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에게 필요한 비밀정보보호방안과 그 한계


Startup에게 많이 발생하는 비밀정보 유출사건은 종업원에 의한 경우가 많다. Startup에게 유일한 무기인 핵심기술정보가 유출된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Startup은 종업원으로부터 비밀보안서약서를 징구하면서 그 서약서에 대부분 i) 비밀정보 비공개 약정 [Nondisclosure Agreements]과, ii) 전직금지 혹은 불경쟁 약정[Non-compete Agreements], iii) 불유인 약정[Non-Solicitation Agreements]이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Nondisclosure Agreements는, 회사의 경쟁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정보, 영업비밀, 발명을 목적범위 외에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유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으로 구성되고, Non-compete Agreements는, 회사의 비밀정보 등을 취득한 종업원이 재직 중 또는 퇴직하여 회사와 경쟁행위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으로 구성되며, Non-Solicitation Agreements는 회사의 비밀정보 등을 취득한 다른 핵심 연구원이나 종업원, 또는 고객을 유인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으로 구성된다.  
 
위 세가지 종류의 약정이 잘 짜여진다면 일단 계약상 의무를 현직 및 퇴직 종업원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할 수 있어서 나름 Startup은 안심하고 마음껏 투자하고 종업원을 통해서 비즈니스와 연구개발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위 세가지 약정이 유효한지이고, 충분히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장치이냐 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종업원에 의한 영업비밀 침해분쟁은 지리하고 비용도 많이 들며 손해액 역시 정량화하기 힘들다. 사실 이러한 분쟁이 발생하면 그 혜택은 변호사에게 돌아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종업원이 악의적으로 회사의 영업비밀정보를 빼돌리거나 부정하게 사용하는 증거가 명확하게 발견된 경우가 아닌 한, 영업비밀침해에 관한 민형사상 조치만으로 광고효과 이외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Nondisclosure Agreements와 Non-Solicitation Agreements의 위반은 현실적으로 분쟁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면 그 유효성에 대한 다툼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오직 그 증거의 확보가 문제될 뿐이다. 그러나 Non-compete Agreements는 좀 다르다. Startup이 주의를 기울이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Non-compete Agreements은 주로 종업원이 사용자와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에 취업하거나 스스로 경쟁업체를 설립, 운영하는 등의 경쟁행위를 하지 아니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제한은 헌법에 규정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한할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여 일반 소비자의 이익을 해칠 우려도 적지 아니하고, 특히 퇴직 후의 경쟁업체로의 전직금지약정은 근로자의 생계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므로 그 전직금지 제한 약정의 존재 및 기간 등의 유효성을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는 편이다.

 
 
참고로 대법원 2003. 7. 16. 자 2002마4380 결정에 따르면, 재판부는 회사가 전산시스템으로 영업비밀보호서약서를 징구하는 것만으로는 전직금지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해당 근로자가 사의를 표명할 당시 해당 근로자의 서명이나 날인이 들어간 서약서를 징구하여야 경업금지약정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다. 즉 반드시 퇴직 시 해당 종업원이 직접 서명 또는 날인한 전직금지서약서가 있어야 안전하다는 것이다. 입사시 행정편의상 전산시스템으로 서약서를 징구하더라도 연봉계약서 서명 시 또는 정기적으로 직접 서명 또는 날인한 서약서의 징구 절차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한편 미국의 경우를 살피면, California와 같은 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유경쟁 또는 상거래를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거나 형평의 원리를 지나치게 훼손하지 않는 한 Non-compete Agreements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편이다. Common law 원칙을 따르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심할 것은 포괄적이거나 무제한적인 Non-compete Agreements 유효성은 인정되기 어렵다. 합리적으로 전직제한의 지역, 기간, 산업의 제한이 필요하다. 나아가 California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천적으로 Non-compete Agreements의 유효성을 부정하고 있는 점도 주의하여야 한다.
 

캐나다의 경우도 전직제한의 합리적인 기간, 지역, 산업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으면 그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을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유럽에서는 대부분 사용자가 합리적인 사업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면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합리성과 형평의 원리는 그대로 적용된다. 예컨대, 독일의 경우 전직제한기간이 최대 2년 이내여야 하고 종업원에게 합리적인 전직금지대가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고, 프랑스 역시 전직제한기간이 최대 2년 이내이어야 하며 종업원에게 마지막 연봉의 30%를 보상하여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판결에서도 전직금지대가의 보상이 없는 약정은 무효로 본 사례가 종종 있다.
 

따라서 Startup이 특허 등과 같은 물권적 권리의 확보에 투자하지 않고 초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업비밀보호전략에만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분쟁이 발생하면 오히려 더 큰 비용이 들어가게 되며 회사의 생사가 흔들릴 수 있다.
 

Startup은 연구개발 직접비와 함께 특허출원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미리 충분히 산정하여 투자계획을 잡아야 한다. 운영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Startup에게 먼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초기 자금운영계획이나 투자계획에 특허 확보 전략이나 계획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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