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28, 2026

미국 특허소송에서 청구항 해석은 항소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가 — CAFC의 쟁점 보존, Forfeiture와 심리기준

미국 특허소송에서 청구항 해석(claim construction)은 흔히 법률문제로 설명된다. 그렇다면 지방법원이나 특허심판원(PTAB)의 해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당사자는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 가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면 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미국법원에서는 청구항 해석이 법률문제라는 점과, 항소심에서 어떤 해석 주장을 처음 제기할 수 있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CAFC 실무를 이해하려면 세 가지 질문을 구분해야 한다. 첫째, 그 해석 주장이 하급심에서 적절히 제기되어 항소심에 보존되었는가. 둘째, 보존되었다면 CAFC는 어떤 심리기준으로 원심의 해석을 검토하는가. 셋째, 사건 해결을 위해 그 용어를 실제로 해석할 필요가 있는가. 이 세 질문을 섞으면 forfeiture, waiver, de novo review, O2 Micro 의무가 하나의 법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층위의 규칙이다.

1. Forfeiture(실권)와 waiver(포기)는 같은 말이 아니다

Forfeiture와 waiver는 실무에서 혼용되는 경우가 있지만, 엄밀히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대법원은 United States v. Olano에서 forfeiture를 권리를 적시에 주장하지 않은 경우로, waiver를 알고 있는 권리를 의도적으로 포기한 경우로 구별했다. CAFC도 In re Google Technology Holdings LLC에서 이 차이를 명시적으로 확인하면서, 과거 판례에서 waiver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forfeiture를 다룬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구별은 특허소송에서도 중요하다. 당사자가 PTAB에서 특정 청구항 해석을 주장하지 않았다가 항소심에서 처음 꺼내는 경우는 전형적인 forfeiture 문제다. In re Google에서 Google은 명세서에 특별한 정의가 있다는 논리를 PTAB에 제시하지 않은 채 CAFC에서 처음 주장했고, 법원은 그 주장을 forfeited로 보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심판대상 기관에 제시되지 않은 쟁점을 항소심에서 새로 심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것이 절대적인 금지는 아니다. CAFC는 예외적 사정(exceptional circumstances)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에서 새 주장을 검토할 여지를 인정한다.

최근의 비선례 판결인 ST Case1Tech, LLC v. Squires도 같은 법리를 적용했다. 당사자는 PTAB에서는 “analysis”의 의미를 사실상 noise dosage 계산으로 특정했지만, 항소심에서는 noise dosage 계산을 하나의 예로 포함하면서 다른 형태의 음향 데이터 분석까지 포괄하는 더 넓은 의미라고 주장했다. CAFC는 이를 단순한 표현의 정리가 아니라 청구항 해석의 외연을 넓힌 새로운 주장으로 보았다. 항소심은 패소 후 청구항 해석의 외연을 다시 설계하는 장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법리의 핵심은 당사자 태만에 대한 징벌이 아니라 항소심의 제도적 기능이다. 상대방과 하급심이 실제로 다툴 기회를 가진 쟁점만을 원칙적으로 항소심 기록 위에서 심리하고, 하급심을 건너뛴 새로운 주장을 제한하려는 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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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만 PTAB가 예상하지 못한 해석을 채택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사자가 하급심에서 주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forfeiture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 주장을 제기할 공정한 기회 자체가 없었다면 별도의 문제가 생긴다.

Qualcomm Inc. v. Intel Corp.이 대표적이다. 그 사건에서 양 당사자는 문제된 청구항 용어에 “대역폭 증가” 요건이 포함된다는 데 사실상 의견이 일치했다. 그런데 PTAB는 최종결정에서 별도의 충분한 통지나 의견 제출 기회 없이 그 요건을 제거한 해석을 채택했다. CAFC는 PTAB가 언제나 당사자의 제안 해석에 구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했다. 다투어지는 용어라면 Board가 어느 당사자도 제안하지 않은 해석을 채택할 수도 있다. 문제는 해당 사건에서 그 부분이 애초에 분쟁 대상이 아니었고, 당사자들이 다른 해석 가능성을 충분히 논증할 이유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CAFC는 이를 미국 행정절차법(Administrative Procedure Act, APA)가 요구하는 notice와 fair opportunity to respond의 절차 위반 문제로 보아 파기환송했다.

따라서 “당사자 합의와 다른 해석을 하면 곧바로 APA 위반”이라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정확한 명제는 다음에 가깝다. PTAB는 당사자의 청구항 해석에 법적으로 구속되지 않지만, 당사자들이 합리적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해석이 사건의 결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 적절한 통지와 대응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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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보존된 청구항 해석은 어떻게 심리되는가

쟁점이 적절히 보존되었다면 다음 문제는 심리기준이다. 여기서도 “청구항 해석은 법률문제이므로 모두 de novo”라고 단순화하면 Teva 이후 법리를 놓치게 된다.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는 청구항 해석의 최종 판단을 배심원이 아니라 법원이 담당한다는 원칙을 확립했다. 그러나 Teva Pharmaceuticals USA, Inc. v. Sandoz, Inc.는 청구항 해석 과정에 사실판단이 포함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지방법원이 외재적 증거(extrinsic evidence)를 토대로 한 보조적 사실판단을 했다면 그 사실판단은 Federal Rule of Civil Procedure 52(a)에 따라 clear error 기준으로 심리한다. 반면 청구항 문언, 명세서, 출원경과 등 내재적 증거(intrinsic evidence)에 기초한 최종적인 청구항 의미의 결정은 여전히 법률문제로서 de novo review의 대상이다.

University of Massachusetts v. L’Oréal S.A.가 이를 잘 보여준다. CAFC는 해당 사건의 청구항 해석이 내재적 증거에 의존하므로 de novo로 심리한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무엇이 사실판단이고 무엇이 최종 법률판단인가”를 분리해 항소이유를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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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법원은 모든 용어를 반드시 해석해야 하는가

아니다. 법원이 청구항의 모든 단어에 사전식 정의를 붙일 의무는 없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청구항 범위를 둘러싼 실질적인 분쟁이 있고 그 분쟁이 사건의 판단에 필요하다면 법원이 이를 해결해야 한다.

O2 Micro International Ltd. v. Beyond Innovation Technology Co.는 이 원칙의 출발점이다. CAFC는 당사자들이 청구항 범위에 관해 근본적인 다툼을 제기했는데도 이를 배심원에게 사실상 넘긴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MyMail, Ltd. v. ooVoo, LLC에서도 CAFC는 Rule 12(c) 단계에서 § 101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청구항 해석 분쟁을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법원은 조기 종결 신청의 성격상 비신청인에게 유리한 해석을 전제로 § 101을 판단하거나, 그 해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면 필요한 범위에서 청구항 해석 분쟁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전자는 비신청인의 해석을 최종적인 청구항 해석으로 확정한다는 뜻이 아니라, Rule 12(c) 단계에서 비신청인에게 유리한 전제를 적용한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O2 Micro가 언제나 별도의 Markman식 정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쟁점이 결론에 영향을 주지 않거나, 항소인이 어떤 용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거나, 제안한 해석을 받아들여도 결과가 같다면 법원은 불필요한 해석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청구항 해석은 추상적 법률자문이 아니라 사건 해결에 필요한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사법작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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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AFC가 직접 다시 해석하는가, 아니면 환송하는가

이 부분도 기계적으로 나눌 수 없다. 원심이 잘못된 법적 기준을 적용했고 기록만으로 올바른 해석을 확정할 수 있다면 CAFC가 스스로 청구항을 해석한 뒤 그 해석에 따라 판결을 유지하거나 파기할 수 있다. 반대로 새로운 해석에 따라 침해·무효 여부에 관한 추가 사실판단이 필요하면 사건을 환송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청구항 해석 오류가 있으면 언제나 CAFC가 직접 교정한 후 파기환송한다”거나 “원심이 해석하지 않았으면 CAFC는 반드시 직접 해석하지 않고 환송한다”는 식의 규칙은 정확하지 않다. 항소심의 처분은 쟁점의 성격, 기록의 완성도, 추가 사실판단의 필요성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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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실무상 가장 중요한 것은 ‘해석’보다 ‘쟁점 보존’이다

특허소송에서 청구항 해석은 기술적 의미를 정하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항소 단계에서는 절차법적 성격이 훨씬 강해진다. 어떤 의미가 옳은지를 논하기 전에 그 의미를 하급심에서 언제, 어떤 문구로, 어떤 근거와 함께 주장했는지가 먼저 문제된다.

특히 PTAB 절차에서는 항소를 염두에 두고 disputed term, proposed construction, intrinsic evidence, 상대방 해석과의 차이, 그 차이가 특허성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에 명확히 남겨둘 필요가 있다. 지방법원에서도 Markman 절차나 약식판결 단계에서 “plain and ordinary meaning”만을 반복하기보다, 상대방과 실제로 어떤 범위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항소심에서 더 정교한 해석을 떠올리더라도 이미 늦을 수 있다.

CAFC의 청구항 해석 항소법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청구항 해석은 법률문제이지만, 항소심은 청구항 해석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절차가 아니다. 먼저 그 쟁점이 하급심에서 적절히 보존되어 있어야 한다. 그다음 CAFC는 Teva가 정한 심리기준에 따라 원심의 해석을 검토하고, 실제 사건 해결에 필요한 범위에서 청구항의 의미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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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판례

  • Markman v. Westview Instruments, Inc., 517 U.S. 370 (1996).
  • Teva Pharmaceuticals USA, Inc. v. Sandoz, Inc., 574 U.S. 318 (2015).
  • O2 Micro International Ltd. v. Beyond Innovation Technology Co., 521 F.3d 1351 (Fed. Cir. 2008).
  • In re Google Technology Holdings LLC, 980 F.3d 858 (Fed. Cir. 2020).
  • Qualcomm Inc. v. Intel Corp., 6 F.4th 1256 (Fed. Cir. 2021).
  • MyMail, Ltd. v. ooVoo, LLC, 934 F.3d 1373 (Fed. Cir. 2019).
  • University of Massachusetts v. L’Oréal S.A., 36 F.4th 1374 (Fed. Cir. 2022).
  • ST Case1Tech, LLC v. Squires, Nos. 2023-2305, 2023-2306, slip op. (Fed. Cir. Oct. 9, 2025) (nonprecedent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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