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을 둘러싼 국세청과 관세청의 조세전쟁 — 4대 IP 수익화 모델과 대법원 판결이 바꾼 룰
150만 원짜리 스마트폰의 물리적 부품값은 5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나머지 100만 원은 특허, 디자인, 브랜드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재산권(IP: Intellectual Property)의 가치다. 다국적 기업들은 바로 이 100만 원을 국경 너머로 이전하기 위해 각국 과세당국과 치열한 조세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전쟁에는 세 개의 전선이 있다. 첫째, 법인세를 담당하는 국세청과 관세를 담당하는 관세청 사이의 구조적 충돌. 둘째, 모회사와 자회사 간에 허용되는 IP 대가 수취 방식을 둘러싼 이전가격(TP: Transfer Pricing) 규제. 셋째, 2025년과 2026년에 연달아 선고된 한국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33년간 유지된 법리를 전면 파기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불확실성. 이 세 전선을 동시에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은 세금 리스크를 피하려다 오히려 이중과세의 늪에 빠진다.
1. 무형자산 수익화의 4대 모델 — Model A에서 D까지
국내 모회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IP 및 기술 사용 대가를 회수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계약의 명칭이 아니라 실제 수행 기능, 사용 자산, 부담 위험, 지급의 실질에 따라 평가되므로, 어느 모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법인세·관세·원천징수세(WHT: Withholding Tax)의 부담이 완전히 달라진다.
| 평가 기준 | Model A — IP·브랜드 로열티 | Model B — 부품가격에 IP 포함 | Model C — 기술이전·지원료 | Model D — 특허 라이선싱·실시료 |
|---|---|---|---|---|
| 법적 계약 형태 | 상표권·브랜드 라이선스 계약 | 핵심부품 공급 계약 (Embedded IP) | 기술이전 및 기술지원 용역 계약 | 특허 실시권 설정·라이선스 계약 |
| 정상가격 산정법 | CUP법 또는 잔여이익분할법(RPSM) | TNMM 또는 재판매가격법(RPM) | 원가가산법(Cost Plus) 또는 이익분할법(PSM) | DCF 결합 CUP법 |
| 원천징수세(WHT) | 사용료 분류 → 고율 WHT 적용 | 물품대금 처리 → 원칙적으로 WHT 없음 | 노하우 전수 시 WHT 가능; 순수 용역은 면제 가능 | 특허 사용료 → 조약에 따라 WHT 적용 |
| 관세청 리스크 | 수입물품 연계 시 로열티 과세가격 가산 가능 | 부품 단가 자체에 IP 내재 → 관세 즉시 증가 | 수입 부품과 연동 시 과세가격 가산 가능 | 부품 구매 조건부 계약 시 관세 가산 표적 |
| 국세청 TP 리스크 | 자회사 AMP 기여에 따른 로열티 전액 부인 | 정상가격 초과 시 단가 부인·손금불산입 | Benefit Test 실패 시 비용 전액 부인 | 사용범위 모호 시 원천징수 누락 추징 |
| 현지 송금 편의성 | 중간 | 매우 높음 (T/T 무역 방식) | 낮음~중간 (타임시트·보고서 필수) | 중간 (특허 등록 증빙 필요) |
| 모기업 이익 회수력 | 장기 안정적 반복 수익 | 대량 거래 시 가장 강력 | 초기 일시금(Lump-sum) 조기 회수에 유리 | 독점 특허력 기반 고마진 잔여이익 환수 |
Model A — 단순 IP·브랜드 로열티
모회사가 보유한 상표·브랜드·로고의 사용을 자회사에 허락하고, 자회사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는 가장 고전적인 구조다. 브랜드가 강하고 현지 매출이 성장하면 추가 원가 없는 안정적 반복 수익이 생긴다. 특허 만료 후에도 브랜드 가치는 유지되므로 장기 수익화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크다.
그러나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자회사가 현지 시장 개척을 위해 대규모 AMP(Advertising, Marketing and Promotion: 광고·마케팅·판촉) 비용을 지속 집행한 경우, 현지 국세청은 "자회사가 브랜드 가치를 높인 DEMPE 기여자이므로 모회사 로열티를 삭감해야 한다"고 과세 조정을 시도한다. 법적 상표권 소유만으로는 과도한 로열티를 방어하기 어렵다.
Model B — 핵심부품 수출가에 IP 가치 포함
모회사가 핵심부품을 자회사에 공급할 때 그 단가 안에 제조기술·설계·특허 가치를 내재시키는 방식이다. 표면적으로는 일반 물품 매매 거래이므로 원천징수세 마찰을 원천 차단할 수 있고, 무역 T/T 송금으로 자금 이동도 간편하다. 모기업이 핵심부품의 독점 공급자일 때 이익 회수력이 가장 강력하다.
그러나 이 모델은 국세청과 관세청의 방향성 충돌이 가장 극대화되는 구조다. 국세청은 "부품 단가가 너무 높아 자회사 이익이 줄었다, 낮춰라"고 요구하는 반면, 관세청은 "수입 단가가 높으니 관세와 수입부가가치세를 더 내야 한다"고 역공한다. 부품 관세율이 높은 국가에서는 그룹 전체의 세후 현금이익이 역으로 손실될 수 있다.
Model C — 기술이전 및 기술지원료
해외에 공장을 새로 세울 때 도면·매뉴얼·노하우를 이전하고 기술자를 파견·교육하며 정액 대가를 받는 구조다. 자회사 생산 개시 이전에 대규모 일시금(Lump-sum)을 조기 회수할 수 있고, 순수 인적 용역으로 입증되면 조세조약상 사업소득으로 분류되어 WHT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실질적 노하우 이전임에도 원천징수를 피하기 위해 기술서비스 명목으로 위장한 것"으로 의심하고 사용료 소득으로 재분류하여 가산세를 소급 추징한다. 엔지니어의 방문 일자와 업무 내역을 담은 타임시트(Time-sheet), 출장 기록, 최종 보고서 등 물리적 증빙이 없으면 전액 손금 부인을 피하기 어렵다.
Model D — 특허 라이선싱 및 실시료
모회사가 등록·보유한 특허 또는 특허 포트폴리오의 실시권을 자회사에 부여하고 매출 연동 또는 수량 연동 방식으로 실시료를 받는 구조다. 대상 특허 번호와 범위가 계약상 명확하기 때문에 법적 인과관계 소명이 가장 용이하며, 추가 원가 없는 고마진 영업이익을 모회사에 귀속시킬 수 있다.
그러나 수입 부품에 해당 특허가 깊이 내재되어 있고, 해당 부품을 의무 구매해야만 특허권을 유지하는 계약 구조라면 관세당국의 권리사용료 가산 처분(Royalty Add-back)의 표적이 된다. 조세조약상 전형적인 사용료 소득이므로 현지에서 WHT도 원천 공제된다.
2. 국세청 대(對) 관세청 — 구조적 충돌의 해부
"국세청은 '원가를 낮춰라'고 하고, 관세청은 '원가를 높여라'고 한다. 기업은 양쪽 엄마 아빠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꼴이다."
두 기관은 같은 정부 소속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반대다.
- 국세청(이전가격 부서): 해외 자회사가 부품을 비싸게 수입하면 자회사 과세소득이 줄어든다. "부품 가격이 정상가격 범위를 초과하므로 낮춰라"고 압박한다.
- 관세청: 수입물품 가격에 비례해 관세와 수입부가가치세를 거둔다. 수입 가격이 높을수록 세수가 늘어나므로, 낮게 신고된 가격에는 "가산할 항목이 더 있다"고 파고든다.
이 충돌이 가장 잔인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사후 조정(True-up)이다. 기업이 국세청 기준에 맞춰 연말에 이전가격을 조정하면, 처음 통관할 때 신고했던 수입 단가가 달라진다. 관세청은 이를 "수입 가격 사후 조작"으로 보고 환급을 거부하거나 가산세를 부과한다. 반대로 관세 절감을 위해 수입 단가를 낮게 유지하면, 국세청은 "자회사 이익이 너무 높다, 모회사 지급액을 늘려라"며 역공한다. 국세청은 기업의 1년 치 이익 배분이라는 큰 숲을 보고, 관세청은 매번 통관될 때마다 찍히는 개별 영수증만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 비극이다.
Model B(부품가격 내 IP 포함)와 Model D(별도 특허 라이선싱)를 병행할 때 이 충돌은 더욱 복잡해진다. 국세청은 "두 금액 모두 독립 거래로서 정상가격인지" 검증하려 하고, 관세청은 "특허 로열티가 수입물품과 직접 관련되고 판매 조건이면 과세가격에 가산해야 한다"고 압박한다. 동일한 IP 가치가 두 기관에서 동시에 과세 대상이 되는 이중포착(Double Capture) 위험이 생기는 것이다.
핵심 방어 원칙: 부품 단가는 부품 자체의 기능·제조원가·물류 비용으로 설명하고, 특허 로열티는 해당 특허 포트폴리오의 독자적 가치·사용 범위·지역권·개선발명 기여로 별도 정당화해야 한다. 계약 분리, 가치 분리, True-up의 관세·TP 동시 정합성 설계, APA(사전가격승인)와 ACVA(관세 사전심사)의 동시 활용이 핵심이다.
3.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바꾼 룰 — 2021두59908 판결과 그 후속
2025년 9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33년간 유지된 법리를 전면 파기했다. 이 판결(2021두59908)은 국내 미등록 특허 로열티의 원천징수 여부에 관한 기존 법리를 뒤집은 것으로, 국제조세 실무계에 광범위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 쟁점 | 종전 법리 (33년간 유지) | 변경 법리 (2025년~) |
|---|---|---|
| 특허 "사용"의 기준 |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에서만 "사용" 관념 가능 (속지주의) | 특허기술이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사용되었는지를 봄 (실질 사용주의) |
| 국내 미등록 특허 | 국내 미등록 → 국내 사용 관념 불가 → 비과세 | 국내 미등록이라도 특허기술이 국내 제조·판매에 실제 사용되면 과세 대상 |
| 원천징수 대상 여부 | 국내원천소득 아님 → 원천징수 불요 | 국내원천소득에 해당 가능 → 원천징수 의무 발생 |
| 해석의 중심 | 특허권의 속지주의·등록주의 | 조세조약 문언 + 국내법상 사용 개념 + 특허기술의 실질적 사용 |
| 실무 영향 | 외국 미등록 특허이면 원천징수 회피 가능 | 국내 사용이 입증되면 원천징수 의무 발생. 법적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으나(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2두51031 판결 등), 납세자가 안분 근거자료를 갖추지 못하면 사실상 불리한 추정을 받을 실무적 위험이 있다. |
판결의 핵심 논리는 단순하다. 한미조세조약이 특허의 "사용"을 별도로 정의하지 않으므로 국내법에 따라 해석해야 하며, 구 법인세법상 특허의 사용은 "특허권 자체"가 아니라 "특허기술의 사용"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허권이 국내에 등록되지 않았더라도 해당 특허기술이 국내 제조·판매 등에 실질적으로 사용되었다면 원천징수 대상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
2026년 4월 9일 선고된 후속 판결(2023두54761)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대법원은 미국 법인이 국내 기업에 미등록 특허 및 노하우를 양도하고 받은 확정적 고정대가(정액기술료)가 ① 한미조세협약상 매출 연동 사용료소득(Contingent royalty)에도, ② 면세되는 자본적 자산 매각 소득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납세자 승소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다만 이는 최종 확정이 아니라, 해당 노하우가 조세협약상 '무형의 개인재산'에 해당하는지 및 그 매각 장소가 국내인지를 원심이 추가 심리하라는 취지의 환송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고정대가와 변동대가의 성격을 계약서에서 명확히 구분하지 않으면 세무조사 단계에서 전액 사용료로 의제 처분될 수 있다는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판결이 남긴 핵심 시사점 세 가지
- 계약 명의보다 '기술의 실질적 사용지' 추적 과세: 해외 자회사가 있는 제조국 세무당국도 동일한 논리로 "특허가 자국 공장에서 사용되므로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에 원천징수세를 물리겠다"고 기획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중과세 위험이 글로벌하게 확대된다.
- 법적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 있으나 실무 대응 부담은 여전히 크다: 대법원은 국내 사용 사실 및 과세표준에 대한 증명책임이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다고 명시했다(2021두59908). 그러나 과세관청이 정황증거(수입기록, 계약구조 등)로 1차 소명을 마치면 그 반증책임은 사실상 납세자에게 넘어온다. 따라서 납세자는 BOM(Bill of Materials: 부품 명세서)·공정도 기반의 안분 산식을 사전에 갖추어, 과세관청의 처분 근거가 부족함을 적극 다툴 수 있는 방어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 고정대가와 변동대가의 계약상 철저한 분리: 자산 거래 시 매출 연동 비율 대가와 확정 정액 계약금 조항의 성격을 계약서에 정확히 구분 기재해야 한다. 양자를 혼재시키면 전액 사용료로 의제 처분될 위험이 있다.
4. DEMPE 원칙과 로열티율 차감 방어 논리
OECD BEPS Action 8-10은 무형자산에 대한 수익이 실질적 가치 창출(Value Creation)과 정합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그 핵심이 DEMPE 프레임워크다. DEMPE란 개발(Development), 개선(Enhancement), 유지(Maintenance), 보호(Protection), 활용(Exploitation)의 약어로, 법적 소유자라도 이 기능들을 실제로 수행·통제하지 않으면 무형자산 수익 전부를 자동으로 귀속받을 수 없다.
해외 자회사가 현지 시장 맞춤형 개선, 규제 대응, 유지보수, 고객 피드백 반영, 추가 기능 개발을 실질적으로 수행한 경우, 과세당국은 그 기여분을 인정해 모회사의 로열티를 낮추거나 이익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 모회사의 방어 논리는 다음 세 축으로 구성된다.
- 기초 IP와 파생개량의 분리: 모회사가 보유한 원천특허·핵심 아키텍처·브랜드와 자회사의 현지 개량을 계약상 명확히 구분한다. 자회사 작업은 "원천기술을 전제로 한 파생개량"임을 입증한다.
- 모회사의 계속 기여 증명: 글로벌 R&D 로드맵·핵심 기술 방향·품질 기준·IP 보호 전략·최종 승인권을 모회사가 행사했다는 문서(의사결정 회의록, 이메일, R&D 예산 결재 기록)를 상시 보관한다.
- 자회사 기여의 별도 정산: 자회사가 수행한 개선·개발 작업은 R&D 서비스 대가 또는 별도 인센티브로 정리하고, 모회사의 기본 로열티와 자회사 몫을 혼재시키지 않는다.
5. 국내외 사용분 안분(Allocation) — 입증의 기술
대법원 판결 이후 가장 중요해진 실무 과제는 "전체 로열티에서 국내 사용분이 얼마인지"를 납세자가 직접 수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안분은 임의로 정할 수 없고, 다음 기준 중 계약과 실제 사용 자료에 가장 부합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 매출액 기준: 한국 판매 비중이 전체의 40%라면, 로열티의 40%를 국내 사용분으로 본다. 제품 판매와 IP 사용이 직접 연결될 때 설명력이 높다.
- 생산량 기준: 특허기술이 제조공정에 직접 연결될 때 유효하다. 단, 제품별 가치 차이가 크면 단순 수량 비례는 논리가 약해진다.
- 제품군 기준: 특허가 특정 제품군에만 적용된다면 그 제품군 매출만 안분 기준으로 삼는다.
- 기능 기여도 기준: R&D·현지화·품질개선·마케팅·규제 대응 기여가 복합될 때 기능별 가중치를 부여한다. 세무당국 설득을 위해 정밀한 내부 문서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안분이 인정되려면 BOM·공정도·제품별 기술사용 매핑표·국가별 판매 실적·특허별 매출 기여 설명서·내부 R&D 회의록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판결 이후에는 "주먹구구식 60/40 배분"이 아니라 "특정 라인의 A특허가 정확히 12.5% 기여함을 수학적 데이터로 증명"하는 수준을 요구받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가장 방어적인 안분 구조는 1차로 계약상 사용 범위를 국가별·제품군별로 분류하고, 2차로 매출 또는 생산 기준으로 배분하는 2단계 방식이다. 특히 계약서 내에 대상 특허가 기여하는 구체적 완제품 제품군을 명확히 한정하고, 국내 제조·공정 생산량 비중과 해외 유통 비중을 구분하는 'True-up 정산 조항'을 선제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6. 최적 하이브리드 모델 — RACI-DEMPE 통합 설계
단일 모델(Single Model)의 배타적 적용은 이제 사실상 불가능하다. BEPS DEMPE 실질, 관세-법인세 일원화, 최신 판례 법리를 융합한 하이브리드 통합 구조가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핵심은 네 가지 계약을 기능별로 정밀하게 분리하되, 중복 보상을 철저히 방지하는 것이다.
① 무관세·저관세 핵심부품 → Model B 부분 내재화
관세율 0% 또는 FTA 특혜관세 적용 품목의 핵심 부품은 별도 로열티 계약 없이 수출 단가에 기본 IP 가치(Embedded IP Premium)를 직접 반영하여 매매 대금으로 수취한다. 원천징수세 마찰이 사라지고 외환 송금도 간편해진다.
② 원천 특허 실시 → Model D 분리형 라이선싱
수입 부품과 물리적으로 결합되지 않는 모회사의 원천 공정 특허 및 핵심 특허군만 개별 Patent Licensing 계약으로 분리한다. WHT는 발생하지만 한국 모회사 세무조정 시 외국납부세액공제(Foreign Tax Credit) 한도 범위 내로 로열티 요율을 최적화하여 그룹 실효세율을 보존한다. 수입 부품 단가와 특허 로열티의 경제적 가치가 중복되지 않는다는 근거를 관세청에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③ 글로벌 마스터 브랜드 → Model A AMP 차감형 계약
상표권은 기술 특허권과 계약서를 물리적으로 분리한다. 사용료 기준은 "(자회사 순매출액 − 현지 개별 광고선전비) × 사용료율" 구조를 채택하여, 자회사의 과도한 AMP 집행 시 로열티가 자동 조율되도록 설계한다. 현지 세무당국의 "자회사 DEMPE 기여에 따른 로열티 삭감" 논리를 사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④ 공장 설립·교육 → Model C 실비 정산 계약
일회성 기술 지원과 정기 교육은 특허 로열티와 완전히 분리된 별도 Technical Assistance Agreement로 일원화한다. 실제 투입 인력(Man-month)과 출장 경비 기준의 정액 서비스료로 분해하여 WHT 면제 정당성을 확보하고, Benefit Test 소명 서류를 상시 보관한다.
7. 세무 방어 3대 전략
전략 1 — RACI 기반 'DEMPE 실질 통제 매트릭스' 구축
형식적 계약서 서명보다 "모회사 인력의 실질적 통제 역량"이 존재함을 현지 국세청에 증명해야 로열티 송금이 부인되지 않는다. 모회사의 R&D 임원이 자회사의 연구개발 로드맵을 최종 결재하고 글로벌 R&D 예산을 전적으로 승인·통제하는 의사결정 핵심 기능(Significant People Function)을 모회사가 보유하고 있음을 정기 보고서, 이메일, 의사결정 회의록으로 상시 기록·축적해야 한다.
이 실질을 입증하면 자회사를 "표준 이익률 보장 구조의 피검증자(Tested Party, TNMM 적용)"로 묶어 두고, 그 이상의 모든 잔여 초과이익(Residual Profit)을 정당한 사용료 프리미엄으로 본사에 귀속시킬 수 있다. 모기업은 RACI 매트릭스상 'Accountable & Responsible' 지위를 문서로 유지해야 한다.
전략 2 — '국내외 사용분 안분 산식' 내부 공식화
2025/2026년 대법원 판결 이후, 국내외 사용분 안분 산식을 모회사 내부 시스템으로 공식 보유하고 있어야 소급 세무조사 가산세를 방어할 수 있다. BOM·공정도·기술기여도 분석서·기술 지원 일지 등을 세무 기한 전 아카이브에 누적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 정산 산식의 타당성을 입증할 객관적 증빙이 없으면 세무당국은 전체 로열티에 과세를 시도한다.
전략 3 — APA + ACVA 동시 패키지 신청
국세청 이전가격 리스크와 관세청 과세가격 리스크를 단방향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한국 국세청 및 진출국 세무국 간의 상호합의절차(MAP)에 기초한 BAPA(Bilateral Advance Pricing Arrangement: 양자간 사전가격승인)로 향후 5~10년간 모자회사 간 요율 범위에 대한 글로벌 세무 확실성을 조기에 확보한다. 동시에 관세청에는 ACVA(Advance Customs Valuation Arrangement: 관세 사전심사)를 병행 신청하여 수입 부품 단가 조절에 따른 관세 포탈 혐의를 원천 방지하고, 잠정가격신고 제도를 정합적으로 활용한다. 이 두 제도를 패키지로 확보해야만 기업은 5~10년간 조세전쟁의 시한폭탄에서 해방될 수 있다.
8. 미래 과제 — AI 시대의 IP 과세 딜레마
지금까지의 논의는 모두 "인간이 통제하는 특허·브랜드·노하우"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머지않아 인공지능이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국경을 넘어 IP를 개량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시대가 온다면, 과세당국은 도대체 어느 나라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을까? 서류상 소유자도, 물리적 공장도 클라우드 속으로 흩어져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현재의 "실질적 통제(de facto control)" 원칙만으로는 해석하기 불가능한 거대한 지각 변동이 예고되어 있다.
가치의 원천이 서버가 위치한 나라에 있는지, 초기 알고리즘을 설계한 인력의 국가에 있는지, 아니면 데이터를 제공한 수많은 사용자들의 국가에 있는지 — 현재의 DEMPE 프레임워크만으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오늘날 기업들이 BOM 나사못 하나까지 수학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세계는, AI 생성 IP에 대한 과세 룰을 누가 먼저 정하느냐의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보이지 않는 가치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 그 다음 룰을 설계하는 자가 이 조세전쟁의 최종 승자가 된다.
핵심 약어 해설 (Glossary)
| 약어 | 원어 | 의미 |
|---|---|---|
| BEPS | 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 세원잠식 및 소득이전. OECD 주도 국제조세 개혁 패키지. |
| DEMPE | Development, Enhancement, Maintenance, Protection, Exploitation | 무형자산 가치 창출 5대 기능. 실질 기여자에게 수익이 귀속되어야 한다는 원칙. |
| TP | Transfer Pricing | 이전가격.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 적용되는 가격으로 정상가격 원칙 준수 의무. |
| WHT | Withholding Tax | 원천징수세. 로열티·이자·배당 지급 시 공제하는 세금. |
| AMP | Advertising, Marketing and Promotion | 광고·마케팅·판촉 비용. 브랜드 로열티 분석 시 자회사 가치 기여 판단 지표. |
| APA / BAPA | Advance Pricing Arrangement / Bilateral APA | 사전가격승인제도 / 양자간 사전가격승인. 과세당국과 이전가격을 사전에 합의. |
| ACVA | Advance Customs Valuation Arrangement | 관세 사전심사. 수입 과세가격을 관세당국과 사전에 확인받는 제도. |
| BOM | Bill of Materials | 부품 명세서. 특허기술의 국내외 기여율을 정밀 안분 계산하는 핵심 증빙. |
| CUP | Comparable Uncontrolled Price Method | 비교가능 제3자 가격법. 독립된 제3자 간 유사 거래 가격과 직접 비교하는 이전가격 방법론. |
| RPM | Resale Price Method | 재판매가격법. 재판매 가격에서 통상 매출총이익률을 차감해 정상가격을 산정하는 방법론. |
| PSM | Profit Split Method | 이익분할법. 거래 당사자들이 결합하여 얻은 이익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배분하는 방법론. |
| RPSM | Residual Profit Split Method | 잔여이익분할법. 기본 기능에 대한 통상이익 배분 후 잔여이익을 무형자산 기여도에 따라 분할하는 PSM의 변형. |
| TNMM | Transactional Net Margin Method | 거래순이익률법. 자회사(Tested Party)의 순이익률을 제3자 비교 대상과 비교하는 이전가격 방법론. |
| RACI | Responsible, Accountable, Consulted, Informed | 의사결정 역할 분담 매트릭스. DEMPE 실질 통제 입증에 활용. |
| DCF | Discounted Cash Flow | 할인현금흐름법. 무형자산의 정상 대가 가치평가에 활용되는 경제적 기법. |
| MAP | Mutual Agreement Procedure | 상호합의절차. 이중과세 해소를 위해 양국 과세당국이 협의하는 절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