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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18, 2026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8장. 균등침해 회피설계 — 균등론(DOE) 소개 및 판례법리 개관

균등침해 회피설계 I — 균등론(DOE) 소개 및 판례법리 개관 |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8장

균등침해 회피설계 I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소개 및 판례법리 개관

이 강좌를 시작하며

앞서 진행한 강좌에서는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론을 다루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침해의 또 다른 측면인 균등침해(infringement under the doctrine of equivalents)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나아갑니다.

이 강좌는 균등침해 관련 판례법리를 선례를 통해 충실히 분석하고, 그 이해를 통해 균등침해 회피 방법론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참고한 교재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입니다. 교재를 스터디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담아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하였습니다.

균등침해 회피 강좌는 총 8편으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균등침해가 무엇인지, 그리고 미국 판례법상 균등론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개괄적으로 살펴봅니다.


왜 문언침해 회피만으로는 부족한가

설계회피(design around)를 할 때, 특허청구항의 문언을 피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청구항에 기재된 특정 구성요소를 다른 재료, 다른 위치, 다른 결합 방식, 다른 작동 구조로 바꾸면 문언상 일치하지 않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특허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성공적인 설계회피는 문언침해를 피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에 따른 침해 판단도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좋은 설계회피란 청구항 문언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균등론상으로도 실질적 차이를 확보하는 것이다."

발명자가 "나사"라고 청구항에 기재했는데, 경쟁자가 "볼트"나 "핀"으로 바꾸어 실질적으로 같은 작용효과를 얻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언침해는 부정되더라도, 법원은 발명의 실질적 내용을 가져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다루는 법리가 바로 균등론입니다.

따라서 특허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를 작성할 때, "청구항의 A 구성요소가 우리 제품에는 없다"는 분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드시 "그 A 구성요소와 동일하거나 균등한 구성요소도 없는가?"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47년의 판례 흐름 — Graver Tank에서 Warner-Jenkinson까지

균등론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려면 그 역사적 발전을 알아야 합니다. 균등론은 고정된 공식이 아닙니다. 한때 특허권자를 강하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동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청구항의 고지 기능과 경쟁자의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제한되어 왔습니다.

이 강좌는 1950년 연방대법원의 Graver Tank & Mfg. Co. v. Linde Air Products Co., 339 U.S. 605 (1950)에서 시작하여, 1997년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에 이르는 약 47년간의 판례 흐름을 추적합니다.

판례 연도 균등론상 의의
Graver Tank 1950 균등론의 정책적 정당성 확립. function-way-result 테스트 제시. 특허권자 보호 강조.
초기 Federal Circuit 1980년대 초 청구항 전체 대 피고 장치 전체 비교 유지. Graver Tank 기조 계승.
Pennwalt 1987 구성요소별 균등성 분석(element-by-element approach)으로 전환. 균등론 제한 시작.
Hilton Davis 1995 en banc 법원이 균등론의 성격을 재정리. 사실 문제 vs 법률 문제 논쟁.
Warner-Jenkinson 1997 균등론 존속 확인, 구성요소별 적용 및 출원경과 금반언을 문턱 문제로 재정리.

이 흐름에서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쪽에는 특허권자 보호의 논리가 있습니다. 사소한 변경으로 발명을 모방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한쪽에는 경쟁자와 공중의 예측 가능성이 있습니다. 청구항을 읽고 권리범위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Federal Circuit의 판례 역사는 이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조정해 온 역사입니다.


Federal Circuit의 4가지 핵심 변화

이 강좌에서 검토할 판례들은 Federal Circuit의 균등론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균등침해 인정에서 멀어지는 경향(trend away from finding infringement)을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핵심 변화는 네 가지입니다.

① 전체 대 전체 비교 → 구성요소별 접근

전통적으로 법원은 피고 제품 전체와 청구항 전체를 비교하며 "전체적으로 보아 실질적으로 같은가?"를 물었습니다. Federal Circuit은 이 접근을 버리고,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마다 동일하거나 균등한 대응요소가 피고 제품에 존재하는지를 개별적으로 검토하는 구성요소별 접근(element-by-element approach)을 채택하였습니다.

예컨대 특허발명이 A+B+C+D의 조합인데 피고 제품이 A+B+C+E라면,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유사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D에 대응하는 E가 균등물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균등침해는 부정됩니다. 이 접근은 경쟁자에게 청구항 구성요소 중 어느 부분을 실질적으로 다르게 만들면 되는지 분석할 수 있게 합니다.

② 기능·방식·결과 → 구조 중심 분석

Graver Tank식 균등론은 흔히 function-way-result 테스트(기능·방식·결과 테스트)로 설명됩니다. 피고 제품이 실질적으로 같은 기능을,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여, 같은 결과를 얻는지를 봅니다.

Federal Circuit의 제한적 접근은 이 테스트에서 특히 "way"(방식)와 "structure"(구조)에 무게를 둡니다. 같은 기능을 하고 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그 작동 방식이나 구조가 다르면 균등침해를 부정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스프링의 탄성력으로 부품을 밀어 올리는 장치"를 "공압 실린더의 압력으로 밀어 올리는 장치"로 대체한 경우, 기능과 결과는 같아도 방식과 구조의 차이가 균등성 부정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③ 특허권자 보호 → 청구항 고지 기능(notice function) 중시

특허청구항은 특허권자와 특허청 사이의 문서가 아닙니다. 경쟁자, 투자자, 연구자, 제조업체가 특허권의 경계를 파악하기 위해 읽는 공적 문서입니다. Federal Circuit이 청구항의 고지 기능(notice function of claims)을 중시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경쟁자가 청구항을 보고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권리범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입니다.

이 변화는 설계회피를 정당화합니다. 청구항을 읽고 그 범위를 피해 새로운 구조를 만든 경쟁자를 쉽게 균등침해자로 보지 않겠다는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④ 청구항에서 특정적으로 제외된 대상에 대한 균등론 적용 금지

균등론은 청구항 문언을 보완하는 법리이지만, 청구항이 명시적으로 또는 구조적으로 제외한 것을 다시 끌어들일 수는 없습니다. 피고 제품이 청구항 범위에서 특정적으로 제외(specifically excluded)된 경우에는 균등론 적용이 금지됩니다.

예컨대 청구항이 "비전도성 플라스틱 하우징"을 요구할 때, "전도성 금속 하우징"을 사용한 피고 제품에 대해 "절연 효과가 있으므로 균등하다"는 주장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청구항이 선택한 표현이 보호범위의 경계를 형성하며, 균등론은 그 경계와 정면으로 모순될 수 없습니다.


설계회피는 왜 더 성공적이 되었는가

설계회피 자체는 새로운 행위가 아닙니다. 그러나 균등침해에 관한 Federal Circuit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새롭습니다. 위에서 제시한 네 가지 변화가 결합되면서, 설계회피는 단순한 단어 바꾸기를 넘어 법적으로 유효한 전략이 되었습니다.

설계회피 성공을 위한 균등론상 분석 체크리스트
  1. 청구항을 구성요소별로 분해한다.
  2. 피고 제품이 각 구성요소를 문언상 충족하는지 확인한다.
  3. 문언상 충족하지 않는 요소에 대해 균등물이 있는지 검토한다.
  4. 기능·방식·결과 중 특히 "방식"과 "구조"의 차이를 강조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5. 청구항의 고지 기능상 경쟁자가 합리적으로 회피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6. 해당 대체 구성이 청구항에서 특정적으로 제외된 것인지 확인한다.
  7. 선행기술과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까지 검토한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은 설계회피를 장려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더 성공적인 설계회피 결과를 낳았습니다. 특허제도는 독점권을 부여하는 대신 기술을 공개하여 후속 혁신을 촉진합니다. 합법적 설계회피는 그 후속 혁신의 일부이며, Federal Circuit의 새로운 접근은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합니다.

설계회피의 핵심은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와 균등하지 않을 만큼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관련 해설 영상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에서는 이 장의 출발점인 Graver Tank 판결(1950)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이 판결이 왜 미국 균등론의 기념비적 출발점으로 취급되는지, 그리고 판결 안에 이미 특허권자 보호와 청구항 고지 기능 사이의 긴장이 어떻게 내재해 있는지를 정책론, 적용 기준, 사실관계, 반대논리의 순서로 분석합니다.

본 강좌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를 기반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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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7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마지막 단계— 최후의 방어 논리 및 의견서 작성

제7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마지막 단계 — 최후의 방어 논리 및 의견서 작성

제7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마지막 단계
— 최후의 방어 논리 및 의견서 작성

들어가며: 회피설계의 최종 관문

이 시리즈는 미국 특허 실무에서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를 회피하기 위한 체계적 절차를 단계별로 살펴왔다.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부터 시작해 내재적 증거(명세서·출원경과) 활용, 외부 법리 적용, 그리고 실무 부서와의 협업을 통한 제품의 실질적 변경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는 고객의 제품이 특허청구항의 문언적 범위(literal scope) 밖에 있음을 논증하는 방향으로 누적되어 왔다.

그러나 현실 소송에서는 이 모든 방어 논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 존재한다. 제품이 청구항 문언 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좁은 해석도 어렵고, 제품 변경도 여의치 않을 때 — 바로 이 시점에서 최후의 방어 논리가 등장한다. 역균등론(reverse doctrine of equivalents, RDOE)이다. 그리고 모든 분석의 최종 산출물은 하나다.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다.

"모든 수단이 실패하면 역균등론을 검토하라. 그리고 반드시 의견서로 마무리하라."

이번 글에서는 15단계(역균등론에 기반한 비침해 이론 공식화)와 16단계(비침해 의견서 작성), 그리고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결론적 학습 포인트를 종합한다.


제15단계: 역균등론(Reverse Doctrine of Equivalents)에 기반한 비침해 이론 공식화

Step 15

역균등론이란 무엇인가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은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법리다. 피고 제품이 청구항 문언(literal language)에는 들어가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동일한 방식으로 동일한 결과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수행한다면 침해가 인정된다는 이론이다.

역균등론은 그 대칭적 반면이다. 피고 제품이 청구항 문언 안에 형식적으로는 들어가더라도, 특허발명과 원리상 매우 달라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능을 실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수행한다면, 침해를 피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법리는 특허권자가 발명으로 공개한 것보다 훨씬 더 넓은 독점권을 행사하려 할 때 작동하는 형평법적 안전장치(equitable brake)다.

구분 균등론 (Doctrine of Equivalents) 역균등론 (Reverse Doctrine of Equivalents)
문언 충족 여부 문언에 불포함 문언에 포함
유리한 당사자 특허권자(원고) 피고 (피침해 주장 당사자)
핵심 논리 "실질적으로 동일하면 침해" "원리상 너무 다르면 비침해"
판례 적용 빈도 상대적으로 빈번 매우 드묾 (최후 수단)

역균등론의 판례적 기반

역균등론의 뿌리는 연방대법원의 Graver Tank & Manufacturing Co. v. Linde Air Products Co.(1950) 판결에 있다. 이 판결에서 법원은 균등론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그 논리적 대칭으로서 역균등론의 존재를 언급하였다. Federal Circuit은 이후 SRI International, Inc. v. Matsushita Electric Corp. of America 사건에서 역균등론의 법리적 유효성(validity)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Federal Circuit은 역균등론 적용에 전반적으로 소극적(reluctant)이었다. 관련 판례의 절대적 숫자가 적고, 법원이 이 법리를 실제로 인용하여 비침해 결론을 내린 사례는 드물다. 실무 교재가 이를 "최후 수단(last resort)"으로 명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Texas Instruments 사건이 주는 실무 시사점

Texas Instruments Inc. v. United States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사건은 역균등론과 관련하여 중요한 판례로 언급된다. 문제가 된 특허는 각 키가 개별 신호를 생성하는 키보드, 반도체 장치 배열, 써멀 잉크젯 프린터를 갖춘 핸드 계산기를 다루고 있었다. 이에 반해 피고 제품은 키보드 스캔 방식, 단일 반도체 장치, LCD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법원은 청구항이 외관상 넓어 보였음에도 비침해를 인정하면서, 청구항이 명세서의 개시(disclosure)가 정당화하는 것보다 넓게 쓰인 경우 원래 의도된 범위(originally intended scope)로 해석될 수 있다는 원칙을 확인하였다. 이는 역균등론이 단순히 "기술 원리가 다르다"는 주장 이상의 근거, 즉 명세서와 청구항 사이의 범위 불일치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역균등론 적용의 5가지 전제조건

실무 교재는 역균등론을 다음 다섯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만 조심스럽게 검토하라고 경고한다.

  1. 문언침해 회피가 어렵다: 제품이 청구항의 모든 한정사항(claim limitations)을 문언적으로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2. 좁은 청구항 해석도 어렵다: 앞선 1~3단계에서 검토한 청구항 해석 수단이 충분한 한정 효과를 제공하지 못한다.
  3. 보조 방어 논리도 약하다: Written description 위반, enablement 문제, 심사경과 제한(prosecution history estoppel) 등 보조 방어 수단도 효력이 불충분하다.
  4. 피고 제품의 기술 원리가 특허발명과 현저히 다르다: 단순한 구조적 차이를 넘어, 발명의 근본 원리(underlying principle)가 본질적으로 달라야 한다.
  5. 그 차이를 기술적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 법원과 배심원에게 기술 원리의 차이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전문가 증언과 증거가 확보되어야 한다.

주의: 역균등론은 이론적으로 유효한 법리이지만, Federal Circuit의 적용 사례가 극히 드물다. 의뢰인에게 역균등론을 주된 방어 논리로 제시하는 것은 소송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 반드시 "최후 수단"임을 명확히 하고, 다른 모든 방어 논거와 함께 계층적으로(in a layered manner) 제시해야 한다.

역균등론과 균등론 위험의 관계

역균등론을 주장하는 상황은 역설적으로 균등론 위험(doctrine of equivalents risk)이 가장 낮은 경우와 일치한다. 피고 제품의 기술 원리가 특허발명과 현저히 달라야 역균등론이 성립하는데, 그 조건이 충족된다면 균등론에 의한 침해도 인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역균등론의 방어 논리가 강한 사건에서는 애초에 균등론 침해 위험도 낮다. 이 두 법리가 동일한 기술 원리 차이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평가한다는 점에서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제16단계: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 작성

Step 16

의견서의 법적 기능과 실무적 의의

비침해 의견서는 회피설계 분석 전체의 최종 산출물(final deliverable)이다. 이 문서는 세 가지 법적·실무적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의뢰인의 경영 의사결정 지원이다. 제품 출시, 설계 변경, 라이선스 협상, 소송 대비 중 어느 전략을 선택할지 판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둘째, 고의 침해(willful infringement) 방어다. 특허 침해 소송에서 피고가 법률 전문가의 비침해 의견에 기반하여 제품을 생산·판매하였음을 입증하면, 고의 침해에 따른 3배 손해배상(treble damages) 청구에 대한 방어 근거가 된다. 셋째, 소송 리스크의 기록화다. 의견서는 어느 시점에서 어떤 법리에 기반하여 어느 수준의 위험이 평가되었는지를 기록하므로, 향후 분쟁에서 법적 방어 수단으로 활용된다.

의견서의 기본 구조 (10개 항목)

실무 교재가 제시하는 비침해 의견서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대상 특허: 특허번호, 관련 청구항 번호, 우선일(priority date), 존속기간(expiration date)을 명기한다.
  2. 대상 제품: 의뢰인 제품의 구조, 작동 방식, 도면, 규격(specification)을 상세히 기술한다. 나중에 제품이 변경될 경우 의견서의 효력이 미치지 않을 수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
  3.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 쟁점이 되는 청구항 용어 각각에 대하여 Federal Circuit의 해석 방법론에 따른 해석을 제시한다. 이 부분이 의견서의 법적 핵심이다.
  4. 청구항 대비표(Claim Chart): 각 청구항 한정사항과 의뢰인 제품 구성요소의 대응 여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대비표 형식으로 제시한다.
  5. 결여 요소(Missing Limitations): 의뢰인 제품에 존재하지 않는 청구항 한정사항을 명확히 특정한다. 이것이 문언침해 부재(no literal infringement)의 직접적 근거다.
  6. 문언침해 부재 결론: 모든 청구항 한정사항을 충족하지 않으므로 문언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명시한다.
  7. 균등론 검토: function-way-result 테스트 및 insubstantial differences(비실질적 차이) 분석을 통해 균등론에 의한 침해 가능성도 검토한다. 문언침해를 피해도 균등론 위험은 별도로 존재함을 기억해야 한다.
  8. 보조 방어 논리: 심사경과 제한(prosecution history estoppel), §112 정책, written description 위반 가능성, 역균등론 검토 결과를 보조적으로 기술한다.
  9. 위험 평가: 잔존 침해 위험을 높음(High) / 중간(Medium) / 낮음(Low)으로 등급화하여 의뢰인이 리스크 수준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10. 최종 권고: 제품 출시, 추가 설계 변경, 라이선스 협상, 추가 선행기술 조사 등 의뢰인이 취해야 할 구체적 행동을 권고한다.

의견서 작성의 핵심 원칙

의견서를 작성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법률적 분석과 경영 의사결정 권고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가는 법적 분석의 결과를 제공하고, 그에 기반한 권고를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최종 출시 여부, 라이선스 협상 여부는 의뢰인 경영진이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 의견서가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인 어조를 취하면 의뢰인의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

원문 교재 참고: 실무 교재 §16은 의견서를 "고객 제품에 특정 청구항 한정사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또는 역균등론을 근거로" 작성하라고 명시한다. 원문에는 "based on the literal infringement"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는 문맥상 "based on the absence of literal infringement(문언침해의 부재를 근거로)"의 오식(誤植)으로 판단된다. 의견서의 근거는 침해의 존재가 아니라 침해 요건의 불충족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균등론 검토: 의견서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이유

문언침해를 피하는 것과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에 의한 침해를 피하는 것은 별개의 법률 문제다. 많은 실무자들이 문언침해 부재 결론에 안주하여 균등론 분석을 소홀히 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러나 실제 소송에서 특허권자가 문언침해와 균등론 침해를 동시에 주장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이다.

균등론 검토를 위한 대표적인 분석 방법은 다음 두 가지다.

  • Function-Way-Result 테스트: 피고 제품이 특허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function)을 동일한 방식(way)으로 동일한 결과(result)를 달성하는지 분석한다.
  • 비실질적 차이(Insubstantial Differences) 테스트: 피고 제품과 특허발명의 차이가 해당 기술 분야 통상의 기술자(PHOSITA)의 관점에서 비실질적(insubstantial)인지 평가한다.

이 두 테스트 중 하나라도 균등론 침해 가능성을 시사한다면, 비침해 의견서는 그 위험을 명시하고 의뢰인에게 고지해야 한다.


V. 결론: 문언침해 분석의 어려움과 회피 가능성

핵심 질문: 특허권자의 주장은 정당화되는가

이 시리즈 전체를 통해 탐색해 온 회피설계의 핵심 질문을 정리하면 하나다.

"특허권자가 지금 주장하는 청구항 범위가 명세서(specification), 심사경과(prosecution history), 청구항 체계(claim structure), §112의 공시 기능(notice function)에 의해 정당화되는가?"

정당화된다면 피고 제품은 침해 위험이 크다. 정당화되지 않는다면 회피설계자는 좁은 해석, 구성요소 결여, written description 무효, material aspect 제한, 역균등론 등의 방어 논리를 통해 의뢰인을 보호할 수 있다.

실무상 암기해야 할 12가지 핵심 명제

# 핵심 명제
1 청구항은 문언만으로 끝나지 않고, 명세서·심사경과·다른 청구항과 함께 해석된다.
2 일반 해석 도구로 해결되지 않는 모호성은 §112의 notice function에 따라 좁게 해석될 수 있다.
3 특허청구항은 명확하게 공시된 범위(unambiguous scope)까지만 넓게 해석된다.
4 넓은 용어도 written description이 좁으면 좁게 해석될 수 있다.
5 Essential element(필수 요소)가 빠진 넓은 청구항은 written description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
6 Preferred embodiment는 원칙적으로 청구항을 제한하지 않지만, 그것이 essential/material aspect이면 제한 효과가 생길 수 있다.
7 회피설계는 법률 분석뿐 아니라 기술·마케팅 판단을 포함한다.
8 비침해 가능성은 claim limitation별로 순위화해야 한다.
9 Summary judgment 가능성은 비침해 주장 강도의 좋은 실무 기준이다.
10 역균등론은 이론상 가능하지만 판례가 극히 적고 적용이 드물어 반드시 최후 수단으로만 활용한다.
11 최종 산출물은 고객이 경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비침해 의견서다.
12 문언침해를 피해도 균등론 위험은 반드시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판례별 핵심 요약

판례 핵심 법리
Athletic Alternatives v. Prince Mfg. 해석 도구로 해결되지 않는 모호성 → §112 공시 정책 → 좁은 해석
Ethicon 청구항은 명확하게 공시된 범위까지만 넓게 해석된다
Digital Biometrics "array"도 명세서상 메모리 저장 2차원 이미지 구조로 제한 가능
Laitram v. Morehouse "driving surfaces"를 명세서의 평면 구조로 제한
Gentry Gallery Essential element가 빠진 넓은 청구항 → written description 위반 → 무효
ATD v. Lydall Material aspect인 point contact embossments → 청구항 용어를 제한
Graver Tank 역균등론의 판례적 원형
SRI International Federal Circuit이 역균등론의 법리적 유효성을 명시적 인정
Texas Instruments 명세서 개시보다 넓은 청구항 → 원래 의도된 범위로 해석 가능

시리즈 전체 마무리: 회피설계 16단계 절차도

지금까지 이 시리즈에서 다룬 문언침해 회피설계의 전체 16단계 절차를 한 번에 조망하면 다음과 같다.

단계 핵심 작업 분류
1~3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청구항 해석 (1단계)
4~9 명세서·출원경과를 통한 권리범위 축소 내재적 증거 활용 (2단계)
10~11 §112 정책·written description·essential element 법리 적용 외부 법리 활용 (3단계)
12~14 기술·마케팅 협업, 성공 가능성 순위화, 고객 권고 실무 부서 협업 (4단계)
15 역균등론에 기반한 비침해 이론 공식화 최후 방어 논리 (5단계)
16 비침해 의견서 작성 최종 산출물

문언침해 분석은 어렵다. 청구항 해석은 사실심과 항소심이 다르게 판단할 수 있고, 균등론과 역균등론이 교차하며, 명세서와 청구항 사이의 범위 불일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나 체계적인 Federal Circuit 청구항 해석 법리를 이용하면, 많은 특허에 대해 문언침해를 높은 확신으로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재의 결론이다.

결국 최고의 회피설계는 한 가지 천재적 아이디어가 아니다. 단계별로 누적된 법적 분석과 기술적 판단, 그리고 의뢰인과의 긴밀한 협업이 만들어 낸 체계적 종합 작업이다. 그리고 그 모든 노력의 끝에는 반드시 비침해 의견서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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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6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네번째 단계― 실무 부서와의 협업 및 제품의 실질적 변경

제6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네번째 단계 — 실무 부서와의 협업 및 제품의 실질적 변경

제6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네번째 단계
— 실무 부서와의 협업 및 제품의 실질적 변경

들어가며: 법률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선 글들에서는 회피설계(design around)의 개념과 일반 방법론을 살펴보고,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의 성립 법리와 이를 회피하기 위한 단계적 접근을 설명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첫 번째 단계로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두 번째 단계로 명세서와 출원경과(내재적 증거, intrinsic evidence)를 통한 권리범위 축소, 세 번째 단계로 외부 증거 및 특허 법리(§112 정책, written description, essential element, material aspect 등)를 활용한 한정을 다루었다.

이제 네 번째이자 실전의 핵심에 해당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바로 실무 부서와의 협업, 그리고 제품의 실질적 변경(substantial modification of the product)이다. 이 단계는 순수한 법률 분석을 넘어, 기술·마케팅·경영 판단을 통합하는 작업이다. 미국 특허 실무 교재는 이를 12단계, 13단계, 14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

"회피설계는 법률가/특허팀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다(Design around is not a task for lawyers alone)."

이 명제는 단순한 수사(修辭)가 아니다. 법적으로 안전한 설계가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 제품이라면 아무 의미가 없고, 반대로 시장성이 있어도 침해 위험을 제거하지 못하면 회피설계는 실패한다. 세 개 부서의 시각이 동시에 필요한 이유다.


제12단계: 기술·마케팅 담당자와 협업하여 변경·제거 가능한 구성요소 식별

Step 12

실무 교재는 청구항 해석과 무효 가능성 검토를 마친 뒤, 고객(client)의 기술 담당자 및 마케팅 담당자와 반드시 직접 만나 제품에서 변경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구성요소를 식별하라고 권고한다. 이 회의의 목적은 단 하나다. 가능한 한 많은 청구항 제한 요소(claim limitations)를 회피할 수 있도록, 제품 내 조정 가능한 부분을 최대한 많이 도출하는 것이다.

왜 법률팀/특허팀 단독으로는 안 되는가

법률가/변리사는 특허청구항의 각 한정사항(limitation)이 고객 제품의 어느 구성요소에 대응되는지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구성요소를 실제로 바꿀 수 있는지, 바꾸면 성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제조 공정은 가능한지, 시장에서 수용될 수 있는지는 법률가의 판단 영역 밖이다.

엔지니어는 "기술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what can be changed)"을 안다. 마케팅 담당자는 "바꿔도 팔릴 수 있는 것(what will still sell)"을 판단한다. 이 두 판단이 교차하는 영역에서만 실질적인 회피설계 옵션이 탄생한다.

부서별 확인 사항

담당 부서 주요 확인 내용
기술팀 대체 구조의 존재, 제조 가능성, 성능에 대한 영향, 개발 일정
마케팅팀 고객 선호도, 핵심 판매 포인트,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영향
특허법무팀(IP) 변경안이 청구항 한정사항을 실제로 회피하는지 여부,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위험
경영진 변경에 따른 비용, 출시 일정 리스크, 경쟁사 대응

실무 포인트: 회의 전에 특허 청구항의 각 한정사항을 구성요소별로 도표화하여 참석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단순히 "이 특허가 문제입니다"라고 설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각 구성요소가 어느 한정사항에 대응하는지를 Claim Chart(청구항 대비표) 형태로 시각화하면 기술팀·마케팅팀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ATD v. Lydall이 주는 실무 교훈

자동차 하부용 단열 패드 사건인 ATD v. Lydall은 이 단계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해당 특허의 청구항은 금속 포일(foil) 층 사이의 에어 갭(air gap)을 형성하는 embossments(돌기)를 핵심 구성으로 요구하고 있었다. ATD의 피고 제품은 foil 자체의 돌기 대신 니트/직조 메시(knitted/woven mesh)로 층을 분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Federal Circuit은 이 구조적 차이를 인정하며 비침해(non-infringement) 결론을 내렸다.

이처럼 동일한 기능을 완전히 다른 구조로 수행하는 설계 변경은, 기술팀이 대안적 구조를 제안해 주어야만 법률팀이 그 비침해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협업이 없으면 이런 변경 아이디어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제13단계: 청구항 한정사항별 비침해 성공 가능성의 순위화

Step 13

12단계에서 변경·제거 가능한 구성요소 목록이 나왔다면, 이제 법률팀의 고유한 작업이 시작된다. 바로 각 쟁점 청구항 한정사항(claim limitation in issue)별로 침해 회피 주장이 성공할 가능성을 순위화하는 것이다.

실무 교재는 이 작업이 가장 어려운 부분일 수 있다고 명시한다. 판례법(case law)과 기술 양쪽을 모두 깊이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제품과 청구항이 다르다"는 진술로는 부족하다. 그 차이가 소송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지, 나아가 약식판결(summary judgment)에서 승소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논거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순위화의 두 가지 축

각 한정사항에 대한 비침해 주장은 두 가지 축에서 평가된다.

  1. 비침해 주장의 강도(strength of non-infringement argument): 해당 한정사항이 제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법원에서 얼마나 수용될 가능성이 높은가.
  2. 균등론 위험(risk of doctrine of equivalents):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를 피하더라도, 균등론에 의해 침해가 인정될 위험이 얼마나 되는가.

이 두 축을 함께 평가해야 실질적인 회피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비침해 주장이 강하더라도 균등론 위험이 높으면 완전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순위화 실무 예시

아래 표는 실제 사건들에서 도출된 순위화 사례다.

청구항 한정사항 (Claim Limitation) 제품과의 차이점 비침해 주장 강도 균등론 위험
point contact embossments
(점접촉 돌기)
제품은 mesh(메시) 구조 사용 강함 중간
array stored in memory
(메모리에 저장된 배열)
제품은 특징 벡터(feature vector)만 저장 강함 낮음~중간
control on console
(콘솔 위의 조절장치)
제품은 armrest(팔걸이)에 위치 강함 낮음
wireless transmitter
(무선 송신기)
제품은 다른 무선 방식 사용 약함~중간 높음
substantially parallel
(실질적으로 평행)
제품은 약간 기울어진 구조 약함 높음

위 사례에서 보듯, 비침해 주장이 강하면서 균등론 위험도 낮은 한정사항(예: control on console)이 최선의 회피 포인트가 된다. 반면 주장도 약하고 균등론 위험도 높은 한정사항(예: substantially parallel)에 의존하는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Summary Judgment를 기준으로 삼아라

실무 교재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가능하면 약식판결(summary judgment)에서 승소할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비침해 포인트를 확보하라"는 것이다. 이 기준은 단순한 이상론이 아니라 실용적인 판단 잣대다.

Summary judgment 수준의 강도란, 사실 관계에 진정한 다툼(genuine dispute of material fact)이 없어 법적으로 비침해가 명백한 경우를 말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비침해 포인트가 있다면, 장기간의 침해소송으로 이어지지 않고 조기에 분쟁을 종결할 수 있다. 반대로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포인트만 있다면, 소송 리스크(litigation risk)를 분명히 고객에게 고지해야 한다.

판례 연결: Gentry Gallery 사건에서 조절장치 위치(control on console)를 청구항에서 제외한 넓은 청구항이 written description 위반으로 무효가 된 것처럼, 청구항 한정사항이 명세서의 핵심 구조와 강하게 연결된 경우일수록 그 한정사항의 결여를 주장하는 비침해 논거가 강해진다. 반면 그 한정사항이 단순히 선호 실시예(preferred embodiment)에만 언급된 수준이라면, 법원이 이를 한정으로 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제14단계: 침해 회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설계안을 고객에게 권고

Step 14

12단계와 13단계의 분석을 통합하여, 마지막으로 고객이 실제로 채택할 수 있는 최선의 회피설계 방안을 권고한다. 이 권고는 법적 분석과 기술·마케팅·경영 판단을 모두 포괄하는 종합적 조언이어야 한다.

권고의 구성 요소

실무적으로 효과적인 권고는 다음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

  1. 최우선 회피 포인트 제시: 13단계에서 순위화한 결과 중 비침해 주장이 가장 강하고 균등론 위험이 가장 낮은 한정사항의 회피를 중심으로 권고한다.
  2. 복수의 한정사항을 동시에 회피하는 설계안 우선: 하나의 구조 변경으로 여러 claim limitation을 동시에 충족하지 않는 설계를 달성할 수 있다면, 그 방안이 더 강력한 보호를 제공한다.
  3. 균등론 위험에 대한 명시적 경고: 문언침해를 피하는 것과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에 의한 침해를 피하는 것은 별개다. 이 점을 혼동하지 않도록 고객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4. 위험 등급 부여: 최종 권고에는 "높음(High) / 중간(Medium) / 낮음(Low)"의 잔존 리스크 등급이 수반되어야 한다.
  5. 추가 조치 사항 명기: 라이선스 협상, 추가 선행기술 조사, 설계 변경 이후의 후속 FTO(Freedom to Operate) 검토 필요성 등을 포함한다.

권고 유형의 스펙트럼

회피설계 권고는 단일한 형태가 아니라, 분석 결과에 따라 다음과 같은 스펙트럼 위에 위치한다.

상황 권고 방향
summary judgment 수준의 강한 비침해 포인트 확보 해당 설계 변경안 채택 후 출시 권고 (출시 전 재검토 조건부)
비침해 주장은 가능하나 균등론 위험이 중간 수준 설계 변경 채택 + 균등론 방어 논거 별도 준비 권고
복수의 약한 포인트만 존재 설계 변경의 조합(combination design around) 또는 라이선스 협상 권고
문언침해 회피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경우 역균등론(reverse doctrine of equivalents) 최후 수단 검토 후 라이선스 또는 특허 무효화 전략 권고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와의 연계

14단계의 권고는 최종적으로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 letter)로 구체화된다. 이 의견서는 단순한 "침해 아님" 선언이 아니라, 아래의 구조적 요소를 갖춘 법적 문서여야 한다.

  • 대상 특허(특허번호, 청구항, 우선일, 존속기간)
  • 고객 제품의 구조, 작동 방식, 도면, 사양
  • 쟁점 용어별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
  • 청구항 대비표(Claim Chart): 각 한정사항별 대응 여부
  • 결여 요소(missing limitation): 제품에 존재하지 않는 한정사항
  • 문언침해 부재(no literal infringement) 결론
  • 균등론 검토: function-way-result 테스트, insubstantial differences 분석
  • 보조 방어: 심사경과 제한, §112 정책, written description, 역균등론
  • 위험 평가(높음/중간/낮음)
  • 최종 권고: 출시, 설계 변경, 라이선스 협상, 추가 조사

"고객이 법률적 결론이 아닌 경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의견서는 법적 분석과 실무적 권고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


12~14단계의 통합: 핵심 원칙의 정리

12단계, 13단계, 14단계는 순차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실무 프로세스다. 이를 관통하는 핵심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법률 분석이 끝난 후에는 반드시 기술·마케팅 담당자와 직접 회의하여 변경 가능한 구성요소를 도출해야 한다. 법률가 혼자 할 수 없는 단계다.
  2. 각 청구항 한정사항에 대한 비침해 주장의 성공 가능성은 동일하지 않다. 강도와 균등론 위험을 기준으로 반드시 순위화해야 한다.
  3. 비침해 주장의 최소 기준은 summary judgment에서 승소할 수 있는 강도다. 이 기준에 미달하는 포인트에만 의존하는 것은 과도한 리스크를 수반한다.
  4. 문언침해 회피가 균등론 위험을 자동으로 제거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는 항상 별도로 검토·설명해야 한다.
  5. 최종 권고는 단일 최적안을 제시하되, 복수의 대안과 각각의 잔존 리스크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고객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핵심 명제 요약:

① 회피설계는 법률 분석뿐 아니라 기술·마케팅 판단을 포함한다.

② 비침해 가능성은 claim limitation별로 순위화해야 한다.

③ Summary judgment 가능성은 좋은 실무 기준이다.

④ 역균등론은 이론상 가능하지만, 판례가 매우 적고 적용이 드물어 최후 수단으로만 활용한다.

⑤ 최종 산출물은 고객이 경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비침해 의견서다.


결론: 회피설계는 법률·기술·경영의 교차점에서 완성된다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네 번째 단계는, 앞선 세 단계(용어 해석·내재적 증거 활용·외부 법리 적용)가 순수한 법률 작업이었던 것과 달리, 조직 내 여러 부서와의 협업과 경영 판단이 결합되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특허 회피설계는 결코 특허권자의 독점을 단순히 회피하는 편법이 아니다. 이는 특허제도의 본질적인 기능 중 하나다. 특허청구항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그 경계 밖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시장을 열어 두는 것이 특허 제도의 목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경계선을 체계적으로 탐색하고, 의뢰인이 그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바로 이 단계의 역할이다.

다음 글에서는 모든 회피 수단이 실패했을 경우 최후 수단으로 검토하는 역균등론(reverse doctrine of equivalents)과, 분석의 최종 산출물인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 작성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관련 해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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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ly 17, 2026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3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첫 번째 단계 —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제3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첫 번째 단계 ―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제3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첫 번째 단계
―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기업의 특허 실무자와 전문 변리사·변호사를 대상으로, 특허 회피설계(Design-Around)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론을 단계적으로 소개하는 연재의 세 번째 글입니다. 앞선 글에서는 회피설계의 개념과 일반 방법론, 그리고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의 성립 법리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가장 첫 번째 실천 단계인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을 다룹니다.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한 가장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접근법은 다음의 흐름으로 요약됩니다. 우선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합리적으로 좁게 해석할 수 있는 법적·기술적 근거를 찾아내고, 그 해석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이나 공정을 수정한 뒤, 최종적으로 비침해를 뒷받침할 법적 방어 논리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구성요소를 제거하거나 변경하는 작업이 아니라, 청구항 해석·제품 설계·법적 논증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체계적인 회피설계 방법론입니다.

With these general principles of literal infringement and claim construction in mind, we can apply a cookbook approach to designing around to avoid literal infringement.

— Ch.1 § IV, Cookbook Procedure for Avoiding Literal Infringement

여기서 "cookbook approach(요리책식 절차)"란 창의적 이론 논쟁보다, 실무자가 순서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절차적 체크리스트를 의미합니다. 총 16단계로 구성된 이 절차 중, 이번 글은 1~3단계, 즉 청구항 용어의 통상적 의미(Ordinary Meaning)를 확정하고 모호 용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집중합니다.


1단계: 최적의 사전·전문서를 찾아라

Find the Best Relevant Dictionary, Treatise, etc.

회피설계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청구항(Claims)에 사용된 각 용어가 해당 기술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특허의 유효출원일(Effective Filing Date) 당시에 공표된 사전(Dictionary), 백과사전(Encyclopedia), 기술전문서(Treatise), 논문, 산업표준(Technical Standard) 등 객관적인 외부 자료를 수집해야 합니다.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이란 청구항에 사용된 단어들을 정의함으로써 청구항의 문언상 범위(Literal Scope)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기본적으로 청구항 용어의 의미는 통상적 의미(Ordinary Meaning)이거나, 해당 특허에 고유한 특별한 의미(Special Meaning)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통상적 의미"에는 비기술적 용어(Non-technical Terms)와 기술적 용어(Technical Terms)가 모두 포함됩니다.

기준시점: 특허 유효출원일 당시의 자료를 기준으로

단어의 통상적 의미, 특히 비기술적 용어의 경우에는 특허의 유효출원일(Effective Filing Date) 당시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했던 사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Texas Digital 계열 판례에 따르면, 특허 출원 당시 공개되어 있던 사전·백과사전·전문서는 해당 기술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erson of Ordinary Skill in the Art, PHOSITA)가 청구항 용어에 부여했을 확립된 의미를 보여주는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로 인정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특허 출원 당시(유효출원일 기준)"라는 기준이 반드시 출원연도에 발간된 자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Inverness Medical Switzerland GmbH v. Warner Lambert Co. 사건에서 Federal Circuit은 1997년에 발행된 특허의 "on"이라는 단어를 해석하기 위해 1968년 사전과 1947년 사전을 참고했습니다. 해당 특허의 유효출원일 이전에 공표된 자료라면 출원연도보다 훨씬 앞선 자료도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기술용어의 경우 시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오래된 자료의 활용 여부는 해당 기술분야의 변화 속도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사전 vs. 기술사전: 용어 유형에 따라 증거가 달라진다

관련될 수 있는 사전에는 일반적 정의와 용례를 제공하는 영어사전뿐 아니라, 특정 기술분야에서 사용되는 전문적 의미를 제공하는 기술사전(Technical Dictionary)·백과사전·전문서가 포함됩니다(Inverness Medical Switzerland, 309 F.3d at 1378). 따라서 실무자는 먼저 문제가 되는 용어를 다음과 같이 분류해야 합니다.

용어 유형 주된 증거 자료 예시
일반어(Non-technical) 영어사전, 일반 백과사전 on, when, first, second
기술용어(Technical) 기술사전, 전문서, 표준문서 high frequency, amorphous, embossing
혼합형(Mixed) 일반사전 + 명세서 + 기술문헌 mode, flexible, layer

판례 사례: Intellectual Property Development v. UA-Columbia Cablevision

청구항의 "high frequency"라는 용어가 방송 시스템에서 55~216 MHz의 VHF(Very High Frequency) 범위를 포함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일반사전상의 정의를 따르면 VHF 범위까지 포함될 수 있었지만, 법원은 기술사전의 정의를 채택하여 "high frequency"를 3~30 MHz로 제한하였습니다(336 F.3d 1308). 피고 입장에서는 기술사전 정의가 유리했던 사례입니다.

선행기술 특허와 기술자료도 활용할 수 있다

사전·전문서 외에도 선행기술 특허(Prior Art Patents)가 청구항 용어의 통상적 의미를 확인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Kumar v. Ovonic Battery Co. 사건에서는 충전식 수소 배터리 특허의 "amorphous(비정질)" 합금 구조의 의미를 확인하는 데, 심사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된 선행기술 특허의 정의가 핵심 증거가 되었습니다(351 F.3d 1364).

기술정보자료(Technical Information Sheets)도 마찬가지입니다. 3M Innovative Properties v. Avery Dennison Corp. 사건에서는 "embossing(엠보싱)"의 의미를 정하는 데 기술정보자료가 활용되었으며, "multiple embossed pattern"이 완성품의 구조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두 단계 공정을 요구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350 F.3d 1365).

주의: 표준화 초안은 "확립된 의미"를 보여주지 않는다

외부증거의 가장 중요한 한계는, 그 자료가 반드시 특허 당시 이미 확립된 의미(Established Meaning)를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ACTV, Inc. v. Walt Disney Co. 사건에서는 양 당사자가 World Wide Web Consortium의 "request for comments" 문서를 권위 있는 자료로 제시했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했습니다. 그 문서의 목적은 이미 확립된 의미를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수집하고 장래 표준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346 F.3d 1082).

소프트웨어·통신·AI 분야에서 RFC, W3C 문서, IETF 초안, 기술 블로그 등을 다룰 때는 그 문서가 특허의 기준시점 당시 이미 확정된 표준이었는지, 아니면 초안이나 의견수렴 단계에 머물렀는지를 반드시 구별해야 합니다.

To summarize, the object at this point in the design-around process is to categorize the words in the claims as technical or non-technical, and find the best relevant evidence of the ordinary meaning of the words to one of ordinary skill.

1단계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청구항의 단어들을 기술용어와 비기술용어로 분류하고, 통상의 기술자를 기준으로 해당 단어들의 통상적 의미를 보여주는 최적의 관련 증거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 작업은 단순한 자료조사가 아니라, 향후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 작성에서 결정적인 증거 기반이 됩니다.


2단계: 관련된 통상적 정의를 식별하라

Identify the Relevant Ordinary Definitions of the Words in the Claims

대부분의 단어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법원은 그 가운데 관련 있는 정의(Relevant Definition)를 선택해야 합니다. 사전의 정의 가운데 일부는 청구된 발명과 전혀 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 된 청구항 용어의 여러 사전적 의미 중 발명자가 그 단어를 사용한 방식과 가장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항상 내부기록(Intrinsic Record)을 검토해야 합니다.

여기서 1단계와 2단계의 차이가 중요합니다. 1단계가 "어떤 사전·문헌을 찾을 것인가"라면, 2단계는 "찾아낸 여러 정의 중 어떤 정의를 채택할 것인가"입니다.

내부기록이 필터 역할을 한다

사전은 하나의 단어에 대해 복수의 정의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on"은 "~의 위에", "~에 접하여", "~에 부착되어", "~하는 중에", "~에 관하여"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특허 청구항에서 중요한 것은 사전의 모든 의미가 아니라, 발명의 기술적 문맥에서 가능한 의미입니다.

사전이 여러 후보 의미를 제공하면, 내부기록(청구항, 명세서, 도면, 출원경과)은 그 가운데 발명자가 실제로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를 확인하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설계회피 실무에서는 이 필터링 단계가 특히 중요합니다. 의뢰인에게 유리한 사전 정의만을 선택했다가 명세서 문맥에 의해 소송에서 쉽게 배척되는 상황을 피해야 합니다.

판례 사례: Inverness Medical Switzerland GmbH v. Warner-Lambert Co.

임신진단 시험지(Pregnancy Test Strip)에 관한 특허에서 문제 된 청구항 용어는 "on"이었으며, 쟁점은 "on"이 시험지 표면 위의 배치(Surface Disposition)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시험지 내부로의 함침(Impregnation)까지 포함하는지였습니다(309 F.3d 1373).

Federal Circuit은 1968년 사전과 1947년 사전을 기준으로 "on"을 위치적·기능적·시간적 문맥으로 나누어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시간적 의미("특정한 날의 진행 중에 발생함" 등)는 문맥상 무관하다고 배제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법원이 "on"의 사전 정의가 표면 배치와 내부 함침을 모두 포함하고, 명세서 역시 두 가지 구조를 모두 개시하고 있으므로, "on"은 두 대안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판시했다는 점입니다.

핵심 원칙: 복수 의미가 모두 관련되면 둘 다 포함될 수 있다

이 사건이 설계회피 실무에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단어의 통상적 의미가 두 개의 관련 대안을 모두 포함하고, 명세서나 출원경과가 그중 하나만을 의도했음을 명확히 보여주지 않는 한, 청구항은 두 대안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설계회피자에게 경고입니다. 단어 하나를 좁게 읽어 제품 구조를 약간 바꿨다고 해서 반드시 문언침해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명세서가 여러 대안적 구조를 모두 개시하고 있다면, 청구항 용어도 그 대안들을 포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명세서나 출원경과가 특정 의미만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거나 다른 의미를 명시적으로 배제했다면, 청구항은 그만큼 좁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3단계: 통상적 의미가 없는 용어를 모두 식별하라

Identify All Words in the Claims That Have No Ordinary Meaning, i.e., No Meaning Outside of the Specification

어떤 청구항 용어가 너무 넓어서 모호하거나, 일반사전과 기술문헌에서 독립적으로 확립된 의미를 갖지 않는다면, 법원은 그 의미를 명세서(Specification) 중심으로 해석하게 됩니다. 이는 특허권자에게는 "원치 않는 결과(Undesired Results)"가 될 수 있습니다. 넓게 쓰려고 한 청구항이 오히려 명세서의 좁은 실시예(Embodiment)나 수치범위로 제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설계회피자의 관점에서는 이것이 전략적 기회가 됩니다.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유형의 용어를 구분하면 이 단계의 실무 적용이 명확해집니다.

유형 예시 해석 방향
통상적 의미가 있는 넓은 용어 connector, layer, server 일반·기술 의미에서 출발
통상적 의미가 없는 모호 용어 vivid colored appearance, automation code 명세서 중심 해석 → 제한 가능성 ↑
특허권자가 특별히 정의한 용어 "as used herein…" 형태 명세서의 특별 정의 적용
발명자의 조어(Coined Term) 업계 의미 없음 명세서에서 의미 탐색

판례 ①: 주관적 형용사는 명세서의 수치범위로 제한된다

판례 사례: Oakley, Inc. v. Sunglass Hut Int'l., 316 F.3d 1331 (Fed. Cir. 2003)

"vivid colored appearance(선명한 색상 외관)"라는 청구항 용어는 쉽게 정의될 수 없었습니다. "선명하다"는 표현은 주관적이어서 어느 정도 색상 차이가 있어야 하는지 객관적 기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명세서에서 객관적 기준을 찾아, "vivid colored appearance"를 5.45%에서 405% 범위의 differential effect를 만들어내고, 최소 2.3% 이상의 효과를 내는 선글라스로 해석하였습니다. 겉으로는 넓어 보이는 청구항이 명세서의 수치범위에 묶인 사례입니다.

판례 ②: 업계에서 받아들여진 의미가 없으면 "강한 추정"도 없다

판례 사례: Irdeto Access, Inc. v. Echostar Satellite Corp., 383 F.3d 1295 (Fed. Cir. 2004)

법원은 해당 기술분야에서 받아들여진 의미(Accepted Meaning in the Art)가 없는 다툼 있는 용어는 Texas Digital의 "강한 추정(Heavy Presumption)"을 누리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 받아들여진 의미가 없는 경우, 그 청구항 용어는 특허 자체가 제공하는 범위까지만 해석됩니다. 따라서 출원인은 다툼이 생길 수 있는 용어에 대해 명세서에서 정확한 정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판례 ③: 상대적 표현은 명세서가 해석 기준이 된다

판례 사례: On-Line Technologies, Inc. v. Bodenseewerk Perkin-Elmer GmbH, 386 F.3d 1133 (Fed. Cir. 2004)

"substantially spherical … having a cylindrical component added thereto(원통형 구성요소가 추가된 실질적으로 구형인)"라는 표현은 반사면(Reflective Surfaces)에 적용될 때 해당 기술분야에서 정확하고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법원은 그 표현이 해당 특허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알기 위해 명세서를 참고하였습니다. "substantially", "approximately", "about" 류의 상대적 표현은 객관적 경계가 불명확할 경우, 명세서의 도면·수치·기능적 설명이 해석 기준이 됩니다.

판례 ④: 사전 정의가 너무 넓으면 실질적 의미가 없다

판례 사례: Altiris, Inc. v. Symantec Corp., 318 F.3d 1363 (Fed. Cir. 2003)

"automation code"의 "automation"에 대한 사전 정의는 너무 넓어서 실질적 의미가 거의 없었습니다. 특허권자가 청구항의 명확성을 떨어뜨리는 표현을 선택했기 때문에, 법원은 명세서에 의존하여 그 문구를 해석했습니다. 소프트웨어 특허에서 "module", "engine", "logic", "manager" 같은 포괄적 용어를 청구항에 사용할 때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용어들은 명세서에 기재된 특정 알고리즘·구조·절차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례 ⑤: 사전 정의 자체가 없는 경우

판례 사례: Riverwood Int'l Corp. v. R.A. Jones & Co., 324 F.3d 1346 (Fed. Cir. 2003)

포장장비 분야의 "flight bars"라는 용어에 대한 사전 정의가 없었습니다. 법원은 명세서에 나타난 사용례와 구성 설명을 통해 통상적 의미를 결정했습니다. 산업 장비·제조공정 특허에서는 특정 업계 또는 특정 기계 구조에서만 쓰이는 실무적 용어가 많습니다. 이런 용어가 명세서에 충분히 설명되어 있지 않다면, 법원은 명세서에 기재된 구체적 구조에 제한하여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무 적용 체크리스트

앞서 살펴본 1~3단계를 설계회피 의견서 작성에 실제로 적용할 때는 다음 순서를 따르는 것을 권장합니다.

  1. 청구항에 포함된 모든 용어를 추출하고, 각각을 일반어·기술용어·특허 고유 용어로 분류한다.
  2. 일반어는 특허 기준시점에 가까운 영어사전에서 의미를 찾는다.
  3. 기술용어는 기술사전·전문서·표준문서·선행기술 특허에서 의미를 찾는다.
  4. 수집된 자료 중 발명의 기술적 문맥과 관련 있는 정의를 선별하고, 무관한 정의는 그 이유와 함께 배제한다.
  5. 표준화 초안·의견수렴 문서는 확립된 의미를 보여주는 자료인지 여부를 별도로 검토한다.
  6. 모든 외부증거는 명세서와 출원경과(내부기록)에 비추어 재검증한다.
  7. 명세서 밖에서 독립적인 통상적 의미를 갖지 않는 용어를 식별하고, 해당 용어가 명세서의 어떤 실시형태·수치·기능·목적과 연결되어 제한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8. 설계변경팀에는 "어떤 구성요소를 어떻게 바꾸면 어떤 청구항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지침으로 전달한다.

마치며

1~3단계는 회피설계 전체 과정의 인식론적 출발점입니다. 청구항 용어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제품 수정을 시작하면, 법적 근거 없는 설계변경에 그치거나 오히려 균등침해(Doctrine of Equivalents)의 위험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용어를 일반어와 기술용어로 분류하여 최적의 외부증거를 찾아낼 것. 둘째, 사전의 여러 정의 가운데 내부기록과 부합하는 관련 정의를 선별할 것. 셋째, 통상적 의미가 없거나 모호한 용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명세서에 기반한 청구항 축소 논리를 구축할 것. 이 세 가지 작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법적으로 견고한 회피설계의 토대가 마련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4~6단계, 즉 명세서와 출원경과(내재적 증거)를 통해 청구항 권리범위를 추가로 좁히는 방법을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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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2장 문언침해 법리의 이해와 회피설계 방법론 소개

제2장 문언침해 법리의 이해와 회피설계 방법론 소개 — 미국 특허 Literal Infringement

제2장 문언침해 법리의 이해와 회피설계 방법론 소개
— 미국 특허 Literal Infringement 판례 분석

이 시리즈는 기업 특허 실무자와 변리사·변호사를 대상으로, 미국 특허 회피설계(designing around)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참고 교재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이며, 교재를 바탕으로 실무 경험과 판례 분석을 더해 재구성하였습니다.

지난 제1장에서 회피설계의 개념과 12단계 절차, 9가지 핵심 법리를 개관하였습니다. 이번 제2장에서는 그 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관문인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의 성립 법리를 판례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앞으로 심층적으로 다루게 될 문언침해 회피설계 방법론(cookbook procedure)을 예고합니다.

교재 원문이 다루는 범위는 Chapter 1, Section I(Introduction), Section II(Literal Infringement Generally), Section III(Claim Construction Under Markman) 앞부분입니다. 이 세 섹션은 문언침해 분석의 기초 공식부터 청구항 해석 원칙까지, 회피설계 실무의 법리적 뼈대를 구성합니다.


1. 왜 문언침해가 회피설계의 첫 관문인가

회피설계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을 극복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교재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실패의 원인은 문언침해 단계에 있습니다.

일부 실무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균등론만 피하면 되겠지. 기능이나 방식을 조금 다르게 하면 균등론 주장이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이 접근법은 순서가 잘못되었습니다. 문언침해가 인정되는 순간, 균등론과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에 관한 방어 전략은 모두 실효성을 잃습니다.

회피설계의 첫 번째 질문은 "균등물인가?"가 아니라 "청구항 문언을 충족하는가?"이다. 문언침해가 성립되면 다른 방어 전략은 무력화된다.

교재는 이 점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not all design around efforts have been successful. One of the problems with some design around efforts is that occasionally the accused device is found to be a literal infringement of the patent. In those instances, all consideration of the doctrine of equivalents,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and other aspects of a usual designing around project turns out to have been wasted effort. Claim construction is the overriding concern in these cases."

즉, 문언침해를 먼저 확실히 피한 이후에 균등론 분석으로 넘어가는 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이것이 이번 장이 문언침해 법리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2. 문언침해 성립의 기본 공식 — 모든 구성요소 원칙

문언침해의 핵심 공식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every limitation)가 피고 제품 또는 공정에 존재해야 문언침해가 성립한다. 하나라도 빠지면 성립하지 않는다.

이를 All-Elements Rule 또는 All-Limitations Rule이라고 합니다. 아래 표는 이 원칙의 적용을 정리합니다.

청구항 피고 제품 문언침해 가능성
A+B+C A+B+C 성립 가능
A+B+C A+B+C+D 성립 가능 — 추가 요소 D는 침해를 부정하지 않음
A+B+C A+B 부정 — C 결여
A+B+C A+B+X 문언침해 부정 가능, 그러나 균등론 별도 검토 필요

이 원칙이 회피설계에서 갖는 실무적 함의는 명확합니다. 무언가를 더 붙이는 것이 아니라, 청구항의 필수 limitation 중 적어도 하나를 확실히 제거하거나 청구항 문언 밖으로 대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3. Amstar 원칙: 문언침해 판단의 6가지 일반 원칙

Amstar Corp. v. Envirotech Corp., 730 F.2d 1476 (Fed. Cir. 1984)는 문언침해 판단의 일반 원칙을 가장 명확하게 정리한 판례입니다. 교재는 이 사건에서 정리된 6가지 원칙을 회피설계 실무의 기초로 제시합니다.

# 원칙 실무적 의미
1 침해가 주장된 청구항(asserted claims)을 침해 혐의 제품 또는 공정과 비교해야 한다. 비교의 기준은 항상 "청구항"이다.
2 침해는 특허의 부품·명세서 설명과 피고 제품을 비교해서 판단하지 않는다. 명세서 실시예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침해가 되지 않는다.
3 침해는 당사자의 상업제품끼리 비교해서 판단하지 않는다. 특허권자 제품과 피고 제품의 차이는 결정적이지 않다.
4 소 제기 전에 제조·판매·사용된 피고 제품을 청구항과 비교해야 한다. 소송 후 제품 변경은 최초 비교 필요성을 제거하지 않는다. 사후적 설계 변경으로 소급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5 단순히 구성요소나 기능을 추가한 것만으로는 침해를 부정할 수 없다. 기능 추가는 회피설계 수단이 아니다.
6 구성요소들의 조합으로 된 청구항이라고 해서 다른 청구항과 다르게 취급할 근거는 없다. 조합 청구항도 동일하게 all-elements rule 적용.

이 6가지 원칙 중 실무자들이 가장 자주 오해하는 것은 원칙 2와 3입니다. "우리 제품은 특허권자의 제품과 다르다"거나 "명세서 실시예와 다르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는 비침해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비교의 기준은 언제나 해석된 청구항(interpreted claim)이지 특허권자의 상용제품이나 명세서 실시예가 아닙니다.


4. SmithKline 원칙: 직접침해의 2단계 분석

SmithKline Diagnostics, Inc. v. Helena Laboratories Corp., 859 F.2d 878 (Fed. Cir. 1988)은 직접침해(direct infringement) 분석의 절차적 구조를 명확히 정립했습니다. 이 2단계 구분은 회피설계 실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단계 내용 법적 성격 항소심 심사기준
1단계 청구항의 의미를 해석한다 (claim construction) 법률문제 (question of law) De novo (원칙적으로)
2단계 해석된 청구항을 피고 제품·공정에 적용한다 사실문제 (question of fact) Substantial evidence (배심원) / Clear error (판사)

이 구별은 소송 전략과 회피설계 의견서 작성 모두에서 핵심적입니다. 침해 입증 책임은 특허권자에게 있으며, 증거의 우월(preponderance of the evidence) 기준으로 청구항의 모든 제한요소가 피고 제품에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회피설계 의견서를 작성할 때도 이 두 단계를 명확히 분리해야 합니다. 1단계 청구항 해석을 충분히 수행하지 않은 채 2단계 제품 대비로 넘어가는 것은 실무상 가장 흔한 오류입니다.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교재는 2005년 자료로서 Cybor 판례에 따른 전면적 de novo 심사론을 전제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Teva Pharmaceuticals v. Sandoz (2015) 이후, 지방법원이 외부증거(extrinsic evidence)에 기초하여 해결한 하위 사실인정은 항소심에서 명백한 오류(clear error) 기준으로 심사됩니다. 교재의 설명은 이 점을 감안하여 읽어야 합니다.


5. Wahpeton 원칙 ① — 열등한 침해품도 침해다

Wahpeton Canvas Co. v. Frontier Inc., 870 F.2d 1546 (Fed. Cir. 1989)의 각주 2는 회피설계 실무에서 두 번째로 자주 오해되는 착각을 명확히 바로잡습니다.

"Inferior infringement is still infringement." — 성능이 낮거나 품질이 조악한 제품도,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를 충족한다면 문언침해가 성립한다.

현장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우리 제품은 특허권자 제품보다 훨씬 싸고 성능도 낮다. 침해 걱정은 없겠지." 그러나 특허침해 분석에서 성능의 우열은 본질적 기준이 아닙니다.

단,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청구항 자체가 특정 성능 수준을 limitation으로 포함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99.9% 이상의 입자를 제거하는 필터"라는 청구항에서 피고 제품이 80%의 제거율만 달성한다면, 그 성능 미달이 곧 limitation 결여가 됩니다. 성능 차이가 침해 방어 수단이 되려면, 그 성능이 청구항의 limitation으로 명시되어 있어야 합니다.


6. Wahpeton 원칙 ② — 독립항·종속항의 침해 관계

같은 판례의 각주 9는 회피설계에서 어떤 청구항을 우선 분석해야 하는지에 관한 핵심 원칙을 제공합니다.

One may infringe an independent claim and not infringe a claim dependent on that claim. The reverse is not true. One who does not infringe an independent claim cannot infringe a claim dependent on (and thus containing all the limitations of) that claim.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독립항(independent claim)을 침해하면서도 그 독립항에 종속된 종속항(dependent claim)은 침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역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독립항을 침해하지 않는 사람은, 그 독립항에 종속된 종속항도 침해하지 않습니다.

아래 예로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청구항 구성 피고 제품 (A+B, C 결여)
청구항 1 (독립항) A+B+C 문언침해 없음
청구항 2 (종속항) 청구항 1 + D 문언침해 없음
청구항 3 (종속항) 청구항 1 + E 문언침해 없음

이 원칙은 회피설계의 분석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직결됩니다. 가장 넓은 독립항을 확실히 피하면, 그 독립항에 종속된 청구항들도 일반적으로 함께 피할 수 있습니다.


7. Wilson Sporting Goods의 예외와 Becton Dickinson의 확인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 904 F.2d 677 (Fed. Cir. 1990)에서 Rich 판사는 Wahpeton 원칙이 "일반적으로 옳지만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균등론(DOE) 분석에서 유효성(validity) 요소 때문에 종속항의 균등범위가 독립항의 균등범위와 달라질 수 있다는 논의가 전개됩니다.

그러나 문언침해 분석에 한해서는, Becton Dickinson & Co. v. C.R. Bard, Inc., 922 F.2d 792 (Fed. Cir. 1990)이 Wahpeton 원칙을 명확히 재확인했습니다. 즉, 회피설계 실무에서 문언침해를 다룰 때는 Wahpeton 원칙을 기본 법리로 적용해도 무방합니다.

⚖ 정리 — 독립항·종속항과 문언침해 vs. 균등론

문언침해: 독립항을 침해하지 않으면 그 종속항도 침해하지 않는다 (Wahpeton / Becton Dickinson — 확고한 법리).

균등론: 유효성 요소 때문에 독립항과 종속항의 균등범위가 다를 수 있다 (Wilson Sporting Goods — 균등론에서만 적용되는 예외).


8. 회피설계의 집중 대상: 가장 넓은 독립항

교재는 다음과 같이 실무적 결론을 내립니다.

"It is probably safe in 'designing around' literal infringement to concentrate on the broadest independent claim. If the patentee fails to establish that the broadest independent claim is infringed, there is no infringement."

즉, 문언침해 회피설계에서는 가장 넓은 독립항(broadest independent claim)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안전합니다. 가장 넓은 독립항을 확실히 피하면 그 종속항들도 따라서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특허에는 복수의 독립항군이 공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구항 유형 예시 회피설계 시 주의점
장치 독립항 (apparatus claim) 청구항 1: A+B+C를 포함하는 장치 제품 구조를 기준으로 분석
방법 독립항 (method claim) 청구항 10: A를 수신하고, B를 처리하고, C를 출력하는 방법 사용자의 사용 행위가 방법항을 충족할 수 있음
시스템 독립항 (system claim) 청구항 20: 서버 X + 단말 Y + DB Z로 구성된 시스템 클라우드·네트워크 구조 전체를 분석해야 함

장치 독립항을 피하더라도 방법 독립항, 시스템 독립항이 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실무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각 청구항 유형(장치·방법·시스템·CRM)별로 가장 넓은 독립항을 각각 식별하고, 각각 별도로 분석하라.


9. 청구항 해석: 회피설계 성패의 분수령

문언침해 분석의 1단계는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입니다. 청구항 해석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피고 제품이 문언 범위 안에 들어오기도 하고, 밖으로 나가기도 합니다. 회피설계의 성패는 결국 법원이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청구항 해석을 사전에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9-1. 객관적 기준: 통상의 기술자(POSITA)

Markman 판결을 인용하면서 교재는 청구항 해석의 기준을 명확히 합니다.

"The focus is on the objective test of what one of ordinary skill in the art at the time of the invention would have understood the term to mean."

즉, 청구항 해석은 발명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발명 당시 해당 기술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OSITA: Person of Ordinary Skill in the Art)가 그 용어를 어떻게 이해했는가라는 객관적 기준에 따릅니다. 발명자가 나중에 "나는 이 단어를 좁게 쓰려고 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출원경과에 객관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은 한 거의 증명력이 없습니다.

이 원칙은 회피설계에서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집니다. 특허권자의 내심 의도를 추측할 수 없는 경쟁사 입장에서, 권리범위는 공개된 특허문서를 통해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따라서 회피설계도 특허권자의 의도가 아니라 공개 문서를 통상의 기술자 관점에서 읽는 작업입니다.

9-2. 청구항 해석의 출발점: 청구항 문언 자체

청구항 해석에서 가장 먼저 보아야 하는 자료는 청구항 문언 자체입니다. 침해가 주장된 청구항(asserted claims)뿐 아니라 같은 특허 안의 다른 청구항(non-asserted claims)도 해석의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청구항 차별화 원칙(claim differentiation)이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청구항은 서로 다른 범위를 갖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를 들어 독립항에는 "fastener"라고 되어 있고 종속항에는 "wherein the fastener is a screw"라고 되어 있다면, 독립항의 "fastener"는 나사(screw)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가능해집니다.

9-3. 법원의 한계: 청구항을 새로 쓸 수 없다

교재는 중요한 원칙을 제시합니다. "Courts can neither broaden nor narrow the claims to give the patentee something different than what he has set forth."

법원은 청구항의 의미를 확정할 수 있지만, 특허권자에게 청구하지 않은 권리를 새로 부여할 수 없고, 반대로 임의로 청구항을 좁힐 수도 없습니다. 이 원칙은 회피설계자에게 중요한 무기이기도 합니다. 특허권자가 소송에서 주장하는 과도하게 넓은 해석은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9-4. 통상적 의미 vs. 명세서의 특별 정의

청구항 용어는 원칙적으로 해당 기술분야에서 통상적이고 관습적인 의미(ordinary and customary meaning)를 가집니다. 그러나 명세서에서 특별한 정의를 명확히 제시한 경우에는 그 정의가 우선합니다. 이를 "발명자가 자신의 사전 편찬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patentee as lexicographer 원칙이라고 합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둘의 구별입니다. 명세서의 실시예를 청구항에 함부로 읽어 넣는 것은 금지됩니다. 그러나 명세서가 용어 자체를 "As used herein, 'X' means …"와 같이 명시적으로 정의한 경우에는 그 정의를 청구항 해석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구분 내용 청구항 해석에 미치는 영향
통상적 의미 해당 기술분야에서 POSITA가 이해하는 보통 의미 원칙적 기준
명세서의 특별 정의 "As used herein, X means …" 형식의 명시적 정의 통상적 의미를 대체할 수 있음
명세서의 실시예 발명의 구체적 구현 사례 원칙적으로 청구항에 읽어 넣기 금지
출원경과 심사 과정에서의 보정·의견서·인터뷰 용어 의미를 제한·확인하는 내재적 증거

10. Markman 판례: 청구항 해석을 법원의 역할로 정립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 Inc., 52 F.3d 967 (Fed. Cir. 1995)(en banc), aff'd, 517 U.S. 370 (1996)은 미국 특허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적 판례 중 하나입니다. 이 판례의 핵심 명제는 단순합니다.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은 배심원이 아니라 법원(판사)이 담당하는 법률문제다.

10-1. Markman 이전: 배심원 중심 청구항 해석의 문제

Markman 이전에는 청구항 해석이 사실상 배심원에게 맡겨졌습니다. 배심원 지침(jury instructions)에는 일반적인 법리만 포함되었고, 특정 용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안내가 없었습니다. 배심원은 대개 "침해" 또는 "비침해"라는 일반평결(general verdict)만 내렸고, 그 결론에 어떤 청구항 해석이 전제되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구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 항소심에서 de novo로 청구항 해석을 다시 해야 하는데, 배심원의 평결이 이미 내려진 뒤 이루어지다 보니 그 평결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해석이 기울 수 있었습니다. 둘째, 청구항 해석 이유가 기록으로 남지 않아 Federal Circuit이 일관된 청구항 해석 법리를 발전시키기 어려웠습니다.

10-2. Read v. Portec: 회피설계 실패의 교훈

교재는 Markman 이전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Read Corp. v. Portec, Inc., 970 F.2d 816 (Fed. Cir. 1992)를 제시합니다. 이 사건은 회피설계 실무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경고입니다.

⚖ 사례 분석 — Read Corp. v. Portec, Inc.

문제 청구항 문구: "said short end being closed from an upper edge of said short end to the ground"

피고의 회피 설계: 장치의 short end를 지면에서 6인치(약 15cm) 띄운 설계. 피고는 "to the ground"라는 문구를 피했다고 판단하고, 균등론 방어에 집중했다.

실제 결과: 배심원은 문언침해를 인정했다. "closed … to the ground"가 지면에서 6인치 떨어진 구조까지 포함한다고 해석된 것이다. 균등론과 출원경과 금반언은 결국 문제 될 여지가 없었다.

핵심 교훈: 단어의 직관적·사전적 의미만 보고 회피설계를 하면 위험하다. 법원은 청구항 전체 맥락을 보고 해석한다.

10-3. "Completely open"과 "closed to the ground"의 대비

Federal Circuit이 문언침해 평결을 유지한 핵심 근거는 청구항 내부의 표현 비교였습니다. 같은 청구항 안에서 장치의 다른 부분은 "completely open"(완전히 열려 있는)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청구항 작성자는 필요한 경우 "completely"라는 강조 수식어를 사용할 줄 알았다.
  2. 그런데 "closed to the ground" 앞에는 "completely"를 붙이지 않았다.
  3. 따라서 "closed to the ground"가 반드시 "completely closed to the ground"(지면에 완전히 닿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4. 지면에서 6인치 떨어진 구조도 이 문구에 포함될 수 있다.

교재는 비판적으로 덧붙입니다. 만약 배심원이 반대로 비침해 평결을 내렸다면, 법원은 청구항 내 "near"라는 표현을 근거로 "closed"가 "near"보다 좁은 의미라는 해석을 채택했을 수 있고, 그러면 6인치 간격은 청구항 범위 밖에 놓였을 것입니다. 이처럼 동일한 청구항 문구가 배심원 평결 방향에 따라 넓게도 좁게도 해석될 수 있었다는 점이 Markman 이전 시스템의 핵심 문제였습니다.

이 사례는 회피설계자에게 다음 세 가지 교훈을 줍니다.

  • 위치 표현("to," "at," "near," "adjacent to")은 안전마진을 크게 확보해야 합니다. 수 인치의 물리적 차이가 법적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청구항의 특정 용어는 같은 청구항 내 다른 표현과의 대비를 통해 해석됩니다. 고립적으로 단어 하나만 보면 안 됩니다.
  • 균등론 방어 준비에 집중하다가 문언침해 분석을 소홀히 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실수입니다.

10-4. Markman이 해결하려 한 문제

Markman 판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구항 해석을 법원의 역할로 명확히 정립했습니다. 법원이 재판 전 또는 재판 중 Markman Hearing을 통해 청구항 용어의 의미를 명시적으로 해석하고 기록으로 남기면, 당사자들은 어떤 해석을 기준으로 침해 여부가 판단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로써 회피설계자도 법원이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해석을 기준으로 설계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Markman이 예측가능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교재 뒤의 Cybor 논의에서 보듯, 전면적 de novo 항소심 심사는 지방법원 청구항 해석이 자주 뒤집히는 새로운 문제를 낳았습니다. 이 문제는 이후 Teva 판결에서 일부 완화되었습니다. 항소심 리스크는 현재도 회피설계 의견서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11. 앞으로 심층적으로 다루게 될 방법론 예고

지금까지 우리는 문언침해의 성립 법리를 판례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이 법리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에서는 실무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문언침해 회피설계 단계별 방법론(Cookbook Procedure)을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앞으로 다루게 될 문언침해 회피설계 방법론은,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최대한 좁게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 해석해 내고(1~11단계), 이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을 수정하며(12~14단계), 법적인 방어 논리를 완성하는(15~16단계)' 체계적인 설계 지침입니다. 이를 구체적인 회피설계 방법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1~3단계

가장 먼저 특허 발행 당시에 출판된 사전, 논문 등 객관적인 외부 자료를 수집하여 청구항 내 단어들의 통상적인 의미(ordinary and customary meaning)를 확정합니다.

만약 단어의 통상적 의미가 명확하지 않거나 기술 분야에서 널리 합의된 의미가 결여되어 있다면(예: "자동화", "선명한 색상 외관"), 이 용어들은 명세서를 통해서만 의미를 파악해야 하므로 권리범위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모호한 용어일수록 회피설계의 공략 지점이 됩니다.

② 내재적 증거(명세서 및 출원경과)를 통한 권리범위 축소 4~6단계, 8단계

특허권자가 명세서나 출원 과정(포대; prosecution history)에서 특정 용어를 좁게 정의했거나 특정 목적을 강조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발췌합니다. 일반적인 원칙과 달리 특허권자가 용어를 암시적으로라도 한정했다면, 명세서가 사전의 역할을 대신하여 청구항을 통제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넓은 의미의 단어라도 명세서 상의 발명 목적 달성을 위해 좁은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면, 이 좁은 해석을 기준으로 회피설계를 진행합니다.

③ 외부 증거 및 특허 법리를 활용한 한정 7단계, 9~11단계

명세서 해석이 끝난 후, 전문가의 증언이나 35 U.S.C. § 112(b)(명확성 요건), 청구항 차별화 원칙(Doctrine of Claim Differentiation) 등의 특허 법리를 적용하여 청구항을 좁게 해석할 수 있는 논리를 추가로 발굴합니다. 청구항을 무효화할 수 있는 필수 요소를 찾는 것도 유효한 병행 전략이 됩니다.

④ 실무 부서와의 협업 및 제품의 실질적 변경 12~14단계

법리적 해석이 완료되면 기술(엔지니어) 및 마케팅 팀과 직접 논의를 거칩니다. 청구항의 제한요소(limitations) 중 변경하거나 아예 제거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각 요소를 회피했을 때 소송에서 방어할 수 있는 성공 확률을 평가하여 순위를 매깁니다.

이를 통해 고객(혹은 자사)이 가장 안전하게 침해를 벗어날 수 있는 최적의 제품 변경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⑤ 최후의 방어 논리 및 비침해 의견서 작성 15~16단계

문언적으로 모든 요소를 피하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이라면, 문언에 읽히더라도 실질적인 작동 원리나 결과가 전혀 다르다는 역균등론(Reverse Doctrine of Equivalents)을 최후의 비침해 논리로 구성합니다.

최종적으로 제품에 청구항의 제한요소가 결여되어 있거나 역균등론에 의해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공식적인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를 작성함으로써 전체 회피설계 프로세스를 마무리합니다.


12. 결론: 문언침해 법리의 핵심 정리

이번 장에서 다룬 내용을 10가지로 압축합니다.

  1. 문언침해가 인정되면 균등론과 출원경과 금반언 방어 전략은 실익을 잃는다. 회피설계의 첫 관문은 반드시 문언침해 분석이다.
  2. 문언침해는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every limitation)가 피고 제품에 존재할 때 성립한다. 하나라도 결여되면 성립하지 않는다.
  3. 침해 판단의 기준은 "청구항 대 피고 제품"이다. 특허권자 제품, 명세서 실시예와 피고 제품의 비교는 결정적이지 않다.
  4. 추가 기능을 붙여도 침해가 될 수 있다. A+B+C+D는 A+B+C를 요구하는 청구항을 침해할 수 있다.
  5. 열등한 침해품도 침해다. 성능 차이는 그것이 청구항의 limitation으로 명시된 경우에만 방어 수단이 된다.
  6. 독립항을 문언침해하지 않으면 그 종속항도 문언침해하지 않는다. 가장 넓은 독립항을 우선 분석하라.
  7. 각 청구항 유형(장치·방법·시스템)별로 가장 넓은 독립항을 각각 별도로 분석해야 한다.
  8. 청구항 해석은 통상의 기술자(POSITA)가 기준이다. 발명자의 주관적 의도나 사후 진술은 원칙적으로 청구항 범위를 결정하지 못한다.
  9. 위치 표현("to," "near," "adjacent to")은 직관보다 훨씬 넓게 해석될 수 있다. Read v. Portec의 6인치 실패 사례를 항상 기억하라.
  10. Markman은 청구항 해석을 법원의 역할로 정립했다. 회피설계 의견서는 지방법원과 항소심(Teva 이후)에서 모두 유지될 수 있는 해석을 기준으로 작성해야 한다.

다음 편부터는 이 법리를 바탕으로 실제 청구항 해석 절차와 회피설계 방법론을 단계별로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 유튜브 해설 영상: 문언침해 회피설계 방법론의 소개

아래 영상에서는 본 글에서 다룬 Amstar 6원칙, SmithKline 2단계 분석, Wahpeton 판례, Read v. Portec 사례, Markman 청구항 해석 원칙을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해설합니다. 블로그와 함께 활용하시면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튜브] 문언침해 회피설계 방법론의 소개 | YouTube에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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