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ugust 7, 2026

도면에 의한 서면기재 인정 여부: 사례 분석 및 실무 가이드

도면에 의한 서면기재 인정 여부: 사례 분석 및 실무 가이드

도면에 의한 서면기재 인정 여부: 사례 분석 및 실무 가이드

글을 시작하며

특허 분쟁이나 심사 대응을 진행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 마주치곤 합니다.

  • 사례 1 — 특허 명세서의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명시적인 텍스트 기재가 없지만, 도면에 도시된 구조를 근거로 청구항을 보정하려는 경우
  • 사례 2 — 선행문헌의 본문에는 설명이 없으나, 첨부된 그림에 나타난 특징이 본 발명의 청구항과 동일하다고 주장(무효 또는 거절 이유)하는 경우

이 두 사례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법리적으로는 성격이 다릅니다. 사례 2는 선행문헌의 도면이 신규성·진보성 판단의 증거가 될 수 있는지, 즉 통상의 기술자가 해당 도면을 보고 기술 상식에 비추어 어디까지 인식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주제는 별도의 글에서 상세히 다루기로 합니다.

이번 글은 사례 1의 쟁점, 즉 자신의 특허 명세서에 텍스트 기재가 부족하더라도 도면이 서면기재(Written Description)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관련 법리와 판례를 탐구합니다.

이처럼 도면에만 존재하는 특징을 서면 기재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각 국가 관할 법원의 판례와 법리를 면밀히 분석하지 않고서는 그 구체적인 기준과 한계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특정 사례 분석을 통해 실무적 확신이 생기는 순간이 역설적으로 가장 위험한 때입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전문가와 충분히 논의하지 않으면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1. 미국 §112(a) 서면기재요건 — 도면은 어디까지 대신할 수 있나?

미국 특허법 제112조 제1항의 서면기재요건(Written Description Requirement)은 출원인이 최초 출원 당시에 청구범위에 기재된 발명을 실제로 완성하여 '보유(Possession)'하고 있었는지를 통상의 기술자(POSITA) 관점에서 검증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명세서의 상세한 설명(텍스트)이 청구범위를 뒷받침해야 하지만, 미국 판례법은 텍스트 설명이 다소 부족하거나 생략되었더라도 최초 출원서에 포함된 도면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발명의 보유 사실을 명확히 공시하고 있다면 서면기재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합니다.

💡 심화 개념 — 보유(Possession)의 법적 의미

서면기재요건에서 말하는 보유(Possession)는 유체물의 물권적 소유가 아닙니다. CAFC는 Ariad v. Eli Lilly (en banc, 2010)에서 이를 Possession Test로 정립했습니다. 즉 "발명자가 청구된 발명적 구성을 이미 완성하여, 통상의 기술자가 명세서 전체(텍스트·도면·표 등)를 통해 그 사실을 합리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아울러 서면기재(Written Description)실시가능성(Enablement)은 §112(a)의 별개 독립 요건입니다. Enablement가 "통상의 기술자가 발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충분히 가르쳤는가"를 묻는다면, Written Description은 "발명자가 그 subject matter를 출원 시점에 이미 보유했음을 보여주는가"를 묻습니다. 따라서 둘 중 하나만 흠결일 수 있습니다.

2. 도면에 의한 서면기재 인정 대표 판례

(1) Vas-Cath Inc. v. Mahurkar, 935 F.2d 1555 (Fed. Cir. 1991)

①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마쿠르카(Mahurkar) 박사는 혈액 투석에 사용되는 이중 루멘 카테터(Double-lumen Catheter)를 개발하고, 최초에 디자인 특허(Design Patent)를 출원했습니다. 이 디자인 특허는 카테터의 구체적인 단면 형상과 결합 구조를 정밀하게 묘사한 도면들을 포함하고 있었으나, 상세한 설명(텍스트)은 매우 간략했습니다.

이후 마쿠르카 박사는 이 디자인 특허의 출원일을 소급받아(우선권 주장) 실용 특허(Utility Patent)를 출원하면서, 카테터 단면의 직경 비율과 특정 결합 범위를 청구항에 수치적·기능적 한정으로 기재했습니다.

침해 소송에서 피고인 바스캐스(Vas-Cath)사는 "실용 특허 청구항에 기재된 구체적인 직경 비율이나 수치적 특징들은 최초 디자인 출원서의 텍스트에 단 한 줄도 적혀 있지 않았다"며 서면기재요건 위반(35 U.S.C. § 112)으로 특허 무효를 주장했습니다. 지방법원은 약식판결(Summary Judgment)로 특허 무효를 선언했습니다.

②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의 판단과 법리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방법원의 무효 판결을 전격 뒤집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자일스 리치(Giles Rich) 판사의 판결문은 도면의 서면기재요건 충족 법리를 다음과 같이 명확히 정립했습니다.

  • 서면기재요건의 본질(Possession Test) — 핵심 질문은 출원인이 문자적 묘사를 완벽히 했는가가 아니라, 최초 출원서의 전체 공개 내용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발명가가 출원 당시에 청구된 발명을 확실히 인식하고 보유하고 있었음을 합리적으로 전달하는가"에 있습니다.
  • 도면의 독립적 공시기능 인정 — 서면기재가 반드시 텍스트 문장으로만 달성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도면 자체도 독립적인 서면 공개(Disclosure)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법원은 통상의 기술자가 도면을 보고 기술 상식에 비추어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면, 도면을 통해 다음 요소들이 적법하게 개시된 것으로 봅니다.

  1. 형상(Shape) — 특정 입체 구조 및 단면 구조
  2. 상대적 비율(Relative Proportion) — 부품 간의 크기나 면적 비례
  3. 구성요소 위치(Component Location) — 공간적 배치 관계
  4. 각도(Angle)길이 관계(Length Relationship)
  5. 반복 구조(Repeating Structure)

결론 — 최초 디자인 특허 도면에 카테터 단면 구조와 루멘의 상대적 비율이 매우 정밀하고 명확하게 시각적으로 묘사되어 있었으므로, 비록 텍스트 설명이 전혀 없었더라도 통상의 기술자라면 마쿠르카 박사가 해당 수치적 범위를 이미 보유하고 있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 심화 개념 — 착상(Conception)과 보유(Possession)는 왜 다른가?

Vas-Cath가 확인해 준 핵심은, 서면기재요건에서 말하는 보유(Possession)는 발명자의 마음속 착상(Conception)과 구분된다는 점입니다.

  • Conception(착상) — 발명자의 마음속에 완전하고 작동 가능한 발명 아이디어가 형성된 상태
  • Possession(보유, WD 문맥) — 그 착상이 명세서(텍스트·도면 등)를 통해 통상의 기술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공시된 상태

즉, 발명자가 마음속에서 더 넓은 범위를 구상했더라도, 그 범위가 명세서에 객관화·공시되지 않으면 후출원·보정에서 그 범위를 청구할 때 written description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Gentry Gallery, LizardTech, Ariad 등이 모두 이 패턴에 해당합니다.


(2) Moba B.V. v. Diamond Automation, Inc., 325 F.3d 1306 (Fed. Cir. 2003)

Moba 사건은 일반 기계 장치(달걀 선별 및 이송 시스템) 특허가 쟁점이었으나, 주요 바이오 판례들을 인용하며 서면기재요건의 일반적 대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법원은 "최초 출원서는 발명자가 출원 당시 해당 발명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통상의 기술자 관점에서 보여주는 충분한 정보(Sufficient Information)를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서면기재를 충족하기 위해 특정한 고정식 형식(Rigid Format)의 공개가 강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즉 발명의 보유 사실은 상세한 설명의 문장뿐만 아니라, 도면(Drawings), 구체적 실시예, 업계에 공인된 기술 상식(Prior Art/Common Knowledge), 구조-기능 상관관계(Structure-Function Correlation) 등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입체적으로 입증될 수 있으며, 도면은 이러한 보유 사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강력한 시각적 증거물로 취급됩니다.


3. 주요 판례 연혁 — 도면 공시의 한계를 좁혀온 흐름

Vas-Cath가 도면의 독립적 공시 기능을 인정하면서도, 이후 판례는 도면과 텍스트로 입증할 수 있는 보유의 범위에 엄격한 기준을 세워왔습니다. 주요 흐름을 정리합니다.

판례 쟁점 기술 핵심 법리
Eli Lilly (1997) 인간 인슐린 cDNA 등 광범위한 DNA 서열 정의·식별 없이 기능적 용어만으로 넓은 범위를 청구하는 것은 WD 불충족. Representative species 또는 구조적 특징 서술 요구.
Enzo Biochem (2002) DNA 프로브; 공인 기탁(deposit)의 WD 충족 여부 공인 기탁(ATCC 등) + 정확한 reference가 있는 경우 WD 수단이 될 수 있으나, 단순 기능적 묘사만으로는 넓은 claim의 possession 부정.
Rochester (2004) COX-2 선택적 억제제 — 구체 화합물 없이 기능만 청구 구체 화합물 구조 없이 기능적으로만 넓게 청구하면 possession 부정. Enablement와 구별되는 WD 독립 요건 강조.
LizardTech (2005) 이미지 압축(DWT) — 단일 알고리즘 공시, 포괄 청구 단 하나의 구체 알고리즘만 개시하면서 "모든 seamless DWT 방법"을 포괄하는 claim 21을 청구한 것은 WD 위반. 소프트웨어 분야에도 동일 법리 적용.
Ariad v. Eli Lilly
(en banc, 2010)
NF-κB 경로 조절 — 모든 조절 방법을 기능적 포괄 청구 WD와 Enablement의 독립성을 en banc로 최종 확립. Possession Test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정립한 이정표 판례.
💡 심화 대비 — Vas-Cath(구조발명)와 LizardTech(소프트웨어)의 차이

두 사건은 written description/possession이 발명 유형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포인트Vas-CathLizardTech
핵심 공시 수단 도면 중심 구조 공시 텍스트 중심 알고리즘 공시
공시 vs claim 관계 도면이 청구 구조를 그대로 보여줌 → possession 인정 하나의 알고리즘만 개시, 포괄 claim 작성 → possession 부정
법리적 메시지 "도면은 강력한 written description 수단" "단일 실시예로 넓은 functional class를 잡으면 WD 위반"

구조발명에서는 정밀한 도면이 possession을 입증하는 1차적 증거가 됩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알고리즘 발명에서는 도면이 블록 다이어그램 수준에 그치기 쉬우므로, representative algorithms와 공통 구조적 특징을 텍스트로 충분히 개시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4. 후출원·보정에서 Claim 확장 → Written Description 위반 여부의 판단 법리

Vas-Cath와 Moba가 확인한 것처럼, 최초 출원서의 도면이 충분히 구체적이면 이후 계속출원(Continuation)이나 보정(Amendment)에서 청구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그러나 확장의 방향과 폭이 명세서 공시 범위를 벗어나면 written description 위반이 됩니다. 어느 선까지 확장이 허용되는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두 사건이 Gentry Gallery(1998, 위반 인정)와 ScriptPro(2015, 위반 부정)입니다.

(1) Gentry Gallery, Inc. v. Berkline Corp., 134 F.3d 1473 (Fed. Cir. 1998) — WD 위반 인정

① 사실관계 및 명세서 공시

발명의 대상은 두 개의 리클라이너 좌석 사이에 위치한 콘솔(console)에 리클라이너 작동 스위치(controls)를 배치하는 소파 구조입니다. 명세서와 도면은 이 콘솔 위치를 발명의 중심 특징으로 반복 강조했습니다. 명세서에는 "controls가 콘솔에 위치해야 한다"는 취지의 서술이 여러 차례 등장했고, 콘솔 이외의 위치에 controls를 두는 구현 방식에 대한 공시나 암시는 전혀 없었습니다.

② 문제된 Claim 확장

침해 소송에서 유리한 권리 범위를 확보하기 위해, 특허권자는 청구항에서 controls의 위치 한정(콘솔)을 삭제하고 소파 어디에나 controls가 위치할 수 있는 것처럼 읽히는 넓은 청구항을 주장했습니다.

③ CAFC의 판단

CAFC는 written description 위반을 인정하며 해당 청구항을 무효로 선언했습니다. 법원의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명세서 전체를 보면, controls가 콘솔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 발명의 본질적 특징(essential feature)으로 강조되어 있다. 이를 삭제한 청구항은 출원 당시 명세서가 공시한 것을 벗어난 사항을 청구하는 것이므로, 통상의 기술자는 발명자가 그 넓은 범위를 출원 시점에 possession했다고 인식할 수 없다."


(2) ScriptPro LLC v. Innovation Associates, Inc., 833 F.3d 1336 (Fed. Cir. 2016) — WD 위반 부정

① 사실관계 및 명세서 공시

발명의 대상은 약국 자동 조제 시스템, 즉 처방약 용기를 환자 이름·보관 구역(bin) 빈 공간 여부 등 다양한 기준으로 자동 분류·저장하는 시스템입니다. 명세서는 특정 분류 방식(환자 이름 + bin 상태 기반)을 실시예로 상세히 설명했지만, 동시에 "본 발명의 시스템은 다양한 기준과 방법으로 처방약 용기를 분류·보관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일반적 설명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② 문제된 Claim 확장

지방법원은 명세서의 실시예가 특정 분류 방식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보다 포괄적인 자동 분류·보관 시스템을 청구하는 넓은 청구항은 written description 위반이라 보고 무효를 선언했습니다.

③ CAFC의 판단(지방법원 파기 환송)

CAFC는 지방법원의 무효 판결을 파기 환송하며 WD 위반을 부정했습니다. 법원의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명세서에는 특정 실시예 외에도 시스템이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는 일반적 공시가 존재한다. 통상의 기술자가 명세서 전체를 읽으면, 발명자가 해당 시스템의 general class를 출원 당시 possession하고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다. Written description은 claim을 실시예만큼 좁히라는 규범이 아니라, 공시 범위를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claim에 가져오지 말라는 규범이다."


(3) 두 사건의 판단 법리 비교

비교 항목 Gentry Gallery (1998)
WD 위반 인정
ScriptPro (2016)
WD 위반 부정
기술 분야 리클라이너 소파 — 콘솔/컨트롤 위치 약국 자동 조제 시스템 — 처방약 분류·저장
명세서의 핵심 공시 controls가 두 좌석 사이 콘솔에 위치해야 함을 발명의 본질적 특징으로 반복 강조 특정 분류 방식을 실시예로 설명하되, "다양한 기준·방법으로 구현 가능하다"는 일반적 공시도 병존
변형 구현에 대한 공시 콘솔 이외의 위치에 controls를 두는 구현에 대한 공시·암시 전무 다양한 분류 기준·구조가 가능하다는 암시·진술이 명세서 내 존재
문제된 Claim 확장 방식 발명의 핵심 구성요소(controls의 콘솔 위치)를 삭제하여 위치 무관하게 포괄 특정 분류 기준 일부를 일반화했으나, 시스템의 핵심 구조(자동 분류·저장 메커니즘)는 유지
CAFC의 핵심 논거 "controls의 콘솔 위치는 발명의 본질. 이를 삭제한 claim은 출원 당시 발명자가 possession하지 않았던 범위를 청구한 것" "명세서 전체로 볼 때, 발명자는 general class의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었고, 특정 실시예는 그중 하나에 불과. 넓은 claim도 possession 범위 내"
명세서 tone의 함의 실시예를 발명의 '본질'로 기술 → claim 범위가 실시예에 구속됨 실시예를 '예시'로 처리 + 확장 가능성 언급 → 넓은 claim 허용
결론 §112(a) WD 위반 → 해당 청구항 무효 §112(a) WD 충족 → 지방법원 무효 판결 파기
법리 메시지 "핵심 구성요소를 삭제하고 claim을 넓히는 것은 possession 범위 초과" "WD는 claim을 실시예 수준으로 좁히라는 규범이 아니라, 공시를 벗어난 새 아이디어를 claim에 가져오지 말라는 규범"
💡 두 사건의 분기점 — 명세서 tone이 possession 범위를 결정한다

두 사건의 핵심 변수는 기술의 복잡성이나 claim의 폭이 아니라, 명세서가 특정 실시예를 어떻게 기술했는가입니다.

  • 발명의 '본질(essential feature)'로 강조했다면 → CAFC는 그 요소를 삭제한 claim을 possession 범위 초과로 봄 (Gentry 패턴)
  • '예시(illustrative embodiment)'로 처리하고 일반적 확장 가능성을 병기했다면 → CAFC는 넓은 claim도 possession 범위 내로 봄 (ScriptPro 패턴)

따라서 출원 초안 단계에서 개별 실시예를 묘사하는 문장이 "발명은 반드시 A여야 한다"인지, "발명의 일 실시예로서 A가 있다"인지를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훗날 claim 확장 가능성을 좌우합니다.


5. 한국·미국·EPO 법리 비교

(1) 한국 대법원 뒷받침요건과의 비교

최근 대법원 2021후10886(렌즈 조립체, 2024.10.8. 선고)에서 뒷받침요건(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1호)에 관한 법리가 정리되었습니다. 목적은 "발명의 설명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이 청구항에 기재됨으로써, 출원자가 공개하지 않은 발명에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판단기준은 출원 당시의 기술 수준을 기준으로, 통상의 기술자 관점에서 "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과 대응되는 사항이 발명의 설명에 기재되어 있는지"를 봅니다.

한국 실무에서도 "발명의 설명"에는 도면이 포함되며, 도면이 구조적 요소를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경우 청구항 뒷받침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 Vas-Cath처럼 도면에 청구구조가 명확히 구현된 사안이라면 한국 법리하에서도 뒷받침요건을 충족한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WD와 한국 뒷받침요건 — 공통점·차이점·실무 수렴

두 요건은 판단의 출발점을 공유합니다. 모두 통상의 기술자(POSITA) 관점에서 다음 두 가지를 묻습니다.

  • (i) 청구항 요소에 상응하는 구체적 disclosure가 있는가 — 도면을 포함한 명세서 전체에서 청구된 각 구성요소와 대응되는 기술 내용이 개시되어 있는지
  • (ii) 그 disclosure에서 청구범위까지의 확장·일반화가 정당화되는가 — 공시된 내용으로부터 청구항이 포괄하는 범위까지의 비약이 통상의 기술자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그러나 개념적 강조점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의 서면기재요건(WD)은 "발명자가 해당 subject matter를 출원 시점에 possession하고 있었는지"라는 발명자 측면의 개념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즉 출원서 공시가 발명자의 '내면의 보유 상태'를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증거로 기능한다는 시각입니다. 반면 한국의 상세한 설명 뒷받침요건은 발명자의 주관적 상태보다는 출원문서 내부에서의 공시–청구의 대응관계, 즉 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이 발명의 설명에 실질적으로 대응·기재되어 있는지를 중심으로 논의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적 적용에서는 두 체계의 결론이 상당히 수렴합니다. "도면이 구조를 충분히 보여주는 경우 그 구조를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도면·설명에 없는 수치 범위나 기능적 확장까지 claim하는 것은 불허"라는 경계선이 양국 모두에서 사실상 동일하게 그어지기 때문입니다. 출원 실무 관점에서는 이 수렴 지점을 기준으로 삼아, 도면과 명세서가 권리화하려는 범위를 빠짐없이 뒷받침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전략입니다.

(2) EPO의 Added Matter(Art. 123(2))·Art. 84 Support와의 비교

EPO에서 added matter (Art 123(2) EPC)는 "출원 당시 공시로부터 직접적·명백하게(directly and unambiguously) 도출되지 않는 내용의 추가를 금지하는 원칙"입니다. 미국의 written description과 기능적으로 유사하며, 특히 "intermediate generalisation(특정 실시예의 일부만 떼어 일반 개념으로 claim하는 것)"에 대해 매우 엄격합니다.

(3) 3개 시스템 종합 비교

관점 Vas-Cath 유형
(도면이 구조를 충분히 공시)
LizardTech 유형
(단일 알고리즘, 포괄 functional claim)
미국
Written Description
도면이 후행 claim 구조를 그대로 보여줌 → possession 인정 하나의 알고리즘만 개시, 포괄 functional claim → WD 위반
한국
뒷받침요건
도면이 청구구조와 대응 → 합리적 범위 내 확장 허용 가능 특정 알고리즘만 기재, "모든 방법" claim → 뒷받침·실시가능 양 측면 문제
EPO
Art 123(2) Added Matter
도면 기반 구조 claim은 as filed disclosure에 직접·명백하게 포함 → 추가사항 아님 핵심 특징 제거 후 generalised claim → intermediate generalisation → added matter 위험
EPO
Art 84 Support
description·도면이 구조를 충분히 support → Art 84 충족 기술적 기여 = 특정 알고리즘인데 "모든 seamless 방법" claim → description support 부족

3개 시스템의 공통된 결론 — "도면/명세서에 구체적으로 드러난 구조를 청구하는 범위 내에서의 확장"은 세 시스템 모두에서 허용되는 방향으로, "단일 실시예를 기반으로 기능적 general class 전부를 claim하는 포괄화"는 세 시스템 모두에서 제동이 걸리는 방향으로 수렴합니다.


6. 종합 실무 가이드 — WD 위반을 막는 출원·소송 전략

Vas-CathMoba 법리는 텍스트의 실수를 도면이 사후 구제해 줄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소송 단계에서 이를 입증하는 것은 상당한 전문가 비용과 법적 불확실성을 동반합니다. 출원 단계에서부터 도면과 청구범위를 정교하게 정합(Alignment)시키는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도면 작성 단계] ────────► [명세서 텍스트 백업] ────────► [청구항 계층화 설계] (정밀 치수/조립 관계 반영) (상대적/기능적 표현 보완) (도면의 특정 한정 수입 방지)

출원·명세서 작성 팁

💡 Tip 1 — 도면을 '독립적 공시 서류'로 설계할 것

기계, 전자, 바이오 분야를 막론하고 특허 도면을 작성할 때 단순히 부품의 대략적인 위치만 보여주는 추상적 개략도에 의존하지 마십시오. 중요한 기계적 조립 관계, 각도, 길이 비율이 발명의 진보성을 구성한다면, CAD 도면 수준의 정밀한 비례와 상대적 치수 관계를 최초 출원서에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텍스트 명세서에 수치 범위를 적지 못했더라도, 도면이 정확한 비례로 그려져 있다면 훗날 계속출원(Continuation)을 통해 새로운 수치 한정 청구항을 추가할 때 신규사항 추가(New Matter, § 132) 거절을 회피하고 우선일을 소급받을 수 있는 유일한 생명줄이 됩니다.

💡 Tip 2 — 도면의 시각적 공개와 청구항의 '연결고리(Hook)'를 정합시킬 것

도면에 아무리 훌륭한 구조가 묘사되어 있더라도, 청구항 문언에 그 구조적 특징을 지칭하는 적절한 단어, 즉 'Hook(연결고리)'이 존재하지 않으면 법원은 도면의 좁은 실시예를 청구항에 읽어 넣지 않습니다. 독립항에는 "상기 하우징 내부에 정렬되어 배치된 제1 및 제2 장벽구조"와 같이 유연한 문언적 연결고리를 제공하고, 종속항에서 도면부호를 인용하거나 구체적 기하 형상을 단계적으로 좁혀 청구해야 합니다.

💡 Tip 3 — 단일 도면 실시예의 한계를 극복하는 'Peters형 일반화' 문구 삽입

최초 출원서 도면에 오직 하나의 실시예만 그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명세서 작성을 잘못하면 Tronzo 법리의 단두대에 걸려 넓은 청구항 전체가 서면기재 위반으로 무효화됩니다. In re Peters의 원리를 적용하여 명세서 상세한 설명에 "도면에 도시된 형태는 단순한 예시적 구현예(Illustrative Embodiment)일 뿐이며, 발명의 핵심 원리는 다른 기하학적 형상으로 변형되어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를 의도적으로 명시하십시오.

💡 Tip 4 — 기계적 절대수치 대신 '기능적·환경적 치수 수식어' 활용

도면에 나타난 물리적 수치를 청구항에 그대로 고정값(예: "길이 15cm")으로 적으면 경쟁자는 16cm로 우회합니다. Orthokinetics 판례처럼 "의도된 환경(자동차 문틀과 좌석 사이)에서 삽입 및 작동이 가능한 크기를 가지는 전방 다리"와 같이 기능과 사용 환경을 결합한 상대적 치수 표현을 구사하십시오. 이를 위해 명세서 도면에는 실제 제품이 장착되어 작동하는 "주변 환경과의 결합 관계도(Environment/In-use Drawing)"를 반드시 포함하십시오.

Gentry Gallery vs. ScriptPro — 판례 법리에서 도출하는 실무 원칙

앞서 4장에서 상세히 분석한 Gentry GalleryScriptPro 두 사건의 대비는 출원·보정 전략 전반에 걸쳐 다음 세 가지 실무 원칙을 도출합니다.

  1. 출원 시점에 머릿속에 있는 '넓은 conception'을 명세서에 가능한 한 객관화해 둔다. 후일 continuation/보정에서 broad claim을 쓰고 싶다면, 그 broad class에 대한 representative species 또는 구조적 특징을 가능한 범위까지 공시해 두어야 합니다.
  2. 명세서에서 특정 실시예를 '발명의 본질'로 강조할지, '단지 예시'로 처리할지 신중히 설계한다. Gentry 류 사건은 발명의 본질을 너무 좁게 정의해 버린 명세서 tone 때문에 WD 범위가 좁혀지는 전형적인 예입니다. ScriptPro처럼 "이 실시예는 하나의 예에 불과하고, 다른 구조/방법도 포함된다"는 메시지를 명시적으로 깔아 두면 claim 확장 시 WD 방어에 유리합니다.
  3. 후출원/보정에서 '핵심 요소'를 삭제하거나 완전히 추상화하는 broadening은 WD 관점에서 특히 위험하다. LizardTech에서 updated sums, Gentry에서 console 위치가 그런 핵심 요소였습니다. 이러한 요소를 없애고 "모든 방식"을 청구하면, CAFC는 쉽게 "출원 당시 possession 범위를 넘는 일반화"로 봅니다.

도면-텍스트 WD 실무 점검표

진단 항목 검증 질문
도면의 정밀성 핵심 진보성을 구성하는 형상, 상대적 비례, 조립 각도가 도면상에 시각적으로 왜곡 없이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는가?
수치 소급 가능성 명세서 텍스트에 누락된 수치 범위나 한정 사항이 존재할 때, 최초 도면의 비율을 역산하여 이를 명확히 도출해 낼 수 있는가?
Hook 정합성 도면에 묘사된 좁은 특징을 훗날 소송에서 권리 범위로 끌어안기 위한 징검다리형 문언(Hook)이 청구항에 존재하는가?
Peters형 예외 개방 문구 도면에 도시된 특정 물리적 형상이 단순 예시임을 선언하는 설명이 명세서에 포함되어 있는가?
비하·배제 표현 검증 명세서 텍스트 중 도면에 그려지지 않은 대안 구조를 '열등하거나 부적합하다'고 비하하는 문장이 존재하지 않는가?

도면은 텍스트의 실수를 사후에 메워주는 침묵의 구원자(Vas-Cath)가 될 수 있지만, 사전에 명세서 텍스트와 유기적으로 정합되지 않으면 소송에서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그림에 그치게 됩니다. 출원 기획 단계에서 이 정합성 오디트(Alignment Audit)를 단행하시길 권합니다.


맺음말

도면에 의한 서면기재 인정 여부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통상의 기술자가 그 도면을 보고, 발명자가 출원 당시에 청구된 발명을 이미 완성하여 보유하고 있었음을 합리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가?" — 이 기준을 미국, 한국, EPO 모두가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세 시스템에서 허용과 불허의 경계선도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수렴합니다.

구조발명에서는 Vas-Cath처럼 도면 및 설명을 최대한 풍부하게 하고, 소프트웨어·알고리즘·AI 발명에서는 LizardTech 이후의 CAFC/EPO 경향을 고려해 representative algorithms와 공통 구조적 특징을 충분히 개시하며, "모든 방식"식의 functional claim은 명세서 disclosure 범위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세 시스템 간 정합성을 확보하는 가장 안전한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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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ugust 6, 2026

더 넓은 청구항은 비침해인데, 더 좁은 청구항은 균등침해가 될 수 있다 ― '3바퀴 조향차'로 이해하는 균등론, 선행기술 포섭 금지와 청구항 작성 전략

더 넓은 청구항은 비침해인데, 더 좁은 청구항은 균등침해가 될 수 있다 | IP 칼럼

더 넓은 청구항은 비침해인데,
더 좁은 청구항은 균등침해가 될 수 있다

― '3바퀴 조향차'로 이해하는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선행기술 포섭 금지(Ensnarement)와 청구항 작성 전략

특허침해의 일반적인 직관은 단순하다. 독립항이 침해되지 않으면 그 독립항의 모든 한정을 포함하는 종속항도 침해되지 않는다.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에서는 이 명제가 거의 정의에 가깝다. 예컨대 독립항이 "네 개의 바퀴를 포함하는 차량"이고 피고 제품이 세 바퀴 차량이라면, 피고 제품은 독립항의 '네 개'라는 문언을 충족하지 않는다. 그 독립항을 인용하면서 조향장치를 추가한 종속항도 당연히 문언침해가 아니다.

그런데 독립항의 비침해 이유가 단순히 구성요소 하나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구성요소를 피고 제품까지 균등론으로 확장하면 선행기술까지 포섭하게 된다는 점이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독립항보다 좁은 종속항에는 선행기술과 구별되는 추가 한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 추가 한정까지 포함한 종속항의 가상청구항(hypothetical claim)은 선행기술을 피하면서도 피고 제품을 포괄할 수 있다. 이때 "더 넓은 독립항은 균등 비침해, 더 좁은 종속항은 균등침해"라는 역설이 이론상 성립한다.

이 명제는 단순한 사고실험이 아니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Federal Circuit)은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iates, 904 F.2d 677, 684–85 (Fed. Cir. 1990)에서 독립항의 균등범위가 선행기술에 막히더라도, 추가 한정을 가진 종속항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Wilson 사건 자체에서는 종속항의 추가 한정도 선행기술에 나타나 있었으므로 최종적으로 어느 종속항도 침해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글의 차량 사례는 Wilson의 법리를 설명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단순화한 가상 사례이지, 실제 판결의 사실관계나 결론은 아니다.


1. 균등론은 왜 생겼고, 왜 다시 제한되었나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은 청구항 문언의 사소한 변경만으로 특허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발전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Graver Tank & Manufacturing Co. v. Linde Air Products Co., 339 U.S. 605, 607–09 (1950)에서 문언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요소를 치환한 경우 침해가 성립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흔히 대체요소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function)을,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way)으로 수행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result)를 내는지를 보는 F-W-R 분석이나 '비실질적 차이(insubstantial differences)' 분석이 사용된다.

그러나 균등론은 청구항의 공시 기능과 긴장한다. 경쟁자는 등록된 청구항을 읽고 무엇이 금지되는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연방대법원은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29–30, 40 (1997)에서 균등론의 존속을 확인하면서도, 발명 전체를 막연히 비교할 것이 아니라 청구항의 각 한정요소별로 균등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all-elements rule)을 연방대법원 차원에서 재확인했다. 즉, 피고 제품에는 각 청구요소 자체 또는 그 균등물이 존재해야 하며, 균등론으로 특정 한정을 사실상 삭제해서는 안 된다.

이 균형은 추가로 여러 제한 법리로 강화되었다. 심사 중 특허성을 확보하기 위해 좁힌 범위는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으로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535 U.S. 722 (2002)는 특허성과 관련된 보정이 있는 경우 포기된 범위에 대해 균등론 회복 불가능 추정이 적용되며, 이를 번복하려면 특허권자가 ① 보정 당시 해당 균등물이 예측 불가능했거나, ② 포기가 균등물과 단지 주변적으로 관련될 뿐이거나, ③ 출원인이 보정으로 해당 균등물까지 포기했다고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확인했다. 한편 명세서에 구체적으로 개시했지만 청구하지 않은 대안은 공중에 제공된 것으로 취급될 수 있고(Johnson & Johnston Associates Inc. v. R.E. Service Co., 285 F.3d 1046, 1054–55 (Fed. Cir. 2002) (en banc)), 이 글의 중심인 선행기술 포섭 금지(ensnarement)는 특허권자가 애초에 특허청에서 문언으로 받을 수 없었던 범위를 균등론을 통해 법정에서 얻지 못하게 한다.

균등침해 판단의 네 관문

  1. 피고 제품이 청구항 문언을 충족하는가.
  2. 충족하지 않는 각 한정에 대응하는 대체요소가 실질적으로 균등한가.
  3. 출원경과 금반언, 공중 제공(dedication to the public),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 등 별도의 제한에 걸리는가.
  4. 주장하는 균등범위가 선행기술을 포섭하는가.

이 네 관문은 서로 대체되지 않는다. 가상청구항이 선행기술을 피한다는 사실만으로 균등침해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고, F-W-R이 같다는 사실만으로 선행기술 장벽을 넘는 것도 아니다.


2. Wilson Sporting Goods: 가상청구항 분석의 탄생

Wilson 사건은 골프공 표면의 딤플 배열에 관한 분쟁이었다. 특허청구항은 특정 큰원(great circle)을 딤플이 교차하지 않는 구조를 요구했지만, 피고 골프공에는 큰원과 미세하게 교차하는 딤플이 있었다. 따라서 문언침해는 아니었다. 특허권자는 그 차이가 비실질적이라고 주장했지만, 피고 제품을 포함할 정도로 균등범위를 넓히면 당시의 Uniroyal 선행 골프공과 구별하기 어려워졌다.

자일스 리치(Giles S. Rich) 판사는 이 문제를 익숙한 특허성 분석으로 바꾸었다. 첫째, 피고 제품을 문언상 포함할 정도로 실제 청구항을 필요한 만큼만 넓힌 '가상청구항(hypothetical claim)'을 만든다. 둘째, 그 가상청구항이 관련 선행기술에 대해 신규하고 비자명하여 특허청에서 허여될 수 있었는지를 묻는다. 허여될 수 없었다면 특허권자가 요구하는 균등범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법원이 실제 청구항을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 주장된 균등범위의 외곽선을 특허성의 언어로 검증하는 분석 도구인 셈이다.

후속 판례는 이 도구를 정교화했다. Conroy v. Reebok International Ltd., 14 F.3d 1570, 1576–77 (Fed. Cir. 1994)은 가상청구항 분석이 유용하지만 유일하거나 의무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면 Jang v. Boston Scientific Corp., 872 F.3d 1275, 1285–87 (Fed. Cir. 2017)은 특허권자가 이 방법을 선택한다면 적법한 가상청구항을 제시하고 그 특허 가능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확인했다. 피고는 문제 되는 선행기술을 제시할 생산책임(burden of production)을 지지만, 가상청구항이 그 선행기술에도 불구하고 특허 가능하다는 최종 설득책임(burden of persuasion)은 특허권자에게 있다. 또한 가상청구항은 피고 제품을 포섭하기 위해 실제 청구항을 넓힐 수만 있을 뿐, 다른 부분에 새로운 한정을 덧붙여 선행기술을 교묘히 피하도록 '넓혔다 좁혔다' 할 수 없다.

중요한 점은 ensnarement가 실제 청구항의 무효 판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청구항은 그대로 유효할 수 있다. 다만 특허권자가 특정 피고 제품에 대해 요구한 균등범위만 선행기술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


3. 가상청구항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 무엇이 '빠진 요소'인가

네 바퀴 청구항과 세 바퀴 제품을 비교하면 "바퀴 하나가 없으므로 균등론도 진입하지 못하고 끝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 곧바로 가상청구항을 만들면 분석 순서가 뒤바뀐다. 먼저 피고 제품에 문제의 청구항 한정 또는 그 균등물이 있는지를 요소별로 판단하고, 그 관문을 통과한 뒤에야 주장된 균등범위가 선행기술을 포섭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3.1 물리적 부품, 요소와 한정사항

특허문헌에서 element는 때로 물리적 부품을, 때로 청구항의 법적 한정사항을 가리켜 혼란을 일으킨다. 이 글에서는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개념 의미 차량 사례
물리적 부품
(physical component)
실시제품을 실제로 구성하는 물체 개별 바퀴, 차축, 조향링크
청구항 요소
(element)
문맥에 따라 부품 또는 한정사항을 지칭하는 다의적 표현 "주행부", "제4 바퀴"
청구항 한정사항
(claim limitation)
청구범위를 제한하는 단어·구·수치·공간적 또는 기능적 관계 "네 개의", "차체를 지지하도록 구성된"
균등물
(equivalent substitute)
문언상 한정을 충족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대응한다고 주장되는 피고 측 구조 세 바퀴 주행부가 네 바퀴 주행부와 균등한지

하나의 물리적 부품에 여러 한정사항이 붙을 수 있고, 여러 부품의 결합이 하나의 한정사항에 대응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all-elements rule)은 청구항에 적힌 물리적 명사의 개수를 기계적으로 세는 규칙이 아니라, 올바르게 해석된 모든 청구항 한정 또는 그 균등물이 피고 제품의 어딘가에 존재하는지를 묻는 규칙이다.

3.2 Corning Glass: 물리적 부품과 청구항 한정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구별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판례가 Corning Glass Works v. Sumitomo Electric U.S.A., 868 F.2d 1251, 1259 (Fed. Cir. 1989)이다. 청구항은 광섬유의 코어에 양의 도펀트를 첨가하여 굴절률을 높이는 구성을 요구했다. 피고 제품은 코어에 도펀트를 넣지 않고 클래딩에 음의 도펀트를 넣어 같은 굴절률 차이를 만들었다. 피고는 "도핑된 코어라는 요소가 완전히 없다"고 주장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에서 말하는 element는 청구항의 한정사항을 뜻하며, 그 균등물이 반드시 피고 제품의 일대일 대응 부품이나 동일한 위치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코어 도핑이라는 물리적 구성이 없더라도 그 한정의 기술적 역할이 클래딩 도핑에 의해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었다. 법원은 모든 한정 또는 그 균등물이 피고 장치의 "어딘가"에서 발견되어야 하지만 반드시 대응 부품에서 발견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 판례는 물리적 부품 하나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균등론이 자동 배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어떤 명확한 한정도 무시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Warner-Jenkinson은 각 청구항 한정이 모두 중요하며, 균등론을 적용하여 한정을 사실상 제거해서는 안 된다고 재확인했다.

3.3 문언상 부재와 요소 무시(Vitiation)는 동일하지 않다

Deere & Co. v. Bush Hog, LLC, 703 F.3d 1349, 1356–57 (Fed. Cir. 2012)은 피고 제품에 청구요소가 문언상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요소 무시(vitiation)을 선언하면 균등론 자체를 삼키게 된다고 경고했다. 균등론은 원래 문언상 빠진 한정이 대체구조에 의해 실질적으로 충족되는지를 묻기 때문이다. 요소 무시는 독립된 자동 금지규칙이라기보다, 증거상 합리적인 배심원이 청구된 한정과 피고의 대체구조를 균등하다고 판단할 수 없는 경우 법원이 비침해로 정리하는 법적 결론이다.

Vitiation은 DOE의 "예외"가 아니라, "어떠한 합리적인 배심원도 두 요소를 균등하다고 볼 수 없을 때"의 법적 결론(legal determination)이다.

DOE는 본질적으로 "문언상 요소가 빠져 있고, 이를 등가물로 채우는 상황"을 전제하므로, 그냥 '요소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vitiation을 선언하면 DOE가 스스로를 삼키게 된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vitiation 논점은 "문언상 부재"를 근거로 자동적으로 적용되는 별도 금지규칙이 아니라, 증거 전체를 봤을 때 등가성이 성립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요약적 판단에 가까운 법적 레이블이다.

문언상 부재와 요소의 무시의 차이는 크게 두 축에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개념·위치의 차이 (사실 vs. 법적 결론)

  • 문언상 부재(literal absence): 청구항 특정 한정사항이 피고 제품·방법에서 문자 그대로 대응부가 없는 사실 상태를 말한다. 예컨대 청구항에 "세 번째 센서"가 있지만 피고 제품에는 센서가 두 개뿐인 경우, 세 번째 센서 한정은 문언상 부재다.
  • 요소 vitiation(element vitiation): DOE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특정 청구요소를 사실상 완전히 삭제·무시해 버려, 그 요소가 더 이상 범위 제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Deere 등 연방순회항소법원 판례가 말하는 vitiation은 "어떠한 합리적인 배심원도 두 요소를 균등하다고 볼 수 없을 때" 법원이 내리는 법적 결론이지, 단순히 문언상 요소가 없다는 사실 그 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정리하면: 문언상 부재 = 사실 관계, vitiation = DOE 평가 후 등가성이 성립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법적 요약·레이블이다.

둘째, DOE·all-elements rule과의 관계 차이

  • DOE는 본질적으로 "청구요소가 문언상 빠져 있고, 그 자리를 대체구조가 실질적으로 채우는지"를 묻는 법리다. 따라서 문언상 부재는 DOE의 출발점이지, DOE를 금지하는 사유가 아니다.
  • all-elements rule /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은 "청구항의 각 요소를 독립적으로 고려해서, 어느 한 요소라도 문언·균등으로 충족되지 않으면 침해가 없다"고 요구한다.
  • vitiation은 이 두 원칙이 충돌하는 경계에서 작동한다. 균등론으로 특정 요소를 충족시킨다고 주장하지만, 그 주장을 받아들이면 해당 요소가 사실상 완전히 무시되어 all-elements rule을 사실상 생략하는 정도로 범위 제한 기능을 잃는 경우, 법원이 "그건 균등이 아니라 요소 vitiation이므로 허용할 수 없다"고 비침해를 선언한다.

반대로 명확한 구조·수치 한정의 반대편을 균등물로 주장하면 균등론이 차단될 수 있다. Freedman Seating v. American Seating, 420 F.3d 1350, 1358–62 (Fed. Cir. 2005)은 "미끄럼 가능하게 장착"된 구조와 회전축을 이용한 "회전 가능 장착" 구조의 운동학적 차이 때문에 균등침해를 부정했다. Moore U.S.A. v. Standard Register, 229 F.3d 1091, 1106 (Fed. Cir. 2000)은 청구된 "과반(majority)"에 대해 피고의 47.8%라는 소수 범위를 균등물로 인정하면 과반이라는 수치적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든다고 보았다.

판례 문언상 차이 결과 핵심 이유
Corning Glass 코어 도핑 없음, 클래딩 도핑 존재 균등 인정 한정의 기술적 역할이 다른 위치에서 구현
Deere 직접 접촉 대신 중간 연결부 균등 판단 가능 단순한 문언상 부재는 자동적 요소 소멸이 아님
Freedman Seating 미끄럼 장착 대신 회전 장착 균등 부정 근본적으로 다른 운동학적 방식
Moore 과반 대신 47.8% 균등 부정 명확한 수량 범주를 사실상 삭제
네 바퀴 사례 네 바퀴 대신 세 바퀴 사실관계에 따라 다름 복합 주행부의 대체인지, "네 개" 한정의 소멸인지가 쟁점

4. 가상 사례: 네 바퀴 특허와 세 바퀴 조향차

4.1 청구항, 선행기술과 피고 제품

가상의 특허가 다음 청구항을 가진다고 하자.

청구항 1(독립항): 차체와, 상기 차체를 지지하며 지면을 따라 이동시키도록 구성된 '네 개의 바퀴로 이루어진 주행부'를 포함하는 운반차.

청구항 2(종속항): 청구항 1의 운반차로서, 운전자의 회전 입력을 좌우 조향륜의 상이한 조향각으로 변환하는 원형 조향휠 및 차동 조향링크를 더 포함하는 운반차.

이 청구항에서 "네 개의 바퀴로 이루어진 주행부"는 명세서를 참작할 때 네 개의 개별 바퀴를 각각 독립된 기능요소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차체 지지·주행 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복합 주행부 한정으로 사용되었다고 가정한다. 또한 명세서는 네 개라는 수량 자체를 발명의 본질이라고 선언하지 않았고, 심사 중 세 바퀴 선행기술을 피하기 위해 네 개로 보정한 사실도 없다고 가정한다.

관련 선행기술 P세 바퀴 주행부와 막대형 조향레버인 막대형 틸러(tiller)를 가진 운반차이다. 피고 제품 Q도 세 바퀴지만 원형 조향휠과 차동 조향링크를 채택한다. 다음 사실도 전문가 시험과 증거에 의해 입증되었다고 가정한다.

  • Q의 세 바퀴 주행부는 청구항 1의 네 바퀴 주행부와 실질적으로 같은 차체 지지·이동 기능을 수행한다.
  • 두 주행부는 하중을 복수의 접지점에 분산하고 바퀴의 회전접촉으로 차체를 이동시키는 실질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 Q의 능동 자세제어와 바퀴 배치로 인해 적재하중·회전반경·전복 안정성의 차이는 비실질적이고, 실질적으로 같은 운반 결과를 낸다.
  • 합리적인 사실판단자는 세 바퀴 주행부를 네 바퀴 주행부의 균등물로 인정할 수 있으며, 그렇게 인정해도 "네 개"라는 한정이 모든 차량에서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가정한다. 이는 이 사건의 구체적 구조·용도·효과를 놓고 봤을 때 세 바퀴가 네 바퀴와 거의 동일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기초한 사안 특수적 판단이다.
  • P는 세 바퀴 주행부를 개시하지만 원형 조향휠이나 차동 조향링크는 개시하지 않는다.
  • 통상의 기술자가 P의 틸러를 청구항 2의 조향구조로 변경할 동기나 합리적 성공 기대가 없었고, 그 조합은 예상하기 어려운 고속 안정성 향상을 보였다. 즉 종속항 가상청구항의 비자명성도 입증된 것으로 가정한다.
구분 바퀴 주행부 조향구조 법적 역할
실제 청구항 1 네 바퀴의 복합 주행부 제한 없음 넓은 독립항
실제 청구항 2 네 바퀴의 복합 주행부 원형 조향휠 + 차동 조향링크 좁은 종속항
선행기술 P 세 바퀴 주행부 틸러 균등범위의 장벽
피고 제품 Q 세 바퀴 주행부 원형 조향휠 + 차동 조향링크 침해 판단 대상

4.2 제1 관문: 세 바퀴 주행부는 네 바퀴 주행부의 균등물인가

Q는 세 바퀴이므로 "네 개의 바퀴"를 문언상 충족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 균등론이 종료되지는 않는다. Corning GlassDeere에 따라 문제는 빠진 물리적 바퀴 하나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Q의 세 바퀴 주행부가 청구된 복합 주행부 한정과 실질적으로 같은 기능을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여 같은 결과를 내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네 개"라는 한정을 완전히 소멸시키는지이다.

이 사례에서는 위 사실들이 입증되어 요소별 균등성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가정한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 네 바퀴가 하중분산이나 고장안전성을 위한 본질적 구조라면 세 바퀴와의 차이는 실질적일 수 있다. 청구항이 "제1 바퀴, 제2 바퀴, 제3 바퀴 및 제4 바퀴"를 각각 별도 한정으로 나열했다면, 제4 바퀴에 대응하는 균등물을 찾지 못해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에서 끝날 가능성도 훨씬 높다.

따라서 이 첫 관문에서 세 바퀴 주행부가 균등물이 아니거나 수량 한정을 소멸시킨다고 판단되면, 독립항 1뿐 아니라 이를 인용하는 종속항 2도 동일한 이유로 균등 비침해가 된다. 그 경우에는 가상청구항이나 선행기술 포섭을 논할 필요가 없다.

4.3 제2 관문 ― 독립항 1: 선행기술 포섭으로 인한 균등 비침해

제1 관문을 통과했다는 전제에서 Q를 문언상 포섭하는 최소 가상청구항을 만든다. 예컨대 "세 개 또는 네 개의 바퀴로 이루어진 주행부를 포함하는 운반차"이다. 이 가상청구항은 세 바퀴 주행부를 가진 선행기술 P를 그대로 포섭한다. 신규성 단계에서 이미 막히므로, 특허권자는 청구항 1의 균등범위를 Q까지 확장할 수 없다. 따라서 청구항 1은 문언 비침해이자 ensnarement에 의한 균등 비침해이다.

가상청구항을 단순히 "바퀴의 집합을 포함하는 차량"으로 만들면 안 된다. 피고 제품을 포섭하는 데 필요한 범위를 넘어 두 바퀴·한 바퀴 차량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Jang이 강조하듯 가상청구항은 주장하는 등가범위를 충실히 반영해야 하며, 소송상 편의를 위해 다른 부분을 새로 좁혀 선행기술을 피해서도 안 된다.

4.4 제3 관문 ― 종속항 2: 추가 한정으로 인한 균등침해 가능

Q는 청구항 2가 인용하는 "네 개의 바퀴"를 충족하지 않으므로 종속항 2도 문언 비침해다. 그러나 독립항 1의 균등 비침해 이유는 대응 균등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1 관문에서 균등성을 잠정 인정했음에도 그 균등범위가 선행기술 P를 포섭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Wilson에 따라 종속항의 추가 한정을 포함하여 별도로 분석한다.

종속항 2의 가상청구항은 "세 개 또는 네 개의 바퀴로 이루어진 주행부원형 조향휠 및 차동 조향링크를 포함하는 운반차"가 된다. 이 가상청구항은 Q를 문언상 포섭하지만 틸러만 가진 P에는 읽히지 않는다. 또한 가정된 증거 아래에서는 다른 선행기술과의 결합에 의한 비자명성 공격도 극복한다. 따라서 선행기술은 종속항 2에 대해 주장된 균등범위를 차단하지 않는다.

출원경과 금반언, 공중 제공 등 다른 제한도 없다는 전제에서는 종속항 2의 균등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 논리구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선행 전제: 세 바퀴 주행부가 복합 주행부 한정의 균등물이고, "네 개"라는 한정을 무시(vitiation)하지는 않는다.

독립항 1의 실패 이유: 기술적 균등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장된 균등범위가 선행기술 P를 포섭하기 때문이다.

종속항 2의 생존 이유: 추가된 조향구조가 종속항의 가상청구항을 P와 특허적으로 구별한다.

따라서: 위 전제들이 모두 증명된 특수한 경우에만 더 넓은 독립항은 균등 비침해이고 더 좁은 종속항은 균등침해가 될 수 있다.


5. "독립항 비침해인데 종속항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 반대 사례

이 역설은 "모든" 독립항 비침해 사건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독립항이 비침해인 이유가 결정적이다. Wilson은 독립항에서 특정 한정 또는 그 균등물을 피고 제품에서 찾을 수 없어서 비침해라면, 그 한정을 그대로 포함하는 종속항도 같은 이유로 비침해라고 구별했다.

실제로 Antonious v. Spalding & Evenflo Cos., 44 F. Supp. 2d 732, 742–43 (D. Md. 1998)은 독립항과 피고 골프클럽 사이의 실질적 차이가 종속항의 추가 한정으로 줄어들지 않았으므로 종속항 균등침해 주장도 배척했다. 반대로 독립항의 요소별 균등성은 인정될 수 있지만 그 범위가 선행기술을 포섭한다는 이유만으로 막힌 경우에만, 종속항의 추가 한정이 선행기술과 거리를 만들어 주는지 별도로 살펴볼 실익이 생긴다.

결국 "독립항 비침해 → 종속항 비침해"라는 일반명제가 폐기되는 것이 아니다. 대응 균등물의 부재로 인한 비침해선행기술 포섭으로 인한 균등범위 제한을 구별해야 한다는 의미다.


6. 청구항 작성 노하우: 넓이보다 '살아남는 층'을 설계하라

팁 1. 독립항 하나에 모든 기대를 걸지 말고 계단식 청구항군을 만든다

가장 넓은 독립항은 사업상 중요하지만 선행기술과 가장 가깝다. 반대로 지나치게 좁은 실시예 청구항은 유효하더라도 회피하기 쉽다. 따라서 상위개념의 독립항, 핵심 결합관계를 추가한 중간 종속항, 상업적 실시형태를 보호하는 좁은 종속항을 단계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각 종속항의 추가 한정은 단순 장식이 아니라, 예상 선행기술 조합과 예상 회피설계 사이에 실제 특허적 거리를 만드는 특징이어야 한다.

차량 사례에서는 다음과 같은 스펙트럼을 검토할 수 있다.

  • 독립항: 복수 바퀴 주행부를 가진 운반차.
  • 중간 종속항: 조향 입력을 좌우 조향각 차이로 변환하는 링크.
  • 병렬 종속항: 능동 자세제어 또는 하중에 따른 조향비 보정.
  • 좁은 종속항: 특정 링크의 기하관계와 제어범위.

단, 종속항 수만 늘리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 각 항이 서로 다른 선행기술 장벽과 회피경로를 담당하도록 '역할'을 배분해야 한다.

팁 2. 수량을 개별 부품 나열로 쓸지, 기능적 집합으로 쓸지 의식적으로 선택한다

"제1 바퀴, 제2 바퀴, 제3 바퀴 및 제4 바퀴"와 "차체를 지지하는 바퀴 주행부"는 분석 단위와 해석의 여지가 다르다. 전자는 네 개의 개별 구성을 명확히 고지하지만 한 개를 제거한 설계에 취약할 수 있다. 후자는 다양한 바퀴 수를 포괄할 가능성이 있지만 선행기술도 넓게 끌어들인다. 실무적으로는 상위항에서 기능적 집합을 청구하고, 종속항에서 "네 개", "적어도 세 개", 특정 배치관계 등을 병렬로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실무에서 comprising은 개방형 전이어이므로 "네 개의 바퀴를 포함한다"가 반드시 정확히 네 개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추가 바퀴를 배제하려면 문언과 명세서의 일관된 설계가 필요하다.

팁 3. 명세서에는 대체수단을 충분히 개시하되, 중요한 대안은 실제로 청구한다

대체수단을 명세서에 적지 않으면 지원요건·실시가능요건과 후속출원에서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개시한 대안을 어느 청구항에서도 포착하지 않으면 Johnson & Johnston의 공중 제공 법리에 따라 그 대안을 균등론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스프링, 자석, 탄성체' 또는 '3바퀴, 4바퀴, 궤도'처럼 상업적으로 중요한 대안은 상위개념과 병렬 종속항으로 실제 청구하는 것이 안전하다. 예산상 모든 대안을 당장 청구하기 어렵다면 계속출원(continuation) 전략과 청구 우선순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팁 4. 명세서에서 불필요한 필수성 표현을 줄인다

"반드시", "본 발명의 핵심은 오직 네 바퀴에 있다", "다른 수량으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와 같은 표현은 나중에 세 바퀴를 균등물로 주장할 때 치명적이다. 실시예의 장점과 발명의 필수요건을 구별하고, 특정 실시형태의 설명을 전체 발명의 정의로 오해하지 않도록 작성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표현을 모호하게 만들라는 뜻은 아니다. 해결하려는 기술적 과제, 각 구성의 기능, 대체 가능한 구조와 대체하기 어려운 구조를 구분하여 설명해야 균등성의 기능·방식·결과 분석에도 도움이 된다.

팁 5. '동일한 결과'뿐 아니라 방식과 상호작용을 써 둔다

균등론은 "결과가 비슷하다"는 한 문장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명세서에는 각 요소가 어떤 입력을 받아, 어떤 물리·화학·논리 작용을 거쳐, 다른 요소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어떤 결과를 내는지를 기록하는 것이 좋다. 대체요소가 출원 후 등장하더라도 그 작동원리를 기존 요소와 비교할 언어가 생기기 때문이다. 차량 사례라면 단순히 '안정성이 향상된다'고 쓰기보다, 조향입력이 링크를 통해 좌우 바퀴에 상이한 각도로 전달되고 회전반경과 전복모멘트를 줄이는 과정을 설명하는 편이 강하다.

팁 6. 심사 대응 때 미래의 균등범위를 함께 계산한다

거절이유를 피하기 위해 수치, 위치, 재료를 쉽게 추가하면 등록은 빨라질 수 있지만 출원경과 금반언의 대가가 생긴다. 보정 전에는 적어도 다음을 검토해야 한다.

  • 이 한정은 어느 선행기술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가.
  • 더 좁지 않은 다른 구별점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
  • 보정 이유를 기록상 정확하고 제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 보정 후 경쟁사가 선택할 가장 쉬운 대체수단은 무엇인가.
  • 그 대체수단을 다른 청구항 또는 계속출원에서 문언으로 잡을 수 있는가.

팁 7. 장치·방법·제어 청구항을 병행한다

구조 수량을 바꾸기 쉬운 분야에서는 장치항만으로 부족할 수 있다. 동일한 상업적 행위를 조향방법, 하중분산 제어방법, 센서 신호 처리방법 등 다른 침해 축에서 포착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다만 방법항은 모든 단계의 단일주체 수행, 입증 가능성, 해외 수행 단계 등 별도의 집행 리스크가 있으므로 실제 공급망과 로그 확보 가능성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한다.


7. 균등침해 대비 종합 체크리스트 — 출원·심사·침해 분석

  • 청구항의 각 물리적 명사와 법적 한정사항을 구별하고, 침해 대비표를 한정사항별로 작성했는가.
  • 피고 제품에서 문언상 빠진 부품만 확인한 것이 아니라, 그 한정의 기술적 역할을 수행하는 대체구조가 다른 위치나 부품 조합에 있는지도 검토했는가.
  • 주장하는 균등물이 명확한 수량·공간·구조 한정을 사실상 삭제하는지 검토했는가.
  • 가장 가까운 선행기술을 기준으로 독립항과 각 종속항의 '가상청구항'을 미리 만들어 보았는가.
  • 예상 경쟁제품을 포함하도록 최소한으로 넓혔을 때 어떤 선행기술이 포섭되는가.
  • 각 종속항의 추가 한정이 신규성뿐 아니라 비자명성까지 지탱하는가.
  • 숫자·방향·위치·재료 한정이 기술적으로 필수인지, 단지 실시예의 습관적 표현인지 구별했는가.
  • 명세서에 개시한 핵심 대안을 실제 청구항 또는 계속출원 계획으로 포착했는가.
  • 각 요소의 기능·작동방식·결과와 요소 간 상호작용을 설명했는가.
  • 심사 중 보정이 특허성 관련 보정인 경우 Festo 추정에 따른 포기 범위와 반증 가능성을 검토했는가.
  • 심사 중 포기한 범위와 그 이유가 기록상 명확한가.
  • 침해소송에서 필요한 전문가 시험, 도면, 역설계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가.

8. 결론: 가장 넓은 항이 항상 가장 강한 항은 아니다

균등론은 청구항을 사후에 마음대로 넓히는 제도가 아니다. 문언의 사소한 변경으로 특허의 실질을 탈취하는 행위를 막되, 선행기술·심사기록·청구항의 공시 기능이 정한 경계 안에서만 작동한다. Wilson의 가상청구항 분석은 바로 그 경계를 가시화한다. "피고 제품을 문자적으로 포함하는 청구항을 출원 당시 실제로 받을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오'라면, 그 범위는 균등론으로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질문에 앞서 "피고 제품에 각 청구항 한정 또는 그 균등물이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물리적 부품 하나가 없다는 사실은 출발점이지 결론이 아니다. 대체구조가 해당 한정의 기술적 역할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지, 그리고 이를 균등물로 인정하면 명시적인 수량·구조 한정이 소멸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요소별 균등성 관문에서 실패하면 독립항과 종속항 모두 비침해이고, 가상청구항 분석으로 넘어갈 수 없다.

그러나 독립항의 균등범위가 선행기술 때문에 막혔다고 해서 모든 종속항이 자동으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종속항의 추가 한정이 선행기술과 의미 있는 특허적 거리를 만들면, 더 좁은 종속항의 가상청구항은 살아남을 수 있다. 이것이 "더 넓은 청구항은 비침해인데 더 좁은 청구항은 균등침해"가 가능한 정확한 이유다. 따라서 좋은 청구항 세트는 단순히 넓은 권리 하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선행기술과 회피설계를 견디는 여러 층의 방어선이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가상청구항의 문안, 관련 선행기술의 범위, §102·§103 판단, 요소별 균등성, 출원경과 금반언과 공중 제공 여부가 모두 증거에 따라 달라진다. 이 칼럼의 차량 사례는 법리를 설명하기 위한 가정이며, 구체적 미국 특허의 침해·유효성 의견을 대신하지 않는다.


주요 판례 및 논문

  1.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iates, 904 F.2d 677 (Fed. Cir. 1990) — 가상청구항 분석과 선행기술 포섭 금지, 독립항과 종속항의 별도 검토.
  2.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 — 균등론의 존속과 요소별 분석, all-elements rule의 연방대법원 차원 재확인.
  3. Corning Glass Works v. Sumitomo Electric U.S.A., 868 F.2d 1251 (Fed. Cir. 1989) —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의 element는 청구항 한정사항을 뜻하며, 균등물이 반드시 대응 물리부품에 존재할 필요는 없다.
  4. Jang v. Boston Scientific Corp., 872 F.3d 1275 (Fed. Cir. 2017) — 적법한 가상청구항, 입증책임 배분 및 가상청구항의 확장 한계.
  5. Deere & Co. v. Bush Hog, LLC, 703 F.3d 1349 (Fed. Cir. 2012) — 요소 소멸은 독립된 기계적 예외가 아니며, 단순한 문언상 부재로 균등론을 단축해서는 안 된다.
  6. Freedman Seating Co. v. American Seating Co., 420 F.3d 1350 (Fed. Cir. 2005) — 미끄럼 장착과 회전 장착의 구조·작동방식 차이로 균등침해를 부정한 사례.
  7. Moore U.S.A. v. Standard Register Co., 229 F.3d 1091 (Fed. Cir. 2000) — '과반'과 47.8%의 차이에서 수량 한정의 소멸을 이유로 균등침해를 부정한 사례.
  8. Antonious v. Spalding & Evenflo Cos., 44 F. Supp. 2d 732 (D. Md. 1998)Wilson의 독립항·종속항 구별을 적용하고, 사실관계상 종속항 균등침해를 부정.
  9. Johnson & Johnston Associates Inc. v. R.E. Service Co., 285 F.3d 1046 (Fed. Cir. 2002) (en banc) — 명세서에 개시했으나 청구하지 않은 주제의 공중 제공 법리.
  10. Jorge L. Contreras, "Wilson Sporting Goods and Hypothetical Patent Claims: A New Slice at the Doctrine of Equivalents," 1 Fed. Cir. B.J. 11 (1991) — 가상청구항 테스트의 방법론과 특허성 분석을 침해 판단에 도입한 의미에 관한 초기 논평.

© 2026 All rights reserved. 이 칼럼은 법적 자문을 구성하지 않으며, 개별 사안에 관한 구체적인 의견은 관련 전문가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Wednesday, August 5, 2026

Patent Litigation Must Not Become a "Panel Roulette" Game — Why Concrete Legal Doctrine, Certainty, and Predictability Are Prerequisites for Innovation Investment

Patent Litigation Must Not Become a "Panel Roulette" Game — Why Doctrinal Specificity, Legal Certainty, and Predictability Are Prerequisites for Innovation Investment

Patent Litigation Must Not Become a "Panel Roulette" Game

Why Doctrinal Specificity, Legal Certainty, and Predictability Are Prerequisites for Innovation Investment

Legal certainty and predictability in patent litigation — courthouse corridor with scales of justice

Patent litigation is not merely a retrospective proceeding that determines winners and losers after infringement has already occurred. Patent decisions shape the R&D trajectory of companies that have yet to launch a product, define the permissible scope of a competitor's design-around, inform an investor's enterprise valuation, set the price of a license negotiation, determine collateral value in technology financing, and can even tilt the selection of technical standards across an entire industry. For this reason, the legal doctrine articulated through patent precedent must do more than resolve the particular dispute at hand. It must be specific enough for market participants to structure their future conduct and price their legal risks.

Patent litigation must not become a "panel roulette" game. The outcome of a patent dispute should not be something knowable only after litigation has commenced. Companies need a meaningful degree of predictability at the very moment they first decide to implement a patented technology — or to design around it. Businesses and markets do not treat unquantifiable uncertainty as a manageable risk. No company should stake its capital and R&D resources on a game whose outcome it cannot project. That is not investment in innovation; it is speculation on an unknowable outcome.

The phrase "panel roulette" is not an accusation of arbitrariness directed at any particular court. Rather, it identifies a structural risk: the risk that, given identical or closely similar claim language and prior art, the starting point and ultimate conclusion of claim construction, infringement under the doctrine of equivalents, non-obviousness, or damages analysis may vary depending on which panel happens to draw the case. As that structural risk grows, patent law is reduced from a forward-looking norm that guides commercial conduct to a backward-looking instrument that merely declares winners and losers after the fact. The law may resolve disputes, but it fails to prevent them.

1. The Boundaries of a Patent and the "Manifestly Unreasonable Literal Construction" Standard

Unlike real property, a patent has no physical boundary one can see and walk. It is a government-granted intangible exclusive right of limited duration, and its metes and bounds are understood, in principle, through the language of the claims. Article 97 of the Korean Patent Act provides that the scope of protection of a patented invention is determined by the matters stated in the patent claims. This is not a simple rule of textual interpretation; it is a public notice principle — the mechanism through which third parties learn how far a patent owner's exclusive rights extend. Article 42 of the same Act reinforces this notice function by governing the manner in which claims must be drafted and disclosed.

The Korean Supreme Court has repeatedly reaffirmed that the scope of protection of a patented invention is determined by the claims as written, and that claims may not be arbitrarily narrowed or broadened by resort to the specification or drawings. The landmark decision — Supreme Court Decision 2011Hu3230 (Dec. 27, 2012) — established the controlling standard: while claims must be construed in light of the specification and drawings to ascertain their full technical meaning, it is impermissible to narrow or expand claim scope based solely on the description or drawings. That ruling has become the baseline citation for all subsequent decisions in this line of authority. Supreme Court Decision 2021Da217011 (Jun. 30, 2021) reaffirmed the same principle and further held that a claim construction settled in patent invalidity trial proceedings (무효심판) — the Korean administrative equivalent of an inter partes validity challenge — must be applied consistently in a subsequent infringement action, reinforcing the requirement of analytical coherence across different types of proceedings.

That said, the plain-meaning rule is not without exception. In Supreme Court Decision 2023Hu11357 (Jul. 17, 2025), the Court held that where a literal reading of the claim would be "manifestly unreasonable" in light of other disclosures in the specification, the scope of the patent right may be construed more narrowly. The case arose from a negative scope confirmation trial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 — a Korean patent administrative proceeding before the Intellectual Property Trial and Appeal Board (IPTAB) in which the accused party seeks a declaration that its product or process falls outside the scope of the registered patent. This proceeding is functionally analogous to a declaratory judgment action for non-infringement under U.S. law. What makes this decision significant is not merely the abstract recognition that narrowing construction is sometimes permissible. The value of the ruling lies in the relatively concrete showing it provides of what counts as a "manifestly unreasonable literal construction" — and under precisely what circumstances the exception is triggered.

In the case before the Court, the claim term "cleaning means" was, standing alone, facially broad enough to cover a means of sterilizing a storage tank by generating bactericidal substances through electrolysis. Nothing in the claim language expressly confined the cleaning means to a particular substance or a particular method of generation. Yet the Supreme Court did not treat the plain meaning of the claim term as dispositive.

First, the written description in the specification disclosed only one method of cleaning the storage tank: diluting a cleaning or bactericidal substance in filtered water and supplying the mixture to the tank. There was no disclosure — not even a suggestion — of any configuration that generates bactericidal substances through electrolysis. A reading of "cleaning means" broad enough to encompass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was therefore flatly unsupported by the specification.

Second, during prosecution of the parent application, the patentee filed a response asserting that the "cleaning means" of the parent did not include a means of generating bactericidal substances through electrolysis — specifically to distinguish prior art and overcome a rejection. The patent at issue was later filed as a divisional application tracing through multiple generations back to that parent. The Supreme Court held that, because the applicant in the parent and in the downstream divisionals was the same, and because the divisional fell within the scope of what was originally disclosed in the parent's specification and drawings, the prosecution history of the parent was properly considered in construing the claims of the later divisional.

Third, the Court concluded that the patentee had consciously excluded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from the scope of the divisional patent as well. Strictly speaking, the ruling is less a direct application of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in the doctrine-of-equivalents context than it is a determination to import the parent's prosecution history into claim construction of a descendant divisional. Nevertheless, because the ruling denied the patentee the ability to reclaim through a broad literal reading of a divisional claim what it had expressly surrendered during parent prosecution, the decision functionally embodies the logic of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and conscious exclusion.

The Supreme Court's reasoning proceeded through the following analytical sequence:

  1. Read in isolation, the claim term "cleaning means" is facially broad enough to encompass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2. However, the specification discloses only the dilution method;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appears nowhere and is not even suggested.
  3. During parent prosecution, the applicant expressly excluded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in a filed response to a rejection.
  4. Given the common identity of the applicant and the technical and procedural continuity between the parent and the divisional, the parent's prosecution history properly informs claim construction of the divisional.
  5. Accordingly, a literal reading broad enough to include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conflicts with both the specification's written support and the applicant's objectively manifested intent.
  6. Construing "cleaning means" at its facial breadth is therefore manifestly unreasonable; the term must be confined to the dilution-based method the specification actually discloses.

The decision illustrates how to prevent an exception from swallowing the rule. Rather than simply declaring that "construing the claim at face value would be unreasonable given all the circumstances," the Court stepped through the analysis — the literal scope of the claim term, the specification's written support, the parent prosecution history, conscious exclusion, the continuity of the divisional lineage, and the reliance interests of third parties — in sequence. Third parties can follow that analytical path and, at least in cases presenting similar facts, predict both when the plain-meaning rule holds and when a narrowing exception is warranted.

The Court's treatment of the relationship with dependent claims also merits attention. Narrowing "cleaning means" as the Court did rendered the scope of the independent claim, as a practical matter, coextensive with the scope of the dependent claim that explicitly limited the cleaning means to the dilution-based configuration. The Court nonetheless prioritized the specification's disclosure, the applicant's objectively expressed intent, and the protection of third-party reliance over the formal argument that an independent claim must always be read broader than its dependents. In short, the mere existence of a dependent claim does not guarantee a broad construction of the independent claim from which it depends.

One should not, however, read this decision as a blanket rule that prosecution statements made in connection with a parent application invariably bind all divisional descendants. Whether the parent's prosecution history properly carries over to a divisional must be assessed on a case-by-case basis, taking into account: which claims and which rejections the parent's prosecution statements actually addressed; the degree of technical and procedural continuity between the parent and the divisional; and whether the statements constituted a clear and deliberate surrender of the excluded subject matter. Only when those conditions — and their outer limits — are articulated with precision can the exception be confined to its proper domain.

2. A Concrete Legal Standard Is Not About Outcomes — It Is About Making the Analytical Process Transparent

Legal certainty does not demand that precedent never change. As technology and market structures evolve, the case law must be capable of revision. What it requires is that when change occurs, the reasons are explained, the scope is defined, and the transition does not needlessly destroy the settled expectations of parties who acted in reasonable reliance on the prior framework.

Different facts may justify different outcomes. The critical question is whether divergent results across cases stem from genuine differences in the underlying facts, or from the fact that different adjudicators have poured different substantive content into the same abstract legal concepts. Only when the distinction is transparent can the system maintain its legitimacy.

At a minimum, the following questions should be answerable by reading the court's opinion:

  • What is the statutory text and governing principle from which the analysis begins?
  • What specific facts are outcome-determinative?
  • What evidence and technical rationale support each critical factual finding?
  • How are competing factors ranked, and how do they interact with one another?
  • Which factors are necessary conditions for the result, and which are merely corroborating?
  • What specific reason justifies recognizing an exception to the general rule?
  • Why does the conclusion hold even in the face of countervailing considerations?
  • If the result differs from a prior decision, what factual distinction accounts for the difference?
  • Where is the tipping point at which applying the same analytical framework to the next case would yield a different result?

Saying that an outcome was reached "by weighing all the relevant circumstances" is not sufficient. The more a case calls for a totality-of-the-circumstances analysis, the more essential it becomes to identify which factors must be examined first, which are dispositive, and what countervailing facts, if credited, would reverse a provisional conclusion. A long list of relevant considerations, without any account of how they relate to and constrain each other, is not the articulation of a legal standard — it is a catalog of discretion.

A concrete legal standard, in the end, is a publicly disclosed method of analysis that controls the level of abstraction in reasoning — an algorithm that any practitioner can trace through and apply to reach a predictable conclusion.

The word "algorithm" is not meant to suggest that judicial judgment can be replaced by mathematical formulas or mechanical computation. Factfinding, evidence evaluation, and technical judgment are inherent in any legal determination. The point, rather, is that the inputs, the sequence of analysis, the relationships among the relevant factors, and the conditions under which a provisional conclusion may be revisited must all be made visible to the outside world. The fundamental demand is this: the same factual record and the same evidentiary showing, processed through the same legal framework, should produce the same analytical structure — regardless of which panel draws the case.

3. Predictability Converts Risk into Something Manageable

Legal predictability does not mean the ability to guarantee litigation outcomes. Language has inherent limits. New technologies constantly test the edges of existing legal categories. Expert witnesses differ; the weight of evidence varies from case to case. Perfect certainty is unattainable, and no serious practitioner expects it.

But case law must at least map the reasonable range and direction of likely outcomes. Practitioners advising clients need to be able to review patent documents and prior decisions and reach conclusions like: "This design is likely to read on the claims under the plain meaning standard," "This modification creates doctrine-of-equivalents exposure, but the prosecution history provides a strong basis to invoke estoppel," or "There is insufficient motivation in the record to combine these prior art references in the manner the challenger proposes." Predictability does not mean certainty — it means the ability to identify legal risk, assign that risk a probability, and price it accordingly.

When the legal standards that case law supplies are too vague to support such assessments — when the honest conclusion is that no one can know the outcome without litigating to judgment — companies cannot quantify the probability or magnitude of their exposure. Only when infringement likelihood and expected damages can be estimated with reasonable confidence can a rational business choose among licensing, designing around, mounting an invalidity challenge, litigating on the merits, or withdrawing from the market.

Conversely, when practitioners perceive that materially identical facts may produce very different infringement findings depending on which panel draws the case, the exercise of calculating expected loss becomes meaningless. Companies may find themselves unable to select the most technically efficient solution — forced instead to abandon market entry to avoid uncertain patent risk, to pay royalties that exceed their actual exposure, or to adopt an inferior design-around when circumstances leave no better option. These additional costs represent what might be aptly described as an "innovation tax" — a levy imposed on the market by legal uncertainty.

4. Predictability Is a Core Asset in Patent Transactions and Monetization

Predictability matters not only to implementers and accused infringers. Patent owners have an equal — and sometimes greater — stake in it. When the scope, validity, and enforceability of a patent are opaque, the cash flows the patent might generate cannot be reliably projected. The result is instability across every dimension of patent economics: collateral value, royalty rates, assignment prices, technology transfer pricing, and enterprise valuation.

A patent's economic value is not born with the grant certificate. It is the product of several interacting variables: what products and technologies the claims actually cover, how readily a competitor can design around the patent, how likely the claims are to survive an invalidity challenge, and whether injunctive relief and meaningful damages are available when infringement is established. A patent's value, at bottom, is the present-discounted value of its future enforceability. When precedent lacks predictability, investors and counterparties apply an additional uncertainty discount — sometimes a very steep one.

Consider two patents of equal technical contribution. If claim construction standards and the doctrine-of-equivalents framework are settled and stable in the relevant technology space, expected royalty income and enforceability can be assessed with reasonable reliability. But if claim construction or obviousness determinations in the relevant field are known to vary materially depending on which panel draws the case, even a patent with enormous upside potential becomes hard to price. Counterparties respond to this uncertainty by discounting royalty rates or assignment prices, deferring consideration to contingent milestones, or walking away from deals altogether.

This discount is particularly devastating for cash-constrained startups, universities, research institutions, and independent inventors. Large corporations can pool their uncertainty across a broad portfolio — the expected value of any single patent's uncertain scope is diversified away. A startup whose entire enterprise value rests on one or two key patents has no such cushion. When the scope of a core patent is unpredictable, sophisticated investors price in litigation risk before they price in the technology's technical merits. Strong patents end up trading at weak prices; patent owners are pressed to license or transfer their technology on terms that fall short of what the invention is genuinely worth.

Patent-backed financing illustrates the same dynamic. Before extending credit secured by a patent, a lender must estimate recovery value — what the lender could recoup through a sale or license of the patent in a default scenario. If the patent's validity and scope are as a practical matter unknowable before a court speaks, collateral valuation becomes unreliable. Lenders respond by slashing loan-to-value ratios or demanding additional security. Legal uncertainty in patent doctrine translates directly into higher borrowing costs for technology companies.

In licensing negotiations, predictability is the foundation of rational bargaining. When legal standards are clear, both sides can derive a sensible range for deal terms from estimates of win probability, expected damages, litigation cost, and the risk of business interruption. When no one can know the outcome without litigating to judgment, license prices become a function of the parties' relative staying power, risk tolerance, and appetite for uncertainty — not the objective technical contribution of the invention. At that point, the patent transaction market ceases to be a market for technology value and becomes a market for litigation capacity.

Predictability, therefore, does not undermine patent rights. It is precisely what allows valid, infringed patents to command fair economic value. Clear doctrine prevents weak patents from being overvalued, while also preventing strong patents from being discounted simply because their legal status is uncertain. Predictability is not a principle that favors patent owners over implementers, or implementers over owners. It is the market infrastructure that makes patent assets tradable and financeable in the first place.

Conclusion

The quality of patent jurisprudence cannot be assessed solely by the internal logical coherence of a decision on the day it is handed down. The analysis must reach back to the years before the decision was rendered — to ask what choices engineers and business planners could actually make when they first reviewed the patent documents. When decisions fairly resolve past disputes while providing specific guidance for future conduct, patent law functions as infrastructure for innovation. When the same decisions leave practitioners unable to assess the risk profile of the next case, patent law becomes a source of uncertainty imposed on commercial activity.

That is precisely the significance of Decision 2023Hu11357. The Supreme Court did not rest on the abstract proposition that narrowing construction is sometimes permissible. Instead, it worked through a sequential analysis: the absence of specification support for the broad construction; the prosecution statements made in the parent application; the technical and procedural continuity of the divisional lineage; the deliberate exclusion of specific subject matter; and the interests of third-party reliance. As a result, the decision stands as a worked example — a template illustrating how the narrowing-construction exception can be applied without allowing it to expand in an unprincipled or self-defeating way.

What the patent system owes its constituents is neither unconditional victories for patent owners nor absolute safe harbors for implementers. It owes them the assurance that a party who has diligently reviewed the published claims and the accumulated case law can predict, with reasonable confidence, the legal consequences of its choices. With that assurance in place, companies will disclose their inventions, competitors will design around legally, investors will assign fair value to technology, lenders will accept patents as collateral, and markets will allocate capital in the direction of genuine innovation.

The proposition that "patent litigation must not become a panel roulette game" is more than a call for consistency in outcomes. It is the foundational principle that holds together patent law's notice function, legal certainty, freedom to design around, patent transactions and finance, and the long-run sustainability of investment in innovation. The point is not that courts must predict the future more accurately than the businesses they serve. The point is that it is the law's obligation to provide a reproducible set of analytical coordinates — so that businesses can plan their own fu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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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소송은 '재판부 룰렛'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구체적 법리,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혁신투자의 전제인 이유

특허소송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 — 법원 복도의 정의의 여신상

특허소송은 이미 발생한 침해에 관하여 사후적으로 승패를 가리는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특허판결은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기업의 연구개발 방향, 경쟁사의 회피설계 범위, 투자자의 기업가치 평가, 라이선스 협상의 가격, 기술금융의 담보평가, 나아가 특정 산업의 기술표준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특허판례가 제시하는 법리는 단지 눈앞의 개별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정도를 넘어, 시장 참여자가 미래의 행위를 설계하고 위험을 계산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어야 한다.

특허소송은 "재판부 룰렛(panel roulette)" 게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허소송의 결과는 분쟁이 시작된 뒤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처음 해당 발명을 적용하거나 이를 회피설계하려는 시점에 상당한 수준의 예측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과 시장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계산 가능한 위험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예측할 수 없는 게임에 기업의 자본과 연구개발 역량을 걸 수는 없다. 그것은 혁신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결과에 운명을 맡기는 투기에 가깝다.

여기서 "재판부 룰렛"은 특정 재판부가 자의적으로 판단한다는 비난이 아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청구항과 선행기술을 놓고도 어느 재판부가 사건을 담당하는지에 따라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 균등침해(doctrine of equivalents), 진보성(inventive step) 또는 손해액 판단의 출발점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을 가리킨다. 그러한 위험이 커지면 특허법은 기업의 행위를 미리 안내하는 규범이 아니라, 분쟁이 끝난 후 승자와 패자를 확정하는 사후적 장치로 축소된다. 법이 분쟁을 해결하기는 하지만 분쟁을 예방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1. 특허권의 경계와 '명백히 불합리한 문언해석'

특허권은 토지처럼 물리적 경계가 보이는 권리가 아니다. 국가가 일정 기간 부여하는 무형의 배타권이고, 그 경계는 원칙적으로 청구범위(claims)라는 언어를 통해 인식된다. 우리 특허법 제97조는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진다"고 규정한다. 이는 단순한 문언해석 규칙이 아니라 특허권자가 어디까지 배타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를 제3자에게 알리는 공시원칙(notice function)이며, 같은 법 제42조는 청구범위 기재방식을 규율함으로써 이 공시기능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한다.

대법원도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힌 사항에 따라 확정되고,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을 참작하더라도 청구범위를 임의로 제한하거나 확장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반복하여 선언하고 있다.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후3230 판결은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은 그 문언의 일반적인 의미를 기초로 하면서도 발명의 설명과 도면 등을 참작하여 그 문언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기술적 의의를 객관적·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의 기재에 따라 청구범위를 제한하거나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정식 법리를 정립한 선도 판례로, 이후 판결들이 반복 인용하는 기준판례다. 대법원 2021. 6. 30. 선고 2021다217011 판결 역시 같은 원칙을 확인하면서, 특히 무효심판 절차에서 이미 확정된 청구항 해석은 침해소송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함을 명시하였다.

다만 이러한 문언 중심의 해석에도 예외가 있다. 대법원 2025. 7. 17. 선고 2023후11357 판결은 청구범위를 문언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명세서의 다른 기재 등에 비추어 "명백히 불합리한 경우"에는 그 권리범위를 제한하여 해석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중요한 것은 제한해석이 가능하다는 추상적 선언만이 아니다. 이 판결은 무엇이 어떠한 경우에 "명백히 불합리한 문언해석"이 되는지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이 사건에서 청구항의 '세정수단'이라는 문언만 놓고 보면, 그 안에는 전기분해 방식으로 살균물질을 생성하여 저장탱크를 세정하는 수단도 포함될 수 있었다. '세정수단'은 문언상 특정한 세정물질이나 생성방식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만으로 판단을 끝내지 않았다.

첫째, 명세서의 발명에 관한 설명에는 여과된 물에 세정물질 또는 살균물질을 희석하여 저장탱크를 세정하는 방식만 기재되어 있었다. 반면 전기분해 방식으로 살균물질을 생성하는 구성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고, 이를 구체적으로 개시하거나 시사하는 내용도 없었다. 따라서 전기분해 방식까지 권리범위에 포함하는 해석은 명세서의 뒷받침과 괴리되어 있었다.

둘째, 특허권자는 원출원 발명의 심사과정에서 거절이유를 극복하기 위하여 '세정수단'에는 전기분해 방식으로 살균물질을 생성하여 세정하는 수단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하였다. 그 후 원출원을 기초로 여러 단계의 분할출원을 거쳐 이 사건 특허발명이 출원되었다. 대법원은 원출원과 후속 분할출원의 출원인이 동일하고, 후속 분할출원이 원출원의 최초 명세서 또는 도면에 기재된 사항의 범위 안에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원출원의 출원경과를 후속 분할출원의 청구범위 해석에도 참작할 수 있다고 보았다.

셋째, 그 결과 대법원은 특허권자가 '전기분해 방식으로 살균물질을 생성하여 세정하는 수단'을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서도 의식적으로 제외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균등론의 출원경과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을 직접 적용한 판결이라기보다는, 원출원의 심사과정에서 이루어진 의견진술을 후속 분할출원의 청구범위 해석에 반영한 사례다. 그러나 출원인이 거절이유를 극복하기 위해 배제한 기술을 후속 분할출원의 넓은 문언을 이용해 다시 권리범위로 회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출원금반언 또는 의식적 제외(conscious exclusion)의 법리가 작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결국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판단과정을 거쳤다.

  1. '세정수단'이라는 문언만 보면 전기분해 방식도 포함될 여지가 있다.
  2. 그러나 명세서에는 희석방식만 기재되어 있고 전기분해 방식은 개시되거나 시사되지 않았다.
  3. 출원인은 원출원 심사과정에서 전기분해 방식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의견을 제출하였다.
  4. 원출원과 후속 분할출원 사이의 연속성과 동일성을 고려하면 그 출원경과는 후속 분할출원에도 참작할 수 있다.
  5. 따라서 전기분해 방식까지 포함하는 문언해석은 명세서의 뒷받침 및 출원인의 객관적으로 표시된 의사와 충돌한다.
  6. 그러므로 '세정수단'을 문언 그대로 넓게 해석하는 것은 명백히 불합리하고, 명세서에 기재된 희석방식으로 제한하여 해석해야 한다.

이 판결은 "예외가 원칙을 삼키지 않게 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법원이 단순히 "제반 사정상 문언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선언한 것이 아니라, 문언의 가능한 의미, 명세서의 뒷받침, 원출원의 출원경과, 의식적 제외, 분할출원의 연속성 및 제3자의 법적 안정성을 순차적으로 검토하였다. 제3자는 이 판단과정을 따라가면서 어떤 경우에 문언 중심의 원칙이 유지되고, 어떤 경우에 제한해석의 예외가 인정될 수 있는지를 예상할 수 있다.

종속항과의 관계에 관한 판단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정수단'을 위와 같이 제한하면 독립항의 권리범위가 세정수단을 구체적으로 한정한 종속항의 권리범위와 실질적으로 동일해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종속항과 권리범위가 겹친다는 형식적 이유보다 명세서의 기재, 출원인의 객관적 의사 및 제3자의 신뢰보호를 우선하였다. 즉 종속항이 존재한다는 사정이 언제나 독립항의 넓은 해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하였다.

다만 이 판결을 모든 분할출원에 일반화하여 원출원의 의견진술이 무조건 후속 분할출원을 구속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원출원의 의견이 어떤 청구항과 거절이유를 대상으로 하였는지, 후속 분할출원과 기술적·절차적으로 어느 정도 연속성이 있는지, 그 의견이 특정 기술을 명확히 배제한 것인지가 개별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요건과 한계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예외가 원칙을 삼키지 않는다.

2. 구체적 법리는 결론이 아니라 판단과정을 공개하는 것이다

법적 안정성(legal certainty)은 판례를 영원히 변경하지 말라는 요구가 아니다. 기술과 산업구조가 변하면 판례도 수정될 수 있다. 다만 그 변화는 이유가 설명되고, 적용 범위가 특정되며, 기존 법리를 신뢰하여 행동한 당사자의 예측을 불필요하게 파괴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사실관계가 다르면 판결의 결론도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사실의 차이 때문에 결론이 달라진 것인지, 아니면 판단자가 추상적인 법률개념에 서로 다른 내용을 투입했기 때문에 달라진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아래 사항들은 판결 이유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 판단의 출발점이 된 법률문언과 원칙은 무엇인가.
  • 어떤 사실이 법적 결론을 좌우하는 핵심 사실인가.
  • 각 사실을 인정한 증거와 기술적 근거는 무엇인가.
  • 고려요소 사이의 우선순위와 상호관계는 무엇인가.
  • 어느 요소가 필요조건이고 어느 요소가 보강요소인가.
  • 원칙에서 벗어나는 예외를 인정한 구체적 이유는 무엇인가.
  • 반대 방향의 사정이 존재함에도 결론이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선행판례와 결론이 다르다면 구별되는 사실은 무엇인가.
  • 같은 판단방법을 다음 사건에 적용할 때 결론이 달라지는 임계점은 어디인가.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는 문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종합판단이 필요한 사건일수록 어떠한 요소를 먼저 검토해야 하는지, 어떤 요소가 결론을 지배하는지, 어떤 반대사정이 있으면 잠정적 결론이 번복되는지가 드러나야 한다. 고려요소는 많지만 요소 사이의 관계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판단기준의 구체화가 아니라 재량의 목록화에 그친다.

결국 구체적 법리란 이러한 추상화 수준을 통제하는 공개된 판단방법이다. 즉 누구나 따라가면서 판단해 나가면 예측 가능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여기서 '알고리즘'은 법관의 판단을 수학적 공식이나 기계적 계산으로 대체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법적 판단에는 사실인정, 증거평가, 기술적 가치판단이 불가피하다. 이 표현의 핵심은 입력해야 할 사실, 검토 순서, 요소 사이의 관계 및 잠정적 결론이 번복되는 조건이 외부에 공개되어야 한다는 데 있다. 같은 사실과 증거를 입력했을 때 재판부에 따라 판단구조 자체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요청이다.

3. 예측가능성은 위험을 계산 가능한 상태로 만든다

법적 예측가능성(legal predictability)은 소송의 승패를 100% 확정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언어에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고, 새로운 기술은 기존 법률개념의 경계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전문가 의견과 증거의 신빙성도 사건마다 다르다. 따라서 완전한 확실성은 달성하기 어렵다.

그러나 판례는 적어도 결과의 합리적인 범위와 방향을 제공해야 한다. 기업이 특허문헌과 선행판례를 검토한 후 "이 설계는 문언침해 가능성이 높다", "이 변경은 균등침해 위험이 있으나 출원경과상 제외되었다고 볼 근거가 강하다", "이 선행기술 결합에는 구체적인 결합동기가 부족하다"는 정도의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측가능성이란 확실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위험을 식별하고 그 위험에 확률과 가격을 부여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판례가 제공하는 법적 기준이 불분명하거나 예측가능성이 모호하여 '결국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아야만 알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면, 기업은 위험의 확률과 규모를 산정할 수 없다. 침해 가능성과 예상손실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어야 기업은 라이선스, 회피설계(design-around), 무효도전, 소송, 시장철수 중 어느 방안이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유사한 사실관계에서도 담당 재판부에 따라 침해 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고 인식되면 기대손실의 계산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기업은 가장 효율적인 기술을 선택하기보다 불확실한 특허위험을 피하기 위해 시장 진입을 포기하거나, 실제 위험을 초과하는 라이선스료를 지급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회피설계를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이러한 추가비용은 특허법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부과하는 일종의 '혁신세(innovation tax)'다.

4. 특허 거래와 수익화에서도 예측가능성은 핵심 자산이다

예측가능성은 실시기업이나 피고에게만 중요한 가치가 아니다. 특허권자에게도 동일하게, 때로는 더욱 절실하다. 특허권의 권리범위, 유효성 및 침해 인정 가능성이 불투명하면 특허가 장래 창출할 현금흐름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없다. 그 결과 특허의 담보가치, 라이선스 요율, 양도대금, 기술이전 가격 및 기업가치 평가가 모두 불안정해진다.

특허의 경제적 가치는 등록증 자체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특허가 어느 제품과 기술을 포섭하는지, 경쟁자가 얼마나 쉽게 회피설계할 수 있는지, 무효도전에 견딜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침해가 발생했을 때 금지명령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가 결합하여 결정된다. 결국 특허의 가치는 미래의 법적 집행 가능성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결과다. 이때 판례의 예측가능성이 낮으면 투자자와 거래상대방은 추가적인 불확실성 할인율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기술적 기여를 가진 특허라도 권리범위 해석과 균등침해 기준이 안정된 분야의 특허는 예상 로열티 수입과 집행 가능성을 비교적 신뢰성 있게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재판부에 따라 청구항 해석이나 진보성 판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분야의 특허는 잠재적 수익이 아무리 커도 그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기 어렵다. 거래상대방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하여 라이선스 요율이나 양수대금을 낮추거나, 상당액을 조건부 지급으로 돌리거나, 거래 자체를 포기한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 대학, 연구기관 및 개인 발명가에게 이러한 할인은 치명적이다. 대기업은 다수의 특허를 포트폴리오로 묶어 개별 특허의 불확실성을 분산할 수 있지만, 핵심특허 한두 건에 기업가치가 집중된 스타트업은 그렇게 할 수 없다. 핵심특허의 권리범위가 예측되지 않으면 투자자는 기술의 우수성보다 소송 결과의 불확실성을 먼저 가격에 반영한다. 그 결과 강한 특허도 약한 가격에 거래되고, 특허권자는 정당한 가치보다 낮은 조건으로 기술이전이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도록 압박받을 수 있다.

특허담보 금융에서도 사정은 같다. 금융기관이 특허권을 담보로 대출하려면 채무불이행 시 해당 특허를 매각하거나 라이선스하여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평가해야 한다. 그런데 특허의 유효성과 권리범위가 법원의 사후판단 전에는 사실상 알 수 없는 것이라면 담보가치 산정이 어려워진다. 금융기관은 담보인정비율을 크게 낮추거나 추가 담보를 요구한다. 판례의 불확실성은 기술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라이선스 협상에서도 예측가능성은 협상력의 기초다. 법적 기준이 명확하면 당사자는 예상 승소 가능성, 예상 손해액, 소송비용 및 사업중단 위험을 토대로 합리적인 협상범위를 도출할 수 있다. 반대로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 전에는 아무도 결과를 알 수 없다면, 라이선스 가격은 기술의 객관적 기여보다 당사자의 자금력, 소송 지속능력 및 위험감수 성향에 좌우된다. 그렇게 되면 특허거래는 기술가치를 평가하는 시장이 아니라 소송 수행능력을 거래하는 시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

따라서 예측가능성은 특허권을 약화하는 가치가 아니다. 오히려 유효하고 침해된 특허가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도록 하는 기반이다. 명확한 법리는 약한 특허가 과대평가되는 것을 막는 동시에, 강한 특허가 단순한 불확실성 때문에 과소평가되는 것도 방지한다. 예측가능성은 특허권자와 실시자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이익을 선택하는 원리가 아니라, 특허자산을 거래 가능하고 금융 가능한 자산으로 만드는 시장 인프라다.

결론

특허판례의 품질은 판결이 선고된 시점의 논리적 완결성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판결이 선고되기 수년 전, 연구개발자와 기업이 특허문헌을 읽고 어떤 행동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판결이 과거의 분쟁을 공정하게 해결하면서 미래의 행위를 구체적으로 안내한다면 특허법은 혁신의 기반시설이 된다. 반대로 판결문을 읽고도 다음 사건의 위험을 평가할 수 없다면 특허법은 기업 활동에 부과되는 불확실성의 원천이 된다.

2023후11357 판결의 의의도 여기에 있다. 대법원은 '명백히 불합리한 경우에는 제한해석할 수 있다'는 추상적 명제에 머물지 않고, 명세서의 뒷받침 부족, 원출원의 의견진술, 분할출원의 연속성, 특정 기술의 의식적 제외 및 제3자의 법적 안정성을 순서대로 검토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은 제한해석이라는 예외가 자의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그 판단경로를 보여준 하나의 샘플로 평가할 수 있다.

특허제도가 약속해야 하는 최소한은 특허권자의 무조건적인 승리도, 실시자의 완전한 안전도 아니다. 공개된 청구항과 축적된 판례를 성실하게 검토한 사람이 자신의 선택이 초래할 법률효과를 상당한 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 믿음이 있어야 기업은 발명을 공개하고, 경쟁자는 합법적으로 회피설계하며, 투자자는 기술의 가치를 평가하고, 금융기관은 특허를 담보로 인정하며, 시장은 혁신에 자본을 배분한다.

"특허소송은 재판부 룰렛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명제는 단순히 판결의 통일성을 요구하는 구호가 아니다. 이는 특허권의 공시기능, 법적 안정성, 회피설계의 자유, 특허 거래와 금융, 혁신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하나로 연결하는 특허법의 핵심 원리다. 법원이 기업보다 미래를 더 정확히 예측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기업이 스스로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재현 가능한 판단의 좌표를 제공하는 것이 법의 책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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