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등론 회피설계 3대 전략
Festo·생략요소·기능식(MPF) 무력화의 실무 알고리즘
엔지니어와 특허팀이 가장 자주 던지는 질문 중 하나는 이것이다. "경쟁사 특허를 알면서 피해 가는 것, 법적으로 괜찮은가?" 이 불안은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미국 법원은 문언 침해(Literal Infringement)를 피하더라도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DOE)을 통해 침해를 인정해 왔다. 그렇다면 회피설계(Design-Around)는 애초에 가능한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이 글은 Killworth & Burns,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Vol. 2, Ch. 7(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을 원전으로 한 실무 세미나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Festo 포대 금반언 접근법, 생략·대체요소 접근법, 기능식 청구항(MPF) 무력화 접근법의 세 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판례를 체계적으로 해설한다.
M1. 회피설계는 위법인가 — 법적 정당성의 확인
결론부터 말하면, 적법하다. 연방순회항소법원(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 CAFC)은 Slimfold Mfg. Co. v. Kinkead Industries, Inc., 932 F.2d 1453 (Fed. Cir. 1991)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Intentional 'designing around' the claims of a patent is not by itself a wrong … it is one of the important public benefits that justify awarding the patent owner exclusive rights."
특허는 quid pro quo(상호교환) 계약이다. 발명자는 기술을 공개하고, 국가는 기간 한정의 독점권을 부여한다. 경쟁사는 그 공개를 읽고 청구항 범위 밖의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한다. 이것이 특허법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이며, 설계변경은 이 구조의 핵심 요소다.
문제는 적법성 여부가 아니라 타이밍과 방법론이다. 아래 표가 명확히 보여주듯, 설계 확정(Design Finalization) 이전에 법무팀과 협업하고 비침해 의견서(Opinion of Counsel)를 선제 확보하는 것과, 제품 출시 후 침해 통지(Notice)를 받고 재설계하는 것은 법적·경제적 결과가 천양지차다.
| 적법한 회피 ✅ | 최대 위험 ⚠️ |
|---|---|
| 설계 확정 이전 법무팀 협업 | 출시 후 침해 통지 수령 → 재설계 시 매몰 비용 발생 |
| 비침해 의견서(Opinion of Counsel) 선제 확보 | 제품 전면 회수 및 인증 취소 리스크 |
| 경쟁사 특허 분석 후 청구항 외 구성 설계 | 고의 침해(Willful Infringement) 인정 시 3배 배상(Treble Damages) |
"모르면 괜찮다"는 전략은 최악의 도박이다. 설계 초기에 특허법을 R&D 나침반으로 삼는 것이 오늘 세미나의 핵심 메시지다.
3대 회피설계 접근법 개요
균등론 침해를 법적으로 원천 차단하는 전략은 세 가지다. 각 접근법은 별개의 법적 논리에 기반하며, 순서대로 시도한다 — ①이 실패하면 ②, ②가 실패하면 ③으로 전환한다. 최종 안전망은 언제나 독립적 법률 전문가의 비침해 의견서다.
① Festo 접근법 (13단계) — 특허권자가 심사 중 스스로 포기한 영역(Surrendered Territory) 내 대체물 채택. 포기영역 내의 대체물에는 균등론 주장 자체가 차단된다.
② 생략·대체요소 접근법 (9단계) — 청구항 구성요소 하나를 완전 생략하거나, 작동방식(Way)을 전면 차별화. 개별 구성요소 완비 원칙(All Elements Rule)을 역으로 활용한다.
③ 기능식 청구항(MPF) 무력화 접근법 (7단계) — §112(f) 기능식 청구항(Means-Plus-Function Claim)의 좁은 권리범위를 역이용. 명세서(Specification)에 미개시(Non-Disclosed)된 수단을 채택하여 권리범위에서 자동 배제된다.
M2. Festo 접근법 — 포대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 활용
핵심 원리
대법원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535 U.S. 722 (2002)은 다음 원칙을 확립했다. 특허권자가 거절 극복을 위해 청구항을 축소 보정(Narrowing Amendment)하면, 그 보정으로 포기된 영역에서는 균등론을 주장할 수 없다는 Festo 추정(Festo Presumption)이 발생한다.
특허권자는 다음 세 요건 중 하나를 입증하면 이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
- ⓐ 보정 당시 예측 불가능한 균등물이었다는 점
- ⓑ 보정 목적이 해당 균등물과 간접적·부수적(Tangential) 관련에 그칠 뿐이라는 점
- ⓒ 기타 합리적 이유
회피 전략의 정수: 포기영역 안의 대체물을 채택하면, 이 예외 3요건 모두가 무력화된다. 특허권자가 심사관 앞에서 스스로 파놓은 무덤에 피고 제품을 갖다 놓는 것이다.
13단계 설계 알고리즘
실무에서는 아래 13단계를 세 묶음으로 운영한다.
| 단계 | 핵심 액션 |
|---|---|
| Step 1 | 출원 이력(Prosecution History)에서 보정·재작성·신규 추가 등 모든 변경 사항 추적 |
| Step 2–3 | §101·§102·§103·§112 특허성 목적의 보정만 선별; 축소(Narrowing) 보정이 아닌 것 제외 |
| Step 4–5 | 각 보정의 이유 분석 → 포기된 권리 영역(Surrendered Territory) 지도화 ← 핵심 |
| Step 6–8 ★★★ | 기술·마케팅팀 협업 → 포기영역 안의 최선 대체물 설계 및 채택 → 비침해 확정 |
| Step 9–10 | 포기영역 밖 대체물 검토 + Festo 예외 3요건 번복 가능성 평가 및 선택 |
| Step 11–12 | 주장 금반언(Argument Estoppel) 활용 — 특허성 주장으로 배제된 구성요소 확인 후 재설계 |
| Step 13 | 독립적 법률 전문가의 비침해 의견서(Opinion of Counsel) 확보 — 절대 생략 불가 |
교과서 판례: Talbert v. Unocal
특허권자(Talbert)의 실수: 최초 청구항에서 가솔린 연료의 비등점 범위 상한을 두지 않았다가, 선행기술(Hamilton 특허) 극복을 위해 비등점 상한을 345°F로 보정했다. 이로 인해 345°F ~ 420°F 구간이 포기 영역으로 확정되었다.
Unocal의 회피설계: 제품 연료의 비등점 범위를 373.8°F ~ 472.9°F로 설계했다. 이 구간은 Talbert가 스스로 포기한 영역 안에 위치한다.
법원의 판단: Festo 추정 번복을 위한 3요건 중 어느 것도 충족되지 않는다. 균등론 주장 완전 차단 → 비침해 확정.
M3. 생략·대체요소 접근법 — All Elements Rule 역활용
핵심 원리
Pennwalt Corp. v. Durand-Wayland, Inc., 833 F.2d 931 (Fed. Cir. 1987)이 확립한 개별 구성요소 완비 원칙(All Elements Rule)은 이렇게 규정한다.
"청구항 구성요소 A + B + C + D 중 단 하나라도 없으면 비침해."
이 원칙은 균등론에도 적용된다. 피고 제품에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 또는 그 실질적 균등물이 존재하지 않으면, 문언 침해도 균등 침해도 성립하지 않는다.
9단계 알고리즘
9단계를 세 레이어로 구분하면 아래와 같다.
| 레이어 | 단계 | 핵심 전략 | 법적 근거 |
|---|---|---|---|
| 생략(Omission) | Step 1–4 | 청구항 광협 순 정렬 → 최소의미 구성요소를 상업 제품에서 완전 생략 | Pennwalt |
| 대체(Substitution) | Step 5–6 | 생략 불가 시, 물리적으로 상이한 대체요소 채택 → Way 불균등 입증 | Slimfold v. Kinkead |
| 변경(Modification) | Step 7–8 | 대체도 어려울 시, 물리적·화학적으로 구성요소 자체를 변경 | 사안별 판례 |
Step 9: 세 레이어 모두 실패한 경우 Festo 접근법 또는 기능식(MPF) 접근법으로 전환한다.
생략요소 판례: London v. Carson Pirie Scott
특허 청구항의 핵심 구성요소: (a) C자형 채널·피벗 결합 구조, (b) 탄성재 스트립, (c) 래칭 장치, (d) 가방 개구부를 밀폐하는 체결 수단(Fastening Means — Tight Seal) ★, (e) 옷걸이 샹크(Shank)를 포용하는 구조 ★
Samsonite의 회피설계(Step 3 적용):
❌ (d) 밀폐 체결 수단 — 구조와 기능을 모두 완전 생략
❌ (e) 샹크 포용 구조 삭제 후 훅(Hook) 포용 방식으로 근본 설계 변경
✅ (a)(b)(c) 유지 — 옷걸이 고정 기능은 그대로 구현
법원의 판단: 두 개의 생략 구성요소로 문언 침해 및 균등 침해 모두 성립 불가 → 비침해 확정. 사소해 보이는 구성요소 단 하나를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 침해 소송에서 완전한 면책으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남긴다.
대체요소 판례: Dolly v. Spalding
특허 청구항(Spalding): 좌석·등받이 패널과 분리된 별도의 강성 프레임(Separate Stable Rigid Frame)으로서, 3개의 타이 로드(Tie Rod)로 사이드 패널을 연결하는 구조.
Evenflo의 회피설계(Step 5–6 적용):
타이 로드 완전 제거 → 대신 좌석·등받이 패널 자체에 탭(Tab)을 형성하여 사이드 패널의 홈(Detent)에 잠금. 결과적으로 패널이 프레임 기능을 일체형으로 수행한다.
법원의 판단: "Separate stable rigid frame" 구성요소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문언 침해 ✗, 균등 침해 ✗ → 완전 비침해 확정. 구성요소를 생략할 수 없다면, 그 작동방식(Way)을 전면적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원칙을 보여준다.
M4. 기능식 청구항(MPF) 무력화 — §112(f)의 역설적 활용
핵심 원리: 무한히 넓어 보이는 청구항의 역설
35 U.S.C. §112(f)에 따라 "~하기 위한 수단(Means for ~)" 문구를 포함하는 기능식 청구항(Means-Plus-Function Claim, MPF)은 얼핏 무한히 넓어 보인다. 그러나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확립된 해석에 의하면, 그 실제 권리범위는 명세서(Specification)에 개시된 특정 구조와 그 균등물로 극도로 수축된다.
핵심은 여기에 있다. 명세서에 개시되지 않은 구조는 자동으로 권리범위에서 배제된다. 기능식(MPF) 청구항의 겉보기 광범위성은 오히려 그 함정이다.
7단계 무력화 전략
| 단계 | 핵심 액션 |
|---|---|
| Step 1 | 특허의 §112(f) 기능식 청구항(MPF) 전체 목록화 |
| Step 2 | 명세서에 개시된 구조(Disclosed Structure) 전수 목록화 |
| Step 3 ★ | 명세서 미개시 대체 수단 발굴 — 이것이 전략의 핵심 |
| Step 4 | 불필요 기능식(MPF) 수단: 완전 생략 → Pennwalt 기반 비침해 성립 |
| Step 5 | 가장 구조적으로 상이한 대체 수단 채택 |
| Step 6 | Laitram v. Rexnord 기반 비침해 의견(Way 차별화) 작성 |
| Step 7 | 독립적 전문가 비침해 의견서 확보 |
기능과 결과가 같다는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 "기능은 같습니다. 그러나 작동 원리(Way)가 완전히 다릅니다."라고 당당히 주장하는 것이 올바른 전략이다.
기능식(MPF) 판례 1: Laitram v. Rexnord
| 항목 | 특허(Laitram) | 피고(Rexnord) |
|---|---|---|
| 기능(Function) | 컨베이어 모듈 연결 | 동일 |
| 결과(Result) | 모듈형 연결 달성 | 동일 |
| 방식(Way) | H형 클립 — 수평 하중 분산 | V형 클립 — 수직 하중 분산 |
Way(작동방식)의 실질적 차이가 인정되어 비침해 확정.
기능식(MPF) 판례 2: Mas-Hamilton v. LaGard
| 항목 | 특허 | 피고 |
|---|---|---|
| 기능(Function) | 레버 작동 제어 | 동일 |
| 결과(Result) | 잠금/해제 달성 | 동일 |
| 방식(Way) | 솔레노이드(Solenoid) — 직선 왕복 운동 | 스테퍼 모터(Stepper Motor) — 회전식 복귀 운동 |
작동 메커니즘의 근본적 차이(직선 왕복 vs. 회전식 복귀)가 비침해의 결정적 근거 → 비침해 확정.
M5. 분야별 판례 매트릭스 — 기술 영역을 초월한 공통 법리
기술 분야를 불문하고, 법원은 일관되게 작동방식(Way)의 실질적 차이 또는 구성요소의 부존재를 비침해의 결정적 근거로 인정해 왔다.
| 기술 분야 | 판례 | 제한 구성요소 | 회피 전략 | 접근법 |
|---|---|---|---|---|
| ⚙️ 기계 | London v. Carson (1991) | 밀폐 체결 수단(Tight Seal) | 플랩 구조 및 기능 완전 삭제 | 생략요소 |
| ⚙️ 기계 | Dolly v. Spalding (1994) | 분리된 별도 강성 프레임 | 패널 일체형 탭 구조로 통합 | 대체요소 |
| ⚡ 전기 | Mas-Hamilton v. LaGard (1998) | 솔레노이드 제어 수단 | 스테퍼 모터(회전식) — Way 차별화 | 기능식(MPF) 무력화 |
| ⚡ 전기 | Carroll Touch v. Electro Mech. (1993) | 이격(Spaced Apart) 빔 마운팅 수단 | 교차 곡선 빔 사용 → 기능 자체 상이 | 기능식(MPF) 생략 |
| 🧪 화학 | Talbert Fuel v. Unocal (2003) | 비등점 345°F 이하 연료 | 373.8°F 이상 연료 — 포기영역 채택 | Festo 금반언 |
| 🧬 바이오 | Am. Home Prods. v. Johnson & Johnson | 케토기(Keto) 프로드럭 구조 | 옥심기(Oxime)로 변경 → 대사 경로 차이 | 화학적 변경 |
실무 체크리스트 — 설계 확정 이전에 완료해야 할 항목들
① Festo 접근법 체크리스트
- 포대(파일 히스토리, Prosecution History) 전수 검토
- 특허성 목적의 축소 보정(Narrowing Amendment) 유무 확인
- 포기영역(Surrendered Territory) 지도 작성 ← 이것이 핵심
- 포기영역 내 대체 구성 탐색 및 채택
- Festo 예외 3요건(예측불가능성·부수적 관련(Tangential Relationship)·기타 이유) 검토
- 비침해 의견서(Opinion of Counsel) 수령
② 생략·대체요소 접근법 체크리스트
- 청구항 광협 순 정렬 및 최소의미 구성요소 후보 선정
- 무효화 가능 선행기술(Prior Art) 탐색
- 생략 가능성 기술팀 협의 후 완전 생략 실행
- 물리적 대체물의 Way(작동방식) 불균등 입증
- 비침해 의견서 수령
③ 기능식 청구항(MPF) 무력화 접근법 체크리스트
- §112(f) 기능식 청구항(MPF) 전체 목록화
- 명세서 개시 구조(Disclosed Structure) 목록화
- 명세서 미개시 대체 수단 발굴 ← 이것이 핵심
- 기능(Function) 동일 + 방식(Way) 차별화 설계 완료
- 전문가 비침해 의견서(Way 분석 포함) 수령
결론 — 특허법을 R&D 나침반으로
세 가지 접근법은 각기 다른 법적 메커니즘에 기반하지만, 공통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설계 확정 이전에 특허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회피설계를 R&D 프로세스에 통합하라.
모든 접근법의 끝에는 반드시 독립적 법률 전문가의 비침해 의견서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고의 침해(Willful Infringement) 주장을 차단하고, 3배 배상(Treble Damages)을 막는 최후의 방어선이다. 세 전략과 최종 안전망을 함께 운용할 때, 회피설계는 법적 불안이 아닌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된다.
참고문헌 (Primary Source): Richard A. Killworth & Patrick G. Burns,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Volume 2, Chapter 7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
주요 인용 판례: Slimfold Mfg. Co. v. Kinkead Industries, Inc., 932 F.2d 1453 (Fed. Cir. 1991) ·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535 U.S. 722 (2002) · Pennwalt Corp. v. Durand-Wayland, Inc., 833 F.2d 931 (Fed. Cir. 1987) · Talbert Fuel Systems v. Unocal Corp., 347 F.3d 1355 (Fed. Cir. 2003) · London v. Carson Pirie Scott & Co., 946 F.2d 1534 (Fed. Cir. 1991) · Dolly, Inc. v. Spalding & Evenflo Cos., 16 F.3d 394 (Fed. Cir. 1994) · Laitram Corp. v. Rexnord, Inc., 998 F.2d 1552 (Fed. Cir. 1993) · Mas-Hamilton Group v. LaGard, Inc., 156 F.3d 1206 (Fed. Cir. 19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