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19, 2026

AI 특허 전쟁의 새로운 방어선: SAIL 재단 해부와 한국의 선택

AI 특허 전쟁의 새로운 방어선: SAIL 재단 해부와 한국의 선택

AI 특허 전쟁의 새로운 방어선:
SAIL 재단 해부와 한국의 선택

전 세계 AI 산업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는 지식재산권(IP)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천문학적 자본이 투입되는 AI 시장에서 특허 확보는 이제 기업의 생존 그 자체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실리콘밸리에서 공식 출범한 공유 AI 라이선스 재단(Shared AI License Foundation, 이하 SAIL)을 심층적으로 해부한다. 추진 배경에서 구조적 맹점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정책 입안자와 AI 기업 임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통찰을 전달한다.


1. AI 특허 전쟁의 서막

2조 5,2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600조 원에 달하는 이 수치는 Gartner가 전망한 2026년 전 세계 AI 지출 규모다. 이처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다 보니, 기업들이 자신들의 투자를 법적으로 보호하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생존 본능이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AI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2,000% 이상 폭증했다. 2024년부터 2025년 사이에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관련 소송 건수가 2.5배나 급증했다. 이른바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특허 정글(Patent Thicket)'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술 개발 없이 소송 수익만을 노리는 비실시 특허권자(Non-Practicing Entity, NPE)들이 AI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을 정조준하고 있어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 SAIL 동맹의 탄생

이 전례 없는 소송 위기 속에서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이 결집했다. 2026년 4월 8일, 업계 최초의 AI 특허 상호 라이선스 공동체인 SAIL이 공식 출범한 것이다.

창립 멤버와 거버넌스

창립 멤버 면면이 화려하다. Anthropic, IBM, Meta, Microsoft, Genentech(Roche 그룹)이 이사회를 구성하며, eBay, TD Bank Group, Canon(2026년 7월 일본 기업 최초 합류)이 참관인(Board Observer)으로 이름을 올렸다. Canon의 합류는 SAIL이 단순한 북미 폐쇄 블록을 넘어 글로벌 표준 거버넌스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다.

재단의 실무 운영은 RPX, Intellectual Ventures 등 글로벌 특허 전문 기관 출신 베테랑 그룹인 Jamster Capital(CEO John Amster)이 전담한다. 이 동맹이 보유한 누적 특허 자산은 33,000개 이상의 특허 패밀리(Patent Family), 62,000건 이상의 특허 자산에 달한다. AI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특허 상호 라이선스 커뮤니티가 탄생한 것이다.

"AI의 발전은 전체 생태계의 잠재력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남용적인 특허 주장으로 인해 저해되어서는 안 된다."

— Jeremiah Chan, Meta 이사 및 부고문

SAIL의 목표는 명확하다. 천문학적인 R&D 자원이 소송이라는 법적 마찰에 낭비되는 것을 막고, 기술 혁신 그 자체에 자본이 집중될 수 있도록 특허 커먼즈(Patent Commons)를 구축하는 것이다.


3. 라이선스 메커니즘 분석

핵심 거래 구조

SAIL 가입 시 체결하는 회원 협약(Membership Agreement)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작동한다. 연간 25,000달러(소규모 스타트업 할인 적용)의 회비를 납부하면, 회원사들은 서로가 보유한 관련 특허에 대해 전 세계적·무상·취소 불가능한 비독점적 실시권(Worldwide, Royalty-free, Irrevocable, Non-exclusive License)을 상호 취득한다.

여기서 진정한 파격은 과거 침해 면책(Retroactive Release) 조항이다. 가입 이전에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발생했을지도 모를 잠재적 특허 침해까지 소급하여 소멸시켜 준다. 과거의 법적 리스크를 일괄 백지화하는 강력한 면책권이다(Section 1.1). 또한 특허가 제3자에게 양도되더라도 기존 SAIL 회원에 대한 라이선스 효력이 새 특허권자에게 자동으로 귀속·유지되는 '라이선스 승계 조항(Run with the Patents)'(Section 1.3)을 통해 특허 매각을 통한 우회 공격 가능성도 차단한다.

보호 범위의 이원화 (Section 6.5)

SAIL이 모든 AI 기술을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협약 제6.5조는 보호 범위를 다음과 같이 엄격히 구분한다.

수혜 대상 (Covered AI Technologies) 제외 대상 (Excluded)
파운데이션 모델 자체 (Llama, Claude 등) 챗봇·도메인 특화 툴 등 응용 계층 앱
훈련·미세조정(Fine-tuning)·테스트 소프트웨어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및 API 디자인
API 연동 프레임워크 및 라이브러리 반도체 칩 설계 및 제조 공정
모델 안전성 제어 및 모니터링 기술 서버 아키텍처 등 하드웨어 인프라 전반

하드웨어와 최종 응용 계층이 배제된 이 구조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빅테크에게는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제조 기반의 한국 대기업에게는 핵심 사업 영역에서의 보호 공백을 의미한다. 다만 주목해야 할 예외가 있다. 기술 결합 예외 조항(Combination Exception)에 따라,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이 하드웨어와 결합된 경우에는 하드웨어 자체는 제외되더라도 해당 모델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적격성은 유지된다. 한국 AI 반도체 제조사가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여기에 있다.

탈퇴 구조: 고착(Lock-in) 메커니즘

가입 후 3년 이상 회비를 납부하고 자발적으로 탈퇴할 경우, 탈퇴 전까지 확보한 인바운드 라이선스는 영구적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탈퇴하더라도 기존에 다른 회원에게 부여한 자신의 특허 라이선스는 철회할 수 없다(Section 2.4 & 2.5). 이른바 '일방 귀속형' 구조로, 커뮤니티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탈퇴 시 패널티로 작용한다.


4. 구조적 맹점과 잠재적 리스크

성벽 밖의 거인들: 가장 뼈아픈 공백

SAIL의 가장 치명적인 결함은 Google, OpenAI, xAI 등 글로벌 AI 지식재산의 심장부를 장악한 핵심 주체들이 이 동맹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SAIL은 결국 '회원사들끼리의 휴전 협정'일 뿐, 성벽 밖의 거인들이나 NPE가 공격해 들어오면 방어력이 사실상 무력화된다.

  • Google: 현대 LLM의 근간인 Transformer 아키텍처 특허 패밀리("Attention-based sequence transduction neural networks")를 선제적으로 구축하여 보유하고 있다. 최초 등록 특허는 인코더-디코더 결합 구조에 한정되었으나, 다수의 계속출원(Continuation Application)을 통해 디코더 전용 구조, 인과적 셀프어텐션(Causal Self-Attention), 자기회귀적 생성 방식 등 GPT류 언어 모델과 중첩될 수 있는 범위로 권리를 지속 확장해 왔다.
  • OpenAI: RLHF(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 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 자체를 독립항으로 직접 청구한 단일 원천 특허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대조학습(Contrastive Learning) 임베딩(US12,073,299 B2), Codex 기반 코드 생성(US12,061,880 B2), DALL-E 계층적 이미지 생성(US11,922,550 B1), Whisper 다국어 음성인식(US12,079,587 B1) 등 상용화된 서비스 구현 기술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며, 원출원 대비 약 200%에 달하는 계속출원 전략으로 권리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 xAI: 시장에서의 대립적 입장으로 인해 가입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평가다.

비대칭적 권리 교환: 스타트업의 딜레마

규모가 작은 혁신 스타트업들은 눈앞의 소송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SAIL 가입을 검토할 것이다. 그러나 그 대가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희소성 높은 '킬러 특허(Killer Patent)'를 빅테크 기업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빅테크들은 이미 범용화된 기초 특허 몇 건만 내어 주고도 플랫폼 생태계 장악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다만 이를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가입은 특허의 '소유권 이전'이 아니라 '비독점 라이선스 허여'다. 스타트업은 비회원사를 상대로는 여전히 해당 특허를 수익화할 수 있으며, 연 25,000달러라는 소액으로 수만 건의 특허 방어망을 확보하는 비용 효율적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

M&A 리스크: 엑시트 가치 훼손

협약 Section 2.2의 '지배권 변동(Change of Control)' 조항도 주목해야 한다. 비회원사가 SAIL 가입사를 인수할 경우, 6개월 이내에 인수사도 SAIL에 가입하지 않으면 자격이 박탈된다. 이는 스타트업이 비회원사(특히 Google 등)에 인수될 때의 협상력과 엑시트 가치(Exit Value)를 잠재적으로 하락시킬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다.

저작권·영업비밀은 보호 불가

SAIL은 오직 특허 라이선스만을 다룬다. 현재 AI 모델들이 직면한 법적 리스크는 특허에 국한되지 않는다. 웹크롤링 기반 데이터 수집 과정의 저작권 침해 소송, 알고리즘 가중치 유출 관련 영업비밀 분쟁의 비중이 오히려 더 크다는 지적이 있다. SAIL은 이들 거대 데이터셋 문제나 저작권 소송 앞에서는 아무런 보호막도 제공하지 못한다. 이 점에서 SAIL은 절반 이하의 방패에 불과하다는 냉정한 평가가 가능하다.


5. 한국을 위한 전략적 대응 지침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IP 지형 속에서 한국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

한국 테크 산업과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AI 반도체 칩 설계, 메모리, 인프라 서버 등 하드웨어 제조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SAIL의 명시적인 하드웨어 배제 조항은 한국 기업들의 핵심 비즈니스 영역이 이 연합 체제 안에서 근본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기업 임원 대상: 3가지 핵심 전략

① 정밀 실사(Due Diligence): 자사 주력 사업이 파운데이션 모델이나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 분석하고, 연 25,000달러 회비 대비 실질적 이득을 냉정하게 산출하라.

② 미들웨어 IP 독자 구축: SAIL의 보호망이 닿지 않는 하드웨어와 응용 계층 사이의 영역—미들웨어(Middleware), 특화 데이터 레이어—에서 강력하고 독자적인 IP를 서둘러 구축하라.

③ 외부 동향 24시간 모니터링: Google과 OpenAI의 특허 출원 동향 및 SAIL 가입 여부를 지속적으로 추적하여 '성벽 밖'에서 발생할 수 있는 특허 공격 시나리오에 선제 대비하라.

정책 입안자 대상 제언

  • 특허 가이드라인 고도화: 인공신경망 특허 적격성 판례를 개방적으로 해석 반영하여 지침을 개정하고, 모델 훈련 및 추론 기술에 대한 국산 IP의 법적 보호망을 강화해야 한다.
  • 'K-AI 특허 공동체' 육성: SAIL 가입이 부담스러운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을 위해 민관 합동의 국산 상생형 특허 풀(Patent Pool)을 구축, 글로벌 IP 리스크를 공동 진단하고 방어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IP 포트폴리오 이중화(Two-tier) 전략

CIPO(최고 IP 책임자) 및 법률 임원은 SAIL 수혜 대상인 '파운데이션 기술'과 배제 대상인 '수직적 응용(Vertical App)' 및 '하드웨어' 특허를 엄격히 분리 관리해야 한다. M&A 리스크 회피를 위해서는 IP 보유 자회사(IP Holding Sub)운영 법인(Operating Entity)을 분리하는 거버넌스 설계가 권고된다. 자회사만 SAIL에 가입시키고 모회사의 핵심 IP를 격리함으로써, M&A 시 전체 포트폴리오가 SAIL에 흡수되는 것을 막고 엑시트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 더불어, 미국 파산법 Section 365(n)를 계약에 명시하여 파산 상황에서도 라이선스 권리가 보호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맺음말: AI 특허 전쟁의 출발점에서

SAIL 재단의 출범은 AI 산업이 '야생의 성장기'에서 '법적 질서의 확립기'로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그러나 SAIL은 AI 특허 전쟁의 종착역이 아닌 출발점에 불과하다.

인공지능 시대의 주도권 경쟁은 GPU 연산이라는 전장을 넘어 총성 없는 특허 법정으로 그 무대를 완전히 옮겼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투어 거대한 특허 성벽을 쌓아 올리고 있는 지금, 한국에게 SAIL은 수동적인 가입 대상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 도구다. 하드웨어 계층의 독자적 IP 성벽을 구축하는 동시에, 정교한 거버넌스 설계를 통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는 AI IP 질서 속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기술적 우위 못지않게 지식재산권 계층에서의 전략적 포지셔닝이 기업과 국가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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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ly 18, 2026

미국 특허법상 자명성(Obviousness) 요건의 법리와 심리 체계 — 한국 진보성 법리와의 비교 분석

미국 특허법상 자명성(Obviousness) 요건의 법리와 심리 체계 — 한국 진보성 법리와의 비교 분석

미국 특허법상 자명성(Obviousness) 요건의 법리와 심리 체계
— 한국 진보성 법리와의 비교 분석

1. 자명성 요건의 의의와 입법 배경 (35 U.S.C. § 103)

자명성(Obviousness), 또는 그 역면인 비자명성(Nonobviousness)은 미국 특허법상 신규성(Novelty)과 구별되는 실체적 특허 요건이다. 출원된 발명이 단일 선행기술에 완벽히 개시되어 있지 않아 신규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선행기술의 변형이나 결합을 통해 통상의 기술자(PHOSITA: Person Having Ordinary Skill In The Art)가 쉽게 도출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면 특허권은 부여되지 않는다.

1952년 특허법 개정 시 신설된 제103조(Section 103)는 이 원칙을 성문화하였다. 조항에 따르면, 청구항에 기재된 발명과 선행기술 간의 차이가 발명 시점에 해당 기술 분야에서 PHOSITA에게 발명 대상 "전체로서(as a whole)" 자명한 것이었다면 특허를 받을 수 없다. 또한, 발명이 달성된 구체적인 방식 — 장기적 실험의 결과인지 또는 우연한 영감에 의한 것인지 — 은 자명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역사적 전개와 법철학적 흐름

(1) Hotchkiss v. Greenwood (1850) — '발명의 요건'의 탄생

자명성 요건의 기원은 연방대법원의 Hotchkiss v. Greenwood (1850) 판결로 소급된다. 대법원은 금속제 손잡이를 도자기·점토 재질로 대체한 발명에 대해, 이는 당해 분야에서 일하는 통상의 장인(ordinary mechanic)의 기술 수준을 넘어서는 "인공적 기교 혹은 지적 창작(ingenuity and skill)"이 개입되지 않은 단순한 재질 변경에 불과하다고 보아 특허성을 부정하였다. 이로써 단순한 신규성을 넘어선 '발명의 요건(Requirement of Invention)'이라는 판례법상 기준이 수립되었다.

(2) 1952년 제103조 제정과 Giles Rich의 법철학

Hotchkiss 판결 이후 대법원은 "창조적 불꽃(Flash of creative genius)"과 같은 지나치게 주관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사법부의 예측 불가능한 특허 무효화 경향에 제동을 걸고 객관적 기준을 수립하고자, Giles Rich 판사 등의 주도로 1952년 특허법 개정 시 제103조 자명성 규정이 성문화되었다. 제103조는 주관적 '발명' 개념 대신, PHOSITA라는 객관적 가상의 인물을 기준으로 자명성 여부를 심리하도록 명문화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였다.

(3) Graham v. John Deere Co. (1966) — 랜드마크 판결

성문화된 제103조의 사법적 해석 기준을 최종적으로 확립한 것은 Graham v. John Deere Co. (1966) 판결이다. 대법원은 제103조가 기존 판례법상의 발명 기준을 대체하거나 완화한 것이 아니라 객관화한 것임을 명확히 하고, 자명성 판단을 위한 구체적인 사실심리 기준을 선언하였다.

3. Graham 판결에 따른 심리 원칙 (Graham Factual Inquiries)

자명성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률적 판단(Question of Law)이지만, 사실심 법원은 반드시 다음의 3가지 기초적인 사실심리를 거쳐야 한다.

  1. 선행기술의 범위 및 내용(Scope and content of the prior art)의 확정
  2. 선행기술과 특허 청구항의 차이점(Differences between the prior art and the claims at issue) 분석
  3. 당해 분야 통상의 기술자(PHOSITA)의 기술 수준의 획정

이 세 가지 사실 확정을 배경으로 자명성 결론을 도출하되, 추가적으로 상업적 성공이나 오랜 기간 미해결된 과제 등 '객관적이고 이차적인 고려사항(Secondary Considerations)'을 가치 있는 간접 증거로 함께 검토해야 한다.

4. 통상의 기술자(PHOSITA) 수준 확정 기준

(1) 가상적 규범체로서의 성격

PHOSITA는 실재하는 특정 연구자나 전문가가 아니라, 특허법이 정책적으로 상정해 둔 객관적 의제 인물(Objective legal construct)이다. 이는 불법행위법상의 '합리적 인간(Reasonable person)'과 궤를 같이하는 가상의 개념이다. 이 인물은 출원 당시 공개된 관련 기술 분야의 모든 선행기술에 완벽하게 접근할 수 있고 인지하고 있는 상태(Presumed omniscience)로 의제되지만, 그의 독창성이나 창작적 역량은 지극히 평균적이고 보통인 수준(Ordinary skill)에 머무는 연구자이다.

(2) PHOSITA 수준 결정의 6가지 고려 요소

판례법(Environmental Designs v. Union Oil Co., 1983) 상 통상의 기술자의 구체적인 학력·실무 능력·기술 수준을 확정할 때는 다음의 6가지 지표를 참작한다.

  • 당해 기술 분야에서 대면하는 기술적 문제의 유형(Types of problems encountered)
  • 해당 문제에 대하여 이전에 제시되었던 선행기술들의 해결책(Prior art solutions)
  • 기술 혁신 및 발전의 속도(Rapidity with which innovations are made)
  • 관련 기술의 정교화 정도(Sophistication of the technology)
  •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술자들의 평균적인 교육 수준(Educational level of active workers)
  • 특허 발명자 본인의 교육 및 전문적 배경(Educational level of the inventor) — 다만 발명자의 사정이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최근 융복합 기술 분야의 고도화 경향을 고려할 때, 통상의 기술자는 단일한 개인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학문적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의 집합인 '공동 연구 팀(Team)'으로 상정될 수도 있다.

5. 선행기술의 범위와 유사 기술 분야 (Analogous Art)

선행문헌이 자명성 판단의 기초자료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그 문헌이 당해 발명과 '유사 기술 분야(Analogous Art)'에 속해야 한다. 판례법(In re Clay, 1992; In re Deminski, 1986)은 이를 심리하기 위해 구체적인 2단계 테스트를 적용한다.

  1. 발명자의 탐구 영역 검토: 선행문헌이 발명가가 속한 구체적인 연구 영역 혹은 산업 영역(Field of the inventor's endeavor) 내에 속해 있는가?
  2. 합리적 관련성 검토: 선행문헌이 설령 발명자의 연구 영역 밖에 존재하더라도, 발명자가 직면한 특정 기술적 문제 해결에 합리적으로 관련(Reasonably pertinent to the particular problem)되어 통상의 기술자가 마땅히 참고할 수 있는 문헌인가?

만일 선행기술이 상기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해 유사성이 전면 부정된다면(Nonanalogous art), 이는 자명성 심리의 선행기술에서 원칙적으로 배제되어야 한다. 또한, 사후적 고찰(Hindsight)을 차단하기 위하여, 법원은 발명가가 도출한 기술적 해결안 자체를 기준으로 문제를 재정의하여 선행기술을 유사기술로 포섭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6. 결합의 동기 및 KSR 판결의 유연화

(1) TSM 테스트의 태동과 엄격성

복수의 선행문헌을 조각조각 결합하여 특허 청구항의 구성을 재현하려는 결합발명 자명성 주장에 대해, 과거 연방순회항소법원(CAFC: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은 TSM(Teaching, Suggestion, or Motivation) 테스트를 엄격하게 부과했다. 즉, 선행문헌 결합의 타당성을 인정받으려면 문헌 자체의 교시(Teaching), 업계의 제안(Suggestion), 또는 해결하려는 문제의 성질(Motivation)로부터 통상의 기술자로 하여금 그 결합을 행하도록 유도하는 구체적인 동기가 선행기술 상에 기재되거나 명확한 증거로 제시되어야 했다.

(2) KSR Int'l Co. v. Teleflex Inc. (2007) — 패러다임의 전환

2007년 연방대법원은 KSR v. Teleflex 사건을 통해 기존 CAFC의 경직되고 형식적인 TSM 강제 적용을 배척하고, 보다 '유연한 접근방법(Flexible approach)'을 천명하였다.

  • 유연한 결합 사유 인정: 결합의 동기는 특허 공보나 명시적인 서면 기록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시장의 역동적 수요, 디자인 유인(Design incentives), 주지관용기술의 성격, 통상의 기술자의 배경지식과 상식 등으로부터 합리적으로 유추 및 추론할 수 있다.
  • 창작적 주체로서의 PHOSITA 의제: PHOSITA는 기계적으로 선행문헌만 읽는 자동인형(automaton)이 아니며, '보통의 수준에서 창의성과 상식 및 공통 지식을 결합해 적용할 수 있는 능동적 주체(ordinary creativity with common sense, common wisdom, and common knowledge)'로 보아야 한다.
  • 알려진 기술(Known-Technique) 법리: 기존에 알려진 기술을 유사한 다른 장치에 결합하여 그와 동일한 방식으로 기술적 개량을 가져올 수 있음이 예상된다면, 통상의 기술자가 이를 그대로 수행한 것은 자명하다. 단, 결합의 실행이 통상의 기술 수준을 뛰어넘는 고도의 기술적 난제를 수반할 경우에는 비자명성이 인정된다.

7. "시도할 가치가 있음"(Obvious to Try) 법리의 경계

자명성 판단 과정에서 흔히 마주치는 오류 중 하나는 "시도할 가치가 있었다(Obvious to try)"는 사정만으로 성급하게 특허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법원은 다음 두 가지 요건에 해당할 경우 이에 입각한 특허 거절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1. 무수한 매개변수의 나열: 선행기술이 구체적인 연구 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채 통상의 기술자로 하여금 무수히 많은 미지의 경로와 파라미터 조합 중에서 맹목적인 탐색을 유도하게 하는 경우
  2. 구체적인 방향성의 부재: 선행기술이 발명의 기술 분야를 단지 흥미로운 탐구 대상으로 기술해 '과학적 호기심'만을 동기 부여했을 뿐, 실제 청구항의 기술에 이를 수 있는 기술적 청사진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

자명성이 유효하게 입증되려면, 단순히 시도해 볼 만했다는 가능성을 넘어 출원 당시의 선행기술로부터 발명에 이르게 될 "성공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Reasonable expectation of success)"가 명백히 도출되어야 한다. 단, 이것이 완벽한 성공 확률의 과학적 예측가능성(Absolute predictability)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8. 이차적·객관적 고려사항 (Secondary Considerations)

이차적 고려사항은 기술 중심적인 Graham 요소에 대응하여, 시장의 실제 반응과 사회·경제적 실상을 기초로 사후적 고찰(Hindsight)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객관적 지표들이다.

(1) 주요 지표군

  • 상업적 성공(Commercial success): 청구된 발명이 시장에서 이룩한 상당한 매출과 이익은 특허성의 증거가 된다.
  • 장기 미해결 과제 및 타인의 실패(Long-felt but unsolved need / Failure of others): 업계가 직면한 고질적 문제에 대처하고자 오랜 연구와 실패가 거듭되었음에도 본 발명이 비로소 이를 명쾌하게 해결한 경우 자명성 논박에 매우 강력한 증거력을 가진다.
  • 경쟁자의 모방(Copying) 및 업계의 상찬(Industry Praise): 독자적인 개발 대신 특허권자의 성과를 경쟁사들이 직접 도용하거나 모방한 정황은 그 기술적 가치를 증명한다.
  • 업계의 회의론 및 편견 극복(Skepticism / Teaching away): 발명이 초기 단계에 업계나 학계 권위자들로부터 실현 불가능하다는 우려와 편견에 부딪혔으나 이를 불식시키고 실현해 낸 경우이다.

(2) 인과적 연계성(Nexus) 입증 책임

이러한 객관적 지표들이 법적으로 유효하게 기능하기 위해서 특허권자는 특허 청구항에 한정된 고유의 기술적 장점(Merits of the claimed features)과 그러한 시장 지표(성공, 모방 등) 사이에 직접적인 사유적 결합 관계인 '인과적 연계성(Nexus)'을 입증해야 할 책임(Burden of production)이 있다. 상업적 성공이 순수한 기술력이 아니라 막강한 마케팅 비용, 독점적 유통망, 또는 광고 효과 등에 기인한 것이라면 특허성을 지탱하는 증거로서의 신빙성은 박탈된다.

9. 화학 및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에서의 자명성 판단

(1) 화학 분야의 구조적 자명성 (Structural Similarity)

화학 물질 발명의 경우, 청구된 화합물이 선행 기술상의 화합물과 화학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동종체, 이성질체 등)하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구조적 자명성의 추정(Prima facie structural obviousness)을 받게 되며, 입증 책임은 특허 출원인에게로 이행된다.

출원인은 이에 대항하여 당해 화합물이 구조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선행 화합물에서는 결코 예측될 수 없었던 '독특하고 현저한 성질이나 뜻밖의 상승적 효과(Unexpected properties / Unexpected results)'를 나타냄을 비교 데이터(Rule 132 선서서 등)를 통해 증명함으로써 추정을 복멸(Rebut)할 수 있다. 이 법리는 In re Papesch (1963) 및 In re Dillon (1990) 판례의 핵심 이론으로, 화합물과 그 성질은 유기적으로 불가분한 관계에 있다는 전제에 기초한다.

(2)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의 유전자 서열 자명성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이 이미 공지되어 있고 해당 유전자를 클로닝하는 보편적 방법론이 업계에 알려져 있다 하더라도, 유전부호의 중의성/퇴화성(Degeneracy of the genetic code)으로 인해 단백질 서열 정보만으로 특정 DNA 염기서열 자체를 자명하다고 직접 판단할 수 없다(In re Bell, 1993; In re Deuel, 1995).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수천억 개의 예측 후보 염기서열들 중 청구된 구체적인 유전자에 직접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구체적 지침과 제안'이 선행기술 상에 존재해야만 자명성이 인정된다.

10. 특허 방법 및 제법 발명의 자명성

화학 물질 및 생명공학 제조공정과 관련하여 판례법은 제조방법(Method of making)사용방법(Method of using)을 구별해 규율해 왔다.

  • In re Durden (1985)의 보수적 입장: 출발 물질과 생성된 결과 화합물이 모두 비자명하더라도, 그 화합물을 만들어가는 구체적인 유기 화학 제법 공정의 단계들이 당해 제조 업계에 완전히 통상적이고 구태의연한 것이라면 제조방법 특허 청구항은 자명하다고 보았다.
  • In re Pleuddemann (1990) 및 In re Ochiai (1995)의 전개: 법원은 제법 공정이 지닌 독자성과 독립성을 무조건 억압하는 per se rule(일률적인 거절 원칙)을 엄격히 배척하였다. Ochiai 판결은 "자명성 유무는 제법 단계를 기계적으로 보아 결정할 성질이 아니며, 비자명한 물질을 생산하고 활용하는 전체 공정 사상을 배경으로 한 종합적인 사실 비교가 행해져야 한다"고 판시하여, 제법 발명의 자명성 심리 시 유연하고 개별적인 분석 기준을 정착시켰다.

11. 심사 및 소송 절차상 자명성의 심리와 입증 책임 구조

(1) 특허청(USPTO) 출원 심사 단계의 입증 책임 구조

1단계

PTO 심사관의 Prima Facie Obviousness 입증 — 선행문헌 결합의 합리적 이유(동기) 및 성공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증거로 제시

2단계

출원인의 Rebuttal(반박 및 복멸) — 예상치 못한 현저한 효과 입증 또는 객관적 이차적 고려사항 증명. 입증 사항은 청구범위와 반드시 부합해야 함(Commensurate in scope)

3단계

PTO의 최종 결정(전체 기록 종합 평가) — 증거의 팽팽한 대립 시 특허 부여(최종 설득책임은 PTO에 귀속)

핵심 원칙들은 다음과 같다. 입증 책임의 전환 모델(Prima Facie Obviousness & Rebuttal)하에서, 심사관이 자명성 이유로 거절하려면 먼저 일차적 입증 책임(Burden of production)을 충족해야 한다. 일단 자명성이 추정되면 반박의 책임(Burden of going forward with evidence)이 출원인에게 전환된다. 그리고 출원인이 반박을 위해 제출하는 실험적 비교 데이터는 청구항이 보호받고자 선언한 전체 청구범위와 합리적으로 일치(Commensurate in scope)해야 한다. 만일 쌍방의 증거 주장이 동등하게 팽팽한 상태(Equipoise)에 머물러 판별이 어렵다면, 최종적인 법률적 설득책임은 특허청에 귀속되므로 출원인에게 특허가 정상 발급되어야 한다.

(2) 사법 소송 단계의 유효성 추정과 증명 책임

행정적 심사절차를 무사히 거쳐 정식 발행된 미국 특허는 유효한 것으로 강력히 추정(Presumption of validity, 35 U.S.C. § 282)된다. 특허 무효를 제기하며 소송을 청구한 도전자는 자명성의 요건 사실을 확립하는 데 지극히 엄격한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의 무거운 사법적 증명 책임을 전적으로 부담한다. 이 법률적 설득 책임은 소송의 진행과 상관없이 시종일관 도전자에게 고정되어 있으며 결코 전환되지 않는다.

소송에서 도전자가 제시하는 선행기술이 원래 특허청 심사 과정에서 이미 세밀하게 심사되었던 문헌인 경우, 법원은 특허청의 전문성에 고도의 사법적 존중(Deference)을 표시하므로 무효 증명이 어려워진다(American Hoist 법리). 반면, 도전자가 심사관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누락된 결정적 선행기술을 제시하는 경우, 특허청의 원래 판단에 대한 법원의 존중은 경감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특허의 유효성 추정 조항 자체나 증명의 기준선(Clear and convincing evidence) 자체가 하락하거나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12. 미국 자명성(Obviousness) vs. 한국 진보성(Inventive Step) — 법리 비교 분석

미국 특허법상 자명성 요건과 한국 특허법상 진보성 요건은 특허의 창작적 난이도를 평가한다는 궁극적인 목적을 공유하지만, 법철학적 기초, 현저한 효과의 요건 위상, 선행기술 결합 동기의 판단 기준, 선행기술 범위의 적격성 통제, 소송법상 입증 책임 등 실제 법리와 심리 실무에서 매우 본질적인 차이점을 보인다.

(1) 법철학적 전제의 차이: '절차적 자명성' vs. '실체적 진보성'

  • 미국의 '절차적 자명성(Procedural Obviousness)' 패러다임: 미국은 특허발명을 청구항(Claim)으로 표현되는 '법적 권리관계'로 파악한다. 법원은 발명이 이루어 낸 개선의 결과물이 사소한지 중대한지를 사법적으로 차별하기보다, 선행기술과 청구항 사이의 차이가 존재하는지, 통상의 기술자가 사후적 고찰 없이 선행기술로부터 이를 도출할 수 있었는지의 '입증 절차와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 한국의 '실체적 진보성(Substantive Inventive Step)' 패러다임: 한국은 특허발명을 청구범위 너머의 기술혁신에 의해 형성된 '기술적 실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따라 단순한 개선(mere advancement)과 중대한 개선(significant advancement)을 실체적으로 구분하여, 발명 자체에 천재성의 발현이나 '상승효과'와 같은 현저한 실체적 징표(Token)가 발견될 때 비로소 진보성을 인정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2) 현저한 효과(Unexpected Results) 요건의 법리적 위상

구분 미국 특허법 한국 특허법
법리적 위상 이차적 고려사항(Secondary Considerations) 중 하나 — 자명성을 번복하기 위한 Rebuttal 단계에서 고려 진보성 인정을 위한 '독자적 일반요건'으로 취급 — 대법원 판례 거치며 실질적 의무 요건화
절차적 위치 Prima Facie Obviousness 판단과 엄격히 분리된 별도의 Rebuttal 단계 '목적-구성-효과' 대비 구도 하에서 구성의 곤란성과 효과의 현저성이 한 세트로 움직임
입증 범위 청구항 전체 범위와 Commensurate in scope 필요 — 특정 화학종 1개의 효과로 수백 종의 속(genus) 방어 불가 특허권자가 상승효과를 처음부터 능동적·적극적으로 주장·입증해야 하는 실질적 입증 책임 전도 발생

(3) 선행문헌 결합 방식(Motivation to Combine)과 사후적 고찰 방지

미국 KSR 이후의 유연한 동기부여(Flexible Motivation): KSR 판결 이후 결합의 동기는 명시적인 서면에 기재된 것에 한정되지 않으며 PHOSITA의 상식(Common Sense), 시장의 요구, 디자인 인센티브 등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추론할 수 있게 되었다. 남용 방지 장치로는 '인지된 문제나 수요의 존재', '한정된 수의 예측 가능한 해결책(Finite number of predictable solutions)', 그리고 '성공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Reasonable expectation of success)'를 요건으로 엄격히 요구한다. 또한, 선행기술에 결합을 배제하거나 방해하는 '부정적 교시(Teaching away)'가 있다면 결합은 자명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한국 대법원 2005후3284(폼팩터) 판결 기반 2단계 심리 구조:

  1. 1단계 (원칙): 인용되는 기술을 결합하면 당해 특허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 동기 등이 선행기술문헌 자체에 제시'되어 있는지를 우선 참작한다. (미국의 pre-KSR TSM 테스트와 유사한 잣대)
  2. 2단계 (예외 및 보완): 문헌상 암시·동기가 없더라도,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인 과제, 발전경향,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결합에 이를 수 있다면 진보성을 부정한다. (KSR 이후 미국의 유연성 확보 흐름을 수용한 대목)

다만, 한국 실무에서는 "양 발명의 기술분야가 동일하거나 과제가 유사하여 결합에 기술적 어려움이 없고 결합을 방해하는 기재가 없다"는 수준의 다소 추상적인 주지관용기술론이나 기술상식 논리를 통해 선행문헌 간의 결합 용이성을 쉽게 인정하는 경향이 여전히 지적된다.

(4) 선행기술 범위의 적격성(Scope of Prior Art) 통제

미국의 유사 기술 분야(Analogous Art) 법리는 자명성 거절에 결합되는 선행문헌을 철저히 '유사 기술 분야'에 속한 것으로 제한하는 엄격한 2단계 통제 테스트를 적용한다.

한국의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의 확장적 적용은 기술적 구성이 특정 산업에만 한정되지 않고 통상의 기술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면 산업 분야가 다른 선행기술도 결합 대상으로 폭넓게 인정한다(대법원 2006후2059 등). 이로 인해 선행기술의 적격 범위가 미국에 비해 매우 넓게 열려 있어 사후적 고찰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실무적으로는 선행문헌 간의 '목적 및 기술적 과제(발명자의 동기)'의 유사성 여부에 기대어 간접적으로 선행기술의 적격을 통제해 왔다.

(5) 무효 소송상 입증 책임(Burden of Proof)과 유효성 추정

미국(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 요건): 등록된 특허는 강력한 '유효성 추정(Presumption of Validity)'을 받는다(35 U.S.C. § 282). 소송에서 무효를 주장하는 도전자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Clear and convincing evidence)'에 의해 증명해야 하며, 최종적인 입증 책임은 소송 전반에 걸쳐 결코 특허권자에게 전환되지 않는다.

한국(실질적인 입증 책임 전도와 높은 무효율): 소송법상 진보성 결여에 대한 입증 책임은 무효 주장자가 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실무상 "선행기술에 청구항의 구성들이 산재해 있으므로 결합이 용이하다"는 일응의 판단이 쉽게 이루어진다. 이 단계에 이르면 특허권자가 '공지 기술로부터 예측되는 한계를 넘어서는 현저한 상승효과'를 직접 소명하여 진보성을 적극적으로 입증해 내지 못할 경우 특허가 무효화되는 실무 구조를 보이며, 이는 높은 특허무효율로 이어지는 실무상 원인이 되고 있다.


관련 해설 영상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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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arquist Sparkman, LLP. Patent Defenses. Klarquist Patent Defenses Web Guides.
  • 이헌. (2016). 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 설민수. (2015). 한국 특허소송에서 진보성 판단방식의 변화과정, 개선노력과 향후 방향. 저스티스, 148호, 21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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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태복. (2016). 특허법상 '통상의 기술자'의 기준. 산업재산권, 50호, 139-178.
  • 정차호, 김유진, 이서영. (2023).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창출된 발명에 대한 바람직한 진보성 법리. 법학연구, 34(1), 449-469.
  • 정차호. (2016). 진보성 법리 및 용이도출(obvious extraction)의 판단에 관한 오해. 법제연구, 50호, 103-193.
  • 임영희. (2015).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PbP 청구항)의 청구범위 해석에 관한 고찰. 2015 산업재산권 판례평석 공모전 우수 논문집, 특허심판원, 6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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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6장. 기능식 청구항(MPF)의 해석과 회피설계— Chiuminatta 원칙으로 DOE의 두 번째 공격까지 막아내는 법

제16장. 기능식 청구항(MPF)의 해석과 회피설계 — Chiuminatta 원칙으로 DOE의 두 번째 공격까지 막아내는 법

실전 기능식 청구항(MPF) 완전 정복
— Chiuminatta 원칙으로 DOE의 두 번째 공격까지 막아내는 법

문언침해와 균등침해의 회피설계 방법론은 이미 앞에서 다루었다. 이어서 심화과정으로, 제112조 제6항(기능식 청구항)의 문언적 균등물 해석과 사법적 균등론(DOE)의 중첩 적용 한계, 즉 Chiuminatta 원칙을 중심으로 실무에서 안전하게 회피설계를 수행하고 상대방의 기능식 청구항을 무력화할 수 있는 완전 정복 가이드를 정리한다.

기능식 청구항은 특허 실무에서 가장 오해받는 도구 중 하나다. 특허권자는 "기능"만 적어두었으니 넓은 권리를 확보했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소송에서는 명세서에 개시된 좁은 구조적 범위로 권리가 완전히 수축된다. 반대로 회피설계자에게는 이 조항의 법리를 꿰뚫는 것이 상대방 특허망을 합법적으로 무력화하는 최고의 열쇠다.


1. 기원: Halliburton에서 Williamson까지

미국 특허법 제112조 제6항(현행 §112(f))은 1952년, 대법원의 Halliburton Oil Well Cementing Co. v. Walker(329 U.S. 1, 1946) 판결에 대한 입법적 해결책으로 탄생했다. Halliburton에서 대법원은 음파 동조 장치를 구체적 구조 설명 없이 단순히 "동조 수단(tuning means)"이라는 광범위한 기능적 기재만으로 채운 청구항을 무효로 선언했다. Justice Black은 경고했다. "Walker의 포괄적 청구항이 유효하다면, 현재 알려져 있거나 미래에 발명될 어떤 장치도, 특허 존속 기간 중 이와 같은 조합에 사용될 수 없게 된다."

이에 의회는 타협안을 설계했다. 수단-기능(Means-Plus-Function) 기재를 허용하되, 그 권리범위를 "명세서에 기술된 대응 구조(Corresponding Structure) 및 그 균등물(Equivalents)로만 제한"한다는 반대급부(Quid Pro Quo)다. 이것이 현행 §112(f)의 골격이다.

그런데 이 법률이 탄생한 지 60여 년이 지난 2015년, 법리의 패러다임이 다시 한번 전환된다.

Williamson 전원합의체 판결 — "means" 없어도 §112(f)는 발동된다

Williamson v. Citrix Online, LLC, 792 F.3d 1339 (Fed. Cir. 2015) (en banc)

온라인 가상 교실 시스템 특허에서 "a distributed learning control module for receiving communications… and for relaying the communications…"이라는 청구항 요소가 문제됐다. 청구항에 "means"라는 단어는 없었다.

연방순회법원 전원합의체는 역사적 판결을 선고했다. ①"means"가 없어도 §112(f)는 발동될 수 있다. ②이전 판례들이 운용해 온 "강한 추정(strong presumption)" 법리를 명시적으로 폐기한다. ③"module"은 대표적인 Nonce Word(형식어, 구조 없는 일반 대체어)로서 §112(f)의 "means"를 대체한다. ④명세서가 대응 알고리즘을 개시하지 않아 §112(b) 불명확성 무효.

Williamson 이후 실무는 완전히 바뀌었다. "means" 단어 회피만으로는 §112(f)로부터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이제 법원이 묻는 질문은 하나다. "이 청구항 용어가 해당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HOSITA)에게 충분히 한정된 구조적 의미를 가지는가, 아니면 단지 기능을 수행하는 무언가에 불과한가?"

미국 특허청(USPTO)은 Williamson을 반영하여 MPEP §2181을 개정했다. §112(f) 발동 여부를 판단하는 3단계 기준(3-Prong Analysis)은 다음과 같다.

  • Prong A: 청구항 요소가 "means"·"step" 또는 그 대체 일반 형식어(nonce term)를 사용하는가?
  • Prong B: 기능(function)이 청구항에 기재되어 있는가?
  • Prong C: 청구항 요소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충분히 한정된 구조를 기재하지 않는가?

세 가지 모두 충족되면 §112(f) 적용이 확정된다.

Nonce Words — 함정에 빠지기 쉬운 용어 목록

Williamson 판결과 MPEP §2181이 확인한 대표적인 Nonce Words는 다음과 같다. 이 용어들 뒤에 "for + 기능"이 붙으면 §112(f) 적용을 받을 수 있다.

  • "module for…", "mechanism for…", "device for…", "unit for…"
  • "component for…", "element for…", "member for…"
  • "system for…", "apparatus for…", "circuit for…", "logic for…"

반면, "filter(필터)", "detent(걸림쇠)", "amplifier(증폭기)", "baffle(차단막)", "detector(검출기)"처럼 해당 기술 분야에서 잘 알려진 구체적 구조의 이름으로 인정되는 용어는 "means"를 써도 §112(f)가 배제될 수 있다. (Greenberg v. Ethicon, 91 F.3d 1580 (Fed. Cir. 1996); Envirco v. Clestra, 209 F.3d 1360 (Fed. Cir. 2000))


2. §112(f)의 2단계 해석: 기능 획정 → 대응 구조 추적

§112(f) 지배가 확정되면 법원은 2단계 해석 프로세스를 수행한다. 이 단계가 회피설계자에게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쥐여주는 구간이다.

1단계: 기능(Function)을 청구항 문언 그대로 확정한다

법원은 청구항에 적힌 문언적 기능을 가감 없이 그대로 채택해야 하며, 명세서의 다른 유리한 문구를 가져와 임의로 확장하거나 변형할 수 없다. (Micro Chemical v. Great Plains Chem. Co., 194 F.3d 1250 (Fed. Cir. 1999))

Texas Digital Systems v. Telegenix(308 F.3d 1193, Fed. Cir. 2002)에서 CAFC는 지방법원이 기능과 대응 구조를 잘못 식별한 4개 특허를 전부 파기환송했다. 원칙은 명료하다. 기능 식별은 청구항 문언에서 시작하고 끝난다. 기능 식별 오류는 대응 구조 식별 오류로 연쇄된다.

2단계: 명세서에서 "대응 구조"를 추적한다 — B. Braun 원칙

어떤 부품이 법적으로 유효한 "대응 구조(Corresponding Structure)"가 되려면 다음 5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1. 기능을 직접 수행하는 구조여야 한다(단순 환경 제공 구조 불가).
  2. 기능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구조만 포함해야 한다(과잉 구조 금지).
  3. 명세서에 기재된 모든 대안적 구조를 포함해야 한다.
  4. PHOSITA 관점에서 충분성을 판단한다.
  5. 가장 중요: 명세서 텍스트에서 기능과 명시적으로 연결(Link)된 구조여야 한다.
B. Braun 원칙 (Duty to Link)

B. Braun Medical, Inc. v. Abbott Laboratories, 124 F.3d 1419 (Fed. Cir. 1997)

"명세서 또는 출원경과가 그 구조를 청구된 기능과 명확하게 연결하거나 연관시킬 경우에만 명세서에 개시된 구조가 '대응 구조'가 된다. 이것이 §112(f)의 편리한 기재 허용에 대한 반대급부(Quid Pro Quo)다."

판막 특허에서 도면의 "밸브 시트(valve seat)"는 본문 텍스트에 기능과의 연결 기재가 없어 대응 구조에서 제외됐다. 피고 Abbott은 완벽한 비침해 판정을 받았다.

실무 포인트: 상대방 특허의 도면에만 나오고 명세서 본문에 기능과의 연결 기재가 없는 부품을 찾아라. 그것은 대응 구조가 아니며 균등 비교 대상에서 제외된다. B. Braun 원칙은 회피설계자의 핵심 공격 포인트다.


3. 문언침해 회피설계의 핵심: 작동 방식(Way)을 바꿔라

피의 제품이 기능식 청구항을 문언적으로 침해하려면 두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 [요건 1] 기능의 100% 동일성: 피의 제품의 기능이 청구항 기능과 단 1%라도 다르면 문언침해는 원천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 [요건 2] 구조의 실질적 동일성: 피의 제품의 구조가 명세서 대응 구조와 "비실질적인 차이(Insubstantial differences)"만을 지닌 균등 구조여야 한다.

구조적 균등성 판단에는 FWR 테스트의 축소 버전이 적용된다. 기능이 이미 100% 동일하므로 "기능(Function)" 요소는 자동 충족되고,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Way)으로 작동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Result)를 내는가"만 비교한다. (Caterpillar Inc. v. Deere & Co., 224 F.3d 1374, Fed. Cir. 2000)

실패 사례 vs. 성공 사례: Way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 실패 — Al-Site Corp. v. VSI International, Inc., 174 F.3d 1308 (Fed. Cir. 1999)

안경 걸이 루프 고정 수단: 명세서는 "리벳"과 "단추-구멍"을 개시. 피고는 접착제(glue)를 사용했다. 법원: 안경 분야에서 리벳 대신 글루를 쓰는 것은 잘 알려진 비실질적 대체 → 문언침해 인정. 교훈: 동일 기술 분야에서 자명하게 대체 가능한 구조로의 단순 교체는 회피에 실패한다.

✅ 성공 — Chiuminatta Concrete Concepts v. Cardinal Industries, 145 F.3d 1303 (Fed. Cir. 1998)

콘크리트 절삭 톱 특허: 명세서 대응 구조 = 스킬 플레이트(skid plate, 평평한 미끄럼판). 피고 Cardinal: 소형 고무 바퀴(small wheels) 사용. 법원 분석: 스킬 플레이트는 딱딱하고 평평하며 콘크리트 위를 마찰로 미끄러지고(skid), 바퀴는 둥글고 부드럽고 압축성이 있으며 회전하며 굴러간다(roll). 물리적 작동 방식(Way)과 콘크리트 표면에 미치는 충격이 완전히 다르다 → 구조적 균등물 NOT, 비침해 확정.

✅ 성공 — Valmont Industries, Inc. v. Reinke Manufacturing Co., 983 F.2d 1039 (Fed. Cir. 1993)

관개 장치 조절 수단: 명세서 = "각도 인코더 + 비교 제어 회로". 피고 Reinke: 땅에 구리 전기 케이블을 매설하고 이를 센서로 추적. 둘 다 전기 신호를 쓰지만, 각도를 기계적으로 연산하는 것과 매설된 선을 추적하는 것은 물리적 작동 원리(Way)가 하늘과 땅 차이 → 구조적 균등물 아님 → 비침해.

설계 원칙: 단순히 부품 개수를 바꾸거나 재료를 교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능을 수행하는 물리적 작동 원리(Way) 자체를 근본적으로 달리 설계해야 안전한 회피가 완성된다.

또한 법원은 기능식 청구항의 구조적 균등성을 따질 때 부품별 분해 비교(Component-by-component analysis)를 금지한다. 기능을 수행하는 "전체적인 결합 구조(Overall structure)"를 한 덩어리로 비교해야 한다. (Odetics, Inc. v. Storage Technology Corp., 185 F.3d 1259, Fed. Cir. 1999)


4. Chiuminatta 원칙 — 절대 방패: §112(f)와 DOE의 중첩 적용 한계

여기서부터가 이 강좌의 핵심이다.

가령 우리 제품의 대체 구조가 상대방 명세서의 대응 구조와 달라서 1층 문언침해를 성공적으로 피해냈다고 하자. 그러면 특허권자는 마지막 수단으로 2층인 사법적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DOE)을 들고나와 "비실질적 차이"를 주장하며 끈질기게 침해를 주장할 것이다.

이때 회피설계자는 기능식 청구항에만 적용되는 강력한 방어 논리인 Chiuminatta 원칙을 꺼내야 한다.

Chiuminatta 원칙 (미국 특허 소송 최고의 방어 논리)

"피의 제품에 적용된 대체 기술이 '특허 출원 및 발행 당시'에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기존 기술(Pre-existing Technology)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허권자가 이를 명세서에 기재하지 않았고 §112(f)에 따른 문언적 균등물 분석에서도 '비균등(Non-equivalent)'하다고 이미 판정되었다면, 특허권자는 동일한 기술에 대해 사법적 균등론(DOE)을 중첩 적용하여 침해를 다툴 수 없다."

왜 Chiuminatta 원칙이 적용되는가? — 3가지 근거

[근거 1] 양 테스트의 밀접한 연관성: §112(f)와 DOE는 기원과 목적이 다르지만 차이의 비실질성(insubstantiality) 분석이 밀접하게 연관된다. §112(f) 비균등 판정은 DOE 분석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근거 2] 시간적 기준의 차이와 선재기술의 함의: §112(f) 구조적 균등물은 특허 발행 당시에 존재했어야 하지만(Al-Site Corp. v. VSI Int'l., 174 F.3d 1308, Fed. Cir. 1999), DOE는 후발 기술(after-arising technology)에도 적용될 수 있다. 선재기술의 경우 이 차이가 없으므로 차단 효과가 발생한다.

[근거 3] Two Bites at the Apple 금지: 특허권자는 출원 당시 그 기술이 존재함을 알았으므로 얼마든지 명세서에 기재하여 권리를 청구할 수 있었다. 본인이 기재하지 않아 놓고 나중에 형평법적 도구(DOE)로 구제받으려는 "두 번의 기회"는 사법 정책상 허용되지 않는다. CAFC의 선언: "하나의 요소가 동일한 구조에 대해 '비균등'이면서 동시에 '균등'일 수는 없다."

Chiuminatta 원칙의 두 가지 예외 — 특허권자의 역공 포인트

회피설계자는 역으로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외 1] 후발 기술(After-Arising Technology): 피의 제품의 기술이 특허 발행 당시에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신기술이라면, 출원인이 명세서에 기재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으므로 DOE 구제가 인정될 수 있다. 회피설계자가 최신 기술을 활용한 우회 구조를 개발할 경우, 해당 기술이 특허 발행 전에 이미 알려져 있었음을 입증하는 선행 자료(논문, 다른 특허, 기술 표준)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예외 2] 기능적 균등(WMS Gaming 패턴): 피의 제품 구조가 대응 구조와 구조적으로 균등하지만, 청구항의 "동일한 기능"이 아닌 "실질적으로 유사한 기능"만 수행하여 문언 비침해가 된 경우, DOE가 중첩 적용될 수 있다. (WMS Gaming Inc. v. International Game Technology, 184 F.3d 1339, Fed. Cir. 1999)

WMS Gaming 판례 해설 — §112(f)와 DOE의 교차점

디지털 슬롯머신 특허에서 "means for assigning a plurality of numbers" 청구항이 문제됐다. 특허는 "단일 숫자" 할당, WMS 머신은 "숫자들의 결합(combinations)" 할당으로 기능이 달랐다. 구조(마이크로프로세서 알고리즘)는 균등했으나 기능의 동일성이 깨져 §112(f) 문언침해를 피했고, 법원은 2층 DOE를 적용하여 최종 침해를 선언했다. Chiuminatta 원칙이 적용되지 않은 이유: Chiuminatta는 "구조 비균등 + 선재기술" 패턴에서 DOE를 차단하지만, WMS Gaming은 "구조 균등 + 기능 유사" 패턴이므로 별개의 분석이 적용된다.

침해 판단 의사결정 흐름도

패턴 기능 구조 기술 시기 결론
Chiuminatta 패턴 동일 비균등 선재기술 §112(f)·DOE 모두 차단
Al-Site 패턴 동일 균등 선재기술 1층 문언침해 성립
후발 기술 패턴 동일 비균등 후발기술 2층 DOE 가능
WMS Gaming 패턴 유사 균등 선재기술 2층 DOE 가능
Unidynamics 패턴 상이 균등 선재기술 1층·2층 모두 차단
GE v. Nintendo 패턴 상이 무관 무관 1층·2층 모두 차단

5. 출원경과 금반언(PHE)과 DOE — Festo 원칙

Chiuminatta 원칙에 더해,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 PHE)은 DOE를 차단하는 또 다른 방패다. 2002년 대법원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535 U.S. 722) 판결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PHE는 선행기술 회피 보정뿐만 아니라 §112 요건 충족을 위한 모든 협소화 보정에서 발생한다.
  • 단, PHE는 완전 차단(absolute bar)이 아닌 추정적 포기(Presumption of Surrender)로 작동한다. 특허권자가 번복하지 않으면 DOE 주장 차단.
  • 특허권자는 ①예측 불가능한 균등물, ②접선적 관계, ③기타 합리적 사유의 3가지 예외로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

회피설계자에게 실무적 함의는 명료하다. 상대방 특허의 파일 히스토리(File History)를 전수 검토하여 §112 보정이나 기능 범위 축소 발언이 있다면, Chiuminatta 원칙에 더해 PHE로도 DOE를 추가 차단할 수 있다. 이중 방어선이 완성된다.


6. 소프트웨어·AI MPF 청구항 — Aristocrat의 알고리즘 개시 필수 원칙

현대 특허 분쟁에서 소프트웨어·AI 기능식 청구항은 별도의 전선을 형성한다. CAFC는 WMS Gaming → Aristocrat → Net MoneyIN의 판결 연속을 통해 엄격한 기준을 확립했다.

Aristocrat 원칙 (Aristocrat Technologies v. IGT, 521 F.3d 1328, Fed. Cir. 2008)

"소프트웨어 기능식 청구항에서 범용 컴퓨터를 대응 구조로 개시한 경우, 명세서는 반드시 범용 컴퓨터를 특수 목적 컴퓨터로 변환하는 알고리즘을 개시해야 한다. 이것이 되지 않은 경우 §112(b) 불명확성으로 무효."

허용되는 개시 형태: 순서도(Flowchart), 의사코드(Pseudocode), 수학 공식, 단계별 기능 서술.

불충분한 개시: "appropriate programming", 블랙박스 개요도만, 범용 컴퓨터/마이크로프로세서만, 외부 논문 제목 인용만.

Net MoneyIN, Inc. v. VeriSign, Inc.(545 F.3d 1359, Fed. Cir. 2008)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은행 컴퓨터(bank computer)"는 §112(f) 맥락에서 충분한 구조가 아니다. 범용 컴퓨터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매우 다양한 태스크를 수행할 수 있으므로, 단순 컴퓨터 개시는 기능을 수행하는 대응 구조 한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WilliamsonAristocrat을 결합하면 AI/ML 청구항의 위험이 한층 뚜렷해진다. "module for predicting [X] using AI"는 ①"module"이 Nonce Word로 §112(f) 발동(Williamson)되고, ②AI 알고리즘이 구체적으로 개시되지 않으면 불명확성 무효(Aristocrat)다. 이 이중 공격은 AI 특허의 아킬레스건이다.


7. 실무 체크리스트 — 경쟁사 특허 무력화 11단계

  • 1 MPF 추정 포착: "means for"·Nonce Word(module/unit/system 등) + 기능 기재 확인 → §112(f) 적용 확정.
  • 2 Williamson 3-Prong 분석: (A) nonce word/means? (B) 기능 기재? (C) 충분 구조 결여? → ALL YES → §112(f) 강제 발동.
  • 3 What Is vs. Does: 기재된 구조가 기능만 특정(what it does)인지 구조 자체 특정(what it is)인지 구별 → Laitram, Rodime.
  • 4 기능 획정: 청구항 문언의 기능을 엄격히 한계 짓고, 명세서 유리 실시예로의 확장 시도 차단.
  • 5 대응 구조 추출: 명세서·도면에서 기능 직접 수행하는 최소 단위 물리 구조를 발췌·표화.
  • 6 B. Braun Link 검증: 도면만 나오고 텍스트에 기능-구조 연결 없는 부품 → 대응 구조 탈락 → 비침해 근거 확보.
  • 7 출원경과 전수 검토: §112 보정·진술로 기능 범위 축소·구조 범위 제한 발언 확인 → PHE(Festo) 적용 기반 확보.
  • 8 SW 알고리즘 무효화: 소프트웨어 MPF: 알고리즘 미개시 → Aristocrat 원칙으로 §112(b) 불명확성 무효 공격.
  • 9 AI/ML 특수 무효화: AI 청구항: 모델 아키텍처+학습법+추론법 미개시 → Aristocrat 확장 적용 무효화.
  • 10 Chiuminatta 방패 구축: 자사 우회 구조 = 특허 발행 당시 선재기술 입증 자료(논문·특허·표준) 확보 → DOE 원천 차단.
  • 11 PHE 분석: 파일 히스토리에서 협소화 보정 확인 → 포기 영역 분석 → Festo로 DOE 추가 차단 → 이중 방어선 완성.

8. 자사 출원 체크리스트 — 9가지 방어 장치

  • 1 Nonce Word 회피: module/system/unit 등 Williamson 위험 용어 최소화. 불가피 시 구체적 구조 특정 언어 병기.
  • 2 MPF 의도 결정: 의도 없으면 means/step for 사용 금지. 구체적 구조를 청구항에 직접 기재.
  • 3 What It Is 기재: 청구항 구조 기재가 기능 한정(what it does)에 그치지 않고 구조 자체 특정(what it is)인지 확인.
  • 4 대응 구조 총동원: 모든 실시예(기계적·전기적·SW 대안 구조) 명세서+도면에 남김없이 기재.
  • 5 B. Braun Link 기재: "[A] 부품은 청구항 [N]항의 [B] 기능을 직접 수행하기 위한 구조이다"라는 명시적 텍스트 연결.
  • 6 알고리즘 완전 개시: SW/AI MPF: 순서도·의사코드·수학공식 수준 알고리즘 필수 개시. "appropriate programming" 절대 금지.
  • 7 AI/ML 완전 개시: 모델 아키텍처(레이어 구조) + 학습 방법(손실함수·옵티마이저) + 추론 절차를 단계별로 기재.
  • 8 출원경과 관리: 불필요한 §112 보정 최소화. 협소화 불가피 시 포기 의도 없음 명시적 기재 → Festo 예외 보존.
  • 9 한미 전략 차별화: 미국: 대응 구조 총동원 필수. 한국: §42(4)(2) 기능 표현 명확성 중심. 각국 법리에 맞춘 전략 설계.

마치며 — 기능식 청구항은 미로가 아니라 함정이다

"기능식 청구항의 문언은 바다처럼 넓어 보이지만, 그 실질(대응 구조)은 명세서라는 웅덩이에 갇혀 있습니다. 웅덩이 속에 특허권자가 빠뜨린 연결고리(Linkage)와 알고리즘(Algorithm)의 결함을 찾아내는 순간, 수십억짜리 특허 장벽은 모래성처럼 무너집니다. 그리고 Chiuminatta 원칙이라는 방패를 들어 DOE의 두 번째 공격마저 차단할 때, 비로소 회피설계는 완성됩니다."

Williamson은 Nonce Word라는 새로운 전선을 열었고, Festo는 DOE에 두 겹의 방패를 씌웠으며, Aristocrat은 소프트웨어 특허를 알고리즘의 감옥에 가두었다. 그리고 한국법은 이 모든 자동 제한 메커니즘 없이 기능 표현을 있는 그대로 넓게 읽는다. 이 네 가지 법리의 교차점을 꿰뚫는 자가 기능식 청구항 전쟁의 진정한 승자다.

기능식 청구항은 미로가 아니라 함정이다. 법리를 알면 빠져나오는 출구도 보이고, 나아가 상대를 그 함정에 빠뜨리는 방법도 보인다.


관련 해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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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5장. 균등침해 회피 마지막편 — Warner-Jenkinson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균등론 판례 분석

제15장. 균등침해 회피설계 마지막편 — Warner-Jenkinson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균등론 판례 분석

균등침해 회피설계 마지막 편
Warner-Jenkinson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균등론 판례 분석

이 글은 균등침해 회피설계 강좌 시리즈의 마지막 보충편이다.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이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DOE)을 어떻게 재편하였는지, 그리고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이 그 법리를 어떻게 구체화해 왔는지를 체계적으로 짚는다. 실무에서 회피설계의 경계선을 그을 때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핵심 판례들을 한자리에 정리한다.


1. 균등론의 역사적 토대

균등론(DOE)은 특허청구범위의 문언(literal claim language)을 충족하지 않는 제품이라도, 그 구성요소가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Function), 동일한 방식(Way), 동일한 결과(Result)를 수행하는 경우 침해를 인정하는 법리다.

"단순히 청구된 발명의 사소하거나 비실질적인 세부사항만을 변경하면서 동일한 기능성을 유지함으로써 발명의 이익을 도용하는 자로부터 특허권자를 보호한다."

균등론의 현대적 토대는 Graver Tank & Mfg. Co. v. Linde Air Products Co., 339 U.S. 605 (1950)에서 확립되었다. 연방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두 장치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달성"한다면 동일하다고 판시하면서 기능-방식-결과(Function-Way-Result) 삼부 테스트(Tripartite Test)를 도입하였다. 또한 교체 가능성(interchangeability), 즉 당해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라면 특허에 포함된 재료를 특허 외의 재료로 대체할 수 있음을 알았는지 여부를 균등 판단의 고려요소로 확립하였다.


2.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1997)

사건 개요

Hilton Davis의 '746 특허는 pH 6.0~9.0 범위에서 염료를 한외여과(ultrafiltration)하는 공정에 관한 것이었다. Warner-Jenkinson은 pH 5.0에서 작동하는 공정을 개발하였는데, 이는 청구범위의 문언(6.0~9.0)을 문자 그대로 충족하지 않으므로 균등침해 여부가 문제되었다. pH 하한인 6.0이 출원경과(prosecution history) 중 추가된 이유가 불분명하여 출원경과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의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연방대법원의 주요 판시

Thomas 대법관 집필의 만장일치 의견은 다음 여섯 가지 핵심 법리를 정립하였다.

  1. 균등론의 존속 확인: 1952년 특허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균등론은 유효하게 존속한다.
  2. 구성요소별 분석 의무화(Element-by-Element Analysis): 균등 판단은 발명 전체가 아니라 각 청구항 구성요소별로 적용되어야 한다. 이는 All-Limitations Rule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3. 객관적 침해 판단 기준: 침해 여부는 침해자의 의도(intent)가 아닌 객관적 기준으로 판단한다.
  4. 균등 판단 시점: 균등 여부는 특허 출원 시점이 아니라 침해 시점(time of infringement)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로써 후발기술(after-arising technology)에도 균등론 적용이 가능해진다.
  5. Warner-Jenkinson 추정: 출원 과정에서 청구범위를 좁히는 보정(narrowing amendment)을 한 경우 균등론 적용이 제한될 수 있으나, 보정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특허성(patentability) 관련 이유로 보정된 것으로 추정한다.
  6. 테스트의 유연성: 삼부 테스트(Function-Way-Result)와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Insubstantial Differences Test) 중 어느 것도 최우선으로 고집하지 않으며,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적절한 테스트를 선택할 수 있다.

3.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2002)

사건 개요 및 CAFC의 판시

Festo는 자사 특허에 대해 균등침해를 주장하였으나, 출원 과정에서 35 U.S.C. §112 요건 충족을 위해 청구범위를 보정한 경력이 있었다. 연방순회항소법원(CAFC) 전원합의체(en banc)는 특허법 준수를 위한 청구범위의 좁히기 보정은 균등론에 대한 완전한 금지(complete bar)를 발생시킨다고 판시하였다.

연방대법원의 판시 — Complete Bar 파기

Kennedy 대법관 집필의 만장일치 의견은 CAFC의 complete bar 규칙을 파기하고, 다음과 같은 정교한 추정-반박 구조를 확립하였다.

  1. 추정적 금지(Presumption of Surrender): 특허성 관련 이유로 청구범위를 좁히는 보정을 한 경우, 보정된 구성요소에 관한 한 균등론이 배제된다는 추정이 성립한다.
  2. 완전한 금지는 부당: 단순히 보정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균등론이 완전 차단되는 것은 아니며, 특허권자는 반박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3. Festo 3대 반박 요건 — 특허권자의 추정 번복 방법:
    • (i) 예측 불가능성(Unforeseeability): 주장하는 균등물이 보정 당시 예측 불가능(unforeseeable)하였다.
    • (ii) 접선적 관련성(Tangential Relation): 보정의 근거가 문제된 균등물과 접선적 관계에 불과하다.
    • (iii) 기타 합리적 이유(Other Reason): 특허권자가 해당 균등물을 합리적으로 청구항에 기재할 수 없었던 다른 이유가 있다.
  4. 반박의 증명책임: 위 세 가지 예외 중 하나를 입증할 증명책임은 특허권자에게 있다.

Festo on Remand — CAFC (2003)

환송 후 CAFC는 두 가지를 명확히 하였다. 첫째, 출원경과금반언의 적용 여부(prosecution history estoppel)는 법률 문제(question of law)로서 법원이 판단한다. 둘째, Festo 3대 반박 기준의 충족 여부 역시 법률 문제이며, 반박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출원경과기록(prosecution history record)에 한정된다.


4. 균등론 판단의 법률문제 vs. 사실판단문제

균등론 전체 분석에서 판사 판단 사항(법률 문제)과 배심원 판단 사항(사실 문제)의 구분은 실무상 중요하다. Warner-Jenkinson 이전 CAFC 전원합의체(Hilton Davis 사건)는 균등 여부를 배심원 사항이라고 명확히 하였고, Warner-Jenkinson 연방대법원은 이를 뒤집지 않았다. 다만, 주석 8(footnote 8)에서 "특정 사건에서 균등론 이론이 청구항 구성요소를 완전히 무효화(vitiate)할 것 같은 경우, 법원은 약식판결(summary judgment)을 내려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쟁점 법률/사실 판단 주체 관련 판례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 법률 문제 판사(Judge)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 517 U.S. 370 (1996)
균등 여부 판단(Equivalence) 사실 문제 배심원(Jury) Warner-Jenkinson, 520 U.S. 17 (1997)
출원경과금반언 적용 여부 법률 문제 판사 Festo on remand (CAFC, 2003)
청구항 무효화(Vitiation) 법률 문제 판사 Freedman Seating, 420 F.3d 1350 (2005)
공개-헌납 규칙(Disclosure-Dedication) 법률 문제 판사 Johnson & Johnston, 285 F.3d 1046 (2002)
선행기술 저촉 여부(Prior Art Bar) 법률 문제 판사 Wilson Sporting Goods, 904 F.2d 677 (1990)
역균등론(Reverse DOE) 사실 문제(형평법적) 배심원 Steuben Foods v. Shibuya (2025)

5. 균등론 판단의 테스트와 요건

5-1. 기능-방식-결과 삼부 테스트 (Function-Way-Result Test)

Graver Tank에서 확립되고 Warner-Jenkinson에서 재확인된 삼부 테스트는 다음 세 요소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 기능(Function): 피고 제품/공정이 청구된 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가?
  • 방식(Way): 피고 제품/공정이 청구된 구성요소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 결과(Result): 피고 제품/공정이 청구된 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달성하는가?

5-2.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 (Insubstantial Differences Test)

CAFC는 후속 판례에서 궁극적인 균등 테스트로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를 발전시켰다. 청구된 구성요소와 피고 제품의 구성요소 사이의 차이가 비실질적(insubstantial)이라면 균등이 성립한다. Warner-Jenkinson에서 연방대법원은 두 테스트 중 어느 하나가 반드시 우선한다고 하지 않고, 사안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테스트를 CAFC의 재량에 맡겼다.

5-3. 구성요소별 분석 원칙 (Element-by-Element / All-Limitations Rule)

균등 판단은 반드시 청구항의 각 구성요소별로 개별 분석해야 한다. 발명 전체를 놓고 포괄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단 하나의 구성요소라도 문언상으로도 균등으로도 충족되지 않으면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 NexStep v. Comcast (2024)에서도 이 원칙이 재확인되었다.

5-4. 출원경과금반언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출원경과금반언은 균등론 적용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한이다. Warner-JenkinsonFesto에서 정교화된 구조는 다음과 같다.

  • Warner-Jenkinson 추정: 출원 중 청구범위를 좁히는 보정이 이루어진 경우, 특허성(patentability)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며, 특허권자가 이를 번복하지 못하면 금반언이 적용된다.
  • Festo 추정적 포기: 특허성 관련 이유로 좁히기 보정이 이루어진 경우, 원래 청구범위와 보정된 청구범위 사이의 모든 영역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 Festo 반박 3요건: 특허권자는 ① 불예견성, ② 접선적 관련성, ③ 기타 합리적 이유 중 하나를 증거의 우위(preponderance of evidence)로 입증하여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

5-5. 청구항 무효화 원칙 (Claim Vitiation / All-Elements Rule)

균등론을 적용한 결과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가 사실상 삭제되거나 완전히 무의미해지는 경우(vitiation), 법원은 균등론 적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이 판단에는 고정된 공식이 없으며, 법원은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totality of circumstances) 고려하여 주장하는 균등물이 비실질적 차이로 공정하게 특성화될 수 있는지 판단한다. 무효화 원칙은 법적 제한이므로 판사가 판단한다.

5-6. 공개-헌납 원칙 (Disclosure-Dedication Rule)

Johnson & Johnston Associates v. R.E. Service Co., 285 F.3d 1046 (Fed. Cir. 2002) (en banc): 특허 명세서에 공개되었으나 청구되지 않은 사항(disclosed but unclaimed subject matter)은 공중에 헌납된 것으로 보아 균등론을 통해 되찾아올 수 없다. 이는 법률 문제이며 특허권자의 의도는 무관하다.

5-7. 선행기술 저촉 제한 (Prior Art Bar / Ensnarement)

균등론의 범위는 선행기술을 침해하는 범위까지 확장될 수 없다.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iates, 904 F.2d 677 (Fed. Cir. 1990)에서 CAFC는 가상 청구항 테스트(hypothetical claim test)를 도입하였다. 피고 제품을 포함하는 가상의 청구항을 작성하여 이것이 선행기술에 비해 특허 가능한지 판단하고, 특허 불가능하다면 균등론 적용이 불가하다.

5-8. 증거 요건 (Evidentiary Requirements)

균등침해 입증을 위해서는 구체적 증거(particularized testimony and linking argument)가 요구된다. 청구된 구성요소와 피고 구성요소 각각의 기능, 방식, 결과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그것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이유를 당해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HOSITA)의 관점에서 제시해야 한다. 발명 전체의 유사성만을 보여주는 포괄적(conclusory) 증거는 불충분하다.


6. 주요 후속 CAFC 판례

UCB, Inc. v. Watson Laboratories Inc. (Fed. Cir. 2019)

파킨슨병 경피흡수 치료제 패치 사건이다. CAFC는 다음을 확인하였다. ① 분리 요건(restriction requirement)에 대한 선택은 청구범위 보정이 아니므로 출원경과금반언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② 균등물의 예견 가능성만으로는 의도적 협소 청구(intentional narrow claiming) 항변이 성립하지 않는다. ③ 균등 적용이 구성요소를 무효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판시하였다.

WARF v. Apple Inc. (Fed. Cir. Aug. 2024)

Wisconsin Alumni Research Foundation(WARF)은 WARF I 소송에서 전략적으로 균등론 이론을 포기(waiver)하였다. CAFC는 청구항 해석이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전략적으로 포기된 균등론 이론은 재개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WARF II에서의 균등론 주장도 WARF I 판결에 의한 쟁점금반언(issue preclusion)으로 차단된다고 하였다.

NexStep, Inc. v. Comcast Cable Communications (Fed. Cir. Oct. 2024) — 최신 판례

배심원이 균등침해 평결을 내렸으나 지방법원은 법률에 의한 판결(JMOL)로 이를 번복하였고, CAFC 다수의견(2-1)이 이를 인용한 사건이다. 핵심 판시는 다음과 같다.

균등론에 의한 침해 입증은 통상의 기술자(PHOSITA) 관점에서의 구체적 증거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이 요건은 기술의 복잡성과 무관하게 적용된다.

NexStep의 전문가는 청구된 장치와 피고 장치 각각의 기능, 방식, 결과가 무엇인지, 그것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단순히 "word salad"에 해당하는 모호하고 포괄적인 증언만 제공하였다. CAFC는 이러한 포괄적(conclusory) 증언은 균등침해 입증에 불충분하다고 판시하였다. Reyna 판사는 반대의견에서 다수의견이 지나치게 경직된 전문가 증언 요건을 부과한다고 비판하였다. 연방대법원은 2025년 6월 NexStep의 상고 심리 허가(certiorari) 신청을 기각하였다.

Actelion Pharmaceuticals v. Mylan Pharmaceuticals (Fed. Cir. May 2026) — 최신 판례

에포프로스테놀(epoprostenol) 함유 고혈압 치료제 Veletri®에 관한 ANDA 특허침해 소송이다. CAFC는 청구항의 "pH 13 이상"이라는 문언은 표준 온도(25±2°C)에서 측정된 pH를 의미한다는 청구항 해석을 지지하였고, 이 해석 하에서 문언침해도 없고 Actelion이 균등침해를 주장하는 것도 출원경과금반언에 의해 차단된다고 확인하였다.

Steuben Foods, Inc. v. Shibuya Hoppmann Corp. (Fed. Cir. Jan. 2025)

무균 포장 시스템 특허 사건으로 역균등론(Reverse Doctrine of Equivalents, RDOE)이 문제되었다. 배심원은 균등침해와 3,800만 달러 손해배상을 인정하였으나, 지방법원은 역균등론에 의한 JMOL로 번복하였다. CAFC는 두 특허에 대해 지방법원의 JMOL을 파기하고 배심원 평결을 복원하였다. 특히 CAFC는 1952년 특허법에 의해 역균등론이 폐지되었다는 Steuben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하면서도 이 쟁점에 대한 최종 판단을 유보하였다. 역균등론의 존속 여부 자체가 미결 쟁점으로 남아 있다.


7. 균등침해 분석의 단계별 구조

균등침해 분석 5단계 프레임워크

  1.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 — 판사(법률 문제): Markman, 517 U.S. 370 (1996)
  2.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 분석 — 배심원(사실 문제)
  3. 균등론 적용 가능 여부 판단(법적 제한 검토) — 판사:
    • 출원경과금반언(PHE) 적용 여부 — Warner-Jenkinson 추정 및 Festo 반박 적용
    • 청구항 무효화(Vitiation) 해당 여부
    • 공개-헌납 규칙 해당 여부
    • 선행기술 저촉(Prior Art Bar) 해당 여부
  4. 균등 여부(Equivalence) 판단 — 배심원(사실 문제):
    • 기능-방식-결과 삼부 테스트 또는 비실질적 차이 테스트
    • 구성요소별 분석(element-by-element)
    • 통상의 기술자 관점의 구체적 증거(particularized testimony) 필요

8. 핵심 판례 요약표

판례 연도 법원 주요 판시
Graver Tank v. Linde Air Products 1950 연방대법원 균등론 현대적 토대, 기능-방식-결과 테스트 확립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 1996 연방대법원 청구항 해석은 판사의 법률 문제
Warner-Jenkinson v. Hilton Davis 1997 연방대법원 균등론 존속, 구성요소별 분석, 균등 판단은 침해 시점, Warner-Jenkinson 추정
Wilson Sporting Goods v. David Geoffrey 1990 CAFC 선행기술 저촉 제한, 가상 청구항 테스트
Johnson & Johnston v. R.E. Service 2002 CAFC (en banc) 공개-헌납 원칙 확립
Festo Corp. v. Shoketsu 2002 연방대법원 추정적 금지, Festo 3대 반박 요건 확립
Festo on remand 2003 CAFC (en banc) PHE 적용 여부와 반박은 법률 문제(판사 판단)
Freedman Seating v. American Seating 2005 CAFC 청구항 무효화 원칙(All-Elements Rule) 적용
UCB, Inc. v. Watson Laboratories 2019 CAFC 분리 요건 선택은 PHE 비발생, 의도적 협소 청구 항변 요건
WARF v. Apple 2024 CAFC 전략적 포기된 DOE 이론 재개 불가, 쟁점금반언
NexStep v. Comcast 2024 CAFC 구체적 증거(particularized testimony) 필수, 기술 복잡성 무관
Steuben Foods v. Shibuya 2025 CAFC 역균등론 JMOL 파기, 역균등론 1952년 폐지 여부 미결
Actelion v. Mylan 2026 CAFC PHE에 의한 균등침해 차단 확인

9. 연방대법원의 최근 태도 — 균등론의 제한적 적용 경향

Warner-Jenkinson(1997) 및 Festo(2002) 이후 연방대법원은 균등론에 관한 새로운 사건을 상고 수리하지 않고 있다. 2019~2020년 균등론 관련 CAFC 판결들에 대한 복수의 상고 허가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 NexStep v. Comcast 사건의 상고 신청도 2025년 6월 기각되었다.

이는 연방대법원이 현재의 균등론 법리(Warner-Jenkinson + Festo 체계)를 유지하되, 세부 적용을 CAFC에 맡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CAFC는 전반적으로 균등론 적용에 엄격한 증거 요건을 요구하고 배심원의 균등론 평결을 JMOL로 번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회피설계 실무에서는 이 경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즉, 출원경과금반언을 피하기 위한 보정 이력 관리와, 상대방의 균등침해 주장을 JMOL 단계에서 봉쇄할 수 있는 Vitiation·PHE·Prior Art Bar 논거를 사전에 준비해 두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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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4장. 연방대법원의 Warner-Jenkinson 판례 법리 — 균등론의 최종 정착과 미해결 과제

[특허 회피설계 강좌] 제14장. 연방대법원의 Warner-Jenkinson 판례 법리

제14장. 연방대법원의 Warner-Jenkinson 판례 법리
균등론의 최종 정착과 세 가지 핵심 원칙

이 글은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 교재를 심층 스터디하며 정리한 내용입니다. 이전 편에서는 균등침해 법리의 도입, Graver Tank 판결의 출발점, Federal Circuit 초기의 균등론 수용, Pennwalt의 구성요소별 접근으로의 전환, Slimfold·Laitram의 회피설계 법리, 그리고 Hilton Davis 판례를 차례로 다루었습니다. 이번 편은 그 모든 흐름이 수렴하는 최종 지점—연방대법원 Warner-Jenkinson 판결의 법리를 분석합니다.

1997년, 연방대법원은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 사건에서 전원일치(unanimous)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미국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DOE) 역사의 결정적 분기점입니다. Graver Tank(1950)에서 시작된 47년간의 균등론 역사가 Supreme Court의 손에서 최종 재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Graver Tank의 균등론은 1952년 특허법 이후에도 살아 있다. 둘째, 균등론은 청구항 전체가 아니라 각 구성요소별로 적용된다. 셋째,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은 균등론 적용 전의 문턱 문제(threshold issue)다.


I. 대법원의 판결—"부분적 회피"라는 평가

교재 저자는 Thomas 대법관이 집필한 이 전원일치 판결을 어느 정도 "cop out(회피적 판결)"이라고 평가합니다. 훌륭한 법리 분석을 담고 있으면서도, 대법원이 끝내 답하지 않은 핵심 쟁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이 명확히 답하지 않은 문제는 세 가지입니다.

  • 판사/배심 문제(judge/jury question): 균등론 판단 주체를 확정하지 않음
  • 균등성 테스트(test for equivalency): 하나의 기준을 확정하지 않고 Federal Circuit의 사건별 발전에 맡김
  • 이 사건의 출원경과 금반언 존부: pH 6.0 하한의 추가 이유가 충분히 탐구되지 않았다며 환송

그러나 대법원이 분명히 한 것도 있습니다. 바로 균등론 적용 전에 출원경과 금반언을 먼저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선언은 균등론 사건의 분석 순서 자체를 바꾼 핵심 명령입니다.


II. 출원경과 금반언: 균등론 적용 전의 문턱 판단

What the Supreme Court clearly did do, however, is to make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the threshold test before the doctrine of equivalents can be applied.

Warner-Jenkinson의 가장 실무적인 결론은 다음입니다. 균등성 분석이 시작되기 전에, 1심 법원은 법률문제(as a matter of law)로서 출원경과 금반언이 균등론 주장을 차단하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이로써 균등론 사건의 분석 순서는 다음과 같이 재편됩니다.

1단계: 청구항 해석 (Claim Construction)
2단계: 문언침해 여부 (Literal Infringement)
3단계: 출원경과 금반언 여부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 법관이 법률문제로 판단
4단계: 금반언이 없을 때만 → 균등성 분석 (Equivalence Analysis)

Hilton Davis 사건의 쟁점이었던 pH 6.0 하한을 생각해보면 이 순서의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피고가 pH 5에서 공정을 수행한다고 해서 곧바로 "pH 5가 pH 6과 균등한가?"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법원은 먼저 물어야 합니다. "pH 6.0 하한은 왜 청구항에 추가되었는가? 그 보정이 pH 6 미만의 범위에 대한 균등론 주장을 금반언으로 차단하는가?"

모든 보정이 금반언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보정의 이유, 선행기술과의 관계, 포기된 범위의 성격이 모두 중요합니다. 그러나 Warner-Jenkinson은 그 판단을 균등성 분석보다 반드시 먼저 수행하도록 요구합니다.


III. 1952년 특허법은 Graver Tank를 폐기하지 않았다

Warner-Jenkinson의 첫 번째 큰 쟁점은 균등론의 생존 여부 자체였습니다. 피고 Warner-Jenkinson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1952년 특허법에는 일반 균등론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112(6)에서 means-plus-function 청구항에 대해서만 structural equivalents를 인정했으므로, 그 외 균등론은 입법에 의해 폐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 논거는 명쾌합니다.

  • Graver Tank에서 이미 §112 고지 기능, 재발행 절차, PTO 역할과의 충돌 우려가 논의되었으나 다수의견은 균등론을 인정했다.
  • 1952년 Congress는 Halliburton 판결에는 §112(6)으로 대응했지만, Graver Tank를 명시적으로 폐기하지 않았다.
  • Congress가 균등론을 없애고 싶었다면 명시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대법원은 나아가 다음과 같이 선언했습니다. "Congress can legislate the doctrine of equivalents out of existence any time it chooses." 균등론은 판례법적으로 발전한 법리이므로 의회가 원하면 언제든 폐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Graver Tank는 살아 있습니다.


IV. 균등성 테스트: 각 청구항 요소별 동일물 또는 균등물

Warner-Jenkinson의 법리 중 실무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구성요소별 분석 원칙(element-by-element analysis)입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테스트의 문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Does the accused product or process contain elements identical or equivalent to each claimed element of the patented invention?

피고 제품 또는 공정이 특허발명의 각 청구항 요소와 동일하거나 균등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가?

이는 Pennwalt의 all-elements rule을 Supreme Court가 사실상 승인한 것입니다. Hughes Aircraft식의 "청구항 전체(claim as a whole) 대 피고 제품 전체" 접근은 더 이상 중심적 지위를 가질 수 없습니다. 특허권자가 "전체적으로 같은 발명이다", "결과가 같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각 청구항 요소마다 동일물 또는 균등물을 제시해야 합니다.

각 요소는 모두 중요하다 — Vitiation 방지

대법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선언했습니다.

Each element contained in a patent claim is deemed material to defining the scope of the patented invention... It is important to ensure that the application of the doctrine, even as to an individual element, is not allowed such broad play as to effectively eliminate that element in its entirety.

청구항에 포함된 각 요소는 특허발명의 범위를 정의하는 데 중요(material)합니다. 따라서 균등론은 청구항 요소를 확장할 수는 있어도, 그 요소를 사실상 삭제(vitiate)하는 결과를 가져와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후대 vitiation doctrine의 헌법적 기초입니다.

예를 들어 청구항이 "고정된 상부 채널"을 요구하는데, 피고 제품의 "움직이는 상부 채널"을 균등물로 인정하면 "고정된"이라는 한정이 사실상 사라집니다. 요소를 "균등하게 대체"하는 것과 요소를 "사실상 삭제"하는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균등성 판단 기준은 하나로 확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각 요소별로 동일물 또는 균등물을 찾아야 한다는 큰 틀은 명확히 했지만, "균등물인지 어떻게 판단하는가?"에 대해서는 하나의 테스트를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테스트 내용 대법원 평가
Function-Way-Result (3부 테스트) 동일한 기능·방식·결과인지 기계 장치에는 유용하지만 화학·바이오에는 부적절할 수 있음
Insubstantial Differences 차이가 비본질적인지 "무엇이 비본질적인지" 알려주는 추가 지침 부족
Art-Recognized Interchangeability 당업자가 두 요소를 대체 가능하다고 인식했는지 중요한 객관적 증거로 긍정적 평가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different linguistic frameworks"가 사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세부 테스트의 발전은 Federal Circuit과 하급심의 사건별 판단에 맡겨졌습니다.

상호대체 가능성의 판단 시점: 침해 시점 기준

균등론상 문제가 피고 요소가 청구된 요소와 균등한지 여부라면, 균등성 및 요소 간 상호대체 가능성의 판단 시점은 특허 발행 시점이 아니라 침해 시점(time of infringement)입니다. 이는 later-developed technology(후발 기술) 문제와 직결됩니다. 특허 발행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대체기술도, 침해 시점에 당업자가 대체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면 균등물 주장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Intent(의도)는 균등론의 필수 요건이 아니다

대법원은 균등론 적용에서 피고의 의도(intent)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특허침해는 기본적으로 객관적 행위책임입니다. 피고가 특허를 알고 의도적으로 복제했다는 사실 자체가 균등침해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선의의 독립 개발이라는 사실이 균등침해를 면하게 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copying 정황은 차이의 비본질성을 추론하는 보조 증거로는 고려될 수 있습니다.


V. 판사/배심 문제와 법관의 절차적 통제

대법원은 judge/jury 문제에 최종 답하지 않았다

균등론 판단이 배심(jury)의 사실문제인지, 법관(judge)의 법률문제인지에 대해 대법원은 답하기를 거부했습니다. 기존 판례상 Federal Circuit이 이를 배심 사항으로 취급한 데 지지 근거가 있다고 했을 뿐, 자신들이 같은 결론에 도달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Footnote 8: 법관의 절차적 통제 장치

그러나 대법원은 각주 8(footnote 8)에서 매우 중요한 지침을 제시했습니다. 균등론 주장이 배심에게 가더라도, 다음 상황에서는 법원이 직접 통제해야 합니다.

1. 증거 부족: 합리적 배심이 균등성을 인정할 수 없을 때 → Summary Judgment (약식판결)

2. 출원경과 금반언 적용: 법률문제로 법관이 선판단하여 균등론 주장 자체를 차단

3. Vitiation 해당: 균등론 이론이 청구항 요소를 사실상 삭제하는 결과라면 법원이 막아야 함

4. 배심 판단의 구조화: Special verdict나 element-by-element interrogatories를 통해 항소심 검토 가능성 확보 권장

이 구조는 균등론을 배심에게 완전히 맡긴 것이 아니라, 법관의 법적·절차적 통제 하에 배심 판단이 가능하다는 이중 안전장치를 설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VI. 결론: 통계가 말해주는 것

교재는 Federal Circuit의 균등론 사건 통계를 두 기간으로 나누어 제시합니다.

기간 균등침해 인정 균등침해 부정
1982 ~ 1995. 8. (전체) 30% (31/101) 70% (71/101)
1991 ~ 1995. 8. 19% (10/52) 81% (42/52)
1995. 8. ~ 1997. 3. (전체) 36% (8/22) 64% (14/22)
1995. 8. ~ 1996. 2. (Hilton Davis 직후) 70% (7/10) 30% (3/10)
1996. 3. ~ 1997. 3. (Warner-Jenkinson 직전) 8% (1/12) 92% (11/12)

이 통계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신호는 1991~1995년의 급격한 하락(19%)입니다. Slimfold, London, Valmont, Baltimore Therapeutics 등 균등론 제한 판례들이 집중된 이 시기, Federal Circuit은 매우 보수적으로 균등론을 적용했습니다.

Hilton Davis en banc 직후인 1995년 8월~1996년 2월에는 인정률이 70%로 급등합니다. 균등론이 부활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1996년 3월~1997년 3월에는 다시 8%로 급락했습니다. Hilton Davis 직후의 짧은 부활이 1995~1997년 전체 36% 수치를 왜곡한 것입니다. 표본 수가 각각 10건, 12건에 불과하므로 통계적 의미에는 한계가 있지만,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VII. 판례의 전체 흐름과 실무적 함의

Chapter 2 전체의 흐름을 한눈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Graver Tank (1950)
→ 형식적 문언 회피를 막기 위한 형평적 균등론 확립

Hughes Aircraft
→ 청구항 전체와 피고 장치 전체를 비교하는 접근

Pennwalt (1987)
→ 구성요소별 분석(element-by-element)으로 전환

Slimfold / London / Valmont
→ 설계회피 정당성, 청구항 문언 중시, 구조 차이 강조

Hilton Davis (1995, en banc)
→ 균등론 일부 부활, 배심 판단, insubstantial differences 강조

Warner-Jenkinson (1997, Supreme Court)
→ 균등론 생존 확인 + element-by-element 의무화
+ PHE를 threshold issue로 격상 + vitiation 방지 원칙

교재의 최종 실무 메시지는 이중적입니다.

특허권자에게: 균등론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문언침해 입증 실패 후 균등론으로 손쉽게 구제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각 청구항 요소별 균등물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출원경과 금반언을 사전에 해소하며, vitiation 반박 논리를 준비해야 합니다.

설계회피자(피고)에게: Warner-Jenkinson 이후 잘 설계된 회피설계는 과거보다 훨씬 강력한 방어 수단이 됩니다. 분석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청구항의 각 요소를 분해한다.
  2. 하나 이상의 요소를 제거하거나 실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구현한다.
  3. 출원경과 금반언의 적용 가능성을 먼저 확인한다.
  4. 특허권자의 균등론 이론이 특정 요소를 vitiate하는지 검토한다.
  5. 당업자 관점의 상호대체 불가능성 증거(전문가 증언, 문헌, 반응 메커니즘 데이터)를 확보한다.
  6. Special verdict 또는 element-by-element interrogatories를 요구하여 항소심 검토 가능성을 확보한다.

균등론은 살아 있습니다. 그러나 특허권자가 청구항 문언 밖의 모든 유사 제품을 쉽게 포섭할 수 있는 법리는 이제 아닙니다. 각 청구항 요소별 분석, 출원경과 금반언, vitiation 방지, 선행기술 제한, 설계회피의 정당성—이 모든 요소가 균등론을 강하게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로 작동합니다.

출원 실무 관점에서는 보정 이유를 항상 명확히 기록해야 합니다. "왜 이 하한을 추가했는가?", "왜 이 구조로 제한했는가?"—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이 출원경과기록에 남아 있지 않으면, Warner-Jenkinson 추정(보정 이유 불명 = 특허성 관련 보정으로 추정)이 발동되어 금반언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Warner-Jenkinson 이후 Federal Circuit의 균등론 제한 법리를 더욱 정교화한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2002) 연방대법원 판결과 추정적 포기(presumption of surrender) 법리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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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All rights reserved. · 본 글은 Patrick G. Burns et al., Designing Around Valid U.S. Patents (Patent Resources Group, Inc. 2005) 교재 스터디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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