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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ugust 7, 2026

회피설계의 본질은 '다른 발명'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 특허의 법적 경계를 기술적 설계공간으로 바꾸는 기업의 Design-Around 실무

특허의 법적 경계를 기술적 설계공간으로 바꾸는 기업의 Design-Around 실무

청사진 위에 놓인 제도용 펜 — 특허의 법적 경계를 기술적 설계공간으로 변환하는 회피설계 실무를 상징하는 이미지

기업이 경쟁사의 특허를 발견했을 때 가장 흔히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우리 제품은 저 제품과 모양이 완전히 다릅니다."

조금 더 기술적인 조직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발명은 상대방 발명과 전체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두 표현 모두 회피설계의 출발점으로는 위험하다. 특히 두 번째 표현은 더 위험할 수 있다. 제품의 외형이 다르다는 판단이 시각적인 오해라면, "발명이 전체적으로 다르다"는 판단은 기술적 우월성이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 때문에 정작 특허침해 판단에서 필요한 분석을 생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허침해에서 중요한 것은 두 제품이나 두 발명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다른가가 아니다. 먼저 보아야 할 것은 관련 청구항(claim)이 요구하는 개별 한정요소(limitation)와 그 결합관계가 대상 제품에 존재하는가이다. 제품의 외관이 완전히 달라져도 청구항의 필수 한정이 모두 구현되어 있다면 침해 문제는 남는다. 반대로 제품의 핵심 기능이나 전체적인 인상이 비슷해 보이더라도 청구항의 특정 한정요소가 빠져 있거나, 구성요소 사이의 관계와 작동원리가 실질적으로 변경되어 있다면 비침해 논리는 훨씬 강해질 수 있다.

예컨대 기존 특허가 A+B+C라는 결합을 보호하고 있는데 당사가 그보다 훨씬 뛰어난 A+B+C+D+E라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하자. 당사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기능도 개선되었고 새로운 부품도 추가되었으니 "전혀 다른 발명"이라고 느낄 수 있다. D와 E 때문에 별도의 특허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A+B+C를 실시하고 있다는 문제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허받을 수 있다는 것(patentability)과 타인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freedom to operate)은 다른 질문이다. 새로운 설계가 독자적인 특허성을 갖더라도 선행특허의 넓은 청구항을 실시할 수 있다.

회피설계 회의에서 "우리 발명은 전체적으로 다르다"는 말이 나오면 특허팀은 바로 다음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각 독립항(independent claim)에서 어느 한정요소가 우리 제품에 존재하지 않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아직 회피설계 분석은 시작되지 않은 것이다.


회피설계는 제품을 조금 바꾸는 일이 아니라 기업의 위험관리 프로세스다

회피설계(design-around)는 경쟁자의 특허발명을 그대로 실시하지 않으면서도 시장이 요구하는 기능과 가치를 달성하도록 제품의 구조, 결합관계, 작동방식 또는 공정을 변경하는 활동이다. 그 목적은 단순히 경쟁제품과 다른 제품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정확히는 특허가 법적으로 보호하는 기술적 관계를 파악하고, 그 관계의 외부에서 사업성이 있는 다른 해결책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기업의 회피설계에서는 법률문제와 기술문제만 다루어서는 안 된다. 관련 독립항은 무엇인지, 어느 한정을 제거할 수 있는지,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를 피하더라도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의 위험이 남는지, 심사과정에서 특허권자가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의 관점에서 어떤 범위를 포기하거나 좁혔는지, 선행기술이 어떤 대체방향을 보여주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동시에 그 대체구조가 실제로 양산 가능한지, 제조원가를 감당할 수 있는지,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능을 유지하는지, 출시일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살펴야 한다.

좋은 회피설계가 반드시 법률위험이 가장 낮은 설계인 것은 아니다. 법률위험이 매우 낮더라도 새로운 금형과 공정 때문에 사업성이 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일정한 잔존 특허위험이 있더라도 기존 설비를 활용하고 고객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면 경영진은 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 회피설계의 최적해는 법률위험, 기능, 가격, 제조성, 시장성의 균형점에서 결정되는 일이 많다.

특허팀의 결과물도 단순한 "침해/비침해" 의견이어서는 부족하다. 서로 다른 복수의 설계대안을 마련해 각각의 법률위험, 균등론 위험, 기술적 실행가능성, 제조비용, 시장성, 출시일정과 잔존위험을 비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허팀의 역할은 사업을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진이 무엇을 얻고 무엇을 감수하는지를 이해한 상태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위험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외형을 바꾸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전체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회피설계를 처음 접하는 조직에서는 색상, 크기, 형상, 부품의 위치를 바꾸는 데 많은 관심을 둔다. 하지만 청구항이 그러한 외관적 특징을 한정하고 있지 않다면 그 차이는 침해 판단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있다.

명칭 변경도 마찬가지다. 특허청구항에 "고정나사"라고 쓰여 있는데 당사 도면에서는 동일한 구조를 "고정볼트" 또는 "잠금핀"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법적 차이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허에서 중요한 것은 부품에 붙인 이름이 아니라 실제 구조, 기능 및 다른 구성과의 관계다. 단순한 명칭 변경은 회피설계가 아니다.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기술자 스스로 "전체적으로 다른 발명"이라고 판단하는 경우다. 새로운 기능이 많이 추가되고 시스템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전체적인 기술적 차이는 커진다. 하지만 특허침해 판단에서는 그 많은 차이가 아니라 상대방 청구항에 포함된 특정 구성관계가 여전히 남아 있는가가 문제될 수 있다.

회피설계에서는 "얼마나 많이 바꿀 것인가"보다 "무엇을 바꿀 것인가"가 중요하다.

실무적으로는 단순한 명칭변경이나 외형변경보다 위치와 결합관계의 변경이 중요할 수 있다. 더 강한 차이는 힘·신호·물질의 전달경로나 작동원리를 바꿀 때 생긴다. 가능하다면 특허가 요구하는 특정 요소 자체가 필요 없는 새로운 원리를 찾는 것이 좋다.

물론 "작동원리를 바꾸면 언제나 비침해"라는 공식은 없다. 최종 판단은 언제나 청구항 문언과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이루어진다. 다만 R&D에 전달할 설계질문은 "비슷한 부품을 무엇으로 교체할 것인가"보다 "이 구성 자체가 필요 없는 해결책을 만들 수 없는가"에 가까워야 한다.


제품을 먼저 만들고 특허팀이 나중에 비침해 논리를 만드는 방식은 가장 비싼 회피설계다

많은 기업에서 특허검토는 아직도 개발절차의 마지막 단계에 위치한다.

제품을 설계하고, 시제품을 만들고, 금형을 제작하고, 부품을 발주하고, 생산계획까지 수립한 다음 출시 직전에 특허팀에 검토를 요청한다. 문제는 특허팀이 검토를 시작할 때 이미 제품을 바꾸기 어려워졌다는 데 있다.

이 단계에서 위험한 특허가 발견되면 문제는 더 이상 순수한 법률문제나 기술문제가 아니다. 금형비, 인증비, 부품 선발주, 개발일정, 판매계획 등 상당한 매몰비용이 이미 발생해 있다. R&D와 사업부서는 "지금 와서 어떻게 다시 설계하느냐"고 반발하고, 특허팀은 제품을 실제로 변경하는 대신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비침해라고 설명할 수 있는 논리를 찾아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

이때 회피설계는 쉽게 사후 정당화(post-hoc rationalization)로 변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업무방식 때문에 향후 분쟁에서 회사의 행동을 설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경쟁특허의 존재와 상당한 침해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의도적으로 실질적인 검토를 뒤로 미루거나, 설계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시점에서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분석만을 진행하고, 문제를 인식한 뒤에도 별다른 대응 없이 제품을 계속 판매하였다면, 향후 고의침해(willful infringement, 의도된 무시 포함; 미국 특허법 기준) 또는 고의(미필적 고의포함) 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한국 특허법 제128조 제9항, 손해액의 5배 범위)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회사가 합리적이고 선의의 위험관리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하기 어려운 사실관계가 쌓일 수 있다.

다만 여기서도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특허를 알았다는 사실만으로 고의침해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사전에 특정 형식의 의견서를 받아야만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특허위험을 인식했을 때 회사가 실제로 무엇을 조사하고, 누구와 논의하고, 어떤 대안을 검토하고, 그 결과 제품을 어떻게 변경하거나 위험을 관리했는가, 그 위험을 알고도 어쩔 수 없다고 용인했는지 여부이다.

올바른 순서는 반대여야 한다.

권장 프로세스 (Recommended Process Flow)
특허분석 → 법적 경계 파악 → 설계조건 도출 → 복수 대안 개발 → 재검토 → 시제품 → 양산설계 확정 → 출시

특허팀은 완성된 제품에 법률논리를 붙이는 마지막 검수부서가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설계조건을 제공하는 참여자다. 회피설계의 첫 회의를 기술개발이 완료된 뒤가 아니라 개발 초기의 법적 경계 설정 단계에 배치해야 하는 이유다.


회피설계는 네 번의 다른 회의로 운영해야 한다

실무적으로 회피설계 프로젝트를 하나의 회의에서 끝내려고 하면 역할이 섞인다. 특허팀, R&D, 생산, 마케팅과 경영진은 같은 질문에 답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회의의 목적을 네 단계로 분리하면 무엇을 준비하고 누가 결정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

특히 적대적 검증(adversarial stress test)의 위치가 중요하다. 이 단계는 R&D와의 협업 이전, 즉 법적 경계조건이 엔지니어에게 전달되기 전에 배치되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법적 경계조건을 설계질문으로 내려보내면, 이후 엔지니어가 만든 설계 전체가 잘못된 전제 위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Meeting 1. 특허팀이 먼저 법적 경계선을 설정한다

첫 회의는 아이디어 회의가 아니다. 특허팀 내부에서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를 정리하는 법률적 준비단계다.

가장 먼저 모든 관련 독립항을 확인해야 한다. 하나의 독립항을 피했다고 특허 전체를 회피한 것이 아니며, 특정 종속항(dependent claim)의 요소를 제거했다고 상위 독립항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독립항이 여러 개라면 서로 다른 보호축이 존재할 가능성을 전제로 각각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만약 독립항의 비침해 이유가 명백하게 구성요소 하나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선행 공지기술을 포함하여 균등침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면 이를 인용하는 종속항도 회피의 대상으로 살펴야 한다 (본 주제는 다른 블로거 참조).

청구항은 한정요소별로 분해한다. 단순히 부품명만 표에 옮겨서는 부족하다. 어느 구성요소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과 연결되는지, 어떤 힘이나 신호를 전달하는지, 특정 기능이 어떤 관계로 구현되는지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

심사경과(prosecution history)도 시간순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최초 청구항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선행기술 때문에 거절되었는지, 출원인이 무엇을 주장했는지, 어떤 표현을 추가하거나 좁혔는지, 최종 청구항이 무엇을 통해 선행기술과 구별되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단순한 청구항 요약표보다 "왜 그 문언이 청구항에 들어왔는가"가 회피설계에서는 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선행기술은 무효자료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회피설계와 무효분석은 서로 다른 작업이지만, 선행기술을 보면 특허권자가 어떤 영역에서 벗어나야 등록을 받을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특허가 선행기술과 구별되면서 현재의 범위를 얻었다면 경쟁자는 경우에 따라 그 선행기술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설계를 검토할 수 있다.

Meeting 1의 최종 산출물은 "침해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는 보고가 아니다. R&D가 실제 설계에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경계조건과 변경 우선순위여야 한다.

Meeting 2. 법적 경계분석을 적대적 관점에서 먼저 검증한다

Meeting 1에서 특허팀이 법적 경계조건을 정리했다고 해서 그 분석이 충분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 특허팀 내부에서 오래 검토할수록 자신의 청구항 해석에 확신이 생기고,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청구항 해석만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심사경과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읽으며, 선행기술이 현재 분석을 지지한다고 과도하게 확신하기 쉽다.

이 편향을 R&D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깨는 것이 두 번째 회의의 목적이다. 검증되지 않은 법적 경계조건이 설계질문으로 내려가면, 이후 엔지니어가 만드는 설계 전체가 잘못된 전제 위에 서게 된다. 그때 가서야 취약점이 드러나면 이미 R&D 자원이 낭비된 뒤다.

두 번째 회의는 의도적으로 역할을 뒤집는 적대적 검증(adversarial stress test)이어야 한다. 특허팀 내부에서, 또는 외부 전문가와 함께 Meeting 1에서 도출한 법적 경계분석 자체를 상대방 특허권자의 관점에서 가장 강하게 공격해 본다.

"우리가 missing element로 분류한 요소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으로 동일한 구성이다."

"우리가 different element로 표시한 구성은 위치만 약간 이동한 것으로, 동일한 기술적 관계가 유지된다."

"function·way·result 기준(미국 균등론 테스트) 또는 과제해결원리 동일성 기준(한국 대법원 기준)으로 볼 때 균등론이 적용될 수 있다."

"심사과정에서 포기한 범위는 우리가 의존하는 방향만큼 넓지 않다."

"우리가 회피 근거로 인용하는 선행기술은 현재 분석 대상 구조와 실질적으로 다르다."

이런 공격을 가장 강하게 구성한 뒤에도 법적 경계분석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때 비로소 R&D에 전달할 설계조건으로서의 신뢰성이 확보된다. Meeting 2의 최종 산출물은 취약점이 보완되거나 명시적으로 표시된 검증된 법적 경계조건이다. 이 조건만 Meeting 3으로 넘어간다.

Meeting 3. 검증된 법적 경계를 엔지니어링 질문으로 번역한다

세 번째 회의부터 R&D와 필요한 경우 생산·마케팅 담당자가 참여한다. 이 단계에서 특허팀은 검증된 청구항 분석을 설계 가능한 질문으로 바꿔야 한다. 청구항 설명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도록 만들어 달라"고만 하면 엔지니어는 어디를 바꾸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설계질문은 다음처럼 구체적이어야 한다.

  • "본체 내부의 지지관계를 없앨 수 있는가?"
  • "직접결합을 다른 힘의 전달경로로 변경할 수 있는가?"
  • "회전운동 대신 선형운동으로 같은 기능을 만들 수 있는가?"
  • "특정 고정요소 자체가 필요 없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

법률가는 권리범위와 위험요소를 설명하지만 실제 구현 가능성, 성능, 안전성, 제조성까지 혼자 판단해서는 안 된다. R&D가 법적 경계 밖의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특허팀이 이를 다시 청구항별로 검증하는 반복구조가 가장 바람직하다.

이 단계에서는 반드시 복수의 설계안을 만들어야 한다. 하나의 회피안만 가지고 있으면 법률검토 결과가 좋지 않거나 제조원가가 높게 나오거나 고객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때 선택지가 사라진다.

회피설계는 하나의 정답을 찾는 작업보다 선택 가능한 설계공간(design space)을 넓히는 작업에 가깝다.

Meeting 4. 특허문제를 경영의 선택문제로 바꾼다

네 번째 회의에서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복수의 설계안을 법률·기술·사업 관점에서 함께 비교해야 한다. Meeting 2에서 이미 법적 경계분석 자체를 적대적으로 검증했으므로, 여기서는 각 설계안의 상대적 방어력과 사업적 실행 가능성을 비교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모든 관련 독립항에 대해 문언침해를 피하는지부터 본다. 하나의 한정요소만 달라졌다면 그 한 요소에 대한 청구항 해석이 불리해지는 순간 전체 방어가 무너질 수 있다. 가능하다면 복수의 missing 또는 different element를 만드는 것이 좋다.

균등론 위험도 검토해야 한다. 명칭만 달라졌는지, 위치만 약간 이동했는지, 아니면 기능을 달성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는지를 공격자의 관점에서도 살핀다. 심사경과와 선행기술이 현재 설계를 얼마나 지지하는지도 본다.

이제 법률가가 판단할 수 없는 문제가 등장한다. 제조 가능한가. 신규 금형이 필요한가. 부품수가 늘어나는가. 수율은 떨어지지 않는가. 고객이 원하는 핵심 성능은 유지되는가. 출시가 얼마나 지연되는가. 기존 재고와 설비의 매몰비용은 얼마인가.

이 단계부터 "가장 안전한 설계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회사에 가장 좋은 설계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바뀐다.

특허팀은 여기서 결정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특허팀은 어떤 설계가 상대적으로 강한 방어를 갖는지, 어떤 논리가 취약한지, 어느 정도의 잔존위험이 있는지를 설명한다. R&D는 기술적 feasibility를, 생산부서는 양산성과 원가를, 마케팅은 고객가치의 마지노선을 제시한다. 최종적으로 어느 위험을 감수할지는 경영진이 결정해야 한다. 이처럼 역할을 나누면 회피설계가 법무적 금지절차가 아니라 기업 의사결정 체계로 작동한다.

좋은 회피설계는 하나의 차이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다. 복수의 missing/different element, 독립항별 별도 방어, 심사경과의 지지, 선행기술의 지지, 기술원리의 실질적 차이가 서로 겹치는 다층적 방어구조가 훨씬 안정적이다.


"절대로 침해하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는 답하는 방법부터 달라져야 한다

회피설계 프로젝트가 상당히 진행되면 CEO나 연구소장이 마지막으로 묻는다.

"그러면 이 제품은 이제 절대로 침해하지 않는 것인가?"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는 어렵다.

첫째, 청구항 해석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둘째, 문언침해를 피하더라도 균등론이라는 별도의 문제가 남을 수 있다. 셋째, 분석대상으로 삼지 않은 다른 특허가 존재할 수 있다. 특정 특허를 회피했다는 것과 제품 전체에 대한 FTO(Freedom to Operate)가 확보되었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현실이 있다.

실제 판매제품이 지금 특허팀이 검토한 제품과 같다는 보장이 없으며, 결국 침해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제3자이다. 특허팀과 기술진이 아무리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비침해라고 판단하더라도, 실제 분쟁에서 판단권을 가진 판사가 우리와 같은 청구항 해석과 법적 평가에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특허팀의 보고는 "이 제품은 침해하지 않습니다"라는 단정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정확히 보고하려면 다음과 같이 표현해야 한다.

"현재 검토된 특허와 확정 설계도면을 전제로 할 때 이 설계가 가장 다층적인 비침해 방어를 제공한다. 다만 이러한 평가는 현재 확보된 자료와 당사의 법률적·기술적 분석을 기초로 한 것이며, 실제 분쟁에서 법원이 동일한 청구항 해석과 침해 판단을 채택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 양산·판매제품의 사양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다시 검토해야 한다."

회피설계에서는 확신의 숫자보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그 판단이 어떤 사실과 전제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회피설계는 Design Freeze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회피설계를 하더라도 특허팀이 검토한 제품과 실제 판매제품이 달라지면 분석의 전제가 무너진다.

출시 후 원가절감을 위해 구매팀이 대체부품을 채택할 수 있다. 생산팀이 조립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를 조금 변경할 수도 있다. 협력업체가 부품수급 문제 때문에 다른 사양을 사용할 수도 있고, 엔지니어가 성능개선을 위해 예전 구조 일부를 되돌릴 수도 있다.

그 작은 변경이 공교롭게도 회피설계를 위해 의도적으로 제거한 청구항 요소를 다시 제품 안으로 가져올 수 있다.

Design Freeze는 단순히 개발일정을 관리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특허위험 관리에서도 중요한 통제점이다. 법률검토의 전제가 된 CAD, BOM, 시제품과 실제 양산사양이 일치해야 하고, 이후 중요한 설계변경은 특허팀의 재검토 없이 바로 양산에 반영되지 않도록 변경관리(change control) 절차를 두어야 한다. 제품 출시 이후 사양이 변경되는 경우 다시 관련 독립항 전체와 비교해야 한다.

회피설계는 의견서를 완성하는 날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실제 판매제품이 회피된 구조를 유지하는 동안 계속되는 lifecycle 관리 활동이다.


특허팀의 역할은 '위험 발견'에서 '설계공간 창출'로 바뀌어야 한다

기업에서 특허팀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말은 "위험하니 하지 마십시오"이다. 그러나 사업부는 위험의 존재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는 답을 기대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특허팀은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구조는 이 독립항에 의해 위험하다. 하지만 이 결합관계를 제거하거나 작동원리를 바꾸면 상대적으로 강한 비침해 방어가 가능하다. 첫 번째 방법은 원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두 번째 방법은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R&D와 생산에서 복수의 대안을 만들어 달라."

이때 특허팀은 설계자가 아니다. 엔지니어 역시 청구항 해석자가 아니다.

특허팀은 법적 경계와 위험요인을 제시하고, R&D는 그 경계 밖에 존재하는 기술적 해결책을 만든다. 생산부서는 양산성과 원가를 확인하고, 마케팅은 고객가치와 사양의 마지노선을 제시한다. 경영진은 남아 있는 위험과 사업적 이익을 비교하여 최종적으로 선택한다.

특허팀의 역할은 risk detection을 넘어 risk translation, risk structuring, design-space creation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회피설계에서 선행기술은 '특허를 죽이는 자료'만이 아니다

회피설계에서 선행기술(prior art)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통상 특허실무에서 선행기술을 검색하는 직접적인 목적은 신규성이나 진보성을 공격하는 데 있다. 그러나 회피설계에서는 선행기술이 "어디로 제품을 움직일 것인가"를 알려주는 설계지도 역할도 한다.

특허권자가 기존기술 A와 차별화하기 위하여 B라는 관계를 청구항에 추가하고 "우리 발명은 A와 다르다"고 주장하여 등록받았다고 하자. 경쟁기업에게 B를 조금 변형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다. 오히려 B를 제거하고 A의 기술공간 또는 그 주변으로 돌아가는 설계가 더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접근은 청구항 문언을 피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특허권자가 균등론을 이용하여 자신의 권리범위를 지나치게 넓혀 당사 설계까지 포섭하려 할 경우, 그 확대된 범위가 선행기술과 충돌하는지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선행기술 항변(ensnarement defense)이라 하며, 미국에서는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s. (Fed. Cir. 1990) 이후 확립된 법리다. 한국에서도 대법원은 균등론 적용 시 확장된 권리범위가 선행기술의 영역을 포함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법리를 인정하고 있다.

회피설계에서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 특허는 기존 기술의 무엇과 구별되어 현재의 권리범위를 얻었는가?"

이어서 물어야 한다.

"우리는 그 경계의 반대편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

그래서 등록청구항의 단어만 읽어서는 특허권의 실질적인 경계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 단어가 선행기술과의 논쟁 속에서 왜 들어왔는지를 이해해야 하고, 좋은 회피설계는 바로 그 역사를 기술적 설계공간으로 변환한다.


기업의 특허전문가는 미래의 사실관계를 바꾸는 사람이다

법학 교육에서는 보통 이미 일어난 사실관계에 법을 적용한다. 제품은 이미 존재하고, 특허청구항도 확정되어 있으며, 학생은 둘을 비교해서 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기업의 회피설계는 다르다.

아직 제품을 바꿀 수 있다.

즉 미래의 분쟁에서 법원이 보게 될 사실관계를 회사가 지금 만들어 가고 있다.

그래서 기업의 IP 책임자는 단순히 "법원이 이 제품을 침해라고 판단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사람에 그쳐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일은 법원이 훗날 판단하게 될 제품의 구조 자체를 지금 더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도록 개발과정에 개입하는 것이다.

청구항을 분해하고, 심사경과를 통해 권리의 경계를 파악하고, 선행기술에서 대체공간을 찾고, 이를 기술적 설계조건으로 바꾸어 엔지니어에게 전달한다. 엔지니어가 새로운 구조를 제안하면 다시 청구항과 비교하고, 공격자의 관점에서 검증하고, 경영진에게 남은 위험과 비용을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특허법의 언어를 엔지니어링의 언어로 옮기고, 엔지니어링의 선택지는 다시 경영의 언어로 풀어낸다.

이것이 기업에서 회피설계를 제대로 운영한다는 의미다.


좋은 회피설계의 목표는 "경쟁제품과 전혀 다르게 보이는 제품"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완전히 다른 발명"도 아니다.

경쟁특허가 법적으로 보호하는 기술적 관계를 정확히 찾아내고, 그 관계 밖에서 시장성이 있는 다른 기술적 해결책을 만들며, 그 선택에 남아 있는 위험까지 회사가 알고 관리하는 것.

그것이 회피설계의 본질이다.

Friday, July 24, 2026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8장. 미국 출원경과 금반언(PHE)의 판례 변천과 실전 회피설계 전략 워크숍

미국 출원경과 금반언(PHE)의 판례 변천과 실전 회피설계 전략 워크숍

미국 출원경과 금반언(PHE)의 판례 변천과 실전 회피설계 전략 워크숍

특허 침해 소송의 전선은 두 곳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하나는 청구항 문언이 피고 제품을 문자 그대로 포괄하는지를 다투는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의 전선이고, 다른 하나는 문언이 미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방식·결과를 수행한다면 침해를 인정하는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DOE)의 전선이다. 특허권자에게 균등론은 강력한 무기이지만, 출원 과정에서 자신이 스스로 쳐 놓은 울타리가 이 무기를 봉인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 PHE)이다.

본 강좌는 미국 특허 침해 소송 및 자유실시 분석(Freedom to Operate, FTO)에서 PHE가 실무상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정표적 판례군의 변천을 좇아 해설하고, R&D 팀과 법무팀이 워룸(War-room)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Haynes 수치 한정 보정 맵과 Insituform 주변적 관련성 Rebuttal 체크리스트로 귀결시킨다.


Ⅰ. 균등론과 PHE — 특허법의 근본적 긴장

특허제도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한다. 발명자를 보호하여 혁신을 장려하는 것과, 경쟁자가 특허의 경계를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여 법적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균등론은 전자의 목표를 강화한다. 경쟁자가 청구항 문언을 교묘히 비켜가는 사소한 변경만으로 특허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그러나 균등론은 후자의 목표를 위협한다. 청구항에 기재되지 않은 범위까지 사후적으로 보호범위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87년 이래 연방순회항소법원(Federal Circuit, CAFC)은 균등론이 청구항에 본질적인 불명확성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균등론을 제한할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다. 그 핵심 수단이 바로 PHE다.

"출원인이 청구항 보정 또는 선행기술과 구별하기 위한 주장을 통하여 더 넓은 보호범위를 포기했다면, 나중에 균등론을 이용하여 청구범위를 쉽게 다시 확장할 수 없다." — Hughes Aircraft Co. v. United States, 717 F.2d 1351 (Fed. Cir. 1983)

두 가지 PHE 유형

PHE는 발생 원인에 따라 두 갈래로 구분된다.

  • 보정에 의한 금반언(Amendment-based Estoppel): 출원 심사 중 청구항 문언을 좁히는 보정(narrowing amendment)을 제출함으로써 발생한다. 가장 전형적인 형태다.
  • 주장에 의한 금반언(Argument-based Estoppel): 청구항 문언을 실제로 변경하지 않았더라도, 출원인이 의견서(Remarks)에서 특정 기술영역을 명백하고 오해의 여지 없이(clear and unmistakable) 배제하는 주장을 함으로써 발생한다.

두 유형의 공통 기준점은 합리적인 경쟁자(Reasonable Competitor)의 관점이다. 공개된 출원기록을 열람한 경쟁자가 출원인이 무엇을 포기했다고 객관적으로 이해할 것인지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출원인의 내심(주관적 의도)은 중요하지 않다.


Ⅱ. Festo 이전 CAFC — 유연한 차단의 실제 운용

연방대법원의 Festo 판결 이전, CAFC는 형식상 "유연한 차단(Flexible Bar)" 방식을 채택했다고 알려졌다. 출원인이 실제로 무엇을 포기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래 세 판례는 이 유연한 차단이 실제로는 특허권자에게 상당히 가혹하게 운용되었음을 보여 준다.

1. Texas Instruments v. U.S. ITC — 주장에 의한 금반언의 출발점

집적회로 칩 봉지(encapsulation) 공정에 관한 특허였다. TI의 청구항은 플라스틱을 칩 반대편에서 주입하는 "반대편 게이팅(Opposite-side Gating)" 방식을 포함했다. 피고들은 "동일면 게이팅(Same-side Gating)"을 사용했다.

TI는 "우리는 심사 과정에서 동일면 게이팅을 보정으로 배제한 적이 없다(No Amendment = No Estoppel)"고 주장했다. 그러나 CAFC는 이를 거부했다. 법원은 출원인이 의견서, 발명설명서, 도면에서 "반대편 게이팅이 본 발명의 핵심 특징"이며 "동일면 게이팅은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반복적으로 기술한 사실을 중시하여, 청구항 보정이 없어도 명백한 주장만으로 주장에 의한 금반언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Unmistakable assertions made by the applicant to the Patent and Trademark Office in support of patentability ... may operate to preclude the patentee from asserting equivalency." — Texas Instruments, Inc. v. U.S. ITC

실무 교훈: 의견서에 "우리 기술만이 가능하다"거나 "다른 방식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기재하는 순간, 미래의 균등침해 주장은 치명적 위험에 노출된다.

2. Haynes International v. Jessop Steel — 취소된 청구항과 부작위

크롬(Cr)·몰리브덴(Mo)·텅스텐(W)을 포함하는 내식성 니켈계 합금(Corrosion-resistant Nickel-based Alloy) 특허 사건이다. 출원 단계에서 청구항이 깔때기 구조로 단계적으로 좁아졌다.

[ 최초 출원 청구항 ]
  청구항 1: 크롬(Cr) 20 ~ 24% 포함 합금       ← 가장 넓은 범위
       ↓ (진보성 거절 극복 실패 → 취소)
  청구항 4: 크롬(Cr) 약 21 ~ 23% 포함 합금    ← 중간 범위
       ↓ (진보성 거절 극복 실패 → 취소)
  청구항 5: 크롬(Cr) 약 22% 포함 합금         ← 최종 등록 독립항

[ 피고 제품 위치 ]
★ 피고(Jessop Steel) 합금: 크롬(Cr) 약 20.74 ~ 20.81%
  → 등록 문언 범위 밖에 존재

특허심판원(Board)은 출원인이 제출한 실험 데이터가 크롬 21.96%라는 단일 수치에만 집중되어 있으므로, 더 넓은 수치 범위 전체에 걸쳐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지는 "추측에 불과(Matter of Conjecture)"하다고 지적하며 청구항 5만 허용했다. 출원인은 넓은 청구항을 취소하고 계속출원(Continuation Application)도 하지 않은 채 특허를 등록받았다.

CAFC는 이 사건에서 두 가지 중요한 법리를 확인했다. 첫째, 취소된 청구항의 수치 영역은 포기된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 계속출원을 하지 않은 부작위(Inaction)조차 합리적인 경쟁자 관점에서 객관적인 포기 선언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허권자는 "피고 제품의 크롬 수치는 선행기술에 직접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그 안전 구역까지는 균등론으로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법원의 준엄한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선행기술에 의한 균등 제한과 출원경과 금반언에 의한 균등 제한은 완전히 구별되는 상호 독립적 한계(Separate and Distinct Limitations)이다." — Haynes International v. Jessop Steel, 8 F.3d 1573 (Fed. Cir. 1993)

즉, PHE의 제한 범위는 선행기술이 요구하는 최소 포기 범위보다 얼마든지 넓어질 수 있다.

3. Southwall Technologies v. Cardinal — 포기의 일반화와 청구항 간 전파

가시광선은 통과시키면서 적외선을 반사하는 복합 필름 특허였다. 쟁점은 유전체층(Dielectric Layer)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출원인은 선행기술 Franz(2단계: 금속 증착 후 산화)와 자신의 발명(1단계: 반응성 스퍼터링으로 유전체 직접 형성)을 명확히 대비시키며 특허를 획득했다. 피고 Cardinal은 다른 형태의 2단계 공정을 사용했다.

Southwall은 "우리가 포기한 것은 Franz의 정확한 구성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CAFC는 출원인이 선행기술의 특정 실시형태만 배제한 것이 아니라 "2단계 공정 전반"을 1단계 공정과 대비했으므로, 포기 범위는 그 일반화된 범주에 따라 결정된다고 판시했다. 또한 하나의 청구항 용어에 대한 출원 중 설명은 동일한 용어를 포함하는 모든 다른 청구항에도 전파된다는 원칙을 확립했다.

실무 교훈: 선행기술과 구별할 때는 필요한 최소한의 차이만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 불필요한 일반화는 장래 권리범위를 과도하게 축소한다.


Ⅲ. Warner-Jenkinson — 추정 Ⅰ의 탄생과 입증책임의 전환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은 연방대법원이 PHE의 분석 구조를 공식화한 이정표 판결이다. 염료를 pH 조건하에서 다공성 막에 통과시켜 정제하는 공정 특허에서, 출원 중 청구항에 "약 pH 6.0에서 9.0"이라는 범위가 추가되었다. 상한 9.0은 pH 11~12 선행기술을 피하기 위해 추가된 것이 명확했으나, 하한 6.0의 추가 이유는 출원기록에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피고는 pH 5.0 공정을 사용했다.

연방대법원은 모든 보정이 이유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금반언을 발생시킨다는 경직된 규칙(피고의 주장)을 거부했다. 동시에 기록이 침묵하는 경우에 대한 명확한 처리 원칙을 확립했다. 이것이 추정 Ⅰ(Presumption I)이다.

추정 Ⅰ — 보정 이유에 관한 추정 (Warner-Jenkinson)

청구항이 좁혀졌는데 출원기록에서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없다면, 그 보정은 특허성(Patentability)과 관련된 중대한 이유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특허권자가 이 추정을 반박하지 못하면, 해당 보정 요소에 대한 균등론 적용은 차단된다.

이 판결의 핵심은 입증책임의 이동이다. Warner-Jenkinson 이전에는 피고가 출원경과 금반언의 존재를 입증해야 했다. 이 판결 이후에는 보정 이유가 불명확하면 특허권자가 보정이 특허성과 무관한 이유로 이루어졌음을 스스로 설명해야 한다. 이 논리는 정보 비대칭을 해소한다. 출원기록을 작성하고 관리한 것은 출원인이므로, 기록이 불분명한 데 따른 불이익도 출원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하한 6.0의 이유가 불명확하다며 추가 심리를 위해 사건을 환송했다. 이 사건의 분석 구조는 이후 Festo의 두 번째 추정을 위한 정지작업이었다.


Ⅳ. Festo — 절대적 차단에서 유연한 차단으로

1. Festo VI: 절대적 차단(Absolute Bar)의 채택

Warner-Jenkinson 환송 이후 CAFC 내부에서 "특허성 관련 보정이 있으면 해당 요소의 모든 균등이 사라지는가"에 대한 견해가 갈렸다. 전원합의체(En banc)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강력한 규칙을 선택했다. 그것이 Festo VI의 절대적 차단이다.

Festo VI의 논리는 간명했다. 특허를 받기 위해 청구항을 좁혔다면, 그 좁혀진 요소에는 어떠한 균등범위도 인정하지 않는다. §112 기재요건이나 명확성 확보를 위한 보정도 포함된다. 자발적 보정(Voluntary Amendment)도 동일하게 취급된다.

Stoll 특허의 자성체 슬리브(Magnetizable Sleeve) 요소에 절대적 차단을 적용한 결과, 피고의 비자성 알루미늄 슬리브를 균등물로 주장하려는 Festo의 주장은 전면 차단되었다.

2. Festo VIII: 연방대법원의 수정 — 유연한 차단과 추정 Ⅱ

연방대법원은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535 U.S. 722 (2002)에서 Festo VI의 절대적 차단을 정면 거부했다. 절대적 차단은 균등론을 사실상 폐기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보정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후발 기술(After-developed Technology)을 모두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는 불합리를 낳는다는 이유였다.

대신 연방대법원은 유연한 차단(Flexible Bar)으로 돌아가되, 특허권자에게 반박 가능한 강력한 추정 부담을 지웠다. 이것이 추정 Ⅱ(Presumption II)다.

추정 Ⅱ — 포기 범위에 관한 추정 (Festo VIII)

특허성 관련 이유로 좁히는 보정이 이루어졌다면, 원래의 넓은 청구항과 보정된 좁은 청구항 사이의 중간 영역 전체를 포기한 것으로 추정한다. 특허권자가 이 추정을 반박하지 못하면 해당 균등물은 보호범위에서 배제된다.

두 추정은 서로 다른 단계에서 작동한다. 추정 Ⅰ은 "금반언이 성립하는가"를 묻는 단계이고, 추정 Ⅱ는 "금반언이 성립한다면 어떤 균등물까지 포기했는가"를 묻는 단계다. 두 질문은 반드시 분리하여 순차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3. Festo IX: 추정 반박의 세 가지 기준

환송 후 CAFC 전원합의체(Festo IX)는 추정 Ⅱ를 반박하는 세 가지 기준을 구체화했다.

  1. 예견 불가능성(Unforeseeable Equivalents): 보정 당시 기술 수준상 문제된 대체수단을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없었음을 입증한다.
  2. 단지 주변적인 관련성(Tangential Relation): 보정의 이유가 문제된 균등물의 특성과 단지 주변적인 관련성에 불과하여, 출원인이 그 균등물을 포기하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입증한다.
  3. 기타 합리적 이유(Other Reason): 출원인이 보정 당시 그 균등물을 청구항에 적절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다른 합리적 이유가 있었음을 입증한다.

실무상 이 세 가지 반박 기준은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 저자(교재, 2005년)는 "Festo VIII이 절대적 차단을 폐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무상으로는 거의 달라지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유연한 차단이라는 법률형식에도 불구하고, 추정 반박의 기준이 엄격하여 사실상 특허권자에게 절대적 차단과 유사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Ⅴ. PHE 2단계 종합 분석 프레임

모든 PHE 분석은 아래 두 가지 기본 질문을 순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단계 핵심 질문 주요 판단 요소
금반언의 성립 출원인이 법적으로 의미 있는 범위를 포기했는가? 축소 보정 여부, 특허성 관련 이유, 명백한 주장, 추정 Ⅰ 적용
금반언의 범위 문제된 균등물이 포기 영역에 포함되는가? 중간 영역 전체 포기 추정(추정 Ⅱ), 예견 가능성, 주변적 관련성, 기타 이유

두 단계를 모두 통과한 후에도, 피고 제품이 실제로 청구항 요소와 균등한지(기능·방식·결과의 실질적 동일성)를 별도로 입증해야 한다. 금반언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균등침해의 성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한 균등성이 인정되더라도 전체요소원칙(All-elements Rule)이나 선행기술 제한 등 별도의 법리가 작동할 수 있다.


Ⅵ. 기타 PHE 발생 원인 — 출원 행위의 광범위한 포착

PHE는 청구항 보정과 의견서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행위도 PHE 또는 유사한 금반언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 계속일부출원(CIP) 제출: §112 기재불비 거절에 대응하여 추가 설명을 포함한 CIP를 제출하면, 원출원의 기재가 불충분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평가되어 원출원일 주장이 제한될 수 있다.
  • 종속항의 독립항 재작성: 종속항을 독립항으로 재작성하면서 모항(parent claim)의 구성요소를 편입하는 경우, 이 역시 청구범위를 실질적으로 축소하는 보정으로 평가될 수 있다.
  • 계속출원을 하지 않은 부작위: Haynes에서 확인했듯, 특정 상황에서 계속출원을 통해 넓은 범위를 계속 추구하지 않은 절차적 선택도 포기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Ⅶ. 실전 ① — Haynes 수치 한정 보정 맵과 회피설계 가이드라인

Haynes International v. Jessop Steel, 8 F.3d 1573 (Fed. Cir. 1993)은 수치 한정 발명(Numerical Limitation Invention)에서의 PHE와 회피설계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판례다. 핵심 법리를 R&D 적용법으로 변환하면 다음과 같다.

가이드라인 1 — 취소된 수치 공간(틈새 영역)을 공략하라 (R&D 수치 선정)

경쟁사 특허 포대(File Wrapper)에서 다음 정보를 확인하라.

  • 최초 출원 시 넓게 청구된 수치 범위가 얼마였는가?
  • 심사관이 어떤 이유(진보성? 단일 실험예 부족?)로 거절했는가?
  • 어느 중간 수치 범위가 취소되었는가?
  • 최종 등록 수치가 얼마인가?
  • 계속출원을 하지 않고 좁은 범위로 등록받았는가?

취소된 넓은 범위와 등록 범위 사이의 "심사관이 추측(Conjecture) 영역으로 규정해 도려낸 틈새 수치 공간"에 R&D 사양을 설계하면, 문언침해와 균등침해 위험을 동시에 격파할 수 있다. Haynes의 피고 제품 크롬 함량 약 20.8%가 그 전략의 정석적 사례다.

가이드라인 2 — 자사 출원 시 수치 범위 전체의 대표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라 (출원인 방어법)

자사 수치 한정 발명을 출원할 때는 단일 실험예(Single Data Point)에만 의존하지 말라. 특허심판원은 "하나의 실험 수치에만 데이터가 있다면, 넓은 범위 전체에 걸쳐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지는 추측에 불과하다"는 논리로 넓은 청구항을 거절한다.

  • 청구하려는 수치 범위의 양 끝단(端)과 중간값에 걸쳐 복수의 대표적 실험 데이터를 준비하라.
  • 넓은 수치 범위가 거절될 경우를 대비해 계속출원(Continuation) 카드를 보유하라. 좁은 청구항만 등록받고 계속출원을 포기하면 PHE가 성립하고 추후 균등론 주장이 봉인된다.

Ⅷ. 실전 ② — Insituform 주변적 관련성 Rebuttal 체크리스트

Insituform Technologies, Inc. v. CAT Contracting, Inc., 385 F.3d 1360 (Fed. Cir. 2004)는 PHE의 두꺼운 성벽인 추정 Ⅱ(중간 영역 전체 포기 추정)를 실제로 반박하는 데 성공한 미국 사법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승소 판례로 평가된다.

사건의 기술적 배경과 보정의 본질

도로를 굴착하지 않고 손상된 지하 하수관 내부에 열경화성 수지(Thermosetting Resin)가 함침된 유연한 라이너를 밀착·경화시키는 비굴착 지하관 보수 공정(No-dig Pipeline Rehabilitation)에 관한 특허였다. 출원 과정에서 진공 수단의 개수나 위치에 제한이 없었던 원래 독립항이, 선행기술 Everson을 회피하기 위해 "유연한 튜브 필름에 구멍을 뚫고 그 위에 단일 진공컵(Single Vacuum Cup)을 설치하는 구성"으로 좁혀졌다. 피고 CAT은 하수관 내부 여러 곳에 복수 개의 진공컵(Multiple Vacuum Cups)을 설치했다.

법원은 보정의 본질적 목적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Everson 선행기술의 근본적 결함은 진공 흡착기가 라이너 먼 끝단에서 작동하여 관이 길어질수록 거대한 압축기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Insituform의 보정 목적은 이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진공 동력원을 수지가 흘러가는 이동 전선(Moving Resin Front) 바로 근처에 근접 배치하는 위치적 이점"을 주장하기 위함이었다. 즉 보정의 본질은 진공원의 '위치적 혁신'에 있었지, 진공컵의 '개수'를 반드시 하나로 제한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따라서 피고의 '복수 개 진공컵 사용'이라는 설계 차이는 보정 이유와 단지 주변적인 관련성(Tangential Relation)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여 균등침해가 성립되었다.

5대 Rebuttal 검증 필터

특허 소송 또는 FTO 분석에서 상대의 PHE 주장을 타파하거나, 역으로 자사 제품이 우회 가능한지 진단할 때 아래 체크리스트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라.

  • [Filter 1] 보정을 강제한 인용 선행기술의 '정확한 기술적 문제점'을 획정했는가?
    검증법: 선행기술이 지닌 구조적 한계(예: Everson의 먼 끝 진공 배치로 인한 대형 압축기 요구)가 출원경과 서류에서 무엇으로 지적되었는지 명확히 추적한다.
  • [Filter 2] 특허권자가 심사관에게 제출한 의견서에서 '보정의 객관적 해결 목적'을 추출했는가?
    검증법: 대리인이 의견서(Remarks)에 "이 보정을 통해 선행기술의 어떠한 구조적·기능적 약점을 제거했다"고 기재한 내용을 발췌한다. Insituform은 "진공원을 전선 부근에 두어 압축기 소형화를 이룩함"을 보정의 유일한 이유로 남겼다.
  • [Filter 3] 자사 제품의 설계 차이점과 '보정의 타깃 목적'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를 확인했는가?
    검증법: 자사 제품의 대체 구성 차이(예: 진공컵의 개수 차이)가 원래 보정 목적(진공원의 근접 위치 배치)과 기술적·물리적으로 완전히 무관함을 증명해야 한다. 관련성이 없어야 '단지 주변적 관련성' Rebuttal에 성공한다.
  • [Filter 4] 출원경과 중 대체 구성에 대한 '의도적 비하 진술(Prosecution Disclaimer)'이 부재함을 확인했는가?
    검증법: 의견서 내에 "우리 발명에서 복수 개의 진공컵은 원천 불가능하다"는 식의 자발적 배제 주장(Argument-based Estoppel)이 단 한 구절이라도 개입되어 있었다면 Filter 3이 충족되더라도 Rebuttal은 전격 실패한다.
  • [Filter 5] 통상의 기술자(POSITA) 관점을 지지할 객관적 기술 문헌이나 전문가 진술(Extrinsic Evidence)을 확보했는가?
    검증법: 보정 당시의 기술 수준을 기준으로 판사에게 "이 설계 변경은 위치 보정과 기술적 맥락이 완전히 다른 독립적 설계 요소이다"라는 합리적 확신을 심어줄 서면 증거와 기술 진술서를 워룸에 사전 장착해야 한다.

Ⅸ. 판례 비교 — PHE의 핵심 원칙 종합

판례 출원인의 행위 법원이 인정한 포기 핵심 원칙
Texas Instruments 의견서에서 반대편 게이팅의 중요성 강조, 동일면 게이팅의 실패 기술 동일면 게이팅 전면 배제 청구항 보정 없이도 명백한 주장(주장 금반언) 성립
Haynes 넓은 수치 청구항 취소, 계속출원 미제출 취소된 크롬 함량 범위 전체 PHE 한계 > 선행기술 한계; 부작위도 포기 평가
Southwall 1단계 공정과 2단계 공정을 명백히 대비 Franz 정확한 공정을 넘어 2단계 공정 전반 포기 범위 일반화; 동일 용어 다른 청구항에도 전파
Warner-Jenkinson pH 하한 6.0 추가 (이유 불명) 추정 Ⅰ: 특허성 관련 보정으로 추정 이유 불명 보정 → 특허권자에게 설명 부담 이동
Festo VIII 자성체 슬리브 한정 추가 추정 Ⅱ: 중간 영역 전체 포기 추정 유연한 차단 + 반박 가능한 추정; 3대 반박 기준 제시
Insituform 단일 진공컵으로 보정 (위치적 이점이 목적) 개수 차이는 보정 목적과 주변적 관련성에 불과 주변적 관련성(Tangential Relation)으로 추정 반박 성공

Ⅹ. 결론 — PHE는 회피설계의 법률적 기틀이다

PHE의 역사는 특허권자와 경쟁자 사이의 균형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를 둘러싼 끊임없는 긴장의 역사다. 균등론은 특허 모방을 막는 방패이고, PHE는 그 방패를 봉인하는 자물쇠다. 자물쇠를 채운 사람은 다름 아닌 출원인 자신이다. 이 역설이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명확하다.

경쟁사 특허를 분석할 때 등록 청구항만 보는 것은 반쪽짜리 분석이다. 특허 포대(File Wrapper) 전체를 열어야 한다. 취소된 청구항, 심사관 거절이유통지서(Office Action), 의견서(Remarks), 계속출원 이력 — 이 모든 정보가 회피설계의 안전 영역을 결정한다.

요약하면 두 가지 실무 룰을 기억하라.

  • Haynes 룰: 취소된 청구항의 수치 공간(틈새 공간)을 정밀하게 스캔하여 그 영역에 R&D 사양을 배치하라. PHE의 제한 범위는 선행기술보다 넓을 수 있으므로, 선행기술과의 거리가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 Insituform 룰: 설계 변경이 보정의 타깃 목적(위치적 이점)과 무관한 요소(개수)에 관한 것이라면, 특허권자는 주변적 관련성 Rebuttal로 끝까지 추적해올 수 있다. FTO 분석 시 Filter 4의 의도적 비하 진술 유무를 이중으로 크로스체크하라.

PHE는 특허 전략의 끝이 아니라 시작점이다. 출원경과 서류를 정밀하게 해독하는 능력이 IP 실무자의 핵심 역량이다.


관련 해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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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의 공동 저자인 로버트 W. 터너(Robert W. Turner) 변호사의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From Hughes to Festo and Beyond」를 스터디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회피설계 전략 워크숍 자료를 기초로 제작하였습니다.

Thursday, July 23, 2026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7장. 균등론 회피설계 3대 전략 — Festo·생략요소·MPF 무력화의 실무 알고리즘

균등론 회피설계 3대 전략 — Festo·생략요소·기능식(MPF) 무력화의 실무 알고리즘

균등론 회피설계 3대 전략
Festo·생략요소·기능식(MPF) 무력화의 실무 알고리즘

엔지니어와 특허팀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 중 하나는 이것이다. "경쟁사 특허를 알면서 피해 가는 것, 법적으로 괜찮은가?" 이 불안은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미국 법원은 문언 침해(Literal Infringement)를 피하더라도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DOE)을 통해 침해를 인정해 왔다. 그렇다면 회피설계(Design-Around)는 애초에 가능한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이 글은 과거 Killworth & Burns,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Vol. 2, Ch. 7(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을 스터디하면서 시행한 실무 세미나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문언침해를 회피하는 방법은 이미 여러 차례 다루었으므로 오늘은 균등침해의 호피 방법에 집중한다. Festo 포대 금반언 접근법, 생략·대체요소 접근법, 기능식 청구항(MPF) 무력화 접근법의 세 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판례를 체계적으로 해설한다.


M1. 회피설계는 위법인가 — 법적 정당성의 확인

결론부터 말하면, 적법하다. 연방순회항소법원(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 CAFC)은 Slimfold Mfg. Co. v. Kinkead Industries, Inc., 932 F.2d 1453 (Fed. Cir. 1991)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Intentional 'designing around' the claims of a patent is not by itself a wrong … it is one of the important public benefits that justify awarding the patent owner exclusive rights."

특허는 quid pro quo(상호교환) 계약이다. 발명자는 기술을 공개하고, 국가는 기간이 한정된 배타권을 부여한다. 경쟁사는 그 공개된 내용을 읽고 청구항 범위 밖의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한다. 이것이 특허법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이며, 설계변경은 이 구조의 핵심 요소다.

문제는 적법성 여부가 아니라 타이밍과 방법론이다. 아래 표가 명확히 보여주듯, i) 설계 확정(Design Finalization) 이전에 특허팀 및 법무팀과 협업하고 비침해 의견서(Opinion of Counsel)를 선제 확보하는 것과, ii) 제품 출시 후 침해 통지(Notice)를 받고 재설계하는 것은 법적·경제적 결과가 천양지차다.

적법한 회피 ✅ 최대 위험 ⚠️
설계 확정 이전 특허팀 협업 출시 후 침해 통지 수령 → 재설계 시 매몰 비용 발생
비침해 의견서(Opinion of Counsel) 선제 확보 제품 전면 회수 및 인증 취소 리스크
경쟁사 특허 분석 후 청구항 외 구성 설계 고의 침해(Willful Infringement) 인정 시 3배 배상(Treble Damages)

"남들도 다 사용하고 있어"라는 전략은 최악의 도박이다. 설계 초기에 특허법을 R&D 나침반으로 삼는 것이 오늘 세미나의 핵심 메시지다.


3대 회피설계 접근법 개요

균등론 침해를 법적으로 원천 차단하는 전략은 세 가지다. 각 접근법은 별개의 법적 논리에 기반하며, 순서대로 시도한다 — ①이 실패하면 ②, ②가 실패하면 ③으로 전환한다. 최종 안전망은 언제나 독립적인 변리사나 변호사와 같은 특허 법률 전문가의 비침해 의견서다.

① Festo 접근법 (13단계) — 특허권자가 심사 중 스스로 포기한 영역(Surrendered Territory) 내 대체물 채택. 포기 영역 내의 대체물에는 균등론 주장 자체가 차단된다.

② 생략·대체요소 접근법 (9단계) — 청구항 구성요소 하나를 완전 생략하거나, 구조적 작동방식(Way)을 전면 차별화. 개별 구성요소 완비 원칙(All Elements Rule)을 역으로 활용한다.

③ 기능식 청구항(MPF) 무력화 접근법 (7단계) — §112(f) 기능식 청구항(Means-Plus-Function Claim)의 좁은 권리범위를 역이용. 명세서(Specification)에 미개시(Non-Disclosed)된 수단을 채택하여 권리범위에서 자동 배제된다.


M2. Festo 접근법 — 포대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 활용

핵심 원리

대법원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535 U.S. 722 (2002)은 다음 원칙을 확립했다. 특허권자가 거절 극복을 위해 청구항을 축소 보정(Narrowing Amendment)하면, 그 보정으로 포기된 영역에서는 균등론을 주장할 수 없다는 Festo 추정(Festo Presumption)이 발생한다.

반면, '특허권자'는 다음 세 요건 중 하나를 입증하면 이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

  • ⓐ 보정 당시 예측 불가능한 균등물이었다는 점
  • ⓑ 보정 목적이 해당 균등물과 간접적·부수적(Tangential) 관련에 그칠 뿐이라는 점
  • ⓒ 기타 합리적 이유

회피 전략의 정수: 포기 영역 내(in)의 대체물을 채택하면, 이 예외 3요건 모두가 무력화된다. 즉, 특허권자가 심사관 앞에서 스스로 파놓은 무덤에 피고 제품을 갖다 놓는 것이다.

13단계 설계 알고리즘

실무에서는 아래 13단계를 세 묶음으로 운영한다.

단계 핵심 액션
Step 1 출원 이력(Prosecution History)에서 보정·재작성·신규 추가 등 모든 변경 사항 추적
Step 2–3 §101·§102·§103·§112 특허성 목적의 보정만 선별; 축소(Narrowing) 보정이 아닌 것 제외
Step 4–5 각 보정의 이유 분석 → 포기된 권리 영역(Surrendered Territory) 지도화 ← 핵심
Step 6–8 ★★★ 기술·마케팅팀 협업 → 포기영역 내의 최선 대체물 설계 및 채택 → 비침해 확정
Step 9–10 포기영역 밖 대체물 검토 + Festo 예외 3요건 번복 가능성 평가 및 선택
Step 11–12 주장 금반언(Argument Estoppel) 활용 — 특허성 주장으로 배제된 구성요소 확인 후 재설계
Step 13 독립적인 외부 변리사/변호사와 같은 특허 법률 전문가의 비침해 의견서(Opinion of Counsel) 확보 — 절대 생략 불가

교과서 판례: Talbert v. Unocal

Talbert Fuel Systems, Inc. v. Unocal Corp., 347 F.3d 1355 (Fed. Cir. 2003)

특허권자(Talbert)의 실수: 최초 청구항에서 가솔린 연료의 비등점 범위 상한을 두지 않았다가, 선행기술(Hamilton 특허) 극복을 위해 비등점 상한을 345°F로 보정했다. 이로 인해 345°F ~ 420°F 구간이 포기 영역으로 확정되었다.

Unocal의 회피설계: 제품 연료의 비등점 범위를 373.8°F ~ 472.9°F로 설계했다. 이 구간은 Talbert가 스스로 포기한 영역 안에 위치한다.

법원의 판단: Festo 추정 번복을 위한 3요건 중 어느 것도 충족되지 않는다. 균등론 주장 완전 차단 → 비침해 확정.


M3. 생략·대체요소 접근법 — All Elements Rule 역활용

핵심 원리

Pennwalt Corp. v. Durand-Wayland, Inc., 833 F.2d 931 (Fed. Cir. 1987)이 확립한 개별 구성요소 완비 원칙(All Elements Rule)은 이렇게 규정한다.

"청구항 구성요소 A + B + C + D 중 단 하나라도 없으면 비침해."

이 원칙은 균등론에도 적용된다. 피고 제품에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 또는 그 실질적 균등물이 존재하지 않으면, 문언 침해도 균등 침해도 성립하지 않는다.

9단계 알고리즘

9단계를 세 레이어(layer)로 구분하면 아래와 같다.

레이어 단계 핵심 전략 법적 근거
생략(Omission) Step 1–4 청구항 광협 순 정렬 → 최소의미 구성요소를 상업 제품에서 완전 생략 Pennwalt
대체(Substitution) Step 5–6 생략 불가 시, 물리적으로 상이한 대체요소 채택 → Way 불균등 입증 Slimfold v. Kinkead
변경(Modification) Step 7–8 대체도 어려울 시, 물리적·화학적으로 구성요소 자체를 변경 사안별 판례

Step 9: 세 레이어 모두 실패한 경우 "Festo 접근법 또는 기능식(MPF) 접근법"으로 전환한다.

생략요소 판례: London v. Carson Pirie Scott

London v. Carson Pirie Scott & Co., 946 F.2d 1534 (Fed. Cir. 1991) — Samsonite 가먼트백 트롤리 사건

특허 청구항의 핵심 구성요소: (a) C자형 채널·피벗 결합 구조, (b) 탄성재 스트립, (c) 래칭 장치, (d) 가방 개구부를 밀폐하는 체결 수단(Fastening Means — Tight Seal) ★, (e) 옷걸이 샹크(Shank)를 포용하는 구조 ★

Samsonite의 회피설계(Step 3 적용):
❌ (d) 밀폐 체결 수단 — 구조와 기능을 모두 완전 생략
❌ (e) 샹크 포용 구조 삭제 후 훅(Hook) 포용 방식으로 근본 설계 변경
✅ (a)(b)(c) 유지 — 옷걸이 고정 기능은 그대로 구현

법원의 판단: 두 개의 생략 구성요소로 문언 침해 및 균등 침해 모두 성립 불가 → 비침해 확정. 사소해 보이는 구성요소 단 하나를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 침해 소송에서 완전한 면책으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남긴다.

대체요소 판례: Dolly v. Spalding

Dolly, Inc. v. Spalding & Evenflo Companies, Inc., 16 F.3d 394 (Fed. Cir. 1994) — 아동용 의자 사건

특허 청구항(Spalding): 좌석·등받이 패널과 분리된 별도의 강성 프레임(Separate Stable Rigid Frame)으로서, 3개의 타이 로드(Tie Rod)로 사이드 패널을 연결하는 구조.

Evenflo의 회피설계(Step 5–6 적용):
타이 로드 완전 제거 → 대신 좌석·등받이 패널 자체에 탭(Tab)을 형성하여 사이드 패널의 홈(Detent)에 잠금. 결과적으로 패널이 프레임 기능을 일체형으로 수행한다.

법원의 판단: "Separate stable rigid frame" 구성요소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문언 침해 ✗, 균등 침해 ✗ → 완전 비침해 확정. 구성요소를 생략할 수 없다면, 그 작동방식(Way)을 전면적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원칙을 보여준다.


M4. 기능식 청구항(MPF) 무력화 — §112(f)의 역설적 활용

핵심 원리: 무한히 넓어 보이는 청구항의 역설

35 U.S.C. §112(f)에 따라 "~하기 위한 수단(Means for ~)" 문구를 포함하는 기능식 청구항(Means-Plus-Function Claim, MPF)은 얼핏 무한히 넓어 보인다. 그러나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확립된 해석에 의하면, 그 실제 권리범위는 명세서(Specification)에 개시된 특정 구조와 그 균등물로 극도로 수축된다.

핵심은 여기에 있다. 명세서에 개시되지 않은 구조는 자동으로 권리범위에서 배제된다. 기능식(MPF) 청구항의 겉보기 광범위성은 오히려 그 함정이다.

7단계 무력화 전략

단계 핵심 액션
Step 1 특허의 §112(f) 기능식 청구항(MPF) 전체 목록화
Step 2 명세서에 개시된 구조(Disclosed Structure) 전수 목록화
Step 3 ★ 명세서 미개시 대체 수단 발굴 — 이것이 전략의 핵심
Step 4 불필요 기능식(MPF) 수단: 완전 생략 → Pennwalt 기반 비침해 성립
Step 5 가장 구조적으로 상이한 대체 수단 채택
Step 6 Laitram v. Rexnord 기반 비침해 의견(Way 차별화) 작성
Step 7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 비침해 의견서 확보

기능과 결과가 같다는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 "기능은 같습니다. 그러나 작동 원리(Way)가 완전히 다릅니다."라고 당당히 주장하는 것이 올바른 전략이다.

기능식(MPF) 판례 1: Laitram v. Rexnord

Laitram Corp. v. Rexnord, Inc., 998 F.2d 1552 (Fed. Cir. 1993) — 모듈형 컨베이어 벨트 연결 장치
항목특허(Laitram)피고(Rexnord)
기능(Function)컨베이어 모듈 연결동일
결과(Result)모듈형 연결 달성동일
방식(Way)H형 클립 — 수평 하중 분산V형 클립 — 수직 하중 분산

Way(작동방식)의 실질적 차이가 인정되어 비침해 확정.

기능식(MPF) 판례 2: Mas-Hamilton v. LaGard

Mas-Hamilton Group v. LaGard, Inc., 156 F.3d 1206 (Fed. Cir. 1998) — 전자식 금고 잠금장치
항목특허피고
기능(Function)레버 작동 제어동일
결과(Result)잠금/해제 달성동일
방식(Way)솔레노이드(Solenoid) — 직선 왕복 운동스테퍼 모터(Stepper Motor) — 회전식 복귀 운동

작동 메커니즘의 근본적 차이(직선 왕복 vs. 회전식 복귀)가 비침해의 결정적 근거 → 비침해 확정.

同 Function  +  同 Result  +  異 Way  =  불균등(Non-equivalent) → 비침해

M5. 분야별 판례 매트릭스 — 기술 영역을 초월한 공통 법리

기술 분야를 불문하고, 법원은 일관되게 구조적 작동방식(Way)의 실질적 차이 또는 구성요소의 부존재를 비침해의 결정적 근거로 인정해 왔다.

기술 분야 판례 제한 구성요소 회피 전략 접근법
⚙️ 기계 London v. Carson (1991) 밀폐 체결 수단(Tight Seal) 플랩 구조 및 기능 완전 삭제 생략요소
⚙️ 기계 Dolly v. Spalding (1994) 분리된 별도 강성 프레임 패널 일체형 탭 구조로 통합 대체요소
⚡ 전기 Mas-Hamilton v. LaGard (1998) 솔레노이드 제어 수단 스테퍼 모터(회전식) — Way 차별화 기능식(MPF) 무력화
⚡ 전기 Carroll Touch v. Electro Mech. (1993) 이격(Spaced Apart) 빔 마운팅 수단 교차 곡선 빔 사용 → 기능 자체 상이 기능식(MPF) 생략
🧪 화학 Talbert Fuel v. Unocal (2003) 비등점 345°F 이하 연료 373.8°F 이상 연료 — 포기영역 채택 Festo 금반언
🧬 바이오 Am. Home Prods. v. Johnson & Johnson 케토기(Keto) 프로드럭 구조 옥심기(Oxime)로 변경 → 대사 경로 차이 화학적 변경

실무 체크리스트 — 설계 확정 이전에 완료해야 할 항목들

① Festo 접근법 체크리스트

  • 포대(파일 히스토리, Prosecution History) 전수 검토
  • 특허성 목적의 축소 보정(Narrowing Amendment) 유무 확인
  • 포기영역(Surrendered Territory) 지도 작성 ← 이것이 핵심
  • 포기영역 내 대체 구성 탐색 및 채택
  • Festo 예외 3요건(예측불가능성·부수적 관련(Tangential Relationship)·기타 이유) 검토
  • 비침해 의견서(Opinion of Counsel) 수령

② 생략·대체요소 접근법 체크리스트

  • 청구항 광협 순 정렬 및 최소의미 구성요소 후보 선정
  • 무효화 가능 선행기술(Prior Art) 탐색
  • 생략 가능성 기술팀 협의 후 완전 생략 실행
  • 물리적 대체물의 Way(작동방식) 불균등 입증
  • 비침해 의견서 수령

③ 기능식 청구항(MPF) 무력화 접근법 체크리스트

  • §112(f) 기능식 청구항(MPF) 전체 목록화
  • 명세서 개시 구조(Disclosed Structure) 목록화
  • 명세서 미개시 대체 수단 발굴 ← 이것이 핵심
  • 기능(Function) 동일 + 방식(Way) 차별화 설계 완료
  • 전문가 비침해 의견서(Way 분석 포함) 수령

결론 — 특허법을 R&D 나침반으로

세 가지 접근법은 각기 다른 법적 메커니즘에 기반하지만, 공통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설계 확정 이전에 특허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회피설계를 R&D 프로세스에 통합하라.

모든 접근법의 끝에는 반드시 독립적인 외부 특허 법률 전문가의 비침해 의견서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고의 침해(Willful Infringement) 주장을 차단하고, 3배 배상(Treble Damages)을 막는 최후의 방어선이다. 세 전략과 최종 안전망을 함께 운용할 때, 회피설계는 법적 불안이 아닌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된다.


참고문헌 (Primary Source): Richard A. Killworth & Patrick G. Burns,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Volume 2, Chapter 7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

주요 인용 판례: Slimfold Mfg. Co. v. Kinkead Industries, Inc., 932 F.2d 1453 (Fed. Cir. 1991) ·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535 U.S. 722 (2002) · Pennwalt Corp. v. Durand-Wayland, Inc., 833 F.2d 931 (Fed. Cir. 1987) · Talbert Fuel Systems v. Unocal Corp., 347 F.3d 1355 (Fed. Cir. 2003) · London v. Carson Pirie Scott & Co., 946 F.2d 1534 (Fed. Cir. 1991) · Dolly, Inc. v. Spalding & Evenflo Cos., 16 F.3d 394 (Fed. Cir. 1994) · Laitram Corp. v. Rexnord, Inc., 998 F.2d 1552 (Fed. Cir. 1993) · Mas-Hamilton Group v. LaGard, Inc., 156 F.3d 1206 (Fed. Cir. 1998)


관련 해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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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18, 2026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6장. 기능식 청구항(MPF)의 해석과 회피설계— Chiuminatta 원칙으로 DOE의 두 번째 공격까지 막아내는 법

제16장. 기능식 청구항(MPF)의 해석과 회피설계 — Chiuminatta 원칙으로 DOE의 두 번째 공격까지 막아내는 법

실전 기능식 청구항(MPF) 완전 정복
— Chiuminatta 원칙으로 DOE의 두 번째 공격까지 막아내는 법

문언침해와 균등침해의 회피설계 방법론은 이미 앞에서 다루었다. 이어서 심화과정으로, 제112조 제6항(기능식 청구항)의 문언적 균등물 해석과 사법적 균등론(DOE)의 중첩 적용 한계, 즉 Chiuminatta 원칙을 중심으로 실무에서 안전하게 회피설계를 수행하고 상대방의 기능식 청구항을 무력화할 수 있는 완전 정복 가이드를 정리한다.

기능식 청구항은 특허 실무에서 가장 오해받는 도구 중 하나다. 특허권자는 "기능"만 적어두었으니 넓은 권리를 확보했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소송에서는 명세서에 개시된 좁은 구조적 범위로 권리가 완전히 수축된다. 반대로 회피설계자에게는 이 조항의 법리를 꿰뚫는 것이 상대방 특허망을 합법적으로 무력화하는 최고의 열쇠다.


1. 기원: Halliburton에서 Williamson까지

미국 특허법 제112조 제6항(현행 §112(f))은 1952년, 대법원의 Halliburton Oil Well Cementing Co. v. Walker(329 U.S. 1, 1946) 판결에 대한 입법적 해결책으로 탄생했다. Halliburton에서 대법원은 음파 동조 장치를 구체적 구조 설명 없이 단순히 "동조 수단(tuning means)"이라는 광범위한 기능적 기재만으로 채운 청구항을 무효로 선언했다. Justice Black은 경고했다. "Walker의 포괄적 청구항이 유효하다면, 현재 알려져 있거나 미래에 발명될 어떤 장치도, 특허 존속 기간 중 이와 같은 조합에 사용될 수 없게 된다."

이에 의회는 타협안을 설계했다. 수단-기능(Means-Plus-Function) 기재를 허용하되, 그 권리범위를 "명세서에 기술된 대응 구조(Corresponding Structure) 및 그 균등물(Equivalents)로만 제한"한다는 반대급부(Quid Pro Quo)다. 이것이 현행 §112(f)의 골격이다.

그런데 이 법률이 탄생한 지 60여 년이 지난 2015년, 법리의 패러다임이 다시 한번 전환된다.

Williamson 전원합의체 판결 — "means" 없어도 §112(f)는 발동된다

Williamson v. Citrix Online, LLC, 792 F.3d 1339 (Fed. Cir. 2015) (en banc)

온라인 가상 교실 시스템 특허에서 "a distributed learning control module for receiving communications… and for relaying the communications…"이라는 청구항 요소가 문제됐다. 청구항에 "means"라는 단어는 없었다.

연방순회법원 전원합의체는 역사적 판결을 선고했다. ①"means"가 없어도 §112(f)는 발동될 수 있다. ②이전 판례들이 운용해 온 "강한 추정(strong presumption)" 법리를 명시적으로 폐기한다. ③"module"은 대표적인 Nonce Word(형식어, 구조 없는 일반 대체어)로서 §112(f)의 "means"를 대체한다. ④명세서가 대응 알고리즘을 개시하지 않아 §112(b) 불명확성 무효.

Williamson 이후 실무는 완전히 바뀌었다. "means" 단어 회피만으로는 §112(f)로부터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이제 법원이 묻는 질문은 하나다. "이 청구항 용어가 해당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HOSITA)에게 충분히 한정된 구조적 의미를 가지는가, 아니면 단지 기능을 수행하는 무언가에 불과한가?"

미국 특허청(USPTO)은 Williamson을 반영하여 MPEP §2181을 개정했다. §112(f) 발동 여부를 판단하는 3단계 기준(3-Prong Analysis)은 다음과 같다.

  • Prong A: 청구항 요소가 "means"·"step" 또는 그 대체 일반 형식어(nonce term)를 사용하는가?
  • Prong B: 기능(function)이 청구항에 기재되어 있는가?
  • Prong C: 청구항 요소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충분히 한정된 구조를 기재하지 않는가?

세 가지 모두 충족되면 §112(f) 적용이 확정된다.

Nonce Words — 함정에 빠지기 쉬운 용어 목록

Williamson 판결과 MPEP §2181이 확인한 대표적인 Nonce Words는 다음과 같다. 이 용어들 뒤에 "for + 기능"이 붙으면 §112(f) 적용을 받을 수 있다.

  • "module for…", "mechanism for…", "device for…", "unit for…"
  • "component for…", "element for…", "member for…"
  • "system for…", "apparatus for…", "circuit for…", "logic for…"

반면, "filter(필터)", "detent(걸림쇠)", "amplifier(증폭기)", "baffle(차단막)", "detector(검출기)"처럼 해당 기술 분야에서 잘 알려진 구체적 구조의 이름으로 인정되는 용어는 "means"를 써도 §112(f)가 배제될 수 있다. (Greenberg v. Ethicon, 91 F.3d 1580 (Fed. Cir. 1996); Envirco v. Clestra, 209 F.3d 1360 (Fed. Cir. 2000))


2. §112(f)의 2단계 해석: 기능 획정 → 대응 구조 추적

§112(f) 지배가 확정되면 법원은 2단계 해석 프로세스를 수행한다. 이 단계가 회피설계자에게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쥐여주는 구간이다.

1단계: 기능(Function)을 청구항 문언 그대로 확정한다

법원은 청구항에 적힌 문언적 기능을 가감 없이 그대로 채택해야 하며, 명세서의 다른 유리한 문구를 가져와 임의로 확장하거나 변형할 수 없다. (Micro Chemical v. Great Plains Chem. Co., 194 F.3d 1250 (Fed. Cir. 1999))

Texas Digital Systems v. Telegenix(308 F.3d 1193, Fed. Cir. 2002)에서 CAFC는 지방법원이 기능과 대응 구조를 잘못 식별한 4개 특허를 전부 파기환송했다. 원칙은 명료하다. 기능 식별은 청구항 문언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기능 식별 오류는 대응 구조 식별 오류로 연쇄된다.

2단계: 명세서에서 "대응 구조"를 추적한다 — B. Braun 원칙

어떤 부품이 법적으로 유효한 "대응 구조(Corresponding Structure)"가 되려면 다음 5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1. 기능을 직접 수행하는 구조여야 한다(단순 환경 제공 구조 불가).
  2. 기능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구조만 포함해야 한다(과잉 구조 금지).
  3. 명세서에 기재된 모든 대안적 구조를 포함해야 한다.
  4. PHOSITA 관점에서 충분성을 판단한다.
  5. 가장 중요: 명세서 텍스트에서 기능과 명시적으로 연결(Link)된 구조여야 한다.
B. Braun 원칙 (Duty to Link)

B. Braun Medical, Inc. v. Abbott Laboratories, 124 F.3d 1419 (Fed. Cir. 1997)

"명세서 또는 출원경과가 그 구조를 청구된 기능과 명확하게 연결하거나 연관시킬 경우에만 명세서에 개시된 구조가 '대응 구조'가 된다. 이것이 §112(f)의 편리한 기재 허용에 대한 반대급부(Quid Pro Quo)다."

판막 특허에서 도면의 "밸브 시트(valve seat)"는 본문 텍스트에 기능과의 연결 기재가 없어 대응 구조에서 제외됐다. 피고 Abbott은 완벽한 비침해 판정을 받았다.

실무 포인트: 상대방 특허의 도면에만 나오고 명세서 본문에 기능과의 연결 기재가 없는 부품을 찾아라. 그것은 대응 구조가 아니며 균등 비교 대상에서 제외된다. B. Braun 원칙은 회피설계자의 핵심 공격 포인트다.


3. 문언침해 회피설계의 핵심: 작동 방식(Way)을 바꿔라

피의 제품이 기능식 청구항을 문언적으로 침해하려면 두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 [요건 1] 기능의 100% 동일성: 피의 제품의 기능이 청구항 기능과 단 1%라도 다르면 문언침해는 원천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 [요건 2] 구조의 실질적 동일성: 피의 제품의 구조가 명세서 대응 구조와 "비실질적인 차이(Insubstantial differences)"만을 지닌 균등 구조여야 한다.

구조적 균등성 판단에는 FWR 테스트의 축소 버전이 적용된다. 기능이 이미 100% 동일하므로 "기능(Function)" 요소는 자동 충족되고,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Way)으로 작동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Result)를 내는가"만 비교한다. (Caterpillar Inc. v. Deere & Co., 224 F.3d 1374, Fed. Cir. 2000)

실패 사례 vs. 성공 사례: Way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 실패 — Al-Site Corp. v. VSI International, Inc., 174 F.3d 1308 (Fed. Cir. 1999)

안경 걸이 루프 고정 수단: 명세서는 "리벳"과 "단추-구멍"을 개시. 피고는 접착제(glue)를 사용했다. 법원: 안경 분야에서 리벳 대신 글루를 쓰는 것은 잘 알려진 비실질적 대체 → 문언침해 인정. 교훈: 동일 기술 분야에서 자명하게 대체 가능한 구조로의 단순 교체는 회피에 실패한다.

✅ 성공 — Chiuminatta Concrete Concepts v. Cardinal Industries, 145 F.3d 1303 (Fed. Cir. 1998)

콘크리트 절삭 톱 특허: 명세서 대응 구조 = 스킬 플레이트(skid plate, 평평한 미끄럼판). 피고 Cardinal: 소형 고무 바퀴(small wheels) 사용. 법원 분석: 스킬 플레이트는 딱딱하고 평평하며 콘크리트 위를 마찰로 미끄러지고(skid), 바퀴는 둥글고 부드럽고 압축성이 있으며 회전하며 굴러간다(roll). 물리적 작동 방식(Way)과 콘크리트 표면에 미치는 충격이 완전히 다르다 → 구조적 균등물 NOT, 비침해 확정.

✅ 성공 — Valmont Industries, Inc. v. Reinke Manufacturing Co., 983 F.2d 1039 (Fed. Cir. 1993)

관개 장치 조절 수단: 명세서 = "각도 인코더 + 비교 제어 회로". 피고 Reinke: 땅에 구리 전기 케이블을 매설하고 이를 센서로 추적. 둘 다 전기 신호를 쓰지만, 각도를 기계적으로 연산하는 것과 매설된 선을 추적하는 것은 물리적 작동 원리(Way)가 하늘과 땅 차이 → 구조적 균등물 아님 → 비침해.

설계 원칙: 단순히 부품 개수를 바꾸거나 재료를 교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능을 수행하는 물리적 작동 원리(Way) 자체를 근본적으로 달리 설계해야 안전한 회피가 완성된다.

또한 법원은 기능식 청구항의 구조적 균등성을 따질 때 부품별 분해 비교(Component-by-component analysis)를 금지한다. 기능을 수행하는 "전체적인 결합 구조(Overall structure)"를 한 덩어리로 비교해야 한다. (Odetics, Inc. v. Storage Technology Corp., 185 F.3d 1259, Fed. Cir. 1999)


4. Chiuminatta 원칙 — 절대 방패: §112(f)와 DOE의 중첩 적용 한계

여기서부터가 이 강좌의 핵심이다.

가령 우리 제품의 대체 구조가 상대방 명세서의 대응 구조와 달라서 1층 문언침해를 성공적으로 피해냈다고 하자. 그러면 특허권자는 마지막 수단으로 2층인 사법적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DOE)을 들고나와 "비실질적 차이"를 주장하며 끈질기게 침해를 주장할 것이다.

이때 회피설계자는 기능식 청구항에만 적용되는 강력한 방어 논리인 Chiuminatta 원칙을 꺼내야 한다.

Chiuminatta 원칙 (미국 특허 소송 최고의 방어 논리)

"피의 제품에 적용된 대체 기술이 '특허 출원 및 발행 당시'에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기존 기술(Pre-existing Technology)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허권자가 이를 명세서에 기재하지 않았고 §112(f)에 따른 문언적 균등물 분석에서도 '비균등(Non-equivalent)'하다고 이미 판정되었다면, 특허권자는 동일한 기술에 대해 사법적 균등론(DOE)을 중첩 적용하여 침해를 다툴 수 없다."

왜 Chiuminatta 원칙이 적용되는가? — 3가지 근거

[근거 1] 양 테스트의 밀접한 연관성: §112(f)와 DOE는 기원과 목적이 다르지만 차이의 비실질성(insubstantiality) 분석이 밀접하게 연관된다. §112(f) 비균등 판정은 DOE 분석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근거 2] 시간적 기준의 차이와 선재기술의 함의: §112(f) 구조적 균등물은 특허 발행 당시에 존재했어야 하지만(Al-Site Corp. v. VSI Int'l., 174 F.3d 1308, Fed. Cir. 1999), DOE는 후발 기술(after-arising technology)에도 적용될 수 있다. 선재기술의 경우 이 차이가 없으므로 차단 효과가 발생한다.

[근거 3] Two Bites at the Apple 금지: 특허권자는 출원 당시 그 기술이 존재함을 알았으므로 얼마든지 명세서에 기재하여 권리를 청구할 수 있었다. 본인이 기재하지 않아 놓고 나중에 형평법적 도구(DOE)로 구제받으려는 "두 번의 기회"는 사법 정책상 허용되지 않는다. CAFC의 선언: "하나의 요소가 동일한 구조에 대해 '비균등'이면서 동시에 '균등'일 수는 없다."

Chiuminatta 원칙의 두 가지 예외 — 특허권자의 역공 포인트

회피설계자는 역으로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외 1] 후발 기술(After-Arising Technology): 피의 제품의 기술이 특허 발행 당시에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신기술이라면, 출원인이 명세서에 기재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으므로 DOE 구제가 인정될 수 있다. 회피설계자가 최신 기술을 활용한 우회 구조를 개발할 경우, 해당 기술이 특허 발행 전에 이미 알려져 있었음을 입증하는 선행 자료(논문, 다른 특허, 기술 표준)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예외 2] 기능적 균등(WMS Gaming 패턴): 피의 제품 구조가 대응 구조와 구조적으로 균등하지만, 청구항의 "동일한 기능"이 아닌 "실질적으로 유사한 기능"만 수행하여 문언 비침해가 된 경우, DOE가 중첩 적용될 수 있다. (WMS Gaming Inc. v. International Game Technology, 184 F.3d 1339, Fed. Cir. 1999)

WMS Gaming 판례 해설 — §112(f)와 DOE의 교차점

디지털 슬롯머신 특허에서 "means for assigning a plurality of numbers" 청구항이 문제됐다. 특허는 "단일 숫자" 할당, WMS 머신은 "숫자들의 결합(combinations)" 할당으로 기능이 달랐다. 구조(마이크로프로세서 알고리즘)는 균등했으나 기능의 동일성이 깨져 §112(f) 문언침해를 피했고, 법원은 2층 DOE를 적용하여 최종 침해를 선언했다. Chiuminatta 원칙이 적용되지 않은 이유: Chiuminatta는 "구조 비균등 + 선재기술" 패턴에서 DOE를 차단하지만, WMS Gaming은 "구조 균등 + 기능 유사" 패턴이므로 별개의 분석이 적용된다.

침해 판단 의사결정 흐름도

패턴 기능 구조 기술 시기 결론
Chiuminatta 패턴 동일 비균등 선재기술 §112(f)·DOE 모두 차단
Al-Site 패턴 동일 균등 선재기술 1층 문언침해 성립
후발 기술 패턴 동일 비균등 후발기술 2층 DOE 가능
WMS Gaming 패턴 유사 균등 선재기술 2층 DOE 가능
Unidynamics 패턴 상이 균등 선재기술 1층·2층 모두 차단
GE v. Nintendo 패턴 상이 무관 무관 1층·2층 모두 차단

5. 출원경과 금반언(PHE)과 DOE — Festo 원칙

Chiuminatta 원칙에 더해,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 PHE)은 DOE를 차단하는 또 다른 방패다. 2002년 대법원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535 U.S. 722) 판결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PHE는 선행기술 회피 보정뿐만 아니라 §112 요건 충족을 위한 모든 협소화 보정에서 발생한다.
  • 단, PHE는 완전 차단(absolute bar)이 아닌 추정적 포기(Presumption of Surrender)로 작동한다. 특허권자가 번복하지 않으면 DOE 주장 차단.
  • 특허권자는 ①예측 불가능한 균등물, ②접선적 관계, ③기타 합리적 사유의 3가지 예외로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

회피설계자에게 실무적 함의는 명료하다. 상대방 특허의 파일 히스토리(File History)를 전수 검토하여 §112 보정이나 기능 범위 축소 발언이 있다면, Chiuminatta 원칙에 더해 PHE로도 DOE를 추가 차단할 수 있다. 이중 방어선이 완성된다.


6. 소프트웨어·AI MPF 청구항 — Aristocrat의 알고리즘 개시 필수 원칙

현대 특허 분쟁에서 소프트웨어·AI 기능식 청구항은 별도의 전선을 형성한다. CAFC는 WMS Gaming → Aristocrat → Net MoneyIN의 판결 연속을 통해 엄격한 기준을 확립했다.

Aristocrat 원칙 (Aristocrat Technologies v. IGT, 521 F.3d 1328, Fed. Cir. 2008)

"소프트웨어 기능식 청구항에서 범용 컴퓨터를 대응 구조로 개시한 경우, 명세서는 반드시 범용 컴퓨터를 특수 목적 컴퓨터로 변환하는 알고리즘을 개시해야 한다. 이것이 되지 않은 경우 §112(b) 불명확성으로 무효."

허용되는 개시 형태: 순서도(Flowchart), 의사코드(Pseudocode), 수학 공식, 단계별 기능 서술.

불충분한 개시: "appropriate programming", 블랙박스 개요도만, 범용 컴퓨터/마이크로프로세서만, 외부 논문 제목 인용만.

Net MoneyIN, Inc. v. VeriSign, Inc.(545 F.3d 1359, Fed. Cir. 2008)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은행 컴퓨터(bank computer)"는 §112(f) 맥락에서 충분한 구조가 아니다. 범용 컴퓨터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매우 다양한 태스크를 수행할 수 있으므로, 단순 컴퓨터 개시는 기능을 수행하는 대응 구조 한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Williamson과 Aristocrat을 결합하면 AI/ML 청구항의 위험이 한층 뚜렷해진다. "module for predicting [X] using AI"는 ①"module"이 Nonce Word로 §112(f) 발동(Williamson)되고, ②AI 알고리즘이 구체적으로 개시되지 않으면 불명확성 무효(Aristocrat)다. 이 이중 공격은 AI 특허의 아킬레스건이다.


7. 실무 체크리스트 — 경쟁사 특허 무력화 11단계

  • 1 MPF 추정 포착: "means for"·Nonce Word(module/unit/system 등) + 기능 기재 확인 → §112(f) 적용 확정.
  • 2 Williamson 3-Prong 분석: (A) nonce word/means? (B) 기능 기재? (C) 충분 구조 결여? → ALL YES → §112(f) 강제 발동.
  • 3 What Is vs. Does: 기재된 구조가 기능만 특정(what it does)인지 구조 자체 특정(what it is)인지 구별 → Laitram, Rodime.
  • 4 기능 획정: 청구항 문언의 기능을 엄격히 한계 짓고, 명세서 유리 실시예로의 확장 시도 차단.
  • 5 대응 구조 추출: 명세서·도면에서 기능 직접 수행하는 최소 단위 물리 구조를 발췌·표화.
  • 6 B. Braun Link 검증: 도면만 나오고 텍스트에 기능-구조 연결 없는 부품 → 대응 구조 탈락 → 비침해 근거 확보.
  • 7 출원경과 전수 검토: §112 보정·진술로 기능 범위 축소·구조 범위 제한 발언 확인 → PHE(Festo) 적용 기반 확보.
  • 8 SW 알고리즘 무효화: 소프트웨어 MPF: 알고리즘 미개시 → Aristocrat 원칙으로 §112(b) 불명확성 무효 공격.
  • 9 AI/ML 특수 무효화: AI 청구항: 모델 아키텍처+학습법+추론법 미개시 → Aristocrat 확장 적용 무효화.
  • 10 Chiuminatta 방패 구축: 자사 우회 구조 = 특허 발행 당시 선재기술 입증 자료(논문·특허·표준) 확보 → DOE 원천 차단.
  • 11 PHE 분석: 파일 히스토리에서 협소화 보정 확인 → 포기 영역 분석 → Festo로 DOE 추가 차단 → 이중 방어선 완성.

8. 자사 출원 체크리스트 — 9가지 방어 장치

  • 1 Nonce Word 회피: module/system/unit 등 Williamson 위험 용어 최소화. 불가피 시 구체적 구조 특정 언어 병기.
  • 2 MPF 의도 결정: 의도 없으면 means/step for 사용 금지. 구체적 구조를 청구항에 직접 기재.
  • 3 What It Is 기재: 청구항 구조 기재가 기능 한정(what it does)에 그치지 않고 구조 자체 특정(what it is)인지 확인.
  • 4 대응 구조 총동원: 모든 실시예(기계적·전기적·SW 대안 구조) 명세서+도면에 남김없이 기재.
  • 5 B. Braun Link 기재: "[A] 부품은 청구항 [N]항의 [B] 기능을 직접 수행하기 위한 구조이다"라는 명시적 텍스트 연결.
  • 6 알고리즘 완전 개시: SW/AI MPF: 순서도·의사코드·수학공식 수준 알고리즘 필수 개시. "appropriate programming" 절대 금지.
  • 7 AI/ML 완전 개시: 모델 아키텍처(레이어 구조) + 학습 방법(손실함수·옵티마이저) + 추론 절차를 단계별로 기재.
  • 8 출원경과 관리: 불필요한 §112 보정 최소화. 협소화 불가피 시 포기 의도 없음 명시적 기재 → Festo 예외 보존.
  • 9 한미 전략 차별화: 미국: 대응 구조 총동원 필수. 한국: §42(4)(2) 기능 표현 명확성 중심. 각국 법리에 맞춘 전략 설계.

마치며 — 기능식 청구항은 미로가 아니라 함정이다

"기능식 청구항의 문언은 바다처럼 넓어 보이지만, 그 실질(대응 구조)은 명세서라는 웅덩이에 갇혀 있습니다. 웅덩이 속에 특허권자가 빠뜨린 연결고리(Linkage)와 알고리즘(Algorithm)의 결함을 찾아내는 순간, 수십억짜리 특허 장벽은 모래성처럼 무너집니다. 그리고 Chiuminatta 원칙이라는 방패를 들어 DOE의 두 번째 공격마저 차단할 때, 비로소 회피설계는 완성됩니다."

Williamson은 Nonce Word라는 새로운 전선을 열었고, Festo는 DOE에 두 겹의 방패를 씌웠으며, Aristocrat은 소프트웨어 특허를 알고리즘의 감옥에 가두었다. 그리고 한국법은 이 모든 자동 제한 메커니즘 없이 기능 표현을 있는 그대로 넓게 읽는다. 이 네 가지 법리의 교차점을 꿰뚫는 자가 기능식 청구항 전쟁의 진정한 승자다.

기능식 청구항은 미로가 아니라 함정이다. 법리를 알면 빠져나오는 출구도 보이고, 나아가 상대를 그 함정에 빠뜨리는 방법도 보인다.


관련 해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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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5장. 균등침해 회피 마지막편 — Warner-Jenkinson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균등론 판례 분석

제15장. 균등침해 회피설계 마지막편 — Warner-Jenkinson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균등론 판례 분석

균등침해 회피설계 마지막 편
Warner-Jenkinson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균등론 판례 분석

이 글은 균등침해 회피설계 강좌 시리즈의 마지막 보충편이다.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이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DOE)을 어떻게 재편하였는지, 그리고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이 그 법리를 어떻게 구체화해 왔는지를 체계적으로 짚는다. 실무에서 회피설계의 경계선을 그을 때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핵심 판례들을 한자리에 정리한다.


1. 균등론의 역사적 토대

균등론(DOE)은 특허청구범위의 문언(literal claim language)을 충족하지 않는 제품이라도, 그 구성요소가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Function), 동일한 방식(Way), 동일한 결과(Result)를 수행하는 경우 침해를 인정하는 법리다.

"단순히 청구된 발명의 사소하거나 비실질적인 세부사항만을 변경하면서 동일한 기능성을 유지함으로써 발명의 이익을 도용하는 자로부터 특허권자를 보호한다."

균등론의 현대적 토대는 Graver Tank & Mfg. Co. v. Linde Air Products Co., 339 U.S. 605 (1950)에서 확립되었다. 연방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두 장치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달성"한다면 동일하다고 판시하면서 기능-방식-결과(Function-Way-Result) 삼부 테스트(Tripartite Test)를 도입하였다. 또한 교체 가능성(interchangeability), 즉 당해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라면 특허에 포함된 재료를 특허 외의 재료로 대체할 수 있음을 알았는지 여부를 균등 판단의 고려요소로 확립하였다.


2.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1997)

사건 개요

Hilton Davis의 '746 특허는 pH 6.0~9.0 범위에서 염료를 한외여과(ultrafiltration)하는 공정에 관한 것이었다. Warner-Jenkinson은 pH 5.0에서 작동하는 공정을 개발하였는데, 이는 청구범위의 문언(6.0~9.0)을 문자 그대로 충족하지 않으므로 균등침해 여부가 문제되었다. pH 하한인 6.0이 출원경과(prosecution history) 중 추가된 이유가 불분명하여 출원경과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의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연방대법원의 주요 판시

Thomas 대법관 집필의 만장일치 의견은 다음 여섯 가지 핵심 법리를 정립하였다.

  1. 균등론의 존속 확인: 1952년 특허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균등론은 유효하게 존속한다.
  2. 구성요소별 분석 의무화(Element-by-Element Analysis): 균등 판단은 발명 전체가 아니라 각 청구항 구성요소별로 적용되어야 한다. 이는 All-Limitations Rule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3. 객관적 침해 판단 기준: 침해 여부는 침해자의 의도(intent)가 아닌 객관적 기준으로 판단한다.
  4. 균등 판단 시점: 균등 여부는 특허 출원 시점이 아니라 침해 시점(time of infringement)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로써 후발기술(after-arising technology)에도 균등론 적용이 가능해진다.
  5. Warner-Jenkinson 추정: 출원 과정에서 청구범위를 좁히는 보정(narrowing amendment)을 한 경우 균등론 적용이 제한될 수 있으나, 보정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특허성(patentability) 관련 이유로 보정된 것으로 추정한다.
  6. 테스트의 유연성: 삼부 테스트(Function-Way-Result)와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Insubstantial Differences Test) 중 어느 것도 최우선으로 고집하지 않으며,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적절한 테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3.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2002)

사건 개요 및 CAFC의 판시

Festo는 자사 특허에 대해 균등침해를 주장하였으나, 출원 과정에서 35 U.S.C. §112 요건 충족을 위해 청구범위를 보정한 경력이 있었다. 연방순회항소법원(CAFC) 전원합의체(en banc)는 특허법 준수를 위한 청구범위의 좁히기 보정은 균등론에 대한 완전한 금지(complete bar)를 발생시킨다고 판시하였다.

연방대법원의 판시 — Complete Bar 파기

Kennedy 대법관 집필의 만장일치 의견은 CAFC의 complete bar 규칙을 파기하고, 다음과 같은 정교한 추정-반박 구조를 확립하였다.

  1. 추정적 금지(Presumption of Surrender): 특허성 관련 이유로 청구범위를 좁히는 보정을 한 경우, 보정된 구성요소에 관한 한 균등론이 배제된다는 추정이 성립한다.
  2. 완전한 금지는 부당: 단순히 보정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균등론이 완전 차단되는 것은 아니며, 특허권자는 반박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3. Festo 3대 반박 요건 — 특허권자의 추정 번복 방법:
    • (i) 예측 불가능성(Unforeseeability): 주장하는 균등물이 보정 당시 예측 불가능(unforeseeable)하였다.
    • (ii) 접선적 관련성(Tangential Relation): 보정의 근거가 문제된 균등물과 접선적 관계에 불과하다.
    • (iii) 기타 합리적 이유(Other Reason): 특허권자가 해당 균등물을 합리적으로 청구항에 기재할 수 없었던 다른 이유가 있다.
  4. 반박의 증명책임: 위 세 가지 예외 중 하나를 입증할 증명책임은 특허권자에게 있다.

Festo on Remand — CAFC (2003)

환송 후 CAFC는 두 가지를 명확히 하였다. 첫째, 출원경과금반언의 적용 여부(prosecution history estoppel)는 법률 문제(question of law)로서 법원이 판단한다. 둘째, Festo 3대 반박 기준의 충족 여부 역시 법률 문제이며, 반박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출원경과기록(prosecution history record)에 한정된다.


4. 균등론 판단의 법률문제 vs. 사실판단문제

균등론 전체 분석에서 판사 판단 사항(법률 문제)과 배심원 판단 사항(사실 문제)의 구분은 실무상 중요하다. Warner-Jenkinson 이전 CAFC 전원합의체(Hilton Davis 사건)는 균등 여부를 배심원 사항이라고 명확히 하였고, Warner-Jenkinson 연방대법원은 이를 뒤집지 않았다. 다만, 주석 8(footnote 8)에서 "특정 사건에서 균등론 이론이 청구항 구성요소를 완전히 무효화(vitiate)할 것 같은 경우, 법원은 약식판결(summary judgment)을 내려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쟁점 법률/사실 판단 주체 관련 판례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 법률 문제 판사(Judge)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 517 U.S. 370 (1996)
균등 여부 판단(Equivalence) 사실 문제 배심원(Jury) Warner-Jenkinson, 520 U.S. 17 (1997)
출원경과금반언 적용 여부 법률 문제 판사 Festo on remand (CAFC, 2003)
청구항 무효화(Vitiation) 법률 문제 판사 Freedman Seating, 420 F.3d 1350 (2005)
공개-헌납 규칙(Disclosure-Dedication) 법률 문제 판사 Johnson & Johnston, 285 F.3d 1046 (2002)
선행기술 저촉 여부(Prior Art Bar) 법률 문제 판사 Wilson Sporting Goods, 904 F.2d 677 (1990)
역균등론(Reverse DOE) 사실 문제(형평법적) 배심원 Steuben Foods v. Shibuya (2025)

5. 균등론 판단의 테스트와 요건

5-1. 기능-방식-결과 삼부 테스트 (Function-Way-Result Test)

Graver Tank에서 확립되고 Warner-Jenkinson에서 재확인된 삼부 테스트는 다음 세 요소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 기능(Function): 피고 제품/공정이 청구된 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가?
  • 방식(Way): 피고 제품/공정이 청구된 구성요소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 결과(Result): 피고 제품/공정이 청구된 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달성하는가?

5-2.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 (Insubstantial Differences Test)

CAFC는 후속 판례에서 궁극적인 균등 테스트로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를 발전시켰다. 청구된 구성요소와 피고 제품의 구성요소 사이의 차이가 비실질적(insubstantial)이라면 균등이 성립한다. Warner-Jenkinson에서 연방대법원은 두 테스트 중 어느 하나가 반드시 우선한다고 하지 않고, 사안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테스트를 CAFC의 재량에 맡겼다.

5-3. 구성요소별 분석 원칙 (Element-by-Element / All-Limitations Rule)

균등 판단은 반드시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별로 개별 분석해야 한다. 발명 전체를 놓고 포괄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단 하나의 구성요소라도 문언상으로도 균등으로도 충족되지 않으면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 NexStep v. Comcast (2024)에서도 이 원칙이 재확인되었다.

5-4. 출원경과금반언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출원경과금반언은 균등론 적용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한이다. Warner-Jenkinson 및 Festo에서 정교화된 구조는 다음과 같다.

  • Warner-Jenkinson 추정: 출원 중 청구범위를 좁히는 보정이 이루어진 경우, 특허성(patentability)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며, 특허권자가 이를 번복하지 못하면 금반언이 적용된다.
  • Festo 추정적 포기: 특허성 관련 이유로 좁히기 보정이 이루어진 경우, 원래 청구범위와 보정된 청구범위 사이의 모든 영역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 Festo 반박 3요건: 특허권자는 ① 불예견성, ② 접선적 관련성, ③ 기타 합리적 이유 중 하나를 증거의 우위(preponderance of evidence)로 입증하여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

5-5. 청구항 무효화 원칙 (Claim Vitiation / All-Elements Rule)

균등론을 적용한 결과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가 사실상 삭제되거나 완전히 무의미해지는 경우(vitiation), 법원은 균등론 적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 판단에는 고정된 공식이 없으며, 법원은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totality of circumstances) 고려하여 주장하는 균등물이 비실질적 차이로 공정하게 특성화될 수 있는지 판단한다. 무효화 원칙은 법적 제한이므로 판사가 판단한다.

5-6. 공개-헌납 원칙 (Disclosure-Dedication Rule)

Johnson & Johnston Associates v. R.E. Service Co., 285 F.3d 1046 (Fed. Cir. 2002) (en banc): 특허 명세서에 공개되었으나 청구되지 않은 사항(disclosed but unclaimed subject matter)은 공중에 헌납된 것으로 보아 균등론을 통해 되찾아올 수 없다. 이는 법률 문제이며 특허권자의 의도는 무관하다.

5-7. 선행기술 저촉 제한 (Prior Art Bar / Ensnarement)

균등론의 범위는 선행기술을 침해하는 범위까지 확장될 수 없다.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iates, 904 F.2d 677 (Fed. Cir. 1990)에서 CAFC는 가상 청구항 테스트(hypothetical claim test)를 도입하였다. 피고 제품을 포함하는 가상의 청구항을 작성하여 이것이 선행기술에 비해 특허 가능한지 판단하고, 특허 불가능하다면 균등론 적용이 불가하다.

5-8. 증거 요건 (Evidentiary Requirements)

균등침해 입증을 위해서는 구체적 증거(particularized testimony and linking argument)가 요구된다. 청구된 구성요소와 피고 구성요소 각각의 기능, 방식, 결과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그것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이유를 당해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HOSITA)의 관점에서 제시해야 한다. 발명 전체의 유사성만을 보여주는 포괄적(conclusory) 증거는 불충분하다.


6. 주요 후속 CAFC 판례

UCB, Inc. v. Watson Laboratories Inc. (Fed. Cir. 2019)

파킨슨병 경피흡수 치료제 패치 사건이다. CAFC는 다음을 확인하였다. ① 분리 요건(restriction requirement)에 대한 선택은 청구범위 보정이 아니므로 출원경과금반언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② 균등물의 예견 가능성만으로는 의도적 협소 청구(intentional narrow claiming) 항변이 성립하지 않는다. ③ 균등 적용이 구성요소를 무효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판시하였다.

WARF v. Apple Inc. (Fed. Cir. Aug. 2024)

Wisconsin Alumni Research Foundation(WARF)은 WARF I 소송에서 전략적으로 균등론 이론을 포기(waiver)하였다. CAFC는 청구항 해석이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전략적으로 포기된 균등론 이론은 재개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WARF II에서의 균등론 주장도 WARF I 판결에 의한 쟁점금반언(issue preclusion)으로 차단된다고 하였다.

NexStep, Inc. v. Comcast Cable Communications (Fed. Cir. Oct. 2024) — 최신 판례

배심원이 균등침해 평결을 내렸으나 지방법원은 법률에 의한 판결(JMOL)로 이를 번복하였고, CAFC 다수의견(2-1)이 이를 인용한 사건이다. 핵심 판시는 다음과 같다.

균등론에 의한 침해 입증은 통상의 기술자(PHOSITA) 관점에서의 구체적 증거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이 요건은 기술의 복잡성과 무관하게 적용된다.

NexStep의 전문가는 청구된 장치와 피고 장치 각각의 기능, 방식, 결과가 무엇인지, 그것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단순히 "word salad"에 해당하는 모호하고 포괄적인 증언만 제공하였다. CAFC는 이러한 포괄적(conclusory) 증언은 균등침해 입증에 불충분하다고 판시하였다. Reyna 판사는 반대의견에서 다수의견이 지나치게 경직된 전문가 증언 요건을 부과한다고 비판하였다. 연방대법원은 2025년 6월 NexStep의 상고 심리 허가(certiorari) 신청을 기각하였다.

Actelion Pharmaceuticals v. Mylan Pharmaceuticals (Fed. Cir. May 2026) — 최신 판례

에포프로스테놀(epoprostenol) 함유 고혈압 치료제 Veletri®에 관한 ANDA 특허침해 소송이다. CAFC는 청구항의 "pH 13 이상"이라는 문언은 표준 온도(25±2°C)에서 측정된 pH를 의미한다는 청구항 해석을 지지하였고, 이 해석 하에서 문언침해도 없고 Actelion이 균등침해를 주장하는 것도 출원경과금반언에 의해 차단된다고 확인하였다.

Steuben Foods, Inc. v. Shibuya Hoppmann Corp. (Fed. Cir. Jan. 2025)

무균 포장 시스템 특허 사건으로 역균등론(Reverse Doctrine of Equivalents, RDOE)이 문제되었다. 배심원은 균등침해와 3,800만 달러 손해배상을 인정하였으나, 지방법원은 역균등론에 의한 JMOL로 번복하였다. CAFC는 두 특허에 대해 지방법원의 JMOL을 파기하고 배심원 평결을 복원하였다. 특히 CAFC는 1952년 특허법에 의해 역균등론이 폐지되었다는 Steuben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하면서도 이 쟁점에 대한 최종 판단을 유보하였다. 역균등론의 존속 여부 자체가 미결 쟁점으로 남아 있다.


7. 균등침해 분석의 단계별 구조

균등침해 분석 5단계 프레임워크

  1.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 — 판사(법률 문제): Markman, 517 U.S. 370 (1996)
  2.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 분석 — 배심원(사실 문제)
  3. 균등론 적용 가능 여부 판단(법적 제한 검토) — 판사:
    • 출원경과금반언(PHE) 적용 여부 — Warner-Jenkinson 추정 및 Festo 반박 적용
    • 청구항 무효화(Vitiation) 해당 여부
    • 공개-헌납 규칙 해당 여부
    • 선행기술 저촉(Prior Art Bar) 해당 여부
  4. 균등 여부(Equivalence) 판단 — 배심원(사실 문제):
    • 기능-방식-결과 삼부 테스트 또는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
    • 구성요소별 분석(element-by-element)
    • 통상의 기술자 관점의 구체적 증거(particularized testimony) 필요

8. 핵심 판례 요약표

판례 연도 법원 주요 판시
Graver Tank v. Linde Air Products 1950 연방대법원 균등론 현대적 토대, 기능-방식-결과 테스트 확립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 1996 연방대법원 청구항 해석은 판사의 법률 문제
Warner-Jenkinson v. Hilton Davis 1997 연방대법원 균등론 존속, 구성요소별 분석, 균등 판단은 침해 시점, Warner-Jenkinson 추정
Wilson Sporting Goods v. David Geoffrey 1990 CAFC 선행기술 저촉 제한, 가상 청구항 테스트
Johnson & Johnston v. R.E. Service 2002 CAFC (en banc) 공개-헌납 원칙 확립
Festo Corp. v. Shoketsu 2002 연방대법원 추정적 금지, Festo 3대 반박 요건 확립
Festo on remand 2003 CAFC (en banc) PHE 적용 여부와 반박은 법률 문제(판사 판단)
Freedman Seating v. American Seating 2005 CAFC 청구항 무효화 원칙(All-Elements Rule) 적용
UCB, Inc. v. Watson Laboratories 2019 CAFC 분리 요건 선택은 PHE 비발생, 의도적 협소 청구 항변 요건
WARF v. Apple 2024 CAFC 전략적 포기된 DOE 이론 재개 불가, 쟁점금반언
NexStep v. Comcast 2024 CAFC 구체적 증거(particularized testimony) 필수, 기술 복잡성 무관
Steuben Foods v. Shibuya 2025 CAFC 역균등론 JMOL 파기, 역균등론 1952년 폐지 여부 미결
Actelion v. Mylan 2026 CAFC PHE에 의한 균등침해 차단 확인

9. 연방대법원의 최근 태도 — 균등론의 제한적 적용 경향

Warner-Jenkinson(1997) 및 Festo(2002) 이후 연방대법원은 균등론에 관한 새로운 사건을 상고 수리하지 않고 있다. 2019~2020년 균등론 관련 CAFC 판결들에 대한 복수의 상고 허가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 NexStep v. Comcast 사건의 상고 신청도 2025년 6월 기각되었다.

이는 연방대법원이 현재의 균등론 법리(Warner-Jenkinson + Festo 체계)를 유지하되, 세부 적용을 CAFC에 맡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CAFC는 전반적으로 균등론 적용에 엄격한 증거 요건을 요구하고 배심원의 균등론 평결을 JMOL로 번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회피설계 실무에서는 이 경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즉, 출원경과금반언을 피하기 위한 보정 이력 관리와, 상대방의 균등침해 주장을 JMOL 단계에서 봉쇄할 수 있는 Vitiation·PHE·Prior Art Bar 논거를 사전에 준비해 두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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