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August 20, 2014

공동침해에 대한 미국/한국/독일의 비교법적 고찰


복수의 주체에 의한 공동침해에 대한 미국/한국/독일의 비교법적 고찰


1.   들어가는 말

자유무역협정과 인터넷의 발달로 전세계 시장이 통합되는 현상이 가속화된지 어느덧 십수년이 흘렀다. 세계적인 글로벌기업들은 이제 어느 한 국가의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모습을 갖춘지 오래다. 한 국가 내에 한 지역에 소재한 기업의 활동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큰 규모가 되었고 글로벌 기업은 전세계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사업구조 때문에 특허침해 소송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대안적인 제도를 제공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었고 ICT 글로벌 기업이 앞다투어 다른 어느 국가보다 미국에 특허출원하고 미국에서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이유가 되었다.

미국은 디스커버리 제도덕분에 특허권자가 상대방이 보유하고 있는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여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며, 미국 특허법에서 단일의 주체에 의한 실시가 아님에도 특허침해를 인정하는 예외적인 규정이 존재할 뿐아니라 미국내 및 미국외에 존재하는 복수의 주체에 의한 공동침해를 인정하는 판례가 다수 존재하여 다양한 특허침해유형을 포섭하고 있다. 물론 친특허보호정책이나 막대한 특허소송비용 역시 미국특허우선 주의 유행을 일으키는 데 한 몫을 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러한 탓이었는지 미국 시장에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면 미국 밖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다른 국가의 기업들조차도 미국의 디스커버리제도를 국제절차규범으로 여기게 되었으며,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복수의 주체가 협력하여 분산 실시하는 사업을 한다고 해도 미국 판례를 검토하여 특허공격에 대비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사물인터넷(IOT)의 시대가 도래한다고 한다. Big Data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은 복수의 중앙처리장치와 복수의 단말장치, 복수의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통신중계기 및 사이트가 결합되어 국내와 함께 해외 소재한 복수의 주체에 의해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기술영역이다

한편 특허권자입장에서는 IOT 플랫폼이나 통신시스템에 관한 특허을 출원 할 때 불가피하게 복수의 주체가 실시되는 구성으로 발명을 특정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종종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복수주체에 의한 공동침해이론이나 실무는 낯선 영역이다. 더욱이 해외에서의 일부 구성이 실시된다면 이를 현행법으로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실 복수의 주체에 의한 공동침해가 발생한 경우 그 중 가장 핵심적인 발명의 구성을 실시하고있는 자 또는 귀책 사유있는 자의 행위만 금지시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손해배상책임을 누가 지느냐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특허와는 무관한 일부 범용품이나 범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자가 선의로 공동침해에 관여된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은 구체적인 타당성이 없고 특허의 특성 및 공동침해을 반영한 별도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규정도 없기 때문이다.
본 글에서는 우선 복수의 주체가 특허발명의 구성요소를 분산 실시하는 경우, 한국,미국,독일이 어떻게 특허침해를 인정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고, 다음 호에서 해외의 분산 실시에 대해서도 비교법적으로 연구해보도록 하겠다.



2. 각국 특허법 등 법규정의 비교


. 미국 특허법 규정 및 해석

(1)   미국 특허법 제271(a)direct누구든지 특허권자의 동의 없이 특허발명을 미국 내에서 실시할 수 없다는 방식으로 특허침해를 규정하고 있다. 이때 누구든지란 “whoever” 단어를 단수형으로 사용하여 단일의 주체에 의한 실시행위만을 침해로 구성하고 있다. 이를 Single Entity Rule이라고도 한다.

(2)   그 외에 미국 특허법 제271; (b) Inducement; (c) Contributory (e) Experimental use exception/drug patent provision, (f) Sale of Kit for assembly outside U.S., (g) Import of product made outside United States by patented method은 단일의 주체에 의한 실시가 아님에도 특허침해를 인정하는 예외적인 규정들이다.


. 독일 특허법 규정 및 해석

(1)   독일은 복수의 주체에 의한 분산실시의 태양을 간접침해규정으로 포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일특허법 Sec. 10

A patent shall have the further effect that a person not having the consent of the patentee shall be prohibited from supplying or offering to supply within the territory to which this Law applies a person, other than a person entitled to exploit the patented invention, with means relating to an essential element of such invention for exploiting the invention, where such person knows or it is obvious from the circumstances that such means are suitable and intended for exploiting the invention.

(2)   독일특허법에 따르면 특허발명의 일부 구성요소를 분산 실시하는 자가 그 구성요소품이 발명의 필수구성요소와 관련된 것이고(범용품 여부는 불문하나 전용품인 경우 아래 사용목적이 추정된다), 정황증거로 그 필수구성요소품이 발명을 이용할 목적에 부합하고 또 그러한 사용의도만 인정된다면, 그 일부 필수구성요소를 분산 실시하는 자의 행위는 특허침해를 성립한다.

(3)   독일법의 규정은 마치 1990년대 생략발명의 특허침해를 인정한 한국의 판례의 태도와 유사해보인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2330 판결 등). 독일법은 미국의 판례에서 요구하는 “Direct and Control”요건도 필요하지 않고 직접침해가 존재할 것을 요하지도 않는다.


. 한국 특허법 규정 및 해석


(1)   현행 한국의 법에 따르면 특허침해가 성립하면(특허법 제127조의 간접침해포함), 특허법 제126조에 따라 침해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으며, 민법 제750, 760조 및 제741조에 따라 손해배상청구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특허법에서 특허침해에 따른 별도의 손해배상청구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2)   한국의 특허법 조문에서 미국처럼 단일주체에 의한 모든 구성요소의 실시만이 특허침해를 성립한다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 억지로 끼워 맞춘다면 동법 제126조에서 특허권자는 자기의 권리를 침해한 자에 대하여 그 침해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할 때 권리를 침해한 자권리를 침해한 자들과 같은 복수로 정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특허법 제126조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특허법이 개정된다면 이러한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한 법기술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3)   어찌되었든 복수의 주체가 특허발명을 분산실시 하는 경우 이를 특허침해가 성립되도록 구성한 명시적인 법규정은 오직 동법 제127조의 침해로 간주하는 행위뿐이다.



127(침해로 보는 행위)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업으로서 하는 경우에는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

1. 특허가 물건의 발명인 경우에는 그 물건의 생산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

2. 특허가 방법의 발명인 경우에는 그 방법의 실시에만 사용하는 물건을 생산·양도·대여 또는 수입하거나 그 물건의 양도 또는 대여의 청약을 하는 행위

(4)   한국특허법은 특허발명에만 사용되는 전용품인 경우에 한하여 그 대상물의 특허침해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미국특허법 271 (c) Contributory와 유사한 기술방식으로 독일법보다 간접침해를 제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또한  업으로” 실시할 때만  특허침해가 성립하여 특허발명이 분산 실시될 때, 어느 한 당사자가 업으로 실시하지 아니하는 경우 침해를 인정받기 어렵게 되어 있다.

(5)   미국은 다양한 태양의 간접침해를 포섭하는 규정과 판례법이 존재하지만 한국은 오직 동법 제127조만으로 간접침해를 규정하고 있는 현실에서, 미국법의 기여침해규정과 유사한 규정만 도입한 것은 개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ICT나 컴퓨터 기술 분야에서 사용되는 장치나 소프트웨어가 상당부분 범용성을 가지므로 향후 IOT 미래 시장을 고려할 때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6)   한편 특허권의 공동침해행위를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로 구성할 여지가 남아있으나 이론 구성에 논란이 많이 있다.



민법 제760조 【공동불법행위자의 책임】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공동 아닌 수인의 행위중 어느 자의 행위가 그 손해를 가한 것인지를 알 수 없는 때에도 전항과 같다. ③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행위자로 본다.

(7)   그러나 설사 복수의 주체에 의한 특허발명의 분산실시를 민법상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불법행위에 기인한 침해금지청구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미약하다. 현행 법상  손해배상청구만 가능한 근거가 될 것이다

     나아가 공동불법행위 판례의 경향을 고려하여 객관적인 공동침해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민법 제760조 제1항에 따라 선의의 당사자도 손해배상의 연대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그 구체적 타당성과 형평성이 부족해보인다.

3. 각국 판례의 비교


. 미국 판례의 태도

(1)   미국 특허법이 단일주체침해성립원칙을 정하고 있지만 판례는 복수의 주체에 의한 공동침해를 부정하고 있지 않는다. 미국의 공동침해에 관한 판례를 흐름을 보면, BMC Resources, Inc. v. Paymentech 498 F.3d 1373(Fed. Cir. 2007) Muniauction, Inc. v. Thomson Corp. 53 F 3d. 1318(Fed. Cir. 2008) 판결이전에는 침해행위에 관련된 복수의 주체간에 일련의 관계가 인정되면 공동침해를 인정하였으나 위 판결 이후부터는 요건을 강화하여 피고가 제3자가 수행하고 있는 구성요소(피고 입장에서는 생략된 구성요소)를 어떻게 수행하는지를 direct하고 control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여야 그 피고에게 특허침해을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었다.

(2) 한때 2012. 8. 31. Akamai v. limelight 사건에 대하여 미국 연방순회법원의 전원합의체가 Limelight Contents service provider와 같은 제3자를 “direct and control”하지 않음에도 Limelight의 유인침해 (Inducement infringement)를 인정하여, 마치 유인침해의 전제조건인 제3자의 직접침해를 요건으로 하지 않거나 위 Direct and Control 요건을 만족하여야만 공동침해를 인정한 종래의 판례를 뒤집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대법원에선 단일주체에 의한 직접침해를 요건으로 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 독일 판례의 태도

(1)   독일은 악의적인 복수의 주체에 의한 특허발명의 분산실시가 있는 경우 독일특허법 Sec10에 따라 필수구성품을 실시하는 자의 행위를 침해로 구성할 수 있다.

(2)   독일 드셀도르프 항소법원의 판결(Appeal Court Dusseldorf, 2 U 51/08)을 보면 아래와 같이 독일내의 복수주체에 의한 분산실시에 대한 침해구성에 한걸음 더 나아가 해외에서 특허발명의 일부 구성이 다른 주체에 의하여 분산 실시하는 경우도 특허침해를 구성한 사례가 있다. 단 귀책성에 관한 요건이 추가되었다.



1.  방법발명의 직접침해는 독일 내에서 모든 단계가 실시될 것을 요하지 않는다.

2.  독일 외에서의 단계는 독일 내에서 단계를 실시하는 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

3.  귀책성은 독일 내에서 그 특허발명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혜택이 독일에서 발생하도록 그 행위자의 의도적인 행위를 요한다.


. 한국 판례의 태도

(1)   1990년 한때 일부 구성요소를 생략한 실시의 경우도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일부 구성요소를 용이하게 생략할 수 있고, 그러한 생략에도 불구하고 작용효과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경우에는 발명의 동일성을 인정하여 특허침해로 볼 수 있다는 판례가 존재하였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2330 판결, 1997. 4. 11. 선고 96146 판결 참조).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대법원은 확고하게 이러한 생략발명을 침해로 구성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 않고 있다

     생각하건대, 복수의 주체에 의한 분산실시의 태양에서 특허침해를 막는 방법은 그 중 중요 구성요소의 실시자의 실시행위를 금지시키면 족하므로, 엄격한 요건 아래 예외적으로 생략발명을 특허침해로 인정할 수 있다면 악의적으로 복수의 주체가 분산 실시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행 간접침해 규정을 독일법처럼 개정하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2)   IOT 등을 포함하여 최근 ICT기술은 그 기술적 사상이 동일한 테두리 안에 있음에도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역할이 분담되어  복수의 주체에 의한 분산실시가 대다수를 이루고 자회사나 협력업체를 통하여 고의적으로 분산실시가 행해지는 등 악의적은 회피수단이 종종 등장한다. 이러한 이유로 하급심 판례이긴 하지만 구체적 타당성을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복수의 주체에 의한 악의적인 특허발명의 분산실시를 특허침해로 구성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 법리 구성에서 적극적으로 복수의 주체에 의한 공동침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급심 판결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3)  서울중앙지법 2007. 9. 7. 2006가합73442 침해금지청구사건의 판결에서 외국 회사의 국내 자회사(피고) kr도메인을 보유하고 있고 특허발명 각 구성요소의 실시가 외국 서버에서 행하여 지고 국내사용자들은 피고의 kr도메인을 통하여 이용하는 상황이었으나, 법원은 서비스가 피고에 의하여 국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고의 특허발명 불실시 항변을 배척하여 피고의 국내 실시를 인정하였다.

(4)   현재 한국에서 특허침해의 공동책임을 인정한 사례로는 실용신안권 침해를 결정하고 실행하게 한 주식회사 대표이사의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인정한 사례(대법원 2003. 3. 11. 선고 200048272 판 결) 및 하청업체에 물품을 자신에게만 납품하게 하였는데 하청업체의 물품 제조 과정에서 특허침해가 된 경우 납품 의뢰자를 교사자로 보아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게 한 판례(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15006 판결)등이 있으나, 이는 모두 복수 행위의 필요적 경합이 아니므로 복수주체의 분산실시에 의한 공동침해이론으로 바로 구성하기는 어렵다.

(5)   주목할 것은 대법원 2010. 8. 25. 20081541결정 이후  민법상 불법행위에 대해 금지청구를 적용할 가능성이 제한적으로 열리게 되어 공동실시행위가 공동불법행위요건을 만족하는 경우 특허법상이 아닌 민법에 근거하여 공동침해자에 대한 침해금지청구가 완전히 배제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20081541결정이전까지만 해도 대법원은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만 허용될 뿐 금지청구는 인정되지 않았다.


<참조문헌>

1.     Alexander Harguth, Divided Patent Infringement in Germany, 2012 3, McDermott Will&Emery

2.     Stephen R. Schaefer, Update on Divided and Inducing Infringment, Fish&RICHARDSON P.C.

3.     정재훈, 소프트웨어 특허 침해에 관한 고찰, 2008 10, 지식재산21

4.     특허법원 지적재산소송 실무연구원, 지적재산소송실무, 3, 박영사

5.     대한민국 대법원 판결문 및 BMC Resources, Inc. v. Paymentech 498 F.3d 1373(Fed. Cir. 2007) Muniauction, Inc. v. Thomson Corp. 53 F 3d. 1318(Fed. Cir. 2008), Akamai Tech. v. Limelight Networks 692 F3d. 1301(Fed, Cir. Aug. 31,202)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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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18, 2014

AIA 이후 미국특허소송전략수립을 위한 무효제도 장단점 비교


1.   들어가는 말

 

2011 9월 미국 개정 특허법인 ‘America Invents Act(AIA)가 법제화 되면서 보다 쉽고 저렴하게 특허청을 통한 특허 무효화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생겼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다. 특허 재심사는 신설된 ‘Patent Trial and Appeal Board(PTAB: 특허심판부)에서 다루며 신청자가 특허권자가 아닌 제3자로서 참여할 수 있는 재심사 절차로는 ‘Post Grant Review(PGR: 등록 후 재심사제도)와 ‘Inter Partes Review(IPR: 당사자 특허 무효 심판제도) 등이 운영되고 있다.


누구든지 특허침해금지소송을 받거나 강력한 경고장을 받으면 해당 제소특허의 유효성을 다투기 위하여 무효자료를 찾는다. 어렵게 무효자료를 확보한 이후에는 어떤 절차를 거쳐 제소특허의 무효를 다툴지를 선택하여야 한다.

 
AIA도입 이후 미국에서 특허에 대한 유효성을 다투는 방법으로 크게 민사지법에 Declaratory Judgement (DJ: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전통적인 방법과 미국 특허청에 신설된 IPR이나 PGR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다. 한국은 미국과 다르게 특허를 무효시키고자 한다면 특허심판원의 무효심판을 통해서만 다투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최근 일반 민사법원에서 특허무효를 적극적으로 심리하려고 하지만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과거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미국특허권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특허경고장을 받으면 민사지법에 DJ (무효확인의 소)를 제소하는 전략을 종종 구사하였다. DJ를 먼저 넣으면 여러 면에서 특허권자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어서 특허침해소송에서 좋은 전략 중 하나이었다. 그러나 AIA 도입 이후 IPR등의 장점으로 DJ가 반드시 유리한 선택은 아니게 되었다.

 
이하에서 각 장단점을 비교하여 상황에 따라 적정한 절차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특허소송전략의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2.   승소율

 
회계기준 2013년 및 2014 1월까지 미국특허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IPR 인용율이 82.8%에 육박한다. IPR 제소로 인한 협상 타결 건까지 고려하면 거의 90% IPR 청구권자의 승리로 돌아갔다. 반면, 민사지법의 무효심리에 대한 2007년부터 2012년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허권자가 66%~ 77%의 승소율을 기록하였다. 최근 IPR의 인용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민사소송내에서의 특허무효싸움이 승소율면에서 볼 땐 무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3.   관할의 제한 등

 
DJ를 먼저 넣으면 특허권자가 유리한 관할에 특허침해금지소를 제기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DJ를 심리하는 법원으로 소송이 이송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특허소송에서 관할의 선정은 매우 중요한 결정사항이다. 따라서 특허침해경고장을 받은 실시자는 자신에게 유리한 관할의 법원에 DJ를 먼저 넣어 특허권자의 관할선정의 자유도를 제한하는 전략을 자주 구사하였다. 반면 IPR등은 특허권자가 민사지법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소관할을 제한하지 못한다.

미국에는 전통적으로 디스커버리 등의 절차 면이나 심리 면에서 특허권자에게 지나치다고 느낄 만큼 유리한 관할이 여럿 있다. 그러나 소송기술상 소송이송을 막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뛰어난 소송대리인을 만나면 좋은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 본 지면에서는 이를 생략한다.

 

4.   청구범의의 해석 및 쟁점의 다양성과 일관성 등

 
IPR은 오직 선행기술(무효자료)에 따른 특허무효만을 주장할 수 있으나 민사소송에서는 다양한 무효이유를 근거로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 민사소송에서 무효를 다투는 것이 더 다양한 공격방어방법의 구사가 가능하단 말이다.

그러나 IPR은 특허법과 기술의 전문가로 구성된 3명의 합의부에서 심리하나 민사소송은 법률전문가인 재판장과 일반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에 의해서 심리된다. 아무래도 IPR의 합의부가 진보성 등을 바라보는 기준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기준이 높다는 건 그만큼 무효가능성 높아질 환경이란 뜻이다.


나아가 청구범위해석에 있어서 IPR은 민사소송보다 다소 넓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IPR의 무효율이 높아지는 또 하나의 사실상의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특허청은 명세서를 참조한 합리적인 최광의 해석(최대한 넓게 해석)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반면 민사소송은 2005 7월 필립스 판결 이후 청구항의 독립적 해석을 경계하고 명세서 전체에서 해석할 것을 주문하고서 상세한 설명 등 내재적 증거의 범위내에서 외재적 증거를 참조하여 상대적으로 좁게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특허청에서 별도의 절차를 통해 다투는 것보다 이러한 청구범위 해석을 기초로 민사소송 내에서 특허무효를 다투면서 비침해주장 등에서 일관성을 가지고 상대방의 약점을 요리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무효율이 떨어지더라도 비침해논리를 이끌어가는데에 유리한 고지를 가져올 여지가 상대적으로 더 커진다.

 

5.   기간과 비용 등

 
IPR 1년에서 1년 반이면 최종 결정에 이를 수 있으나, 민사소송은 관할법원과 재판장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평균 2년 반의 시간이 필요하다.


비용에 있어서도 IPR은 수 천만원에서 많아도 10억원을 넘지 않으나 민사소송은 AIPLA 보고서에 따르면 중간값 기준으로 소가가 10억원이하인 경우 8억원, 소가가 기250억원이 넘으면 55억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6.   디스커버리와 입증의 정도 등

 
IPR이든 DJ이든 미국의 증거개시절차인 디스커버리절차가 존재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IPR은 매우 제한된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디스커버리에서 중요한 이슈를 찾아야 한다면 IPR은 한계가 있다.

 
나아가 입증책임을 보면 IPR은 무효를 주장하는 자가 우월한 증거에 의한 입증(a preponderance of the evidence), 즉 확률적인 우위에 있는 입증만 하면 족하나, 민사소송에서는 무효를 주장하는 자가 우월한 증거에 의한 입증보다 높은 확실하고 명백하고 확실한 입증(clear and convincing evidence)에 의하여야 한다.


또한 절차 내에서 IPR은 제한적이지만 청구항을 보정할 수 있으나 민사소송 내에서는 청구항을 보정할 수 없다. 특허보정을 하지 못하게 묶어두고 싶다면 IPR은 적절하지 못하나 IPR에서 보정의 가능성과 중용권을 염두에 두고 검토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7.   청구기한의 제한 등

 

IPR은 특허등록 이후 9개월이 지난 이후에 청구할 수 있으며 특허소송이 민사지법에 제기되면 그 제소 이후 1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다. 또한 DJ(무효확인의소)를 민사지법에 먼저 넣었다면 미국특허청에 IPR을 제기할 수 없다. 반면 DJ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8.   민사소송절차의 자동 중지 등

 

실시자가 미국특허청에 IPR은 청구하면  그 이후 제소된 민사소송은 IPR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자동으로 그 절차가 중지된다. 민사소송의 절차중지는 매우 중요한 소송전략 중 하나이므로 관심을 가지고 고려하여야 한다. 반면 DJ는 이러한 효과를 가져오기 어렵다. 그 외 무효를 주장하는 자에게 미치는 금반언의 원칙은 IPR이나 민사소송 내에서 다투든지 모두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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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분쟁종결합의와 공정거래법상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



특허분쟁종결합의와 공정거래법상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대법원 201224498 판결)

 

1.     들어가는 말
 

미국의 특허소송은 자주 당사자간 협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미국특허실무자들이 특허침해소송을 마치 라이센싱 협상의 의례적인 절차로 여기는 것을 많이 보았다.

 

미국특허소송은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인 라이센싱 협상의 도구로 유용한 것 같다. 미국에서 특허소송이 벌어지면 특허 1건당 소송비용(대리인수수료와 경비) 25억원~35억원 정도가 들고 몇 건의 특허가 더 추가되면 특허소송비용이 50~60억원을 훌쩍 넘어버리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더욱이 미국은 특허소송 절차 면에서나 배심원들의 성향에서나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나라임은 분명하다. 미국은 특허권의 시장독점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입장에 서있다. 그 입장은 미국특허소송의 판결에서 내려지는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막대한 손해배상액을 보아도 실감할 수 있다. 그만큼 미국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회에 공개한 대가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비즈니스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막대한 소송비용을 투입하면서 소송을 지속하는 것은 기회손실도 크고 리스크도 너무 크다. 따라서 상대방이 소송비용 수준보다 낮은 돈을 요구하면 타결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경우가 많다.

 

반면 한국은 특허소송을 협상의 도구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비용도 미국에 비하여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 한국에서 특허소송이 벌어지면 대리인수임료를 포함하여 특허소송비용이 5천 만원에서 2~3 억원, 많아야 5~6억원 수준에 머무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허권자가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 역시 몇 천만원에서 수억원 사이 수준이다. 무효율도 높다

미국의 GDP가 한국의 13배인점을 감안하더라도 자릿수 “0”이 하나 적은 셈이다. 사정이 이 정도이면 소송을 지속하는 리스크는 대부분 감수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이는 한국에서 특허소송을 중간에 포기하거나 화해로 협상타결하는 경우는 글로벌 특허소송 전략상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라고 말한다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아이디어가 하드웨어의 부속물이라는 개념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아이디어의 공개가 산업발전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력보다는 아이디어가 하드웨어에 적용되어 실용화된 제한적 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특허권의 침해금지라는 위력 때문에 특허소송의 종결은 판결로 확정되기 보다는 당사자가의 화해로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화해합의가 포함된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계약체결자유도의 보장이라는 사적자치의 영역이다. 그러나 최근 공정래거래법상 고려하여야 할 이슈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특허분쟁의 종결시 당사자간에 이루어진 합의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는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2014. 2. 27. 대법원 201224498 판결은 특허분쟁종결 당사자간에 체결한 화해합의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부당한 공동행위 및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에 대한 것이었다. 몇가지 아쉬운 점은 있으나 대법원의 판결이니만큼 라이센싱 계약법무 담당자가 읽어보고 합의서나 라이센싱 계약서 작성시 세심한 주의가 수반되어어야 할 것이다.

 

2.     사건의 개요

 

G사는 항구토작용을 하는 온다세트론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를 받아 조프란이란 상품명으로 항구토제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D사가 G사의 특허와 다른 제조방법으로 온다세트론을 자체 개발하였다면서 온다세트론성분을  포함한 항구토제인 온다론을 출시하자, G사가 D사를 상대로 특허침해금지의 소를 제기하였고, D사는 G사를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다.

 

그 후 G사와 D사는 D 5년간(특허잔존기간보다 3개월 길었다) ‘온다론의 제조/판매를 중단하고 당사자간 관련한 모든 청구와 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하는 대신 G사가 D사에게 G사의 항구토제 조프란에 대한 공동판매권과 G사의 피부병치료제 발트렉스에 대한 독점판매권을 부여하면서, D사가 온다세트론의 생산은 물론 경쟁제품의 모든 연구/개발/제조/판매까지 금지하는 합의를 하였다.

 

공정거래윈원회는 G사가 D사에게 항구토제 조프란에 대한 공동판매권과 피부치료제 발트렉스에 대한 독점판매권을 부여하면서 조프란이나 발트렉스의 경쟁제품의 제조/생산/판매/취급을 금지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59조의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하지 않아 공정거래법의 적용대상이 되고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4호 및 제9호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이에 대해 G사는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고 금번 대법원 판결에 이른 것이다.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원 결정의 취지를 대부분 인용하였다. 단 이 사건 합의 중 피부치료제 발트렉스의 경쟁제품에 관한 부분은 관련상품시장을 확정하지도 아니하였을 뿐아니라 그 합의가 경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 중 과징금 납부명령 부분 및 당해 특정신약의 특허와 관련이 없는 다른 신약의 복제약 내지 경쟁제품에 관한 시정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특허분쟁 종결의 대가로 특허제품이 아닌 다른 제품에 대한 합의를 함께 넣고자 한다면 고려할 판결이다. 종종 당사자간에 향후 충돌할 수 있는 사업영역에서 분쟁을 사전에 막고 완전한 종결을 위해서 이러한 합의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G사와 D사간의 특허분쟁종결합의가 공정거래법 제59조의 특허권의 정당한 권리행사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판단은 특허법무실무자가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대법원은 이점에 대하여 G사가 자신들의 특허권을 다투면서 경쟁제품을 출시한 D사에게 특허 관련 소송비용보다 훨씬 큰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경쟁제품을 시장에서 철수하고 특허기간보다 장기간 그 출시 등을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서 특허권자인 G사가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자신의 독점적 이익의 일부를 D사에게 제공하는 대신 자신의 독점력을 유지함으로써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공정거래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명시하였다.

 

3.     공정거래법과 특허법의 관계

 

특허법 제94조는 명시적으로 특허권자는 업으로 그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독점한다고 하고 있다. 법이 시장을 독점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단 공정거래법 제59조는이 법의 규정은 저작권법, 특허법, 실용신안법, 디자인보호법 또는 상표법에 의한 권리의 정당한 행사라고 인정되는 행위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인정되는 행위에 한정하여 공정거래법의 적용여부를 판단 함으로써 법목적을 넘어 시장의 자유경쟁을 저해하고 독점권을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판례는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행위란 행위의 외형상 특허권의 행사로 보이더라도 그 실질이 특허제도의 취지를 벗어나 제도의 본질적 목적에 반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특허법의 목적과 취지, 당해 특허권의 내용과 아울러 당해 행위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에 미치는 영향 등 제반 사정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이는 특허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특허분쟁 종결의 합의 시 주의하여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한다.

 

본 사건에서 대법원은 판결이유에서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의약품의 특허권자가 자신의 특허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의 제조.판매를 시도하면서 그 특허의 효력이나 권리범위를 다투는 자에게 그 행위를 포기 또는 연기하는 대가로 일정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기로 하고 특허 관련 분쟁을 종결하는 합의를 한 경우, 그 합의가특허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특허권자가 그 합의를 통하여 자신의 독점적 이익의 일부를 상대방에게 제공하는 대신 자신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하여는 합의의 경위와 내용, 합의의 대상이 된 기간, 합의에서 대가로 제공하기로 한 경제적 이익의 규모, 특허분쟁에 관련된 비용이나 예상이익, 그 밖에 합의에서 정한 대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4.     판결에 대한 생각

 

(1)  특허분쟁과 협상타결의 이해필요

 

이 사건에서 D사가 G사의 특허권의 효력이나 권리범위를 다툰다는 점을 이유로 D사의 특허에 따른 독점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 나아가 이 사건에서는 D사가 특허권자 G사의 온다론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대체약품의 개발/생산/판매를 포기한 합의 자체가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가 아니라고 본 것으로 이해된다.

 

대체로 특허권의 행사와 관련된 합의가 있는 경우 공정거래법 제59조의 게이트는 쉽게 열고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고자 했던 것 같다. 판시된 기준과 달리 구체적 타당성보다는 다소 획일된 기준을 적용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허분쟁은 근본적으로 특허권의 유효성과 침해를 믿는 특허권자와 그 주장을 다투는 실시자간에 발생하는 것이다. 당사자간에 이러한 믿음의 차이가 없다면 특허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특허분쟁종결의 합의 역시, 당사자간의 다툼이 평행성을 이루는 가운데, 특허분쟁의 리스크를 줄이고자 이루어지는 것이다. 미국의 특허라이센싱 실무나 판례의 합리적인 로열티 배상 원리에서도 분쟁의 당사자가 특허가 유효하고 침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자발적인 라이센싱 협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가상하여 로열티가 산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D사가 G사의 특허권의 효력이나 권리범위를 다툰다고 하여 양 당사자간의 합의를 달리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된다.

 

특허권의 라이센싱을 받은 입장에서는 특허권의 실시권을 받는 것이 대체기술보다 얼마나 부가가치가 있는지가 대가의 최대값이 되므로 이에 대한 기준도 필요하다. 나아가 획일적이지는 않지만 특허권의 효력과 권리범위를 다투는 자가 해당 특허권의 실시권을 받기로 하였다면 대체기술을 포기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 사건에서는 D사가 특허권자 G사의 온다론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대체약품의 개발/생산/판매를 포기한 것만으로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것인지 다시 살펴볼 여지가 있다. 어찌되었든 대법원은 이러한 합의가 일단 특허권의 부당한 행사로 보고 부당한 공동행위인지여부를 따진 것으로 이해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 1심 판결 및 2심 판결과 소송기록을 읽어보지는 못하였지만 상고이유 제1점에서 온다론제품에 대한 시장과 경쟁제품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부당한 공동행위가 있다고 인정한 원심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때 G사가 보유한 특허권의 시장독점이익이 얼마나 고려되었는지 궁금하다.

 

(2)   특허권으로 보장된 독점이익의 대가의 산정 필요

 

판결문에서는 G사가 보유한 특허권의 독점이익이 얼마나 큰지에 대하여 심리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G사가 보유한 특허권 (‘온다세트론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 의 독점적 효력으로 인하여 G사 가질 시장독점의 이익을 추정하여 설시하였다면 D사와의 합의를 통해 종결의 대가로 G사가 얻게 되는 이익을 좀 더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쉽다.

 

이 사건 판결문에서는 특허소송비용과 경제적 이익을 비교하는 수준에 멈추었다. 추정하건데 양 당사자가 특허권의 효력과 권리범위를 다투는 중간에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기초로 특허권의 독점이익 산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보면 D사가 온다세트론이 포함된 모든 대체약품의 개발,생산,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합의한 점은 G사 특허권의 효력이 위협적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특허분쟁은 근본적으로 다투는 당사자간에 발생하나.로열티의 결정은 결국 특허권의 유효성을 전제로 이루어진 가상의 협상이론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한번 더 밝히고 싶다.

 

(3)   특허분쟁종결 대가의 다양한 유형을 인정할 필요

 

이 사건에서는 특허분쟁종결의 대가로 D사가 G사에게 로열티를 지급한 것이 아니라 일부 제품에서 G사의 판매점 역할이란 사업 협력과 포기를 합의한 것으로 이해된다.

 

특허권은 침해자의 실시사업을 중단시킬 수도 있고 대가를 받을 수도 있게 하는법정 독점배타권이다. 그 특허권은 무효등이 확정되기 전에는 어느누구도 그 효력을 부정해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허권 행사 중단의 대가는 반드시 금전으로 제한되지 아니한다. 대가는 단순히 로열티라는 돈으로 지급될 수 도 있고, 비즈니스에서 다양한 반대급부로 대체하여 지급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제한하는 것은 사적 자치의 지나친 제한이자 특허권의 효력을 극히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 점은 실무적으로 계속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4)  특허분쟁종결 합의 대상

 

이 사건에서는 특허분쟁종결의 대가로 D사가 특허권자 G사의 항구토제 온다론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대체약품은 물론 분쟁대상 특허와 무관한 피부치료제 발트렉스의 개발 및 생산을 포기하고 G사의 온다론제품의 판매와 발트렉스제품을 독점 판매하기로 합의한 자체가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가 아니라고 본 것으로 이해된다.

 

특허권자와 실시자가 향후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사업영역을 함께 묶어서 특허분쟁을 완전하고도 종국적으로 종결할 의사를 갖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특허분쟁종결에 대한 대가는 당사자들의 사정에 따라 단순히 특허발명의 사업에만 한정되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이것을 제한하면 경쟁업체는 계속된 특허분쟁의 순환고리를 끊지 못한다. 대가는 다양한 방식으로 양 당사자간에 이익이 된다면 합의될 수 있어야 한다.

 

생각컨데, 만일 특허발명과 관련되지 않은 사업에서 그 대가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특허권이 미치는 영역 밖의 합의이므로 그 합의로 인하여 시장의 자유경쟁이 얼마나 저해되는지를  특허권의 시장독점이익과의 비교하여 특허권의 정당한 권리행사인지를 살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특허권의 정당한 권리행사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특허발명의 영역이 이 아닌 해당 합의 대상의 시장을 확정하고 이에 경쟁제한이 미치는 영향과 특허권의 독점이익을 반드시 따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5)  합의 존속기간과 특허권 만료일의 관계

 

이 사건에서는 합의 존속기간이 2005. 4. 16.으로 G사의 특허만료일인 2005. 1. 25. 로부터 3개월을 초과하고 그 이후 계속 갱신하였다.

 

획일적으로 합의 존속기간 역시 반드시 특허권의 만료기한 내에 있어야 한다는 제한은 설득력이 약하다. 로열티 지급방식에서도 할부지급방식이 많이 있다. 특허권자가 침해자로 인하여 입은 독점이익손실을 충분히 배상받을 때까지 대가를 지급받는 합의는 존중되어야 하지 않을 까 생각한다.

 

이 사건에서는 합의 존속기간이 G사의 특허만료일을 3개월 초과하였다고 합의가권리의 남용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본 합의가 그 이후 계속 갱신되어 이 사건 심의일인 2011. 10.19.까지도 유효했다는 점은 G사와 D사간의 합의가 과거 특허분쟁종결 합의를 넘어서 현재는 다른 비즈니스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의심을 가지게 한다. 판결은 이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5.     결 론

 

공정거래법을 적용함에 있어서도 조금만 더 특허법, 특허라이센싱, 특허손해배상이론에 대한 이해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이번 대법원 판례를 통해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는 특허권의 정당한 행사에 해당하지 아니한 행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 같다.

 

특허권자가 자신의 특허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의 제조/판매를 시도하면서 그 특허의 효력이나 권리범위를 다투는 자에게 그 행위를 포기 또는 연기하는 대가로 일정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기로 하고 특허 관련 분쟁을 종결하는 합의를 한 경우, 그 합의의 내용이 공정거래법 위반여부가 없는 지 좀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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