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ugust 7, 2026

회피설계의 본질은 '다른 발명'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 특허의 법적 경계를 기술적 설계공간으로 바꾸는 기업의 Design-Around 실무

특허의 법적 경계를 기술적 설계공간으로 바꾸는 기업의 Design-Around 실무

청사진 위에 놓인 제도용 펜 — 특허의 법적 경계를 기술적 설계공간으로 변환하는 회피설계 실무를 상징하는 이미지

기업이 경쟁사의 특허를 발견했을 때 가장 흔히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우리 제품은 저 제품과 모양이 완전히 다릅니다."

조금 더 기술적인 조직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발명은 상대방 발명과 전체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두 표현 모두 회피설계의 출발점으로는 위험하다. 특히 두 번째 표현은 더 위험할 수 있다. 제품의 외형이 다르다는 판단이 시각적인 오해라면, "발명이 전체적으로 다르다"는 판단은 기술적 우월성이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 때문에 정작 특허침해 판단에서 필요한 분석을 생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허침해에서 중요한 것은 두 제품이나 두 발명이 전체적으로 얼마나 다른가가 아니다. 먼저 보아야 할 것은 관련 청구항(claim)이 요구하는 개별 한정요소(limitation)와 그 결합관계가 대상 제품에 존재하는가이다. 제품의 외관이 완전히 달라져도 청구항의 필수 한정이 모두 구현되어 있다면 침해 문제는 남는다. 반대로 제품의 핵심 기능이나 전체적인 인상이 비슷해 보이더라도 청구항의 특정 한정요소가 빠져 있거나, 구성요소 사이의 관계와 작동원리가 실질적으로 변경되어 있다면 비침해 논리는 훨씬 강해질 수 있다.

예컨대 기존 특허가 A+B+C라는 결합을 보호하고 있는데 당사가 그보다 훨씬 뛰어난 A+B+C+D+E라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하자. 당사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기능도 개선되었고 새로운 부품도 추가되었으니 "전혀 다른 발명"이라고 느낄 수 있다. D와 E 때문에 별도의 특허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A+B+C를 실시하고 있다는 문제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허받을 수 있다는 것(patentability)과 타인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freedom to operate)은 다른 질문이다. 새로운 설계가 독자적인 특허성을 갖더라도 선행특허의 넓은 청구항을 실시할 수 있다.

회피설계 회의에서 "우리 발명은 전체적으로 다르다"는 말이 나오면 특허팀은 바로 다음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각 독립항(independent claim)에서 어느 한정요소가 우리 제품에 존재하지 않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아직 회피설계 분석은 시작되지 않은 것이다.


회피설계는 제품을 조금 바꾸는 일이 아니라 기업의 위험관리 프로세스다

회피설계(design-around)는 경쟁자의 특허발명을 그대로 실시하지 않으면서도 시장이 요구하는 기능과 가치를 달성하도록 제품의 구조, 결합관계, 작동방식 또는 공정을 변경하는 활동이다. 그 목적은 단순히 경쟁제품과 다른 제품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정확히는 특허가 법적으로 보호하는 기술적 관계를 파악하고, 그 관계의 외부에서 사업성이 있는 다른 해결책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기업의 회피설계에서는 법률문제와 기술문제만 다루어서는 안 된다. 관련 독립항은 무엇인지, 어느 한정을 제거할 수 있는지,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를 피하더라도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의 위험이 남는지, 심사과정에서 특허권자가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의 관점에서 어떤 범위를 포기하거나 좁혔는지, 선행기술이 어떤 대체방향을 보여주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동시에 그 대체구조가 실제로 양산 가능한지, 제조원가를 감당할 수 있는지,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능을 유지하는지, 출시일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살펴야 한다.

좋은 회피설계가 반드시 법률위험이 가장 낮은 설계인 것은 아니다. 법률위험이 매우 낮더라도 새로운 금형과 공정 때문에 사업성이 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일정한 잔존 특허위험이 있더라도 기존 설비를 활용하고 고객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면 경영진은 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 회피설계의 최적해는 법률위험, 기능, 가격, 제조성, 시장성의 균형점에서 결정되는 일이 많다.

특허팀의 결과물도 단순한 "침해/비침해" 의견이어서는 부족하다. 서로 다른 복수의 설계대안을 마련해 각각의 법률위험, 균등론 위험, 기술적 실행가능성, 제조비용, 시장성, 출시일정과 잔존위험을 비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허팀의 역할은 사업을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진이 무엇을 얻고 무엇을 감수하는지를 이해한 상태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위험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외형을 바꾸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전체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회피설계를 처음 접하는 조직에서는 색상, 크기, 형상, 부품의 위치를 바꾸는 데 많은 관심을 둔다. 하지만 청구항이 그러한 외관적 특징을 한정하고 있지 않다면 그 차이는 침해 판단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있다.

명칭 변경도 마찬가지다. 특허청구항에 "고정나사"라고 쓰여 있는데 당사 도면에서는 동일한 구조를 "고정볼트" 또는 "잠금핀"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법적 차이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허에서 중요한 것은 부품에 붙인 이름이 아니라 실제 구조, 기능 및 다른 구성과의 관계다. 단순한 명칭 변경은 회피설계가 아니다.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기술자 스스로 "전체적으로 다른 발명"이라고 판단하는 경우다. 새로운 기능이 많이 추가되고 시스템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전체적인 기술적 차이는 커진다. 하지만 특허침해 판단에서는 그 많은 차이가 아니라 상대방 청구항에 포함된 특정 구성관계가 여전히 남아 있는가가 문제될 수 있다.

회피설계에서는 "얼마나 많이 바꿀 것인가"보다 "무엇을 바꿀 것인가"가 중요하다.

실무적으로는 단순한 명칭변경이나 외형변경보다 위치와 결합관계의 변경이 중요할 수 있다. 더 강한 차이는 힘·신호·물질의 전달경로나 작동원리를 바꿀 때 생긴다. 가능하다면 특허가 요구하는 특정 요소 자체가 필요 없는 새로운 원리를 찾는 것이 좋다.

물론 "작동원리를 바꾸면 언제나 비침해"라는 공식은 없다. 최종 판단은 언제나 청구항 문언과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이루어진다. 다만 R&D에 전달할 설계질문은 "비슷한 부품을 무엇으로 교체할 것인가"보다 "이 구성 자체가 필요 없는 해결책을 만들 수 없는가"에 가까워야 한다.


제품을 먼저 만들고 특허팀이 나중에 비침해 논리를 만드는 방식은 가장 비싼 회피설계다

많은 기업에서 특허검토는 아직도 개발절차의 마지막 단계에 위치한다.

제품을 설계하고, 시제품을 만들고, 금형을 제작하고, 부품을 발주하고, 생산계획까지 수립한 다음 출시 직전에 특허팀에 검토를 요청한다. 문제는 특허팀이 검토를 시작할 때 이미 제품을 바꾸기 어려워졌다는 데 있다.

이 단계에서 위험한 특허가 발견되면 문제는 더 이상 순수한 법률문제나 기술문제가 아니다. 금형비, 인증비, 부품 선발주, 개발일정, 판매계획 등 상당한 매몰비용이 이미 발생해 있다. R&D와 사업부서는 "지금 와서 어떻게 다시 설계하느냐"고 반발하고, 특허팀은 제품을 실제로 변경하는 대신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비침해라고 설명할 수 있는 논리를 찾아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다.

이때 회피설계는 쉽게 사후 정당화(post-hoc rationalization)로 변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업무방식 때문에 향후 분쟁에서 회사의 행동을 설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경쟁특허의 존재와 상당한 침해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의도적으로 실질적인 검토를 뒤로 미루거나, 설계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시점에서 결론을 정당화하기 위한 분석만을 진행하고, 문제를 인식한 뒤에도 별다른 대응 없이 제품을 계속 판매하였다면, 향후 고의침해(willful infringement, 의도된 무시 포함; 미국 특허법 기준) 또는 고의(미필적 고의포함) 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한국 특허법 제128조 제9항, 손해액의 5배 범위)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회사가 합리적이고 선의의 위험관리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하기 어려운 사실관계가 쌓일 수 있다.

다만 여기서도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특허를 알았다는 사실만으로 고의침해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사전에 특정 형식의 의견서를 받아야만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특허위험을 인식했을 때 회사가 실제로 무엇을 조사하고, 누구와 논의하고, 어떤 대안을 검토하고, 그 결과 제품을 어떻게 변경하거나 위험을 관리했는가, 그 위험을 알고도 어쩔 수 없다고 용인했는지 여부이다.

올바른 순서는 반대여야 한다.

권장 프로세스 (Recommended Process Flow)
특허분석 법적 경계 파악 설계조건 도출 복수 대안 개발 재검토 시제품 양산설계 확정 출시

특허팀은 완성된 제품에 법률논리를 붙이는 마지막 검수부서가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설계조건을 제공하는 참여자다. 회피설계의 첫 회의를 기술개발이 완료된 뒤가 아니라 개발 초기의 법적 경계 설정 단계에 배치해야 하는 이유다.


회피설계는 네 번의 다른 회의로 운영해야 한다

실무적으로 회피설계 프로젝트를 하나의 회의에서 끝내려고 하면 역할이 섞인다. 특허팀, R&D, 생산, 마케팅과 경영진은 같은 질문에 답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회의의 목적을 네 단계로 분리하면 무엇을 준비하고 누가 결정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진다.

특히 적대적 검증(adversarial stress test)의 위치가 중요하다. 이 단계는 R&D와의 협업 이전, 즉 법적 경계조건이 엔지니어에게 전달되기 전에 배치되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법적 경계조건을 설계질문으로 내려보내면, 이후 엔지니어가 만든 설계 전체가 잘못된 전제 위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Meeting 1. 특허팀이 먼저 법적 경계선을 설정한다

첫 회의는 아이디어 회의가 아니다. 특허팀 내부에서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를 정리하는 법률적 준비단계다.

가장 먼저 모든 관련 독립항을 확인해야 한다. 하나의 독립항을 피했다고 특허 전체를 회피한 것이 아니며, 특정 종속항(dependent claim)의 요소를 제거했다고 상위 독립항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독립항이 여러 개라면 서로 다른 보호축이 존재할 가능성을 전제로 각각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만약 독립항의 비침해 이유가 명백하게 구성요소 하나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선행 공지기술을 포함하여 균등침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면 이를 인용하는 종속항도 회피의 대상으로 살펴야 한다 (본 주제는 다른 블로거 참조).

청구항은 한정요소별로 분해한다. 단순히 부품명만 표에 옮겨서는 부족하다. 어느 구성요소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과 연결되는지, 어떤 힘이나 신호를 전달하는지, 특정 기능이 어떤 관계로 구현되는지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

심사경과(prosecution history)도 시간순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최초 청구항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선행기술 때문에 거절되었는지, 출원인이 무엇을 주장했는지, 어떤 표현을 추가하거나 좁혔는지, 최종 청구항이 무엇을 통해 선행기술과 구별되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단순한 청구항 요약표보다 "왜 그 문언이 청구항에 들어왔는가"가 회피설계에서는 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선행기술은 무효자료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회피설계와 무효분석은 서로 다른 작업이지만, 선행기술을 보면 특허권자가 어떤 영역에서 벗어나야 등록을 받을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특허가 선행기술과 구별되면서 현재의 범위를 얻었다면 경쟁자는 경우에 따라 그 선행기술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설계를 검토할 수 있다.

Meeting 1의 최종 산출물은 "침해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는 보고가 아니다. R&D가 실제 설계에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경계조건과 변경 우선순위여야 한다.

Meeting 2. 법적 경계분석을 적대적 관점에서 먼저 검증한다

Meeting 1에서 특허팀이 법적 경계조건을 정리했다고 해서 그 분석이 충분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 특허팀 내부에서 오래 검토할수록 자신의 청구항 해석에 확신이 생기고,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청구항 해석만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심사경과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읽으며, 선행기술이 현재 분석을 지지한다고 과도하게 확신하기 쉽다.

이 편향을 R&D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깨는 것이 두 번째 회의의 목적이다. 검증되지 않은 법적 경계조건이 설계질문으로 내려가면, 이후 엔지니어가 만드는 설계 전체가 잘못된 전제 위에 서게 된다. 그때 가서야 취약점이 드러나면 이미 R&D 자원이 낭비된 뒤다.

두 번째 회의는 의도적으로 역할을 뒤집는 적대적 검증(adversarial stress test)이어야 한다. 특허팀 내부에서, 또는 외부 전문가와 함께 Meeting 1에서 도출한 법적 경계분석 자체를 상대방 특허권자의 관점에서 가장 강하게 공격해 본다.

"우리가 missing element로 분류한 요소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실질적으로 동일한 구성이다."

"우리가 different element로 표시한 구성은 위치만 약간 이동한 것으로, 동일한 기술적 관계가 유지된다."

"function·way·result 기준(미국 균등론 테스트) 또는 과제해결원리 동일성 기준(한국 대법원 기준)으로 볼 때 균등론이 적용될 수 있다."

"심사과정에서 포기한 범위는 우리가 의존하는 방향만큼 넓지 않다."

"우리가 회피 근거로 인용하는 선행기술은 현재 분석 대상 구조와 실질적으로 다르다."

이런 공격을 가장 강하게 구성한 뒤에도 법적 경계분석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때 비로소 R&D에 전달할 설계조건으로서의 신뢰성이 확보된다. Meeting 2의 최종 산출물은 취약점이 보완되거나 명시적으로 표시된 검증된 법적 경계조건이다. 이 조건만 Meeting 3으로 넘어간다.

Meeting 3. 검증된 법적 경계를 엔지니어링 질문으로 번역한다

세 번째 회의부터 R&D와 필요한 경우 생산·마케팅 담당자가 참여한다. 이 단계에서 특허팀은 검증된 청구항 분석을 설계 가능한 질문으로 바꿔야 한다. 청구항 설명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도록 만들어 달라"고만 하면 엔지니어는 어디를 바꾸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설계질문은 다음처럼 구체적이어야 한다.

  • "본체 내부의 지지관계를 없앨 수 있는가?"
  • "직접결합을 다른 힘의 전달경로로 변경할 수 있는가?"
  • "회전운동 대신 선형운동으로 같은 기능을 만들 수 있는가?"
  • "특정 고정요소 자체가 필요 없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

법률가는 권리범위와 위험요소를 설명하지만 실제 구현 가능성, 성능, 안전성, 제조성까지 혼자 판단해서는 안 된다. R&D가 법적 경계 밖의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특허팀이 이를 다시 청구항별로 검증하는 반복구조가 가장 바람직하다.

이 단계에서는 반드시 복수의 설계안을 만들어야 한다. 하나의 회피안만 가지고 있으면 법률검토 결과가 좋지 않거나 제조원가가 높게 나오거나 고객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때 선택지가 사라진다.

회피설계는 하나의 정답을 찾는 작업보다 선택 가능한 설계공간(design space)을 넓히는 작업에 가깝다.

Meeting 4. 특허문제를 경영의 선택문제로 바꾼다

네 번째 회의에서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복수의 설계안을 법률·기술·사업 관점에서 함께 비교해야 한다. Meeting 2에서 이미 법적 경계분석 자체를 적대적으로 검증했으므로, 여기서는 각 설계안의 상대적 방어력과 사업적 실행 가능성을 비교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모든 관련 독립항에 대해 문언침해를 피하는지부터 본다. 하나의 한정요소만 달라졌다면 그 한 요소에 대한 청구항 해석이 불리해지는 순간 전체 방어가 무너질 수 있다. 가능하다면 복수의 missing 또는 different element를 만드는 것이 좋다.

균등론 위험도 검토해야 한다. 명칭만 달라졌는지, 위치만 약간 이동했는지, 아니면 기능을 달성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는지를 공격자의 관점에서도 살핀다. 심사경과와 선행기술이 현재 설계를 얼마나 지지하는지도 본다.

이제 법률가가 판단할 수 없는 문제가 등장한다. 제조 가능한가. 신규 금형이 필요한가. 부품수가 늘어나는가. 수율은 떨어지지 않는가. 고객이 원하는 핵심 성능은 유지되는가. 출시가 얼마나 지연되는가. 기존 재고와 설비의 매몰비용은 얼마인가.

이 단계부터 "가장 안전한 설계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회사에 가장 좋은 설계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바뀐다.

특허팀은 여기서 결정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특허팀은 어떤 설계가 상대적으로 강한 방어를 갖는지, 어떤 논리가 취약한지, 어느 정도의 잔존위험이 있는지를 설명한다. R&D는 기술적 feasibility를, 생산부서는 양산성과 원가를, 마케팅은 고객가치의 마지노선을 제시한다. 최종적으로 어느 위험을 감수할지는 경영진이 결정해야 한다. 이처럼 역할을 나누면 회피설계가 법무적 금지절차가 아니라 기업 의사결정 체계로 작동한다.

좋은 회피설계는 하나의 차이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다. 복수의 missing/different element, 독립항별 별도 방어, 심사경과의 지지, 선행기술의 지지, 기술원리의 실질적 차이가 서로 겹치는 다층적 방어구조가 훨씬 안정적이다.


"절대로 침해하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는 답하는 방법부터 달라져야 한다

회피설계 프로젝트가 상당히 진행되면 CEO나 연구소장이 마지막으로 묻는다.

"그러면 이 제품은 이제 절대로 침해하지 않는 것인가?"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는 어렵다.

첫째, 청구항 해석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둘째, 문언침해를 피하더라도 균등론이라는 별도의 문제가 남을 수 있다. 셋째, 분석대상으로 삼지 않은 다른 특허가 존재할 수 있다. 특정 특허를 회피했다는 것과 제품 전체에 대한 FTO(Freedom to Operate)가 확보되었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현실이 있다.

실제 판매제품이 지금 특허팀이 검토한 제품과 같다는 보장이 없으며, 결국 침해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제3자이다. 특허팀과 기술진이 아무리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비침해라고 판단하더라도, 실제 분쟁에서 판단권을 가진 판사가 우리와 같은 청구항 해석과 법적 평가에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특허팀의 보고는 "이 제품은 침해하지 않습니다"라는 단정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정확히 보고하려면 다음과 같이 표현해야 한다.

"현재 검토된 특허와 확정 설계도면을 전제로 할 때 이 설계가 가장 다층적인 비침해 방어를 제공한다. 다만 이러한 평가는 현재 확보된 자료와 당사의 법률적·기술적 분석을 기초로 한 것이며, 실제 분쟁에서 법원이 동일한 청구항 해석과 침해 판단을 채택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 양산·판매제품의 사양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다시 검토해야 한다."

회피설계에서는 확신의 숫자보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그 판단이 어떤 사실과 전제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회피설계는 Design Freeze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회피설계를 하더라도 특허팀이 검토한 제품과 실제 판매제품이 달라지면 분석의 전제가 무너진다.

출시 후 원가절감을 위해 구매팀이 대체부품을 채택할 수 있다. 생산팀이 조립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를 조금 변경할 수도 있다. 협력업체가 부품수급 문제 때문에 다른 사양을 사용할 수도 있고, 엔지니어가 성능개선을 위해 예전 구조 일부를 되돌릴 수도 있다.

그 작은 변경이 공교롭게도 회피설계를 위해 의도적으로 제거한 청구항 요소를 다시 제품 안으로 가져올 수 있다.

Design Freeze는 단순히 개발일정을 관리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특허위험 관리에서도 중요한 통제점이다. 법률검토의 전제가 된 CAD, BOM, 시제품과 실제 양산사양이 일치해야 하고, 이후 중요한 설계변경은 특허팀의 재검토 없이 바로 양산에 반영되지 않도록 변경관리(change control) 절차를 두어야 한다. 제품 출시 이후 사양이 변경되는 경우 다시 관련 독립항 전체와 비교해야 한다.

회피설계는 의견서를 완성하는 날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실제 판매제품이 회피된 구조를 유지하는 동안 계속되는 lifecycle 관리 활동이다.


특허팀의 역할은 '위험 발견'에서 '설계공간 창출'로 바뀌어야 한다

기업에서 특허팀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말은 "위험하니 하지 마십시오"이다. 그러나 사업부는 위험의 존재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는 답을 기대한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특허팀은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구조는 이 독립항에 의해 위험하다. 하지만 이 결합관계를 제거하거나 작동원리를 바꾸면 상대적으로 강한 비침해 방어가 가능하다. 첫 번째 방법은 원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두 번째 방법은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R&D와 생산에서 복수의 대안을 만들어 달라."

이때 특허팀은 설계자가 아니다. 엔지니어 역시 청구항 해석자가 아니다.

특허팀은 법적 경계와 위험요인을 제시하고, R&D는 그 경계 밖에 존재하는 기술적 해결책을 만든다. 생산부서는 양산성과 원가를 확인하고, 마케팅은 고객가치와 사양의 마지노선을 제시한다. 경영진은 남아 있는 위험과 사업적 이익을 비교하여 최종적으로 선택한다.

특허팀의 역할은 risk detection을 넘어 risk translation, risk structuring, design-space creation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회피설계에서 선행기술은 '특허를 죽이는 자료'만이 아니다

회피설계에서 선행기술(prior art)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통상 특허실무에서 선행기술을 검색하는 직접적인 목적은 신규성이나 진보성을 공격하는 데 있다. 그러나 회피설계에서는 선행기술이 "어디로 제품을 움직일 것인가"를 알려주는 설계지도 역할도 한다.

특허권자가 기존기술 A와 차별화하기 위하여 B라는 관계를 청구항에 추가하고 "우리 발명은 A와 다르다"고 주장하여 등록받았다고 하자. 경쟁기업에게 B를 조금 변형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다. 오히려 B를 제거하고 A의 기술공간 또는 그 주변으로 돌아가는 설계가 더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접근은 청구항 문언을 피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특허권자가 균등론을 이용하여 자신의 권리범위를 지나치게 넓혀 당사 설계까지 포섭하려 할 경우, 그 확대된 범위가 선행기술과 충돌하는지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선행기술 항변(ensnarement defense)이라 하며, 미국에서는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s. (Fed. Cir. 1990) 이후 확립된 법리다. 한국에서도 대법원은 균등론 적용 시 확장된 권리범위가 선행기술의 영역을 포함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법리를 인정하고 있다.

회피설계에서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 특허는 기존 기술의 무엇과 구별되어 현재의 권리범위를 얻었는가?"

이어서 물어야 한다.

"우리는 그 경계의 반대편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

그래서 등록청구항의 단어만 읽어서는 특허권의 실질적인 경계를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 단어가 선행기술과의 논쟁 속에서 왜 들어왔는지를 이해해야 하고, 좋은 회피설계는 바로 그 역사를 기술적 설계공간으로 변환한다.


기업의 특허전문가는 미래의 사실관계를 바꾸는 사람이다

법학 교육에서는 보통 이미 일어난 사실관계에 법을 적용한다. 제품은 이미 존재하고, 특허청구항도 확정되어 있으며, 학생은 둘을 비교해서 침해 여부를 판단한다.

기업의 회피설계는 다르다.

아직 제품을 바꿀 수 있다.

즉 미래의 분쟁에서 법원이 보게 될 사실관계를 회사가 지금 만들어 가고 있다.

그래서 기업의 IP 책임자는 단순히 "법원이 이 제품을 침해라고 판단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사람에 그쳐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일은 법원이 훗날 판단하게 될 제품의 구조 자체를 지금 더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도록 개발과정에 개입하는 것이다.

청구항을 분해하고, 심사경과를 통해 권리의 경계를 파악하고, 선행기술에서 대체공간을 찾고, 이를 기술적 설계조건으로 바꾸어 엔지니어에게 전달한다. 엔지니어가 새로운 구조를 제안하면 다시 청구항과 비교하고, 공격자의 관점에서 검증하고, 경영진에게 남은 위험과 비용을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특허법의 언어를 엔지니어링의 언어로 옮기고, 엔지니어링의 선택지는 다시 경영의 언어로 풀어낸다.

이것이 기업에서 회피설계를 제대로 운영한다는 의미다.


좋은 회피설계의 목표는 "경쟁제품과 전혀 다르게 보이는 제품"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완전히 다른 발명"도 아니다.

경쟁특허가 법적으로 보호하는 기술적 관계를 정확히 찾아내고, 그 관계 밖에서 시장성이 있는 다른 기술적 해결책을 만들며, 그 선택에 남아 있는 위험까지 회사가 알고 관리하는 것.

그것이 회피설계의 본질이다.

도면에 의한 서면기재 인정 여부: 사례 분석 및 실무 가이드

글을 시작하며

특허 분쟁이나 심사 대응을 진행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 마주치곤 합니다.

  • 사례 1 — 특허 명세서의 '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명시적인 텍스트 기재가 없지만, 도면에 도시된 구조를 근거로 청구항을 보정하려는 경우
  • 사례 2 — 선행문헌의 본문에는 설명이 없으나, 첨부된 그림에 나타난 특징이 본 발명의 청구항과 동일하다고 주장(무효 또는 거절 이유)하는 경우

이 두 사례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법리적으로는 성격이 다릅니다. 사례 2는 선행문헌의 도면이 신규성·진보성 판단의 증거가 될 수 있는지, 즉 통상의 기술자가 해당 도면을 보고 기술 상식에 비추어 어디까지 인식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주제는 별도의 글에서 상세히 다루기로 합니다.

이번 글은 사례 1의 쟁점, 즉 자신의 특허 명세서에 텍스트 기재가 부족하더라도 도면이 서면기재(Written Description)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관련 법리와 판례를 탐구합니다.

이처럼 도면에만 존재하는 특징을 서면 기재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각 국가 관할 법원의 판례와 법리를 면밀히 분석하지 않고서는 그 구체적인 기준과 한계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특정 사례 분석을 통해 실무적 확신이 생기는 순간이 역설적으로 가장 위험한 때입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전문가와 충분히 논의하지 않으면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에 빠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1. 미국 §112(a) 서면기재요건 — 도면은 어디까지 대신할 수 있나?

미국 특허법 제112조 제1항의 서면기재요건(Written Description Requirement)은 출원인이 최초 출원 당시에 청구범위에 기재된 발명을 실제로 완성하여 '보유(Possession)'하고 있었는지를 통상의 기술자(POSITA) 관점에서 검증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명세서의 상세한 설명(텍스트)이 청구범위를 뒷받침해야 하지만, 미국 판례법은 텍스트 설명이 다소 부족하거나 생략되었더라도 최초 출원서에 포함된 도면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발명의 보유 사실을 명확히 공시하고 있다면 서면기재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합니다.

💡 심화 개념 — 보유(Possession)의 법적 의미

서면기재요건에서 말하는 보유(Possession)는 유체물의 물권적 소유가 아닙니다. CAFC는 Ariad v. Eli Lilly (en banc, 2010)에서 이를 Possession Test로 정립했습니다. 즉 "발명자가 청구된 발명적 구성을 이미 완성하여, 통상의 기술자가 명세서 전체(텍스트·도면·표 등)를 통해 그 사실을 합리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아울러 서면기재(Written Description)실시가능성(Enablement)은 §112(a)의 별개 독립 요건입니다. Enablement가 "통상의 기술자가 발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충분히 가르쳤는가"를 묻는다면, Written Description은 "발명자가 그 subject matter를 출원 시점에 이미 보유했음을 보여주는가"를 묻습니다. 따라서 둘 중 하나만 흠결일 수 있습니다.

2. 도면에 의한 서면기재 인정 대표 판례

(1) Vas-Cath Inc. v. Mahurkar, 935 F.2d 1555 (Fed. Cir. 1991)

①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마쿠르카(Mahurkar) 박사는 혈액 투석에 사용되는 이중 루멘 카테터(Double-lumen Catheter)를 개발하고, 최초에 디자인 특허(Design Patent)를 출원했습니다. 이 디자인 특허는 카테터의 구체적인 단면 형상과 결합 구조를 정밀하게 묘사한 도면들을 포함하고 있었으나, 상세한 설명(텍스트)은 매우 간략했습니다.

이후 마쿠르카 박사는 이 디자인 특허의 출원일을 소급받아(우선권 주장) 실용 특허(Utility Patent)를 출원하면서, 카테터 단면의 직경 비율과 특정 결합 범위를 청구항에 수치적·기능적 한정으로 기재했습니다.

침해 소송에서 피고인 바스캐스(Vas-Cath)사는 "실용 특허 청구항에 기재된 구체적인 직경 비율이나 수치적 특징들은 최초 디자인 출원서의 텍스트에 단 한 줄도 적혀 있지 않았다"며 서면기재요건 위반(35 U.S.C. § 112)으로 특허 무효를 주장했습니다. 지방법원은 약식판결(Summary Judgment)로 특허 무효를 선언했습니다.

②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의 판단과 법리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방법원의 무효 판결을 전격 뒤집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자일스 리치(Giles Rich) 판사의 판결문은 도면의 서면기재요건 충족 법리를 다음과 같이 명확히 정립했습니다.

  • 서면기재요건의 본질(Possession Test) — 핵심 질문은 출원인이 문자적 묘사를 완벽히 했는가가 아니라, 최초 출원서의 전체 공개 내용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발명가가 출원 당시에 청구된 발명을 확실히 인식하고 보유하고 있었음을 합리적으로 전달하는가"에 있습니다.
  • 도면의 독립적 공시기능 인정 — 서면기재가 반드시 텍스트 문장으로만 달성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도면 자체도 독립적인 서면 공개(Disclosure)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법원은 통상의 기술자가 도면을 보고 기술 상식에 비추어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면, 도면을 통해 다음 요소들이 적법하게 개시된 것으로 봅니다.

  1. 형상(Shape) — 특정 입체 구조 및 단면 구조
  2. 상대적 비율(Relative Proportion) — 부품 간의 크기나 면적 비례
  3. 구성요소 위치(Component Location) — 공간적 배치 관계
  4. 각도(Angle)길이 관계(Length Relationship)
  5. 반복 구조(Repeating Structure)

결론 — 최초 디자인 특허 도면에 카테터 단면 구조와 루멘의 상대적 비율이 매우 정밀하고 명확하게 시각적으로 묘사되어 있었으므로, 비록 텍스트 설명이 전혀 없었더라도 통상의 기술자라면 마쿠르카 박사가 해당 수치적 범위를 이미 보유하고 있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 심화 개념 — 착상(Conception)과 보유(Possession)는 왜 다른가?

Vas-Cath가 확인해 준 핵심은, 서면기재요건에서 말하는 보유(Possession)는 발명자의 마음속 착상(Conception)과 구분된다는 점입니다.

  • Conception(착상) — 발명자의 마음속에 완전하고 작동 가능한 발명 아이디어가 형성된 상태
  • Possession(보유, WD 문맥) — 그 착상이 명세서(텍스트·도면 등)를 통해 통상의 기술자가 인식할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공시된 상태

즉, 발명자가 마음속에서 더 넓은 범위를 구상했더라도, 그 범위가 명세서에 객관화·공시되지 않으면 후출원·보정에서 그 범위를 청구할 때 written description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Gentry Gallery, LizardTech, Ariad 등이 모두 이 패턴에 해당합니다.


(2) Moba B.V. v. Diamond Automation, Inc., 325 F.3d 1306 (Fed. Cir. 2003)

Moba 사건은 일반 기계 장치(달걀 선별 및 이송 시스템) 특허가 쟁점이었으나, 주요 바이오 판례들을 인용하며 서면기재요건의 일반적 대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법원은 "최초 출원서는 발명자가 출원 당시 해당 발명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을 통상의 기술자 관점에서 보여주는 충분한 정보(Sufficient Information)를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서면기재를 충족하기 위해 특정한 고정식 형식(Rigid Format)의 공개가 강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즉 발명의 보유 사실은 상세한 설명의 문장뿐만 아니라, 도면(Drawings), 구체적 실시예, 업계에 공인된 기술 상식(Prior Art/Common Knowledge), 구조-기능 상관관계(Structure-Function Correlation) 등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입체적으로 입증될 수 있으며, 도면은 이러한 보유 사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하는 강력한 시각적 증거물로 취급됩니다.


3. 주요 판례 연혁 — 도면 공시의 한계를 좁혀온 흐름

Vas-Cath가 도면의 독립적 공시 기능을 인정하면서도, 이후 판례는 도면과 텍스트로 입증할 수 있는 보유의 범위에 엄격한 기준을 세워왔습니다. 주요 흐름을 정리합니다.

판례 쟁점 기술 핵심 법리
Eli Lilly (1997) 인간 인슐린 cDNA 등 광범위한 DNA 서열 정의·식별 없이 기능적 용어만으로 넓은 범위를 청구하는 것은 WD 불충족. Representative species 또는 구조적 특징 서술 요구.
Enzo Biochem (2002) DNA 프로브; 공인 기탁(deposit)의 WD 충족 여부 공인 기탁(ATCC 등) + 정확한 reference가 있는 경우 WD 수단이 될 수 있으나, 단순 기능적 묘사만으로는 넓은 claim의 possession 부정.
Rochester (2004) COX-2 선택적 억제제 — 구체 화합물 없이 기능만 청구 구체 화합물 구조 없이 기능적으로만 넓게 청구하면 possession 부정. Enablement와 구별되는 WD 독립 요건 강조.
LizardTech (2005) 이미지 압축(DWT) — 단일 알고리즘 공시, 포괄 청구 단 하나의 구체 알고리즘만 개시하면서 "모든 seamless DWT 방법"을 포괄하는 claim 21을 청구한 것은 WD 위반. 소프트웨어 분야에도 동일 법리 적용.
Ariad v. Eli Lilly
(en banc, 2010)
NF-κB 경로 조절 — 모든 조절 방법을 기능적 포괄 청구 WD와 Enablement의 독립성을 en banc로 최종 확립. Possession Test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정립한 이정표 판례.
💡 심화 대비 — Vas-Cath(구조발명)와 LizardTech(소프트웨어)의 차이

두 사건은 written description/possession이 발명 유형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포인트Vas-CathLizardTech
핵심 공시 수단 도면 중심 구조 공시 텍스트 중심 알고리즘 공시
공시 vs claim 관계 도면이 청구 구조를 그대로 보여줌 → possession 인정 하나의 알고리즘만 개시, 포괄 claim 작성 → possession 부정
법리적 메시지 "도면은 강력한 written description 수단" "단일 실시예로 넓은 functional class를 잡으면 WD 위반"

구조발명에서는 정밀한 도면이 possession을 입증하는 1차적 증거가 됩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알고리즘 발명에서는 도면이 블록 다이어그램 수준에 그치기 쉬우므로, representative algorithms와 공통 구조적 특징을 텍스트로 충분히 개시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4. 후출원·보정에서 Claim 확장 → Written Description 위반 여부의 판단 법리

Vas-Cath와 Moba가 확인한 것처럼, 최초 출원서의 도면이 충분히 구체적이면 이후 계속출원(Continuation)이나 보정(Amendment)에서 청구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그러나 확장의 방향과 폭이 명세서 공시 범위를 벗어나면 written description 위반이 됩니다. 어느 선까지 확장이 허용되는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두 사건이 Gentry Gallery(1998, 위반 인정)와 ScriptPro(2015, 위반 부정)입니다.

(1) Gentry Gallery, Inc. v. Berkline Corp., 134 F.3d 1473 (Fed. Cir. 1998) — WD 위반 인정

① 사실관계 및 명세서 공시

발명의 대상은 두 개의 리클라이너 좌석 사이에 위치한 콘솔(console)에 리클라이너 작동 스위치(controls)를 배치하는 소파 구조입니다. 명세서와 도면은 이 콘솔 위치를 발명의 중심 특징으로 반복 강조했습니다. 명세서에는 "controls가 콘솔에 위치해야 한다"는 취지의 서술이 여러 차례 등장했고, 콘솔 이외의 위치에 controls를 두는 구현 방식에 대한 공시나 암시는 전혀 없었습니다.

② 문제된 Claim 확장

침해 소송에서 유리한 권리 범위를 확보하기 위해, 특허권자는 청구항에서 controls의 위치 한정(콘솔)을 삭제하고 소파 어디에나 controls가 위치할 수 있는 것처럼 읽히는 넓은 청구항을 주장했습니다.

③ CAFC의 판단

CAFC는 written description 위반을 인정하며 해당 청구항을 무효로 선언했습니다. 법원의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명세서 전체를 보면, controls가 콘솔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 발명의 본질적 특징(essential feature)으로 강조되어 있다. 이를 삭제한 청구항은 출원 당시 명세서가 공시한 것을 벗어난 사항을 청구하는 것이므로, 통상의 기술자는 발명자가 그 넓은 범위를 출원 시점에 possession했다고 인식할 수 없다."


(2) ScriptPro LLC v. Innovation Associates, Inc., 833 F.3d 1336 (Fed. Cir. 2016) — WD 위반 부정

① 사실관계 및 명세서 공시

발명의 대상은 약국 자동 조제 시스템, 즉 처방약 용기를 환자 이름·보관 구역(bin) 빈 공간 여부 등 다양한 기준으로 자동 분류·저장하는 시스템입니다. 명세서는 특정 분류 방식(환자 이름 + bin 상태 기반)을 실시예로 상세히 설명했지만, 동시에 "본 발명의 시스템은 다양한 기준과 방법으로 처방약 용기를 분류·보관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일반적 설명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② 문제된 Claim 확장

지방법원은 명세서의 실시예가 특정 분류 방식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보다 포괄적인 자동 분류·보관 시스템을 청구하는 넓은 청구항은 written description 위반이라 보고 무효를 선언했습니다.

③ CAFC의 판단(지방법원 파기 환송)

CAFC는 지방법원의 무효 판결을 파기 환송하며 WD 위반을 부정했습니다. 법원의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명세서에는 특정 실시예 외에도 시스템이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다는 일반적 공시가 존재한다. 통상의 기술자가 명세서 전체를 읽으면, 발명자가 해당 시스템의 general class를 출원 당시 possession하고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다. Written description은 claim을 실시예만큼 좁히라는 규범이 아니라, 공시 범위를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claim에 가져오지 말라는 규범이다."


(3) 두 사건의 판단 법리 비교

비교 항목 Gentry Gallery (1998)
WD 위반 인정
ScriptPro (2016)
WD 위반 부정
기술 분야 리클라이너 소파 — 콘솔/컨트롤 위치 약국 자동 조제 시스템 — 처방약 분류·저장
명세서의 핵심 공시 controls가 두 좌석 사이 콘솔에 위치해야 함을 발명의 본질적 특징으로 반복 강조 특정 분류 방식을 실시예로 설명하되, "다양한 기준·방법으로 구현 가능하다"는 일반적 공시도 병존
변형 구현에 대한 공시 콘솔 이외의 위치에 controls를 두는 구현에 대한 공시·암시 전무 다양한 분류 기준·구조가 가능하다는 암시·진술이 명세서 내 존재
문제된 Claim 확장 방식 발명의 핵심 구성요소(controls의 콘솔 위치)를 삭제하여 위치 무관하게 포괄 특정 분류 기준 일부를 일반화했으나, 시스템의 핵심 구조(자동 분류·저장 메커니즘)는 유지
CAFC의 핵심 논거 "controls의 콘솔 위치는 발명의 본질. 이를 삭제한 claim은 출원 당시 발명자가 possession하지 않았던 범위를 청구한 것" "명세서 전체로 볼 때, 발명자는 general class의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었고, 특정 실시예는 그중 하나에 불과. 넓은 claim도 possession 범위 내"
명세서 tone의 함의 실시예를 발명의 '본질'로 기술 → claim 범위가 실시예에 구속됨 실시예를 '예시'로 처리 + 확장 가능성 언급 → 넓은 claim 허용
결론 §112(a) WD 위반 → 해당 청구항 무효 §112(a) WD 충족 → 지방법원 무효 판결 파기
법리 메시지 "핵심 구성요소를 삭제하고 claim을 넓히는 것은 possession 범위 초과" "WD는 claim을 실시예 수준으로 좁히라는 규범이 아니라, 공시를 벗어난 새 아이디어를 claim에 가져오지 말라는 규범"
💡 두 사건의 분기점 — 명세서 tone이 possession 범위를 결정한다

두 사건의 핵심 변수는 기술의 복잡성이나 claim의 폭이 아니라, 명세서가 특정 실시예를 어떻게 기술했는가입니다.

  • 발명의 '본질(essential feature)'로 강조했다면 → CAFC는 그 요소를 삭제한 claim을 possession 범위 초과로 봄 (Gentry 패턴)
  • '예시(illustrative embodiment)'로 처리하고 일반적 확장 가능성을 병기했다면 → CAFC는 넓은 claim도 possession 범위 내로 봄 (ScriptPro 패턴)

따라서 출원 초안 단계에서 개별 실시예를 묘사하는 문장이 "발명은 반드시 A여야 한다"인지, "발명의 일 실시예로서 A가 있다"인지를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훗날 claim 확장 가능성을 좌우합니다.


5. 한국·미국·EPO 법리 비교

(1) 한국 대법원 뒷받침요건과의 비교

최근 대법원 2021후10886(렌즈 조립체, 2024.10.8. 선고)에서 뒷받침요건(특허법 제42조 제4항 제1호)에 관한 법리가 정리되었습니다. 목적은 "발명의 설명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이 청구항에 기재됨으로써, 출원자가 공개하지 않은 발명에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판단기준은 출원 당시의 기술 수준을 기준으로, 통상의 기술자 관점에서 "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과 대응되는 사항이 발명의 설명에 기재되어 있는지"를 봅니다.

한국 실무에서도 "발명의 설명"에는 도면이 포함되며, 도면이 구조적 요소를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경우 청구항 뒷받침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 Vas-Cath처럼 도면에 청구구조가 명확히 구현된 사안이라면 한국 법리하에서도 뒷받침요건을 충족한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WD와 한국 뒷받침요건 — 공통점·차이점·실무 수렴

두 요건은 판단의 출발점을 공유합니다. 모두 통상의 기술자(POSITA) 관점에서 다음 두 가지를 묻습니다.

  • (i) 청구항 요소에 상응하는 구체적 disclosure가 있는가 — 도면을 포함한 명세서 전체에서 청구된 각 구성요소와 대응되는 기술 내용이 개시되어 있는지
  • (ii) 그 disclosure에서 청구범위까지의 확장·일반화가 정당화되는가 — 공시된 내용으로부터 청구항이 포괄하는 범위까지의 비약이 통상의 기술자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그러나 개념적 강조점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의 서면기재요건(WD)은 "발명자가 해당 subject matter를 출원 시점에 possession하고 있었는지"라는 발명자 측면의 개념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즉 출원서 공시가 발명자의 '내면의 보유 상태'를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증거로 기능한다는 시각입니다. 반면 한국의 상세한 설명 뒷받침요건은 발명자의 주관적 상태보다는 출원문서 내부에서의 공시–청구의 대응관계, 즉 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이 발명의 설명에 실질적으로 대응·기재되어 있는지를 중심으로 논의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적 적용에서는 두 체계의 결론이 상당히 수렴합니다. "도면이 구조를 충분히 보여주는 경우 그 구조를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도면·설명에 없는 수치 범위나 기능적 확장까지 claim하는 것은 불허"라는 경계선이 양국 모두에서 사실상 동일하게 그어지기 때문입니다. 출원 실무 관점에서는 이 수렴 지점을 기준으로 삼아, 도면과 명세서가 권리화하려는 범위를 빠짐없이 뒷받침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전략입니다.

(2) EPO의 Added Matter(Art. 123(2))·Art. 84 Support와의 비교

EPO에서 added matter (Art 123(2) EPC)는 "출원 당시 공시로부터 직접적·명백하게(directly and unambiguously) 도출되지 않는 내용의 추가를 금지하는 원칙"입니다. 미국의 written description과 기능적으로 유사하며, 특히 "intermediate generalisation(특정 실시예의 일부만 떼어 일반 개념으로 claim하는 것)"에 대해 매우 엄격합니다.

(3) 3개 시스템 종합 비교

관점 Vas-Cath 유형
(도면이 구조를 충분히 공시)
LizardTech 유형
(단일 알고리즘, 포괄 functional claim)
미국
Written Description
도면이 후행 claim 구조를 그대로 보여줌 → possession 인정 하나의 알고리즘만 개시, 포괄 functional claim → WD 위반
한국
뒷받침요건
도면이 청구구조와 대응 → 합리적 범위 내 확장 허용 가능 특정 알고리즘만 기재, "모든 방법" claim → 뒷받침·실시가능 양 측면 문제
EPO
Art 123(2) Added Matter
도면 기반 구조 claim은 as filed disclosure에 직접·명백하게 포함 → 추가사항 아님 핵심 특징 제거 후 generalised claim → intermediate generalisation → added matter 위험
EPO
Art 84 Support
description·도면이 구조를 충분히 support → Art 84 충족 기술적 기여 = 특정 알고리즘인데 "모든 seamless 방법" claim → description support 부족

3개 시스템의 공통된 결론 — "도면/명세서에 구체적으로 드러난 구조를 청구하는 범위 내에서의 확장"은 세 시스템 모두에서 허용되는 방향으로, "단일 실시예를 기반으로 기능적 general class 전부를 claim하는 포괄화"는 세 시스템 모두에서 제동이 걸리는 방향으로 수렴합니다.


6. 종합 실무 가이드 — WD 위반을 막는 출원·소송 전략

Vas-CathMoba 법리는 텍스트의 실수를 도면이 사후 구제해 줄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소송 단계에서 이를 입증하는 것은 상당한 전문가 비용과 법적 불확실성을 동반합니다. 출원 단계에서부터 도면과 청구범위를 정교하게 정합(Alignment)시키는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도면 작성 단계] ────────► [명세서 텍스트 백업] ────────► [청구항 계층화 설계] (정밀 치수/조립 관계 반영) (상대적/기능적 표현 보완) (도면의 특정 한정 수입 방지)

출원·명세서 작성 팁

💡 Tip 1 — 도면을 '독립적 공시 서류'로 설계할 것

기계, 전자, 바이오 분야를 막론하고 특허 도면을 작성할 때 단순히 부품의 대략적인 위치만 보여주는 추상적 개략도에 의존하지 마십시오. 중요한 기계적 조립 관계, 각도, 길이 비율이 발명의 진보성을 구성한다면, CAD 도면 수준의 정밀한 비례와 상대적 치수 관계를 최초 출원서에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텍스트 명세서에 수치 범위를 적지 못했더라도, 도면이 정확한 비례로 그려져 있다면 훗날 계속출원(Continuation)을 통해 새로운 수치 한정 청구항을 추가할 때 신규사항 추가(New Matter, § 132) 거절을 회피하고 우선일을 소급받을 수 있는 유일한 생명줄이 됩니다.

💡 Tip 2 — 도면의 시각적 공개와 청구항의 '연결고리(Hook)'를 정합시킬 것

도면에 아무리 훌륭한 구조가 묘사되어 있더라도, 청구항 문언에 그 구조적 특징을 지칭하는 적절한 단어, 즉 'Hook(연결고리)'이 존재하지 않으면 법원은 도면의 좁은 실시예를 청구항에 읽어 넣지 않습니다. 독립항에는 "상기 하우징 내부에 정렬되어 배치된 제1 및 제2 장벽구조"와 같이 유연한 문언적 연결고리를 제공하고, 종속항에서 도면부호를 인용하거나 구체적 기하 형상을 단계적으로 좁혀 청구해야 합니다.

💡 Tip 3 — 단일 도면 실시예의 한계를 극복하는 'Peters형 일반화' 문구 삽입

최초 출원서 도면에 오직 하나의 실시예만 그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명세서 작성을 잘못하면 Tronzo 법리의 단두대에 걸려 넓은 청구항 전체가 서면기재 위반으로 무효화됩니다. In re Peters의 원리를 적용하여 명세서 상세한 설명에 "도면에 도시된 형태는 단순한 예시적 구현예(Illustrative Embodiment)일 뿐이며, 발명의 핵심 원리는 다른 기하학적 형상으로 변형되어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를 의도적으로 명시하십시오.

💡 Tip 4 — 기계적 절대수치 대신 '기능적·환경적 치수 수식어' 활용

도면에 나타난 물리적 수치를 청구항에 그대로 고정값(예: "길이 15cm")으로 적으면 경쟁자는 16cm로 우회합니다. Orthokinetics 판례처럼 "의도된 환경(자동차 문틀과 좌석 사이)에서 삽입 및 작동이 가능한 크기를 가지는 전방 다리"와 같이 기능과 사용 환경을 결합한 상대적 치수 표현을 구사하십시오. 이를 위해 명세서 도면에는 실제 제품이 장착되어 작동하는 "주변 환경과의 결합 관계도(Environment/In-use Drawing)"를 반드시 포함하십시오.

Gentry Gallery vs. ScriptPro — 판례 법리에서 도출하는 실무 원칙

앞서 4장에서 상세히 분석한 Gentry GalleryScriptPro 두 사건의 대비는 출원·보정 전략 전반에 걸쳐 다음 세 가지 실무 원칙을 도출합니다.

  1. 출원 시점에 머릿속에 있는 '넓은 conception'을 명세서에 가능한 한 객관화해 둔다. 후일 continuation/보정에서 broad claim을 쓰고 싶다면, 그 broad class에 대한 representative species 또는 구조적 특징을 가능한 범위까지 공시해 두어야 합니다.
  2. 명세서에서 특정 실시예를 '발명의 본질'로 강조할지, '단지 예시'로 처리할지 신중히 설계한다. Gentry 류 사건은 발명의 본질을 너무 좁게 정의해 버린 명세서 tone 때문에 WD 범위가 좁혀지는 전형적인 예입니다. ScriptPro처럼 "이 실시예는 하나의 예에 불과하고, 다른 구조/방법도 포함된다"는 메시지를 명시적으로 깔아 두면 claim 확장 시 WD 방어에 유리합니다.
  3. 후출원/보정에서 '핵심 요소'를 삭제하거나 완전히 추상화하는 broadening은 WD 관점에서 특히 위험하다. LizardTech에서 updated sums, Gentry에서 console 위치가 그런 핵심 요소였습니다. 이러한 요소를 없애고 "모든 방식"을 청구하면, CAFC는 쉽게 "출원 당시 possession 범위를 넘는 일반화"로 봅니다.

도면-텍스트 WD 실무 점검표

진단 항목 검증 질문
도면의 정밀성 핵심 진보성을 구성하는 형상, 상대적 비례, 조립 각도가 도면상에 시각적으로 왜곡 없이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는가?
수치 소급 가능성 명세서 텍스트에 누락된 수치 범위나 한정 사항이 존재할 때, 최초 도면의 비율을 역산하여 이를 명확히 도출해 낼 수 있는가?
Hook 정합성 도면에 묘사된 좁은 특징을 훗날 소송에서 권리 범위로 끌어안기 위한 징검다리형 문언(Hook)이 청구항에 존재하는가?
Peters형 예외 개방 문구 도면에 도시된 특정 물리적 형상이 단순 예시임을 선언하는 설명이 명세서에 포함되어 있는가?
비하·배제 표현 검증 명세서 텍스트 중 도면에 그려지지 않은 대안 구조를 '열등하거나 부적합하다'고 비하하는 문장이 존재하지 않는가?

도면은 텍스트의 실수를 사후에 메워주는 침묵의 구원자(Vas-Cath)가 될 수 있지만, 사전에 명세서 텍스트와 유기적으로 정합되지 않으면 소송에서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그림에 그치게 됩니다. 출원 기획 단계에서 이 정합성 오디트(Alignment Audit)를 단행하시길 권합니다.


맺음말

도면에 의한 서면기재 인정 여부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통상의 기술자가 그 도면을 보고, 발명자가 출원 당시에 청구된 발명을 이미 완성하여 보유하고 있었음을 합리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가?" — 이 기준을 미국, 한국, EPO 모두가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세 시스템에서 허용과 불허의 경계선도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수렴합니다.

구조발명에서는 Vas-Cath처럼 도면 및 설명을 최대한 풍부하게 하고, 소프트웨어·알고리즘·AI 발명에서는 LizardTech 이후의 CAFC/EPO 경향을 고려해 representative algorithms와 공통 구조적 특징을 충분히 개시하며, "모든 방식"식의 functional claim은 명세서 disclosure 범위에 맞추어 단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세 시스템 간 정합성을 확보하는 가장 안전한 전략입니다.

Thursday, August 6, 2026

더 넓은 청구항은 비침해인데, 더 좁은 청구항은 균등침해가 될 수 있다

― '3바퀴 조향차'로 이해하는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 선행기술 포섭 금지(Ensnarement)와 청구항 작성 전략

특허침해의 일반적인 직관은 단순하다. 독립항이 침해되지 않으면 그 독립항의 모든 한정을 포함하는 종속항도 침해되지 않는다. 문언침해(literal infringement)에서는 이 명제가 거의 정의에 가깝다. 예컨대 독립항이 "네 개의 바퀴를 포함하는 차량"이고 피고 제품이 세 바퀴 차량이라면, 피고 제품은 독립항의 '네 개'라는 문언을 충족하지 않는다. 그 독립항을 인용하면서 조향장치를 추가한 종속항도 당연히 문언침해가 아니다.

그런데 독립항의 비침해 이유가 단순히 구성요소 하나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 구성요소를 피고 제품까지 균등론으로 확장하면 선행기술까지 포섭하게 된다는 점이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독립항보다 좁은 종속항에는 선행기술과 구별되는 추가 한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 추가 한정까지 포함한 종속항의 가상청구항(hypothetical claim)은 선행기술을 피하면서도 피고 제품을 포괄할 수 있다. 이때 "더 넓은 독립항은 균등 비침해, 더 좁은 종속항은 균등침해"라는 역설이 이론상 성립한다.

이 명제는 단순한 사고실험이 아니다.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Federal Circuit)은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iates, 904 F.2d 677, 684–85 (Fed. Cir. 1990)에서 독립항의 균등범위가 선행기술에 막히더라도, 추가 한정을 가진 종속항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Wilson 사건 자체에서는 종속항의 추가 한정도 선행기술에 나타나 있었으므로 최종적으로 어느 종속항도 침해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글의 차량 사례는 Wilson의 법리를 설명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단순화한 가상 사례이지, 실제 판결의 사실관계나 결론은 아니다.


1. 균등론은 왜 생겼고, 왜 다시 제한되었나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은 청구항 문언의 사소한 변경만으로 특허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발전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Graver Tank & Manufacturing Co. v. Linde Air Products Co., 339 U.S. 605, 607–09 (1950)에서 문언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요소를 치환한 경우 침해가 성립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흔히 대체요소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function)을,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way)으로 수행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result)를 내는지를 보는 F-W-R 분석이나 '비실질적 차이(insubstantial differences)' 분석이 사용된다.

그러나 균등론은 청구항의 공시 기능과 긴장한다. 경쟁자는 등록된 청구항을 읽고 무엇이 금지되는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연방대법원은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29–30, 40 (1997)에서 균등론의 존속을 확인하면서도, 발명 전체를 막연히 비교할 것이 아니라 청구항의 각 한정요소별로 균등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all-elements rule)을 연방대법원 차원에서 재확인했다. 즉, 피고 제품에는 각 청구요소 자체 또는 그 균등물이 존재해야 하며, 균등론으로 특정 한정을 사실상 삭제해서는 안 된다.

이 균형은 추가로 여러 제한 법리로 강화되었다. 심사 중 특허성을 확보하기 위해 좁힌 범위는 출원경과 금반언(prosecution history estoppel)으로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Festo Corp. v. Shoketsu Kinzoku Kogyo Kabushiki Co., 535 U.S. 722 (2002)는 특허성과 관련된 보정이 있는 경우 포기된 범위에 대해 균등론 회복 불가능 추정이 적용되며, 이를 번복하려면 특허권자가 ① 보정 당시 해당 균등물이 예측 불가능했거나, ② 포기가 균등물과 단지 주변적으로 관련될 뿐이거나, ③ 출원인이 보정으로 해당 균등물까지 포기했다고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확인했다. 한편 명세서에 구체적으로 개시했지만 청구하지 않은 대안은 공중에 제공된 것으로 취급될 수 있고(Johnson & Johnston Associates Inc. v. R.E. Service Co., 285 F.3d 1046, 1054–55 (Fed. Cir. 2002) (en banc)), 이 글의 중심인 선행기술 포섭 금지(ensnarement)는 특허권자가 애초에 특허청에서 문언으로 받을 수 없었던 범위를 균등론을 통해 법정에서 얻지 못하게 한다.

균등침해 판단의 네 관문

  1. 피고 제품이 청구항 문언을 충족하는가.
  2. 충족하지 않는 각 한정에 대응하는 대체요소가 실질적으로 균등한가.
  3. 출원경과 금반언, 공중 제공(dedication to the public),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 등 별도의 제한에 걸리는가.
  4. 주장하는 균등범위가 선행기술을 포섭하는가.

이 네 관문은 서로 대체되지 않는다. 가상청구항이 선행기술을 피한다는 사실만으로 균등침해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고, F-W-R이 같다는 사실만으로 선행기술 장벽을 넘는 것도 아니다.


2. Wilson Sporting Goods: 가상청구항 분석의 탄생

Wilson 사건은 골프공 표면의 딤플 배열에 관한 분쟁이었다. 특허청구항은 특정 큰원(great circle)을 딤플이 교차하지 않는 구조를 요구했지만, 피고 골프공에는 큰원과 미세하게 교차하는 딤플이 있었다. 따라서 문언침해는 아니었다. 특허권자는 그 차이가 비실질적이라고 주장했지만, 피고 제품을 포함할 정도로 균등범위를 넓히면 당시의 Uniroyal 선행 골프공과 구별하기 어려워졌다.

자일스 리치(Giles S. Rich) 판사는 이 문제를 익숙한 특허성 분석으로 바꾸었다. 첫째, 피고 제품을 문언상 포함할 정도로 실제 청구항을 필요한 만큼만 넓힌 '가상청구항(hypothetical claim)'을 만든다. 둘째, 그 가상청구항이 관련 선행기술에 대해 신규하고 비자명하여 특허청에서 허여될 수 있었는지를 묻는다. 허여될 수 없었다면 특허권자가 요구하는 균등범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법원이 실제 청구항을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 주장된 균등범위의 외곽선을 특허성의 언어로 검증하는 분석 도구인 셈이다.

후속 판례는 이 도구를 정교화했다. Conroy v. Reebok International Ltd., 14 F.3d 1570, 1576–77 (Fed. Cir. 1994)은 가상청구항 분석이 유용하지만 유일하거나 의무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면 Jang v. Boston Scientific Corp., 872 F.3d 1275, 1285–87 (Fed. Cir. 2017)은 특허권자가 이 방법을 선택한다면 적법한 가상청구항을 제시하고 그 특허 가능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확인했다. 피고는 문제 되는 선행기술을 제시할 생산책임(burden of production)을 지지만, 가상청구항이 그 선행기술에도 불구하고 특허 가능하다는 최종 설득책임(burden of persuasion)은 특허권자에게 있다. 또한 가상청구항은 피고 제품을 포섭하기 위해 실제 청구항을 넓힐 수만 있을 뿐, 다른 부분에 새로운 한정을 덧붙여 선행기술을 교묘히 피하도록 '넓혔다 좁혔다' 할 수 없다.

중요한 점은 ensnarement가 실제 청구항의 무효 판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청구항은 그대로 유효할 수 있다. 다만 특허권자가 특정 피고 제품에 대해 요구한 균등범위만 선행기술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


3. 가상청구항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 무엇이 '빠진 요소'인가

네 바퀴 청구항과 세 바퀴 제품을 비교하면 "바퀴 하나가 없으므로 균등론도 진입하지 못하고 끝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 곧바로 가상청구항을 만들면 분석 순서가 뒤바뀐다. 먼저 피고 제품에 문제의 청구항 한정 또는 그 균등물이 있는지를 요소별로 판단하고, 그 관문을 통과한 뒤에야 주장된 균등범위가 선행기술을 포섭하는지 검토해야 한다.

3.1 물리적 부품, 요소와 한정사항

특허문헌에서 element는 때로 물리적 부품을, 때로 청구항의 법적 한정사항을 가리켜 혼란을 일으킨다. 이 글에서는 다음과 같이 구별한다.

개념 의미 차량 사례
물리적 부품
(physical component)
실시제품을 실제로 구성하는 물체 개별 바퀴, 차축, 조향링크
청구항 요소
(element)
문맥에 따라 부품 또는 한정사항을 지칭하는 다의적 표현 "주행부", "제4 바퀴"
청구항 한정사항
(claim limitation)
청구범위를 제한하는 단어·구·수치·공간적 또는 기능적 관계 "네 개의", "차체를 지지하도록 구성된"
균등물
(equivalent substitute)
문언상 한정을 충족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대응한다고 주장되는 피고 측 구조 세 바퀴 주행부가 네 바퀴 주행부와 균등한지

하나의 물리적 부품에 여러 한정사항이 붙을 수 있고, 여러 부품의 결합이 하나의 한정사항에 대응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all-elements rule)은 청구항에 적힌 물리적 명사의 개수를 기계적으로 세는 규칙이 아니라, 올바르게 해석된 모든 청구항 한정 또는 그 균등물이 피고 제품의 어딘가에 존재하는지를 묻는 규칙이다.

3.2 Corning Glass: 물리적 부품과 청구항 한정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구별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판례가 Corning Glass Works v. Sumitomo Electric U.S.A., 868 F.2d 1251, 1259 (Fed. Cir. 1989)이다. 청구항은 광섬유의 코어에 양의 도펀트를 첨가하여 굴절률을 높이는 구성을 요구했다. 피고 제품은 코어에 도펀트를 넣지 않고 클래딩에 음의 도펀트를 넣어 같은 굴절률 차이를 만들었다. 피고는 "도핑된 코어라는 요소가 완전히 없다"고 주장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은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에서 말하는 element는 청구항의 한정사항을 뜻하며, 그 균등물이 반드시 피고 제품의 일대일 대응 부품이나 동일한 위치에 있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코어 도핑이라는 물리적 구성이 없더라도 그 한정의 기술적 역할이 클래딩 도핑에 의해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었다. 법원은 모든 한정 또는 그 균등물이 피고 장치의 "어딘가"에서 발견되어야 하지만 반드시 대응 부품에서 발견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 판례는 물리적 부품 하나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균등론이 자동 배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어떤 명확한 한정도 무시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Warner-Jenkinson은 각 청구항 한정이 모두 중요하며, 균등론을 적용하여 한정을 사실상 제거해서는 안 된다고 재확인했다.

3.3 문언상 부재와 요소 무시(Vitiation)는 동일하지 않다

Deere & Co. v. Bush Hog, LLC, 703 F.3d 1349, 1356–57 (Fed. Cir. 2012)은 피고 제품에 청구요소가 문언상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요소 무시(vitiation)을 선언하면 균등론 자체를 삼키게 된다고 경고했다. 균등론은 원래 문언상 빠진 한정이 대체구조에 의해 실질적으로 충족되는지를 묻기 때문이다. 요소 무시는 독립된 자동 금지규칙이라기보다, 증거상 합리적인 배심원이 청구된 한정과 피고의 대체구조를 균등하다고 판단할 수 없는 경우 법원이 비침해로 정리하는 법적 결론이다.

Vitiation은 DOE의 "예외"가 아니라, "어떠한 합리적인 배심원도 두 요소를 균등하다고 볼 수 없을 때"의 법적 결론(legal determination)이다.

DOE는 본질적으로 "문언상 요소가 빠져 있고, 이를 등가물로 채우는 상황"을 전제하므로, 그냥 '요소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vitiation을 선언하면 DOE가 스스로를 삼키게 된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vitiation 논점은 "문언상 부재"를 근거로 자동적으로 적용되는 별도 금지규칙이 아니라, 증거 전체를 봤을 때 등가성이 성립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요약적 판단에 가까운 법적 레이블이다.

문언상 부재와 요소의 무시의 차이는 크게 두 축에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개념·위치의 차이 (사실 vs. 법적 결론)

  • 문언상 부재(literal absence): 청구항 특정 한정사항이 피고 제품·방법에서 문자 그대로 대응부가 없는 사실 상태를 말한다. 예컨대 청구항에 "세 번째 센서"가 있지만 피고 제품에는 센서가 두 개뿐인 경우, 세 번째 센서 한정은 문언상 부재다.
  • 요소 vitiation(element vitiation): DOE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특정 청구요소를 사실상 완전히 삭제·무시해 버려, 그 요소가 더 이상 범위 제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Deere 등 연방순회항소법원 판례가 말하는 vitiation은 "어떠한 합리적인 배심원도 두 요소를 균등하다고 볼 수 없을 때" 법원이 내리는 법적 결론이지, 단순히 문언상 요소가 없다는 사실 그 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정리하면: 문언상 부재 = 사실 관계, vitiation = DOE 평가 후 등가성이 성립할 여지가 전혀 없다는 법적 요약·레이블이다.

둘째, DOE·all-elements rule과의 관계 차이

  • DOE는 본질적으로 "청구요소가 문언상 빠져 있고, 그 자리를 대체구조가 실질적으로 채우는지"를 묻는 법리다. 따라서 문언상 부재는 DOE의 출발점이지, DOE를 금지하는 사유가 아니다.
  • all-elements rule /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은 "청구항의 각 요소를 독립적으로 고려해서, 어느 한 요소라도 문언·균등으로 충족되지 않으면 침해가 없다"고 요구한다.
  • vitiation은 이 두 원칙이 충돌하는 경계에서 작동한다. 균등론으로 특정 요소를 충족시킨다고 주장하지만, 그 주장을 받아들이면 해당 요소가 사실상 완전히 무시되어 all-elements rule을 사실상 생략하는 정도로 범위 제한 기능을 잃는 경우, 법원이 "그건 균등이 아니라 요소 vitiation이므로 허용할 수 없다"고 비침해를 선언한다.

반대로 명확한 구조·수치 한정의 반대편을 균등물로 주장하면 균등론이 차단될 수 있다. Freedman Seating v. American Seating, 420 F.3d 1350, 1358–62 (Fed. Cir. 2005)은 "미끄럼 가능하게 장착"된 구조와 회전축을 이용한 "회전 가능 장착" 구조의 운동학적 차이 때문에 균등침해를 부정했다. Moore U.S.A. v. Standard Register, 229 F.3d 1091, 1106 (Fed. Cir. 2000)은 청구된 "과반(majority)"에 대해 피고의 47.8%라는 소수 범위를 균등물로 인정하면 과반이라는 수치적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든다고 보았다.

판례 문언상 차이 결과 핵심 이유
Corning Glass 코어 도핑 없음, 클래딩 도핑 존재 균등 인정 한정의 기술적 역할이 다른 위치에서 구현
Deere 직접 접촉 대신 중간 연결부 균등 판단 가능 단순한 문언상 부재는 자동적 요소 소멸이 아님
Freedman Seating 미끄럼 장착 대신 회전 장착 균등 부정 근본적으로 다른 운동학적 방식
Moore 과반 대신 47.8% 균등 부정 명확한 수량 범주를 사실상 삭제
네 바퀴 사례 네 바퀴 대신 세 바퀴 사실관계에 따라 다름 복합 주행부의 대체인지, "네 개" 한정의 소멸인지가 쟁점

4. 가상 사례: 네 바퀴 특허와 세 바퀴 조향차

4.1 청구항, 선행기술과 피고 제품

가상의 특허가 다음 청구항을 가진다고 하자.

청구항 1(독립항): 차체와, 상기 차체를 지지하며 지면을 따라 이동시키도록 구성된 '네 개의 바퀴로 이루어진 주행부'를 포함하는 운반차.

청구항 2(종속항): 청구항 1의 운반차로서, 운전자의 회전 입력을 좌우 조향륜의 상이한 조향각으로 변환하는 원형 조향휠 및 차동 조향링크를 더 포함하는 운반차.

이 청구항에서 "네 개의 바퀴로 이루어진 주행부"는 명세서를 참작할 때 네 개의 개별 바퀴를 각각 독립된 기능요소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차체 지지·주행 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복합 주행부 한정으로 사용되었다고 가정한다. 또한 명세서는 네 개라는 수량 자체를 발명의 본질이라고 선언하지 않았고, 심사 중 세 바퀴 선행기술을 피하기 위해 네 개로 보정한 사실도 없다고 가정한다.

관련 선행기술 P세 바퀴 주행부와 막대형 조향레버인 막대형 틸러(tiller)를 가진 운반차이다. 피고 제품 Q도 세 바퀴지만 원형 조향휠과 차동 조향링크를 채택한다. 다음 사실도 전문가 시험과 증거에 의해 입증되었다고 가정한다.

  • Q의 세 바퀴 주행부는 청구항 1의 네 바퀴 주행부와 실질적으로 같은 차체 지지·이동 기능을 수행한다.
  • 두 주행부는 하중을 복수의 접지점에 분산하고 바퀴의 회전접촉으로 차체를 이동시키는 실질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 Q의 능동 자세제어와 바퀴 배치로 인해 적재하중·회전반경·전복 안정성의 차이는 비실질적이고, 실질적으로 같은 운반 결과를 낸다.
  • 합리적인 사실판단자는 세 바퀴 주행부를 네 바퀴 주행부의 균등물로 인정할 수 있으며, 그렇게 인정해도 "네 개"라는 한정이 모든 차량에서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가정한다. 이는 이 사건의 구체적 구조·용도·효과를 놓고 봤을 때 세 바퀴가 네 바퀴와 거의 동일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기초한 사안 특수적 판단이다.
  • P는 세 바퀴 주행부를 개시하지만 원형 조향휠이나 차동 조향링크는 개시하지 않는다.
  • 통상의 기술자가 P의 틸러를 청구항 2의 조향구조로 변경할 동기나 합리적 성공 기대가 없었고, 그 조합은 예상하기 어려운 고속 안정성 향상을 보였다. 즉 종속항 가상청구항의 비자명성도 입증된 것으로 가정한다.
구분 바퀴 주행부 조향구조 법적 역할
실제 청구항 1 네 바퀴의 복합 주행부 제한 없음 넓은 독립항
실제 청구항 2 네 바퀴의 복합 주행부 원형 조향휠 + 차동 조향링크 좁은 종속항
선행기술 P 세 바퀴 주행부 틸러 균등범위의 장벽
피고 제품 Q 세 바퀴 주행부 원형 조향휠 + 차동 조향링크 침해 판단 대상

4.2 제1 관문: 세 바퀴 주행부는 네 바퀴 주행부의 균등물인가

Q는 세 바퀴이므로 "네 개의 바퀴"를 문언상 충족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사실만으로 균등론이 종료되지는 않는다. Corning GlassDeere에 따라 문제는 빠진 물리적 바퀴 하나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Q의 세 바퀴 주행부가 청구된 복합 주행부 한정과 실질적으로 같은 기능을 같은 방식으로 수행하여 같은 결과를 내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네 개"라는 한정을 완전히 소멸시키는지이다.

이 사례에서는 위 사실들이 입증되어 요소별 균등성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가정한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 네 바퀴가 하중분산이나 고장안전성을 위한 본질적 구조라면 세 바퀴와의 차이는 실질적일 수 있다. 청구항이 "제1 바퀴, 제2 바퀴, 제3 바퀴 및 제4 바퀴"를 각각 별도 한정으로 나열했다면, 제4 바퀴에 대응하는 균등물을 찾지 못해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에서 끝날 가능성도 훨씬 높다.

따라서 이 첫 관문에서 세 바퀴 주행부가 균등물이 아니거나 수량 한정을 소멸시킨다고 판단되면, 독립항 1뿐 아니라 이를 인용하는 종속항 2도 동일한 이유로 균등 비침해가 된다. 그 경우에는 가상청구항이나 선행기술 포섭을 논할 필요가 없다.

4.3 제2 관문 ― 독립항 1: 선행기술 포섭으로 인한 균등 비침해

제1 관문을 통과했다는 전제에서 Q를 문언상 포섭하는 최소 가상청구항을 만든다. 예컨대 "세 개 또는 네 개의 바퀴로 이루어진 주행부를 포함하는 운반차"이다. 이 가상청구항은 세 바퀴 주행부를 가진 선행기술 P를 그대로 포섭한다. 신규성 단계에서 이미 막히므로, 특허권자는 청구항 1의 균등범위를 Q까지 확장할 수 없다. 따라서 청구항 1은 문언 비침해이자 ensnarement에 의한 균등 비침해이다.

가상청구항을 단순히 "바퀴의 집합을 포함하는 차량"으로 만들면 안 된다. 피고 제품을 포섭하는 데 필요한 범위를 넘어 두 바퀴·한 바퀴 차량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Jang이 강조하듯 가상청구항은 주장하는 등가범위를 충실히 반영해야 하며, 소송상 편의를 위해 다른 부분을 새로 좁혀 선행기술을 피해서도 안 된다.

4.4 제3 관문 ― 종속항 2: 추가 한정으로 인한 균등침해 가능

Q는 청구항 2가 인용하는 "네 개의 바퀴"를 충족하지 않으므로 종속항 2도 문언 비침해다. 그러나 독립항 1의 균등 비침해 이유는 대응 균등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제1 관문에서 균등성을 잠정 인정했음에도 그 균등범위가 선행기술 P를 포섭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Wilson에 따라 종속항의 추가 한정을 포함하여 별도로 분석한다.

종속항 2의 가상청구항은 "세 개 또는 네 개의 바퀴로 이루어진 주행부원형 조향휠 및 차동 조향링크를 포함하는 운반차"가 된다. 이 가상청구항은 Q를 문언상 포섭하지만 틸러만 가진 P에는 읽히지 않는다. 또한 가정된 증거 아래에서는 다른 선행기술과의 결합에 의한 비자명성 공격도 극복한다. 따라서 선행기술은 종속항 2에 대해 주장된 균등범위를 차단하지 않는다.

출원경과 금반언, 공중 제공 등 다른 제한도 없다는 전제에서는 종속항 2의 균등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 논리구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선행 전제: 세 바퀴 주행부가 복합 주행부 한정의 균등물이고, "네 개"라는 한정을 무시(vitiation)하지는 않는다.

독립항 1의 실패 이유: 기술적 균등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장된 균등범위가 선행기술 P를 포섭하기 때문이다.

종속항 2의 생존 이유: 추가된 조향구조가 종속항의 가상청구항을 P와 특허적으로 구별한다.

따라서: 위 전제들이 모두 증명된 특수한 경우에만 더 넓은 독립항은 균등 비침해이고 더 좁은 종속항은 균등침해가 될 수 있다.


5. "독립항 비침해인데 종속항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 반대 사례

이 역설은 "모든" 독립항 비침해 사건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독립항이 비침해인 이유가 결정적이다. Wilson은 독립항에서 특정 한정 또는 그 균등물을 피고 제품에서 찾을 수 없어서 비침해라면, 그 한정을 그대로 포함하는 종속항도 같은 이유로 비침해라고 구별했다.

실제로 Antonious v. Spalding & Evenflo Cos., 44 F. Supp. 2d 732, 742–43 (D. Md. 1998)은 독립항과 피고 골프클럽 사이의 실질적 차이가 종속항의 추가 한정으로 줄어들지 않았으므로 종속항 균등침해 주장도 배척했다. 반대로 독립항의 요소별 균등성은 인정될 수 있지만 그 범위가 선행기술을 포섭한다는 이유만으로 막힌 경우에만, 종속항의 추가 한정이 선행기술과 거리를 만들어 주는지 별도로 살펴볼 실익이 생긴다.

결국 "독립항 비침해 → 종속항 비침해"라는 일반명제가 폐기되는 것이 아니다. 대응 균등물의 부재로 인한 비침해선행기술 포섭으로 인한 균등범위 제한을 구별해야 한다는 의미다.


6. 청구항 작성 노하우: 넓이보다 '살아남는 층'을 설계하라

팁 1. 독립항 하나에 모든 기대를 걸지 말고 계단식 청구항군을 만든다

가장 넓은 독립항은 사업상 중요하지만 선행기술과 가장 가깝다. 반대로 지나치게 좁은 실시예 청구항은 유효하더라도 회피하기 쉽다. 따라서 상위개념의 독립항, 핵심 결합관계를 추가한 중간 종속항, 상업적 실시형태를 보호하는 좁은 종속항을 단계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각 종속항의 추가 한정은 단순 장식이 아니라, 예상 선행기술 조합과 예상 회피설계 사이에 실제 특허적 거리를 만드는 특징이어야 한다.

차량 사례에서는 다음과 같은 스펙트럼을 검토할 수 있다.

  • 독립항: 복수 바퀴 주행부를 가진 운반차.
  • 중간 종속항: 조향 입력을 좌우 조향각 차이로 변환하는 링크.
  • 병렬 종속항: 능동 자세제어 또는 하중에 따른 조향비 보정.
  • 좁은 종속항: 특정 링크의 기하관계와 제어범위.

단, 종속항 수만 늘리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 각 항이 서로 다른 선행기술 장벽과 회피경로를 담당하도록 '역할'을 배분해야 한다.

팁 2. 수량을 개별 부품 나열로 쓸지, 기능적 집합으로 쓸지 의식적으로 선택한다

"제1 바퀴, 제2 바퀴, 제3 바퀴 및 제4 바퀴"와 "차체를 지지하는 바퀴 주행부"는 분석 단위와 해석의 여지가 다르다. 전자는 네 개의 개별 구성을 명확히 고지하지만 한 개를 제거한 설계에 취약할 수 있다. 후자는 다양한 바퀴 수를 포괄할 가능성이 있지만 선행기술도 넓게 끌어들인다. 실무적으로는 상위항에서 기능적 집합을 청구하고, 종속항에서 "네 개", "적어도 세 개", 특정 배치관계 등을 병렬로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실무에서 comprising은 개방형 전이어이므로 "네 개의 바퀴를 포함한다"가 반드시 정확히 네 개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추가 바퀴를 배제하려면 문언과 명세서의 일관된 설계가 필요하다.

팁 3. 명세서에는 대체수단을 충분히 개시하되, 중요한 대안은 실제로 청구한다

대체수단을 명세서에 적지 않으면 지원요건·실시가능요건과 후속출원에서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개시한 대안을 어느 청구항에서도 포착하지 않으면 Johnson & Johnston의 공중 제공 법리에 따라 그 대안을 균등론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스프링, 자석, 탄성체' 또는 '3바퀴, 4바퀴, 궤도'처럼 상업적으로 중요한 대안은 상위개념과 병렬 종속항으로 실제 청구하는 것이 안전하다. 예산상 모든 대안을 당장 청구하기 어렵다면 계속출원(continuation) 전략과 청구 우선순위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팁 4. 명세서에서 불필요한 필수성 표현을 줄인다

"반드시", "본 발명의 핵심은 오직 네 바퀴에 있다", "다른 수량으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와 같은 표현은 나중에 세 바퀴를 균등물로 주장할 때 치명적이다. 실시예의 장점과 발명의 필수요건을 구별하고, 특정 실시형태의 설명을 전체 발명의 정의로 오해하지 않도록 작성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표현을 모호하게 만들라는 뜻은 아니다. 해결하려는 기술적 과제, 각 구성의 기능, 대체 가능한 구조와 대체하기 어려운 구조를 구분하여 설명해야 균등성의 기능·방식·결과 분석에도 도움이 된다.

팁 5. '동일한 결과'뿐 아니라 방식과 상호작용을 써 둔다

균등론은 "결과가 비슷하다"는 한 문장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명세서에는 각 요소가 어떤 입력을 받아, 어떤 물리·화학·논리 작용을 거쳐, 다른 요소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어떤 결과를 내는지를 기록하는 것이 좋다. 대체요소가 출원 후 등장하더라도 그 작동원리를 기존 요소와 비교할 언어가 생기기 때문이다. 차량 사례라면 단순히 '안정성이 향상된다'고 쓰기보다, 조향입력이 링크를 통해 좌우 바퀴에 상이한 각도로 전달되고 회전반경과 전복모멘트를 줄이는 과정을 설명하는 편이 강하다.

팁 6. 심사 대응 때 미래의 균등범위를 함께 계산한다

거절이유를 피하기 위해 수치, 위치, 재료를 쉽게 추가하면 등록은 빨라질 수 있지만 출원경과 금반언의 대가가 생긴다. 보정 전에는 적어도 다음을 검토해야 한다.

  • 이 한정은 어느 선행기술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가.
  • 더 좁지 않은 다른 구별점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
  • 보정 이유를 기록상 정확하고 제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 보정 후 경쟁사가 선택할 가장 쉬운 대체수단은 무엇인가.
  • 그 대체수단을 다른 청구항 또는 계속출원에서 문언으로 잡을 수 있는가.

팁 7. 장치·방법·제어 청구항을 병행한다

구조 수량을 바꾸기 쉬운 분야에서는 장치항만으로 부족할 수 있다. 동일한 상업적 행위를 조향방법, 하중분산 제어방법, 센서 신호 처리방법 등 다른 침해 축에서 포착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다만 방법항은 모든 단계의 단일주체 수행, 입증 가능성, 해외 수행 단계 등 별도의 집행 리스크가 있으므로 실제 공급망과 로그 확보 가능성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한다.


7. 균등침해 대비 종합 체크리스트 — 출원·심사·침해 분석

  • 청구항의 각 물리적 명사와 법적 한정사항을 구별하고, 침해 대비표를 한정사항별로 작성했는가.
  • 피고 제품에서 문언상 빠진 부품만 확인한 것이 아니라, 그 한정의 기술적 역할을 수행하는 대체구조가 다른 위치나 부품 조합에 있는지도 검토했는가.
  • 주장하는 균등물이 명확한 수량·공간·구조 한정을 사실상 삭제하는지 검토했는가.
  • 가장 가까운 선행기술을 기준으로 독립항과 각 종속항의 '가상청구항'을 미리 만들어 보았는가.
  • 예상 경쟁제품을 포함하도록 최소한으로 넓혔을 때 어떤 선행기술이 포섭되는가.
  • 각 종속항의 추가 한정이 신규성뿐 아니라 비자명성까지 지탱하는가.
  • 숫자·방향·위치·재료 한정이 기술적으로 필수인지, 단지 실시예의 습관적 표현인지 구별했는가.
  • 명세서에 개시한 핵심 대안을 실제 청구항 또는 계속출원 계획으로 포착했는가.
  • 각 요소의 기능·작동방식·결과와 요소 간 상호작용을 설명했는가.
  • 심사 중 보정이 특허성 관련 보정인 경우 Festo 추정에 따른 포기 범위와 반증 가능성을 검토했는가.
  • 심사 중 포기한 범위와 그 이유가 기록상 명확한가.
  • 침해소송에서 필요한 전문가 시험, 도면, 역설계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가.

8. 결론: 가장 넓은 항이 항상 가장 강한 항은 아니다

균등론은 청구항을 사후에 마음대로 넓히는 제도가 아니다. 문언의 사소한 변경으로 특허의 실질을 탈취하는 행위를 막되, 선행기술·심사기록·청구항의 공시 기능이 정한 경계 안에서만 작동한다. Wilson의 가상청구항 분석은 바로 그 경계를 가시화한다. "피고 제품을 문자적으로 포함하는 청구항을 출원 당시 실제로 받을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오'라면, 그 범위는 균등론으로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질문에 앞서 "피고 제품에 각 청구항 한정 또는 그 균등물이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물리적 부품 하나가 없다는 사실은 출발점이지 결론이 아니다. 대체구조가 해당 한정의 기술적 역할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지, 그리고 이를 균등물로 인정하면 명시적인 수량·구조 한정이 소멸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요소별 균등성 관문에서 실패하면 독립항과 종속항 모두 비침해이고, 가상청구항 분석으로 넘어갈 수 없다.

그러나 독립항의 균등범위가 선행기술 때문에 막혔다고 해서 모든 종속항이 자동으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종속항의 추가 한정이 선행기술과 의미 있는 특허적 거리를 만들면, 더 좁은 종속항의 가상청구항은 살아남을 수 있다. 이것이 "더 넓은 청구항은 비침해인데 더 좁은 청구항은 균등침해"가 가능한 정확한 이유다. 따라서 좋은 청구항 세트는 단순히 넓은 권리 하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선행기술과 회피설계를 견디는 여러 층의 방어선이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가상청구항의 문안, 관련 선행기술의 범위, §102·§103 판단, 요소별 균등성, 출원경과 금반언과 공중 제공 여부가 모두 증거에 따라 달라진다. 이 칼럼의 차량 사례는 법리를 설명하기 위한 가정이며, 구체적 미국 특허의 침해·유효성 의견을 대신하지 않는다.


주요 판례 및 논문

  1. Wilson Sporting Goods Co. v. David Geoffrey & Associates, 904 F.2d 677 (Fed. Cir. 1990) — 가상청구항 분석과 선행기술 포섭 금지, 독립항과 종속항의 별도 검토.
  2. Warner-Jenkinson Co. v. Hilton Davis Chemical Co., 520 U.S. 17 (1997) — 균등론의 존속과 요소별 분석, all-elements rule의 연방대법원 차원 재확인.
  3. Corning Glass Works v. Sumitomo Electric U.S.A., 868 F.2d 1251 (Fed. Cir. 1989) —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의 element는 청구항 한정사항을 뜻하며, 균등물이 반드시 대응 물리부품에 존재할 필요는 없다.
  4. Jang v. Boston Scientific Corp., 872 F.3d 1275 (Fed. Cir. 2017) — 적법한 가상청구항, 입증책임 배분 및 가상청구항의 확장 한계.
  5. Deere & Co. v. Bush Hog, LLC, 703 F.3d 1349 (Fed. Cir. 2012) — 요소 소멸은 독립된 기계적 예외가 아니며, 단순한 문언상 부재로 균등론을 단축해서는 안 된다.
  6. Freedman Seating Co. v. American Seating Co., 420 F.3d 1350 (Fed. Cir. 2005) — 미끄럼 장착과 회전 장착의 구조·작동방식 차이로 균등침해를 부정한 사례.
  7. Moore U.S.A. v. Standard Register Co., 229 F.3d 1091 (Fed. Cir. 2000) — '과반'과 47.8%의 차이에서 수량 한정의 소멸을 이유로 균등침해를 부정한 사례.
  8. Antonious v. Spalding & Evenflo Cos., 44 F. Supp. 2d 732 (D. Md. 1998)Wilson의 독립항·종속항 구별을 적용하고, 사실관계상 종속항 균등침해를 부정.
  9. Johnson & Johnston Associates Inc. v. R.E. Service Co., 285 F.3d 1046 (Fed. Cir. 2002) (en banc) — 명세서에 개시했으나 청구하지 않은 주제의 공중 제공 법리.
  10. Jorge L. Contreras, "Wilson Sporting Goods and Hypothetical Patent Claims: A New Slice at the Doctrine of Equivalents," 1 Fed. Cir. B.J. 11 (1991) — 가상청구항 테스트의 방법론과 특허성 분석을 침해 판단에 도입한 의미에 관한 초기 논평.

Wednesday, August 5, 2026

Patent Litigation Must Not Become a "Panel Roulette" Game — Why Concrete Legal Doctrine, Certainty, and Predictability Are Prerequisites for Innovation Investment

Why Doctrinal Specificity, Legal Certainty, and Predictability Are Prerequisites for Innovation Investment

Legal certainty and predictability in patent litigation — courthouse corridor with scales of justice

Patent litigation is not merely a retrospective proceeding that determines winners and losers after infringement has already occurred. Patent decisions shape the R&D trajectory of companies that have yet to launch a product, define the permissible scope of a competitor's design-around, inform an investor's enterprise valuation, set the price of a license negotiation, determine collateral value in technology financing, and can even tilt the selection of technical standards across an entire industry. For this reason, the legal doctrine articulated through patent precedent must do more than resolve the particular dispute at hand. It must be specific enough for market participants to structure their future conduct and price their legal risks.

Patent litigation must not become a "panel roulette" game. The outcome of a patent dispute should not be something knowable only after litigation has commenced. Companies need a meaningful degree of predictability at the very moment they first decide to implement a patented technology — or to design around it. Businesses and markets do not treat unquantifiable uncertainty as a manageable risk. No company should stake its capital and R&D resources on a game whose outcome it cannot project. That is not investment in innovation; it is speculation on an unknowable outcome.

The phrase "panel roulette" is not an accusation of arbitrariness directed at any particular court. Rather, it identifies a structural risk: the risk that, given identical or closely similar claim language and prior art, the starting point and ultimate conclusion of claim construction, infringement under the doctrine of equivalents, non-obviousness, or damages analysis may vary depending on which panel happens to draw the case. As that structural risk grows, patent law is reduced from a forward-looking norm that guides commercial conduct to a backward-looking instrument that merely declares winners and losers after the fact. The law may resolve disputes, but it fails to prevent them.

1. The Boundaries of a Patent and the "Manifestly Unreasonable Literal Construction" Standard

Unlike real property, a patent has no physical boundary one can see and walk. It is a government-granted intangible exclusive right of limited duration, and its metes and bounds are understood, in principle, through the language of the claims. Article 97 of the Korean Patent Act provides that the scope of protection of a patented invention is determined by the matters stated in the patent claims. This is not a simple rule of textual interpretation; it is a public notice principle — the mechanism through which third parties learn how far a patent owner's exclusive rights extend. Article 42 of the same Act reinforces this notice function by governing the manner in which claims must be drafted and disclosed.

The Korean Supreme Court has repeatedly reaffirmed that the scope of protection of a patented invention is determined by the claims as written, and that claims may not be arbitrarily narrowed or broadened by resort to the specification or drawings. The landmark decision — Supreme Court Decision 2011Hu3230 (Dec. 27, 2012) — established the controlling standard: while claims must be construed in light of the specification and drawings to ascertain their full technical meaning, it is impermissible to narrow or expand claim scope based solely on the description or drawings. That ruling has become the baseline citation for all subsequent decisions in this line of authority. Supreme Court Decision 2021Da217011 (Jun. 30, 2021) reaffirmed the same principle and further held that a claim construction settled in patent invalidity trial proceedings (무효심판) — the Korean administrative equivalent of an inter partes validity challenge — must be applied consistently in a subsequent infringement action, reinforcing the requirement of analytical coherence across different types of proceedings.

That said, the plain-meaning rule is not without exception. In Supreme Court Decision 2023Hu11357 (Jul. 17, 2025), the Court held that where a literal reading of the claim would be "manifestly unreasonable" in light of other disclosures in the specification, the scope of the patent right may be construed more narrowly. The case arose from a negative scope confirmation trial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 — a Korean patent administrative proceeding before the Intellectual Property Trial and Appeal Board (IPTAB) in which the accused party seeks a declaration that its product or process falls outside the scope of the registered patent. This proceeding is functionally analogous to a declaratory judgment action for non-infringement under U.S. law. What makes this decision significant is not merely the abstract recognition that narrowing construction is sometimes permissible. The value of the ruling lies in the relatively concrete showing it provides of what counts as a "manifestly unreasonable literal construction" — and under precisely what circumstances the exception is triggered.

In the case before the Court, the claim term "cleaning means" was, standing alone, facially broad enough to cover a means of sterilizing a storage tank by generating bactericidal substances through electrolysis. Nothing in the claim language expressly confined the cleaning means to a particular substance or a particular method of generation. Yet the Supreme Court did not treat the plain meaning of the claim term as dispositive.

First, the written description in the specification disclosed only one method of cleaning the storage tank: diluting a cleaning or bactericidal substance in filtered water and supplying the mixture to the tank. There was no disclosure — not even a suggestion — of any configuration that generates bactericidal substances through electrolysis. A reading of "cleaning means" broad enough to encompass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was therefore flatly unsupported by the specification.

Second, during prosecution of the parent application, the patentee filed a response asserting that the "cleaning means" of the parent did not include a means of generating bactericidal substances through electrolysis — specifically to distinguish prior art and overcome a rejection. The patent at issue was later filed as a divisional application tracing through multiple generations back to that parent. The Supreme Court held that, because the applicant in the parent and in the downstream divisionals was the same, and because the divisional fell within the scope of what was originally disclosed in the parent's specification and drawings, the prosecution history of the parent was properly considered in construing the claims of the later divisional.

Third, the Court concluded that the patentee had consciously excluded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from the scope of the divisional patent as well. Strictly speaking, the ruling is less a direct application of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in the doctrine-of-equivalents context than it is a determination to import the parent's prosecution history into claim construction of a descendant divisional. Nevertheless, because the ruling denied the patentee the ability to reclaim through a broad literal reading of a divisional claim what it had expressly surrendered during parent prosecution, the decision functionally embodies the logic of prosecution history estoppel and conscious exclusion.

The Supreme Court's reasoning proceeded through the following analytical sequence:

  1. Read in isolation, the claim term "cleaning means" is facially broad enough to encompass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2. However, the specification discloses only the dilution method;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appears nowhere and is not even suggested.
  3. During parent prosecution, the applicant expressly excluded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in a filed response to a rejection.
  4. Given the common identity of the applicant and the technical and procedural continuity between the parent and the divisional, the parent's prosecution history properly informs claim construction of the divisional.
  5. Accordingly, a literal reading broad enough to include the electrolytic configuration conflicts with both the specification's written support and the applicant's objectively manifested intent.
  6. Construing "cleaning means" at its facial breadth is therefore manifestly unreasonable; the term must be confined to the dilution-based method the specification actually discloses.

The decision illustrates how to prevent an exception from swallowing the rule. Rather than simply declaring that "construing the claim at face value would be unreasonable given all the circumstances," the Court stepped through the analysis — the literal scope of the claim term, the specification's written support, the parent prosecution history, conscious exclusion, the continuity of the divisional lineage, and the reliance interests of third parties — in sequence. Third parties can follow that analytical path and, at least in cases presenting similar facts, predict both when the plain-meaning rule holds and when a narrowing exception is warranted.

The Court's treatment of the relationship with dependent claims also merits attention. Narrowing "cleaning means" as the Court did rendered the scope of the independent claim, as a practical matter, coextensive with the scope of the dependent claim that explicitly limited the cleaning means to the dilution-based configuration. The Court nonetheless prioritized the specification's disclosure, the applicant's objectively expressed intent, and the protection of third-party reliance over the formal argument that an independent claim must always be read broader than its dependents. In short, the mere existence of a dependent claim does not guarantee a broad construction of the independent claim from which it depends.

One should not, however, read this decision as a blanket rule that prosecution statements made in connection with a parent application invariably bind all divisional descendants. Whether the parent's prosecution history properly carries over to a divisional must be assessed on a case-by-case basis, taking into account: which claims and which rejections the parent's prosecution statements actually addressed; the degree of technical and procedural continuity between the parent and the divisional; and whether the statements constituted a clear and deliberate surrender of the excluded subject matter. Only when those conditions — and their outer limits — are articulated with precision can the exception be confined to its proper domain.

2. A Concrete Legal Standard Is Not About Outcomes — It Is About Making the Analytical Process Transparent

Legal certainty does not demand that precedent never change. As technology and market structures evolve, the case law must be capable of revision. What it requires is that when change occurs, the reasons are explained, the scope is defined, and the transition does not needlessly destroy the settled expectations of parties who acted in reasonable reliance on the prior framework.

Different facts may justify different outcomes. The critical question is whether divergent results across cases stem from genuine differences in the underlying facts, or from the fact that different adjudicators have poured different substantive content into the same abstract legal concepts. Only when the distinction is transparent can the system maintain its legitimacy.

At a minimum, the following questions should be answerable by reading the court's opinion:

  • What is the statutory text and governing principle from which the analysis begins?
  • What specific facts are outcome-determinative?
  • What evidence and technical rationale support each critical factual finding?
  • How are competing factors ranked, and how do they interact with one another?
  • Which factors are necessary conditions for the result, and which are merely corroborating?
  • What specific reason justifies recognizing an exception to the general rule?
  • Why does the conclusion hold even in the face of countervailing considerations?
  • If the result differs from a prior decision, what factual distinction accounts for the difference?
  • Where is the tipping point at which applying the same analytical framework to the next case would yield a different result?

Saying that an outcome was reached "by weighing all the relevant circumstances" is not sufficient. The more a case calls for a totality-of-the-circumstances analysis, the more essential it becomes to identify which factors must be examined first, which are dispositive, and what countervailing facts, if credited, would reverse a provisional conclusion. A long list of relevant considerations, without any account of how they relate to and constrain each other, is not the articulation of a legal standard — it is a catalog of discretion.

A concrete legal standard, in the end, is a publicly disclosed method of analysis that controls the level of abstraction in reasoning — an algorithm that any practitioner can trace through and apply to reach a predictable conclusion.

The word "algorithm" is not meant to suggest that judicial judgment can be replaced by mathematical formulas or mechanical computation. Factfinding, evidence evaluation, and technical judgment are inherent in any legal determination. The point, rather, is that the inputs, the sequence of analysis, the relationships among the relevant factors, and the conditions under which a provisional conclusion may be revisited must all be made visible to the outside world. The fundamental demand is this: the same factual record and the same evidentiary showing, processed through the same legal framework, should produce the same analytical structure — regardless of which panel draws the case.

3. Predictability Converts Risk into Something Manageable

Legal predictability does not mean the ability to guarantee litigation outcomes. Language has inherent limits. New technologies constantly test the edges of existing legal categories. Expert witnesses differ; the weight of evidence varies from case to case. Perfect certainty is unattainable, and no serious practitioner expects it.

But case law must at least map the reasonable range and direction of likely outcomes. Practitioners advising clients need to be able to review patent documents and prior decisions and reach conclusions like: "This design is likely to read on the claims under the plain meaning standard," "This modification creates doctrine-of-equivalents exposure, but the prosecution history provides a strong basis to invoke estoppel," or "There is insufficient motivation in the record to combine these prior art references in the manner the challenger proposes." Predictability does not mean certainty — it means the ability to identify legal risk, assign that risk a probability, and price it accordingly.

When the legal standards that case law supplies are too vague to support such assessments — when the honest conclusion is that no one can know the outcome without litigating to judgment — companies cannot quantify the probability or magnitude of their exposure. Only when infringement likelihood and expected damages can be estimated with reasonable confidence can a rational business choose among licensing, designing around, mounting an invalidity challenge, litigating on the merits, or withdrawing from the market.

Conversely, when practitioners perceive that materially identical facts may produce very different infringement findings depending on which panel draws the case, the exercise of calculating expected loss becomes meaningless. Companies may find themselves unable to select the most technically efficient solution — forced instead to abandon market entry to avoid uncertain patent risk, to pay royalties that exceed their actual exposure, or to adopt an inferior design-around when circumstances leave no better option. These additional costs represent what might be aptly described as an "innovation tax" — a levy imposed on the market by legal uncertainty.

4. Predictability Is a Core Asset in Patent Transactions and Monetization

Predictability matters not only to implementers and accused infringers. Patent owners have an equal — and sometimes greater — stake in it. When the scope, validity, and enforceability of a patent are opaque, the cash flows the patent might generate cannot be reliably projected. The result is instability across every dimension of patent economics: collateral value, royalty rates, assignment prices, technology transfer pricing, and enterprise valuation.

A patent's economic value is not born with the grant certificate. It is the product of several interacting variables: what products and technologies the claims actually cover, how readily a competitor can design around the patent, how likely the claims are to survive an invalidity challenge, and whether injunctive relief and meaningful damages are available when infringement is established. A patent's value, at bottom, is the present-discounted value of its future enforceability. When precedent lacks predictability, investors and counterparties apply an additional uncertainty discount — sometimes a very steep one.

Consider two patents of equal technical contribution. If claim construction standards and the doctrine-of-equivalents framework are settled and stable in the relevant technology space, expected royalty income and enforceability can be assessed with reasonable reliability. But if claim construction or obviousness determinations in the relevant field are known to vary materially depending on which panel draws the case, even a patent with enormous upside potential becomes hard to price. Counterparties respond to this uncertainty by discounting royalty rates or assignment prices, deferring consideration to contingent milestones, or walking away from deals altogether.

This discount is particularly devastating for cash-constrained startups, universities, research institutions, and independent inventors. Large corporations can pool their uncertainty across a broad portfolio — the expected value of any single patent's uncertain scope is diversified away. A startup whose entire enterprise value rests on one or two key patents has no such cushion. When the scope of a core patent is unpredictable, sophisticated investors price in litigation risk before they price in the technology's technical merits. Strong patents end up trading at weak prices; patent owners are pressed to license or transfer their technology on terms that fall short of what the invention is genuinely worth.

Patent-backed financing illustrates the same dynamic. Before extending credit secured by a patent, a lender must estimate recovery value — what the lender could recoup through a sale or license of the patent in a default scenario. If the patent's validity and scope are as a practical matter unknowable before a court speaks, collateral valuation becomes unreliable. Lenders respond by slashing loan-to-value ratios or demanding additional security. Legal uncertainty in patent doctrine translates directly into higher borrowing costs for technology companies.

In licensing negotiations, predictability is the foundation of rational bargaining. When legal standards are clear, both sides can derive a sensible range for deal terms from estimates of win probability, expected damages, litigation cost, and the risk of business interruption. When no one can know the outcome without litigating to judgment, license prices become a function of the parties' relative staying power, risk tolerance, and appetite for uncertainty — not the objective technical contribution of the invention. At that point, the patent transaction market ceases to be a market for technology value and becomes a market for litigation capacity.

Predictability, therefore, does not undermine patent rights. It is precisely what allows valid, infringed patents to command fair economic value. Clear doctrine prevents weak patents from being overvalued, while also preventing strong patents from being discounted simply because their legal status is uncertain. Predictability is not a principle that favors patent owners over implementers, or implementers over owners. It is the market infrastructure that makes patent assets tradable and financeable in the first place.

Conclusion

The quality of patent jurisprudence cannot be assessed solely by the internal logical coherence of a decision on the day it is handed down. The analysis must reach back to the years before the decision was rendered — to ask what choices engineers and business planners could actually make when they first reviewed the patent documents. When decisions fairly resolve past disputes while providing specific guidance for future conduct, patent law functions as infrastructure for innovation. When the same decisions leave practitioners unable to assess the risk profile of the next case, patent law becomes a source of uncertainty imposed on commercial activity.

That is precisely the significance of Decision 2023Hu11357. The Supreme Court did not rest on the abstract proposition that narrowing construction is sometimes permissible. Instead, it worked through a sequential analysis: the absence of specification support for the broad construction; the prosecution statements made in the parent application; the technical and procedural continuity of the divisional lineage; the deliberate exclusion of specific subject matter; and the interests of third-party reliance. As a result, the decision stands as a worked example — a template illustrating how the narrowing-construction exception can be applied without allowing it to expand in an unprincipled or self-defeating way.

What the patent system owes its constituents is neither unconditional victories for patent owners nor absolute safe harbors for implementers. It owes them the assurance that a party who has diligently reviewed the published claims and the accumulated case law can predict, with reasonable confidence, the legal consequences of its choices. With that assurance in place, companies will disclose their inventions, competitors will design around legally, investors will assign fair value to technology, lenders will accept patents as collateral, and markets will allocate capital in the direction of genuine innovation.

The proposition that "patent litigation must not become a panel roulette game" is more than a call for consistency in outcomes. It is the foundational principle that holds together patent law's notice function, legal certainty, freedom to design around, patent transactions and finance, and the long-run sustainability of investment in innovation. The point is not that courts must predict the future more accurately than the businesses they serve. The point is that it is the law's obligation to provide a reproducible set of analytical coordinates — so that businesses can plan their own futures.

균등론에도 경계선은 있다

미국 특허 균등론(Doctrine of Equivalents)에서 '구성요소의 역할'과 '장점의 결여'가 비침해 판단에 미치는 영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