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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18, 2026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1장 — 균등론의 대전환: Pennwalt 판결과 Element-by-Element 접근론

이 글은 균등침해(Doctrine of Equivalents) 회피설계 강좌의 네 번째 편입니다. 앞에서는 균등침해 법리의 역사적 소개, 미국 균등론의 출발점인 Graver Tank 판결의 법리와 반대의견, 그리고 Federal Circuit 초기의 균등론 수용 방식(Hughes Aircraft)을 다루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1987년의 Perkin-ElmerPennwalt 판결이 Federal Circuit의 균등론 접근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꾸었는지를 분석합니다. 참고 교재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입니다.

1. 전환점: 1987년, 두 판결이 균등론 판도를 바꾸다

Federal Circuit의 균등론 접근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은 1987년에 선고된 두 판결이었다. Perkin-Elmer Corp. v. Westinghouse Electric Corp.Pennwalt Corp. v. Durand-Wayland, Inc.가 그것이다.

이 두 판결 이전까지, Federal Circuit의 균등론 판단은 Hughes Aircraft 판결이 보여준 "청구항 전체(claim as a whole)와 피고 장치 전체(accused device as a whole)를 비교"하는 방식을 따랐다. 이 접근에서는 피고 장치가 청구발명 전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가 판단의 중심이었다. 특정 구성요소 하나하나보다는 발명 전체의 기능, 작동 방식, 결과의 유사성이 핵심 고려사항이었다.

1987년의 두 판결은 이 흐름을 바꾸었다. 특히 Pennwalt는 Federal Circuit의 en banc(전원합의체) 판결이었기 때문에 단순한 패널 판결보다 훨씬 큰 법리적 무게를 가졌다. 이 판결들을 통해 균등론은 사실상 더 엄격한 all-elements rule, 즉 구성요소별 균등성 분석(element-by-element approach)으로 이동했다.


2. Perkin-Elmer: 전환의 예고

사건 개요: 거의 복제했지만, 하나가 달랐다

Perkin-Elmer 사건의 구조는 단순하다. 문제 된 청구항은 무전극 방전램프(electrodeless discharge lamp, EDL)를 위한 공진 결합기(resonant coupler)에 관한 것이었다. 피고 장치는 특허권자의 상업 제품을 거의 복제한 것으로 보였지만, 딱 하나가 달랐다. 청구항에 명시된 오토트랜스포머형 탭 결합(auto transformer-type tap coupling) 대신 트랜스포머형 루프 결합(transformer-type loop coupling)을 사용한 것이다.

피고 장치에서 빠진 유일한 청구항 요소는 바로 이 탭 결합이었다. 다수의견은 비침해 판단을 유지했다. "전체적으로 거의 같다"는 사정보다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가 없다"는 사실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이다.

"발명의 본질"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대의견은 Hughes Aircraft를 인용하며 균등론에서는 청구항 전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다수의견의 핵심 메시지는 이것이다: 발명의 "essence(본질)", "gist(요체)", "heart(핵심)"를 고려한다는 판례 표현은, 청구항의 구체적 한정사항을 중요하지 않거나 무의미한 것으로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로 읽혀서는 안 된다.

이는 청구항 중심주의의 강화다. 특허권자는 발명의 본질을 넓게 설명할 수 있지만, 법적 권리범위는 청구항의 구체적 표현에 의해 정해진다. 따라서 균등론도 청구항의 각 한정사항을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Newman 판사의 문제제기: en banc로 정면 처리해야 한다

Newman 판사는 반대의견에서 날카로운 지적을 남겼다. 다수의견이 실질적으로 균등론에 관한 Federal Circuit 선례를 재정의하고 있다면, 이 중요한 문제는 공공정책의 문제로 정면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허 이용자 공동체는 판례가 법적으로 폐기되기 전까지 기존 판례를 신뢰할 권리가 있다."

균등론은 기업의 설계회피 전략, 라이선스 협상, 소송 전략, 특허청구항 작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법원이 균등론의 분석 틀을 바꾸면 특허 실무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Newman 판사는 이런 변화를 패널 판결의 각주처럼 처리할 것이 아니라, en banc로 명시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 문제제기는 곧바로 Pennwalt로 이어진다. 법원은 실제로 Newman 판사가 요구한 대로 en banc로 이 문제를 다루었다.


3. Pennwalt en banc: 불일치를 해결하다

핵심 판시: 구성요소별 비교, 기능 부재 시 균등 부정

Pennwalt에서 법원은 Hughes Aircraft 접근과 Perkin-Elmer 접근 사이의 불일치를 해결했다. 다수의견(7 대 4)은 Perkin-Elmer의 편에 섰고, 다음과 같이 판시했다.

균등론상 균등성을 판단할 때 피고 장치를 청구항과 비교하되, 전체 대 전체 방식이 아니라 구성요소별(element-by-element)로 비교해야 한다. 청구항의 단일 구성요소 또는 그러한 구성요소의 기능이 피고 장치에 없으면 균등성은 인정될 수 없다.

이 접근은 균등론을 문언침해 판단에 더 가깝게 만들었다. 문언침해 판단에서는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가 피고 제품에 존재해야 한다. Pennwalt는 균등론에서도 각 구성요소 또는 그 기능이 피고 제품에 존재해야 한다고 보았다.

접근 방식 중심 질문
Hughes Aircraft식 (전체 접근) 피고 장치 전체가 청구발명 전체와 균등한가?
Pennwalt식 (구성요소별 접근)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 또는 그 기능이 피고 장치에 존재하거나 균등물로 대체되었는가?

이 변화는 균등론의 보호 기능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낸다. 피고가 발명의 상당 부분을 이용하더라도, 하나의 구성요소나 기능을 실질적으로 바꾸면 균등침해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Pennwalt 사실관계: 과일 선별기와 continuous position indicating means

기술적 배경

Pennwalt 특허는 과일과 같은 물품을 색상, 무게 또는 그 조합에 따라 선별하는 선별기(sorter)에 관한 것이었다. 과일을 컨베이어로 이동시키면서 색상과 무게를 측정하고, 각 과일의 위치를 추적하여 적절한 시점에 분류하는 장치다.

청구항은 여러 "수단(means)"을 요구했는데, 그 중 핵심 쟁점이 된 것은 연속 위치 표시 수단(continuous position indicating means)이었다. 이 기능이 있어야 특정 과일의 색상·무게 정보와 실제 위치를 연결하여 적절한 배출 시점을 정할 수 있다.

청구항이 means-plus-function 형식으로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문언침해 판단에서는 명세서에 개시된 구조 및 그 구조적 균등물과의 비교가 중요했다. 모든 판사는 피고 장치에 그러한 수단 또는 그 균등물이 없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따라서 §112(6)에 따른 문언침해는 없었다. 진짜 문제는 균등론으로도 침해를 인정할 수 있는가였다.

Queue pointer: 사용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다

피고 선별기에는 큐 포인터(queue pointer)가 있었다. 이 포인터들은 공정 중 특정 위치에 있는 과일의 색상과 무게 데이터가 저장된 메모리 위치를 가리켰다. 이론적으로는 이 정보를 이용해 과일의 위치를 추적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법원이 중요하게 본 것은 "사용 가능성"이 아니라 "실제 기능"이었다. 피고 장치에서 queue pointer 데이터의 유일한 기능은 물품이 무게 저울에 도달한 후 색상 기준값과 비교하는 것이었다. 연속 위치 표시 기능은 수행하지 않았다.

어떤 구성요소가 청구항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피고 장치에서 실제로 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다수의견의 결론

다수의견은 구성요소별 비교에 의존하여 균등론상 침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피고 장치에는 continuous position indicating function이 없었고, 따라서 청구항의 한 구성요소 또는 그 기능이 빠진 것이므로 균등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이 접근의 실무적 함의는 크다. 특허권자는 더 이상 "피고 장치는 전체적으로 우리 선별기와 같은 일을 한다"고만 주장할 수 없다. 이제는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마다 피고 장치에 동일하거나 균등한 대응 구성 또는 기능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5. 반대의견의 비판: 균등론의 형평적 기능이 사라진다

Bennett 판사: Graver Tank와 Hughes는 전체 발명을 보라고 했다

Bennett 판사는 반대의견에서 Hughes Aircraft의 "청구된 발명 전체(claimed invention as a whole)"에 대한 균등론 적용이 Graver Tank의 정책에 내재되어 있다고 보았다.

Graver Tank가 요구한 것처럼 어떤 구성요소가 특허에서 수행하는 목적, 다른 구성요소들과 결합했을 때의 성질을 판단하려면, 단순히 구성요소별 비교만 할 것이 아니라 청구항 전체를 하나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조합 발명에서 개별 부품 하나가 아니라 전체 구성의 상호작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구성요소가 독립적으로는 다르게 보이더라도, 전체 조합 속에서는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논리다.

Newman 판사: 다수의견은 선례를 명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Newman 판사는 Pennwalt 다수의견이 Federal Circuit과 연방대법원의 주요 판례와 표면적으로 모순되는 균등론 관점을 채택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법원이 자신의 형평적 권한을 급격히 축소했다고 보았다.

문제의 핵심은 다수의견이 다음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Graver Tank와 어떻게 조화되는지 설명하지 않았고, Hughes Aircraft와 어떻게 구별되는지 설명하지 않았으며, 기존 선례를 변경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 비판은 중요하다. Pennwalt 이후의 균등론 제한 경향이 단순한 기술적 분석 방법의 변화가 아니라, 균등론의 정책적 성격 자체에 대한 논쟁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6. 후속 판례: Spectra와 Corning Glass

Spectra Corp. v. Lutz: 법이 바뀐 것처럼 보이다

1988년 2월, Pennwalt 이후 첫 판시는 법이 실제로 바뀌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듯했다. Spectra Corp. v. Lutz에서 법원은 청구항의 한 구성요소 기능에 차이가 있다고 보고 Pennwalt를 인용하여, 균등론상 침해가 없다는 약식판단(summary determination)을 유지했다.

중요한 점은 균등론상 침해 여부가 사실판단 성격을 강하게 가질 수 있음에도, 법원이 약식판단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구성요소 하나의 기능 차이가 명확하다고 판단되면, 배심이나 본안 심리까지 가지 않고도 균등침해 주장이 배척될 수 있게 되었다. 특허권자에게는 절차적으로도 더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Corning Glass Works v. Sumitomo: Pennwalt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나 SpectraCorning Glass Works v. Sumitomo와 함께 보아야 한다. Corning Glass에서 Nies 판사는 all-elements rule이 적용된다고 하면서도, 청구항의 한 구성요소가 피고 구조에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균등론상 침해를 인정했다.

Corning Glass의 기술은 광도파관(optical waveguide)이었다. 청구항은 cladding layer와 core를 포함하고, core에 positive dopant가 추가되어 굴절률이 cladding보다 크도록 하는 구조였다. 피고 제품(S-3 fiber)은 core에 positive dopant가 없었고, 대신 cladding layer에 negative dopant가 있었다. 문언침해는 없었다. 하지만 법원은 cladding에 negative dopant를 넣는 것이 core에 positive dopant를 넣는 것과 발명의 맥락에서 균등하다고 보았다.

이 판결이 확립한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all-elements rule에서 "elements"는 물리적 부품이 아니라 청구항 한정사항(limitation)의 의미로 사용된다.
  2. 청구항의 모든 한정사항에 대한 균등물은 피고 장치 어딘가에서 발견되어야 하지만, 반드시 청구항의 대응 구성요소와 같은 위치나 같은 부품에 있을 필요는 없다.
  3. cladding layer의 negative dopant가 core의 positive dopant와 균등하다면, 청구항의 어떤 한정사항도 빠진 것이 아니다.

Pennwalt를 너무 단순하게 읽으면 "청구항 구성요소 하나가 피고 제품에 없으면 균등침해는 무조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Corning Glass는 그 단순화를 경계한다. Pennwalt 이후에도 균등론은 살아 있다. 다만 균등물은 청구항의 각 한정사항에 대해 찾아야 하고, 그 균등물이 피고 장치의 어느 위치, 어느 구성 조합에서 구현되는지는 더 유연하게 볼 수 있다.


7. 실무적 결론: 비침해 의견서는 이렇게 작성해야 한다

Corning Glass를 고려하면, 비침해 의견서를 작성할 때 Pennwalt와 청구항 구성요소의 부재만을 근거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 이는 설계회피 실무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 포인트다.

부족한 분석 필요한 분석
"청구항의 A 요소가 없다" "A 요소 또는 그 실질적 균등물이 피고 제품 어디에도 없다"
"대응 부품이 없다" "다른 부품 또는 조합이 A 한정의 기능·방식·결과를 수행하지 않는다"
"Pennwalt상 비침해" "Pennwalt와 Corning Glass를 모두 고려해도 비침해"

비침해 의견서는 최소한 다음 질문을 포함해야 한다.

  1.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는 무엇인가?
  2. 피고 제품에 문언상 동일 구성요소가 있는가?
  3. 없으면 그 구성요소의 기능을 수행하는 균등물이 있는가?
  4. 그 균등물이 대응 부품이 아니라 다른 위치나 조합에 존재하는가?
  5. 피고 제품의 해당 구성은 실제로 그 기능을 수행하는가, 아니면 단지 수행 가능할 뿐인가?
  6. 차이가 기능(function), 방식(way), 결과(result) 중 어디에서 실질적인가?
  7. 선행기술이나 출원경과 금반언이 균등범위를 제한하는가?

설계회피가 성공하려면 단순히 "청구항 구성요소를 제거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구성요소가 하던 기능을 피고 제품의 다른 부분이 실질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다면, 균등론 위험은 여전히 남는다.


맺음말: Pennwalt이 가져온 변화의 의미

Pennwalt는 균등론의 중심 질문을 바꾼 판결이다. "피고 장치 전체가 청구발명 전체와 균등한가?"에서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 또는 그 기능이 피고 장치에 존재하거나 균등물로 대체되었는가?"로 질문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이 변화는 특허권자에게 불리하지만, 청구항의 고지 기능과 경쟁자의 예측 가능성을 강화한다. 경쟁자는 청구항의 특정 기능을 분석하고, 그 기능을 제거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구현함으로써 설계회피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Corning Glass는 그 단순화를 경계한다. 균등론은 Pennwalt 이후에도 폐기되지 않았다. 다만 청구항 한정사항별 균등물 존재를 더 엄격히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그 균등물을 찾는 방식은 1:1 대응 부품 비교로만 제한되지 않는다.

다음 편에서는 이 원칙들이 실제 설계회피 판례, 특히 Slimfold, Laitram, London 등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본다. 기능과 결과가 같더라도 작동 방식(way)이 다르면 균등침해가 부정될 수 있다는 흐름이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관련 해설 영상

© 2026 IP Strategy Series. 본 콘텐츠는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를 바탕으로 실무 경험을 더해 재구성한 것입니다.

Friday, July 17, 2026

청구항 요소와 한정의 구별 — Kustom Signals 판례와 한정 사항 기록관리 원장(Limitation Ledger) 실무 가이드

미국 특허 소송의 성패는 청구항 문언을 어떻게 분해하고 법리적으로 재구성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침해 판단의 대원칙인 전요소원칙(All-Elements Rule)을 적용함에 있어, 무엇을 독립된 '요소(Element)'로 식별하고 이를 '한정사항(Limitation)'과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의 문제는 승소를 위한 전략적 기틀이 됩니다. 아래에서는 이들의 법리적 구별 실무와, 접속사 해석의 이정표가 된 Kustom Signals 사건을 심층 분석하고, 이를 실전에 적용하기 위한 한정 원장(Limitation Ledger) 프레임워크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1. 서론: 특허 범위 확정의 기초 — 요소(Element)와 한정(Limitation)

미국 특허 소송 실무에서 청구항 해석의 첫 단추는 각 문언의 법적 성격을 규정하는 것입니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균등론(DOE) 적용 단계에서 치명적인 논리적 허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역사적 맥락과 용어의 정의

과거 Corning Glass Works v. Sumitomo Electric 사건 이전의 실무에서는 'Element'라는 용어가 청구항의 문언적 구성과 피고 제품의 물리적 부품 모두에 혼용되어 상당한 법리적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이후 Festo 전원합의체 판결을 거치며 현대 실무에서는 이를 엄격히 권고된 용어법에 따라 구별합니다.

한정사항(Limitation): 특허권을 제한하는 청구항 상의 '문언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단순한 물리적 부품에 국한되지 않고, 기능적 구성(configured to), 공간적·논리적 관계, 수치 범위, 부정적(Negative) 한정까지 포괄하는 상위 개념입니다.

요소(Element): 청구항의 한정사항에 대응하여 피고 제품이나 방법에서 발견되는 '구체적인 대응부'를 지칭합니다.

"So What?" Layer: '단어'와 '한정'의 전략적 대조

실무자는 청구항 내의 모든 '중요한 단어(Claim Term)'가 곧 '독립된 한정사항(Claim Limitation)'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관사나 단순한 문법적 연결어는 해석의 지표는 될지언정, 그 자체가 독립적인 침해 대응 가치를 지니는 한정사항으로 기능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구별을 명확히 하지 못하면, 전요소원칙 적용 시 불필요한 단어 하나를 독립된 요소로 오인하여 균등론의 문턱을 스스로 높이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2. 청구항 분해 방법론: "원자적 범위제한 명제"의 도출

청구항을 분석 가능한 최소 단위로 분해하는 과정은 단순한 문장 끊기가 아닌, 발명의 '논리적 지도'를 그리는 작업입니다.

분해 기법: 대상-행위-속성-조건의 결합

실무자는 청구항 문언을 "원자적 범위제한 명제" 단위로 분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임계치를 초과할 때 데이터를 전송하도록 구성된 제어기"라는 문구는 다음과 같이 분해됩니다.

  • 대상: 제어기(Controller)
  • 기능적 속성: 전송하도록 구성됨(Configured to transmit data)
  • 조건: 온도가 임계치를 초과할 때(When temperature exceeds a threshold)

검증 체계: 분해 오류 방지를 위한 3대 시험법

전문가는 다음 시험법을 통해 분해의 적절성을 상시 검증해야 합니다.

  1. 삭제시험: 해당 명제를 삭제했을 때 청구범위가 기술적으로 유의미하게 확장되는가? 변화가 없다면 이는 독립된 한정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2. 대응시험: 피고 제품에서 이 명제에 대응하는 독립적인 기술적 구현부(Element)를 특정할 수 있는가?
  3. 전체성시험: 분해된 명제들의 합이 발명의 본질적 기술 사상을 왜곡 없이 재현하는가?

과도한 세분화는 '가짜 요소'를 만들어 균등론 적용을 차단하며, 과도한 일반화는 '요소 누락'을 초래하여 특허를 무효화의 위험에 노출시킵니다.


3. 한정별 분석 원칙: 침해 및 유효성 판단의 법리적 적용

분해된 각 한정사항은 특허의 권리 행사와 방어 시 서로 다른 논리로 작동합니다.

침해 및 균등론(DOE)의 논리식

Warner-Jenkinson 판결에 따라 침해는 발명 전체가 아닌 '개별 한정사항별'로 판단됩니다. 침해 인정 조건을 논리식으로 표현하면, 각 한정이 문언적으로(Literal) 또는 균등물에 의해(Equivalent) 충족되어야 하며, 단 하나라도 누락된다면 침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개방형 전환구 comprising이 추가 요소를 허용하긴 하지만, 본문에서 명시한 배타적 선택(XOR)이나 특수한 논리 관계를 무력화할 수는 없습니다.

유효성 판단과 전략적 경고

신규성(§102) 판단에서는 단일 선행기술이 청구항의 모든 한정을 명시적 또는 '내재적 공개(Inherent Disclosure)' 방식으로 포함해야 합니다. 특히 Brown v. 3M의 시사점은 중요합니다. 'A or B'와 같은 대안적 청구에서 단 하나의 종(Species)이라도 선행기술에 알려져 있다면 청구항 전체가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 출원 시 'or'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극도의 주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4. Kustom Signals 사건 (264 F.3d 1326) 심층 사례 분석

이 사건은 문법적 단어인 'or'를 물리적 요소로 오인했을 때 발생하는 법리적 참사를 보여준 기념비적 판례입니다.

기술적 쟁점: 선택형 vs. 자동 이중 검색

특허권자 Kustom Signals의 레이더는 운영자가 '최고속(fastest)' 또는(or) '최강 신호(strongest)' 검색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반면 피고 제품은 두 모드를 항상 동시에 수행하는 '자동 이중 검색(Automatic dual search)'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해석의 충돌과 CAFC의 법리 정정

지방법원은 'or' 자체를 하나의 독립적인 물리적 요소로 해석하는 치명적 오류를 범했습니다. 피고 제품이 두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자 'or(선택)'라는 요소가 부재한다고 보아 균등침해까지 부정했습니다. CAFC는 이를 다음과 같이 바로잡았습니다.

구분 잘못된 분석 (지방법원) 올바른 분석 (CAFC)
요소 1 Fastest search mode Fastest search mode
요소 2 Strongest search mode Strongest search mode
요소 3 "or" (접속사를 요소로 취급) (해당 없음)
법리 "or"가 없으므로 균등침해 부정 "or"는 문법적 표현일 뿐 요소가 아님

CAFC는 'or'가 대안적 요소를 표시하기 위한 '문법적 표현'이지, 장치의 물리적 부품이나 방법의 단계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비록 문언침해는 배타적 선택 한정 위반으로 부정되었으나, 접속사의 부재를 이유로 균등론 적용 자체를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5. 균등론의 한계 법리 및 실무적 방어 전략

균등론은 전지전능한 무기가 아니며, 강력한 제한 원칙들에 의해 통제됩니다.

  •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 Festo 판결에 따라 보정으로 축소된 범위는 균등론이 배제됩니다. 이를 번복하려면 ①예측 불가능성, ②주변적 관련성(보정 이유와 침해 쟁점이 무관함), ③기타 언어적 한계 등을 입증해야 합니다.
  • 한정 소거 금지(Vitiation): Deere & Co. 판례에서 보듯, 특정 한정의 의미를 사실상 무의미하게 만드는 수준의 확장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외부' 배치를 '내부'까지 확장하여 위치 한정을 소거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 공개-공중헌납 원칙: Johnson & Johnston 판례에 따라 명세서에 기재했으면서 청구항에 넣지 않은 대안은 공중에 헌납된 것으로 간주되어 균등론 적용이 불가합니다.

6. 통합 실무 프레임워크: 한정 원장(Limitation Ledger)

한정 원장(Limitation Ledger)이란 청구항을 단순한 '단어의 나열'로 보지 않고, 특허의 보호범위를 제한하는 최소 단위인 '원자적 범위제한 명제(Atomic Range-limiting Proposition)'로 분해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통합 실무 프레임워크입니다.

특허침해 소송과 무효 심판을 동시에 진행할 때, 권리자나 피고 모두 논리적 모순에 빠지기 쉽습니다. 침해를 주장할 때는 청구범위를 넓게 해석하다가, 특허의 무효화를 방어할 때는 선행기술을 피하기 위해 청구범위를 좁게 해석하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한정 원장은 이러한 해석의 논리적 모순을 방지하고 일관된 '대칭성(Symmetry)'을 유지하도록 돕는 강력한 안전장치입니다.

한정 원장의 핵심 필드 구성

  • 한정 ID: 개별 한정사항을 식별하는 고유 번호 (L1, L2…)
  • 정확한 청구 문언(Claim Term): 청구항에 기재된 실제 텍스트
  • 완결된 한정 명제(Limitation): 대상-행위-속성-조건이 결합된 기술적·법적 판단 최소 단위
  • 유형(Type): 구조, 단계, 기능, 관계, 조건, 수치, 대안 등
  • 명세서/도면 근거: 발명의 상세한 설명 및 도면 상의 지지 영역
  • 출원경과(Prosecution History): 심사 과정에서의 보정 및 의견서 제출을 통한 제한 여부
  • 침해/유효성 판단 결과: 문언/균등 침해 여부 및 신규성/비자명성 분석 결과

시뮬레이션 ①: 지문 센서 특허 vs. 얼굴 인식 장치

다음은 휴대용 생체 인증 장치 특허와 피고의 얼굴 인식 장치 사이의 침해 분쟁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한 한정 원장 예시입니다.

대상 청구항 (가상): A portable authentication device comprising: a fingerprint sensor; a processor configured to compare a sensed fingerprint with stored reference data; and a housing in which the fingerprint sensor and processor are disposed.

ID 청구 문언 원자적 한정 명제 유형 명세서 근거 침해/유효성 쟁점
L1 a fingerprint sensor 지문 패턴을 직접 감지하는 물리적 센서 구조적 요소 [Col 2:05] 얼굴인식 카메라와의 균등성 — Vitiation 위험 및 출원경과 금반언 적용
L2 compare a sensed fingerprint 취득한 지문 데이터와 참조 데이터를 비교 연산하는 기능 기능적 속성 [Fig 5] 접촉식 융선 분석과 비접촉식 광학 분석 간 작동 방법(Way)의 실질적 차이
L3 a housing in which... are disposed 센서와 프로세서가 단일 하우징 내부에 함께 배치되는 공간적 관계 공간적 관계 [Col 3:10] 분리형 하우징 선행기술에서 공간 관계 차이로 신규성 유지 가능
전문가 팁: 대칭성(Symmetry) 유지

침해 입증을 위해 L1을 '생체인식' 전체로 넓게 해석하고자 한다면, 그 대가로 선행기술의 포섭 범위도 넓어져 특허가 무효화될 위험이 커짐을 직시해야 합니다. 한정 원장은 침해 주장 범위와 무효 항변 범위를 하나의 표에서 실시간 검증함으로써, 소송 대리인이 스스로 논리적 모순에 빠지는 법리적 재앙을 차단해 줍니다.

시뮬레이션 ②: Kustom Signals 사건 한정 원장 적용

다음은 Kustom Signals, Inc. v. Applied Concepts, Inc.(미국 특허 제5,528,246호)의 실제 청구항 문언과 피고 제품 기술 구성을 바탕으로 한정 원장 프레임워크를 적용한 실무 시뮬레이션입니다. 청구항을 단순한 부품 목록이 아닌 '원자적 한정 명제' 단위로 재구성하여 문언침해, 균등침해, 출원경과 금반언의 영향력을 입체적으로 추적합니다.

ID 청구 문언 원자적 한정 명제 유형 명세서 및 출원경과 피고 대응 요소 문언침해 균등침해
L1 "storing... in memory" 수신된 도플러 신호의 주파수 성분 데이터를 메모리 장치에 기록하는 단계 방법/물리 단계 기술적 기본 연산 모듈. 심사 과정에서 논쟁 없음. 도플러 신호 스펙트럼 데이터를 메모리에 저장함. 충족 — 물리적 기능 일치. 문언 충족으로 비교 불요.
L2 "preselected magnitude or frequency criteria" 크기(최강 신호) 기준 또는 주파수(최고속) 기준 중 어느 하나만을 배타적으로 적용하여 검색하는 조건 관계. 대안/조건 관계 명세서에 두 모드 동시 수행 실시예 없음. 비자명성 거절 극복을 위해 '선택적' 단일 검색 제한을 보정 도입. 최강 신호와 최고속 신호 검색을 항상 동시에(and) 자동으로 수행. 불충족 — "or"는 배타적 선택(XOR)으로 해석되므로, 양쪽을 동시 수행하는 피고의 'and' 방식은 문언 범위를 벗어남. comprising도 이 배타적 제한을 무력화하지 못함. 부정(Estoppel) — 지방법원은 "or" 요소 부재를 이유로 전요소원칙 위반을 주장했으나 이는 오류. CAFC는 "or"가 독립된 물리 부품이 아님을 확인. 그러나 심사 중 선택적 구조를 강조하여 특허성을 취득했으므로 출원경과 금반언으로 균등론 적용 불가.
L3 "selecting either... or... search" 운영자의 입력 제어에 의해 두 가지 대안적 검색 모드 중 하나가 결정되어 작동하는 제어 메커니즘. 기능/상호작용 출원 과정에서 운영자가 주도하는 'Multi-mode'의 대안적 선택 작동임을 강조하여 특허성 취득. 이중 계산이 완료된 상태에서 표시할 모드만 사용자가 선택. 불충족 — 검색 프로세스 자체를 사전에 배타적으로 선택하는 구조가 아님. 부정 — 사용자의 사전 선택형 단일 연산과 장치의 상시 자동 이중 연산은 작동 방법(Way)에서 본질적 차이가 존재.

이 시뮬레이션이 주는 두 가지 실무적 교훈

첫째, 접속사의 '가짜 요소화' 방지. 지방법원은 청구항 차트를 기계적으로 작성하여 'or' 자체를 하나의 독립된 물리적 부품(Element)으로 설정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그 결과 피고 제품에 'or'가 없으니 전요소원칙상 비침해라는 억지 결론을 내렸습니다. CAFC는 이를 정정하며 "or"는 독립된 장치 구성요소가 아니라 대안적 관계를 규정하는 문법적 표현이라고 명쾌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올바른 한정 원장은 L2와 같이 'or'가 형성하는 기술적 작동 관계 전체를 하나의 완결된 범위제한 명제로 묶어 분석해야 합니다.

둘째, 침해 주장과 무효 항변의 대칭성 통제. 만약 특허권자가 침해를 입증하기 위해 L2의 범위를 '동시 검색(and)'까지 균등론으로 확장하려 시도했다면, 그 즉시 동시 검색을 보여주는 모든 선행기술이 §102 및 §103 무효 사유로 포섭되는 부메랑을 맞게 됩니다. 더욱이 심사 과정에서 선행기술을 피하려고 "or"로 청구범위를 좁혔으므로, 이를 다시 균등론으로 되찾으려 하는 것은 출원경과 금반언에 의해 엄격히 차단됩니다.


7. 결론 및 전문가 제언

특허 소송에서 승리하는 실무자는 청구항을 '단어의 나열'이 아닌 '원자적 논리 명제의 결합'으로 바라봅니다.

  1. 단어에서 한정으로: 개별 단어의 사전적 의미에 매몰되지 말고, 그것이 전체 범위 획정에서 담당하는 '범위제한적 명제'의 가치를 파악하십시오.
  2. Kustom Signals의 교훈: 접속사나 관사 같은 문법적 표현은 범위를 정의하는 가이드는 될 수 있으나, 그 자체가 전요소원칙의 대상이 되는 물리적 요소는 아닙니다.
  3. 검증의 철학: 전요소원칙을 단순한 부품 체크리스트가 아닌, 발명의 기술 사상을 원자 단위에서 검증하는 고도의 논리적 프로세스로 내재화하십시오.
  4. 한정 원장의 중심 역할: 한정 원장은 소송 대리인과 기업 법무팀이 특허 침해 여부와 무효화 가능성을 하나의 축 위에서 완벽하게 대칭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실무적 중심 축입니다.

관련 해설 영상: "or"는 부품이 아니다 — 미국 특허 청구항의 '요소(Element)'와 '한정(Limitation)'의 치명적 차이 및 Kustom Signals 판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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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허소송은 어디에서 승패가 갈리는가 — 한국 기업이 알아야 할 7단계와 단계별 승소 전략

미국 특허소송은 단순히 “우리 제품이 상대방 특허와 다르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설명하는 싸움이 아닙니다. 청구항 해석, Discovery, Summary Judgment, 균등론, 배심재판, JMOL과 항소심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