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으로부터 배우기 - 영화 커런트워(The Current War)로부터 영감을 얻어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의 전쟁을 소재로 한 “커런트워(The Current War)”를 보았습니다. “에디슨”은 발명을 상담할 때면 한번 정도는 언급할 정도로 친숙한 이름이고 ‘웨스팅하우스’도 전력분야에 근무한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에디슨’은 특허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사업에 효율적으로 활용한 사업가 중 한 명입니다. ‘에디슨’이 ‘웨스팅하우스’와의 전류전쟁(The Current War)”에서 웨스팅 하우스에 대한 네가티브 전략에 집착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세운 “에디슨 GE”사의 지배권을 빼앗기는 일은 없었을 지 모릅니다. ‘에디슨’은 자신만을 내세우는 등 비판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였지만 여전히 성공하는 기업가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스타트업 들이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영화에 나오지는 않지만 ‘에디슨’은 자신이 개발한 영사기에 대한 특허를 이용하여 특허전쟁을 벌이고 ‘영화특허권사(Motion Picture Patents Company, 이하 MPPC)’를 세워 뉴욕의 10여개의 영화제작사에게만 영화 제작을 허락하고 배급을 독점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ye shoulders of Giants (만약 내가 멀리 볼 수 있었다면 이는 거인의 어깨 위에 앉았기 때문이다).” - 아이작 뉴튼 (Isaac Newton)

보통 ‘에디슨’은 발명가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에디슨’은 사실 사업가로서 더 성공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에디슨은 어떤 발명을 처음 한 것이 아니라 남의 발명품을 개량하여 상품화하고 대중화한 사업가이었습니다. 
에디슨이 자랑하던 백열전구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린제이’(James Bowman Lindsay)는 처음 백열전구를 발명하였으나 이를 공중미팅에서 발표(자랑)만 하고 특허 출원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그의 백열전구는  이론적인 수준이었고 수명도 짧아 상용화하기 어려웠습니다.
‘에디슨’은 이 문제점을 해결하면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믿고 수명이 긴 백열전구 개발에 나섰습니다. 에디슨은 대나무를 태워 얻은 탄소가 상업성이 있고 저항성 높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876년 캐나다 발명가인 헨리 우드워드 (Henry Woodward)가 이미 탄소 필라멘트의 백열전구를 발명하여 미국특허 U.S. Patent 181,613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에디슨은 여기서 굴복하지 않고 헨리로부터 특허를 매입하고 수많은 반복 실험을 계속합니다. 그 결과 진공상태에서 필라멘트 수명이 상품화 가능한 수준으로 연장된다는 점을 알아내고, 전구의 진공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밀봉된 유리전구를 개발하였습니다. 그렇게 밀봉된 유리전구에 저항력이 강한 탄소 필라멘트를 사용한 백열전구가 탄생하였고 이를 특허로 출원하고 사업화 하였습니다. 

“하나의 새로운 제품을 상품화하여 세상에 혁명을 가져왔다”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전구’ 개량특허는 제너럴 일렉트릭의 전신인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의 설립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씨앗이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모으는 방법은 투자를 받고 주식을 넘겨주거나 특허를 넘겨주는 것이 보편적이었다고 합니다. 특허는 금융과 경제활동의 기본 수단이었습니다. 때문이었는지 사업가 ‘에디슨’은 21살이었던 1868년 수많은 개량발명에 대해 약 1,093개의 특허를 출원하기까지 하였다고 합니다 (출처 : http://edison.rutgers.edu/patents.htm )

‘에디슨’의 백열전구 상용화는 전기생산(발전)기술, 송배전기술을 발전시키는 시너지효과를 가져왔고 당시 대세이었던 전기자동차의 개발과 전지의 개발을 촉진하였습니다. ‘에디슨’의 발명은 단순히 전구의 개발을 넘어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친 혁명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타인의 아이디어를 이용하여 상품화에 성공하다”

또한 ‘에디슨’은 에드워드 마이브리지(Eadweard James Muybridge)가 최초로 발명한 영사기를 보고 영화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하였습니다. 에드워드의 영사기는 일정 간격으로 나열한 여러개의 촬영기로 달리는 말을 차례로 사진을 찍고 그 여러 개의 사진을 둥글고 납작한 유리판에 이어 붙인 뒤 회전시키면서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이었습니다. 여러 개의 정지 사진을 이어서 육안으로 보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원리를 처음 이용한 장치이었습니다. 이어 오귀스탱 르 프랭(Augusstin Le Prince)는 영사기에 사용되는 유리 판을 필름으로 교체한 영상 촬영기와 영사기를 발명하였고 (US 376,247), 헨리 라이헨바흐는 필름제조방법을 발명하였습니다(US 417,202). 때마침 코닥(Kodak)은 세계 최초로 셀룰로이드 롤 필름을 생산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영화 산업에 가능성을 믿고 있던 ‘에디슨’에게는 이것은 좋은 재료이었습니다. ‘에디슨’은 코닥이 개발한 롤 필름을 이용하여 여러 개의 롤러에 순차적으로 감아 사용하는 영사기를 개발하였으며 (US 493,426), 에디슨은 롤러에 필름을 감을 수 있도록 롤러에 톱니를 만들고 그 톱니가 필름을 물어 이송할 수 있도록 필름을 35mm 좁은 폭으로 자르고 필름 양쪽 가장자리에 구멍을 뚫었습니다. 이런 아이디어까지 특허 출원하여 필름을 독점하려고 시도하였으나 등록 받지 못하였습니다. 에디슨이 1891년부터 1913년까지 획득한 영화산업관련 특허는 총 9건이었습니다.
(출처 : http://edison.rutgers.edu/filmpats.htm). 

그러나 ‘에디슨’이 개발한 영사기는 렌즈를 통해 한사람만 볼 수 있는 개인용 재생 장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는 이를 좀더 발전시켜 촬영과 상영을 함께할 수 있는 카메라 겸 영사기인 시네마토그래프(cinematograph)를 발명하였고(US 579,882) (시네마의 어원이 여기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관람할 수 있도록 스크린투사 방식을 채택한 영사기로 발전시켰습니다. 

이러한 발명들에 힘을 얻어 영화산업이 점차 성장하자 ‘에디슨’은 자신이 획득한 영상기 특허의 독점력을 이용하여 뉴욕의 10여개 주류 영화사와 필름 제조사인 코닥과 함께 MPPC를 만들고 허락 받는 자들에게만 필름을 공급하였을 뿐 아니라 영사기도 에디슨이 만든 제품만 사용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배급 역시 독점하였다고 하니 거의 갑질 수준이었을 겁니다. 이러한 횡포를 피해 서부 캘리포니아로 떠난 독립 영화사들이 모여 할리우드(Hollywood)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네요. 

‘에디슨’은 미국 연방특허제도를 잘 이해하고 사업에 활용한 사람입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사진저작물이 아닌 새로운 형식의 ‘동영상저작물’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헛점이 있었습니다. 에디슨은 이 헛점을 이용하여 프랑스 영상물을 무단으로 복제해 미국 전역에 판매하였고 그렇게 많은 돈을 번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제도를 잘 이해하고 활용한 사업가 면모를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성공의 핵심은 상품을 만들고 특허화하는 것”

앞서 본 것처럼 에디슨은 상품화단계에 이르지 않은 남들의 아이디어를 개량하여 상품으로 세상에 처음 내어 놓는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발명을 특허화하고 사업에 철저히 활용하였습니다. 아이디어를 발명으로 완성하는 것과 그 아이디어 발명을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차원이 다른 과정입니다. 또한 개발실 단계에서 만들어낸 프로토타입을 대량생산가능한 양산품으로 만들어내는 것 역시 차원이 다른 과정입니다.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던 아이디어를 사용자들이 돈을 주고 구매할 정도로 상용화하여 대량생산하는 과정은 그리 쉬운것이 아니며 특별히 사업가들의 몫일 것입니다. 

스타트업들이 에디슨에게 배워야할 점이 바로 이러한 실행력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또한 그 실행력이 든든한 특허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경쟁력과 지배력을 발휘할 수 없음 역시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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