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September 22, 2026

민사소송에서 어느 정도까지 증명해야 하는가 — 한미 증명도의 실질적 비교와 한국 민사증명법의 개선 방향

대륙법과 보통법의 역사적·철학적 유산, 법경제학·행동법학적 실증 연구, 그리고 증거개시제도와 연계된 50%+α 개혁 모델

이 글은 한 차례 블로그에서 소개했던 민사소송의 ‘증명도(Standard of Proof)’에 관한 문제를 추가 연구를 통해 한층 더 깊이 들여다본 후속 연구다.

이번에는 단순히 한국과 미국의 증명 기준을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륙법과 보통법의 역사적·철학적 배경, 법경제학과 행동법학의 실증 연구, 그리고 증거개시제도와의 구조적 관계까지 함께 살펴보았다.

궁극적인 질문은 단순하다. 한국 민사소송의 ‘고도의 개연성’ 기준을 미국식 50%+α 기준으로 낮추는 것이 과연 올바른 해법인가.

아래에서는 이 문제를 증명도라는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사법제도 전체의 구조라는 관점에서 검토한다.

I. 서론: 민사 증명도의 법적 개념과 비교법적 문제의식

민사소송법상 증명도(Standard of Proof, 입증의 정도)란 사실인정자(법관 또는 배심원)가 당사자의 증거를 토대로 요증사실의 존재를 인정하는 데 필요한 주관적·객관적 확신의 임계값(Threshold)이다.1

증명도는 단순한 기술적 소송 규칙에 머물지 않는다. 실체적 진실 규명과 절차적 효율성, 나아가 사실 확정의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사법적 오류비용(Error Costs)을 당사자 사이에 어떻게 배분할지를 결정하는 사법제도의 핵심 지표다.2

대륙법계(Civil Law) 전통을 이어받은 한국 민사소송은 법관에게 ‘통상인이 의심을 품지 않을 정도의 확신’, 곧 ‘고도의 개연성(Highly Likelihood)’을 요구하는 주관적 내적 확신 모델을 유지해 왔다.3

반면 보통법(Common Law)을 따르는 미국은 일반 민사소송에서 ‘증거의 우세함(Preponderance of the Evidence)’을 표준으로 삼는다. 이는 주장하는 사실이 존재할 가능성이 50%를 넘으면 (P > 0.5, more likely than not) 원고 승소를 인정하는 비교적 완화된 객관적 기준이다.4

한국의 ‘고도의 개연성’과 미국의 ‘50%+α’는 단순히 숫자만 다른 두 기준인가, 아니면 서로 다른 소송제도의 산물인가?

최근 국내 학계와 실무 일각에서는 ‘고도의 개연성’ 기준에 따른 구조적 폐단, 즉 원고의 과도한 입증 곤란, 광범위한 진위불명 영역의 발생, 피해 구제 실패에 따른 ‘민사 사건의 형사 고소화’를 해소하고자 미국식 ‘50%+α’ 기준, 즉 우월적 증거설로 전면 전환하자는 입법론이 꾸준히 제기된다.5

그러나 증명도는 단순히 수치를 조정할 문제가 아니다.

각 사법 체계의 사전 증거 수집 제도(Discovery), 법관의 사실인정 심리 구조, 개별 입증 경감 법리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등)와 유기적으로 맞물린 종합 사법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한미 양국의 민사 증명도 법리와 역사적 배경, 법경제학·행동법학적 실증 연구, 사전 증거 수집 제도와의 연계성을 입체적으로 고찰하여 현실적인 사법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한미 민사소송 증명도의 기본 개념 및 체계적 구조

1. 미국 보통법계: 3단계 차등 증명 구조

미국 민사증거법은 보호법익의 성격과 오류 위험의 비대칭성에 따라 증명도를 3단계로 명확히 구분하여 운용한다.6

증거의 우세함 (Preponderance of the Evidence)

일반 계약 분쟁, 교통사고, 불법행위 등 통상적인 민사사건에 적용되는 기본 기준이다. 양 당사자의 증거를 저울에 달아 주장사실이 존재할 가능성이 50%를 조금이라도 넘으면(50%+α) 증명책임을 다한 것으로 본다.7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 (Clear and Convincing Evidence)

친권 박탈, 성년후견, 사기, 특허 무효처럼 중대한 신분권·사익·헌법적 가치가 걸린 민사 영역에서 예외적으로 상향 적용하는 중간 기준이다. 이때는 약 70~80% 수준의 높은 개연성을 요구한다.8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 (Beyond a Reasonable Doubt)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엄격한 기준 (약 90% 이상)으로, 민사 기준과는 엄격히 이원화되어 운용된다.9

2. 한국 대륙법계: 자유심증주의와 고도의 개연성

한국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자유심증주의를 규정할 뿐 증명도에 관한 명문 조항을 두지 않고 있어, 구체적인 기준은 판례와 통설을 거쳐 정립되어 왔다.10

대법원은 “경험칙에 비추어 통상인이라면 의심을 품지 않을 정도의 고도의 개연성”을 일관되게 요구한다 (대법원 1960. 3. 31. 선고 4292민상247 판결; 대법원 1990. 6. 26. 선고 89다카7730 판결 등).11

학설 역시 이를 ‘십중팔구’ 내지 ‘80~90%의 확률적 확실성’으로 수치화하여 이해한다.12

3. 한미 민사소송 증명도 체계 비교

비교 항목 한국 민사소송
(대륙법계)
미국 민사소송
(보통법계)
법적·실무적 의의
일반 증명도 고도의 개연성
(Highly Likelihood,
80~90%)
증거의 우세함
(Preponderance,
50%+α)
한국은 높은 입증 문턱, 미국은 대칭적 위험 배분
예외적 증명도 명문 규정 없음
(판례상 간접추정 등으로 경감)
Clear & Convincing Evidence
(약 70~80% 개연성)
미국은 사기·특허무효 등에 차등 적용
진위불명 구간 광범위한 구간 발생
(20% < P < 80% 패소)
50% 지점으로 축소
(Low Non-liable region)
고도 개연성하 원고의 패소 위험 대폭 증가

III. 대륙법과 보통법의 역사적·철학적 배경

1. 대륙법계: 법정증거주의 타파와 내적 확신(Intime Conviction)

대륙법계의 자유심증주의는 18세기 프랑스 혁명기, 중세 이래 지속된 가혹한 법정증거주의 (la preuve légale)를 타파하는 과정에서 태동했다.13

중세 로마-캐논법상의 법정증거주의는 증인의 수와 증거의 종류에 따른 증명력을 법률로 획일화하여 규정했다. 예를 들어 목격자 2명이 있으면 ‘완전한 증거’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법관이 확실한 심증을 갖더라도 법정 요건이 미비하면, 법률상 유일하게 ‘완전한 증거’로 인정받는 피고인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국가 고문(Torture)까지 정당화되는 비인간적 폐단이 일상화되었다.14

프랑스 혁명 세력과 계몽주의 사상가들 (볼테르, 베카리아 등)은 이러한 구습을 혁파하여, 법관과 배심원이 상식과 경험칙에 따라 판단하는 자유심증주의와 ‘내적 확신(intime conviction)’ 제도를 확립했다.15

이후 독일 민사소송법(ZPO §286)과 일본을 거쳐 한국에 계수된 자유심증주의는 직업법관이 자의를 배제한 채 경험칙과 논리칙에 따라 ‘객관적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확신에 도달하는 것을 재판 정당성의 근거로 삼게 되었다.16

2. 보통법계: 존 로크의 확률론과 오류 위험 배분 철학

미국 보통법계의 증명도는 존 로크(John Locke)의 계몽주의 확률론(Probable Belief), 그리고 영미 배심제(Civil Jury)와 당사자주의(Adversarial System)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17

영미법은 인간 인식의 한계상 법정에서 절대적 진실에 도달하기란 불가능하며, 재판상의 진실 역시 경험에 바탕을 둔 ‘확률적 개연성’에 불과하다고 본다.

18세기 후반 법원의 배심 평결 재심 허가 기준에서 출발한 ‘우월성(Preponderance)’ 개념은 점차 배심원 지시문(Jury Instructions)의 표준 형태로 안착했다.18

법경제학 및 영미 법학, 특히 연방대법원 In re Winship 사건의 Harlan 대법관 동의의견에 따르면, 민사소송은 사적 당사자 간의 대등한 분쟁이므로 ‘원고의 부당 패소(제1형 오류)’와 ‘피고의 부당 승소(제2형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 비용은 서로 동등하다 (CI = CII).19

따라서 오류 위험을 50:50으로 대칭 분담하는 50%+α 기준은 전체 사회적 오류비용을 최소화한다는 철학적 정당성을 갖는다.

IV. 법경제학 및 행동법학적 실증 연구

1. 법경제학적 분석: Kaplow의 억제 및 위축 효과 모형

루이스 캘플로(Louis Kaplow)는 증명도가 불법행위자의 사전적 억제 효과 (Ex-ante Deterrence)와 적법한 행위자의 위축 효과 (Chilling Effect)에 미치는 영향을 수식화했다.20

캘플로의 모형에 따르면, 적법 행위가 위축될 우려는 적은 반면 위법 행위의 사회적 폐해가 현저한 영역에서는 증명도를 낮추는 편이 사회적 총효용을 극대화한다.

나아가 그는 획일적인 증명도를 고수하기보다 사건의 성격에 맞춘 가변적 증명도를 적용하는 것이 경제학적으로 한층 효율적임을 규명했다.

2. 행동법학 및 실증 연구: Law in Books vs. Law in Action

실제 재판 현장에서 사실인정자가 적용하는 증명도는 법규범상의 기준과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한국 법관 실증 조사 — 설민수(2008)

한국 법관 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민사재판 시 실제로 요구하는 심증 수준의 평균값은 약 70%로 집계되었다.21

이는 규범적인 80~90% 기준을 밑돌며, 오히려 미국의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 (Clear & Convincing Evidence)’ 기준에 근접한 수치다.

유럽 법관 실증 조사 — Schweizer(2016)

대륙법계의 내적 확신 기준을 따르는 스위스·독일 법관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실효 심증 임계값은 평균 62.9%로 나타났다.22

이는 대륙법계의 실무상 심증 기준이 보통법계의 실제 운용 수준과 실질적으로 수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실회피 및 부작위 편향 — Zamir & Ritov(2012)

사실인정자는 피고 패소 판결을 기존 상태를 변경하는 ‘적극적 개입(Action)’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부작위 편향(Omission Bias)과 손실회피 기제가 작동하면서, 내면적인 판단 임계치(Cutoff Point)가 60~75%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상향 조정된다.23

3. 미국 배심원 지시문 문언 차이의 인지적 효과

미국 연방 및 각 주 법원에서 전달되는 배심원 지시문의 문언 차이는 사실인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24

CACI No. 200 — “More likely to be true than not true”

캘리포니아주 등의 직관적 평이 언어(Plain English) 지시문은 배심원이 50%+α의 균형 잡힌 임계값을 가장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돕는다.25

고전적 법률용어 — “Preponderance of the Evidence”

McCauliff(1982) 등의 실증 연구에 따르면, 일반 시민은 ‘Preponderance’라는 전통적 법률용어를 접했을 때 평균 70~75% 수준의 높은 확신도가 요구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향이 있다.26

진실 탐색 부가 문구의 위험성 — Cicchini & White

《Columbia Law Review》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지시문에 “진실을 탐색하라(search for the truth)”는 문구를 추가할 경우 배심원의 28%가 입증 기준이 완화된 것으로 오인했다.

그 결과 승소 및 유죄 평결 비율이 21%에서 54%로 약 2.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27

V. 현행 ‘고도의 개연성’ 기준의 개혁론(50%+α 전환)에 대한 분석

1. 개혁론(찬성론)의 논거

김차동 교수 등 개혁론자들은 현행 고도의 개연성(80~90%) 기준을 미국식 ‘증거의 우세함(50%+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적극 주장한다.28

광범위한 진위불명 구간의 해소

고도의 개연성 기준 하에서는 20% < P < 80%에 이르는 넓은 진위불명 영역에서 원고가 객관적 증명책임의 분배 원칙에 따라 부당하게 패소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반면 증명도를 50%+α로 낮추면 이러한 진위불명 영역이 50% 분기점으로 대폭 축소된다.29

민사적 권리 구제 회복 및 ‘민사사건의 형사화’ 방지

과도하게 높은 입증 장벽으로 인해 민사상 권리 구제가 무력화되면, 피해자가 국가 수사권에 의존하여 민사 분쟁을 형사 고소로 해결하려는 왜곡된 관행과 행정만능주의가 초래된다.30

복잡한 입증책임 완화·전환 법리의 정비

일반 증명도 자체가 합리적 수준으로 완화되면, 개별 소송 유형마다 무리하게 입증책임 전환이나 경감 특칙을 모색해야 하는 법적 혼란과 해석상 부담을 덜 수 있다.31

2. 보수적·신중론의 논거

그러나 사전 증거 수집 제도의 미비를 간과한 채 증명도를 일괄 하향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신중론 역시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32

사전 증거개시제도(Discovery)의 미비

미국에서 50%+α 기준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소송 초기에 상대방의 증거를 광범위하게 수집할 수 있는 연방민사소송규칙(FRCP)상의 디스커버리 제도가 자리 잡고 있다.

구조적 증거 편재가 심각한 한국 실정에서 디스커버리 도입 없이 증명도만 낮춘다면, 원고의 불분명한 주장만으로도 피고가 부당하게 패소하는 제1형 오류(Type I Error)가 급증할 위험이 크다.33
남소(Frivolous Lawsuits) 및 소송 방어 비용의 급증

입증 장벽이 대폭 완화되면 객관적 근거가 희박한 사실에 편승하여 합의금을 노리는 기획소송이 남발될 수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피고의 소송 방어 비용 또한 크게 늘어날 수 있다.34

다만 미국 연방소송법 Rule 11의 사실 및 법률 검증 의무를 부여하면 상당부분 남소의 위험은 제거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법적 안정성 및 기판력에 대한 신뢰 저하

50%+α라는 비교적 낮은 심증 수준에 기초한 판결에 현행과 같은 강력한 기판력(Res Judicata)을 그대로 부여하는 것은 사법 판단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35

3. 현행 입증 경감 법리와의 정합성 검토

한국 민사법은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손해배상 액수 산정의 재량), 제조물책임법상 결함 추정, 의료·환경소송에서의 간접사실 추정 및 ‘상당한 개연성’ 법리 등 개별 소송 유형에 맞춘 다양한 입증 경감 장치를 발전시켜 왔다.36

그러나 일반 증명도를 50%+α로 일괄 하향할 경우, 실무와 판례가 축적해 온 ‘상당한 개연성’ 법리가 일반 증명도와 사실상 구별되지 않아 잉여적 개념으로 무력화되는 등 기존 규범 체계와 심각한 법리적 충돌을 빚게 된다.

VI. 입법·제도적 개선 로드맵

증명도 개혁은 단순한 수치 조정을 넘어, 사전 증거 수집 제도 및 개별 특칙 법리와 연계된 단계적 로드맵을 바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37

1단계.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Discovery)의 전면 확대

2026년 시행을 앞둔 「상생협력법」상의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즉 전문가 사실조사(Inspection), 법정 외 당사자 신문(Deposition), 자료보전명령을 민사소송법 전반으로 확대하여 소송 당사자 간의 구조적 증거 불균형을 선제적으로 해소한다.38

2단계. 소송 유형별 차등적 증명도의 입법화

획일적인 기준 하향을 지양하고 소송 유형별로 기준을 차등화한다.

즉 통상적인 재산상 계약·상사 소송에는 ‘우월적 증명(50%+α)’을 적용하되, 가사·지식재산·사기·징벌적 손해배상 소송 등에는 ‘명백한 증명(고도의 개연성, 70~80%)’을 요구하는 방식의 입법적 차등화를 추진한다.39

3단계. 기존 입증 경감 법리의 체계적 재구조화

실무와 판례가 축적해 온 ‘상당한 개연성’ 및 ‘인과관계 추정’ 법리를 피고의 ‘증거 제출 및 설명 의무(Burden of Production)’로 재구성함으로써, 본래적 증명책임과 증거제출의무를 체계적으로 준별(峻別)하여 운용한다.40

4단계. 대규모 실증 조사 실시 및 실무 가이드라인 확립

법관, 변호사,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 실증 조사를 바탕으로 『민사재판실무제요』상의 증명도 판단 기준을 표준화하여 구체적인 실무 가이드라인을 확립한다.

VII. 결론: 사법 정의와 실질적 권리구제의 조화

한미 민사소송에서 나타나는 증명도의 차이는 단순한 확률 수치의 격차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보통법과 대륙법이 각기 축적해 온 역사적 유산과 소송 절차 구조, 그리고 사법부의 역할관에 관한 철학적 토대에서 비롯된 것이다.

향후 한국 민사증명법의 발전 방향은 ‘고도의 개연성’이라는 판례 문언을 기계적으로 폐기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Discovery)의 실질적 확충, 소송 유형에 따른 차등적 증명도의 입법화, 나아가 기존 입증 경감 특칙의 체계적 정비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원고의 실질적 권리 구제와 피고의 절차적 방어권 보장이라는 사법의 양대 가치를 균형 있게 실현할 수 있다.

각주 및 참고문헌

1) 이시윤, 『신민사소송법』 (제12판, 박영사, 2018), 534-535면; Louis Kaplow, Burden of Proof, 121 Yale L.J. 738, 742 (2012).

2) C.M.A. McCauliff, Burden of Proof: Degrees of Belief, Quanta of Evidence, or Constitutional Guarantees?, 35 Vand. L. Rev. 1293, 1301 (1982).

3)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다1828 판결;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4) CACI No. 200 (California Civil Jury Instructions); 4 Leonard B. Sand et al., Modern Federal Jury Instructions: Civil ¶ 73-2 (2015).

5) 김차동, 「민사소송에서의 증명도 기준의 개선에 관한 연구」, 『법조』 제68권 제3호 (2019), 74-106면.

6) Addington v. Texas, 441 U.S. 418, 423-425 (1979); Santosky v. Kramer, 455 U.S. 745, 747 (1982).

7) Brown v. Greene, 577 F.3d 107, 109 n.2 (2d Cir. 2009); Judicature, Legal Standards By The Numbers, Duke University (2020).

8) In re Seagate Tech., LLC, 497 F.3d 1360, 1371 (Fed. Cir. 2007); Woodby v. INS, 385 U.S. 276, 286 (1966).

9) In re Winship, 397 U.S. 358, 362-364 (1970).

10) 박재완, 『민사소송법 강의』 (박영사, 2017), 327면; 김홍엽, 『민사소송법』 (제7판, 박영사, 2018), 687면.

11) 대법원 1960. 3. 31. 선고 4292민상247 판결; 대법원 1990. 6. 26. 선고 89다카7730 판결.

12) 강현중, 『신민사소송법강의』 (박영사, 2015); 이순동, 『민사소송의 사실인정과 증인신문기법』 (진원사, 2010), 69면.

13) Mirjan Damaška, Free Proof and Its Detractors, 43 Am. J. Comp. L. 343, 344-346 (1995).

14) Charles L. Barzun, Rules of Weight, 83 Notre Dame L. Rev. 1957, 1964 (2008).

15) Kevin M. Clermont & Emily Sherwin, A Comparative View of Standards of Proof, 50 Am. J. Comp. L. 243, 254 (2002).

16) 독일 민사소송법 (Zivilprozessordnung) 제286조 제1항; BGHZ 53, 245 = BGH NJW 1970, 946.

17) John Leubsdorf, The Surprising History of the Preponderance Standard of Civil Proof, 67 Fla. L. Rev. 1569, 1578-1586 (2015).

18) Geoffrey P. Miller, Law, Economics, and the Burden(s) of Proof, Columbia Law School Faculty Scholarship (2020).

19) In re Winship, 397 U.S. 358, 371-372 (1970) (Harlan, J., concurring).

20) Louis Kaplow, Information and the Aim of Adjudication, 127 Harv. L. Rev. 1303, 1315-1322 (2014).

21) 설민수, 「민사·형사 재판에서의 입증의 정도에 대한 비교법적·실증적 접근」, 『인권과정의』 제388호 (2008), 80-104면.

22) Mark Schweizer, The Civil Standard of Proof—What Is It, Actually?, 20 Int'l J. Evidence & Proof 217, 220-226 (2016).

23) Eyal Zamir & Ilana Ritov, Loss Aversion, Omission Bias, and the Burden of Proof in Civil Litigation, 21 J. Empirical Legal Stud. 177, 180-185 (2012).

24) Dorothy K. Kagehiro, Defining the Standard of Proof in Jury Instructions, 1 Psychol. Sci. 194, 195-197 (1990).

25) Judicial Council of California Civil Jury Instructions (CACI) No. 200 (Matthew Bender, 2026).

26) C.M.A. McCauliff, Burden of Proof: Degrees of Belief, Quanta of Evidence, or Constitutional Guarantees?, 35 Vand. L. Rev. 1293, 1325 (1982).

27) Michael D. Cicchini & Lawrence T. White, Testing the Impact of Criminal Jury Instructions on Verdicts: A Conceptual Replication, 117 Colum. L. Rev. Online 22, 28-34 (2017).

28) 김차동, 앞의 논문(2019), 88-96면.

29) Kevin M. Clermont, Procedure's Magical Number Three: Psychological Bases for Standards of Decision, 72 Cornell L. Rev. 1115, 1141-1148 (1987).

30) 설민수, 앞의 논문(2008), 97-100면.

31) 김차동, 앞의 논문(2019), 98-102면.

32) 박혜진, 「비교법적, 행동주의적 관점에서 본 민사소송의 증명도」, 『인권과정의』 제494호 (2020), 148-170면.

33) 법무법인(유) 광장,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최초 도입: 기술 침해 관련 소송, 새로운 전환점을 맞다」 (2026. 1. 30.).

34) 법률신문,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과 디지털포렌식 역량 기반 대응 전략」 (2026. 2. 19.).

35) Michele Taruffo, Rethinking the Standards of Proof, 51 Am. J. Comp. L. 659, 667-668 (2003).

36)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손해배상 액수의 산정, 2023. 7. 11. 개정);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56603 판결.

37) IPDaily,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 상생법으로 첫 시행… 재판부 집행 의지와 조사 전문인력 확충 필요」 (2026. 2. 4.).

38)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2026. 1. 29. 국회 본회의 통과); 지식재산처,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특허법 도입 필요성」 (2025).

39) David L. Schwartz & Christopher B. Seaman, Standards of Proof in Civil Litigation: An Experiment from Patent Law, 26 Harv. J.L. & Tech. 429, 435-442 (2013).

40) Dan Simon, A Third View of the Black Box: Cognitive Coherence in Legal Decision Making, 71 U. Chi. L. Rev. 511, 516-528 (2004).

Monday, September 21, 2026

특허의 가치는 숫자로 계산할 수 있는가 — IP Cost Center를 벗어나기 위해 고민했던 것들

DCF·게임이론·AI까지 고민한 기업 IP 가치평가, 그리고 오랜 실무 끝에 다시 생각하게 된 것들

기업의 지식재산(IP) 부서는 오랫동안 예산을 쓰는 부서, 이른바 Cost Center로 인식되어 왔다. 많은 IP 책임자들이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해 왔다.

특허의 출원·유지 여부를 결정할 때 현금흐름할인법(Discounted Cash Flow, DCF)에 기초한 재무평가 모델을 적용해 보기도 하고, 게임이론이나 설명 가능한 AI를 이용해 특허의 기술적·경제적 기여도를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나 역시 오랫동안 같은 고민을 해 왔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공부하고 생각했던 것을 정리한 것으로, 그런 노력의 한 흔적이다.

다만 오랜 기간 기업의 IP 실무를 경험하고 나니, 이런 방법들이 생각만큼 현실적인 해답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막상 정교한 평가기법을 조직에 도입하면 평가항목과 기준이 생기고,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를 모으고 점수를 매기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작 집중해야 할 핵심 업무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실질적인 효용은 크지 않은 행정과 관리 업무만 늘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더 어려운 문제는 미래가 우리가 만든 평가모델을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당시의 재무평가 기준으로는 경제성이 낮아 보여 포기했던 권리가 몇 년이 지난 뒤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후보로 다시 떠오르는 일도 있다. 그럴 때면 과거의 합리적인 결정이 오히려 더 큰 후회로 돌아온다.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다.

결국 여러 평가모델과 관리기법을 내려놓고 나면 다시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비록 조직 안에서 당장 눈에 띄는 평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좋은 특허를 확보해 제품의 경쟁력과 매출에 기여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 그리고 제품 매출만으로 그 가치를 회수하기 어려운 시장에서는 특허 자체를 수익화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평생 지식재산 업무에 몸담아 왔지만, 대리인으로 일하던 때를 제외하면 아무리 좋은 결과를 만들어도 그다지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지는 않다. 어쩌면 기업의 IP 업무란 본래 그런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누군가를 돕는 일은 즐겁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으로 제품과 사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직 그런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따라서 이 글에서 소개하는 여러 재무모델과 분석기법을 기업 IP 관리의 완성된 해법이나 현실적인 정답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면 한다. 오히려 Cost Center라는 오래된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IP 실무자가 얼마나 많은 방법을 고민하고 시험해 보았는지, 그 과정의 한 기록으로 읽어 주었으면 한다.

1. 특허를 투자자산으로 바라보는 시도

기업에서 특허를 관리하다 보면 결국 매우 현실적인 질문과 만난다.

“특허를 출원하고 유지하는 데 쓰는 예산은 과연 그만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가?”

특허를 단순한 법적 권리가 아니라 하나의 투자자산으로 본다면, 출원 여부도 결국 투자 의사결정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얼마를 투입하고, 그 권리가 어느 정도의 독점적 이익을 만들며, 얼마 동안 유지되고, 그 과정에서 얼마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지를 계산할 수 있다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해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흥미로운 모델 가운데 하나가 미국 특허변호사 Nick Beaulieu가 제안한 특허 경제성 분석 방법이다.

2. Nick Beaulieu의 특허 경제성 분석 모델

2.1. 특허의 강도와 시장점유율

Beaulieu 모델의 흥미로운 점은 특허가 확보할 수 있는 독점적 시장점유율을 비교적 단순한 두 변수로 설명하려 한다는 데 있다.

  • 특허의 강도(Strength of Patent): 청구항이 구현 가능한 기술적 실시형태 가운데 얼마나 넓은 범위를 배타적으로 포괄하는지를 본다.
  • 대체 제품 비율(Alternative Products Percentage): 시장에 존재하는 여러 경쟁 설계 가운데 해당 특허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을 평가한다.
독점 시장점유율
= 특허의 강도 × 대체 제품 비율

예컨대 특허의 강도가 50%이고 대체 제품 비율이 33.3%라면, 계산상 독점 시장점유율은 약 16.5%가 된다.

청구범위가 좁고 경쟁사가 쉽게 회피할 수 있다면 그만큼 특허가 방어하는 시장의 범위도 줄어든다는 발상이다.

2.2. 특허 수명주기와 현금흐름

그다음에는 출원비용, 심사 대응비용, 등록료와 유지료를 특허의 수명주기에 따라 배열하고, 그 특허로 얻을 수 있는 미래 현금흐름과 비교한다.

시장수요가 일정한 경우, 기술이 빠르게 진부화하는 경우,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경우 등을 달리 가정하면 특허의 경제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델에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점도 있다.

특허는 등록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존속기간 끝까지 유지해야 하는 권리가 아니다. 기술이 진부화하고 사업적 가치가 사라져 특허가 만들어 내는 가치보다 유지비용이 더 커진다면, 권리를 포기하는 것도 자본 배분의 관점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기업의 실제 특허 포트폴리오가 이 정도로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3. 기업 실무에서 드러나는 다섯 가지 한계

3.1. 권리를 행사하는 비용

특허의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는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막거나, 침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라이선스 협상에서 실제 영향력을 행사할 때 나타난다.

그러나 바로 그 단계에서 발생하는 소송과 무효절차의 비용은 출원·등록·유지 비용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따라서 특허의 미래 현금흐름을 계산하면서 침해소송이나 무효심판의 발생 가능성과 그에 따른 비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면 가치는 실제보다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

3.2. 특허는 확률적 자산이다

출원했다고 모두 등록되는 것은 아니다. 등록되었다고 언제까지나 그 권리범위가 유지되는 것도 아니다.

심사 단계에서는 거절될 수 있고, 등록 뒤에는 무효심판이나 소송에서 권리 전체 또는 일부가 사라질 수 있다.

특허는 본질적으로 상당한 불확실성을 지닌 확률적 자산(Probabilistic Asset)이다.

따라서 특허의 가치를 재무적으로 평가한다면 등록 성공 가능성과 사후 무효 위험 역시 어떤 형태로든 반영할 필요가 있다.

3.3. 복합제품에서 특허 한 건의 몫은 얼마인가

스마트폰, 반도체, 자동차처럼 수많은 기술이 결합된 제품에서는 하나의 특허가 제품 전체의 매출을 만들어 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완제품 매출 전체를 개별 특허의 가치로 귀속시키는 대신, 그 특허가 제품의 기능이나 경쟁력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를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이른바 기여분 안분(Apportionment)의 문제다.

3.4. 특허비용만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수익률)의 착시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특허출원 비용만이 아니다.

R&D, 금형과 생산설비, 인증과 규제 대응, 마케팅과 판매관리 등 훨씬 큰 비용이 이미 투입되어 있다.

ROInaive = 특허 독점 제품 매출 ÷ 특허 출원·유지비용

분모에는 특허비용만 넣고 분자에는 완제품 매출을 넣는다면 ROI가 수천 퍼센트 또는 수만 퍼센트로 나타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 숫자가 기업 전체의 자본수익성을 그대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3.5. 숫자로 잘 드러나지 않는 전략적 가치

반대 방향의 문제도 있다.

특허의 가치를 직접적인 제품 매출로만 평가하면 기업에서 특허가 수행하는 여러 중요한 역할이 빠진다.

  • 크로스 라이선싱을 통한 로열티 지출 방어
  • 경쟁사의 권리 행사에 대응할 협상력
  • 투자·M&A 과정에서 기술 진입장벽을 설명하는 기능
  • 아직 열리지 않은 미래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을 보존하는 기능

특허는 직접 돈을 벌어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돈이 나가는 것을 막고 미래의 선택지를 남겨 둔다.

4. 더 정교한 IP 가치평가를 위한 시도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려면 단순한 DCF(현금흐름할인법, Discounted Cash Flow)보다 훨씬 복잡한 모델이 필요해진다. 나 역시 이런 방향을 오래 고민해 보았다.

다음은 그 과정에서 검토했던 몇 가지 방법이다. 등록과 무효의 위험을 확률로 반영하고, 여러 특허의 기여도를 나누어 보고, 실제 사업화에 들어간 전체 자본을 고려하며,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까지 가치로 평가해 보려는 시도들이다.

4.1. 위험조정 순현재가치(rNPV)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특허의 등록 가능성, 무효 위험과 분쟁비용을 현금흐름에 함께 반영하는 방법이다.

rNPV = − Cproc + Σ [ Pgrant × {(1 − Pinval(t)) × CFmono(t) − Plit(t) × Clit(t)} ÷ (1+r)t ]

개념적으로는 특허가 실제로 등록되고, 유효하게 살아남으며, 독점적 현금흐름을 창출할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수식이 복잡해 보이지만, 그 논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먼저 “이 특허가 실제로 등록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를 고려한다. 등록되더라도 다시 “무효되지 않고 살아남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를 반영한다. 그렇게 살아남은 특허가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되는 독점적 현금흐름에서 “특허분쟁이 발생할 가능성 × 그때 예상되는 분쟁비용”을 차감한다. 마지막으로 먼 미래에 발생할 현금흐름일수록 현재가치를 낮게 평가하기 위해 할인율을 적용한다.

이 식이 표현하려는 사고과정

특허의 기대가치 = 등록될 가능성 × 유효하게 살아남을 가능성 × 특허가 만들어 낼 경제적 이익 − 예상되는 분쟁비용 − 특허권 확보비용

여기에 각 연도의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절차가 추가된다.

예를 들어 어떤 특허가 등록될 가능성이 80%이고, 등록 후 유효하게 살아남을 가능성이 75%이며, 어느 해에 특허로 인해 10억 원의 독점적 현금흐름을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자.

분쟁비용을 일단 제외하면 위험을 반영한 기대 현금흐름은 단순하게는 10억 원 × 0.8 × 0.75 = 6억 원이 된다. 여기에 예상 분쟁비용을 차감하고, 다시 할인율을 적용하여 현재가치로 환산한다.

일반적인 DCF(현금흐름할인법)가 주로 “앞으로 얼마를 벌 것인가”를 계산한다면, rNPV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돈을 실제로 벌 수 있는 법적·사업적 상태에 도달하고, 그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까지 생각하려는 시도다.

다만 수식이 정교하다고 해서 계산 결과까지 객관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특허 가치평가에서는 각 변수에 어떤 데이터를 넣느냐가 더 어려운 문제다.

4.2. 게임이론과 설명 가능한 AI

등록과 무효의 위험을 반영했다고 해도 또 하나의 문제가 남는다. 복합제품에서는 하나의 특허만으로 제품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여러 기술과 특허가 서로 결합하여 하나의 제품을 완성한다. 그렇다면 제품이 만들어 낸 가치 가운데 각각의 특허가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보아야 할까?

이 문제를 생각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협력적 게임이론(Cooperative Game Theory)샤플리 값(Shapley Value)이다.

협력적 게임이론은 여러 참여자가 함께 하나의 성과를 만들어 냈을 때, 그 성과를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어떻게 나누는 것이 합리적인지를 다룬다.

예를 들어 세 사람이 함께 사업을 해서 1억 원의 이익을 냈다고 하더라도, 항상 세 사람에게 3분의 1씩 나누는 것이 공정한 것은 아니다. A가 없으면 사업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B는 매출을 크게 높여 주며, C는 다른 사람으로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면 세 사람의 실질적인 기여도는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특허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제품에 10개의 특허가 적용되었다고 해서 제품이 만들어 낸 특허가치를 각 특허에 10분의 1씩 똑같이 나누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

어떤 특허는 제품의 핵심기능을 가능하게 하지만, 어떤 특허는 성능이나 편의성을 조금 개선하는 데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샤플리 값(Shapley Value)은 이러한 경우 각 특허가 전체 가치에 얼마만큼의 추가적인 가치(marginal contribution)를 보탰는가를 따져 그 기여도를 나누는 방법이다.

“이 특허가 추가되기 전과 추가된 후를 비교하면 제품의 가치가 얼마나 증가하는가?”

쉽게 말하면 이 질문을 반복하는 것이다. 다만 특허가 어떤 순서로 결합되는가에 따라 각 특허의 추가 기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샤플리 값은 가능한 여러 결합 순서를 고려하여 각 특허의 추가 기여도를 평균한다.

예를 들어 A, B, C라는 세 개의 특허가 하나의 제품에 적용되어 있다고 하자. A는 제품의 핵심기능을 가능하게 하고, B는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며, C는 사용편의성을 조금 개선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세 특허가 함께 만들어 낸 특허 관련 가치가 100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무조건 A 33, B 33, C 33으로 나누지는 않는다. A가 빠졌을 때 제품의 핵심기능 자체가 구현되지 않고, B가 빠졌을 때 제품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며, C가 빠져도 제품의 기본적인 작동에는 큰 영향이 없다면 A와 B에 더 큰 기여도가 배분될 수 있다.

샤플리 값의 핵심

“특허가 몇 개 있는가”가 아니라 “각 특허가 전체 가치의 형성에 실제로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따져 보자는 데 있다.

이러한 샤플리 값의 사고방식은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XAI)에도 활용된다.

AI가 어떤 결과를 제시했을 때 단순히 결과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입력정보가 그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어떤 제품의 시장 성공 가능성을 80%라고 판단했다면, 기술성능, 가격경쟁력, 브랜드 등 각각의 요소가 그 판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를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특허 분석에도 비슷한 접근을 적용할 수 있다. 개별 특허의 청구범위, 제품기능과의 관련성, 인용관계, 기술적 중요성, 다른 특허와의 연결성 등을 분석하여 각 특허가 전체 포트폴리오나 제품의 기술적 가치 형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이를 실제 특허 포트폴리오 분석에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은 단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1. 전체 특허가치의 상한을 정한다. 완제품의 매출이나 이익 전체를 특허가치라고 보지 않고, 그중 특허기술에 귀속시킬 수 있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정한다.
  2. 제품을 주요 모듈이나 기술군으로 나눈다. 예를 들어 착즙기라면 투입부, 절삭·압착부, 스크루, 필터, 구동부, 세척구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3. 각 특허가 어느 기능이나 기술에 기여하는지 살펴본다. 해당 특허가 없을 경우 제품의 기능이나 경쟁력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평가한다.
  4. 특허 사이의 상대적 기여도를 분석한다. 여러 특허가 함께 적용되었을 때 각각이 추가하는 가치를 비교하고, 샤플리 값과 같은 방법으로 전체 특허가치를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때 특허 인용관계, 청구범위, 기술적 연결성 등의 데이터를 보조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제품 전체가 만들어 낸 가치를 특정 특허 하나의 성과라고 할 수 없다면, 여러 특허가 함께 만들어 낸 가치 중 이 특허의 몫은 얼마인가?”

협력적 게임이론과 샤플리 값은 이 문제를 좀 더 체계적으로 생각하기 위한 도구다.

다만 여기에도 중요한 한계가 있다. 샤플리 값을 계산하려면 각 특허가 만들어 내는 추가적인 가치를 어느 정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특허를 제외했을 때 제품가치가 정확히 얼마 감소하는가”를 객관적인 숫자로 산정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특허 인용횟수나 AI 분석점수가 높다고 해서 그 자체가 곧바로 경제적 기여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샤플리 값이나 XAI를 이용한 결과는 개별 특허의 객관적인 시장가치 그 자체라기보다, 여러 특허 사이의 상대적 기여도를 구조적으로 비교하기 위한 보조적인 분석도구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여기서부터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계산이 정교해진다고 해서 특허의 객관적인 진실가치가 자동으로 계산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데이터를 넣고 어떤 관계에 가중치를 주느냐에 따라 결과는 상당히 달라진다.

특히 서로 다른 특허권자가 각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현실에서는 하나의 제품을 하나의 협력게임처럼 놓고 기여도를 정확하게 나누는 것 자체가 상당히 강한 가정을 필요로 한다.

4.3. 총투입자본을 반영한 ROIC(Corrected Return on Invested Capital, 수정 투하자본수익률)

특허별 기여도를 어느 정도 나누었다고 하더라도, 수익률을 계산할 때 무엇을 ‘투자’로 볼 것인지라는 또 다른 문제가 남는다.

특허 자체의 출원비용이 아니라 실제 상용화에 투입된 전체 자본을 고려하면 평가의 모습은 또 달라진다.

ROICcorrected = ΔEBITpatent ÷ (CAPEXTotal + R&DTotal + IPTotal + SG&ATotal)

특허로 인해 늘어난 영업이익이 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실제로 투입된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했는지를 보는 방식이다.

특히 ΔEBITpatent가 중요하다. EBIT(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는 통상 이자와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의 영업이익을 뜻하고, 앞의 Δ(Delta)는 전체 영업이익이 아니라 특허기술로 인해 추가된 부분만을 의미한다.

예컨대 제품 전체 영업이익이 100억 원이라고 해서 100억 원 전부를 해당 특허의 성과로 잡는 것이 아니다. 그 특허기술이 없었을 경우와 비교해 추가로 발생한 이익만 추정하겠다는 취지다.

수식을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수정 투하자본수익률 = 특허기술로 인한 추가 영업이익 ÷ (총 자본적 지출 + 총 연구개발비 + 총 지식재산 비용 + 총 판매·관리비)
다만 이 식은 회계·재무 분야의 표준 ROIC 공식 자체는 아니다.

표준적인 ROIC는 일반적으로 NOPAT(세후영업이익)를 투하자본(Invested Capital)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따라서 이 식은 “특허의 사업화에 투입된 비용을 폭넓게 반영하기 위한 수정된 ROIC 개념”이라고 정의해 사용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4.4. 특허를 실물옵션으로 보는 방법

지금까지의 방법은 대체로 현재 관찰할 수 있는 사업가치나 현금흐름을 어떻게 더 정교하게 계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당장 시장이 없거나 상용화 계획이 없다고 해서 어떤 특허의 가치가 반드시 0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면 지금 당장 제품화에 큰돈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시장이 성장했을 때 그 기술을 사업화하거나 라이선스할 수 있는 선택권을 확보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제품화에 50억 원이 필요한 기술이 있다고 하자. 현재 시장이 작다면 당장 50억 원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러나 특허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지켜보다가 몇 년 뒤 시장이 커지면 투자를 실행하고,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면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사업에 들어가고, 좋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는 권리” 자체에도 가치가 있다.

이처럼 미래에 투자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금융의 옵션과 비슷하게 보는 것이 실물옵션(Real Option)이다.

따라서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특허도 단순히 현재 매출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가치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미래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돈을 벌지 못하지만 미래의 선택권을 가진 특허에도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실물옵션은 바로 이 가능성을 특허 가치평가에 반영하려는 방법이다.

이론적으로는 꽤 매력적이다.

다만 그 가치를 숫자로 계산하려면 미래 시장규모, 기술의 성공 가능성, 상용화 비용과 시장 변동성에 관한 가정이 필요하다.

결국 실물옵션 역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법은 아니다.

계산의 정밀도와 미래 예측의 정확성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5. 6단계 IP 의사결정 관문

이러한 생각을 실제 IP 관리 프로세스로 옮기면 다음과 같은 Stage-Gate 방식도 설계할 수 있다.

Gate 1. 출원할 것인가
예상 사업가치, 권리범위, 등록 가능성, 회피설계 가능성과 전략적 가치를 검토한다.
Gate 2. 어느 국가에 출원할 것인가
현재의 판매시장뿐 아니라 경쟁사의 제조거점, 장래 시장과 실제 권리집행 가능성까지 살핀다.
Gate 3. 어디까지 심사 대응할 것인가
등록 그 자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거절을 피하기 위해 청구범위를 지나치게 좁힌 결과 경쟁사가 쉽게 회피할 수 있다면 추가 비용을 들일 이유를 다시 검토한다.
Gate 4. 실제로 등록할 것인가
출원 당시와 등록결정 시점 사이에 제품과 사업전략, 경쟁환경이 달라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Gate 5. 계속 유지할 것인가
기술과 사업이 이미 사라진 특허를 무조건 존속기간 끝까지 유지할 필요는 없다. 다만 현재의 매출이나 정량평가만으로 미래 가치까지 단정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
Gate 6. 권리를 행사할 것인가
침해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소송으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상 배상액, 무효 위험, 소송비용, 사업관계, 라이선싱 가능성과 상대방의 반격수단을 함께 검토한다.
이러한 Gate를 두는 것 자체에는 의미가 있다. 문제는 Gate를 운영하기 위해 만든 평가표와 점수체계가 어느 순간 판단을 돕는 도구에서 판단 자체를 대신하는 규칙으로 변할 때다.

6. 그리고 다시 현실로

여기까지 오면 특허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체계는 상당히 정교해 보인다.

단순 현금흐름할인법(DCF)에서 출발해 등록과 무효 가능성을 반영한 rNPV로 가고, 복합제품에서는 기여분 안분과 Shapley Value를 검토하며, 총투입자본을 반영한 ROIC와 미래 가능성을 평가하는 Real Options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AI와 데이터 분석을 결합하면 조금 더 정교한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나도 오랫동안 이런 방법을 고민했다.

Cost Center라는 말을 듣는 IP 부서의 일을 숫자로 설명할 수 있다면,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경영진에게 조금 더 설득력 있게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랜 실무 경험 끝에 돌아보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평가모델이 정교해질수록 그 모델을 운영하기 위한 일이 늘어났다.

평가항목을 정하고, 자료를 모으고, 점수를 부여하고, 보고서를 만들고,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했다.

그 과정에서 정작 특허팀이 바라봐야 할 제품과 기술, 경쟁사와 시장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순간도 있었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미래가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당시의 평가표에서는 가치가 낮아 유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던 권리가 몇 년 뒤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가장 중요한 무기 후보로 다시 떠오르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의 의사결정이 비합리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 당시 확보할 수 있었던 정보와 기준에 따르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과를 알고 난 뒤 돌아보면 후회는 남는다.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다.

이 말이 점점 더 마음에 남는다.

그렇다고 현금흐름할인법(DCF)도 필요 없고, 재무모델도 필요 없으며, AI 분석도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도구들은 우리가 현재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가정하고 있으며, 무엇을 아직 모르는지를 더 명확하게 보여 준다.

문제는 모델이 판단을 돕는 도구라는 사실을 잊고 그 숫자를 미래 자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생긴다.

결국 나는 다시 아주 단순한 곳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비록 조직 안에서 크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제품 경쟁력과 매출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권리를 확보하는 일.

경쟁사가 쉽게 피해 갈 수 없는 특허를 만드는 일.

제품 사업을 통해 그 가치를 회수할 수 없는 시장에서는 특허를 라이선싱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수익화하는 일.

그리고 필요할 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조용히 준비해 두는 일이다.

특허를 몇 건 출원했는지, 평가점수가 얼마인지, ROI가 얼마로 계산되는지보다 결국 더 중요한 질문은 어쩌면 하나인지도 모른다.

“이 특허가 실제 제품과 사업에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

아마 이 질문에는 완벽한 공식이 없을 것이다.

기술을 이해해야 하고, 사업을 알아야 하고, 경쟁사를 보아야 하며, 법률과 시장을 함께 읽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결국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평생 지식재산 업무에 몸을 담아 왔지만, 대리인이었던 시절을 제외하면 아무리 좋은 결과를 만들어도 그리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으로 제품과 사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아직 그런 일을 할 기회가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이 글에서 살펴본 DCF, rNPV, Shapley Value, 설명 가능한 AI, ROIC, Real Options와 Stage-Gate는 나름의 논리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이것들을 기업 IP 관리의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글은 오히려 IP 부서가 Cost Center라는 오래된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한 실무자가 얼마나 많은 방법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시험해 보았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현실적인 해답이라기보다 고민과 노력의 증거로 읽어 주었으면 한다.

참고문헌 및 출처

[1] Yang, X., Chen, H. W., Chen, M. S., & Pei, J. (2026). A Framework for Graph-Conditioned Hierarchical Shapley Attribution in Patent Val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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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IP5 Offices. (2021). IP5 Statistics Report 2021 Edition.

[9] European Patent Office / IP5 Offices. (2024). IP5 Statistics Report 2023.

[10] China National Intellectual Property Administration / IP5 Offices. (2025). IP5 Statistics Report 2024 Edition.

[11] The Rapacke Law Group. (2018). IPR Can Be Expensive, But Can Be Worth It.

[12] LeanLaw. (2026). IPR/PGR Rates: Litigation or Prosecution Bi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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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Beaulieu, Nick. Patent Economic Analysis — Is it Financially Worth it to get a Pat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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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19, 2026

[제10편] 불법행위를 변호사에게 상담하면 Privilege가 생기는가? — Crime-Fraud Exception과 보호의 한계

Attorney-Client Privilege는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솔직하게 사실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제도다.

그렇다면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불법행위에 관하여 이야기하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회사가 이미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변호사에게 묻는다.

“이미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회사에 어떤 법적 책임이 생길 수 있고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이 communication은 불법행위와 관련되어 있다.

그렇다고 당연히 Privilege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뢰인이 과거의 위법행위에 관해 자신의 법적 책임을 확인하고 적법한 대응방법을 상담하는 것은 Attorney-Client Privilege가 보호해야 할 중요한 영역이다.

그러나 질문이 달라지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경쟁사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어떤 자료를 없애야 합니까?”

“USPTO가 이 prior art를 발견하지 못하도록 변호사가 어떻게 설명하면 됩니까?”

“이미 작성된 시험결과의 날짜를 바꾸면 소송에서 문제가 없겠습니까?”

이 경우 의뢰인은 변호사에게 과거 행위의 법적 결과를 묻는 것이 아니다.

변호사의 도움을 이용하여 앞으로의 crime 또는 fraud를 실행하거나 계속하려는 것일 수 있다.

Attorney-Client Privilege는 그러한 communication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이 경계에 Crime-Fraud Exception이 있다.

1K-Tech 가상사례 ― “이 이메일을 없애면 안 됩니까?”

제1편부터 이어온 K-Tech와 Alpha Technologies의 특허분쟁도 마지막 단계에 들어왔다.

Alpha가 특허침해 경고장을 보낸 직후 K-Tech는 미국 patent counsel에게 infringement와 validity에 관한 의견을 요청했다.

그 과정에서 IP팀은 오래된 이메일 하나를 발견했다.

7년 전 K-Tech의 한 연구원이 Alpha 특허의 공개공보를 다른 연구원들에게 전달하면서 이렇게 썼다.

“이 구조는 우리 차세대 bonding module과 상당히 비슷해 보입니다. 설계팀에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이메일 하나가 곧 특허침해나 willfulness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향후 litigation에서는 K-Tech가 Alpha 특허를 언제 알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IP팀 직원이 미국변호사에게 이메일을 보내 묻는다.

“이 자료가 향후 litigation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까?”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legal advice의 요청이다.

변호사는 해당 이메일의 의미, document preservation obligation과 litigation risk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IP팀 직원이 다시 묻는다.

“아직 소송은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이 이메일을 지금 삭제하면 Discovery 대상에서 빠질 수 있지 않을까요?”

질문의 성격이 달라진다.

더 나아가 회사 임원이 말한다.

“관련 이메일이 더 있는지 찾아보고,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서버에서 정리한 뒤 counsel에게 보고합시다.”

변호사는 즉시 반대한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관련 자료를 보존해야 합니다.”

몇 달 뒤 Alpha가 소송을 제기한다.

Discovery 과정에서 Alpha는 K-Tech가 litigation을 예상한 시점에 일부 이메일을 삭제하려 했다는 정황을 발견한다.

그리고 법원에 주장한다.

“K-Tech가 counsel과 나눈 communication은 증거인멸을 계획하거나 실행하기 위한 것이므로 Crime-Fraud Exception이 적용됩니다.”

K-Tech는 반박한다.

“변호사에게 법률상담을 요청한 communication입니다. Attorney-Client Privilege로 보호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대화 속에 위법행위가 등장하는가?”

가 아니다.

핵심은

“Client가 그 communication을 통하여 무엇을 하려고 했는가?”

이다.

2핵심 질문 ― 과거의 잘못을 상담하는 것과 앞으로의 잘못을 추진하는 것은 다르다

Crime-Fraud Exception의 출발점은 다음 두 상황의 구별이다.

첫 번째 상황이다.

“우리가 과거에 이런 행동을 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됩니까?”
“이미 발생한 일을 바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부기관에 무엇을 신고해야 합니까?”
“과거 행위 때문에 소송을 당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이러한 communication에는 과거의 wrongdoing이 등장한다.

그러나 의뢰인이 법적 책임을 이해하고 적법하게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에게 상담하는 것이라면 Attorney-Client Privilege가 적용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사실을 숨김없이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Privilege의 중요한 기능이다.

두 번째 상황은 다르다.

“이 거래를 들키지 않게 구조화해 주십시오.”
“증거가 남지 않도록 어떤 자료를 없애야 합니까?”
“허위자료를 제출하되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 형식을 알려주십시오.”

여기에서는 legal advice가 과거 행위의 평가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crime 또는 fraud를 추진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Crime-Fraud Exception은 후자의 상황을 겨냥한다.

불법행위에 관한 상담Privilege 없음

3법리 ― 변호사가 범죄를 알지 못해도 Exception이 문제될 수 있다

Crime-Fraud Exception에서 또 하나 자주 생기는 오해가 있다.

“변호사도 범죄에 가담해야 Privilege가 깨지는 것 아닌가?”

Attorney-Client Privilege에 관해서는 일반적으로 그렇게 볼 수 없다.

핵심은 client가 legal advice 또는 attorney-client communication을 crime이나 fraud를 추진하는 데 이용하려 했는가이다.

변호사가 client의 숨은 목적을 전혀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K-Tech 직원이 변호사에게 묻는다.

“이 문서는 법적으로 반드시 보관해야 합니까?”

변호사는 정상적인 법률질문이라고 생각하고 답한다.

하지만 직원의 실제 목적이 변호사의 답변을 이용하여 litigation에 불리한 자료만 골라 없애는 것이었다고 하자.

Crime-Fraud 분석에서는 client의 목적이 중요할 수 있다.

변호사가 선의였다는 이유만으로 Attorney-Client Privilege가 반드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저 communication이 수상합니다.”

라고 주장하기만 하면 Privilege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Privilege는 중요한 법적 보호이므로 이를 관통하려면 해당 관할이 요구하는 evidentiary showing이 필요하다.

다만 구체적인 최종 기준의 표현은 circuit에 따라 다를 수 있다.

4주요 판례 ― Zolin과 Spalding이 보여주는 두 개의 경계

United States v. Zolin ― 판사가 먼저 몰래 읽어보면 되는가?

Crime-Fraud Exception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상대방은 말한다.

“Privileged communication 안에 crime이나 fraud를 추진하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Privilege를 주장하는 쪽은 말한다.

“그 communication 자체가 Privileged이므로 보여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법원은 내용을 보지 않고 어떻게 판단할까?

이 문제를 다룬 연방대법원의 대표적인 판례가 United States v. Zolin, 491 U.S. 554 (1989)이다.

연방대법원은 적절한 경우 법원이 allegedly privileged communication을 in camera, 즉 공개하지 않은 채 법관만 검토하여 Crime-Fraud Exception의 적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상대방이 요구한다고 언제나 판사가 privileged documents를 열어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방대법원은 groundless fishing expedition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in camera review를 요청하는 측은 먼저 그 검토를 통해 Crime-Fraud Exception의 적용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발견될 수 있다고 합리적인 사람이 선의로 믿을 수 있을 정도의 factual basis를 제시해야 한다.

이 threshold는 Privilege를 최종적으로 관통하기 위해 필요한 입증과 동일하지 않다.

Court는 in camera review가 공개 disclosure보다 intrusion이 작으므로 그 문턱도 최종적인 piercing의 문턱보다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Threshold가 충족되더라도 review는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료의 양, 문제된 정보의 중요성, review를 통해 exception의 적용을 입증할 가능성 등을 고려해 district court가 재량으로 결정한다.

Zolin의 구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일정한 factual basis법원의 재량에 따른 in camera reviewCrime-Fraud Exception 적용 여부 판단

In re Spalding Sports Worldwide ― Inequitable Conduct 주장만으로 충분한가?

특허실무에서는 Federal Circuit의 In re Spalding Sports Worldwide, Inc., 203 F.3d 800 (Fed. Cir. 2000)도 중요하다.

제4편에서 살펴본 바로 그 invention record 사건이다.

Spalding의 invention record에는 발명내용과 prior art 등이 포함되어 있었고 법률서비스를 받기 위해 corporate legal department에 제출되었다.

Federal Circuit은 이를 Attorney-Client Privilege로 보호되는 communication으로 보았다.

상대방은 다시 주장했다.

Invention record에 prior art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prior art가 patent application에서는 빠졌고 USPTO에 숨겨졌다면, 그 invention record는 PTO에 대한 fraud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므로 Crime-Fraud Exception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Federal Circuit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Crime-Fraud Exception을 적용하려면 문제된 communication이 crime 또는 fraud를 in furtherance of 하기 위해 이루어졌다는 prima facie showing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Federal Circuit은 특허법상의 inequitable conduct와 common-law fraud 또는 Walker Process fraud를 동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USPTO에 prior art가 제출되지 않았다.”

또는

“Inequitable conduct가 의심된다.”

는 주장만으로 Attorney-Client Privilege가 자동으로 사라진다고 할 수 없다.

이 구별은 특허실무에서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patent prosecution에서 inequitable conduct를 주장하는 것만으로 invention disclosure, patentability analysis와 counsel communication을 광범위하게 열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5특허실무 적용 ― 무엇이 Crime-Fraud이고 무엇이 정상적인 Legal Advice인가

A. Design-Around 상담

K-Tech가 counsel에게 묻는다.

“Alpha 특허를 침해하지 않도록 제품구조를 변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는 정상적인 legal advice다.

경쟁사의 특허를 분석하고 claim scope 밖으로 제품을 설계하는 design-around는 그 자체로 crime이나 fraud가 아니다.

따라서

“특허를 피하려고 변호사와 상담했다.”

는 사실만으로 Crime-Fraud Exception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B. 과거 침해 가능성을 발견한 뒤 대응방법을 묻는 경우

K-Tech가 말한다.

“지난 2년 동안 판매한 제품이 Alpha 특허를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판매중단, redesign, license negotiation 가운데 어떤 대응이 적절합니까?”

이 역시 과거 또는 현재의 법률위험을 평가하고 적법한 대응책을 찾는 legal consultation이다.

침해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Privilege를 없애지는 않는다.

C. Prior Art를 발견하고 Disclosure 의무를 상담하는 경우

Patent prosecution 과정에서 K-Tech의 발명자가 중요한 prior art를 발견했다.

Patent counsel에게 묻는다.

“이 문헌을 USPTO에 제출해야 합니까? Materiality를 어떻게 판단해야 합니까?”

전형적인 legal advice다.

반면 client가 counsel을 이용하여 material information을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허위진술을 추진하려 한다면 전혀 다른 분석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Spalding이 보여주듯 prior art omission 또는 inequitable-conduct allegation 자체를 곧바로 Crime-Fraud Exception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D. Litigation Hold 이후 문서삭제를 상담하는 경우

Counsel이 litigation hold를 지시한 뒤 직원이 묻는다.

“개인 mailbox 용량이 부족합니다. 어떤 문서를 삭제해도 됩니까?”

정상적인 document-preservation advice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직원이

“Alpha 특허를 알고 있었다는 이메일만 골라 삭제하면 Discovery에서 나오지 않겠죠?”

라고 묻는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Communication의 목적 자체가 potential evidence destruction을 추진하는 데 있었는지 검토해야 한다.

E. 변호사가 속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K-Tech 직원이 중요한 사실을 숨긴 채 counsel에게 조언을 받아 그 조언을 fraud를 추진하는 데 이용했다고 하자.

Counsel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Attorney-Client Privilege에 대한 Crime-Fraud Exception에서는 변호사의 선의만으로 판단이 끝나지 않는다.

반대로 변호사가 client의 wrongdoing을 알았다는 주장도 증거 없이 가볍게 해서는 안 된다.

특히 Work Product에서는 변호사 자신의 mental impressions와 legal theories가 별도로 강하게 보호될 수 있기 때문이다.

6흔한 오해와 반례

  • “범죄나 위법행위에 관한 상담은 Privileged가 아니다.”

    아니다. 과거의 wrongdoing에 관한 법적 책임과 적법한 대응방법을 상담하는 communication은 보호될 수 있다.

  • “Client가 과거에 잘못했으면 Crime-Fraud Exception이 적용된다.”

    아니다. 핵심은 communication이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crime 또는 fraud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는지이다.

  • “변호사가 범죄를 몰랐다면 Privilege는 절대 깨지지 않는다.”

    Attorney-Client Privilege에 대해서는 그렇게 단정할 수 없다. Client가 counsel의 services 또는 communication을 wrongdoing을 추진하는 데 이용하려는 목적이 중요하다.

  • “상대방이 Crime-Fraud라고 주장하면 판사가 Privileged document부터 읽어볼 수 있다.”

    아니다. Zolin은 in camera review 전에 일정한 threshold factual showing을 요구한다. 그 threshold가 충족된 뒤에도 실제 review 여부는 법원의 재량이다.

  • “In camera review를 하면 Privilege가 waiver된다.”

    아니다. Zolin은 법원이 Privilege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in camera로 자료를 검토하는 것 자체가 Privilege를 종료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 “Inequitable conduct를 주장하면 Patent Counsel의 파일을 열어볼 수 있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Spalding은 inequitable conduct와 common-law fraud 등을 구별했고, communication이 crime 또는 fraud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필요한 showing 없이 Crime-Fraud Exception을 인정하지 않았다.

  • “Prior art가 application에서 빠졌으면 Crime-Fraud다.”

    아니다. Prior art omission이라는 사실만으로 communication의 fraudulent purpose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 “Crime-Fraud Exception이 적용되면 모든 Attorney file이 공개된다.”

    아니다. Exception은 문제된 wrongdoing과 충분한 관계가 있는 communication을 중심으로 분석해야 한다. 특히 Work Product, 그중에서도 opinion work product는 별도의 문제다.

7기업 IP팀 체크리스트 ― Privilege를 ‘은폐수단’으로 만들지 않는 10가지 원칙

  1. 1
    과거의 문제를 counsel에게 숨기지 않는다.

    Privilege의 목적은 counsel에게 사실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사실을 알려 적법한 legal advice를 받는 데 있다.

  2. 2
    ‘어떻게 숨길까’와 ‘어떻게 바로잡을까’를 구별한다.

    Compliance, remediation, disclosure, design-around에 관한 advice와 evidence concealment를 위한 advice는 전혀 다른 문제다.

  3. 3
    Litigation이 예상되면 document preservation을 즉시 관리한다.

    불리한 문서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삭제하지 않는다.

  4. 4
    Patent prosecution에서 불리한 prior art도 counsel에게 정확히 전달한다.

    Privilege를 유지하기 위해 counsel에게 material information을 숨기는 것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만들 수 있다.

  5. 5
    Counsel에게 제공한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다.

    허위 또는 선별된 사실을 주고 favorable opinion을 받은 뒤 이를 방패로 사용하는 전략은 매우 위험하다.

  6. 6
    ‘PRIVILEGED’ label을 은폐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Business record나 문제되는 지시사항을 counsel에게 CC하고 Privileged라고 표시한다고 보호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7. 7
    내부조사와 remedial action의 목적을 명확히 한다.

    과거 문제를 파악하고 바로잡기 위한 legal investigation인지, 증거를 정리·은폐하기 위한 활동인지 구별되어야 한다.

  8. 8
    Crime-Fraud allegation이 나오면 바로 모든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Applicable circuit의 substantive standard와 Zolin의 in camera review threshold를 구별하여 검토한다.

  9. 9
    Inequitable Conduct와 Crime-Fraud Exception을 동일시하지 않는다.

    특허사건에서는 특히 Spalding의 구별을 기억한다.

  10. 10
    Attorney-Client Privilege와 Work Product를 다시 분리하여 검토한다.

    Crime-Fraud Exception이 주장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두 보호가 언제나 같은 범위에서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8연재를 마치며 ― Privilege는 ‘비밀표시’가 아니라 하나의 관리체계다

이 연재는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했다.

미국 Discovery에서 왜 Privilege가 중요한가?

10편을 지나오면서 답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Attorney-Client Privilege는 단순히 문서에 PRIVILEGED & CONFIDENTIAL이라고 적는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 누가 communication했는가.
  • 누가 client인가.
  • 변호사 또는 일정한 범위의 patent practitioner가 어떤 역할로 관여했는가.
  • Communication의 목적이 legal advice였는가.
  • Confidentiality가 유지되었는가.
  • 기업 내부에서 누구에게 전달되었는가.
  • 다른 회사와 공유했다면 어떤 common legal interest가 있었는가.
  • 소송을 예상하여 별도로 만든 자료라면 Work-Product Protection이 적용되는가.
  • 그 보호를 스스로 waiver하지 않았는가.
  •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communication 자체가 crime이나 fraud를 추진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가.

Privilege는 문서 한 장의 속성이 아니다.

Legal advice가 생성되고 전달·공유·보관된 뒤 Discovery에서 제출되기까지, 전체 information flow를 관리하는 법적 체계에 가깝다.

한국 기술기업에는 이 점이 특히 중요하다.

미국 특허분쟁이 발생하면 하나의 legal issue가 여러 사람과 여러 국가를 거친다.

한국의 연구원이 기술적 사실을 설명한다.

한국 IP팀이 이를 정리한다.

한국 변리사가 국내 특허와 priority application을 검토한다.

미국 patent counsel이 infringement와 validity를 분석한다.

미국 litigation counsel이 Discovery와 trial strategy를 수립한다.

Supplier와 공동 대응할 수도 있다.

Technical expert가 분석에 참여할 수도 있다.

미국 자회사와 본사 경영진에게 legal advice가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한 번의 잘못된 forwarding, 불필요한 recipient 추가, business advice와 legal advice의 혼재, opinion의 전략적 disclosure 또는 careless ESI production만으로도 Privilege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기업 IP팀이 가져야 할 질문은

“이 문서에 Privileged라고 써야 합니까?”

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더 물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법률적 목적을 위해, 어떤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며, 이 정보는 앞으로 누구와 공유될 것인가?

이 질문을 communication이 생성되는 순간부터 관리해야 한다.

10편의 흐름을 다시 정리하면

제1편은 Attorney-Client Privilege와 Work Product의 전체 지도를 그렸다.

제2편은 변호사가 communication에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Privilege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counsel이 acting as a lawyer로서 legal advice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제3편은 한국 변리사, U.S. patent agent와 foreign patent practitioner의 communication이 미국 Discovery에서 어떻게 분석될 수 있는지를 다루었다.

제4편은 invention disclosure와 technical information이 patent counsel에게 전달되었을 때 underlying fact와 privileged legal communication을 구별했다.

제5편은 Upjohn을 통해 corporate client에서 lower-level employee와 counsel 사이의 communication도 보호될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제6편은 supplier, licensee, 공동대응 회사와 legal advice를 공유할 때 Common-Interest Doctrine이 새로운 Privilege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Privilege의 waiver를 막는 법리라는 점을 확인했다.

제7편은 Hickman v. Taylor와 Rule 26(b)(3)을 통해 Attorney-Client Privilege와 별개의 Work-Product Protection으로 넘어갔다.

제8편은 advice of counsel에 의존하는 순간 발생할 수 있는 Attorney-Client Privilege의 waiver와 그 범위를 살펴보았다.

제9편은 Work-Product Waiver가 Attorney-Client Waiver와 반드시 같지 않다는 점과 FRE 502, inadvertent disclosure 및 Rule 502(d) order를 다루었다.

그리고 제10편에서는 당사자가 Privilege를 스스로 waiver하지 않았더라도 communication이 future 또는 ongoing crime이나 fraud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보호가 관통될 수 있는 Crime-Fraud Exception을 살펴보았다.

10편의 내용을 하나의 흐름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FormationScopeCorporate CommunicationSharingLitigation PreparationWaiverPiercing

한국 기술기업의 실무 언어로 바꾸면 더 간단하다.

만들 때부터 보호하고, 필요한 사람에게만 공유하며, 소송을 준비하는 자료는 별도로 관리하고, 공개하기 전에는 waiver를 검토하며, Privilege를 wrongdoing을 숨기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이 미국 Discovery에서 Privilege를 관리하는 기본원칙이다.

연재 전체 목차

  1. 제1편

    미국 Discovery에서 왜 Privilege가 중요한가?― Attorney-Client Privilege와 Work Product Doctrine의 전체 지도

  2. 제2편

    변호사가 관여하면 모두 비밀인가?― Attorney-Client Privilege의 성립요건과 Acting as a Lawyer

  3. 제3편

    한국 변리사에게 한 상담도 미국에서 보호될까?― Patent Agent, Foreign Patent Attorney와 Foreign Counsel

  4. 제4편

    특허출원을 위해 전달한 기술정보도 보호되는가?― Invention Disclosure, Patent Prosecution과 Attorney-Client Privilege

  5. 제5편

    회사의 누구와 이야기해야 보호되는가?― Corporate Client와 Upjohn Rule

  6. 제6편

    다른 회사와 공유하면 Privilege는 깨지는가?― Common-Interest Doctrine과 Joint-Defense Doctrine

  7. 제7편

    소송을 예상하여 만든 자료는 왜 별도로 보호되는가?― Hickman v. Taylor와 Work-Product Doctrine

  8. 제8편

    한번 공개하면 어디까지 무너지는가?― Waiver of Attorney-Client Privilege와 Advice-of-Counsel

  9. 제9편

    Work Product를 제3자에게 보여주면 보호가 사라지는가?― Work-Product Waiver, Inadvertent Disclosure와 FRE 502

  10. 제10편

    불법행위를 변호사에게 상담하면 Privilege가 생기는가?― Crime-Fraud Exception과 Piercing of Privilege

마지막 편에서 기억할 핵심

  • Legal advice concerning past wrongdoing can still be privileged.
  • The crime-fraud exception focuses on communications used to further contemplated or ongoing crime or fraud, not merely communications that mention wrongdoing.
  • For attorney-client privilege, the attorney need not necessarily know that the client is pursuing an improper purpose.
  • A mere allegation of crime or fraud does not automatically pierce the privilege.
  • Under Zolin, in camera review requires a threshold factual showing and remains within the district court’s discretion.
  • An inequitable-conduct allegation does not by itself establish the crime-fraud exception.
  • Attorney-client privilege and opinion work product require separate analysis even when crime-fraud is alleged.

주요 판례와 공식 자료

United States v. Zolin, 491 U.S. 554 (1989)은 Crime-Fraud Exception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in camera review의 절차적 기준을 제시한 연방대법원의 대표 판결이다. 법원은 allegedly privileged materials를 in camera로 검토할 수 있다고 보았지만, 상대방의 근거 없는 요구만으로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In camera review를 요청하는 당사자는 먼저 reasonable person이 그 review를 통해 Crime-Fraud Exception의 적용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발견될 수 있다고 선의로 믿을 수 있을 정도의 factual basis를 제시해야 한다. 그 문턱을 넘더라도 실제 review 여부는 district court의 재량이다.

In re Spalding Sports Worldwide, Inc., 203 F.3d 800 (Fed. Cir. 2000)은 특허실무에서 특히 중요하다. Federal Circuit은 invention record의 Privilege를 인정하는 한편, prior art가 invention record에는 있었지만 patent application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 Crime-Fraud Exception이 성립한다고 보지 않았다. Communication이 crime 또는 fraud를 in furtherance of 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필요한 showing이 있어야 한다.

검증 기준일: 2026년 9월 19일

[제9편] Work Product를 제3자에게 보여주면 보호가 사라지는가? — FRE 502와 Work-Product Waiver

대규모 전자증거개시에서 실수로 공개된 변호사 업무자료를 회수하는 특허소송 장면

미국 특허소송의 Discovery에서 Attorney-Client Privilege와 Work-Product Protection은 흔히 한꺼번에 주장된다.

그래서 waiver도 같은 방식으로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두 보호의 waiver는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Attorney-Client Privilege의 핵심에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confidential communication이 있다. 따라서 그 내용을 관계없는 제3자에게 자발적으로 공개하면 보호의 전제가 흔들린다.

Work-Product Protection은 출발점이 다르다.

그 핵심 목적은 당사자와 변호사가 소송을 준비하면서 조사하고 분석한 결과를 상대방이 Discovery를 통해 부당하게 이용하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work product를 누군가에게 보여주었다는 사실만으로 언제나 보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그 disclosure가 litigation adversary로부터 해당 자료를 보호하려는 태도와 양립할 수 있는가?

그리고 현대의 대규모 전자적 증거개시(E-Discovery)에서는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가 더해진다.

수백만 건의 이메일을 production하다가 privileged email이나 litigation counsel의 memorandum 하나가 실수로 상대방에게 넘어갔다면 어떻게 될까?

그 한 번의 실수로 보호가 모두 사라지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규칙이 Federal Rule of Evidence 502와 Federal Rule of Civil Procedure 26(b)(5)(B)다.

1K-Tech 가상사례 ― 300만 건의 이메일 속에 Opinion Memo가 섞여 나가다

제1편부터 이어온 K-Tech 사례를 보자.

Alpha는 K-Tech의 미국시장 진출 전후 8년 동안의 이메일, R&D 자료, 특허분석자료와 경영진 communication을 요구한다.

검색과 필터링을 거친 결과 K-Tech가 검토해야 할 ESI는 약 300만 건에 이른다.

K-Tech의 미국 litigation counsel은 contract attorney와 e-discovery vendor를 동원하여 privilege review를 진행한다.

그런데 production 3차분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 약 18만 건의 문서를 Alpha에 production하는 과정에서 다음 문서가 포함된 것이다.
  • CONFIDENTIAL — ATTORNEY WORK PRODUCTAlpha Patent Litigation StrategyPrepared by Litigation Counsel
  • 문서에는 Alpha 특허의 claim construction에 관한 counsel의 평가, 가장 강한 non-infringement argument, 약점으로 판단한 claim limitation, deposition에서 공격해야 할 Alpha expert의 논리와 settlement strategy까지 들어 있다.

K-Tech가 이를 발견한 것은 production 3일 뒤였다.

즉시 Alpha에게 연락한다.

“해당 문서는 attorney work product이며 inadvertent production입니다. 사용을 중단하고 반환 또는 삭제해 주십시오.”

그런데 Alpha는 반박한다.

“이미 우리 litigation team이 문서를 확인했습니다. K-Tech가 production했으므로 Work-Product Protection은 waiver되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K-Tech는 핵심부품 공급업체 B-Tech와 공동으로 Alpha 특허에 대응하고 있다.

K-Tech의 counsel은 자신의 claim chart 일부를 B-Tech의 counsel에게 전달했다.

Alpha는 이것도 waiver라고 주장한다.

“K-Tech는 스스로 제3자인 B-Tech에게 Work Product를 공개했습니다.”

두 disclosure의 결과는 같을까?

하나는 실수로 adversary에게 넘어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의도적으로 공동 대응 중인 supplier의 counsel에게 보낸 것이다.

여기에서 Work-Product Waiver의 독특한 구조가 드러난다.

2핵심 질문 ― ‘제3자 Disclosure’는 곧바로 Work-Product Waiver인가

Attorney-Client Privilege에서는 confidentiality가 핵심이다.

따라서 privileged communication을 관계없는 제3자에게 공개하면 일반적으로 waiver 문제가 매우 직접적으로 발생한다.

Work Product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 예를 들어 litigation counsel이 technical expert에게 claim chart를 보여주면서
  • “이 부분을 기술적으로 검증해 주십시오.”
  • 라고 요청했다고 하자.
  • Technical expert는 제3자다.
  • 그렇다고 litigation preparation을 위해 전문가에게 자료를 보여준 순간 Work-Product Protection이 당연히 사라진다고 한다면 전문가를 활용한 소송준비 자체가 매우 어려워진다.
  • Insurer에게 소송자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 Indemnitor와 litigation strategy를 협의할 수도 있다.
  • 제6편에서 본 것처럼 공동의 법률적 이해관계를 가진 다른 회사의 counsel과 자료를 공유할 수도 있다.
  • 따라서 Work-Product Waiver에서는 ‘제3자에게 보여주었는가’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 “제3자에게 보여주었는가?”
  • 만 묻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 더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 “그 disclosure가 adversary에게 자료가 전달되는 것을 용인하거나, adversary가 그 자료를 확보할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성격이었는가?”

이다.

3법리 ― Attorney-Client Waiver와 Work-Product Waiver는 왜 다른가

두 보호가 서로 다르게 작동하는 이유는 목적의 차이에 있다.

Attorney-Client Privilege는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안심하고 confidential communication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한다.

따라서 communication을 외부에 공개하면

“비밀로 유지하려던 communication”

이라는 전제가 약해진다.

반면 Work-Product Doctrine은 adversarial system을 보호한다.

변호사와 당사자가 자신의 소송을 준비하면서 조사한 사실, 분석한 법률문제와 litigation strategy를 상대방이 무임승차하여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는 데 중요한 목적이 있다.

그래서 제3자에게 공개했다고 하더라도 그 제3자가 adversary가 아니고, 그 disclosure가 adversary에게 자료를 전달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Work-Product Protection이 반드시 waiver되는 것은 아니다.

D.C. Circuit의 United States v. Deloitte LLP, 610 F.3d 129 (D.C. Cir. 2010)이 이 차이를 잘 보여준다.

Dow Chemical은 tax litigation과 관련된 work-product materials를 외부감사인 Deloitte에게 제공했다.

정부는 주장했다.

“Deloitte는 제3자입니다. 자발적으로 공개했으므로 Work Product는 waiver되었습니다.”

D.C. Circuit은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았다.

법원은 Attorney-Client Privilege와 Work Product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Attorney-Client Privilege는 confidential attorney-client relationship을 보호한다.

반면 Work-Product Doctrine은 attorney의 litigation preparation을 adversary의 Discovery로부터 보호한다.

따라서 voluntary third-party disclosure가 Attorney-Client Privilege를 waiver할 수 있다고 해서 Work Product도 언제나 같은 결과가 되는 것은 아니다.

Work Product에서는 disclosure가 adversary로부터 비밀을 유지하려는 태도와 양립할 수 없는지가 중요하다.

Adversary 자체나 adversary에게 자료를 전달하는 conduit에게 공개했다면 waiver 위험은 커진다.

반면 Deloitte에서는 해당 외부감사인에게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Work-Product Protection이 waiver되었다고 보지 않았다.

이 판결을

“회계법인에 보여주면 언제나 Work Product가 유지된다.”

는 규칙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핵심은 제3자의 명칭이 아니라 adversary와의 관계, disclosure의 목적과 조건이다.

4주요 법령·판례 ― FRE 502와 EchoStar가 정하는 Waiver의 경계

FRE 502(a) ― 한 문서를 공개했다고 같은 주제의 모든 문서가 자동으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

Federal Rule of Evidence 502(a)는 subject-matter waiver를 제한한다.

Federal proceeding 또는 federal office·agency에 이루어진 disclosure가 waiver에 해당하더라도, 그 waiver가 공개되지 않은 같은 subject matter의 communication이나 information까지 확대되려면 세 조건이 필요하다.

  • 첫째, disclosure가 intentional해야 한다.
  • 둘째, disclosed information과 undisclosed information이 same subject matter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 셋째, 양자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fairness상 필요해야 한다.

따라서

“Privileged document 하나를 공개했으니 같은 사건의 모든 privileged documents가 waiver되었다.”

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Rule 502는 이처럼 과도한 subject-matter waiver를 제한한다.

특히 subject-matter waiver는 자신에게 유리한 protected information만 의도적으로 제시하면서 불리한 관련 자료는 숨기는 selective and misleading disclosure를 막기 위한 공정성 원리와 연결된다.

FRE 502(b) ― Inadvertent Production은 자동 Waiver가 아니다

K-Tech의 300만 건 ESI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조문이다.

Rule 502(b)에 따르면 federal proceeding 또는 federal office·agency에 이루어진 inadvertent disclosure는 다음 요건을 충족하면 federal 또는 state proceeding에서 waiver로 작동하지 않는다.

  • 첫째, disclosure가 inadvertent해야 한다.
  • 둘째, privilege 또는 protection의 holder가 disclosure를 방지하기 위한 reasonable steps를 취했어야 한다.
  • 셋째, 오류를 발견한 뒤 promptly reasonable steps to rectify the error를 취해야 한다.

따라서

“실수였으므로 무조건 보호된다.”

도 틀리고,

“상대방에게 넘어갔으므로 무조건 waiver다.”

도 틀리다.

K-Tech가 운영한 privilege-review process, production 규모, 예방조치와 발견 후 대응속도가 중요해진다.

FRE 502(d) ― E-Discovery에서 매우 강력한 Non-Waiver Order

Rule 502(d)는 기업의 미국소송 실무에서 특히 중요하다.

Federal court는 해당 litigation과 관련된 disclosure가 privilege 또는 work-product protection의 waiver가 되지 않는다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명령이 내려지면 그 disclosure는 다른 federal 또는 state proceeding에서도 waiver가 되지 않는다.

이 점에서 단순한 당사자 간 clawback agreement와 차이가 있다.

Rule 502(e)에 따르면 당사자끼리 disclosure 효과에 관하여 합의하더라도 원칙적으로 그 agreement는 그 당사자들 사이에서만 구속력을 가진다.

반면 그 agreement가 court order에 포함되면 502(d)의 강한 보호를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대규모 특허소송에서는 Rule 26(f) conference 단계부터 Rule 502(d) order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FRCP 26(b)(5)(B) ― Clawback Claim을 받은 상대방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K-Tech가 inadvertent production을 발견했다고 하자.

K-Tech는 Alpha에게 해당 문서가 privileged 또는 work-product protected information이라는 claim과 그 근거를 통지한다.

그 다음 절차는 Federal Rule of Civil Procedure 26(b)(5)(B)가 규율한다.

  • 통지를 받은 상대방은 해당 information과 copies를 신속하게
  • return,
  • sequester,
  • 또는 destroy
  • 해야 하며, claim이 해결될 때까지 이를 사용하거나 disclose해서는 안 된다.
  • 상대방이 claim을 다투고 싶다면 해당 자료를 under seal로 법원에 제출하여 판단을 요청할 수 있다.
  • 이미 다른 사람에게 공개했다면 회수를 위한 reasonable steps도 취해야 한다.
  • 그리고 producing party는 dispute가 해결될 때까지 자료를 보존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규정이

“Privilege가 실제로 존재한다”

거나

“Waiver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이 조항이 Privilege의 존재나 waiver의 부재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Rule 26(b)(5)(B)는 production 이후 claim이 제기되었을 때 자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관한 절차를 정한다.

Waiver 여부는 FRE 502와 applicable privilege/work-product law를 함께 보아야 한다.

In re EchoStar ― Work Product Waiver의 범위도 무제한은 아니다

제8편에서 살펴본 In re EchoStar Communications Corp., 448 F.3d 1294 (Fed. Cir. 2006)도 Work-Product Waiver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EchoStar는 willful infringement에 대응하면서 advice of counsel에 의존했다.

Federal Circuit은 관련 waiver를 검토하면서 work product를 크게 세 유형으로 설명했다.

  • 첫째, attorney와 client 사이의 communication 자체를 담은 opinion letter와 같은 자료.
  • 둘째, attorney의 legal analysis와 mental impressions를 담고 있지만 client에게 전달되지 않은 자료.
  • 셋째, 그 자체가 client에게 전달된 communication은 아니지만 attorney-client communication이 있었다는 사실이나 내용을 반영하는 자료다.

Federal Circuit은 특히 두 번째 유형, 즉 client에게 전달되지 않은 counsel 자신의 analysis와 mental impressions까지 advice-of-counsel waiver가 무제한으로 확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의뢰인이 알지도 못한 counsel의 내부 생각은 의뢰인의 state of mind를 형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Work-Product Waiver에서도 구체적인 disclosure와 fairness를 살펴야 한다.

무엇이 실제로 공개되었는가, 무엇이 client에게 전달되었는가, 그리고 어떤 fairness 문제가 발생하는가

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5특허실무 적용 ― Supplier, Expert, Insurer와 E-Discovery에서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A. Technical Expert에게 Claim Chart를 제공하는 경우

  • K-Tech litigation counsel이 semiconductor expert에게 confidential claim chart를 제공하고 기술적 검증을 요청했다고 하자.
  • Expert는 litigation team을 지원하기 위해 참여하고 있고 자료를 Alpha에게 전달할 이유도 없다.
  • 이 경우 단순히 attorney-client relationship 밖의 제3자에게 자료를 보여주었다는 사실만으로 Work Product가 당연히 waiver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 다만 expert가 testifying expert가 되면 별도의 expert-discovery rules가 적용될 수 있으므로 Work-Product Doctrine만으로 모든 자료가 보호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B. B-Tech와 공동방어를 위해 공유하는 경우

  • 제6편의 supplier B-Tech와 K-Tech가 Alpha 특허에 공동으로 대응한다고 하자.
  • 양사의 counsel이 공동방어 전략을 세우기 위해 K-Tech의 litigation analysis 일부를 공유한다.
  • 이 경우 Attorney-Client Privilege에는 Common-Interest Doctrine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 Work Product에서는 별도로 B-Tech에 대한 disclosure가 Alpha로부터 secrecy를 유지하려는 목적과 양립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 따라서 Attorney-Client Privilege와 Work Product가 같은 자료에 적용되더라도 waiver 분석은 각각 해야 한다.

C. 거래 상대방에게 Due Diligence 자료로 제공하는 경우

  • K-Tech가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면서 인수후보자에게 pending patent litigation의 claim chart를 보여주었다고 하자.
  • 이 경우는 훨씬 신중해야 한다.
  • 인수후보자는 현재 litigation adversary는 아닐 수 있다.
  • 그러나 disclosure 범위, NDA, 상대방의 역할, 자료가 adversary에게 전달될 가능성, 당사자 사이의 실제 이해관계 등을 검토해야 한다.
  • “제3자가 adversary가 아니므로 무조건 안전하다”는 규칙도 없다.

D. ESI Production에서는 Privilege Review Protocol 자체가 중요하다

K-Tech가 FRE 502(b)에 의존하려면 단순히

“실수였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Disclosure 방지를 위해 reasonable steps를 취했음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관리가 중요할 수 있다.

  • attorney domain 및 counsel names를 활용한 privilege search
  • legal department custodians의 별도 review
  • privilege keywords
  • email threading
  • family-document review
  • quality-control sampling
  • privilege log workflow
  • production 전 final QC
  • vendor와 outside counsel 사이의 escalation procedure

Rule 502(b)는 완벽한 review를 요구하지 않는다.

대규모 ESI Discovery에서는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현실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아무런 합리적 review 체계도 운영하지 않은 채

“300만 건이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라고 주장하는 것과, 체계적인 privilege review를 했음에도 예외적으로 한 건이 빠져나간 것은 같은 상황이 아니다.

E. 502(d) Order는 Discovery 초기에 검토한다

많은 기업이 privileged document가 실제로 잘못 production된 뒤에야 clawback을 생각한다.

그 순서는 거꾸로다.

대규모 미국소송이라면 Rule 26(f) conference와 discovery protocol 협상 단계에서부터

Rule 502(d) non-waiver order를 받을 것인지

검토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Rule 26(f)(3)도 discovery plan에서 privilege 및 trial-preparation protection 문제와 함께, 당사자가 post-production claim 절차에 합의한 경우 그 합의를 FRE 502에 따른 order에 포함할 것인지를 다루도록 예정하고 있다.

6흔한 오해와 반례

  • “Work Product를 제3자에게 보여주면 자동으로 waiver된다.”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Attorney-Client Privilege와 Work Product는 보호목적이 다르다. Work Product에서는 disclosure가 adversary로부터 secrecy를 유지하려는 태도와 양립하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 “제3자가 adversary가 아니면 절대로 waiver되지 않는다.”이 역시 지나치게 넓다. 제3자가 adversary에게 자료를 전달하는 conduit인지, disclosure의 목적과 조건이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보아야 한다.
  • “NDA를 체결했으니 Work Product는 무조건 안전하다.”NDA는 secrecy를 유지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실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Work-Product Protection이나 non-waiver를 자동으로 창설하는 것은 아니다.
  • “한 문서를 의도적으로 공개하면 같은 subject matter의 Work Product가 전부 waiver된다.”아니다. FRE 502(a)는 subject-matter waiver를 intentional disclosure, same subject matter, fairness라는 요건으로 제한한다.
  • “실수로 privileged email 하나를 production하면 사건 전체의 Privilege가 무너진다.”아니다. FRE 502(b)는 inadvertent disclosure, reasonable preventive steps, prompt rectification이라는 요건을 충족하면 waiver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 “실수였다고 말하면 FRE 502(b)가 자동으로 보호한다.”아니다. Reasonable steps to prevent disclosure와 prompt reasonable steps to rectify가 필요하다.
  • “Clawback agreement만 있으면 제3자에게도 waiver를 주장할 수 없다.”주의해야 한다. FRE 502(e)에 따른 당사자 간 agreement는 원칙적으로 그 당사자들에게만 binding하다. 다른 federal·state proceeding까지 강한 보호를 원한다면 502(d) court order의 의미가 커진다.
  • “502(d) order와 502(b)는 같은 것이다.”아니다. 502(b)는 inadvertent disclosure의 non-waiver 요건을 정한다. 502(d)는 federal court가 해당 litigation과 관련된 disclosure의 non-waiver 효과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장치다.
  • “FRCP 26(b)(5)(B)가 waiver 여부를 결정한다.”아니다. 이 조항은 post-production privilege claim 이후 상대방이 자료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관한 절차를 정한다. 실체적인 waiver 문제와 구별해야 한다.

7기업 IP팀 체크리스트 ― Production 전에 준비해야 할 10가지

  • 1. Attorney-Client Privilege와 Work Product를 별도로 태깅한다.같은 문서에 둘 다 적용될 수 있지만 waiver 분석이 동일하지 않으므로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 2. Work Product를 외부에 공유하기 전에 상대방의 지위를 확인한다.Expert, supplier, insurer, auditor, consultant, licensee, prospective purchaser가 각각 어떤 관계에 있는지 검토한다.
  • 3. Adversary 또는 conduit-to-adversary 위험을 확인한다.단순히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료가 litigation opponent에게 전달될 현실적 가능성을 살펴본다.
  • 4. Confidentiality obligation을 문서화한다.필요한 경우 NDA, expert engagement, common-interest arrangement 등을 통해 disclosure 목적과 confidentiality를 명확히 한다. 다만 이것이 자동적인 privilege 창설 장치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한다.
  • 5. Rule 26(f) 단계에서 Privilege Protocol을 협상한다.Privilege log, inadvertent production, clawback procedure와 ESI review 방식을 discovery 초기에 정한다.
  • 6. FRE 502(d) Order를 적극 검토한다.특히 수백만 건의 ESI를 다루는 특허소송이라면 단순한 party agreement보다 court order의 보호효과를 고려한다.
  • 7. Privilege Review의 reasonable steps를 기록한다.검색어, attorney list, QC procedure, reviewer training과 escalation process를 나중에 설명할 수 있도록 한다.
  • 8. Inadvertent production을 발견하면 즉시 대응한다.시간을 끌수록 FRE 502(b)의 prompt rectification 요건에서 불필요한 분쟁이 생길 수 있다.
  • 9. Clawback notice의 대상과 근거를 명확히 한다.어떤 문서가 어떤 Privilege 또는 Work-Product Protection의 대상인지 상대방이 식별할 수 있도록 한다.
  • 10. Production 사고를 ‘문서 한 건’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같은 email family, attachment, duplicate, translated copy와 다른 production set에도 동일 자료가 포함되어 있는지 즉시 확인한다.

8다음 편 연결 ― Privilege를 당사자가 포기한 것이 아니라 법원이 뚫을 수도 있는가?

제8편과 제9편에서는 보호가 waiver되는 상황을 살펴보았다.

  • 당사자가 legal advice를 자신의 방어수단으로 사용한다.
  • 제3자에게 privileged communication을 공개한다.
  • Work Product를 adversary에게 전달한다.
  • 수백만 건의 ESI를 production하다 실수로 protected material을 넘긴다.
  • 이런 상황의 공통점은 disclosure 또는 당사자의 행동이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전혀 다른 문제가 남아 있다.
  • K-Tech의 CEO가 미국변호사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하자.
  • “Alpha 특허를 피할 수 있도록 제품을 합법적으로 design around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이것은 전형적인 legal advice의 요청이다.
  • 그런데 질문이 다음과 같다면 어떨까?
  • “이미 침해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Alpha에게 들키지 않도록 관련 이메일을 삭제하고 제품도면의 날짜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두 communication을 똑같이 Attorney-Client Privilege로 보호해야 할까?
  • 변호사에게 불법행위에 관하여 상담했다는 이유만으로 Privilege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과거의 잘못에 관하여
  • “우리가 어떤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까?”
  • 라고 상담하는 것은 오히려 Attorney-Client Privilege가 보호하려는 전형적인 legal communication일 수 있다.
  • 문제는 변호사의 조언을 이용하여 앞으로의 crime 또는 fraud를 계획하거나 실행하려는 경우다.
  • 미국법은 이를 Crime-Fraud Exception으로 다룬다.
  • 여기에는 다시 어려운 질문이 등장한다.
  • Client가 실제로 crime이나 fraud를 완성해야 하는가?
  • Attorney도 불법목적을 알고 있어야 하는가?
  • Patent prosecution에서 inequitable conduct가 주장되면 자동으로 Crime-Fraud Exception이 적용되는가?
  • 상대방이
  • “Crime-Fraud입니다.”
  • 라고 주장하기만 하면 법원이 privileged documents를 읽어볼 수 있는가?
  • 연방대법원의 United States v. Zolin, 491 U.S. 554 (1989)은 특히 마지막 문제, 즉 법원이 crime-fraud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privileged materials를 in camera review하기 전에 어느 정도의 threshold showing이 필요한지를 다루었다.
  • 그리고 Work Product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 Crime-Fraud Exception으로 Attorney-Client Privilege가 뚫린다고 해서 변호사의 opinion work product까지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production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제10편에서는 이 문제를 살펴본다.

다음 편

제10편. 불법행위를 변호사에게 상담하면 Privilege가 생기는가?

― Crime-Fraud Exception과 Piercing of Privi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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