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경험을 사는 시대, 가치를 사는 시대에서 우리는 과연?
"어쩌다 어른" 이란 프로그램이 참 좋습니다. 제가 방영시간대를 기억하는 몇 안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오늘은 우연히 사회심리학자 '허태균' 교수의 강연을 다시 보게되었습니다. 못보신 분은 VOD라도 구매해서 꼭 보시기를 강추합니다.
모든 의사결정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결정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제 리스크가 발생할 때 억울함을 느끼는 이유의 대부분의 경우는 의사결정을 통해 발생할 리스크를 점검하지 못한 탓이거나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는 진단, 마트에서 물건을 무단으로 가져가는 것은 범죄행위로 여기나 타인이 개발한 SW나 콘텐츠를 그냥 가져다 사용하는 것에 죄의식이 없는 것은 그 사회가 물질적으로 급성장하면서 개인의 가치가 무너진 것이라는 것이라는 뼈아픈 지적, 사람은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가져다 줄 경험을 구매하는 것이라는 말은 통찰력을 가져다주는 중요한 깨우침이었습니다.
경험은 자신만의 가치를 확인하고 만들어주는 소재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HW의 성능과 크기, 가격이 차별화된 경험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덕택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제품을 더 크게 더 멋있게 더 빠르게 더 싸게 더 많이 더 잘만들어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죠. 그러나 이제 HW만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가져다 주는 것은 한계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국가/기업 브랜드만 가리면 중국제품이든 일본제품이든 한국제품이든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SW가 경험의 차별성을 가져다 주는 개발핵심이 되었습니다. SW는 HW에 차별화된 경험, 특히 차별화된 오감,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는 것의 차별성을 가져다 주게 되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 광고에서 전화를 본다(see)는 단어를 사용하여 그 차별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현대는 HW와 SW의 구분마저 무너지고 있습니다. Firmware라는 이름으로 SW를 HW에 제한적으로 융합하던 시대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모든 HW가 정보를 교환하고 경험을 교환하는 시대가 오고 습니다. 이것이 바로 Industry 4.0인 것입니다.
심지어 이런 현상은 완성품 개발자뿐 아니라 그 구성 부품공급자에게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품공급자는 자신이 개발한 부품 HW의 성능과 기능, 신뢰성의 차별성을 판매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구매자인 완성품 제작자에게 그 부품이 가져다 줄 경험의 차별성을 선전하고 부품 사용 설계에 관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대량 생산력이 경쟁력이었던 시대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남이 만들어 놓은 기준, 기능, 경험을 그대로 모방하여 얼마나 더 빠르게 크게 더 좋은 성능으로 더 많이 싸게 만드는 것으로는 중국과 같은 후발 Fast follower (이제 중국은 First Mover로 변모하고 있지만)과 경쟁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지식재산 서비스 산업 역시 대량생산 경쟁력에 안주하고 있으면 ,
인공지능에 따른 대량처리의 신속성과 정확성, 저렴한 후발국가 전문가 서비스, 타직역과의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대량생산방식은 그 생산에 참여하는 구성원에게도 만족도를 가져다 주지 못한다고 합니다. 생산과정의 일부에 부품처럼 참여한 것만으로 과연 창작의 과정에 일의 완성에 참여하였다는 만족감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미래는 어떻게 변할지? 나는 무엇을 준비하여야 하는지?
나는 어떻게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전달할 것인지, 가치를 공급할 수 있을지 진심으로 고민됩니다.
누군가는 이글을 읽으면서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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