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1장 — Pennwalt 판결과 Element-by-Element 접근론: 균등론의 대전환
1. 전환점: 1987년, 두 판결이 균등론 판도를 바꾸다
Federal Circuit의 균등론 접근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은 1987년에 선고된 두 판결이었다. Perkin-Elmer Corp. v. Westinghouse Electric Corp.와 Pennwalt Corp. v. Durand-Wayland, Inc.가 그것이다.
이 두 판결 이전까지, Federal Circuit의 균등론 판단은 Hughes Aircraft 판결이 보여준 "청구항 전체(claim as a whole)와 피고 장치 전체(accused device as a whole)를 비교"하는 방식을 따랐다. 이 접근에서는 피고 장치가 청구발명 전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가 판단의 중심이었다. 특정 구성요소 하나하나보다는 발명 전체의 기능, 작동 방식, 결과의 유사성이 핵심 고려사항이었다.
1987년의 두 판결은 이 흐름을 바꾸었다. 특히 Pennwalt는 Federal Circuit의 en banc(전원합의체) 판결이었기 때문에 단순한 패널 판결보다 훨씬 큰 법리적 무게를 가졌다. 이 판결들을 통해 균등론은 사실상 더 엄격한 all-elements rule, 즉 구성요소별 균등성 분석(element-by-element approach)으로 이동했다.
2. Perkin-Elmer: 전환의 예고
사건 개요: 거의 복제했지만, 하나가 달랐다
Perkin-Elmer 사건의 구조는 단순하다. 문제 된 청구항은 무전극 방전램프(electrodeless discharge lamp, EDL)를 위한 공진 결합기(resonant coupler)에 관한 것이었다. 피고 장치는 특허권자의 상업 제품을 거의 복제한 것으로 보였지만, 딱 하나가 달랐다. 청구항에 명시된 오토트랜스포머형 탭 결합(auto transformer-type tap coupling) 대신 트랜스포머형 루프 결합(transformer-type loop coupling)을 사용한 것이다.
피고 장치에서 빠진 유일한 청구항 요소는 바로 이 탭 결합이었다. 다수의견은 비침해 판단을 유지했다. "전체적으로 거의 같다"는 사정보다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가 없다"는 사실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이다.
"발명의 본질"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대의견은 Hughes Aircraft를 인용하며 균등론에서는 청구항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다수의견의 핵심 메시지는 이것이다: 발명의 "essence(본질)", "gist(요체)", "heart(핵심)"를 고려한다는 판례 표현은, 청구항의 구체적 한정사항을 중요하지 않거나 무의미한 것으로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로 읽혀서는 안 된다.
이는 청구항 중심주의의 강화다. 특허권자는 발명의 본질을 넓게 설명할 수 있지만, 법적 권리범위는 청구항의 구체적 표현에 의해 정해진다. 따라서 균등론도 청구항의 각 한정사항을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Newman 판사의 문제제기: en banc로 정면 처리해야 한다
Newman 판사는 반대의견에서 날카로운 지적을 남겼다. 다수의견이 실질적으로 균등론에 관한 Federal Circuit 선례를 재정의하고 있다면, 이 중요한 문제는 공공정책의 문제로 정면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허 이용자 공동체는 판례가 법적으로 폐기되기 전까지 기존 판례를 신뢰할 권리가 있다."
균등론은 기업의 설계회피 전략, 라이선스 협상, 소송 전략, 특허청구항 작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법원이 균등론의 분석 틀을 바꾸면 특허 실무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Newman 판사는 이런 변화를 패널 판결의 각주처럼 처리할 것이 아니라, en banc로 명시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 문제제기는 곧바로 Pennwalt로 이어진다. 법원은 실제로 Newman 판사가 요구한 대로 en banc로 이 문제를 다루었다.
3. Pennwalt en banc: 불일치를 해결하다
핵심 판시: 구성요소별 비교, 기능 부재 시 균등 부정
Pennwalt에서 법원은 Hughes Aircraft 접근과 Perkin-Elmer 접근 사이의 불일치를 해결했다. 다수의견(7 대 4)은 Perkin-Elmer의 편에 섰고,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균등론상 균등성을 판단할 때 피고 장치를 청구항과 비교하되, 전체 대 전체 방식이 아니라 구성요소별(element-by-element)로 비교해야 한다. 청구항의 단일 구성요소 또는 그러한 구성요소의 기능이 피고 장치에 없으면 균등성은 인정될 수 없다.
이 접근은 균등론을 문언침해 판단에 더 가깝게 만들었다. 문언침해 판단에서는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가 피고 제품에 존재해야 한다. Pennwalt는 균등론에서도 각 구성요소 또는 그 기능이 피고 제품에 존재해야 한다고 보았다.
| 접근 방식 | 중심 질문 |
|---|---|
| Hughes Aircraft식 (전체 접근) | 피고 장치 전체가 청구발명 전체와 균등한가? |
| Pennwalt식 (구성요소별 접근) |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 또는 그 기능이 피고 장치에 존재하거나 균등물로 대체되었는가? |
이 변화는 균등론의 보호 기능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낸다. 피고가 발명의 상당 부분을 이용하더라도, 하나의 구성요소나 기능을 실질적으로 바꾸면 균등침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Pennwalt 사실관계: 과일 선별기와 continuous position indicating means
기술적 배경
Pennwalt 특허는 과일과 같은 물품을 색상, 무게 또는 그 조합에 따라 선별하는 선별기(sorter)에 관한 것이었다. 과일을 컨베이어로 이동시키면서 색상과 무게를 측정하고, 각 과일의 위치를 추적하여 적절한 시점에 분류하는 장치다.
청구항은 여러 "수단(means)"을 요구했는데, 그 중 핵심 쟁점이 된 것은 연속 위치 표시 수단(continuous position indicating means)이었다. 이 기능이 있어야 특정 과일의 색상·무게 정보와 실제 위치를 연결하여 적절한 배출 시점을 정할 수 있다.
청구항이 means-plus-function 형식으로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문언침해 판단에서는 명세서에 개시된 구조 및 그 구조적 균등물과의 비교가 중요했다. 모든 판사는 피고 장치에 그러한 수단 또는 그 균등물이 없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따라서 §112(6)에 따른 문언침해는 없었다. 진짜 문제는 균등론으로도 침해를 인정할 수 있는가였다.
Queue pointer: 사용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다
피고 선별기에는 큐 포인터(queue pointer)가 있었다. 이 포인터들은 공정 중 특정 위치에 있는 과일의 색상과 무게 데이터가 저장된 메모리 위치를 가리켰다. 이론적으로는 이 정보를 이용해 과일의 위치를 추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법원이 중요하게 본 것은 "사용 가능성"이 아니라 "실제 기능"이었다. 피고 장치에서 queue pointer 데이터의 유일한 기능은 물품이 무게 저울에 도달한 후 색상 기준값과 비교하는 것이었다. 연속 위치 표시 기능은 수행하지 않았다.
어떤 구성요소가 청구항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피고 장치에서 실제로 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다수의견의 결론
다수의견은 구성요소별 비교에 의존하여 균등론상 침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피고 장치에는 continuous position indicating function이 없었고, 따라서 청구항의 한 구성요소 또는 그 기능이 빠진 것이므로 균등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이 접근의 실무적 함의는 크다. 특허권자는 더 이상 "피고 장치는 전체적으로 우리 선별기와 같은 일을 한다"고만 주장할 수 없다. 이제는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마다 피고 장치에 동일하거나 균등한 대응 구성 또는 기능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5. 반대의견의 비판: 균등론의 형평적 기능이 사라진다
Bennett 판사: Graver Tank와 Hughes는 전체 발명을 보라고 했다
Bennett 판사는 반대의견에서 Hughes Aircraft의 "청구된 발명 전체(claimed invention as a whole)"에 대한 균등론 적용이 Graver Tank의 정책에 내재되어 있다고 보았다.
Graver Tank가 요구한 것처럼 어떤 구성요소가 특허에서 수행하는 목적, 다른 구성요소들과 결합했을 때의 성질을 판단하려면, 단순히 구성요소별 비교만 할 것이 아니라 청구항 전체를 하나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조합 발명에서 개별 부품 하나가 아니라 전체 구성의 상호작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구성요소가 독립적으로는 다르게 보이더라도, 전체 조합 속에서는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논리다.
Newman 판사: 다수의견은 선례를 명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Newman 판사는 Pennwalt 다수의견이 Federal Circuit과 연방대법원의 주요 판례와 표면적으로 모순되는 균등론 관점을 채택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법원이 자신의 형평적 권한을 급격히 축소했다고 보았다.
문제의 핵심은 다수의견이 다음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Graver Tank와 어떻게 조화되는지 설명하지 않았고, Hughes Aircraft와 어떻게 구별되는지 설명하지 않았으며, 기존 선례를 변경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 비판은 중요하다. Pennwalt 이후의 균등론 제한 경향이 단순한 기술적 분석 방법의 변화가 아니라, 균등론의 정책적 성격 자체에 대한 논쟁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6. 후속 판례: Spectra와 Corning Glass
Spectra Corp. v. Lutz: 법이 바뀐 것처럼 보이다
1988년 2월, Pennwalt 이후 첫 판시는 법이 실제로 바뀌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듯했다. Spectra Corp. v. Lutz에서 법원은 청구항의 한 구성요소 기능에 차이가 있다고 보고 Pennwalt를 인용하여, 균등론상 침해가 없다는 약식판단(summary determination)을 유지했다.
중요한 점은 균등론상 침해 여부가 사실판단 성격을 강하게 가질 수 있음에도, 법원이 약식판단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구성요소 하나의 기능 차이가 명확하다고 판단되면, 배심이나 본안 심리까지 가지 않고도 균등침해 주장이 배척될 수 있게 되었다. 특허권자에게는 절차적으로도 더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Corning Glass Works v. Sumitomo: Pennwalt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나 Spectra는 Corning Glass Works v. Sumitomo와 함께 보아야 한다. Corning Glass에서 Nies 판사는 all-elements rule이 적용된다고 하면서도, 청구항의 한 구성요소가 피고 구조에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균등론상 침해를 인정했다.
Corning Glass의 기술은 광도파관(optical waveguide)이었다. 청구항은 cladding layer와 core를 포함하고, core에 positive dopant가 추가되어 굴절률이 cladding보다 크도록 하는 구조였다. 피고 제품(S-3 fiber)은 core에 positive dopant가 없었고, 대신 cladding layer에 negative dopant가 있었다. 문언침해는 없었다. 하지만 법원은 cladding에 negative dopant를 넣는 것이 core에 positive dopant를 넣는 것과 발명의 맥락에서 균등하다고 보았다.
이 판결이 확립한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 all-elements rule에서 "elements"는 물리적 부품이 아니라 청구항 한정사항(limitation)의 의미로 사용된다.
- 청구항의 모든 한정사항에 대한 균등물은 피고 장치 어딘가에서 발견되어야 하지만, 반드시 청구항의 대응 구성요소와 같은 위치나 같은 부품에 있을 필요는 없다.
- cladding layer의 negative dopant가 core의 positive dopant와 균등하다면, 청구항의 어떤 한정사항도 빠진 것이 아니다.
Pennwalt를 너무 단순하게 읽으면 "청구항 구성요소 하나가 피고 제품에 없으면 균등침해는 무조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Corning Glass는 그 단순화를 경계한다. Pennwalt 이후에도 균등론은 살아 있다. 다만 균등물은 청구항의 각 한정사항에 대해 찾아야 하고, 그 균등물이 피고 장치의 어느 위치, 어느 구성 조합에서 구현되는지는 더 유연하게 볼 수 있다.
7. 실무적 결론: 비침해 의견서는 이렇게 작성해야 한다
Corning Glass를 고려하면, 비침해 의견서를 작성할 때 Pennwalt와 청구항 구성요소의 부재만을 근거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 이는 설계회피 실무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 포인트다.
| 부족한 분석 | 필요한 분석 |
|---|---|
| "청구항의 A 요소가 없다" | "A 요소 또는 그 실질적 균등물이 피고 제품 어디에도 없다" |
| "대응 부품이 없다" | "다른 부품 또는 조합이 A 한정의 기능·방식·결과를 수행하지 않는다" |
| "Pennwalt상 비침해" | "Pennwalt와 Corning Glass를 모두 고려해도 비침해" |
비침해 의견서는 최소한 다음 질문을 포함해야 한다.
-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는 무엇인가?
- 피고 제품에 문언상 동일 구성요소가 있는가?
- 없으면 그 구성요소의 기능을 수행하는 균등물이 있는가?
- 그 균등물이 대응 부품이 아니라 다른 위치나 조합에 존재하는가?
- 피고 제품의 해당 구성은 실제로 그 기능을 수행하는가, 아니면 단지 수행 가능할 뿐인가?
- 차이가 기능(function), 방식(way), 결과(result) 중 어디에서 실질적인가?
- 선행기술이나 출원경과 금반언이 균등범위를 제한하는가?
설계회피가 성공하려면 단순히 "청구항 구성요소를 제거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구성요소가 하던 기능을 피고 제품의 다른 부분이 실질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다면, 균등론 위험은 여전히 남는다.
맺음말: Pennwalt이 가져온 변화의 의미
Pennwalt는 균등론의 중심 질문을 바꾼 판결이다. "피고 장치 전체가 청구발명 전체와 균등한가?"에서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 또는 그 기능이 피고 장치에 존재하거나 균등물로 대체되었는가?"로 질문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이 변화는 특허권자에게 불리하지만, 청구항의 고지 기능과 경쟁자의 예측 가능성을 강화한다. 경쟁자는 청구항의 특정 기능을 분석하고, 그 기능을 제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구현함으로써 설계회피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Corning Glass는 그 단순화를 경계한다. 균등론은 Pennwalt 이후에도 폐기되지 않았다. 다만 청구항 한정사항별 균등물 존재를 더 엄격히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그 균등물을 찾는 방식은 1:1 대응 부품 비교로만 제한되지 않는다.
다음 편에서는 이 원칙들이 실제 설계회피 판례, 특히 Slimfold, Laitram, London 등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본다. 기능과 결과가 같더라도 작동 방식(way)이 다르면 균등침해가 부정될 수 있다는 흐름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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