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등론에도 경계선은 있다
미국 특허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에서 '구성요소의 역할'과 '장점의 결여'가 비침해 판단에 미치는 영향
미국 특허침해소송에서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이하 DOE)은 특허권자에게 매우 강력한 법리다.
특허는 청구항(claim)이라는 문장으로 권리범위를 정의한다. 그런데 경쟁사가 청구항의 문언(文言)과 글자 그대로 일치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동일한 역할을 하는 대체 구성으로 제품을 만들 경우 특허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리가 균등론이다. 즉,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침해를 인정하는 제도다.
피고 제품이 청구항(claim)의 문언과 문자 그대로 일치하지 않더라도, 피고의 대체 구성이 청구된 구성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면 침해가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이런 질문도 가능하다.
피고가 청구된 구조를 다른 구조로 바꾸면서, 그 구성요소가 특허발명에서 수행하던 중요한 역할이나 기술적 장점까지 함께 제거하였다면 어떻게 되는가?
예컨대 특허가 두 개의 스프링을 사용하여 하나가 파손되더라도 다른 하나가 계속 작동하는 중복 안전기능(redundancy, 리던던시)을 구현하고 있는데, 피고가 하나의 스프링과 단단한 플러그만 사용하여 그러한 백업기능 자체를 없앴다고 하자. 최종적인 목적이나 일부 기능에서는 두 구조가 비슷할 수 있다. 그러나 특허가 굳이 두 번째 스프링을 요구한 이유가 바로 그 백업기능이었다면, 그 중요한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않는 피고의 구조까지 "균등하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Federal Circuit)의 Vehicular Technologies Corp. v. Titan Wheel International, Inc. 사건은 바로 이러한 문제를 잘 보여준다.
다만 먼저 한 가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 사용하는 "역할 또는 장점의 결여(Missing Role or Advantage)"는 미국 판례가 별도의 이름으로 확립한 독립적인 법리(doctrine)가 아니다. 이는 대법원 Warner-Jenkinson 판결의 구성요소별 분석(limitation-by-limitation analysis), Vehicular Technologies에서 강조된 특정 청구항 구성요소의 역할(role) 또는 핵심 기능(key function), 그리고 Toro가 보여준 그 적용의 한계를 하나의 실무적 관점에서 설명하기 위한 분석 프레임이다.
1. 균등론은 '발명 전체가 비슷한가'를 묻는 법리가 아니다
미국 균등론의 출발점은 연방대법원의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 판결이다.
대법원은 균등론 자체를 유지하면서도 그 적용에 중요한 제약을 두었다. 특허 청구항(claim)의 각 구성요소(element) 또는 한정사항(limitation)은 권리범위를 정의하는 데 각각 의미가 있으므로, 균등 여부는 발명 전체가 아니라 각 개별 구성요소마다 따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허의 청구항(claim)은 특허권자가 독점하고자 하는 기술의 범위를 문장으로 정의한 부분이다. 하나의 청구항은 여러 개의 기술적 요소로 이루어지는데, 이 각각의 요소를 구성요소(element) 또는 한정사항(limitation)이라 부른다. 예컨대 "두 개의 동심 스프링으로 이루어진 스프링 조립체"라는 청구항 문구가 있다면, "두 개", "동심", "스프링" 등이 각각 한정사항에 해당한다.
또한 대법원은, 균등론을 적용한 결과 특정 한정사항(limitation)의 의미가 사실상 완전히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이를 흔히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All-Elements Rule 또는 All-Limitations Rule)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두 가지 중요한 명제가 동시에 나온다.
첫째, 피고 제품에 청구항의 물리적 구성요소가 문자 그대로 없다고 해서 균등론 적용이 자동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균등론은 그런 문자적 불일치가 존재할 때 비로소 문제가 된다. 이때 법원은 피고의 대체 구성이 청구된 구성과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한지를 살펴본다.
균등론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 중 하나로, 피고의 대체 구성이 청구된 구성과
①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Function)을,
②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Way)으로 수행하여,
③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Result)를 내는지를 비교하는 것이다.
또 다른 기준으로는 양자 간의 차이가 비실질적(insubstantial)인지, 즉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둘째, 균등론이라는 이름으로 의미 있는 한정사항(limitation)을 지워 버릴 수도 없다.
따라서 실무상 질문은 단순히
"피고 제품에 이 부품이 있는가?"
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이 한정사항(limitation)은 해당 청구항과 특허 문서의 맥락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는가? 그리고 피고의 대체 구성이 그 역할을 실질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는가?"
미국 특허청(USPTO)의 특허심사절차편람(MPEP, Manual of Patent Examining Procedure) 역시 Warner-Jenkinson을 인용하면서, 특정 구성요소가 청구항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분석하는 것이 대체 구성요소의 기능-방식-결과(F-W-R) 분석이나 실질적으로 다른 역할 수행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Vehicular Technologies는 이 원리를 구체적인 기계 구조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건이다.
2. Vehicular Technologies — '두 개의 스프링'은 왜 두 개여야 했는가
2.1 사건의 기술적 배경
Vehicular Technologies Corp. v. Titan Wheel International, Inc. 사건은 자동차용 잠금식 차동 장치(locking differential assembly)에 관한 미국 특허 제5,413,015호를 둘러싼 분쟁이었다.
자동차의 구동축(drive axle)에서 좌우 바퀴의 회전 속도 차이를 제어하는 장치다. 오프로드나 미끄러운 노면에서 한쪽 바퀴만 헛돌지 않도록 잠가 줌으로써 구동력을 양쪽 바퀴에 균등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특허의 핵심 구조에는 핀(pin)을 탄성적으로 지지하는 스프링 조립체(spring assembly)가 포함되어 있었다. 대표 청구항에는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었다.
"a spring assembly consisting of two concentric springs"
(두 개의 동심 스프링으로 구성된 스프링 조립체)
큰 코일 스프링 안에 작은 코일 스프링이 같은 중심축을 공유하며 겹쳐 배치된 구조다. 마치 러시아 인형처럼 스프링 안에 스프링이 들어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또한 "consisting of(~으로 구성된)"는 미국 특허 실무에서 폐쇄형 전환어(closed transition term)라 부른다. 나열된 구성요소 이외의 요소를 원칙적으로 배제한다는 의미를 가지며, 이에 비해 "comprising(~을 포함하는)"은 추가 구성요소도 허용하는 개방형 전환어(open transition term)다.
특허 명세서(patent specification), 즉 발명의 내용·기술·효과를 상세히 기술한 특허 문서의 본문에 따르면, 두 스프링 구조에는 여러 기술적 의미가 있었다. 종래 장치에는 스프링과 핀 사이에 작은 별도의 디스크(disk)가 존재했고, 조립 과정에서 이 작은 부품이 이탈하거나 분실될 수 있었다. 특허 구조는 이러한 별도 부품 문제를 개선하였다.
그러나 두 개의 스프링을 사용한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두 스프링은 함께 탄성력을 제공했고, 특히 한 스프링이 파손되거나 약화되더라도 나머지 스프링이 하중을 부담할 수 있었다. 즉, 단순한 위치 유지나 조립 편의 기능에 더해 중복성(redundancy)과 신뢰성(reliability)이라는 중요한 역할이 있었다.
2.2 피고 제품은 단일 스프링 + 플러그(single spring + plug)였다
피고 측 제품인 E-Z Locker는 청구항의 두 동심 스프링(two concentric springs)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하나의 나선형 스프링(helical spring)과 그 중앙에 배치된 단단한 원통형 플러그(solid plug)를 사용하였다. 이 플러그는 핀을 위치시키고 지지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고, 별도의 분리 디스크(loose disk)도 필요 없었다.
따라서 비교 수준을 높이면 두 구조가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
- 특허 구조도 핀을 지지하고, 피고 구조도 핀을 지지한다.
- 특허 구조도 분리 디스크를 제거하고, 피고 구조도 분리 디스크가 필요 없다.
이런 이유로 지방법원(1심 법원)은 임시 금지 명령(preliminary injunction) 단계, 즉 본안(本案) 판결 전에 피고의 제품 판매를 임시로 중단시키는 절차에서 피고 구조가 균등물(equivalent)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그러나 연방순회항소법원(Federal Circuit)은 이러한 비교 수준이 너무 추상적이라고 판단했다. 핵심 질문은 단순히 "핀을 지지하는가?"가 아니었다.
왜 특허 청구항이 굳이 하나가 아니라 '두 개의' 스프링을 요구하였는가?
바로 이 질문을 먼저 던져야 했다.
3. Vehicular I — 한정사항의 '역할(role)'을 빠뜨리면 안 된다
1998년 제1차 항소심(항소심이란, 1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급 법원에 재판을 구하는 절차를 말한다)인 Vehicular Technologies Corp. v. Titan Wheel International, Inc., 141 F.3d 1084 (Fed. Cir. 1998), 이른바 Vehicular I에서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방법원의 임시 금지 명령 결정을 파기·환송(vacate and remand)하였다. 이는 항소법원이 하급심 결정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내는 것을 뜻한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Warner-Jenkinson의 구성요소별 분석(limitation-specific analysis)을 전제로 하였다. 균등론에서는 청구항 구성요소(claim limitation)가 해당 청구항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확인하고, 피고의 대체 구성이 동일한 기능·방식·결과를 갖는지 또는 실질적으로 다른 역할(substantially different role)을 수행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것은 바로 두 번째 스프링의 백업(backup) 역할이었다. 특허 명세서는 두 스프링 구조(two-spring arrangement)가 강도(strength)와 신뢰성(reliability)을 높이고, 하나의 스프링이 약해지거나(weakened) 파손되더라도(broken) 다른 스프링이 하중을 담당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반면 피고 제품의 단단한 플러그(solid plug)는 핀을 지지할 수는 있었지만 스프링이 아니었다. 따라서 첫 번째 스프링이 파손되는 경우 플러그가 그 대신 탄성력(elastic force)을 제공할 수 없었다.
피고 측 구조가 특허 구조의 여러 기능 중 일부를 수행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문제되는 한정사항(limitation)이 특허 문서에서 수행하도록 요구된 중요한 기술적 역할 가운데 하나를 전혀 수행하지 못한다면, 그 사실은 양자의 차이가 실질적(substantial)이라는 강한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구조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기능 | 특허의 두 스프링 구조 (two-spring assembly) |
피고 단일 스프링 + 플러그 (single spring + plug) |
|---|---|---|
| 핀 지지·정렬 | 수행 | 수행 가능 |
| 분리 디스크(loose disk) 제거 | 수행 | 수행 가능 |
| 추가적인 탄성력 제공 | 수행 | 제2 스프링과 같은 방식으로는 수행하지 않음 |
| 스프링 고장 시 백업·중복성(backup / redundancy) | 수행 | 수행하지 못함 |
이 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행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주의해야 한다. "명세서에 적힌 장점 중 하나가 피고 제품에 없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비침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기능이 바로 문제되는 한정사항과 법적으로 의미 있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4. Newman 판사의 반대의견 — '모든 장점 요건(All-Advantages Rule)'의 위험
1998년 Vehicular I에서 Newman 판사는 반대의견(dissenting opinion), 즉 다수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판사가 별도로 작성하는 의견을 통해, 다수의견의 접근이 잘못 확장될 경우 균등론을 지나치게 좁힐 위험이 있다고 비판하였다. 그녀가 비판적으로 사용한 표현이 이른바 "모든 장점 요건(all-advantages rule)"이다.
그 우려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 특허 명세서에는 통상 수많은 목적과 장점이 기재된다. 어떤 구조는 조립하기 쉽고, 어떤 구조는 비용이 낮고, 어떤 구조는 내구성을 높이고, 또 다른 효과로는 진동이나 소음을 줄일 수도 있다.
그런데 명세서에 기재된 장점 하나하나를 모두 피고 제품이 가져야 한다고 요구한다면 균등론은 급격히 축소된다. 균등론은 애초에 문언과 정확하게 동일하지 않은 대체 구조도 실질적으로 동일하면 침해로 평가하기 위한 법리인데, 특허 문서의 모든 장점까지 완전히 동일해야 한다고 한다면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와 균등침해(infringement under DOE)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Newman 판사의 비판은 다음처럼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특허 명세서에 어떤 장점이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장점 모두가 피고 제품(accused product)에 존재하여야 하는 독립적인 균등론 요건으로 변환되는 것은 아니다.
이 비판은 이후 Toro 사건과 대비할 때 특히 중요해진다.
5. Vehicular II — 환송 후에도 백업 기능(backup function)은 중요했다
환송 후 지방법원은 피고의 단일 스프링 + 플러그(single-spring-plus-plug) 구조가 청구된 두 동심 스프링(two-concentric-springs) 한정사항의 균등물이 될 수 없다고 보아 약식 판결(summary judgment)로 비침해를 선언하였다.
쟁점이 되는 사실관계에 진정한 다툼이 없어서, 배심원(jury) 없이 판사가 법률 문제만으로 내리는 판결이다. 통상 침해 여부가 사실상 명확한 경우에 활용된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000년 Vehicular Technologies Corp. v. Titan Wheel International, Inc., 212 F.3d 1377, 즉 Vehicular II에서 이를 원심 인용(affirm), 즉 하급심 판결이 옳다고 인정하여 그대로 유지하였다. 여기에서도 신뢰성(reliability)과 백업 기능(backup function)은 결정적 의미를 가졌다.
따라서 Vehicular 계열에서 도출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명제는 다음과 같다.
특허의 청구항 및 명세서 문맥에서 특정 한정사항(limitation)이 담당하는 중요한 기술적 역할이 명확히 확인되고, 피고의 대체 구성(accused substitute)이 그 역할을 기술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면, 그러한 차이는 균등론상 비균등(non-equivalence) 판단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 규칙(categorical rule), 즉 예외 없이 적용되는 일반 원칙이 아니다. "명세서의 장점 X가 피고 제품에 없다 → 무조건 균등론 없음"이라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 반대쪽 경계를 보여주는 판례가 바로 Toro Co. v. White Consolidated Industries다.
6. Toro — 명세서에 적힌 모든 기능이 '핵심 기능(key function)'은 아니다
Toro Co. v. White Consolidated Industries, Inc., 266 F.3d 1367 (Fed. Cir. 2001)은 Vehicular의 적용범위를 이해할 때 반드시 함께 보아야 할 판례다.
Toro 특허에서는 덮개(cover)와 제한 링(restriction ring)의 특정한 구조적 관계가 문제되었다. 지방법원은 피고 제품이 특허 명세서에서 설명된 제한 링의 자동 배치 기능(automatic placement of restriction ring)을 갖지 않는다는 점 등을 근거로 균등론에 의한 침해를 부정하였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법원은 특허의 명세서나 종전 청구범위 해석이 자동 배치(automatic placement)라는 내재적 기능(inherent function)을 발명의 핵심 목표(key objective)로 만들지는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이 차이가 핵심이다.
Vehicular에서는 두 스프링 한정사항의 백업·신뢰성 기능이 특허 문서에서 해당 구조의 중요한 기술적 기능과 직접 연결되어 있었다. 반면 Toro의 자동 배치(automatic placement) 효과는 특정 구조에서 발생하는 기능이기는 했지만, 발명 전체 또는 청구항 한정사항의 결정적 목적이라고 볼 정도로 특허 문서에서 확립되지 않았다.
따라서 Toro는 Vehicular을 폐기한 판례가 아니다. 보다 정확하게는 어떤 명세서 기재 기능(specification-described function)이 Vehicular에서 말한 중요한 역할(role) 수준에 이르는지를 구별한 판례라고 보는 편이 좋다.
| 구분 | Vehicular Technologies | Toro |
|---|---|---|
| 문제 구조 | 두 동심 스프링(two concentric springs) | 덮개–제한 링 관계(cover–restriction ring) |
| 피고 구조 | 단일 스프링 + 플러그(single spring + plug) | 분리형 덮개/링(separate cover/ring) |
| 문제 기능 | 스프링 고장 시 백업·신뢰성(backup/reliability) | 제한 링의 자동 배치(automatic placement) |
| 명세서상 위치 | 두 스프링 구조의 중요한 신뢰성 기능으로 명확히 설명 | 구조에 수반되는 기능이나 핵심 목표(key objective)라고 보기 어려움 |
| 결과 | 비균등 판단을 강하게 뒷받침 | 기능 부재만으로 약식 판결(summary judgment) 불가 |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피고 제품에 명세서상 장점이 있는가?"가 아니다. 먼저 다음을 묻는 것이 정확하다.
그 기능이 청구항 문언 및 내재적 기록(intrinsic record)에서 해당 한정사항에 법적으로 의미 있게 부여된 역할인가?
특허 문서 자체(청구항, 명세서, 도면)와 출원 과정에서 특허청과 주고받은 서류 전체를 통칭한다. 특허 해석에서 외부 증거(사전, 교재, 전문가 증언 등)보다 우선적으로 참조하는 1차 자료다.
7. '중요한 기능'인지 판단하는 방법
그렇다면 어떤 기능이 Vehicular형 핵심 역할(key role)이고 어떤 기능이 Toro형 부수적 장점(incidental advantage)인가? 이를 판례가 공식적인 다요소 테스트로 정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다음 자료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청구항의 문언
그 기능을 수행하게 만드는 구체적 구조가 청구항 자체에 얼마나 명시되어 있는가? Vehicular에서는 "two concentric springs(두 개의 동심 스프링)"이라는 명확한 구조적 선택이 존재했다.
둘째, 특허 명세서(Specification)
명세서는 그 구조가 왜 필요한지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 특정 기능이 한 번 부수적으로 언급된 것인지, 아니면 구조를 채택한 중요한 이유로 반복·일관되게 설명되는지가 결정적으로 다르다.
셋째, 출원 경과(Prosecution History)
특허 출원부터 등록까지 출원인과 특허청 심사관 사이에 오간 거절이유통지서(office action), 보정서(amendment), 의견서(response) 등 모든 서류의 기록이다. 출원인이 어떤 이유로 청구범위를 좁혔는지, 어떤 선행기술과 구별하였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출원인이 심사 과정에서 해당 구조 또는 기능에 의존하여 선행기술(prior art)과 구별하였다면, 후속 균등론 분석에서 해당 기능의 의미가 더 커질 수 있다.
넷째, 기능-방식-결과 테스트(Function-Way-Result Test)
피고의 대체 구성이 실제로 같은 기능을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고 같은 결과를 내는가? 높은 수준에서 "둘 다 장치를 작동시킨다"라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 문제되는 한정사항(limitation) 수준에서 분석해야 한다.
다섯째, 비실질적 차이(Insubstantial Differences)
기술적 차이가 실제로 미미한가, 아니면 해당 한정사항을 채택한 이유 자체를 제거할 정도로 실질적인가?
여섯째, 알려진 상호교환성(Known Interchangeability)
해당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person having ordinary skill in the art, PHOSITA), 즉 그 기술 분야에 통상적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문제되는 두 구조를 기술적으로 상호교환 가능한 것으로 이해했는지도 관련 증거가 될 수 있다.
결국 '기술적 중요도' 하나가 독립된 새로운 균등론 테스트인 것은 아니다. 청구항 문언과 내재적 기록(intrinsic record)을 바탕으로 한정사항의 법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legally relevant role)을 먼저 특정하고, 그 다음 기존 균등론 분석을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8. 한정사항 무력화(Claim Vitiation) — 별도의 '자동 탈락 규칙'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이른바 한정사항 무력화(claim vitiation)와도 연결된다.
균등론을 적용할 경우 청구항의 특정 구성요소(한정사항)가 사실상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게 되어버리는 상황을 말한다. 만약 피고의 구성이 균등물로 인정된다면, 그 구성요소가 청구항에 존재하든 않든 결과가 같아지는 셈이 되어 해당 한정사항의 의미가 '무력화(vitiated)'된다고 표현한다.
과거 판례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면 다음처럼 이해하기 쉽다.
피고 제품이 청구항 구성요소(claim limitation)의 중요한 기능을 갖지 않는다.
→ 해당 한정사항이 무력화(vitiated)된다.
→ 균등론 적용 없음.
그러나 현대 연방순회항소법원(Federal Circuit) 판례는 한정사항 무력화(vitiation)를 그런 독립적인 자동 예외로 취급하지 않는다. Deere & Co. v. Bush Hog, LLC, 703 F.3d 1349 (Fed. Cir. 2012) 등에서 법원은 한정사항 무력화가 균등론의 별도 예외(separate exception)가 아니라, 제출된 증거를 기준으로 합리적인 배심원(reasonable jury)이라면 두 구성요소를 균등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법적 결론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올바른 분석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청구항 한정사항(claim limitation)의 역할을 특정한다
- 피고 대체 구성(accused substitute)의 실제 작동을 확인한다
- 기능-방식-결과(F-W-R) 테스트 및 구조적 차이를 분석한다
- 차이가 실질적(substantial)인지 평가한다
- 증거상 합리적인 배심원(reasonable jury)이 균등을 인정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
반대로 "기능 X가 없다 → 무력화(vitiation) → 자동 비침해"라고 하면 균등론의 본래 존재 이유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 왜냐하면 피고 제품에 청구항 한정사항이 문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 자체가 균등론이 작동하는 전형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9. "Consisting of"이면 균등론도 끝나는가?
Vehicular의 청구항에는 흥미롭게도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었다.
"spring assembly consisting of two concentric springs"
(두 개의 동심 스프링으로 구성된 스프링 조립체)
미국 특허 실무에서 "consisting of(~으로 구성된)"는 일반적으로 폐쇄형 전환어(closed transition term)로 분류된다. 이는 청구항에 나열된 구성요소 이외의 요소를 원칙적으로 배제한다는 의미이며, 문언침해 분석에서는 상당히 강한 제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과도한 일반화는 피해야 한다. "Consisting of가 있으므로 균등론은 법적으로 완전히 소멸한다"는 절대 규칙(categorical rule)은 없다. Vehicular II도 그런 일반 규칙을 채택하지 않았다.
다만 "consisting of"라는 문언은 출원인이 어떤 구성 집합을 폐쇄적으로 선택했는지를 보여주는 강한 청구항 문언 지표(claim-language indicator)다. 따라서 균등론 범위를 판단할 때 매우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다. 핵심 질문은 "consisting of가 있는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폐쇄한 것인가, 그리고 피고의 대체 구성(substitute)이 그 폐쇄적으로 정의된 한정사항과 기술적으로 얼마나 다른가?"
가 되어야 한다.
10. 발명자의 사후 증언보다 중요한 것은 공적 특허 기록이다
Vehicular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소송 이후 제시된 발명자 등의 설명과 특허 문서 자체 사이의 관계다.
소송에 들어간 뒤 발명자가 "그 기능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한다고 해서, 특허 문서에 명확하게 기재된 기술적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명세서에 특정 장점이 한 번 언급됐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자동적으로 필수적인 청구항 기능(mandatory claim function)으로 변하는 것도 아니다. 가장 균형 잡힌 명제는 다음이다.
발명자의 사후(事後) 증언은 내재적 기록(intrinsic record)을 뒤집는 만능 수단이 아니지만, 명세서의 모든 장점 기재가 자동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도 아니다.
결국 중심은 출원 당시부터 공개된 공적 특허 기록(public patent record)이다.
11. 특허 명세서 작성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이 판례들을 명세서 작성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중요한 시사점이 나온다. 다만 이하 내용은 연방순회항소법원이 직접 선언한 명세서 작성 규칙이 아니라, 판례에서 도출할 수 있는 실무적 제언이다.
11.1 "본 발명은 반드시…"라는 표현은 필요한 경우에만
명세서에서 특정 구성을 "반드시 필요하다", "항상 수행한다", "유일한 방법이다", "본 발명의 핵심이다"라고 반복하여 설명하면, 후일 청구범위 해석(claim construction)이나 균등론 분석에서 그 기능이 해당 한정사항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주장의 강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장점을 설명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Toro가 보여주는 것처럼 명세서에 장점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청구항 요건(claim requirement)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발명의 필수 작동 원리와 특정 실시예의 장점, 선택적인 효과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구분하여 작성하는 것이다.
11.2 청구항 스펙트럼(Claim Spectrum)을 만들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개시 내용(disclosure)이 허용한다면, 청구항 계층(claim hierarchy)을 다음과 같이 만들 수도 있다. 즉, 상위 개념에서 하위 개념으로 점차 구체화되는 단계별 청구항 구조를 구성하는 것이다.
- 탄성 조립체(resilient assembly) — 가장 넓은 개념
- 스프링 기반 탄성 조립체(spring-based resilient assembly)
- 이중 동심 스프링 조립체(dual concentric spring assembly)
- 반대 방향으로 감긴 동심 코일 스프링(oppositely wound concentric coil springs) — 가장 좁은 개념
그러면 발명의 상위 개념과 구체적 실시형태 사이에 권리범위의 층위가 생긴다. 다만 "기능적으로 넓게 쓰면 언제나 유리하다"는 공식 역시 위험하다. 기능적 표현은 미국 특허법 제112조 (f)항에 따른 기능식 청구항 규정(§112(f), means-plus-function claim provision), 명확성 요건(definiteness), 기재 요건(written description), 실시가능 요건(enablement) 등 별개의 법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기능식 청구항 규정(§112(f), means-plus-function): "~하는 수단(means for doing)"처럼 기능으로만 표현된 청구 요소는, 명세서에 기재된 구체적 구조와 그 균등물에만 권리범위가 미치도록 제한된다.
· 명확성 요건(definiteness): 청구항이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자에게 권리범위를 합리적으로 확실하게 알릴 수 있도록 명확히 작성되어야 한다는 요건.
· 기재 요건(written description): 명세서가 출원인이 청구한 발명을 충분히 기술하고 있어야 한다는 요건.
· 실시가능 요건(enablement): 통상의 기술자가 명세서를 읽고 과도한 실험 없이 발명을 실시할 수 있도록 명세서가 충분히 개시되어야 한다는 요건.
12. 침해회피설계의 핵심 — 기능 하나를 없애는 것보다 '다른 원리'를 만들어라
이 판례가 연구·개발(R&D)과 자유실시분석(FTO, Freedom to Operate) 실무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침해회피설계(design-around)의 방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사 제품이나 기술이 타인의 유효한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지를 사전에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분석 작업이다. 제품 출시 전 법적 리스크를 파악하고 침해회피설계(design-around)의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 활용한다.
단순한 침해회피설계는 다음과 같은 사고에서 시작하기 쉽다.
특허에 부품 A가 있으니 A를 없애자.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를 없앤 뒤 다른 부품 B가 실질적으로 A와 같은 기능을 같은 방식으로 수행한다면 균등론 문제가 그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강한 침해회피설계는 다음과 같은 방향이다.
청구된 한정사항(limitation)이 해결하는 기술적 문제 자체를 다른 원리로 해결한다.
예를 들어 특허의 이중 스프링이 "하나가 파손돼도 다른 하나가 작동하는 중복성(redundancy)"을 중요한 역할로 갖는다면, 단순히 두 번째 스프링을 단단한 플러그로 바꾸는 것보다 더 강한 기술적 차별화는 애초에 동일한 고장 모드(failure mode)가 발생하지 않는 별도의 메커니즘을 채택하는 것일 수 있다.
- 다른 힘 전달 경로(force transmission path)
- 다른 재료 원리(material principle)
- 다른 제어 방식(control method)
- 다른 고장 모드(failure mode)
- 다른 안전 구조(safety structure)
이렇게 되면 특히 기능-방식-결과(F-W-R) 테스트의 방식(Way)과 비실질적 차이(insubstantial differences) 분석에서 차이가 보다 분명해질 수 있다. "단순 기능 삭제가 아니라 독립된 대체 메커니즘을 구축하라"는 원칙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
13. 특허를 알고 일부러 설계회피하면 오히려 불리한가?
그 자체로는 그렇지 않다. 특허를 연구하여 침해하지 않는 대체기술을 개발하는 침해회피설계(design-around)는 특허제도가 예정하고 있는 정상적인 경쟁 행위다.
균등침해의 핵심도 기본적으로 피고의 주관적인 의도가 아니라 피고 제품(accused product)의 기술적 구조가 청구항 한정사항(claim limitation)과 얼마나 가까운가이다. 따라서 "우리는 경쟁사 특허를 알고 있었다"거나 "그 특허를 피하기 위해 구조를 바꾸었다"는 사실만으로 균등론에 의한 침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실제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라면, 특허에 대한 인식과 이후의 구체적 행위는 고의 침해(willfulness)와 미국 특허법 제284조(35 U.S.C. §284)에 따른 증액 배상(enhanced damages) 문제에서 별도로 관련될 수 있다.
고의 침해(willfulness)는 특허 침해 사실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침해를 계속하거나 무모하게(recklessly) 위험을 감수한 경우를 말한다. 고의 침해로 인정되면 법원은 미국 특허법 제284조(§284)에 따라 손해액을 최대 3배까지 증액(enhanced damages)할 수 있다. 그러나 특허에 대한 인식(knowledge alone)이 자동으로 증액 배상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유실시분석(FTO) 실무에서는 단순히 "특허를 피하려고 구조를 바꿨다"는 기록만 남기는 것보다, 다음 내용을 기술적으로 정리하는 편이 훨씬 중요하다.
문제되는 한정사항은 특허 문서에서 역할 X를 수행한다.
당사 구조는 X를 수행하지 않는다.
대신 동일한 기술적 문제를 메커니즘 Y로 해결한다.
따라서 구조, 기능(function), 방식(way) 및 기술적 설계 선택(engineering trade-off)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이런 기록은 침해 판단 자체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설계 과정의 기술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
14. 실무에서 사용할 수 있는 7단계 분석
Warner-Jenkinson–Vehicular–Toro의 흐름을 실제 침해분석이나 침해회피설계에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은 순서가 유용하다. 이 분석 순서는 판례가 공식적으로 선언한 단일한 7단계 테스트는 아니며, 판례 검증 결과에 맞추어 정리한 실무분석틀이다.
Step 1 — 문제되는 청구항 한정사항(claim limitation)을 특정한다
발명 전체의 추상적 목적이 아니라 어느 한정사항이 실제 쟁점인지부터 정한다.
Step 2 — 한정사항의 법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legally relevant role)을 확인한다
청구항, 명세서(specification), 출원 경과(prosecution history)에서 그 구조와 기능이 어떻게 설명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Step 3 — 핵심 역할(key role)과 부수적 장점(incidental advantage)을 구별한다
Vehicular형 핵심 역할인지, Toro형 부수적·내재적 효과인지 구분한다.
Step 4 — 피고 대체 구성(accused substitute)의 실제 작동을 확인한다
제품 도면, 회로도, 소스 코드(source code), 시험 결과, 시뮬레이션(simulation), 전문가 증거(expert evidence) 등으로 실제 기능을 확인한다.
Step 5 — 기능-방식-결과(F-W-R) 및 비실질적 차이를 한정사항별로 비교한다
높은 수준의 "목적"이 아니라 해당 한정사항의 구체적 기능과 작동 방식을 비교한다.
Step 6 — 별도의 균등론 제한 법리를 따로 검토한다
- 출원 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 출원 과정에서 청구범위를 보정하거나 양보한 경우, 그 보정 범위에 대해서는 균등론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원칙
- 공개-헌납 원칙(disclosure-dedication rule): 명세서에 공개하였지만 청구항에 포함하지 않은 발명은 공중에 헌납된 것으로 보아 균등론 적용을 제한하는 원칙
- 선행기술 포획 원리(prior-art ensnarement): 균등론을 적용하면 선행기술이 권리범위에 포함되어 버리는 경우 그 적용을 제한하는 원칙
Step 7 — 합리적인 사실인정자(factfinder)가 균등을 인정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재판에서 사실 문제를 판단하는 주체다. 배심원 재판(jury trial)에서는 배심원(jury)이, 배심원 없는 재판(bench trial)에서는 판사(judge)가 사실인정자 역할을 한다. 균등론은 원칙적으로 사실 문제이므로, 배심원 재판에서는 배심원이 균등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처음부터 "한정사항 무력화(vitiation)"라는 라벨을 붙이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제출된 증거 위에서, 합리적인 배심원(reasonable jury)이 균등을 인정할 수 있는지를 살핀다.
15. 결론 — 균등론의 진짜 경계는 '부품의 존재'보다 '그 역할의 실질'에 있다
Vehicular Technologies를 "명세서에 적힌 장점 하나라도 피고 제품에 없으면 균등침해가 아니다"라고 읽으면 잘못이다. 그 사건이 독립적인 "Missing Role Doctrine(역할 결여 법리)"이나 "All-Advantages Rule(모든 장점 요건)"을 만든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의미는 훨씬 좁고 정교하다.
Warner-Jenkinson이 요구한 구성요소별 균등론 분석(limitation-specific DOE analysis)을 실제 기계 발명에 적용하면서,
특허 문서가 특정 청구항 한정사항(claim limitation)에 명확하게 부여한 중요한 기술적 역할을, 균등 비교에서 무시해서는 안 된다
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반대로 Toro는 그 원칙의 다른 경계를 보여준다.
명세서에 어떤 기능이나 장점이 기재됐다는 사실만으로 그 기능을 새로운 청구항 요건(claim requirement)처럼 취급할 수는 없다.
따라서 Vehicular과 Toro는 서로 양립 불가능한 법리가 아니라 병존 가능하게 함께 읽어야 한다. 하나는 중요한 역할(role)의 결여가 왜 실질적 차이(substantial difference)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다른 하나는 모든 명세서 기재 장점을 핵심 역할(key role)로 승격시켜서는 안 된다는 한계를 보여준다.
현대 한정사항 무력화(claim vitiation) 판례 역시 같은 방향으로 수렴한다. 무력화라는 별도의 형식적 금지 규칙을 먼저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한정사항에 대하여 피고 대체 구성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비교하고, 합리적인 사실인정자(factfinder)가 균등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증거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 점은 침해회피설계(design-around)에도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가장 강한 침해회피설계는 특허의 구성요소 하나를 단순히 삭제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되는 한정사항이 왜 존재하는지, 어떤 기술적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먼저 분석한 다음,
그 역할을 수행하지 않거나, 동일한 기술적 문제를 전혀 다른 구조·원리·고장 모드(failure mode)로 해결하는 독립적인 대체 메커니즘을 설계하는 것
이 보다 강한 비균등(non-equivalence) 논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이것도 자동적인 안전지대(safe harbor)는 아니다. 균등론은 본질적으로 사실집약적(fact-intensive), 즉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크게 의존하는 법리다. 그러나 적어도 분석의 출발점은 명확하다.
"부품이 있느냐 없느냐"만 보지 말고, 그 청구항 한정사항(claim limitation)이 특허에서 왜 존재하는지부터 보아야 한다.
미국 균등론의 사법적 통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