 Graver Tank의 제품 Lincolnweld 660은 망간 규산염(manganese silicate)을 포함했습니다. 문제는 망간(manganese)이 알칼리 토금속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피고 제품은 청구항 문언을 그대로 충족하지 않습니다.

항목 특허 제품 (Unionmelt Grade 20) 피고 제품 (Lincolnweld 660)
핵심 성분 마그네슘 규산염 (알칼리 토금속) 망간 규산염 (알칼리 토금속 아님)
문언침해 청구항 충족 불충족 — 문언침해 없음
작동 방식 동일 동일
용접 결과 같은 종류·품질 같은 종류·품질
쟁점 망간이 알칼리 토금속 규산염의 균등물인가?

function-way-result 테스트 — 전통적 균등성 판단 기준

연방대법원은 쟁점을 명확히 설정합니다. 마그네슘을 망간으로 대체한 것이 균등론 적용을 불가능하게 할 만큼 실질적인 변경(substantial change)인가, 아니면 그 상황에서 너무 비본질적이어서(so insubstantial) 균등론 적용이 정당한 변경인가?

이 질문을 판단하기 위해 연방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이 바로 이후 균등론의 전통적 테스트로 자리 잡은 function-way-result 테스트입니다.

Function-Way-Result Test (Graver Tank, 1950)
Function 피고 장치가 특허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가?
Way 그 기능을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수행하는가?
Result 동일한 결과를 얻는가?

세 요소를 모두 충족하면 피고 제품은 특허발명의 균등물을 사용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테스트는 수학 공식처럼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후속 판례에서 특히 "way"(방식) 요소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같은 기능과 결과를 얻더라도 작동 방식이나 구조가 실질적으로 다르면 균등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균등성은 "공식의 포로"가 아니다 — 맥락적·종합적 판단

Graver Tank를 function-way-result 테스트로만 기억하면 판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칩니다. 연방대법원은 균등성 판단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무엇이 균등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특허의 맥락, 선행기술, 그리고 사건의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 특허법에서 균등성은 어떤 공식의 포로가 아니며, 맥락 없이 추상적으로 판단되는 절대적 개념도 아니다."

균등성은 물질이나 부품 자체의 추상적 동일성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해당 특허의 맥락에서, 해당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있어, 당업자(person skilled in the art)가 두 수단을 상호 대체 가능하다고 인식했는지입니다.

망간과 마그네슘은 화학적으로 다른 원소입니다. 그러나 전기용접 플럭스라는 특정 맥락에서, 두 성분이 같은 목적과 기능을 수행하고 당업자가 이를 대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 균등물로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두 물질이라도 배터리 양극재, 의약품, 반도체 등 다른 기술 분야에서는 전혀 다른 균등 판단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증거 평가 — 균등성은 사실(fact) 문제

연방대법원이 Lincolnweld 660에서 균등침해를 인정한 것은 추상적 법리가 아니라 구체적 증거에 기반했습니다.

  • 전문가 증언: 금속학자는 알칼리 토금속이 망간 광석에서 자주 발견되며, 용접 플럭스에서 같은 목적을 수행한다고 증언하였습니다.
  • 선행기술 특허: 마그네슘 규산염과 망간 규산염을 용접 플럭스에 동일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가르친 선행기술 특허 두 건이 있었습니다.
  • 독립 연구 증거의 부재: Lincolnweld가 독자적 연구와 실험의 결과로 개발되었다는 증거가 없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독립 발명이 아닌 모방으로 추론하였습니다.

연방대법원은 이러한 증거를 검토한 후 "균등론 적용에 이보다 더 적절한 사건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한 변경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colorable only)"하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이 대목은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균등성은 법리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전문가 증언, 선행기술 문헌, 제품 개발 경위, 내부 문서 등 실질적 증거가 균등 판단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수 있습니다.


C. Black 대법관의 반대의견 — 청구항 중심주의와 예측 가능성

Graver Tank 다수의견만큼 중요한 것이 Black 대법관의 반대의견입니다. 이 반대의견은 현대 Federal Circuit이 균등론을 제한해 온 논리의 원형(prototype)을 제공합니다.

① 청구항이 권리범위의 기준이다

Black은 균등론이 발명을 "명확하고 특정적으로 청구해야 한다"는 법률상 요건(35 U.S.C. § 112)과 충돌한다고 보았습니다. 그의 논리는 명쾌합니다. 특허권자에게 부여되는 권리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청구항입니다. 명세서에 망간 규산염의 사용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그것을 청구항을 확장하는 데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특정적으로 청구되지 않은 것은 공중에게 바쳐진 것이다 (What is not specifically claimed is dedicated to the public)." — Black 대법관

② 균등론은 경쟁자의 예측 가능성을 해친다

Black은 균등론이 제조업자들로 하여금 법원이 청구항을 어떻게 해석할지 예측하기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우려했습니다. 경쟁자는 청구항을 읽고 설계회피를 했는데, 나중에 법원이 "실질적으로 같다"고 판단한다면 청구항의 고지 기능은 사실상 공허해집니다. 이 불확실성은 연구개발 투자와 시장 경쟁을 위축시킵니다.

③ 재발행(reissue) 제도가 있다

Black은 특허권자가 청구항을 너무 좁게 작성한 실수는 법이 정한 재발행(reissue) 제도를 통해 수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이 균등론으로 청구항을 사후에 넓혀 주면, 의회가 재발행에 대해 부과한 엄격한 요건과 제한을 우회하는 결과가 됩니다.

Black 반대의견의 핵심 명제 — 현대 균등론 제한의 원형
  • 특허권 범위는 청구항이 정한다. 명세서로 청구항을 확장할 수 없다.
  • 청구되지 않은 것은 공중의 자유 영역이다.
  • 균등론의 예측 불가능성은 경쟁을 해친다.
  • 청구 실수는 재발행 제도로 해결해야 한다. 법원의 사후 확장은 부당하다.
  • 무효로 판단된 넓은 청구항 범위를 균등론으로 사실상 회복해서는 안 된다.

이 반대의견이 후대에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는, 이후 Introduction에서 정리한 Federal Circuit의 네 가지 변화를 떠올리면 알 수 있습니다. 청구항의 고지 기능 중시, 특정적 배제(specific exclusion) 원리, 구성요소별 접근 — 이 모든 흐름의 정책적 뿌리가 Black의 반대의견에 있습니다.


Graver Tank가 남긴 과제

1950년 연방대법원은 Graver Tank에서 균등론 적용의 정책과 지침을 명확히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 지침은 매우 유연하고 맥락적입니다. 따라서 후속 법원이 이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균등론의 실제 범위가 달라집니다.

1982년 이후 특허 항소 사건은 Federal Circuit이 전속적으로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Graver Tank의 원칙을 실제 사건에 적용하고 구체화하는 역할은 Federal Circuit의 과제가 된 것입니다.

그 과제의 답은, 앞선 편에서 정리했듯이, 균등론을 점차 제한하는 방향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초기 Federal Circuit이 Graver Tank의 전통적 접근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그리고 어느 시점에 전환이 시작되었는지를 살펴봅니다.

실무적 시사점 정리

  • 문언침해가 없다고 곧바로 비침해가 아닙니다. 대체 구성요소가 동일한 기능을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여 같은 결과를 내고, 당업자가 대체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면 균등침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 균등성은 증거 문제입니다. 전문가 증언, 선행기술 문헌, 제품 개발 경위, 내부 문서가 모두 중요합니다.
  • 청구항 작성이 결정적입니다. 보호받고 싶은 대체재가 있다면 청구항에 포함시키거나, 명세서와 종속항 전략을 통해 보호 가능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 설계회피는 단순한 명칭 변경으로는 부족합니다. 성공적인 설계회피는 기능·방식·결과 중 특히 방식과 구조에서 실질적 차이를 만들어야 합니다.
  • Black 반대의견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Graver Tank를 다수의견만으로 이해하면 균등론의 현대적 제한 흐름을 놓치게 됩니다.

관련 해설 영상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III. The Early Federal Circuit Approach to DOE를 다룹니다. Graver Tank 이후 Federal Circuit이 초기에 균등론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특히 Hughes Aircraft 사건에서 청구항 전체와 피고 장치 전체를 비교하는 전통적 접근을 어떻게 유지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이 섹션은 다음 IV. Pennwalt에서 등장할 구성요소별 접근(element-by-element approach)으로의 전환을 이해하기 위한 대비점입니다.

본 강좌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를 기반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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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8장. 균등침해 회피설계 — 균등론(DOE) 소개 및 판례법리 개관

균등침해 회피설계 I — 균등론(DOE) 소개 및 판례법리 개관 |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8장

균등침해 회피설계 I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소개 및 판례법리 개관

이 강좌를 시작하며

앞서 진행한 강좌에서는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론을 다루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침해의 또 다른 측면인 균등침해(infringement under the doctrine of equivalents)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나아갑니다.

이 강좌는 균등침해 관련 판례법리를 선례를 통해 충실히 분석하고, 그 이해를 통해 균등침해 회피 방법론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참고한 교재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입니다. 교재를 스터디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하였습니다.

균등침해 회피 강좌는 총 8편으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균등침해가 무엇인지, 그리고 미국 판례법상 균등론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개괄적으로 살펴봅니다.


왜 문언침해 회피만으로는 부족한가

설계회피(design around)를 할 때, 특허청구항의 문언을 피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청구항에 기재된 특정 구성요소를 다른 재료, 다른 위치, 다른 결합 방식, 다른 작동 구조로 바꾸면 문언상 일치하지 않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특허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설계회피는 문언침해를 피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에 따른 침해 판단도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좋은 설계회피란 청구항 문언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균등론상으로도 실질적 차이를 확보하는 것이다."

발명자가 "나사"라고 청구항에 기재했는데, 경쟁자가 "볼트"나 "핀"으로 바꾸어 실질적으로 같은 작용효과를 얻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언침해는 부정되더라도, 법원은 발명의 실질적 내용을 가져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다루는 법리가 바로 균등론입니다.

따라서 특허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를 작성할 때, "청구항의 A 구성요소가 우리 제품에는 없다"는 분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드시 "그 A 구성요소와 동일하거나 균등한 구성요소도 없는가?"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47년의 판례 흐름 — Graver Tank에서 Warner-Jenkinson까지

균등론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려면 그 역사적 발전을 알아야 합니다. 균등론은 고정된 공식이 아닙니다. 한때 특허권자를 강하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동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청구항의 고지 기능과 경쟁자의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제한되어 왔습니다.

이 강좌는 1950년 연방대법원의 Graver Tank & Mfg. Co. v. Linde Air Products Co., 339 U.S. 605 (1950)에서 시작하여, 1997년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에 이르는 약 47년간의 판례 흐름을 추적합니다.

판례 연도 균등론상 의의
Graver Tank 1950 균등론의 정책적 정당성 확립. function-way-result 테스트 제시. 특허권자 보호 강조.
초기 Federal Circuit 1980년대 초 청구항 전체 대 피고 장치 전체 비교 유지. Graver Tank 기조 계승.
Pennwalt 1987 구성요소별 균등성 분석(element-by-element approach)으로 전환. 균등론 제한 시작.
Hilton Davis 1995 en banc 법원이 균등론의 성격을 재정리. 사실 문제 vs 법률 문제 논쟁.
Warner-Jenkinson 1997 균등론 존속 확인, 구성요소별 적용 및 출원경과 금반언을 문턱 문제로 재정리.

이 흐름에서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쪽에는 특허권자 보호의 논리가 있습니다. 사소한 변경으로 발명을 모방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한쪽에는 경쟁자와 공중의 예측 가능성이 있습니다. 청구항을 읽고 권리범위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Federal Circuit의 판례 역사는 이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조정해 온 역사입니다.


Federal Circuit의 4가지 핵심 변화

이 강좌에서 검토할 판례들은 Federal Circuit의 균등론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균등침해 인정에서 멀어지는 경향(trend away from finding infringement)을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핵심 변화는 네 가지입니다.

① 전체 대 전체 비교 → 구성요소별 접근

전통적으로 법원은 피고 제품 전체와 청구항 전체를 비교하며 "전체적으로 보아 실질적으로 같은가?"를 물었습니다. Federal Circuit은 이 접근을 버리고,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마다 동일하거나 균등한 대응요소가 피고 제품에 존재하는지를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구성요소별 접근(element-by-element approach)을 채택하였습니다.

예컨대 특허발명이 A+B+C+D의 조합인데 피고 제품이 A+B+C+E라면,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유사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D에 대응하는 E가 균등물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균등침해는 부정됩니다. 이 접근은 경쟁자에게 청구항 구성요소 중 어느 부분을 실질적으로 다르게 만들면 되는지 분석할 수 있게 합니다.

② 기능·방식·결과 → 구조 중심 분석

Graver Tank식 균등론은 흔히 function-way-result 테스트(기능·방식·결과 테스트)로 설명됩니다. 피고 제품이 실질적으로 같은 기능을,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여, 같은 결과를 얻는지를 봅니다.

Federal Circuit의 제한적 접근은 이 테스트에서 특히 "way"(방식)와 "structure"(구조)에 무게를 둡니다. 같은 기능을 하고 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그 작동 방식이나 구조가 다르면 균등침해를 부정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스프링의 탄성력으로 부품을 밀어 올리는 장치"를 "공압 실린더의 압력으로 밀어 올리는 장치"로 대체한 경우, 기능과 결과는 같아도 방식과 구조의 차이가 균등성 부정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③ 특허권자 보호 → 청구항 고지 기능(notice function) 중시

특허청구항은 특허권자와 특허청 사이의 문서가 아닙니다. 경쟁자, 투자자, 연구자, 제조업체가 특허권의 경계를 파악하기 위해 읽는 공적 문서입니다. Federal Circuit이 청구항의 고지 기능(notice function of claims)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경쟁자가 청구항을 보고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권리범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입니다.

이 변화는 설계회피를 정당화합니다. 청구항을 읽고 그 범위를 피해 새로운 구조를 만든 경쟁자를 쉽게 균등침해자로 보지 않겠다는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④ 청구항에서 특정적으로 제외된 대상에 대한 균등론 적용 금지

균등론은 청구항 문언을 보완하는 법리이지만, 청구항이 명시적으로 또는 구조적으로 제외한 것을 다시 끌어들일 수는 없습니다. 피고 제품이 청구항 범위에서 특정적으로 제외(specifically excluded)된 경우에는 균등론 적용이 금지됩니다.

예컨대 청구항이 "비전도성 플라스틱 하우징"을 요구할 때, "전도성 금속 하우징"을 사용한 피고 제품에 대해 "절연 효과가 있으므로 균등하다"는 주장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청구항이 선택한 표현이 보호범위의 경계를 형성하며, 균등론은 그 경계와 정면으로 모순될 수 없습니다.


설계회피는 왜 더 성공적이 되었는가

설계회피 자체는 새로운 행위가 아닙니다. 그러나 균등침해에 관한 Federal Circuit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새롭습니다. 위에서 제시한 네 가지 변화가 결합되면서, 설계회피는 단순한 단어 바꾸기를 넘어 법적으로 유효한 전략이 되었습니다.

설계회피 성공을 위한 균등론상 분석 체크리스트
  1. 청구항을 구성요소별로 분해한다.
  2. 피고 제품이 각 구성요소를 문언상 충족하는지 확인한다.
  3. 문언상 충족하지 않는 요소에 대해 균등물이 있는지 검토한다.
  4. 기능·방식·결과 중 특히 "방식"과 "구조"의 차이를 강조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5. 청구항의 고지 기능상 경쟁자가 합리적으로 회피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6. 해당 대체 구성이 청구항에서 특정적으로 제외된 것인지 확인한다.
  7. 선행기술과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까지 검토한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은 설계회피를 장려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더 성공적인 설계회피 결과를 낳았습니다. 특허제도는 독점권을 부여하는 대신 기술을 공개하여 후속 혁신을 촉진합니다. 합법적 설계회피는 그 후속 혁신의 일부이며, Federal Circuit의 새로운 접근은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합니다.

설계회피의 핵심은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와 균등하지 않을 만큼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관련 해설 영상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이 장의 출발점인 Graver Tank 판결(1950)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이 판결이 왜 미국 균등론의 기념비적 출발점으로 취급되는지, 그리고 판결 안에 이미 특허권자 보호와 청구항 고지 기능 사이의 긴장이 어떻게 내재해 있는지를 정책론, 적용 기준, 사실관계, 반대논리의 순서로 분석합니다.

본 강좌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를 기반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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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허소송은 어디에서 승패가 갈리는가 — 한국 기업이 알아야 할 7단계와 단계별 승소 전략

미국 특허소송은 단순히 “우리 제품이 상대방 특허와 다르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설명하는 싸움이 아닙니다. 청구항 해석, Discovery, Summary Judgment, 균등론, 배심재판, JMOL과 항소심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