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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ly 17, 2026

제3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첫 번째 단계 —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제3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첫 번째 단계 ―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제3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첫 번째 단계
―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기업의 특허 실무자와 전문 변리사·변호사를 대상으로, 특허 회피설계(Design-Around)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론을 단계적으로 소개하는 연재의 세 번째 글입니다. 앞선 글에서는 회피설계의 개념과 일반 방법론, 그리고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의 성립 법리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가장 첫 번째 실천 단계인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을 다룹니다.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한 가장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접근법은 다음의 흐름으로 요약됩니다. 우선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합리적으로 좁게 해석할 수 있는 법적·기술적 근거를 찾아내고, 그 해석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이나 공정을 수정한 뒤, 최종적으로 비침해를 뒷받침할 법적 방어 논리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특정 구성요소를 제거하거나 변경하는 작업이 아니라, 청구항 해석·제품 설계·법적 논증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체계적인 회피설계 방법론입니다.

With these general principles of literal infringement and claim construction in mind, we can apply a cookbook approach to designing around to avoid literal infringement.

Ch.1 § IV, Cookbook Procedure for Avoiding Literal Infringement

여기서 "cookbook approach(요리책식 절차)"란 창의적 이론 논쟁보다, 실무자가 순서대로 따라 할 수 있는 절차적 체크리스트를 의미합니다. 총 16단계로 구성된 이 절차 중, 이번 글은 1~3단계, 즉 청구항 용어의 통상적 의미(Ordinary Meaning)를 확정하고 모호 용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집중합니다.


1단계: 최적의 사전·전문서를 찾아라

Find the Best Relevant Dictionary, Treatise, etc.

회피설계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청구항(Claims)에 사용된 각 용어가 해당 기술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특허의 유효출원일(Effective Filing Date) 당시에 공표된 사전(Dictionary), 백과사전(Encyclopedia), 기술전문서(Treatise), 논문, 산업표준(Technical Standard) 등 객관적인 외부 자료를 수집해야 합니다.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이란 청구항에 사용된 단어들을 정의함으로써 청구항의 문언상 범위(Literal Scope)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기본적으로 청구항 용어의 의미는 통상적 의미(Ordinary Meaning)이거나, 해당 특허에 고유한 특별한 의미(Special Meaning)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통상적 의미"에는 비기술적 용어(Non-technical Terms)와 기술적 용어(Technical Terms)가 모두 포함됩니다.

기준시점: 특허 유효출원일 당시의 자료를 기준으로

단어의 통상적 의미, 특히 비기술적 용어의 경우에는 특허의 유효출원일(Effective Filing Date) 당시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했던 사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Texas Digital 계열 판례에 따르면, 특허 출원 당시 공개되어 있던 사전·백과사전·전문서는 해당 기술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erson of Ordinary Skill in the Art, PHOSITA)가 청구항 용어에 부여했을 확립된 의미를 보여주는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로 인정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특허 출원 당시(유효출원일 기준)"라는 기준이 반드시 출원연도에 발간된 자료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Inverness Medical Switzerland GmbH v. Warner Lambert Co. 사건에서 Federal Circuit은 1997년에 발행된 특허의 "on"이라는 단어를 해석하기 위해 1968년 사전과 1947년 사전을 참고했습니다. 해당 특허의 유효출원일 이전에 공표된 자료라면 출원연도보다 훨씬 앞선 자료도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기술용어의 경우 시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오래된 자료의 활용 여부는 해당 기술분야의 변화 속도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사전 vs. 기술사전: 용어 유형에 따라 증거가 달라진다

관련될 수 있는 사전에는 일반적 정의와 용례를 제공하는 영어사전뿐 아니라, 특정 기술분야에서 사용되는 전문적 의미를 제공하는 기술사전(Technical Dictionary)·백과사전·전문서가 포함됩니다(Inverness Medical Switzerland, 309 F.3d at 1378). 따라서 실무자는 먼저 문제가 되는 용어를 다음과 같이 분류해야 합니다.

용어 유형 주된 증거 자료 예시
일반어(Non-technical) 영어사전, 일반 백과사전 on, when, first, second
기술용어(Technical) 기술사전, 전문서, 표준문서 high frequency, amorphous, embossing
혼합형(Mixed) 일반사전 + 명세서 + 기술문헌 mode, flexible, layer

판례 사례: Intellectual Property Development v. UA-Columbia Cablevision

청구항의 "high frequency"라는 용어가 방송 시스템에서 55~216 MHz의 VHF(Very High Frequency) 범위를 포함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일반사전상의 정의를 따르면 VHF 범위까지 포함될 수 있었지만, 법원은 기술사전의 정의를 채택하여 "high frequency"를 3~30 MHz로 제한하였습니다(336 F.3d 1308). 피고 입장에서는 기술사전 정의가 유리했던 사례입니다.

선행기술 특허와 기술자료도 활용할 수 있다

사전·전문서 외에도 선행기술 특허(Prior Art Patents)가 청구항 용어의 통상적 의미를 확인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Kumar v. Ovonic Battery Co. 사건에서는 충전식 수소 배터리 특허의 "amorphous(비정질)" 합금 구조의 의미를 확인하는 데, 심사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된 선행기술 특허의 정의가 핵심 증거가 되었습니다(351 F.3d 1364).

기술정보자료(Technical Information Sheets)도 마찬가지입니다. 3M Innovative Properties v. Avery Dennison Corp. 사건에서는 "embossing(엠보싱)"의 의미를 정하는 데 기술정보자료가 활용되었으며, "multiple embossed pattern"이 완성품의 구조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두 단계 공정을 요구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350 F.3d 1365).

주의: 표준화 초안은 "확립된 의미"를 보여주지 않는다

외부증거의 가장 중요한 한계는, 그 자료가 반드시 특허 당시 이미 확립된 의미(Established Meaning)를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ACTV, Inc. v. Walt Disney Co. 사건에서는 양 당사자가 World Wide Web Consortium의 "request for comments" 문서를 권위 있는 자료로 제시했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했습니다. 그 문서의 목적은 이미 확립된 의미를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수집하고 장래 표준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346 F.3d 1082).

소프트웨어·통신·AI 분야에서 RFC, W3C 문서, IETF 초안, 기술 블로그 등을 다룰 때는 그 문서가 특허의 기준시점 당시 이미 확정된 표준이었는지, 아니면 초안이나 의견수렴 단계에 머물렀는지를 반드시 구별해야 합니다.

To summarize, the object at this point in the design-around process is to categorize the words in the claims as technical or non-technical, and find the best relevant evidence of the ordinary meaning of the words to one of ordinary skill.

1단계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청구항의 단어들을 기술용어와 비기술용어로 분류하고, 통상의 기술자를 기준으로 해당 단어들의 통상적 의미를 보여주는 최적의 관련 증거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 작업은 단순한 자료조사가 아니라, 향후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 작성에서 결정적인 증거 기반이 됩니다.


2단계: 관련된 통상적 정의를 식별하라

Identify the Relevant Ordinary Definitions of the Words in the Claims

대부분의 단어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법원은 그 가운데 관련 있는 정의(Relevant Definition)를 선택해야 합니다. 사전의 정의 가운데 일부는 청구된 발명과 전혀 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 된 청구항 용어의 여러 사전적 의미 중 발명자가 그 단어를 사용한 방식과 가장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항상 내부기록(Intrinsic Record)을 검토해야 합니다.

여기서 1단계와 2단계의 차이가 중요합니다. 1단계가 "어떤 사전·문헌을 찾을 것인가"라면, 2단계는 "찾아낸 여러 정의 중 어떤 정의를 채택할 것인가"입니다.

내부기록이 필터 역할을 한다

사전은 하나의 단어에 대해 복수의 정의를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on"은 "~의 위에", "~에 접하여", "~에 부착되어", "~하는 중에", "~에 관하여"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특허 청구항에서 중요한 것은 사전의 모든 의미가 아니라, 발명의 기술적 문맥에서 가능한 의미입니다.

사전이 여러 후보 의미를 제공하면, 내부기록(청구항, 명세서, 도면, 출원경과)은 그 가운데 발명자가 실제로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를 확인하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설계회피 실무에서는 이 필터링 단계가 특히 중요합니다. 의뢰인에게 유리한 사전 정의만을 선택했다가 명세서 문맥에 의해 소송에서 쉽게 배척되는 상황을 피해야 합니다.

판례 사례: Inverness Medical Switzerland GmbH v. Warner-Lambert Co.

임신진단 시험지(Pregnancy Test Strip)에 관한 특허에서 문제 된 청구항 용어는 "on"이었으며, 쟁점은 "on"이 시험지 표면 위의 배치(Surface Disposition)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시험지 내부로의 함침(Impregnation)까지 포함하는지였습니다(309 F.3d 1373).

Federal Circuit은 1968년 사전과 1947년 사전을 기준으로 "on"을 위치적·기능적·시간적 문맥으로 나누어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시간적 의미("특정한 날의 진행 중에 발생함" 등)는 문맥상 무관하다고 배제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법원이 "on"의 사전 정의가 표면 배치와 내부 함침을 모두 포함하고, 명세서 역시 두 가지 구조를 모두 개시하고 있으므로, "on"은 두 대안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판시했다는 점입니다.

핵심 원칙: 복수 의미가 모두 관련되면 둘 다 포함될 수 있다

이 사건이 설계회피 실무에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단어의 통상적 의미가 두 개의 관련 대안을 모두 포함하고, 명세서나 출원경과가 그중 하나만을 의도했음을 명확히 보여주지 않는 한, 청구항은 두 대안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설계회피자에게 경고입니다. 단어 하나를 좁게 읽어 제품 구조를 약간 바꿨다고 해서 반드시 문언침해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명세서가 여러 대안적 구조를 모두 개시하고 있다면, 청구항 용어도 그 대안들을 포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명세서나 출원경과가 특정 의미만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거나 다른 의미를 명시적으로 배제했다면, 청구항은 그만큼 좁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3단계: 통상적 의미가 없는 용어를 모두 식별하라

Identify All Words in the Claims That Have No Ordinary Meaning, i.e., No Meaning Outside of the Specification

어떤 청구항 용어가 너무 넓어서 모호하거나, 일반사전과 기술문헌에서 독립적으로 확립된 의미를 갖지 않는다면, 법원은 그 의미를 명세서(Specification) 중심으로 해석하게 됩니다. 이는 특허권자에게는 "원치 않는 결과(Undesired Results)"가 될 수 있습니다. 넓게 쓰려고 한 청구항이 오히려 명세서의 좁은 실시예(Embodiment)나 수치범위로 제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설계회피자의 관점에서는 이것이 전략적 기회가 됩니다.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유형의 용어를 구분하면 이 단계의 실무 적용이 명확해집니다.

유형 예시 해석 방향
통상적 의미가 있는 넓은 용어 connector, layer, server 일반·기술 의미에서 출발
통상적 의미가 없는 모호 용어 vivid colored appearance, automation code 명세서 중심 해석 → 제한 가능성 ↑
특허권자가 특별히 정의한 용어 "as used herein…" 형태 명세서의 특별 정의 적용
발명자의 조어(Coined Term) 업계 의미 없음 명세서에서 의미 탐색

판례 ①: 주관적 형용사는 명세서의 수치범위로 제한된다

판례 사례: Oakley, Inc. v. Sunglass Hut Int'l., 316 F.3d 1331 (Fed. Cir. 2003)

"vivid colored appearance(선명한 색상 외관)"라는 청구항 용어는 쉽게 정의될 수 없었습니다. "선명하다"는 표현은 주관적이어서 어느 정도 색상 차이가 있어야 하는지 객관적 기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명세서에서 객관적 기준을 찾아, "vivid colored appearance"를 5.45%에서 405% 범위의 differential effect를 만들어내고, 최소 2.3% 이상의 효과를 내는 선글라스로 해석하였습니다. 겉으로는 넓어 보이는 청구항이 명세서의 수치범위에 묶인 사례입니다.

판례 ②: 업계에서 받아들여진 의미가 없으면 "강한 추정"도 없다

판례 사례: Irdeto Access, Inc. v. Echostar Satellite Corp., 383 F.3d 1295 (Fed. Cir. 2004)

법원은 해당 기술분야에서 받아들여진 의미(Accepted Meaning in the Art)가 없는 다툼 있는 용어는 Texas Digital의 "강한 추정(Heavy Presumption)"을 누리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 받아들여진 의미가 없는 경우, 그 청구항 용어는 특허 자체가 제공하는 범위까지만 해석됩니다. 따라서 출원인은 다툼이 생길 수 있는 용어에 대해 명세서에서 정확한 정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판례 ③: 상대적 표현은 명세서가 해석 기준이 된다

판례 사례: On-Line Technologies, Inc. v. Bodenseewerk Perkin-Elmer GmbH, 386 F.3d 1133 (Fed. Cir. 2004)

"substantially spherical … having a cylindrical component added thereto(원통형 구성요소가 추가된 실질적으로 구형인)"라는 표현은 반사면(Reflective Surfaces)에 적용될 때 해당 기술분야에서 정확하고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법원은 그 표현이 해당 특허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알기 위해 명세서를 참고하였습니다. "substantially", "approximately", "about" 류의 상대적 표현은 객관적 경계가 불명확할 경우, 명세서의 도면·수치·기능적 설명이 해석 기준이 됩니다.

판례 ④: 사전 정의가 너무 넓으면 실질적 의미가 없다

판례 사례: Altiris, Inc. v. Symantec Corp., 318 F.3d 1363 (Fed. Cir. 2003)

"automation code"의 "automation"에 대한 사전 정의는 너무 넓어서 실질적 의미가 거의 없었습니다. 특허권자가 청구항의 명확성을 떨어뜨리는 표현을 선택했기 때문에, 법원은 명세서에 의존하여 그 문구를 해석했습니다. 소프트웨어 특허에서 "module", "engine", "logic", "manager" 같은 포괄적 용어를 청구항에 사용할 때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용어들은 명세서에 기재된 특정 알고리즘·구조·절차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례 ⑤: 사전 정의 자체가 없는 경우

판례 사례: Riverwood Int'l Corp. v. R.A. Jones & Co., 324 F.3d 1346 (Fed. Cir. 2003)

포장장비 분야의 "flight bars"라는 용어에 대한 사전 정의가 없었습니다. 법원은 명세서에 나타난 사용례와 구성 설명을 통해 통상적 의미를 결정했습니다. 산업 장비·제조공정 특허에서는 특정 업계 또는 특정 기계 구조에서만 쓰이는 실무적 용어가 많습니다. 이런 용어가 명세서에 충분히 설명되어 있지 않다면, 법원은 명세서에 기재된 구체적 구조에 제한하여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무 적용 체크리스트

앞서 살펴본 1~3단계를 설계회피 의견서 작성에 실제로 적용할 때는 다음 순서를 따르는 것을 권장합니다.

  1. 청구항에 포함된 모든 용어를 추출하고, 각각을 일반어·기술용어·특허 고유 용어로 분류한다.
  2. 일반어는 특허 기준시점에 가까운 영어사전에서 의미를 찾는다.
  3. 기술용어는 기술사전·전문서·표준문서·선행기술 특허에서 의미를 찾는다.
  4. 수집된 자료 중 발명의 기술적 문맥과 관련 있는 정의를 선별하고, 무관한 정의는 그 이유와 함께 배제한다.
  5. 표준화 초안·의견수렴 문서는 확립된 의미를 보여주는 자료인지 여부를 별도로 검토한다.
  6. 모든 외부증거는 명세서와 출원경과(내부기록)에 비추어 재검증한다.
  7. 명세서 밖에서 독립적인 통상적 의미를 갖지 않는 용어를 식별하고, 해당 용어가 명세서의 어떤 실시형태·수치·기능·목적과 연결되어 제한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8. 설계변경팀에는 "어떤 구성요소를 어떻게 바꾸면 어떤 청구항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지침으로 전달한다.

마치며

1~3단계는 회피설계 전체 과정의 인식론적 출발점입니다. 청구항 용어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제품 수정을 시작하면, 법적 근거 없는 설계변경에 그치거나 오히려 균등침해(Doctrine of Equivalents)의 위험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용어를 일반어와 기술용어로 분류하여 최적의 외부증거를 찾아낼 것. 둘째, 사전의 여러 정의 가운데 내부기록과 부합하는 관련 정의를 선별할 것. 셋째, 통상적 의미가 없거나 모호한 용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명세서에 기반한 청구항 축소 논리를 구축할 것. 이 세 가지 작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법적으로 견고한 회피설계의 토대가 마련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4~6단계, 즉 명세서와 출원경과(내재적 증거)를 통해 청구항 권리범위를 추가로 좁히는 방법을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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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문언침해 법리의 이해와 회피설계 방법론 소개

제2장 문언침해 법리의 이해와 회피설계 방법론 소개 — 미국 특허 Literal Infringement

제2장 문언침해 법리의 이해와 회피설계 방법론 소개
— 미국 특허 Literal Infringement 판례 분석

이 시리즈는 기업 특허 실무자와 변리사·변호사를 대상으로, 미국 특허 회피설계(designing around)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참고 교재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이며, 교재를 바탕으로 실무 경험과 판례 분석을 더해 재구성하였습니다.

지난 제1장에서 회피설계의 개념과 12단계 절차, 9가지 핵심 법리를 개관하였습니다. 이번 제2장에서는 그 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관문인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의 성립 법리를 판례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앞으로 심층적으로 다루게 될 문언침해 회피설계 방법론(cookbook procedure)을 예고합니다.

교재 원문이 다루는 범위는 Chapter 1, Section I(Introduction), Section II(Literal Infringement Generally), Section III(Claim Construction Under Markman) 앞부분입니다. 이 세 섹션은 문언침해 분석의 기초 공식부터 청구항 해석 원칙까지, 회피설계 실무의 법리적 뼈대를 구성합니다.


1. 왜 문언침해가 회피설계의 첫 관문인가

회피설계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을 극복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교재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실패의 원인은 문언침해 단계에 있습니다.

일부 실무자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균등론만 피하면 되겠지. 기능이나 방식을 조금 다르게 하면 균등론 주장이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이 접근법은 순서가 잘못되었습니다. 문언침해가 인정되는 순간, 균등론과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에 관한 방어 전략은 모두 실효성을 잃습니다.

회피설계의 첫 번째 질문은 "균등물인가?"가 아니라 "청구항 문언을 충족하는가?"이다. 문언침해가 성립되면 다른 방어 전략은 무력화된다.

교재는 이 점을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not all design around efforts have been successful. One of the problems with some design around efforts is that occasionally the accused device is found to be a literal infringement of the patent. In those instances, all consideration of the doctrine of equivalents,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and other aspects of a usual designing around project turns out to have been wasted effort. Claim construction is the overriding concern in these cases."

즉, 문언침해를 먼저 확실히 피한 이후에 균등론 분석으로 넘어가는 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이것이 이번 장이 문언침해 법리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2. 문언침해 성립의 기본 공식 — 모든 구성요소 원칙

문언침해의 핵심 공식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every limitation)가 피고 제품 또는 공정에 존재해야 문언침해가 성립한다. 하나라도 빠지면 성립하지 않는다.

이를 All-Elements Rule 또는 All-Limitations Rule이라고 합니다. 아래 표는 이 원칙의 적용을 정리합니다.

청구항 피고 제품 문언침해 가능성
A+B+C A+B+C 성립 가능
A+B+C A+B+C+D 성립 가능 — 추가 요소 D는 침해를 부정하지 않음
A+B+C A+B 부정 — C 결여
A+B+C A+B+X 문언침해 부정 가능, 그러나 균등론 별도 검토 필요

이 원칙이 회피설계에서 갖는 실무적 함의는 명확합니다. 무언가를 더 붙이는 것이 아니라, 청구항의 필수 limitation 중 적어도 하나를 확실히 제거하거나 청구항 문언 밖으로 대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3. Amstar 원칙: 문언침해 판단의 6가지 일반 원칙

Amstar Corp. v. Envirotech Corp., 730 F.2d 1476 (Fed. Cir. 1984)는 문언침해 판단의 일반 원칙을 가장 명확하게 정리한 판례입니다. 교재는 이 사건에서 정리된 6가지 원칙을 회피설계 실무의 기초로 제시합니다.

# 원칙 실무적 의미
1 침해가 주장된 청구항(asserted claims)을 침해 혐의 제품 또는 공정과 비교해야 한다. 비교의 기준은 항상 "청구항"이다.
2 침해는 특허의 부품·명세서 설명과 피고 제품을 비교해서 판단하지 않는다. 명세서 실시예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비침해가 되지 않는다.
3 침해는 당사자의 상업제품끼리 비교해서 판단하지 않는다. 특허권자 제품과 피고 제품의 차이는 결정적이지 않다.
4 소 제기 전에 제조·판매·사용된 피고 제품을 청구항과 비교해야 한다. 소송 후 제품 변경은 최초 비교 필요성을 제거하지 않는다. 사후적 설계 변경으로 소급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5 단순히 구성요소나 기능을 추가한 것만으로는 침해를 부정할 수 없다. 기능 추가는 회피설계 수단이 아니다.
6 구성요소들의 조합으로 된 청구항이라고 해서 다른 청구항과 다르게 취급할 근거는 없다. 조합 청구항도 동일하게 all-elements rule 적용.

이 6가지 원칙 중 실무자들이 가장 자주 오해하는 것은 원칙 2와 3입니다. "우리 제품은 특허권자의 제품과 다르다"거나 "명세서 실시예와 다르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는 비침해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비교의 기준은 언제나 해석된 청구항(interpreted claim)이지 특허권자의 상용제품이나 명세서 실시예가 아닙니다.


4. SmithKline 원칙: 직접침해의 2단계 분석

SmithKline Diagnostics, Inc. v. Helena Laboratories Corp., 859 F.2d 878 (Fed. Cir. 1988)은 직접침해(direct infringement) 분석의 절차적 구조를 명확히 정립했습니다. 이 2단계 구분은 회피설계 실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단계 내용 법적 성격 항소심 심사기준
1단계 청구항의 의미를 해석한다 (claim construction) 법률문제 (question of law) De novo (원칙적으로)
2단계 해석된 청구항을 피고 제품·공정에 적용한다 사실문제 (question of fact) Substantial evidence (배심원) / Clear error (판사)

이 구별은 소송 전략과 회피설계 의견서 작성 모두에서 핵심적입니다. 침해 입증 책임은 특허권자에게 있으며, 증거의 우월(preponderance of the evidence) 기준으로 청구항의 모든 제한요소가 피고 제품에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회피설계 의견서를 작성할 때도 이 두 단계를 명확히 분리해야 합니다. 1단계 청구항 해석을 충분히 수행하지 않은 채 2단계 제품 대비로 넘어가는 것은 실무상 가장 흔한 오류입니다.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교재는 2005년 자료로서 Cybor 판례에 따른 전면적 de novo 심사론을 전제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Teva Pharmaceuticals v. Sandoz (2015) 이후, 지방법원이 외부증거(extrinsic evidence)에 기초하여 해결한 하위 사실인정은 항소심에서 명백한 오류(clear error) 기준으로 심사됩니다. 교재의 설명은 이 점을 감안하여 읽어야 합니다.


5. Wahpeton 원칙 ① — 열등한 침해품도 침해다

Wahpeton Canvas Co. v. Frontier Inc., 870 F.2d 1546 (Fed. Cir. 1989)의 각주 2는 회피설계 실무에서 두 번째로 자주 오해되는 착각을 명확히 바로잡습니다.

"Inferior infringement is still infringement." — 성능이 낮거나 품질이 조악한 제품도,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를 충족한다면 문언침해가 성립한다.

현장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우리 제품은 특허권자 제품보다 훨씬 싸고 성능도 낮다. 침해 걱정은 없겠지." 그러나 특허침해 분석에서 성능의 우열은 본질적 기준이 아닙니다.

단,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청구항 자체가 특정 성능 수준을 limitation으로 포함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99.9% 이상의 입자를 제거하는 필터"라는 청구항에서 피고 제품이 80%의 제거율만 달성한다면, 그 성능 미달이 곧 limitation 결여가 됩니다. 성능 차이가 침해 방어 수단이 되려면, 그 성능이 청구항의 limitation으로 명시되어 있어야 합니다.


6. Wahpeton 원칙 ② — 독립항·종속항의 침해 관계

같은 판례의 각주 9는 회피설계에서 어떤 청구항을 우선 분석해야 하는지에 관한 핵심 원칙을 제공합니다.

One may infringe an independent claim and not infringe a claim dependent on that claim. The reverse is not true. One who does not infringe an independent claim cannot infringe a claim dependent on (and thus containing all the limitations of) that claim.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독립항(independent claim)을 침해하면서도 그 독립항에 종속된 종속항(dependent claim)은 침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역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독립항을 침해하지 않는 사람은, 그 독립항에 종속된 종속항도 침해하지 않습니다.

아래 예로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청구항 구성 피고 제품 (A+B, C 결여)
청구항 1 (독립항) A+B+C 문언침해 없음
청구항 2 (종속항) 청구항 1 + D 문언침해 없음
청구항 3 (종속항) 청구항 1 + E 문언침해 없음

이 원칙은 회피설계의 분석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직결됩니다. 가장 넓은 독립항을 확실히 피하면, 그 독립항에 종속된 청구항들도 일반적으로 함께 피할 수 있습니다.


7. Wilson Sporting Goods의 예외와 Becton Dickinson의 확인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 904 F.2d 677 (Fed. Cir. 1990)에서 Rich 판사는 Wahpeton 원칙이 "일반적으로 옳지만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특히 균등론(DOE) 분석에서 유효성(validity) 요소 때문에 종속항의 균등범위가 독립항의 균등범위와 달라질 수 있다는 논의가 전개됩니다.

그러나 문언침해 분석에 한해서는, Becton Dickinson & Co. v. C.R. Bard, Inc., 922 F.2d 792 (Fed. Cir. 1990)이 Wahpeton 원칙을 명확히 재확인했습니다. 즉, 회피설계 실무에서 문언침해를 다룰 때는 Wahpeton 원칙을 기본 법리로 적용해도 무방합니다.

⚖ 정리 — 독립항·종속항과 문언침해 vs. 균등론

문언침해: 독립항을 침해하지 않으면 그 종속항도 침해하지 않는다 (Wahpeton / Becton Dickinson — 확고한 법리).

균등론: 유효성 요소 때문에 독립항과 종속항의 균등범위가 다를 수 있다 (Wilson Sporting Goods — 균등론에서만 적용되는 예외).


8. 회피설계의 집중 대상: 가장 넓은 독립항

교재는 다음과 같이 실무적 결론을 내립니다.

"It is probably safe in 'designing around' literal infringement to concentrate on the broadest independent claim. If the patentee fails to establish that the broadest independent claim is infringed, there is no infringement."

즉, 문언침해 회피설계에서는 가장 넓은 독립항(broadest independent claim)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안전합니다. 가장 넓은 독립항을 확실히 피하면 그 종속항들도 따라서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특허에는 복수의 독립항군이 공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구항 유형 예시 회피설계 시 주의점
장치 독립항 (apparatus claim) 청구항 1: A+B+C를 포함하는 장치 제품 구조를 기준으로 분석
방법 독립항 (method claim) 청구항 10: A를 수신하고, B를 처리하고, C를 출력하는 방법 사용자의 사용 행위가 방법항을 충족할 수 있음
시스템 독립항 (system claim) 청구항 20: 서버 X + 단말 Y + DB Z로 구성된 시스템 클라우드·네트워크 구조 전체를 분석해야 함

장치 독립항을 피하더라도 방법 독립항, 시스템 독립항이 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바른 실무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각 청구항 유형(장치·방법·시스템·CRM)별로 가장 넓은 독립항을 각각 식별하고, 각각 별도로 분석하라.


9. 청구항 해석: 회피설계 성패의 분수령

문언침해 분석의 1단계는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입니다. 청구항 해석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피고 제품이 문언 범위 안에 들어오기도 하고, 밖으로 나가기도 합니다. 회피설계의 성패는 결국 법원이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청구항 해석을 사전에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9-1. 객관적 기준: 통상의 기술자(POSITA)

Markman 판결을 인용하면서 교재는 청구항 해석의 기준을 명확히 합니다.

"The focus is on the objective test of what one of ordinary skill in the art at the time of the invention would have understood the term to mean."

즉, 청구항 해석은 발명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발명 당시 해당 기술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OSITA: Person of Ordinary Skill in the Art)가 그 용어를 어떻게 이해했는가라는 객관적 기준에 따릅니다. 발명자가 나중에 "나는 이 단어를 좁게 쓰려고 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출원경과에 객관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은 한 거의 증명력이 없습니다.

이 원칙은 회피설계에서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집니다. 특허권자의 내심 의도를 추측할 수 없는 경쟁사 입장에서, 권리범위는 공개된 특허문서를 통해 예측 가능해야 합니다. 따라서 회피설계도 특허권자의 의도가 아니라 공개 문서를 통상의 기술자 관점에서 읽는 작업입니다.

9-2. 청구항 해석의 출발점: 청구항 문언 자체

청구항 해석에서 가장 먼저 보아야 하는 자료는 청구항 문언 자체입니다. 침해가 주장된 청구항(asserted claims)뿐 아니라 같은 특허 안의 다른 청구항(non-asserted claims)도 해석의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청구항 차별화 원칙(claim differentiation)이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청구항은 서로 다른 범위를 갖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를 들어 독립항에는 "fastener"라고 되어 있고 종속항에는 "wherein the fastener is a screw"라고 되어 있다면, 독립항의 "fastener"는 나사(screw)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가능해집니다.

9-3. 법원의 한계: 청구항을 새로 쓸 수 없다

교재는 중요한 원칙을 제시합니다. "Courts can neither broaden nor narrow the claims to give the patentee something different than what he has set forth."

법원은 청구항의 의미를 확정할 수 있지만, 특허권자에게 청구하지 않은 권리를 새로 부여할 수 없고, 반대로 임의로 청구항을 좁힐 수도 없습니다. 이 원칙은 회피설계자에게 중요한 무기이기도 합니다. 특허권자가 소송에서 주장하는 과도하게 넓은 해석은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9-4. 통상적 의미 vs. 명세서의 특별 정의

청구항 용어는 원칙적으로 해당 기술분야에서 통상적이고 관습적인 의미(ordinary and customary meaning)를 가집니다. 그러나 명세서에서 특별한 정의를 명확히 제시한 경우에는 그 정의가 우선합니다. 이를 "발명자가 자신의 사전 편찬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patentee as lexicographer 원칙이라고 합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 둘의 구별입니다. 명세서의 실시예를 청구항에 함부로 읽어 넣는 것은 금지됩니다. 그러나 명세서가 용어 자체를 "As used herein, 'X' means …"와 같이 명시적으로 정의한 경우에는 그 정의를 청구항 해석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구분 내용 청구항 해석에 미치는 영향
통상적 의미 해당 기술분야에서 POSITA가 이해하는 보통 의미 원칙적 기준
명세서의 특별 정의 "As used herein, X means …" 형식의 명시적 정의 통상적 의미를 대체할 수 있음
명세서의 실시예 발명의 구체적 구현 사례 원칙적으로 청구항에 읽어 넣기 금지
출원경과 심사 과정에서의 보정·의견서·인터뷰 용어 의미를 제한·확인하는 내재적 증거

10. Markman 판례: 청구항 해석을 법원의 역할로 정립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 Inc., 52 F.3d 967 (Fed. Cir. 1995)(en banc), aff'd, 517 U.S. 370 (1996)은 미국 특허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적 판례 중 하나입니다. 이 판례의 핵심 명제는 단순합니다.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은 배심원이 아니라 법원(판사)이 담당하는 법률문제다.

10-1. Markman 이전: 배심원 중심 청구항 해석의 문제

Markman 이전에는 청구항 해석이 사실상 배심원에게 맡겨졌습니다. 배심원 지침(jury instructions)에는 일반적인 법리만 포함되었고, 특정 용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안내가 없었습니다. 배심원은 대개 "침해" 또는 "비침해"라는 일반평결(general verdict)만 내렸고, 그 결론에 어떤 청구항 해석이 전제되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구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째, 항소심에서 de novo로 청구항 해석을 다시 해야 하는데, 배심원의 평결이 이미 내려진 뒤 이루어지다 보니 그 평결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해석이 기울 수 있었습니다. 둘째, 청구항 해석 이유가 기록으로 남지 않아 Federal Circuit이 일관된 청구항 해석 법리를 발전시키기 어려웠습니다.

10-2. Read v. Portec: 회피설계 실패의 교훈

교재는 Markman 이전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Read Corp. v. Portec, Inc., 970 F.2d 816 (Fed. Cir. 1992)를 제시합니다. 이 사건은 회피설계 실무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경고입니다.

⚖ 사례 분석 — Read Corp. v. Portec, Inc.

문제 청구항 문구: "said short end being closed from an upper edge of said short end to the ground"

피고의 회피 설계: 장치의 short end를 지면에서 6인치(약 15cm) 띄운 설계. 피고는 "to the ground"라는 문구를 피했다고 판단하고, 균등론 방어에 집중했다.

실제 결과: 배심원은 문언침해를 인정했다. "closed … to the ground"가 지면에서 6인치 떨어진 구조까지 포함한다고 해석된 것이다. 균등론과 출원경과 금반언은 결국 문제 될 여지가 없었다.

핵심 교훈: 단어의 직관적·사전적 의미만 보고 회피설계를 하면 위험하다. 법원은 청구항 전체 맥락을 보고 해석한다.

10-3. "Completely open"과 "closed to the ground"의 대비

Federal Circuit이 문언침해 평결을 유지한 핵심 근거는 청구항 내부의 표현 비교였습니다. 같은 청구항 안에서 장치의 다른 부분은 "completely open"(완전히 열려 있는)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법원의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청구항 작성자는 필요한 경우 "completely"라는 강조 수식어를 사용할 줄 알았다.
  2. 그런데 "closed to the ground" 앞에는 "completely"를 붙이지 않았다.
  3. 따라서 "closed to the ground"가 반드시 "completely closed to the ground"(지면에 완전히 닿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4. 지면에서 6인치 떨어진 구조도 이 문구에 포함될 수 있다.

교재는 비판적으로 덧붙입니다. 만약 배심원이 반대로 비침해 평결을 내렸다면, 법원은 청구항 내 "near"라는 표현을 근거로 "closed"가 "near"보다 좁은 의미라는 해석을 채택했을 수 있고, 그러면 6인치 간격은 청구항 범위 밖에 놓였을 것입니다. 이처럼 동일한 청구항 문구가 배심원 평결 방향에 따라 넓게도 좁게도 해석될 수 있었다는 점이 Markman 이전 시스템의 핵심 문제였습니다.

이 사례는 회피설계자에게 다음 세 가지 교훈을 줍니다.

  • 위치 표현("to," "at," "near," "adjacent to")은 안전마진을 크게 확보해야 합니다. 수 인치의 물리적 차이가 법적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청구항의 특정 용어는 같은 청구항 내 다른 표현과의 대비를 통해 해석됩니다. 고립적으로 단어 하나만 보면 안 됩니다.
  • 균등론 방어 준비에 집중하다가 문언침해 분석을 소홀히 하는 것은 가장 위험한 실수입니다.

10-4. Markman이 해결하려 한 문제

Markman 판결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구항 해석을 법원의 역할로 명확히 정립했습니다. 법원이 재판 전 또는 재판 중 Markman Hearing을 통해 청구항 용어의 의미를 명시적으로 해석하고 기록으로 남기면, 당사자들은 어떤 해석을 기준으로 침해 여부가 판단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로써 회피설계자도 법원이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해석을 기준으로 설계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Markman이 예측가능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교재 뒤의 Cybor 논의에서 보듯, 전면적 de novo 항소심 심사는 지방법원 청구항 해석이 자주 뒤집히는 새로운 문제를 낳았습니다. 이 문제는 이후 Teva 판결에서 일부 완화되었습니다. 항소심 리스크는 현재도 회피설계 의견서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11. 앞으로 심층적으로 다루게 될 방법론 예고

지금까지 우리는 문언침해의 성립 법리를 판례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이 법리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에서는 실무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문언침해 회피설계 단계별 방법론(Cookbook Procedure)을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앞으로 다루게 될 문언침해 회피설계 방법론은,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최대한 좁게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 해석해 내고(1~11단계), 이를 바탕으로 실제 제품을 수정하며(12~14단계), 법적인 방어 논리를 완성하는(15~16단계)' 체계적인 설계 지침입니다. 이를 구체적인 회피설계 방법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용어의 객관적 의미 확정 및 모호성 공략 1~3단계

가장 먼저 특허 발행 당시에 출판된 사전, 논문 등 객관적인 외부 자료를 수집하여 청구항 내 단어들의 통상적인 의미(ordinary and customary meaning)를 확정합니다.

만약 단어의 통상적 의미가 명확하지 않거나 기술 분야에서 널리 합의된 의미가 결여되어 있다면(예: "자동화", "선명한 색상 외관"), 이 용어들은 명세서를 통해서만 의미를 파악해야 하므로 권리범위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모호한 용어일수록 회피설계의 공략 지점이 됩니다.

내재적 증거(명세서 및 출원경과)를 통한 권리범위 축소 4~6단계, 8단계

특허권자가 명세서나 출원 과정(포대; prosecution history)에서 특정 용어를 좁게 정의했거나 특정 목적을 강조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발췌합니다. 일반적인 원칙과 달리 특허권자가 용어를 암시적으로라도 한정했다면, 명세서가 사전의 역할을 대신하여 청구항을 통제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넓은 의미의 단어라도 명세서 상의 발명 목적 달성을 위해 좁은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면, 이 좁은 해석을 기준으로 회피설계를 진행합니다.

외부 증거 및 특허 법리를 활용한 한정 7단계, 9~11단계

명세서 해석이 끝난 후, 전문가의 증언이나 35 U.S.C. § 112(b)(명확성 요건), 청구항 차별화 원칙(Doctrine of Claim Differentiation) 등의 특허 법리를 적용하여 청구항을 좁게 해석할 수 있는 논리를 추가로 발굴합니다. 청구항을 무효화할 수 있는 필수 요소를 찾는 것도 유효한 병행 전략이 됩니다.

실무 부서와의 협업 및 제품의 실질적 변경 12~14단계

법리적 해석이 완료되면 기술(엔지니어) 및 마케팅 팀과 직접 논의를 거칩니다. 청구항의 제한요소(limitations) 중 변경하거나 아예 제거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각 요소를 회피했을 때 소송에서 방어할 수 있는 성공 확률을 평가하여 순위를 매깁니다.

이를 통해 고객(혹은 자사)이 가장 안전하게 침해를 벗어날 수 있는 최적의 제품 변경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최후의 방어 논리 및 비침해 의견서 작성 15~16단계

문언적으로 모든 요소를 피하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이라면, 문언에 읽히더라도 실질적인 작동 원리나 결과가 전혀 다르다는 역균등론(Reverse Doctrine of Equivalents)을 최후의 비침해 논리로 구성합니다.

최종적으로 제품에 청구항의 제한요소가 결여되어 있거나 역균등론에 의해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공식적인 비침해 의견서(Non-infringement Opinion)를 작성함으로써 전체 회피설계 프로세스를 마무리합니다.


12. 결론: 문언침해 법리의 핵심 정리

이번 장에서 다룬 내용을 10가지로 압축합니다.

  1. 문언침해가 인정되면 균등론과 출원경과 금반언 방어 전략은 실익을 잃는다. 회피설계의 첫 관문은 반드시 문언침해 분석이다.
  2. 문언침해는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every limitation)가 피고 제품에 존재할 때 성립한다. 하나라도 결여되면 성립하지 않는다.
  3. 침해 판단의 기준은 "청구항 대 피고 제품"이다. 특허권자 제품, 명세서 실시예와 피고 제품의 비교는 결정적이지 않다.
  4. 추가 기능을 붙여도 침해가 될 수 있다. A+B+C+D는 A+B+C를 요구하는 청구항을 침해할 수 있다.
  5. 열등한 침해품도 침해다. 성능 차이는 그것이 청구항의 limitation으로 명시된 경우에만 방어 수단이 된다.
  6. 독립항을 문언침해하지 않으면 그 종속항도 문언침해하지 않는다. 가장 넓은 독립항을 우선 분석하라.
  7. 각 청구항 유형(장치·방법·시스템)별로 가장 넓은 독립항을 각각 별도로 분석해야 한다.
  8. 청구항 해석은 통상의 기술자(POSITA)가 기준이다. 발명자의 주관적 의도나 사후 진술은 원칙적으로 청구항 범위를 결정하지 못한다.
  9. 위치 표현("to," "near," "adjacent to")은 직관보다 훨씬 넓게 해석될 수 있다. Read v. Portec의 6인치 실패 사례를 항상 기억하라.
  10. Markman은 청구항 해석을 법원의 역할로 정립했다. 회피설계 의견서는 지방법원과 항소심(Teva 이후)에서 모두 유지될 수 있는 해석을 기준으로 작성해야 한다.

다음 편부터는 이 법리를 바탕으로 실제 청구항 해석 절차와 회피설계 방법론을 단계별로 상세히 다루겠습니다.


📺 유튜브 해설 영상: 문언침해 회피설계 방법론의 소개

아래 영상에서는 본 글에서 다룬 Amstar 6원칙, SmithKline 2단계 분석, Wahpeton 판례, Read v. Portec 사례, Markman 청구항 해석 원칙을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해설합니다. 블로그와 함께 활용하시면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튜브] 문언침해 회피설계 방법론의 소개 | YouTube에서 보기 ↗

© 2026 All rights reserved. 본 글은 법률 조언이 아니며,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 변리사 또는 특허 변호사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제1장 회피설계 일반론 — 미국 특허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한 실무형 분석틀

제1장 회피설계 일반론 — 미국 특허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한 실무형 분석틀

제1장 회피설계 일반론
— 미국 특허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한 실무형 분석틀

이 시리즈는 기업 특허 실무자와 변리사·변호사를 대상으로, 미국 특허 실무에서 회피설계(designing around)를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참고 교재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이며, 교재를 바탕으로 실무 경험과 판례 분석을 더해 재구성하였습니다.

이번 제1장에서는 회피설계의 개념과 방법론 일반을 소개하고,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의 성립 법리와 이를 피하기 위한 실무적 접근법을 정리합니다. 이후 시리즈에서는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 특정 청구항 유형별 심화 분석으로 이어집니다.


1. 회피설계란 무엇인가

회피설계(designing around)는 경쟁사의 유효한 특허를 무시하거나 우회적으로 침해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공개된 특허문헌을 분석하여 청구항(claim)의 권리범위 밖에 있는 대체 제품·공정·시스템을 설계하는 합법적 경쟁 전략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오해가 있습니다. "조금만 다르게 만들면 침해가 되지 않겠지"라는 직관입니다. 그러나 교재의 핵심 메시지는 단호합니다. 회피설계의 실패는 대개 균등론(DOE) 단계가 아니라, 그보다 앞선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 단계에서 발생합니다. "조금 다르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법원이 청구항을 넓게 해석하여 피고 제품이 여전히 청구항의 모든 요소를 충족한다고 판단하는 경우입니다.

미국 특허법상 기본 침해행위는 권한 없이 미국 내에서 특허발명을 제조(making), 사용(using), 판매 제안(offering for sale), 판매(selling)하거나 미국으로 수입(importing)하는 행위입니다. 이 직접침해(direct infringement) 구조는 35 U.S.C. § 271(a)에 근거합니다.

2. 회피설계가 중요한 이유: 실무적 위험의 본질

경쟁사 제품이 출시되면 특허권자는 침해 소송을 제기합니다. 이때 피고 입장에서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세 가지입니다. 특허가 유효한가? 우리 제품이 특허를 침해하는가? 침해한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가?

회피설계는 두 번째 질문, 즉 침해 여부를 사전에 통제하는 전략입니다. 소송이 시작된 뒤에 제품 설계를 바꾸는 것은 비용·시간·시장 손실 측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따라서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경쟁사 특허를 분석하고, 청구항 밖으로 설계를 유도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미국 법원, 특히 Federal Circuit은 청구항 해석에 있어 종종 직관보다 훨씬 넓은 해석을 채택합니다. 단어 하나의 의미 차이가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과 직결됩니다. 이것이 회피설계를 법적·기술적으로 엄밀하게 수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회피설계의 전체 절차: 12단계

회피설계는 감이나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아래 12단계 절차를 체계적으로 밟아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순서를 지키는 것입니다. 제품을 먼저 바꾼 뒤 그에 맞춰 청구항을 해석하지 말고, 청구항을 먼저 공정하게 해석한 뒤 그 해석된 범위 밖으로 제품을 설계해야 합니다.

단계 절차 핵심 질문 주요 산출물
1위험 특허 식별어떤 특허가 제품 출시를 막을 수 있는가?FTO 특허 목록
2청구항군 구조 파악독립항·종속항·장치항·방법항·시스템항은 어떻게 구성되는가?Claim dependency chart
3가장 넓은 독립항 선별우선 피해야 할 청구항은 무엇인가?Broadest claim map
4청구항 해석각 용어는 통상의 기술자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Claim construction chart
5구성요소 분해청구항의 각 limitation은 무엇인가?Element-by-element chart
6제품·공정 대비우리 설계에 각 limitation이 존재하는가?Infringement chart
7문언침해 회피안 도출어떤 요소를 제거·대체·변경해야 하는가?Design-around proposal
8변경 후 재대비변경 설계가 정말 청구항 밖에 있는가?Revised non-infringement chart
9균등론 검토빠진 요소가 균등물로 주장될 수 있는가?DOE risk memo
10출원경과·금반언 검토특허권자가 포기한 범위가 있는가?Prosecution history memo
11항소심 리스크 평가Markman/Cybor/Teva 관점에서 해석이 바뀔 위험은?Litigation risk memo
12사업 판단법적 위험, 기술 성능, 비용, 시장성을 종합하면 출시 가능한가?FTO opinion / Decision memo

4. 문언침해 성립 법리 — 9가지 핵심 원칙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한 회피설계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먼저 문언침해가 어떻게 성립하는지 그 법리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아래 9가지 원칙은 교재가 판례를 통해 정리한 핵심입니다.

법리 1: 침해 판단은 "제품 대 제품" 비교가 아니다 — Amstar 원칙

문언침해 분석의 첫 번째이자 가장 많이 오해되는 원칙입니다.

특허권자의 제품과 피고 제품을 비교하지 않는다. 해석된 청구항(claim)과 피고 제품을 비교한다.

교재가 Amstar 원칙으로 정리한 이 내용은 회피설계에서 매우 중요한 실무적 함의를 가집니다. 침해 판단은 특허권자의 상용제품, 명세서의 특정 실시예, 도면의 예시와 피고 제품을 비교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오직 해석된 청구항과 피고 제품 또는 공정의 비교입니다.

예를 들어 특허권자의 실제 제품이 A+B+C+D를 포함하더라도, 청구항이 A+B+C만 요구한다면 피고 제품이 A+B+C를 포함하는 한 D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비침해가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명세서 실시예가 A+B+C+D를 설명하더라도 청구항이 A+B+C만 요구하면 D는 권리범위의 필수요소가 아닐 수 있습니다.

법리 2: 모든 구성요소 원칙 (All Elements Rule)

문언침해의 핵심 공식입니다.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limitation)가 피고 제품 또는 공정에 존재해야 문언침해가 성립한다.

청구항 피고 제품 문언침해 가능성
A+B+CA+B+C있음
A+B+CA+B+C+D있음 — 추가 요소는 보통 침해를 부정하지 않음
A+B+CA+B없음 — C 결여
A+B+CA+B+X문언침해 부정 가능, 그러나 균등론 검토 필요

이 원칙 때문에 회피설계의 핵심은 무엇을 더 붙이는가가 아니라, 청구항의 필수 limitation 중 무엇을 확실히 제거하거나 문언 밖으로 대체하는가입니다.

법리 3: 추가 요소·열등한 성능은 보통 침해를 피하게 해주지 않는다

실무상 두 가지 착각을 명확히 바로잡아야 합니다.

첫째, 추가 기능을 붙여도 침해를 피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청구항이 A+B+C를 요구하는데 피고 제품이 A+B+C+D라면, D의 존재는 원칙적으로 침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둘째, 성능이 낮아도 침해는 침해입니다. Wahpeton 판결의 표현을 빌리면, "inferior infringement is still infringement"입니다. 피고 제품이 특허권자 제품보다 조악하거나 저성능이어도, 청구항의 모든 요소를 충족하면 침해가 됩니다.

단, 예외가 있습니다. 청구항 자체가 특정 성능을 limitation으로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99.9% 이상의 입자를 제거하는 필터"라는 청구항에서 피고 제품이 80%만 제거한다면, 성능 차이가 바로 limitation 결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법리 4: 독립항과 종속항의 회피 우선순위

회피설계에서는 보통 가장 넓은 독립항(broadest independent claim)을 먼저 분석합니다. 종속항(dependent claim)은 독립항의 모든 limitation을 포함하고 추가 limitation을 붙이므로, 독립항을 침해하지 않으면 그 독립항에 종속된 종속항도 침해하지 않습니다.

청구항 구성 피고 제품 A+B (C 결여)
청구항 1 (독립항)A+B+C문언침해 없음
청구항 2 (종속항)청구항 1 + D문언침해 없음
청구항 3 (종속항)청구항 1 + E문언침해 없음

주의: 특허에는 여러 독립항군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장치항(apparatus claim)을 피했더라도 방법항(method claim), 시스템항(system claim), 컴퓨터 판독가능 매체항(CRM claim), 서버-클라이언트 구조항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 원칙은 다음과 같이 수정됩니다.

각 청구항군별로 가장 넓은 독립항을 먼저 분석하라.

법리 5 & 6: 청구항 해석이 회피설계의 중심이다 — Markman 원칙

회피설계의 성패는 결국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에 달려 있습니다. 청구항 해석의 기본 기준은 무엇일까요?

  1. 발명자의 주관적 의도가 아니라,
  2. 발명 당시 해당 기술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OSITA: Person of Ordinary Skill in the Art)가,
  3. 청구항·명세서·출원경과를 보고,
  4. 해당 용어를 어떻게 이해했을 것인가입니다.

청구항 해석에 사용하는 자료는 크게 내재적 증거와 외재적 증거로 나뉩니다.

구분 자료 역할
내재적 증거청구항권리범위의 출발점
내재적 증거명세서문맥, 특별 정의, 실시예, 발명의 성격
내재적 증거출원경과심사 중 포기·구별·한정
외재적 증거전문가 증언통상의 기술자 관점 설명
외재적 증거발명자 증언배경 설명 가능, 사후 의도는 증명력 낮음
외재적 증거사전·전문서기술용어의 통상 의미 보조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 (U.S. Supreme Court 1996)의 핵심은 명확합니다.

청구항 해석은 배심원이 아니라 법원(판사)이 담당한다.

이전에는 배심원이 침해 여부를 판단하면서 사실상 청구항 해석까지 묵시적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배심원이 "침해" 또는 "비침해"라는 일반평결(general verdict)만 내리면 어떤 청구항 해석을 전제로 했는지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Read v. Portec 사례가 이 위험을 잘 보여줍니다. 피고는 "closed to the ground"라는 문구를 피하려고 장치 일부를 지면에서 6인치 띄웠습니다. 그러나 배심원은 문언침해를 인정했습니다. "to the ground"가 "on or near the ground"까지 포함한다고 해석된 것입니다. 이 사건은 단어의 직관적 의미만 보고 회피설계를 하면 위험하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법리 7: Exxon 원칙 — 먼저 설계하지 말고 먼저 해석하라

교재의 실무적 핵심은 이 부분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잘못된 순서와 올바른 순서를 대비해 봅니다.

❌ 잘못된 순서 (실패 패턴)

  1. 기술팀이 먼저 설계를 변경한다.
  2. 그 후 법무팀이 "비침해라고 설명할 수 있는 청구항 해석"을 만든다.
  3. 소송에서 법원이 그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문언침해가 인정된다.

✅ 올바른 순서 (Exxon 원칙)

  1. 청구항을 먼저 공정하게 해석한다.
  2. 그 해석에 따라 limitation을 분해한다.
  3. 제품이 어느 limitation을 충족하는지 확인한다.
  4. 침해를 피하려면 어떤 limitation을 제거·대체해야 하는지 설계한다.
  5. 변경 설계를 다시 청구항에 대비한다.

회피설계는 "제품을 조금 다르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법원이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청구항 해석을 전제로 제품을 청구항 밖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이다.

법리 8: Cybor/Teva — 항소심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한다

청구항 해석은 법률문제(question of law)입니다. Cybor Corp. v. FAS Technologies(1998)는 Markman 이후 Federal Circuit이 지방법원의 청구항 해석을 de novo(새로 심사)로 검토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지방법원에서 유리한 해석을 얻어도 항소심에서 뒤집힐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Teva Pharmaceuticals v. Sandoz(U.S. Supreme Court 2015)는 이를 보정했습니다. 최종적인 청구항 해석은 법률문제로서 de novo 심사 대상이지만, 지방법원이 외부증거에 근거하여 해결한 하위 사실분쟁(subsidiary factual dispute)은 명백한 오류(clear error)가 있어야 뒤집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쟁점 Cybor (1998) Teva 이후 현재
최종 청구항 해석de novode novo
내재적 증거만으로 한 해석de novo대체로 de novo
외부증거 기반 하위 사실인정de novoclear error 기준
회피설계 실무 함의항소심 리스크 큼여전히 항소심 리스크 고려 필요

따라서 회피설계 의견서는 지방법원 관점만이 아니라, 항소심에서 문서 기록만 보고도 유지될 수 있는 해석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법리 9: Means-Plus-Function 청구항은 별도 절차로 분석한다

청구항에 "means for…" 형식 또는 구조가 충분히 특정되지 않은 기능식 표현이 있으면 35 U.S.C. § 112(f)(구 § 112 ¶6)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112(f) 청구항은 겉으로는 넓게 보이는 기능 표현이지만, 권리범위는 명세서에 기재된 대응 구조·재료·행위 및 그 균등물로 제한됩니다. 분석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단계 질문
1해당 limitation이 § 112(f)에 해당하는가?
2청구된 기능은 정확히 무엇인가?
3명세서의 대응 구조는 무엇인가?
4피고 구조가 동일 기능을 수행하는가?
5피고 구조가 대응 구조와 동일하거나 구조적 균등물인가?
6문언침해가 없더라도 일반 균등론 위험이 남는가?

§ 112(f)의 구조적 균등물(structural equivalent)과 일반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의 균등물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양자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5. 문언침해를 피하기 위한 실무 방법론

5-1. 특히 위험한 청구항 표현들

아래 표현 유형은 회피설계 시 직관과 다르게 해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표현 유형 예시 위험 대응
위치 표현 to, at, on, near, adjacent to 거리 차이가 문언 밖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 수치·기능·문맥 함께 검토
정도 표현 substantially, generally, approximately 허용 오차 범위 불명확 실시예·출원경과 확인
기능 표현 configured to, adapted to 구조가 달라도 기능 충족 가능 기능 제거 또는 작동 방식 변경
연결 표현 coupled, connected 직접·간접 연결 쟁점 다른 청구항의 "directly coupled" 확인
폐쇄·밀봉 표현 closed, sealed, open 완전 상태인지 기능적 상태인지 쟁점 명세서의 목적 확인
수단 표현 means for… § 112(f) 적용 가능 대응 구조 별도 분석
모듈 표현 module, engine, unit 소프트웨어 구조 불명확 알고리즘·기능·구조 확인

5-2. 회피설계 전략별 효과와 주의점

전략 효과 주의점
필수 구성요소 제거 문언침해 회피에 강함 기능 유지 어려움
구성요소를 다른 원리로 대체 문언침해 회피 가능 균등론 위험 잔존
작동 순서 변경 방법항 회피 가능 실질 동일 방식인지 검토 필요
입력·출력 변경 시스템항 회피 가능 기능적 표현이면 위험
물리적 위치 변경 위치 limitation 회피 가능 Read v. Portec식 넓은 해석 위험
기능 자체 제거 강한 회피 제품 경쟁력 저하 가능
구조를 명세서 대응 구조와 멀리 변경 § 112(f) 회피 가능 일반 균등론 별도 검토 필요

5-3. 핵심 질문표: 단계별 자가 진단

① 청구항 식별 단계

  • 특허에 독립항이 몇 개인가? → 장치항만 보고 방법항을 놓치는 위험
  • 종속항은 어떤 추가 limitation을 붙이는가?
  • 청구항 유형은 무엇인가? (시스템·방법·소프트웨어항 혼재 여부)
  • 해외 패밀리 특허도 있는가? (미국 외 판매·수입 리스크)

② 청구항 해석 단계

  • 문제 용어의 통상 의미는 무엇인가? → 일반 영어 의미만 보고 판단하는 위험
  • 명세서가 특별 정의("as used herein")를 두는가?
  • 실시예가 단순 예시인가, 발명의 본질인가? (반복적·배타적 설명 여부)
  • 출원경과에서 범위 포기가 있었는가? (선행기술과 구별한 발언)
  • 다른 청구항이 claim differentiation 이슈를 만드는가?

③ 제품 대비 단계

  • 우리 제품에 각 limitation이 있는가? → 이름만 바꾼 동일 구성 주의
  • 하나의 부품이 여러 limitation을 충족하는가?
  • 여러 부품이 하나의 limitation을 함께 수행하는가? (분산 구현)
  • 추가 기능만 붙인 것은 아닌가? (A+B+C+D 구조의 함정)
  • 성능을 낮춘 것뿐인가? (inferior infringement 위험)

6. 문언침해와 균등론: 최종 판단 구조

회피설계는 문언침해 분석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문언 범위를 벗어났더라도 균등론이라는 2차 관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문 핵심 질문 결론
1차: 문언침해 해석된 청구항의 모든 limitation이 피고 제품에 존재하는가? 예 → 문언침해 위험 높음 / 아니오 → 다음 단계
2차: 균등론 결여된 limitation과 피고의 대체 요소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방식·결과를 가지는가? (Function-Way-Result test) 예 → 균등론 침해 위험 / 아니오 → 비침해 가능성 증가
3차: 균등론 제한 출원경과 금반언, 선행기술, 명세서 disclaimer가 균등론 주장을 제한하는가? 예 → 균등론 위험 감소 / 아니오 → 위험 유지
4차: 잔여 리스크 직접침해 외에 유도침해, 기여침해, 고객 사용 방법항 침해가 있는가? 별도 분석 필요

7. 통합 사례: 가상의 휴대용 정수 장치 특허

지금까지의 법리를 하나의 가상 사례로 통합해 보겠습니다.

경쟁사 특허 청구항 1:

"A portable filtration device comprising: (a) a housing; (b) a removable cartridge disposed within the housing; (c) a sealing member positioned adjacent to the cartridge; and (d) a sensor configured to detect cartridge replacement."

우리 회사 초기 설계:

  • housing: 있음
  • cartridge: 나사로 고정되어 있음
  • sealing member 대신 액체 실란트 사용
  • sensor 대신 사용시간 기반 소프트웨어 카운터 사용

청구항 해석 및 문언침해 위험 분석:

limitation 우리 설계 문언침해 위험
housing있음충족
removable cartridge나사로 분리 가능"removable"이 넓게 해석되면 충족 가능 — 위험
sealing member액체 실란트"member"가 고체 부재로 제한되면 비충족, 넓으면 위험 — 불명확
sensor소프트웨어 카운터"sensor" 해석에 따라 다름 — 불명확

초기 설계는 애매합니다. "removable," "sealing member," "sensor"가 넓게 해석되면 문언침해 위험이 남습니다.

더 안전한 회피안:

  1. cartridge를 사용자가 분리할 수 없는 영구 모듈(permanent module)로 바꾼다.
  2. sealing member라는 물리적 부재 대신 하우징 일체형 용융 접합 구조를 사용한다.
  3. cartridge replacement를 감지하지 않고, 전체 장치 수명 종료 방식으로 설계한다.
  4. 방법항이 있는지 확인하여 고객의 교체 행위가 방법항을 충족하지 않도록 한다.
  5. 그래도 균등론상 "교체 감지 기능"이 균등물로 주장될 가능성이 있는지 별도 검토한다.

8. 최종 실무 알고리즘

회피설계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청구항을 통상의 기술자 관점에서 공정하게 해석하고, 그 해석된 각 limitation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을 문언상 충족하지 않도록 제품·공정의 구조, 기능, 작동방식 또는 관계를 변경한 뒤, 그 변경이 균등론·출원경과·항소심 해석 리스크까지 고려해도 안전한지 재검토한다.

단계별로 펼치면 다음 18단계 의사결정 흐름이 됩니다.

  1. 문제 특허를 찾는다.
  2. 모든 독립항을 청구항군별로 분류한다.
  3. 가장 넓은 독립항을 우선 분석한다.
  4. 청구항 용어를 해석한다.
  5. 내재적 증거(청구항·명세서·출원경과)를 먼저 본다.
  6. 필요한 경우 외재적 증거를 보조적으로 본다.
  7. 각 limitation을 제품 구성과 대비한다.
  8. 모든 limitation이 있으면 회피설계가 필요하다.
  9. limitation 하나를 제거하거나 대체한다.
  10. 단순 추가 요소나 성능 저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11. 위치·정도·기능 표현은 안전마진을 크게 둔다.
  12. means-plus-function 요소는 대응 구조와 균등물을 별도 분석한다.
  13. 변경 설계를 다시 문언침해 관점에서 검토한다.
  14. 균등론 관점에서 다시 검토한다.
  15. 출원경과 금반언과 disclaimer를 확인한다.
  16. 다른 독립항, 방법항, 시스템항도 검토한다.
  17. 항소심에서 넓은 해석이 나올 위험을 평가한다.
  18. 법적 위험과 제품 성능·비용·시장성을 함께 종합 판단한다.

9. 결론: 회피설계의 본질 세 가지

지금까지의 분석을 통합하면, 회피설계의 본질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회피설계는 청구항 해석에서 시작한다. 기술적으로 다르게 보이는 제품도 청구항 해석상 동일 limitation을 충족하면 문언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문언침해 회피는 모든 limitation 중 하나를 확실히 벗어나는 작업이다. 추가 기능, 낮은 성능, 특허권자 제품과의 차이, 실시예와의 차이는 그 자체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셋째, 문언침해를 피한 뒤에도 균등론과 항소심 리스크가 남는다. 좋은 회피설계는 "문언상 빠졌다"에서 멈추지 않고, 균등론, 출원경과, means-plus-function, 다른 청구항군, Markman/Teva식 심사 구조까지 통합적으로 검토합니다.

공정하게 해석된 가장 넓은 청구항의 필수 구성요소를 하나 이상 실질적으로 제거하라. 그리고 그 제거가 단순한 명칭 변경이나 사소한 거리·형상 변경이 아니라, 기능·방식·구조·법적 의미에서 청구항 밖으로 나가는 변경인지 확인하라.

다음 제2장에서는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의 성립 요건과 회피설계 과정에서 균등론 위험을 최소화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다룹니다.


📺 유튜브 해설 영상: 제1장 회피설계 일반론

아래 영상에서는 본 글에서 다룬 12단계 절차와 9가지 핵심 법리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해설합니다. 블로그와 함께 활용하시면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튜브] 제1장 회피설계 일반론 | YouTube에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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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두 번째 단계 ― 내재적 증거를 통한 권리범위 축소

제4장 문언침해 회피를 위한 두 번째 단계 ― 내재적 증거를 통한 권리범위 축소 IP Strategy · Patent La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